소설리스트

회귀자의 갓겜 제작법-64화 (65/485)

064. 첫번째 PT

“자, 일단 기본적인 소개는 다들 들었죠?”

상혁이 손뼉을 치며 주의를 환기 시킨 후 말하자, 팀원들이 고개를 들어 상혁을 보았다.

그리고 상혁은, 그 중 손을 들어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민준을 호명했다.

“어 민준아.”

“잠깐 정리 좀 할게. 그러니까 이 기획은 기본적으로, 니가 선문고 게임부실에서 몇 주 동안 지수랑 ‘다마스의 흑염!’ 하면서 소리 지르면서 놀던 거를.”

“아마테라스의 흑염이야.”

“어? 어! 그거! 그러니까 오닉스의 죽음의 속삭임인가 뭔가를···.”

“오시리스의 죽음의 키스야.”

“상혁아. 이야기 진행이 안된다.”

“미안···.”

“아무튼 그렇게 소리 지르면서 둘이서 보이지 않는 레이저를 쏘고 놀던 그거를 지금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거야?”

“어.”

“그게 가능해?”

민준이 보기에 상혁과 지수가 하던 역할극은 일종의 초등학생 싸움 같은 것이었다.

한쪽에서 ‘반사’를 외치면 반대쪽에서 ‘무지개 반사’를 외치고, 그럼 다시 ‘무지개반사x1000억!’을 외치는 그런 싸움.

물론 거기에 왜 무지개가 무소불위의 파워를 가지는지에 대한 설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자기가 세보인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마구 갖다 붙이는 것일 뿐.

“상혁이 니가 자주 말하는 거지만, 게임은 규칙이 있어야 성립하는 거잖아. 초등학생 막싸움이 게임이 될 수는 없는 거라고.”

“그 말이 맞아.”

민준의 말에 상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왼팔에서 나온 흑염용이랑 오른팔에서 나온 흑염룡이 싸우면 누가 이기는가 같은 황당한 싸움을 게임으로 만들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런데 그 막싸움에 규칙을 부여할 수 있다면 어때?”

“규칙?”

“기본적인 형태는 그래. 민준이 니 말대로 초등학생 막싸움을 대전 형식으로 옮긴 거나 마찬가지지.”

“그런 것 같네.”

“근데 그건 스트릿 파이트도 마찬가지 아니냐?”

“뭐?”

“뭐 현실에서 파동권이 있어서 막 쓰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

“그거랑 그게···.”

“같아.”

상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단순하게 대전게임을 3인칭 TPS시점으로 바꾸고, 컨트롤러 대신 모션 인식을 쓰는 게임일 뿐이야. 기본적으로 모든 기술에 피격범위나 상성이 부여되어있고 캐릭터 별로 쓸 수 있는 스킬이 있는 거지.”

“저기 상혁아?”

그때, 상혁의 설명을 듣던 성연이 손을 들었다.

“네.”

“네 말이 맞다 쳐. 그럼 굳이 모션센서를 쓴 게임을 만들 필요가 있어? 여기 보면 음성 인식도 있는데, 그럼 매번 스킬 하나 쓸 때마다 온몸으로 스킬 시전 동작을 표현하면서 스킬명을 외쳐야 할 텐데, 너무 오글거리지 않을까?”

“그게 핵심이에요. 멀쩡한 사람도 오글거림을 감수하고 중2병으로 만드는 마법같은 게임. 그래서 프로젝트 명이 중2병 배틀러인 거고요.”

그렇게 말하며, 상혁이 PT를 넘기자, 게임의 기본 규칙을 설명하는 페이지가 등장했다.

“기본적으로 이건 마법으로 대전하는 대전게임을 체감형 게임으로 바꾼 거죠. 민준이 아까 말한 대로, 초등학생 막싸움을 모니터를 통해서 건너편의 상대와 한다고 생각하면 되요. 그리고 그 막싸움을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상혁은 PT를 넘겨가며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을 설명했다.

“우선 거실이나 방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살짝 띄워서 호버 형태로 이동하게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상체를 어느 방향으로 숙이는냐에 따라서 이동이나 회피가 결정되는 거죠.”

설명을 하면서, 상혁은 상체를 움직여 어떤 식으로 게임에서 이동을 실시하는지 보여주었다.

“그리고 상대의 공격을 주문으로 만든 배리어로 막거나 피격 모션을 취해서 데미지를 감소 시킬수 있죠.”

“피격모션은 뭐야?”

“맞을 때 멋진 폼으로 맞으면 데미지가 줄어든다는 소리에요.”

“아···. 그건 왜···?”

“공격측에서 신나게 공격했으니 맞는 쪽에서 리액션이 찰져야 싸울 맛이 나니까요. 그리고 전투 시작시에도 특정 문장을 언급하면서 포즈를 취하면 버프가 걸립니다.”

“그건 또 왜?”

“멋지잖아요.”

구체적으로 보면, 상혁이 만든 게임은 실시간 대전 게임이 아니라 교대로 공격을 실시하는 턴제 전투에 가까웠다.

“모션 인식 없이 컨트롤러 사용도 가능하지만, 컨트롤러로 스킬을 쓸 때는 매 상황마다 미리 셋팅해 둔 스킬밖에 쓸 수 없고 보너스도 못받습니다.”

“오글거림을 감수하고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대사를 해야 최대한 데미지가 뽑힌다는 이야기구나?”

“그렇죠. 사실 이 게임의 목적은 승리가 아니에요. 보시다시피 이건 대전보다는 두 사람이 하는 역할극에 가까우니까요. 그래서 대전이 끝나면 상대 멤버에게 ‘최고였다’ ‘멋졌다’ ‘보통이다’ ‘조금 더 힘내라’ ‘재미가 없다’ 총 다섯 개의 평가 기준으로 상대와 플레이가 재미있었는지 평가합니다. 그러니까 이 게임의 랭킹은, 이 유저가 얼마나 강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찰지게 리액션을 하고 상대를 재미있게 해주냐는 기준이 됩니다.”

“랭킹이 강함이 아니라고?”

“네.”

“그건 또 엄청 특이하네.”

“생각해봐요. 그런 점수 기준에서 벌어지는 상위권 유저들의 플레이를. 매 턴마다 화려한 동작과 멋진 대사를 날리면서, 상대가 마치 진짜 마법사와 싸우는 느낌을 느끼게 해 주겠죠. 그리고 그렇게 멋진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과 매칭하기 위해서, 모든 플레이어는 좀 더 적극적으로 액션을 취하게 될 거에요.”

상혁의 설명을 들은 민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보상이 오글거림을 감수하게 만들거라는 거네. 그리고 상위권으로 갈수록 확실히 재미가 보장되겠어.”

“바로 그거지.”

“시스템적으로 게임이 성립 안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일종의 연기력을 다루는 배틀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아냐?”

“맞아. 누가 좀 더 오글거림을 감수하고 캐릭터에 몰입하는지, 그리고 상대의 액션에 맞춰서 적절한 리액션을 취하는지를 규칙으로 평가하는 게 이 게임의 시스템이야.”

“그래서 제목이 중2병 배틀러군.”

“전 세계의 다른 중2병들과 가상 배틀을 할 수 있는 거지.”

상혁의 설명이 이어지면서, 멤버들은 조금씩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이런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러니까 상혁이 니 말은, 지금 만드는 게임이 기본적으로 해리버터에서 마법사들이 싸우는 그런 느낌의 게임이라는 거지?”

상혁의 머릿속에서는 해리버터의 마법사보다 마블의 닥터 슈트레인저에 가까운 느낌이었지만, 안타깝게도 그 예를 들면 같이 회귀한 민준 빼고는 아무도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 상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요. 민준이 너는 닥스(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 가깝다고 보면 되고.”

상혁이 말하는 닥스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민준은 상혁이 말하는 것을 듣고는 ‘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면 괜찮네. 유저가 지정된 특정 포즈를 취하면 화면속의 캐릭터의 몸에 마법같은 이펙트가 생기면서 스킬을 쓴다는 거잖아?”

“맞아.”

“음···. 그건 좀 멋질지도?”

“멋질 지도가 아니야.”

상혁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멋진 거지.”

그때, 성연이 손을 들며 물었다.

“흠. 좋아. 사실 실제로 해보기전에 확신은 못 가지겠지만, 그건 ‘나이츠 어셈블’때도 그랬던 거니까 괜찮다고 봐. 하지만 난 의문이 좀 있어.”

“뭐죠?”

“난 네가 지수를 영입한 이유가 뭔가 엄청난 스케일의 RPG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했거든. 지수가 가진 재능도 그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왜 바꾼 거야?”

“그게 지수가 진정으로 원하는 형태의 작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무슨 의미야?”

상혁은 현재 팀원들이 오해하고 있는, 그리고 자신도 오해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야할 필요를 느꼈다.

“우선, 지수에겐 미안하지만 적당한 단어가 없으니 ‘중2병’이라고 표현할게. 실제로 병은 아니지만.”

지수가 고개를 끄덕여 동의하자 상혁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리가 지수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점은, 단순히 지수가 원하는 거나 잘하는 게 설정을 만들고 꾸미는 부분이라고 생각한 거예요. 그건 굳이 말하면 이야기를 만드는 재능에 속하는 범위라고 할 수 있죠.”

“그게 아니라는 거야?”

“달라요.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건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거라고 할 수 있어요. ‘내가 생각하는 건 이렇게 멋져. 너도 보지 않을래?’ 같은 식으로요.”

“뭐 그렇지.”

“근데 그런 걸 원하면 소설을 쓰지 중2병이 되는 건 아니죠. 걔네들이, 아니 지수가 원하는 건 자신의 세계를 세상에 보여 주는게 아니에요. 세상이 자신을 위해서 ‘이랬으면 좋을 텐데’ 라고 희망하는 거죠.”

“그러니까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서 실제로 지수가 원하는 형태로 동작하는 마법을 구현했다는 거야?”

“바로 그겁니다.”

상혁의 설명을 들은 성연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법인을 설립하고 사장의 자리에 올라간 지금도, 여전히 처음 만났을 때와 동일하게 게임을 하는 사람만을 생각하는 상혁의 마음을 느꼈다.

‘진짜 한결같은 놈이라니까.’

컴퓨터실에서 한컴 타자연습 말고 할 게 없는 학생들을 위해 ‘익스트림 발리볼’을 만들고, 공주키우기 시리즈에 만족하지 못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마리의 눈물’을 만들고, D&D를 사랑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나이츠 어셈블’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전세계에 있는 중2병을 위해서 남이 볼 때는 오글거림의 정점이 될지도 모르는 게임을 만들려 하고 있었다.

그것은 유저가 원하지만 아무도 만들어주지 않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상혁의 마음을 무서우리만치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획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콕 집어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보편성의 측면에서는 절대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날이 갈수록 타겟 유저가 좁아지는 것같은 건 나만의 착각인가?”

성연은 그 부분을 지적했고, 상혁은 그런 성연에게 고개를 저으며 여유롭게 답했다.

“물론 ‘중2병 배틀러’는 실제로 마법을 써보고 싶다고 간절히 생각하는 중2병들이 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겠지만, 저는 그렇다고 이 게임이 중2병들만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어째서?”

“솔직히 말해보죠. 영화나 소설을 보면서 다들 ‘격의 차이를 보여주마! 애송이!’나 ‘이 싸움을 끝낼 때가 온 것 같군.’같은 오글거리면서 멋진 대사를 해보고 싶다고 한번쯤은 생각하지 않아요?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딱 이 상황에 이 대사를 해야 하는, 그런 일이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잖아요.”

“하지만 그걸 입밖으로 내는 건 쪽팔리잖아.”

“상황이 받쳐주면, 그리고 그런 대사를 해야 할 이유를 줄 수 있으면 그건 쪽팔린 게 아니라 멋진 거에요.”

사람이 살면서 그런 대사들을 할 기회가 몇 번이나 오겠는가.

상혁은 오글거림이란 굴레를 벗어던지고 게이머들이 자신이 좋아하던 만화 주인공들이 하던 멋진 대사들을 소리 내어 외칠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기획이 ‘중2병 배틀러’였고.

그러자 이제는 어느 정도 기획을 이해한 민준이 손을 들어 상혁에게 말했다.

“좋아. 일단 이 게임이 가진 로망이나 좋은 점을 알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소싯적에 불꽃슛좀 던져봤으니 그 마음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한번쯤은 해볼 만한 게임이란 생각도 들어. 그리고 네가 하는 기획이 항상 그렇듯, 좋아하는 사람은 미칠 듯이 좋아할만한 포텐셜도 보이고.”

“보통 그 흐름에서는 ‘그런데’ 가 나올 것 같은데 말이지.”

상혁의 말에 민준이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계속해.”

“뭐랄까, 지금의 기획을 보면 게임이라기보다는 연기 연습을 하는 느낌이 더 강하단말이지. 어떤 게임이든 규칙이 있고 그것에 따라서 유저가 성장하던 캐릭이 성장하던 ‘익숙함’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잖아? 심지어 테트리스만 해도 하면 할수록 점점 잘하게 되는 거고. 근데 지금까지 들은 것만으로는 연기를 잘해서 평가점수를 받는 것 외에는 다른 성장요소가 안 보이는데.”

“아, 물론 그 부분도 있지. 그건 지금부터···.”

상혁은 말을 멈추고는 지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수가 설명할거야.”

그러자 지수는, 정말로 엄청나게 충격을 먹은 표정으로 상혁을 바라보며 벌벌 떨기 시작했다.

“제···. 제가요?”

“니가 설계한 파트니까 니가 설계해야지. 너 기획자잖아.”

“으···. 그래도···.”

“여기서 니가 만든 결과물을 비웃거나 욕할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 애당초 그런 사람이면 팀원으로 뽑지도 않았을 거고. 그리고 네가 만든 시스템은 정말 멋진 거니까, 자신을 가지고 밀어붙이라고.”

상혁의 말에, 조금의 용기가 생겼는지 지수가 회의실 가운데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심호흡을 한번하고, 타원형 테이블을 둘러싸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더니, 그대로 쫄아서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으아아! 못하겠어요!”

“임마! 쫄지 말라고! 자기 기획에 확신을 가지라고!”

상혁이 채근하자 서연도 지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언니는 네 설명 엄청 기대 중이니까! 힘내 지수야! 민준 오빠도 뭐라고 말 좀 해봐요!”

그러자 민준이 씨익 웃으며 양손을 머리뒤 로 가져가더니 몸을 등받이에 기대며 말했다.

“뭐, 한번 해 보던가?”

“히익!”

더 쫄아들은 지수를 보며, 상혁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지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랑 같이 기획할 때 기억나? 같이 이 시스템을 짤 때 말이야.”

지수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내가 말했던 것처럼, 네 안에 있는 건 정말 멋진 아이디어였어. 그렇지 않으면 내가 게임으로 만들려고 하지도 않았겠지.”

“그치만···.”

“그치만 뭐? 재미없다고 까일까봐 걱정이야? 아니면 네가 제대로 네가 생각하는 재미를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무서워?”

지수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무섭다.

몇 번이고 게임을 만들어온 팀원들 앞에서, 한 번도 게임을 만들어본 적 없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평가받는 것이 두렵다.

그런 그녀에게, 상혁은 더 큰 두려움을 주는 한마디를 던졌다.

“그럼 엎을까?”

엎어? 기획을?

몇 달이나 둘이서 열심히 만든 기획을 엎자는 말이 상혁의 입에서 나오자, 지수는 급하게 고개를 들며 세차게 가로저었다.

“그건 싫어요!”

“그럼 보여줘. 네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게 뭔지.”

각오를 다진 지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상혁을 보며 말했다.

“닝겐, 내 망토와 모자를 가져와라.”

“소품도 필요해?”

지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상혁은 웃으며 기획파트로 가서 그녀가 말한 물건을 가져 주었다.

지수는 그것을 입고는 팀원들을 향해 손을 쭉 뻗으며 포즈를 취했다.

“오래 기다렸다! 지금부터는 이 지옥 대공이 맡도록 하지!”

지수는 상혁의 말을 떠올렸다.

때때로 기획자가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기 위해선 퍼포먼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그리고 지수는, 지금 이 기획의 대단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상혁이 말했던 퍼포먼스가 필요하다고.

“그럼 지금부터, 상혁이 제안하고 이 몸이 설계한 이 게임의 핵심 시스템! 마나 엔진(Mana engine)에 대해 설명하겠다!”

그렇게 지수는, 자신이 누구보다 사랑하는 소중한 팀원들 앞에서, 기획자로써의 첫 PT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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