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 눈높이 게임 기획
“꼭 그렇게 드라마 주인공처럼 폼을 잡아야했냐?”
감동으로 엉엉 우는 지수를 달래주기 위해 서연이 지수를 데리고 나간 후, 민준이 상혁에게 물었다.
“드라마처럼 살기에도 인생은 너무나 짧지. 아무 타이밍이든 폼 잡을 타이밍이 나오면 무조건 잡아야하는 것이야. 너도 좀 하지 그래? ‘이 코딩은 내가 집도한다’ 이런 거 좀 하면 재밌지 않을까?”
“미안한데 난 그런 타입이 아니야.”
그렇게 말한 민준이 상혁을 빤히 바라보자, 상혁이 뻘쭘한 듯 얼굴을 긁적거리며 말했다.
“뭐냐? 왜 그리 쳐다보냐? 내 얼굴에 뭐 묻었냐?”
“아니, 무슨 생각하나 보려고.”
“그게 눈으로 보면 보이니?”
“아니. 그러니까 설명 좀 해줘야겠는데?”
“뭘?”
“어째서 지수를 팀원으로 받으려고 한 거야?”
잠시 고민하던 상혁은 별거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뭐, 한명쯤은 진짜로 팀 안에 중2병 걸린 중2병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
“왜, 뭐, 왜, 뭐, 왜?”
“···아니다···. 가끔 니 생각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서 그래.”
“아니, 그렇잖아. 사실 기획하면서 스킬이름하나 캐릭터 이름 하나 짓는 것도 일이고, 설정 충돌관리나 세계관 잡는 것도 일인데, 그런 거에 특화된 팀원이 한명 있으면 좋지.”
“그런 거면 차라리 전문 작가를 섭외하는 방법도 있었잖아.”
“하아···. 민준아···. 넌 뭘 모르는 구나···.”
상혁이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자, 민준은 상혁이 자신이 모르는 모종의 이유로 지수를 팀에 뽑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상혁은, 그런 민준을 보며 정말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중2병이 필요하니까 중2인 애를 뽑아야지. 그거보다 더 늙어서 중2병이면 그건 패션 중2병이라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기획자가 아니어도 좋다. 상혁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흑역사 노트를 가득 채울만한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일반인이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세계를 사랑하다 못해 현실로 찔끔 찔끔 그 설정들이 새어나오는 중2병스러운 아이라면 더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상혁이 바라던 것은, ‘맡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재능’이었으니까.
적어도 지금의 팀은, 상혁의 그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가끔 자기가 그려놓은 자기 그림을 보고 으헤헤 라고 웃음을 흘리는 원화가 서연이나, 매번 곡을 써올 때마다 마치 주인을 바라보는 강아지같은 눈으로 상혁의 평가를 기다리는 작곡가 성연이라던가, 매일 말없이 키보드만 두들기고 있지만 누구보다 프로그래머란 직업 자체를 사랑하고 있는 민준처럼.
그리고 상혁 본인도 자신이 하는 게임 기획이란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이 좋아서 하는 일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혹은 남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하는 일은 그 결과물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15년 넘게 남이 시킨 일만 했던 상혁은 그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적어도 회귀 이후에 구성한 이 팀에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있었고, 지수의 영입도 그런 기준에서 판단한 것이었다.
“뭐, 기획자도 여러 타입이 있으니까. 어떤 기획자는 시스템 기획을 잘하고 어떤 기획자는 컨셉기획을 잘하고 어떤 기획자는 시나리오를 잘 쓰고. 다들 특징이 있는 거지. 난 지수가 잘할 거라고 생각해.”
“게임기획은커녕 게임제작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중학생인데?”
“그건 내가 가르쳐주면 되는 거고. 반지제왕에서 프로도가 소드마스터라서 간달프가 반지를 맡긴 건 아니잖아.”
“니가 보기엔 쟤가 우리 팀의 프로도가 될 수 있다?”
“그럼 좋겠다는 거지. 뭐,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잖아.”
“좋아. 네 판단이 그렇다면, 어차피 프로그래밍 파트도 아니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하지 않을게. 솔직히 걔가 쓴 노트는 나도 감탄할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말한 민준은 주제를 바꿔 상혁에게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근데 지수를 영입한 만큼, 다음 게임은 중2병 관련 게임으로 할 거라고 봐도 되나?”
“아니.”
“잉? 그것 때문에 영입한 거 아냐? 좀 스케일 큰 MMO 라던가 연출 화려한 RPG 장르 만들려고···.”
“아직 정해진 건 없다. 그리고 이전부터 말했지만, 내가 만들고 싶은 건 ‘하고 싶은 유저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도 안 만들어 주는 게임’이야. 스케일 큰 RPG같은 건 이제부터 얼마든지 나올 거잖아.”
“그럼 생각하고 있는 게임 있어?”
“우선은 지수랑 이야기하면서 생각해보려고. 이제 우리 팀 내부에서도 ‘기획자’가 아니라 ‘기획팀’이 생긴 거니까. 둘이 머리 맞대고 새 게임을 생각해봐야지.”
“일단 기대는 하고 있을게. 뭐 어차피 또 기상천외한 물건을 들고 와서 팀원들을 경악시킬 것 같긴 하지만···.”
그러나 현재도 코더로써 압도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민준이 상혁의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가, 상혁이 가진 그 특이함 때문이기도 했다. 민준은 오히려 상혁이 자신에게 그 경악스런 감정을 안겨줄 순간을 즐겁게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혁은 그런 민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신의 말대로 상혁은 이튿날부터 지수를 데리고 선행 기획 작업에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상혁은 기존에 팀원들과 게임에 대해 논의할 때 쓰던 회의 프로세스 대신 다른 프로세스를 사용했는데, 그것은 게임 제작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인 지수에 맞춰서 상혁이 새로 짠 회의 방식이었다.
“거기서 지옥 대공이 등장하며 이렇게 외치는 거예요! ‘후후후, 여기까지 너희를 보낼 수 있었던 걸 보면 여신도 완전히 몰락하지는 않은 모양이구나. 하지만 거기까지다. 영락한 여신과 비상하는 이 몸의 격의 차이를 알려주마! 음하하하하!!’ 라고!”
“응, 응! 그래서?”
상혁이 눈을 반짝이며 부추기자, 지수가 신이 났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온갖 스킬을 몸으로 표현하며 전투 장면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중간에 흩날리는 꽃잎을 표현하기 위해 한쪽에 쌓인 이면지 뭉치를 낑낑대며 가져와 하늘에 던져 부실 한가운데 흩날리는 4D연출까지 써 가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연출을 표현하는 지수였지만 옆에서 볼 때 그것은 지수의 머릿 속에서처럼 멋진 이미지는 아니었다.
중학생이지만 거의 반 초등학생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조그만 여자애가 흩날리는 A4용지 안에서 ‘히야아압!’이나 ‘흐아아앗!’ 같은 소리를 지르며 에네르기 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었으니까.
그것은 지수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지옥의 대공과 맞서 싸우는 장엄한 마법사의 모습이라기보다는, 그냥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아빠미소가 지어지게 만드는 그런 풍경이었다.
그리고 그 흩날리는 A4용지를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서연이, 뭔가 깜짝 놀란 듯 고개를 저으며 민준에게 물었다.
“민준 오빠.”
“말해.”
민준이 여전히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무심하게 말하자, 서연이 물었다.
“지금 상혁 오빠는 뭐하는 거예요?”
“기획회의 중이잖아.”
“기획회의가 저런 거였나?”
민준은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서 상혁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상혁이 지수의 스킬을 온몸으로 맞아주며 고통스런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크윽···분하다···.”
“하하하하! 감히 지옥의 대공에게 덤비니까 그런 꼴을 보게 되는 거다!”
민준은 그 모습을 잠시 쳐다보다가 서연을 보며 말했다.
“정상이네.”
“엥? 아무리 봐도 사촌오빠가 동생이랑 놀아주는 모습으로밖에 안 보이는데요?”
“예전에는 게임의 메인아이디어를 낸 게 상혁이었으니까. 걔가 아이디어를 설명하면, 우린 듣고 의견을 내는 식이었지.”
“그럼 저건요?”
“저건 상혁이 나름대로 지수가 가진 포텐셜을 끌어내는 과정이라고 봐야겠지. 상대가 정말로 좋아하는 게 뭘까를 상대의 관점에서 보려는 거 아닐까?”
그렇게 말하며 민준은 다시 모니터로 고개를 돌렸다.
“아니면 그냥 중2병 여중생이랑 노는 게 즐거워서 저러는 거던가.”
무슨 생각으로 상혁이 저러는 것인지는 민준조차도 알 수 없었다.
애당초 회귀 전에는 항상 사무실 구석에서 얌전히 기획서만 작업하던 상혁이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준은 상혁의 행동에는 분명 뭔가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귀 이후로 지금까지, 가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판단을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상혁의 판단이 대부분 좋은 결과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일단 저대로 놔둬보자.”
“음···. 괜찮을까요?”
“생각해봐. 일단 정상적으로 기획할 때도 괴상한 게임을 기획하던 놈인데 저렇게 돌아이같은 과정을 거쳐서 아이디어가 나온다면···.”
“엄청난 게 나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요?”
“아니 생 또라이같은게 나올지도 모른다고 하려고 했는데.”
생각을 읽힌 민준이 표현을 급선회시키자 서연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리며 민준에게 말했다.
“오빠는 좋아하시잖아요.”
“뭘?”
“그 돌아이같은 게임을요.”
“뭐 그렇긴 하지.”
그렇게 말하며 민준은 이제 완전히 신나서 한편의 배틀씬을 찍고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 보았다.
그리고는 미소 지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일단 두고 보자고.”
***
그 후로도 며칠이 지나도록 상혁은 기획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열심히 지수와 중2병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중엔 옆에서 재미있어보였는지 서연이 끼어들어서 2:1로 배틀을 하거나, 성연이 MP3로 브금을 깔기도 하면서 놀기도 했는데, 특히 브금을 깔아서 배틀할 때는 무지막지하게 오글거리는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었다.
정작 당사자들은 그것이 전혀 오글거린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했지만.
옆에서 볼 때 지수는 열심히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관이나 게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그것을 받아주는 상혁은 ‘재미있겠다.’ 만 연발하면서 정작 구체화는 시켜주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먼저 손을 든 쪽은 그 긴 이야기를 긍정으로 일관하며 들어주었던 상혁이 아니라, 항상 신나게 이야기를 꺼내던 지수 쪽이었다.
“호···혹시 팀원으로 받아준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이 몸을 노리개로 마구 가지고 놀다가 버릴 셈은 아···아니겠지···?”
아니라고 확신은 하면서도, 불안함에 지수가 질문하자 상혁이 물었다.
“왜?”
“하지만 요새 며칠 계속 이 몸과 배틀만 하고 게임 제작엔 손도 안대고 있지 않느냐!”
“고민 중이야.”
“후후···. 어리석은 닝겐이 번뇌에 빠져 고민 하는구나···그렇다면 이 지옥 대공이 미천한 너를 돕도록 하지.”
최근에 역할극 좀 어울려줬더니 중2병이 더 심해진 지수가 몸을 쭈뼛거리며 말하는 모습을 본 상혁은 씨익 웃으며 지수에게 말했다.
“좋아. 이리와서 앉아.”
상혁이 옆으로 비켜서며 쇼파 옆자리를 손으로 툭툭 두드리자, 지수가 쪼르르 달려와 상혁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상혁은 자신이 며칠간 지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민하던 내용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우선···. 그래,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만드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뫄리오의 개발자는 어릴적 숲에서 도랑과 나무를 뛰어넘어 달리던 경험을 게임으로 표현하고 싶어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뫄리오라고 볼 수 있지.”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상혁은 지수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무언가가 재미있다고 생각 되서 그걸 게임으로 옮긴다고 했을 때, 그것을 정확히 맞는 장르와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건 매우 중요한 문제야. 게임의 핵심 재미와 관련된 문제니까. 아까 예를 든 뫄리오 같은 경우는 ‘달리기’ 와 ‘점프’를 충실하게 재미로 구현했지.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건, 지수 네가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그 원석을 어떤 컷으로 깎아야 아름다운 보석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야.”
“흠···. 단순히 ‘아우터 월드’를 게임으로 구현하면 되는 문제가 아닌가? 난 상혁이
RPG의 설정 작업을 위해서 이 몸을 팀에 허락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제일 쉬운 방법이겠지. 안 그래도 지금 팀에 제작비도 넉넉하게 넘치니까.”
“그럼 그렇게 하면 되잖아?”
“그게 뭔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지수 너는 화면 속에서 네가 만든 캐릭터들이 네가 만든 스킬을 쓰는걸 보면 행복할거 같아?”
잠시 생각하던 지수가 말했다.
“멋지지 않을까?”
“50%정도 정답.”
그렇게 말하며, 상혁이 지수의 흑역사 노트를 집어 들었다.
예전엔 누가 보려고 하기라도 하면 경기를 일으키며 필사적으로 품에 숨기던 노트였지만, 지금의 지수는 상혁의 끈질긴 설득으로 인해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상혁은 그 노트를 집어 들며 말했다.
“이건 네가 가짜란 걸 알면서도 진짜이기를 간절히 원하며 쓴 노트잖아.”
그렇게 말한 상혁은 흑역사에서 자부심이 된 지수의 너덜너덜한 노트를 지수에게 건넸다.
“난 네가, 아니면 앞으로 만들 게임을 하게 될 유저들이, 네가 쓴 이 노트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거든.”
그게 어떤 형태의 게임이 되어야하는 것인지는 상혁도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고민하고 있는 것이고.
“오빠······.”
그때 자신을 부르는 지수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상혁이 옆을 바라보자, 지수가 커다란 눈을 방울방울 적시며 상혁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상혁은, 그런 지수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아악!”
“컨셉 지키라고. 중2병 소녀야.”
“으으···이건 그런 장면이 아니었는데···.”
“미리 말해두지만 난 니가 중2병이 아니게 되면 가차 없이 팀에서 내 쫒을 거야. 처신 잘하라고.”
상혁이 웃으며 말하자 머리를 문지르던 지수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고는 상혁을 보며 힘차게 말했다.
“응! 닝겐은 반드시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옥대공이 보장하도록 하지!”
상혁은 잠시 그런 지수를 빤히 바라보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좋아. 바로 그 자세야.”
“난 닝겐이 약간 변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만.”
“뭐, 중요한 건 그거지. 넌 그런 식으로 말하고, 손에서 보이지 않는 암흑의 기운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네가 맘만 먹으면 남의 눈에 보이지 않는 소환수가 나타나서 적을 무찌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즐거운 거잖아?”
“···그렇지···”
“그럼 그걸 니가 쓸 수 있어야지 화면속의 다른 주인공이 쓴다고 재미있을 것 같지는 않아. 한 50% 재미있기는 하겠지만 100%는 아닐 거 같거든.”
“그러나 그것은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닌가? 나도 진심으로 내가 마법을 쓸 수 있으면 멋질 거 같다고 생각하지만···아쉽게도 마법같은건 존재하지···아니, 이 세계의 마나가 너무 희박해서 발동이 되지 않으니까.”
“그렇지. 실제로 마법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는 뭔가의 도구라도 있으면 모를까···.”
그렇게 말하며 상혁은 자신의 손을 빤히 바라보았다.
어떻게 하면 이 손에서 마법이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어?”
“왜 그러냐? 닝겐?”
“마법도구. 만들 수 있을지도?”
분명 자신의 회귀 전 기억 속에는 분명 그게 가능하게 만드는 장비가 있었다.
그렇게 기억을 되짚어가며, 자리에서 일어난 상혁이 부실 TV밑에 누워있는 X-BOX를 바라보았다.
마치 거기에 뭔가의 답이라도 있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