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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인생 다시 산다-197화 (197/205)

<197화 수사>

“빈민국 인권지원보다 한국에 인권단체 설립하는 게 더 어려울걸?”

“어째서?”

“인권이라는 개념이 안 잡혀 있거든 변호사 누구나 그냥 수임료 안 받고 수임한 사건만 있으면 거기 앞에 인권이라고 붙이는데···.”

“사실상 눈 감고 아웅 한다는 거네?”

“제대로 된 인권변호사는 정말 배고프고 힘들거든. 나야 가족들이 전부 전문직에 친구가 든든하게 후원해주니까 제대로 활동하는 거고.”

“후원한 거 아니라니까.”

“알았어. 그렇다고 치고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안 잡혀 있으니까. 대표적으로 북쪽에서 내려온 사람을 사람이라고 보지 않고 강제로 북송한 거겠지.”

“난 그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것뿐만 아니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더 기가 막히던데?”

“사람의 생명 아니 살인을 했든 아니면 범죄를 저질렀던 기본적인 건 지켜줘야 한다는 걸···.”

“난 그건 반대야.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하다 피해자에게 더 큰 피해가 간다면 그게 무슨 소용인데?”

“범죄자가 자기가 저지른 범죄로 정당한 법률안에서 법적 제재를 받는 건 나도 반대하지 않아. 하지만 여론의 마녀사냥같이 ‘저 사람은 나쁘니까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되어도 괜찮아’라는 인식은 전혀 다르다는 거지···.”

“범죄자의 인권을 찾다가 수사도 소극적으로 되고 결국 피해자들만 가슴이 문드러지는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도 그런 소리가 나와?”

“답답하다고 해서 지켜야 할 걸 지키지 않으면 강제북송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그건 나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범죄자의 인권만 주장하는 지금의 상황은 마음에 들지 않아.”

“여론에 내몰려서 하는 수사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고도 모르겠어?”

“···?”

“김영희 여사는 현기준 대통령이 국정을 운영하던 당시의 검경의 2년 6개월이 넘도록 수사를 당했지. 그런데 기소할 게 없으니까. 수사를 방해받아서 기소를 못 한 것처럼 몰고 갔어. 이게 현대판 마녀사냥이 아니고 뭐겠어? 한국에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지.”

“김영희 여사가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받는 건 이수민 대통령의 부인이기 때문에 공인이어서잖아?”

“우리가 투표로 뽑는 건 이수민 대통령이야. 그의 부인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수민 대통령 옆에 선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게 그녀의 인권을 무시해도 된다는 건 아니지.”

“민국당 측에서는···.”

“민국당이 말하는 ‘명이준 의원에 대한 정치탄압이다. 야당에 대한 정치보복이다.’라는 말하는데 돌려 말하면···범죄 수사를 받는 사람이 다수당 의원이라면 있는 죄를 덮어달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지? 명이준 의원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는 민국당 주장은 근본적으로 자신들을 수사하는 모든 기관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고 하잖아.”

“검수완박에 이여서 감사완박 말하는 건가?”

“그래. 다수당 의원을 수사하던 검사의 수사권을 뺏고 이제는 감사가 감사하는 것까지 국회의 의결을 받으라는 건 다수당에서 원하는 내용만 감사를 하라는 것하고 뭐가 다르겠어?”

“감사원은 헌법에서 정한 독립기구 아닌가?”

“다수당이 되면서 헌법도 무섭지 않다는 거지. 헌법재판소 판사들 다수가 민국당 색깔이잖아?”

“민국당이 민주주의를 주장하면서 정작 민주의 민자도 안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기는 하지.”

“언론도 자기네들 입맛대로 목줄 채우는 법을 만들었다가 국제적인 망신 당하고 멈췄잖아.”

“국제적으로 망신은 이미 당하지 않았어? 현기준 정권 때 인권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어디서 기사를 본 것 같은데···.”

“북한에 전단지 살포를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지. 난 우리나라가···내가 태어난···내 모국이 그런 법을 만들지 정말 예상하지 못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인권단체를 만들어서 활동하기 시작한 거고.”

“점점 나라가 거꾸로 가는 것 같기는 해. OECD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방자치에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앙집권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와중에 우리는 멀쩡한 중앙집권되어 있던 행정력을 찢어놨잖아?”

“그래서 지금 세금은 세금대로 줄줄이 새어나가고 지방마다 협력이 안 되고 있잖아.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용수를 끌어다가 사용하기로 협약했던 지역에서 단체장이 바뀌고 나서는 이제는 용수를 사용에 협조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그걸 사실상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처음 지방자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제기된 문제인데 협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이상적인 소리만 하면서 손 놓고 있었던 문제가 이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거지.”

“협치라는 단어가 이루어질 거라고 지역마다 강점이 생길 거라고 말했던 당이 어디더라.”

“정치인들은 일만 벌이고 이름 바꿔서 다시 자기들 이익에만 몰두하고 있겠지. 당시에 지방자치를 주장한 것도 자기들 밥그릇 늘리는 거였고···.”

“하긴 인구가 늘어났다고 국회의원 수를 늘리더니. 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소리는 없잖아?”

“세계적 흐름에서 벗어나서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기만 한다면 패스트 트랙이든 뭐든 제대로 법률에 대한 숙고 없이 대충 만들어서 법을 만들고 법적 안정성은 ×나 준 거지.”

“최소한 6개월 전에 법이 바뀌고 알릴 기간을 줬는데 현기준 정부는 그런 게 없이 그냥 그날 만들고 그 다음날 바로 적용하고 말도 안 되는 방식이었잖아?”

“권고 사항이기는 하지만 법적 안정성을 위해서 숙고기간이 있기 마련이거든. 물론 긴급한 법률은 민국당이 한 것처럼 패스트 트렉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그게 정말 민생과 밀접하게 그리고 긴급한 법이었냐 하면 아니거든. 정치인들의 이권과 긴밀하게 연결된 법이지.”

“그러니까. 정작 민생과 연결된 중요한 법은 계류 중이거나 국회의원 관심 밖이지. 그러다가 음주운전으로 아까운 생명이 죽어야 음주운전에 대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만들고···3년 동안 스토킹 당하고 보복 범죄로 죽어야 스토커 방지를 위한 법을 강화하겠다고 하는 것처럼···정작 민생과 연결된 중요한 법은 국회에서 정한 관례를 지키느라 지켜야 할 기준과 기간 때문에 법률을 통과 시키지 못하고···정치와 밀접한 법률만 아주 초스피드로 날치기로 통과시키지.”

“그래놓고 지금은 협치를 말하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을 주장하는데···. 정작 현기준 정부는 당시 야당 쪽 인사와 만나지도 않았잖아. 장관도 전부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단독으로 임명도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았고···.”

“현기준 정부가 엉망이긴 했지. 뭐 지금도 다를 건 없지만···.”

“아무리 권력에 목매는 정치인들이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 선이 있는데···수사만 하려고 하면 주요 피의자들이 자살하거나 알 수 없는 사인으로 죽어 나가도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이명준 의원에 대한 수사가 정치탄압이라니···.”

“정치탄압이라는 건 좀 너무 나간 것 같다고 생각해. 이명준 의원의 대한 수사 대부분은 현기준 정부시절 시작된 수사를 선거 때문에 미루고 정치 여론 때문에 밀려서 제대로 수사도 못 했는데 말이야.”

“이번에 불기소처분 내려진 기사 봤어?”

“···?”

“증거가 충분하지 못해서 불기소처분 하지만 충분히 의심스럽다고···.”

“후···수사를 못 한 걸까···안 한 걸까?”

“한국에서는 다수당의 국회의원을 수사하는 건 검찰이건 경찰이건 목숨 걸고 해야 하는 거니까.”

“하긴 수사 담당했던 검사 전부 좌천됐다고 했지?”

“제대로 수사하고 싶으면 경력에 빨간줄 그어질 건 각오하라는 거겠지.”

“왜 정의는 없어지고 악만 남는 걸까.”

“내가 인권단체 운영하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

“무슨···생각?”

“인간이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 있잖아. 그런데 점점 악해지고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까. 지구가 인간을 배제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야.”

“인간 배제?”

“이상기후로 지구 한쪽은 불로 심판하고 다른 곳은 홍수 다른 곳은 지진과 폭풍 해일로 피해를 입고 있잖아?”

“날씨가 점점 더 변덕스러워지고 있기는 하지.”

“그러니까. 점점 지구가 인간을 밀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 지구도 살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닐까?”

“지구가 살고 싶다고?”

“공룡이 멸망하고 지구가 살아남았듯이 인간이 멸망하고 지구는 더 살아남고 싶은 거지.”

“멸망이라···.”

“내가 돈도 안 되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은 인권단체를 운영할 수 있는 건 분명 가족 때문이지만 내 활동이 가족에게 궁극적으로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거야.”

“도움?”

“10년, 20년 전만 해도 환경단체의 활동에 기업이나 정부의 대응이 어땠어?”

“귀찮다? 다수의 이익을 해친다?”

“그런 탄압에 환경단체가 활동을 지속하지 못했다면 지금 우리가 감당하고 있는 이 상황이 더 악화되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건 부정하기 힘드네.”

“물론 환경단체 중 과격하거나 대화가 안 통할 정도의 외골수들은 나도 상대하기 싫어. 말이 안 통하니까.”

“말이 안 통한 다라···.”

“그런데 지금 국내의 상황을 인권단체의 활동가로서 보면···인권이나 법치는 ×나 주고···정치권력만이 불법과 비리에서 나를 지키리라···. 그런 느낌?”

“그런데 이영희 여사가 인권탄압을 당했다는 건 뭐야? 수사는 이명준 의원 가족이나 이영희 여사나 마찬가지잖아?"

“법률가 입장에서 보면 달라도 아주 많이 달라.”

“···?”

“그냥 여론에서 말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잘못을 한 두 인물이 전부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여론은 언제나 진실을 호도한다고 현진이가 그러던데?”

“진실에 살을 붙이면 진실도 아니고 거짓도 아닌 괴물이 탄생하는데 지금 사태가 딱 그래.”

“···?”

“이영희 여사가 도덕적으로 좋다 나쁘다 물으면 분명 나쁘다 야. 하지만 이건 도덕적 기준인 거지.”

“형사 처분할 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법적으로 처벌할 구성요건이 안된다는 거지. 허위경력, 논문표절 문제가 되지 잘했다는 게 아니야. 하지만 법적 처벌할 내용은 없어.”

“그래서 현기준 정부에서 2년 6개월 넘게 수사를 해도 기소를 못 한 거구나?”

“주식계좌를 언론에 흘려서 10억을 수익을 얻었네···돈을 얼마를 벌었네···. 그런 식으로 말하는데···그렇다면 주식으로 돈 번 사람 전부 잡아갈 거야?”

“그럼···.”

“불법으로 주식투자를 해서 벌어들였을 때 처벌해야 하는 거지.”

“수익이 있든 손실을 냈든 법적 처벌 요건은 아니라는 건가?”

“그래. 그런데 민국당에 법률 조언가가 없을까? 아니야. 이영희 여사 본인보다 더 자세하게 팠을 텐데 기소가 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밀고 나가는 거야. 언론 플레이인 거지.”

“···.”

“거기다가 논문표절 문제는 이영희 여사는 어쨌든 피선거권 당사자가 아니라 배우자잖아? 그런데 이명준 의원은 피선거권 당사자가 논문표절 문제에 휩싸여 있는데···여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없지.”

“분탕질하는 건가?”

“물타기 하는 거지. 그럼 이명준 의원으로 돌아가 볼게. 이명준 의원은 자신은 정치적 탄압 속에서 정치를 했다고 했어.”

“의혹이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그걸 노리는 거지.”

“자신과 관련된 의혹사건이 많은 걸 노린다고?”

“아무도 각각의 사건에 집중할 수 없잖아. 수사하는 검사나 경찰도 사건이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은데···그걸 전부 자기 목숨 걸고 해야 한다면···.”

“공을 다른 곳으로 넘길 수 있겠구나?”

“그래. 이번 불기소처분도 결국 수사는 할 건데···내가 속한 곳에서 할 건 아니야잖아.”

“그럼 불기소처분을 본 다른 사람들은···.”

“민국당은 우선 정치적 기소였기 때문에 불기소처분은 당연하다고 할 거고 민국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이명준 의원을 더 지지하게 되는 거지.”

“악순환이네.”

“누군가 총대를 메야 하지만 누구도 그러고 싶지 않잖아. 이미 현기준 정부에서 민국당 그것도 이명준 의원에 대해서 수사하다가 좌천된 검사들이 한 두 명도 아니고 검사만 좌천시킨 것도 아니고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배제했는데···전에는 식물 총장이었다면 이제는 식물검찰이 된 거지.”

“물 만주면 잘 자라나?”

“···농담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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