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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후, 인생 다시 산다-134화 (134/205)

<134화 사랑의 조건 : 그 여자 2>

그리고 나는 슬픈 결혼식을 치르게 되었다.

엄마의 눈물에 나는 속에서 알 수 없는 답답함을 처음으로 느껴야 했다.

아빠의 눈 감은 모습에 처음으로 사랑이 외면받는 차가운 상황에 놓여야 했다.

결혼식 피로연장의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처참했다. 떨리는 속눈썹을 억지로 부릅뜨고 난 행복한 신부라는 그런 주문을 속으로 계속 외워야 했다.

“아니, 그렇게 참하다 예쁘다 자랑을 하더니 속도위반이라며?”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올라간다잖아.”

“하여간 그렇게 이것저것 제더니만 이번에 결혼한다는 남자는 그런데 어디 집안이야?”

“몰라. 어떤 놈팡이인지 김 사장이 말도 안 하던데?”

“그러니까. 딸자식 키워봤자 소용없다니까?”

결혼식 피로연 크게 웃고 떠들던 남편이 나에게 다가와서 다정한 척 말을 건다. 그런 남편의 시선을 외면하면서 대답한다.

“정말 이렇게 짧게 다녀와도 괜찮아?”

“네.”

이 남자와 여행이라니 조금이라도 길게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결혼했지만 나의 일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큰집에 가정부가 나와 태어난 아이를 돌봐줬다.

‘나는···.’

“오늘은 신상 원피스가 나와서 당신 생각나서 사 왔어.”

“고마워요.”

“한번 입어봐.”

“새 옷 태그는 외출할 때 떼고 싶어요.”

“그럼 태그 조심해서 입어봐.”

나는 끈질긴 남편의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더이상 완벽한 아름다움이 없는 나는 그저···.’

“역시, 지나가면서 봤는데 한눈에 알아봤지. 당신에게 어울릴 거라고 말이야.”

“그래요?”

“다음에 장인어른 만나러 갈 때 입고 가자고.”

역시나 나에게 선물을 하면서 그 선물을 빌미로 친정에 가자고 종용하는 남자의 얼굴을 본다.

“친정에 또요?”

“당신을 위해서야. 결혼하고 친정에 자주 가야지 사랑받는 남편이 된다고 하더라고.”

“아···.”

“시댁은 당신 어렵잖아. 미리가 좀 더 큰 후에 편해지면 가자.”

“네···.”

친정에 가서 얼마나 나를 위하는지 스스로를 치켜세우면서 아빠에게 투자금을 뜯어내는 남자의 행태가 익숙하다.

그런 행동을 하면서 시댁에 안 가게 하는 것을 보상이라는 식으로 말할 때마다 속이 울렁거린다.

“그럼 빨리 씻고 들어가서 쉴까?”

“저녁은요?”

“저녁? 밖에서 먹고 왔지.”

“그렇구나.”

“왜? 당신 안 먹었어?”

“아뇨 아주머니가 해주신 미역국 먹었어요.”

“역시 미인이라서 그런가 미역국을 잘 먹어. 당신은.”

“그럼 씻고 와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빨리 방으로 들어가서 울렁거리는 속을 게워내지 않으면 이 남자 앞에서 추태를 보이고 말 것 같다.

“그래. 난 미리한테 인사하고 들어갈게.”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이 빙그르르 도는 느낌이지만 작고 소중한 내 아이에게 저 남자가 생각 없이 다가가는 게 너무 싫다.

“미리한테 나쁜 병균 옮으면 안 되니까. 씻고 가요. 알겠죠?”

“알았어. 우리 공주님 보려면 빨리 씻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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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 아이를 원망하면서도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는 사랑스러웠다.

미리를 처음 본 날 너무 못난 얼굴에 나는 눈물이 났다.

‘예쁘지 않아도 이렇게 사랑스럽구나.’

예쁘다는···아름다움이 곧 사랑이 아니라는 걸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우리 아이는 예쁘게 크지 않아도 좋아.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아는 그런 아이로 커주면 좋겠어.’

나는 내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좋고 싫고를 떠나서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그저···

‘우리 아이에게 좋은 아버지가 돼 주기만 한다면···.’

아무것도 모르는 남자와의 결혼은 두렵지만···

‘나는 결혼을 선택한다.’

결혼생활 유지를 위해서 난 이전과 같이 행동했다.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 외치던 때와 같이···

하지만 결혼생활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최악으로 흘러갔다.

남편이 이혼을 요구한다.

이혼 사유···

아내의 심한 사치로 인한 가정유지가 어려움···.

예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면···

그 예쁨이 완벽하지 않아서 그 사랑이 버려진다면···

나는 처음부터 예쁘고 싶지 않다.

‘미안해. 미리야. 엄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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