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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용병은 다 계획이 있다-264화 (264/269)

264화 이게 진짜로 목숨을 건 싸움이다. (1)

지셀은 갑자기 넋이 나간 사람들에게 외쳤다.

“정신 차려! 빨리 주변 몬스터들부터 없애라!”

아직 전투 중이다. 병사들을 상대하던 몬스터들 중 일부가 뒤에 있는 적을 향해 몸을 돌려 달려들고 있었다.

기사들과 헌터들은 정신을 다시 차리고 주변의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안색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뭐지? 공격당하지도 않았는데 왜 피를 토한 거지?’

‘우리도 모르게 어디 다친 건가?’

‘그럼 지금 달려오는 괴물은 어떻게 잡으라고?’

걱정이 한가득했다. 이제라도 도망가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였다.

촤악!

카오르는 지셀에게 다가오는 몬스터 하나를 벤 뒤에 다급하게 말했다.

“영주님! 쫄았어? 갑자기 왜 그럽니까?”

카오르도 살짝 불안해졌다. 그는 이런 증상을 예전에 한 번 본 적이 있다.

바로 블러드 퓌톤을 잡았을 때였다. 그때 지셀은 많은 힘을 쓰고 하루가 넘게 기절한 적이 있었다.

‘젠장! 그때랑 비슷한 건가? 힘을 너무 많이 쓴 건가?’

그런데 그때랑은 또 조금 상황이 달랐다. 당시에는 블러드 퓌톤의 몸 안으로 들어가 독 기운에 당하기까지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그냥 혼자 날뛰다가 체력이 다 빠진 사람 같았다.

지셀의 정확한 실력도, 그가 힘을 쓰면 겪는 페널티도 모르니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주변에 날아다니던 창까지 전부 바닥으로 떨어진 걸 보니 정말 힘을 다 쓴 모양이었다.

지셀은 얼굴에 묻은 피를 쓱 닦으며 말했다.

“나 지금 많이 아프다.”

“……그럼 지금 달려오는 놈은 어떻게 해요?”

“네가 잡아. 혼자 잡을 수 있어.”

“내가 혼자 저런 걸 어떻게 잡습니까!”

“너 또 쫄았어?”

“안 쫄았거든!”

“그럼 가서 싸워. 분명 잡을 수 있을 거다. 시간 없어. 어서 움직여.”

“크아아아아아!”

쿵! 쿠웅! 쿵!

트윈 헤드 오우거가 같은 몬스터들까지 날려 버리며 지근거리에 접근했다.

기사들과 헌터들도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젠장, 저거 어떻게 하지?”

“우리가 다 저놈한테 달라붙어야 하는 거 아냐?”

“그러면 주변 몬스터들은 어떻게 하려고? 저놈한테만 신경 쓰다가는 결국 당하고 말 거야.”

오우거는 수십의 기사가 달라붙어도 잡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몬스터다. 괜히 숲과 산의 제왕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엄청난 힘과 빠른 속도 때문에 한 대만 제대로 맞아도 어지간한 기사는 뼈가 박살이 나고 만다.

트윈 헤드 오우거는 보통의 오우거보다 지능도 더 높고, 몸도 훨씬 더 크다.

지금 있는 기사들과 헌터들이 모두 공격한다면 잡을 수야 있겠지만, 대신 절반 이상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

다들 겁을 먹었을 때는 앞장서서 싸워 줄 사람이 필요하다.

지셀은 피를 토하고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그다음으로 강한 사람이 나서야 한다.

모두의 눈이 카오르에게 향했다.

“시, 싯팔! 왜 날 보는 건데!”

카오르는 당황했다. 자신도 저런 괴물을 혼자 이길 자신은 없었다.

“콰아아아아!”

트윈 헤드 오우거는 이제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몬스터들마저 그 박력에 주변에서 떨어질 정도였다.

“쿨럭!”

지셀은 다시 한번 피를 뿜어내며 카오르에게 말했다.

“어서! 저놈을 막을 수 있는 건 너밖에 없다!”

카오르의 눈빛이 흔들렸다. 영주가 저런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 봤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마음이 약해졌다. 언제나 강철같고 쓰러지지 않을 것만 같은 영주가 자신에게 무려 ‘부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런 기대를 받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것도 영주처럼 강한 자에게는 말이다.

사나이라면 이 기대를 절대 저버릴 수 없었다.

“젠자아앙! 나한테 맡기라고!”

“크아아아아아!”

부우우웅!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온 트윈 헤드 오우거가 거대한 몽둥이를 휘둘렀다.

콰아앙!

카오르는 대검을 들어 몽둥이를 막았다. 오우거의 어찌나 힘이 강한지 하마터면 대검을 놓칠 뻔했다.

“크윽!”

거대한 충격을 받으니 속이 진탕되는 것만 같았다. 힘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카오르는 속도로 승부를 보기로 하고 뒤로 빠졌다.

부우웅!

“헛!”

그런데 이어지는 공격이 너무 빨랐다. 저 거대한 덩치로 이렇게 빠른 속도라니.

카아앙!

다시 겨우 막았지만, 이번에는 몸이 공중에 들리며 뒤로 고꾸라졌다. 믿을 수 없는 힘과 속도였다.

카오르는 이번에야말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아니면 안 돼!’

영주를 제외한다면 자신이 이곳에서 가장 강하다. 자신이 아니라면 절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영주는 내상을 입은 것 같았다. 저 엄청난 오우거와 싸우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 먼저 영주부터 대피시켜야 했다.

카오르는 고개를 돌리며 크게 외쳤다.

“영주! 일단 피해! 다들 영주를 데리고…….”

“야야야! 카오르가 오우거를 맡기로 했으니까 다들 빨리 주변 몬스터들부터 정리해라! 빨리빨리 안 움직이냐!”

콰앙! 콰앙! 콰앙!

어느새 지셀이 대검을 들고 주변 몬스터들을 날리고 있었다. 기사들과 헌터들도 지셀이 다시 활약하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전투에 집중했다.

다들 카오르는 안중에도 없었다.

“……시발?”

지셀은 이미 코어를 2단계로 내리고 싸우는 중이었다. 더 이상 3단계를 지속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물론 2단계로도 트윈 헤드 오우거를 상대할 수는 있지만, 그는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카오르가 해결해야 했다.

“야! 멀쩡하면 영주가 대신…….”

카오르는 마저 따지지 못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숨 쉴 틈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공격을 이어 갔기 때문이다.

카아앙!

“크윽!”

막을 때마다 몸이 뒤로 쭉쭉 밀렸다. 막는 걸로는 안 된다. 피하면서 싸워야 했다.

뒤쪽의 공간은 다른 자들이 쓸어 버렸기에 비어 있었다. 카오르는 일단 뒤로 쭉 빠졌다.

“카아아아!”

트윈 헤드 오우거는 그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듯 바로 달려들었다.

“시발…… 저걸 도대체 어떻게…….”

몽둥이를 높이 들고 돌진하는 트윈 헤드 오우거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훨씬 더 위협적으로 다가왔다.

카오르는 자신도 모르게 공포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부우우웅!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몽둥이가 다시 공간을 가르며 내리찍혔다. 카오르는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 그 공격을 가까스로 피했다.

촤아아악!

카오르의 대검이 트윈 헤드 오우거의 옆구리를 갈랐다. 마나를 가득 담았지만 미치도록 질긴 가죽 덕분에 깊이 베이지 않았다.

결국 트윈 헤드 오우거의 분노만 더 부채질했을 뿐이었다.

“카아악!”

부우웅!

바로 엄청난 속도의 공격이 이어지자 카오르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 급하게 대검을 들어서 막았지만, 자세가 흐트러졌다.

콰아앙!

“크억!”

한 대 맞은 카오르는 그대로 날아가 다시 땅바닥을 굴렀다. 도무지 상대가 안 됐다.

‘아, 안 돼. 나는 절대 못 이겨.’

독기고 뭐고, 적이 상대할 만해야 부릴 수 있는 거다.

사실 그동안은 자신만만하고 의욕이 넘치긴 했다. 강한 자들과 함께 싸우니 겁이 날 게 없었다.

영주는 괴물 그 자체였고 나머지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길리언, 벨린다는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강자였고 바네사는 조건부 한정이지만 그 파괴력만큼은 영지에서 최강이라 할 수 있었다.

강한 적은 그들이 다 상대해 주니 카오르는 알게 모르게 독기가 빠지며 나태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진짜 현실을 마주하자 덜컥 겁이 나 버리고 말았다.

부웅! 부웅!

트윈 헤드 오우거의 공격은 멈출 줄을 몰랐다. 카오르는 최대한 거리를 벌리고 도망 다니며 외쳤다.

“영주! 난 못 이겨! 이런 괴물은 영주가 맡아줘야 한다고!”

순간 지셀의 목소리가 귀에 울렸다.

― 성장하고 싶으면 목숨을 걸고 싸워서 이겨라.

“젠장! 돈카드하고 목숨 걸고 싸워서 이겼잖아!”

― 그거 가지곤 안 돼. 이게 진짜로 목숨을 건 싸움이다.

“내 실력으로는 무리란 말이야! 도와 달라고!”

―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누구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을 스스로 넘어서야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이건 그냥 개죽음이라고! 이길 수 없는 상대로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이야!”

― 이길 수 있다니까. 이길 수 있으니까 맡기는 거다.

“젠장! 내가 도대체 어떻게!”

― 넌 지금 날 만나기 전보다 더 약해져 있다. 스스로 깨달아야 의미가 있는 거니까 잘해 봐라.

지셀은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카오르는 연신 욕을 하며 트윈 헤드 오우거의 공격을 피하기에만 바빴다.

분노, 억울함, 두려움, 굴욕 등 다양한 감정이 그를 잠식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말이 있었다.

‘나는 지금 약하다.’

분명 실력은 늘었지만, 이전보다 더 약해졌다. 지셀이 지적한 부분을 그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신체 능력 문제가 아니다. 북부의 미친개라 불리던 독기가 지셀과 함께할수록 빠질 대로 빠져 버린 게 문제였다.

예전처럼 악바리로 싸우고 목숨을 걸 필요가 없었다. 그의 곁에는 강한 동료들이 많았다.

의지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함께 하는 것도 나쁜 게 아니다. 그게 바로 동료니까.

하지만 그들을 믿고 스스로 나태해지는 것은 문제였다. 남은 것은 그저 더러운 성질뿐이었다.

‘젠장, 내가 어쩌다가 이따위로…….’

돈카드와 싸울 때도 느꼈지만, 자신은 쉽게 질리고 쉽게 나태해지는 성격이다. 문제가 코앞에 닥치면 그제야 마지못해 대응하는 성격이었다.

임기응변 능력이 좋아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살아왔다.

하지만 눈앞에 감당할 수 없는 문제가 닥치자 정신이 순식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카오르는 입술을 깨물었다. 힘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홀로 살아남기 위해 독기를 품고 살아왔다.

안락한 생활에 빠져 그나마 있던 장점마저 잃고 말았다.

‘죽인다.’

카오르가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에 살기가 깃들기 시작했다.

그저 질 것 같아 화가 났던 돈카드 때와는 달랐다. 트윈 헤드 오우거는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는 상대.

이것이 진짜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

콰앙!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몽둥이와 카오르의 대검이 처음으로 정면으로 맞붙었다.

카오르는 잔뜩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밀리는 건 여전했지만, 기세는 조금 전과는 비교도 못 할 정도로 달라졌다.

‘오늘이 내 마지막 싸움이다.’

그는 진심으로 그런 각오를 품었다. 그런 마음으로 대검을 휘둘렀다.

카앙! 카아앙!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피할 수 없다면 막았다. 카오르의 몸에 상처가 점점 늘어났다.

한 번 막을 때마다 몸이 날아가고 땅바닥을 구르기 일쑤였다. 겨우 피해서 공격을 성공시켜 봤자 치명적인 상처는 주지 못했다.

오히려 트윈 헤드 오우거의 분노만 더 강해질 뿐이었다.

“카아아아아!”

괴성만으로도 고막이 터질 거 같았다. 카오르는 이를 악물고 다시 한번 맞붙었다.

콰아앙!

몽둥이와 대검이 맞부딪치며 대검이 더 크게 튕겨 나갔다. 카오르가 다시 자세를 잡기도 전에 몽둥이가 날아왔다.

카오르는 급히 팔을 들어 날아오는 몽둥이를 막았다.

콰앙!

우드득!

“크헉!”

단 한 방에 마나를 두른 팔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러고도 해소되지 않고 남은 충격이 전신으로 퍼졌다.

직접적인 충격에 내장이 뒤틀렸는지 입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이쯤이면 정말 도망가거나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카오르는 더 이를 악물었다.

그의 눈은 이미 광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죽어!”

이제 방어는 포기했다. 카오르는 맞으면 그냥 죽겠다는 각오로 대부분의 마나를 대검에 집어넣었다.

방어를 도외시하고 오직 공격에 성공하겠다는 일념만 담아 검을 휘두르자, 강철과도 같던 가죽이 드디어 깊게 파였다.

카가가가각!

트윈 헤드 오우거의 가슴이 길게 베이며 어마어마한 피가 솟구쳐 나왔다.

“크아아아아악!”

트윈 헤드 오우거는 처음 맛보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마구잡이로 몽둥이를 휘둘렀다.

부우웅! 부웅!

동작이 더 커지자 그나마 피하기가 수월해졌다. 카오르는 다시 뒤로 빠져 틈을 노리기 시작했다.

그는 잡생각을 버렸다. 그저 피하고 막고 공격하는 단순한 행동만을 반복했다.

‘벽…….’

어느 순간부터 그의 눈에 트윈 헤드 오우거는 마치 그간 자신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벽처럼 보였다.

절대 넘을 수도, 부술 수도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거대한 벽.

목숨을 걸자 다시 독기가 피어올랐다. 독기가 오르니 두려움은 사라졌다.

이제 그의 머릿속에 남은 생각은 단 하나.

‘저 벽을 뚫겠다.’

카오르는 오직 그 일념으로 무거워진 몸을 계속 움직였다.

카앙!

벽은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게 느껴졌다.

카앙!

다시 쳐 봤지만 벽은 미동도 없이 서 있을 뿐이었다.

마치 너 따위는 영원히 나를 넘을 수 없다는 듯, 그렇게 고고하게 서 있을 뿐이었다.

‘크크크큭.’

카오르는 웃었다. 이제는 벽을 넘든 말든 상관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저 벽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카앙!

없다. 그저 무의미한 몸부림일 뿐이다.

카앙!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것밖에 방법이 없으니까. 목숨 따위야 이제 버려도 된다. 그저 오기가 생겨 계속 멈추지 않고 공격하는 것뿐이었다.

다시 지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너에게 부족했던 건 이미 다 가르쳐 줬다.

― 너는 조악하나마 스스로 얻은 깨달음이 있었다.

― 단지 그것들을 체화할 시간과 경험이 부족했을 뿐.

― 이제 그 모든 걸 하나로 모아라. 지금의 너라면 가능하다.

― 그리하면 너만의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화아악!

지셀이 가르쳐 준 검술의 기본.

그 가르침대로 검이 뻗어 나간다.

돈카드와 싸울 때 잠깐 엿보았던 경지가 다시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때와는 조금 달랐다. 그간 실전을 통해 얻은 감각과 지금 목숨을 걸고 싸우며 깨달은 감각이 지셀에게 배운 검술 위에 덮어 씌워졌다.

스르륵.

검로가 바뀌었다.

카오르가 목숨을 걸고 얻어 낸 깨달음이었다. 정석도 아니고 임기응변도 아닌, 그의 깨달음이 섞인 그만의 길.

그리고 그것은 벽에 있는 단 하나의 약점을 찾아 움직였다.

스윽.

‘베었다…….’

벽은 여전히 건재했다. 하지만 카오르의 검은 벽에 길고 긴 흠집을 남겼다.

흠집이 난 벽은 더 이상 무적이 아니었다. 지금은 비록 흠집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언젠가 벽을 부술 수 있는 단초가 되어 줄 것이다.

화아아악!

환상 속의 벽이 사라지고 카오르의 정신이 현실이 돌아왔다.

피투성이가 되어 검을 내지른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머리 두 개를 모두 잃고 서서히 쓰러지는 트윈 헤드 오우거의 몸뚱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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