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화 나를 믿어라. 내가 앞장설 테니. (2)
부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무섭게 왜 성벽을 열고 나간단 말인가? 안타깝게도 그는 그랜트만큼 전황을 파악할 능력이 없었다.
“밑에 있는 자들의 실력이 상당합니다. 저들이 죽을 때까지 싸우면 몬스터들의 숫자가 많이 줄어들 겁니다.”
남의 목숨을 대신 내놓자며 몸을 사리는 부관의 말에 그랜트가 입술을 실룩거렸다.
“당장 문을 열고 나갈 준비를 하지 않으면 네놈의 목부터 베겠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곳곳에 포진한 장교들이 그랜트의 명령을 전달하자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랜트는 전황을 조금 더 살펴본 뒤 다시 외쳤다.
“궁병들은 비행 몬스터와 외곽 쪽의 몬스터들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라! 아군이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공격하라!”
“나머지는 방패를 들고 몬스터들의 시선을 끈다! 공격은 헌터들에게 맡겨라!”
“빨리 움직여라! 당장 나가야 한다!”
쿠웅!
와아아아아!
요새의 문이 활짝 열린다. 튜리안의 병사들은 방패를 들고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궁병들은 바깥쪽에서 몰려드는 몬스터들을 집중적으로 사격했다.
이들 또한 오랜 시간 동안 몬스터들과 싸워 온 베테랑 병사들이었다. 지휘관의 명령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할 능력이 있었다.
요새의 문을 열고 병사들이 모두 나가자 성벽 위에 있던 헌터들이 외쳤다.
“그랜트! 뭐 하는 거야! 너도 미쳤어?”
“정신 차려! 갑자기 먼저 공격하니까 몬스터들이 밀리는 거라고!”
“몬스터들의 숫자를 봐! 결국 다 당하고 말 거야!”
무기를 챙겨 성벽에서 내려가던 그랜트가 그런 헌터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요새를 버리고 싸운다. 우리가 죽으면 너희도 죽는다. 죽기 싫으면 따라와서 싸우도록.”
“이, 이이익…….”
헌터들은 이도 저도 못 하는 상황이었다. 요새의 정규 병력까지 다 나가 버렸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따라가는 것과 도망가는 것, 둘뿐이었다.
그렇다고 도망가기도 쉽지 않았다. 요새의 반대쪽 문은 여전히 닫혀 있으니까. 어찌어찌 도망간다 해도 그 뒤가 문제다.
그랜트는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비웃음을 띤 채 마지막 말을 건넸다.
“너희들의 헌터 증명서와 동의서가 왕실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괜히 튜리안 왕국에서 모든 헌터들의 증명서와 동의서를 한 부 더 보관하는 게 아니다.
몬스터와 싸우지 않는 헌터는 튜리안 왕국에 필요 없다. 만약 여기서 도망간 게 걸린다면 이자들은 왕국의 모든 곳에서 출입이 금지될 것이다. 재수 없다면 잡혀 죽을 수도 있다.
“젠장! 우리도 싸우려고 했다고!”
싸울 마음이 있기에 성벽 위까지 온 게 아닌가. 그리고 싸워 본 경험도 있었다.
그들은 정말 열심히 싸울 생각이었다. 지셀이라는 미친놈이 갑자기 나타나서 지금까지의 전략을 바꿔 버리지 않았다면 말이다.
“가자, 다른 방법이 없어.”
한 헌터의 말에 다른 헌터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이곳이 아니면 자신들은 살아갈 곳이 없었다.
이유가 뭐든, 궁지에 몰리지 않는 이상 이딴 위험한 곳에 올 리가 없었으니까.
“에이, 시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지!”
“저 미친 새끼들이 잘 싸우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빨리 가자! 진형을 만들어야 해!”
헌터들도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이미 병사들은 방패를 들고 진형을 짠 상태였다.
요새 안에 있던 헌터들까지 모두 합류하자 몬스터들의 기세가 더 약해졌다. 지셀이 깊숙하게 들어가 날뛰고 있기에 요새 근처에 남은 몬스터는 적었기 때문이다.
먼저 싸우고 있던 헌터들은 새로 합류한 헌터들을 보며 웃었다.
“야, 이 쫄보 새끼들아. 밥 먹고 하는 일이 이건데 쫄아서 못 나오고 있었냐?”
“병신, 억지로 나온 주제에 말이 많네. 이제부터 내가 다 죽여 줄 테니까 보고 오줌이나 지리지 마라.”
거친 인사들이 오갔다. 하지만 헌터들은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대규모로 맞붙는 전투는 그들도 처음이다. 전투의 열기가 점점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그들이 의욕에 가득 차 싸울 수 있는 건 바로 지셀 덕분이었다. 그의 무지막지한 힘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지셀은 모든 병력이 합류하자 씨익 웃었다.
“더 빨리 왔어야지. 이제라도 정신들 차려서 다행이네.”
콰아아아앙!
대검을 휘둘러 주변의 몬스터를 날린 그는 뒤를 돌아보며 크게 외쳤다.
“병사들은 방어만 신경 쓰고 몬스터들의 시선을 끌어라! 헌터들은 나를 따라 일단 뒤로 물러난다!”
지셀은 그 말과 동시에 뒤로 훅 물러났다. 갑자기 목표가 없어진 몬스터들은 다시 흉포한 기세를 풍기며 앞으로 돌진했다.
“빨리 따라가!”
곳곳에서 펜리스 기사들의 외침이 울렸다. 그들은 전장에서 지셀의 말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걸 안다.
헌터들도 정신을 차리고 뒤로 빠지며 지셀을 우르르 따라갔다. 그러다 보니 튜리안의 병사들이 앞을 막는 형국이 되었다.
“어떻게 합니까!”
헌터들이 뒤로 빠지자 병사들이 당황했다. 전선의 앞을 막아야 하니 바로 빠질 수도 없었다.
그랜트는 금세 정신을 차리고 외쳤다. 지셀을 믿고 나온 거다. 그러니 끝까지 그의 지휘를 따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방어선을 길게 잡아라! 몬스터들의 시선은 우리가 끈다!”
철컹! 철컹! 철컹!
쿠오오오오오!
방패의 열이 길게 늘어졌다. 몬스터들은 앞을 막는 병사들을 거칠게 공격했다.
“크읏!”
별별 몬스터가 다 모인 상태였다. 당연히 방패 정도는 쉽게 뛰어넘는 몬스터들도 많았다.
“창병!”
푸욱! 푸욱! 푸욱!
그랜트는 가장 정석적인 방법으로 몬스터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상대는 인간이 아니다. 기괴한 신체 구조와 인간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것들도 많았다.
특히 비행 몬스터들은 진형을 무시하고 공중에서 공격하니 막기가 더 힘들었다.
따라 나온 후방의 일부 궁병들과 성벽 위의 궁병들이 열심히 요격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병사들은 방어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점점 밀려났다.
카아아아악!
“크윽!”
“조금씩 뒤로 물러나라!”
“헌터들은 뭐 하는 거야!”
병사들이 뒤로 조금씩 밀리자 방어선의 가운데가 움푹 파이게 됐다.
지셀은 그 모습을 보고 다시 말했다.
“좋아, 아직 잘 버티고 있군. 우리는 다시 공격한다.”
카오르가 옆에서 외쳤다.
“병사들이 밀리고 있잖아! 요!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요!”
지셀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가자.”
“어디로?”
“이제부터 한쪽만 팬다.”
콰앙!
지셀은 앞으로 튀어 나가며 다시 몬스터들을 대검으로 쪼개며 외쳤다.
“모두 나를 따라 좌측면을 돌파한다! 앞으로 나가는 몬스터들은 무시해라! 병사들이 막고 있을 것이다!”
지이이이잉!
지셀의 눈에 감돌던 붉은빛이 점차 진해졌다. 거대한 대검 또한 붉은 빛으로 감싸였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선명한 빛.
지셀은 지금 3단계의 코어를 활성화해 자신의 마나를 모두 뽑아내고 있었다.
콰아아아앙!
단 일격에 몬스터 수십 마리의 몸이 터져 사방으로 날아갔다. 지셀은 그대로 몬스터들의 좌측을 뚫으며 달려갔다.
“빨리 따라가! 저거 존나 빨라서 따라잡기도 힘들다고!”
카오르가 외치며 달려 나갔고 기사들도 이를 악물고 그 뒤를 따랐다.
“와아아아아아!”
헌터들도 지셀의 괴력에 고무되어 힘찬 함성을 내지르며 달려 나갔다.
콰아아앙! 콰앙!
카아아악!
몬스터들의 측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셀이 앞서 공간을 만들면 그 틈으로 기사들과 헌터들이 들어와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비행 몬스터들도 그들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했다.
푸욱!
수십 개의 창이 다시 떠올라 다가오는 비행 몬스터들을 뚫어 버렸기 때문이다.
몬스터의 수가 워낙 많으니 모든 비행 몬스터를 창으로 요격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하강한 비행 몬스터들은 기사들과 헌터들의 공격에 갈려 나갔다.
그들도 몬스터 몇 마리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는 실력자들이었다.
콰앙!
지셀의 대검은 멈출 줄을 몰랐다. 몬스터들은 한 수를 견디지 못하고 터져 나갔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잉―!
어느 순간 몇 개의 창이 지셀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푸욱! 푸욱! 푸욱!
창들은 주변의 몬스터들을 공격하고 다시 지셀의 곁으로 돌아왔다.
지셀은 일직선으로 달려 나가며 거리가 조금 떨어진 몬스터들은 그런 식으로 쓸어버렸다. 덕분에 기사들과 헌터들은 갈수록 더 수월하게 전투를 할 수 있었다.
카아아아아!
몬스터들의 비명이 끊임없이 울렸다. 후방에 모여 있던 몬스터 무리는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이것은 지셀이 즐겨 사용하는 측면 회전 전술이었다. 원래는 후방 측면에서의 공격에 취약한 상대 중보병을 공격하는 기병의 전술이다.
이 전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군대 전체가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훈련해야 했다.
상대도 상황에 따라 같은 기병으로 막을 수도 있고, 중앙 보병으로 정면을 뚫어 역으로 포위진을 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몬스터들은 전술 같은 건 모른다. 그냥 눈앞에 적이 있으면 싸우기만 바빴다. 그래서 오히려 인간의 전술이 더 잘 먹혔다.
몬스터들을 뚫을 수 있는 강자만 있다면 말이다.
“더 빨리 달려라! 방어진이 무너지기 전에 뒤를 친다!”
지셀이 크게 외치며 한쪽 발로 땅을 내리찍었다.
콰앙!
순간 땅이 흔들리며 주변의 몬스터들이 비틀거렸다. 그 엄청난 무위에 사람들은 경악했지만, 놀라고 있을 틈도 없었다.
지셀이 너무 빨리 움직여 따라가기도 바빴기 때문이다.
치이이이익!
몬스터들의 피를 뒤집어쓴 지셀의 몸에서 끊임없이 붉은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드드득!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울렸다.
사실 그의 몸도 편한 상태는 아니었다. 이미 3단계 코어를 활성화하며 무리를 한 상태였다.
예전보다는 마나를 더 강하게 증폭시키고, 증폭된 마나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상태를 영원히 이어 갈 수는 없다.
‘더, 더 빨리 밀어야 한다.’
평소였다면 힘을 적당히 분배하며 싸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튜리안의 병사들, 헌터들은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않았다. 통일된 군대가 아니다 보니 지셀의 전술을 제대로 따라오기 힘들다. 아무리 지셀이 지휘하더라도 한계가 있었다.
급하게 만든 방어선으로는 저 몬스터들을 제대로 막을 수 없었다. 아직 방어선이 버티는 동안 확실하고 빠르게 밀어 버려야 했다.
으드득.
그래서 지셀은 이를 악물며 몬스터들을 공격했다. 여기서 공세가 약해지면 몬스터들은 더 흉포하게 공격할 것이다.
콰앙! 콰앙!
주르륵.
어느 순간 지셀의 코에서 코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대검을 들고 있는 손도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계속 몬스터들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지셀의 뒤를 따르던 기사들과 헌터들은 그제야 어떻게 된 건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가…… 뒤를 치고 있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몰라! 그냥 일단 밀어!”
카아아악!
전방을 향해 달려가기만 하던 몬스터들은 뒤에서도 공격당하기 시작했다.
그랜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반전된 전황에 경탄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대단하다! 저 많은 몬스터들을 뚫고 뒤를 잡다니! 도대체 어떻게 여기서 이런 전술을!’
몬스터들은 지성이 없기에 얼핏 상대하기 쉬워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문제는 인간들보다 강인한 신체다. 약한 놈들은 약한 놈들대로 수가 많다.
기병 돌격이 아님에도 그 대군을 뚫어 내고 뒤를 점거한 것이다.
아쉬웠다. 애초부터 지셀을 믿고 빠르게 나가 진형을 갖추고 싸웠다면 피해도 훨씬 적고, 더 수월하게 싸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랜트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쉬워해 봐야 이미 지난 일이었다. 지금은 전투에만 집중해야 했다.
“조금 더 전진해라! 조금만 더 버텨라! 뒤에서 아군이 오고 있다!”
이 전술은 앞쪽에서 제대로 버텨 주어야 효과가 있다. 그래야 양쪽에서 압박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랜트의 외침에 병사들은 이를 악물고 다시 전진하기 시작했다.
카아아악!
몬스터들은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저 본능대로 뒤에 적이 나타나자 그대로 몸을 돌려 가까운 적부터 공격했다.
앞으로 몰려가던 몬스터들은 더 줄어들었다. 남은 절반이 몸을 돌리니 방어선은 다시 복구되기 시작했다.
콰아아앙!
지셀은 마지막 힘까지 짜내며 계속 선두에서 몬스터들을 척살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몬스터들의 수는 점점 더 크게 줄어들고 있었다.
그런 지셀의 모습을 보며 한 헌터가 크게 외쳤다.
“우리도 더 힘을 내자고!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돼!”
지셀 덕분에 아직 힘이 남아도는 기사들과 헌터들이 이제 큰 도움이 되었다.
그들은 우르르 몰려가며 닥치는 대로 몬스터들을 죽여 나갔다.
그리고 그 모습은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몬스터의 시선을 끌게 되었다.
“크르륵.”
몬스터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게 덩치가 크고, 머리가 두 개 달린 놈이 있었다.
바로 트윈 헤드 오우거였다.
몬스터 웨이브에는 항상 몬스터 무리를 이끌고 오는 대장 격인 놈이 하나 있다. 이번 웨이브의 우두머리는 트윈 헤드 오우거가 분명했다.
최후방에 있던 놈이 그 흉포한 본성에 못 이겨 같은 몬스터들까지 짓밟으며 앞으로 달려 나오고 있었으니까.
“크아아아아!”
트윈 헤드 오우거는 뒤를 돌아보며 괴성을 질렀다.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그 충격에 비틀거리며 물러날 정도였다.
트윈 헤드 오우거는 머리가 두 개인 놈답게 다른 몬스터보다는 지능이 높다. 정확히 어떻게 당했는지는 몰라도,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빠졌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는 그 덩치에 걸맞은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있었다. 몽둥이라고 해도, 그냥 두껍고 큰 나무를 뽑아서 대충 손에 쥘 수 있게 만든 것에 불과했다.
쿠웅! 쿠웅! 쿠웅!
트윈 헤드 오우거가 다시 뒤쪽을 향해 달려오자 공격하던 기사들과 헌터들은 찔끔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트윈 헤드 오우거가 달려오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이 튕겨 나가고 있었다. 놈은 자신이 가는 길에 방해가 되면 몬스터들도 그냥 몽둥이로 날려 버리며 오고 있었다.
“뒤로 빠지자!”
“괴물은 괴물한테 맡기자고!”
“주변에 자잘한 놈들부터 잡아!”
헌터들은 지셀을 바라보며 주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저런 엄청난 괴물과 대놓고 맞붙을 사람은 없었다.
이곳에서 저 괴물을 상대할 수 있는 자는 단 한 명뿐이다.
펜리스의 기사들도 지셀을 바라보며 외쳤다.
“영주님, 부탁드립니다!”
“저 정도야 우리 영주님한테는 전혀 문제없지!”
“자, 빨리 편히 싸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드리자고!”
지셀은 수천의 몬스터들을 단신으로 뚫고 왔다. 트윈 헤드 오우거 정도야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약할 때도, 저것보다 더 무서운 블러드 퓌톤을 잡지 않았는가.
다들 별 걱정하지 않는 표정으로 웃었다. 역시 괴물 같은 자가 아군으로 있으면 싸울 때 걱정이 없다.
지셀은 주변에 있는 자들을 둘러보았다. 다들 얼굴 한가득 기대감이 들어차 있었다.
든든하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는 그들을 보며 지셀도 씨익 웃었다.
그리고…….
“쿨럭!”
바로 피를 토해 내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
그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이 전부 창백하게 질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