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6화 약점만 공격하면 돼. (1)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반년 내로 10만 마리를 잡으려면 도대체 하루에 얼마나 잡아야 할까?
초급 기사인 자신들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
침묵을 지키던 기사들은 카오르를 바라보았다.
저놈이 발작을 해야 하는데 반응이 없었다. 뭔가 자신 있다는 듯 건방지게 고개만 바짝 들고 있을 뿐이었다. 표정을 보니 이미 언질을 받은 것 같았다.
‘하긴 저 새끼도 미친놈이니까.’
‘자기는 10만 마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보지?’
하지만 자신들은 보통 사람, 정상인이다. 말이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서 기사들은 카오르 대신 발작을 했다.
“아니! 그게 말이 됩니까? 우리 실력으로 반년 만에 어떻게 10만 마리를 잡냐고요!”
“세상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합니까?”
“우리는 초급 기사입니다! 배려해 주세요!”
지셀은 들은 체도 안 하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해 봤어?”
“그딴 건 안 해 봐도 알잖아요!”
“잡을 수 있으니까 잡으라는 거지. 안 되는 게 어딨어? 지금까지 안 된 게 있었어?”
기사들은 그 말에는 차마 반박하지 못하고 공격 방향을 바꾸었다.
설사 수련을 통해 더 강해져서 잡을 수는 있다 치자. 그래도 다른 문제가 있었다.
“몬스터가 10만 마리나 살긴 해요?”
“살아. 그림자 산맥은 무척 깊고 넓다. 이쪽에 몬스터가 없어지면 계속 다른 데서 기어 나올 거야.”
지셀은 확신 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몬스터가 새로 차는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수가 줄어든 거 같으면 옆의 산으로 가서라도 잡아라. 거기도 없으면 그 옆에 가 보고. 어떻게든 찾아내서 잡아.”
“…….”
“반년 내로 몬스터 10만 마리 분량의 가죽을 보내라. 힘줄도 최대한 확보해서 보내고. 열심히 하면 다 할 수 있어. 분량만 채우면 다른 기사들과 교대해 주겠다.”
역시 언제나 그랬듯 영주는 말이 안 통했다. 그래서 기사들은 살짝 강도 낮은 협박을 시도했다.
“저기…… 우리가 수량 못 채우고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괜찮아. 죽을 때까지 대륙을 떠돌며 숨어 살고 싶으면 도망가도 좋다. 참고로 나는 매우 집요한 성격이다.”
그건 잘 알고 있다. 한 번 꽂히면 무조건 밀어붙이는 꼴을 몇 번이나 봤으니까. 도망가면 죽을 때까지 추적자를 보낼 게 분명하다.
기사들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애원했다.
“……우리 실력이 정말 그렇게는 안 될 거 같습니다.”
“계속 무지막지하게 싸우다 보면 돼. 나도 여기서 그렇게 수련했거든.”
지셀은 씨익 웃었다. 그는 이곳에 정말 특별한 추억이 있었다.
전생에 용병왕이라는 칭호를 얻기 전, 그의 별명은 ‘그림자 산맥의 학살자’였다.
‘아, 그때 참 많이도 잡았지.’
한창 분노에 타올라 끝없이 싸움을 찾아다닌 적이 있었다. 빠르게 실력을 올리는 데는 목숨을 건 전투만이 답이었기 때문이다.
마수의 숲은 델파인 공작가가 개척하고 있어 갈 수가 없었다. 그 대안으로 찾은 곳이 바로 그림자 산맥이었다.
몇 년을 이곳에서 수련하면서 살았다. 몬스터를 어찌나 많이 잡았는지 산맥 일부가 텅텅 빈 적도 있었다.
‘나중에도 수하들하고 용돈 벌러 종종 오긴 했지.’
지금 생각하면 나름 즐거운 기억이긴 했다. 새로운 수하들과 다시 온 지금도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 즐거웠다.
즐거운 건 즐거운 거고 수련은 수련이다.
‘다들 죽어라 굴러 보자고.’
무조건 싸우면 된다는 지셀의 말에 기사들은 긴가민가한 표정을 지었다.
단위 자체가 너무 높은 데다 지셀이 자신 있게 얘기하니 실감이 안 났기 때문이다.
‘그냥 열심히 하자는 뜻이겠지?’
‘우리 영주님이 원래 스케일이 좀 크잖아.’
‘그래, 그냥 목표를 크게 잡은 걸 거야.’
그런 희망을 품으면서도 불안한 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간 지셀이 한 일들이 모두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우물쭈물하는 기사들을 보며 지셀이 말했다.
“쫄지 마, 하면 다 돼. 바로 사냥하러 나갈 거니까 다들 무기 챙겨.”
지셀의 말에 기사들이 거대한 나무 상자를 수십 개 가져와 내려놓았다.
상자에는 거대한 양손 대검이 들어 있었다. 어지간한 몬스터는 한 대 맞으면 대가리가 깨지거나 날아갈 정도의 크기였다.
쿠웅!
지셀은 한 손으로 대검을 잡고 바닥을 찍으며 웃었다.
“자, 이제 출발하자고. 몬스터들 대가리 깨부수러.”
* * *
출발하기 전, 지셀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오히려 도심지 안쪽으로 움직였다.
카오르가 그런 지셀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요새 밖으로 가려면 반대쪽으로 가야 하는데요.”
“인력소.”
“왜요? 여기서도 사람을 구할 수 있어요?”
“몬스터 사냥한 걸 우리가 다 들고 다닐 수는 없잖아? 대신 해체하고 부산물을 챙겨 올 사람이 필요하니까. 짐꾼들을 구할 거야.”
“아하.”
카오르와 기사들은 금세 이해했다. 짐을 잔뜩 들고 다니면 전투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냥을 많이 할수록 짐도 늘어날 테니 이동에도 많은 제약이 생길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헌터들 말고 그런 짐꾼들도 많이 있어요?”
“그럼, 돈이 벌리는 곳에는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니까.”
“크, 우리 영주님은 모르는 게 없네. 역시 북부의 돈벌레……. 컥!”
한 대 얻어맞은 카오르는 눈을 비비며 얌전히 지셀을 따라갔다.
이곳에는 지셀의 말처럼 돈을 벌려고 모이는 사람들이 많다. 주로 헌터들이 사냥하면 그것을 처리해 주는 상인들과 여러 허드렛일을 대신해 주는 사람들이었다.
또는 싸우지 않고 돈을 벌려는 헌터들도 존재했다.
사람들에게 무언가 필요해지면 그걸 노리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 세상의 이치다.
몇몇 상단들은 물건만 처리해 주는 게 아니라 아예 전문적인 인력소까지 차려 짐꾼 고용도 맡아 주고 있었다.
카오르와 기사들은 요새 중심부에 도착하자 눈을 크게 뜨며 감탄했다.
“와, 여기 사람 엄청 많네요?”
“북부의 큰 도시들과 비교해도 다를 게 없는데?”
“더 더러운 것만 빼면 말이야.”
요새가 크다 보니 그 중심은 어지간한 도시의 상업 지구와 맞먹을 정도로 발전이 되어 있었다.
즐비한 상점들 사이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고팔고 있었다. 몬스터의 부산물들을 해체하는 작업장도 곳곳에 있었다.
인원이 적은 그룹이나 개인 헌터들은 이곳에서 파티를 찾기도 한다.
헌터들의 사냥에 짐꾼들은 필수였기에 인력소 주변은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무척이나 시끄러웠다.
“경력 5년의 베테랑 짐꾼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직 헌터라 급할 때 전투가 가능합니다!”
“S급 헌터가 힘을 숨기고 짐꾼을 함!”
지셀은 적당히 큰 인력소를 찾아가 바쁘게 움직이는 직원에게 말했다.
“100명 고용할게.”
“네! 10명이요! 잠시만요! 금방 데리고 오겠습니다.”
“100명이라고.”
“네? 100명이요?”
직원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헌터들이 평균적으로 고용하는 짐꾼의 수는 10명 정도다. 어차피 사냥을 오래 하기 힘들어서 그 이상은 고용해 봐야 이득이 없다.
짐꾼을 많이 고용하는 건 세력이 꽤 큰 헌터 길드나 대규모 파티들뿐이다.
직원은 지셀을 위아래로 잠시 훑어보다가 다시 물었다.
“어디 전쟁이라도 나가십니까?”
“한 번에 많이 가져오는 게 내 신조다. 우리 인원이 좀 많거든.”
밖에서 대검을 들고 대기하고 있는 50여 명의 인원을 확인하고 인력소 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지금 30명 정도밖에 없는데요.”
“다 고용할게.”
지셀은 그렇게 인력소를 돌며 100명을 채웠다. 기사들까지 포함해 150여 명의 인원이 움직이자 헌터들은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었다.
“저놈들 온 지 얼마 안 되지 않았어?”
“이곳 지리도 제대로 모를 텐데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
“실력은 제법 있는 놈들 같은데 욕심이 과하네. 저런 놈들이 제일 먼저 죽는 거지.”
“얼마나 잡아 오는지 한번 지켜보자고. 아마 반도 못 채우겠지만. 으하하하!”
헌터들의 비웃음과 웅성거림을 뒤로 하고 지셀은 의기양양하게 움직였다.
짐꾼들도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인원이 많아 조금은 안심하는 듯했다.
“자자, 빨리 가자. 좋은 사냥터는 우리가 먼저 다 쓸어 버려야지.”
몬스터의 영역을 헌터들은 사냥터라고 부른다. 사냥터는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사냥하기 좋은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한 사냥터에 먼저 자리를 잡은 파티가 있으면 자리를 피해 주는 게 암묵적인 룰이었다.
물론 그곳에 있던 파티를 모조리 죽여도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머물러도 상관없기는 하다.
카오르가 지셀에게 다시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좋은 사냥터란 게 있습니까? 어차피 토벌하면 그걸로 끝 아닙니까?”
“며칠만 지나면 그 자리가 금방 다시 차거든. 뭐 몬스터 종류는 조금 달라지지만 말이야. 어쨌든 수상할 정도로 몬스터가 많은 곳이지.”
“와, 신기하네. 진짜 몬스터가 많긴 많나 봅니다. 그런데 영주님은 그걸 어떻게 다 압니까?”
지셀은 대답하지 않고 그냥 웃어넘겼다. 이곳에서 오래 지낸 헌터들은 당연히 아는 상식이었다.
사실 자신도 전생에 자주 와 봤기에 알고 있을 뿐이다. 전생에도 그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요새의 거대한 문 앞에는 수많은 수레와 마부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헌터들을 편하게 산 초입까지 안내해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산으로 들어가야 하니 말을 끌고 갈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산까지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꽤 된다.
몬스터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산 바로 밑에 요새를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냥이 끝나고 몬스터들의 부산물까지 전부 가지고 올 때는 더 힘들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런 상황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사람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산 초입까지 기본요금 인당 5실버!”
“가장 빠르고 편하게 모시겠습니다!”
“S급 헌터가 힘을 숨기고 마부를 함!”
카오르와 기사들은 그 모습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진짜 여기는 별게 다 있네.”
위험한 곳에서 살아가려면 환경에 맞춰 빠르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 그림자 산맥에 세워진 요새들은 전부 사냥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일행은 모두 마차인 척하는 큰 수레 몇 대에 나눠 올라타 움직였다. 산에 들어갈 때는 이렇게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물론 돌아올 때도 이렇게 편하게 올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위험에 빠지기 싫어하는 마부들은 손님들을 내려주자마자 돌아가고, 산 밑에 남아 있는 사람은 더 큰돈을 벌고 싶어 하는 자들뿐이니까.
두두두두!
말들이 힘차게 달렸다. 달리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수레는 엉망진창으로 흔들렸다.
덜컹! 덜컹! 덜컹!
승차감이 더럽게 안 좋았다. 그냥 짐과 사람을 최대한 많이 옮길 수 있게 수레를 개조한 마차라서 그렇다.
“빠르게 모시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쇼!”
마부들은 많은 손님을 한 번에 받아 기분 좋게 달렸다. 그들은 알아서 가장 가까운 산의 초입으로 향했다.
헌터들이 자주 가는 지역은 정해져 있으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쪽으로 가는 게 정석이었다.
그런데 선두 마차에 탄 지셀이 마부에게 말했다.
“방향 돌려. 거기 말고 내가 가리키는 쪽으로 가.”
“네? 왜요?”
“원래 가던 곳은 다른 헌터들도 사냥하고 있을 거 아냐. 거의 매일 잡으니 몬스터도 조금 줄어 있을 테고.”
“헐?”
마부는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가려고 했던 곳도 위험한 편이었다. 헌터들이 자주 가는 곳도 그런데 다른 곳은 더 위험할 게 당연했다.
지속적인 토벌이 되지 않아 몬스터가 훨씬 더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 가는 곳도 몬스터가 많습니다! 그곳이 요새로 몬스터들이 가장 많이 내려오는 길입니다! 그래서 헌터들도 그곳에서 가장 많이 사냥하고요!”
“손님이 가자는데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여기 처음 오시죠? 뭐 하러 굳이 더 위험한 곳에 갑니까! 제가 그냥 안내해 드릴게요!”
“처음 아니거든? 더 많이 잡으려고 그런 거니까 빨리 방향 틀어라. 마차 부순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안 통한다. 마부는 지셀의 억지에 결국 방향을 틀고 말았다.
“저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돌아갈 겁니다!”
“그래라.”
짐꾼들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지형을 잘 모르는 곳으로 가면 혹시나 위험한 일이 있어도 피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셀과 기사들은 전혀 걱정할 게 없다는 표정이었다.
지셀은 경험이 많아서였고 기사들은 아직도 아무 생각이 없어서였다. 실감도 안 났고.
마침내 마차가 멈춘 곳은 차디찬 바람이 불어오는 으스스한 장소였다. 산맥의 거대한 그림자가 모두를 무겁게 내리누르는 듯했다.
이제 이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수많은 몬스터들과 상대해야 한다. 미지의 위협을 눈앞에 두고 기사들도 드디어 긴장과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지셀은 마차에서 훌쩍 내리며 웃었다.
“자자, 여기 몬스터 많으니까 빨리 가서 쓸어 버리면서 수련하자고. 마수의 숲처럼 기괴한 놈들은 거의 없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그냥 숫자가 좀 많을 뿐이지.”
마차에서 내린 지셀의 말이 끝나자마자 몬스터의 괴성이 들려왔다.
카아아아악!
“…….”
기사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아직 산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반갑다는 듯이 몬스터들이 알아서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우와아아악! 벌써 몬스터가 나타나다니!”
나타난 몬스터는 아울베어 무리였다. 곰의 몸에 올빼미의 머리가 달린,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을 훌쩍 넘는 키와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흉포한 몬스터.
“아울베어가 내려왔다!”
“여기 오면 안 됐다니까! 왜 말을 안 들어!”
마부들과 짐꾼들은 혼비백산했다. 달려오는 아울베어는 어림잡아 봐도 수십 마리나 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힘을 숨겼다던 전직 헌터 짐꾼은 바로 도망가려고 다시 수레에 올라타 외쳤다.
“뭐 해! 일단 도망가자고! 너무 많잖아!”
그 말에 모두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마부들이야 도망가도 괜찮지만, 짐꾼들은 이미 돈을 받았다.
이대로 도망가면 앞으로 일을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달려오는 아울베어 무리를 보며 기사들도 잠깐 찔끔하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아울베어가 산에서 내려와?’
‘여기 뭐 하는 곳이지? 진짜 이런 곳에서 수련을 한다고?’
‘마수의 숲만큼 지랄 맞은 곳이 분명해.’
아울베어는 원래 깊은 산속에서 산다. 이렇게 산밑까지 내려오는 건 영역 싸움에서 밀렸거나 미쳤다는 뜻이다.
카아아악!
선두에 선 아울베어는 무리 중에서 가장 크고 빨랐다. 다른 아울베어들이 못 쫓아올 정도였다.
과연 진짜 미친 거였는지 입에서는 더러운 액체를 질질 흘리고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지셀은 잘됐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이야, 처음부터 좋은 가죽을 얻을 수 있겠네. 다들 잘 봐라. 이제부터 쉽게 몬스터를 죽이고 가죽을 깔끔하게 얻는 방법을 알려 주겠다. 몬스터들의 약점만 공격하면 돼.”
자신만만한 지셀의 말에 기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몬스터든 약점을 알고 공략을 알면 쉬워진다.
마부들과 짐꾼들도 잠시 멈칫했다. 지셀의 모습이 너무 여유만만해서였다.
강한 헌터들은 홀로 수십의 몬스터도 상대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이 혹시나 하고 들었다.
지셀은 손을 들고 크게 외쳤다.
“모두 전투 준비!”
철컹! 철컹! 철컹!
기사들이 대검을 들고 전투 준비를 했다. 물론 먼저 뛰어나가진 않았다.
지셀이 먼저 약점을 공략하는 걸 보여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스으윽.
지셀의 눈이 붉어진다. 눈만 보면 아울베어가 미친 건지, 지셀이 미친 건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콰앙!
지셀이 마나를 폭발시키며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