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화 오래오래 데리고 있어야지. (1)
“살려 주십시오!”
“저희들은 영지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이러시면 안 되는 겁니다!”
카발디 백작의 가신들이 울부짖었지만 지셀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그리고 길리언을 비롯한 펜리스의 기사들도 이런 상황에 익숙했다.
이미 디갈드 백작령을 점령하며 대규모 숙청을 벌여 봤기 때문이다.
“으아아아아! 제발 살려 줘!”
“나는 귀족이란 말이다! 놔라! 당장 놓으란 말이다!”
“이 법도도 모르는 망나니 새끼야!”
가신들은 울부짖으며 끌려 나갔다. 길리언과 기사들이 나가자 벨린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도련님, 정말 괜찮겠어요? 우리 펜리스보다 훨씬 더 넓은 영지인데 행정력이 굉장히 부족할 거예요.”
“상관없어. 오히려 데리고 있으면 나중에 더 큰 사고를 칠 놈들이니까.”
만약 클로드를 비롯한 펜리스의 관리들이 있었다면 기겁을 하며 지셀을 말렸을 것이다.
벨린다의 말대로 백작령을 관리하려면 기존보다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셀은 그들을 살려 둘 마음이 전혀 없었다.
이곳의 가신들은 전부 데스몬드 백작과 한패나 마찬가지다.
데리고 있어 봤자 기회가 되면 언제든 배신을 할 게 뻔했다. 당장 힘들더라도 쳐낼 때는 확실하게 쳐내야 했다.
“일단 벨린다가 사람들을 이끌고 여기 가신들 재산을 전부 몰수해 줘. 나머지 정리는 클로드가 오면 진행할 테니까. 병사들에게도 함부로 영지민들을 건들지 말라고 전해 주고.”
“알겠어요.”
카발디의 영지민들은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었다. 새로 온 침략자가 어떤 성향이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카발디 백작에게 워낙 시달리고 살았으니 경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펜리스의 점령군은 묵묵히 자신들의 일만 할 뿐이었다.
전장을 정리하고 카발디 백작과 가신들의 재산을 확인한 뒤 지키고 있는 게 전부였다.
그 상태로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클로드가 몇 명의 관리들을 이끌고 도착했다.
“여, 클로드 어서 오고.”
“으하하하! 이겼군요! 정말 이기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매일같이 걱정만 하고 있던 클로드는 지셀을 보자마자 오두방정을 떨며 기뻐했다.
그 모습을 본 지셀이 피식 웃었다.
“좋냐?”
“아, 좋지요! 백작령을 차지하다니! 그것도 북부 최대의 철광석 산지를 우리가 차지한 거 아닙니까!”
“처음에는 반대했잖아?”
“그거야 질까 봐 그랬죠. 공작가에서 어떻게 나올지 후환도 무섭고요.”
“지금은 안 무섭고?”
“솔직히 그건 지금도 무서운데, 이미 벌어진 일을 뭐 어쩌겠습니까?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할래요.”
클로드는 해맑게 답했다. 어차피 지셀은 자신이 합류하기 전부터 공작가와 척진 상태였다.
이제 와서 관계를 회복할 수도 없으니, 순수하게 그냥 얻은 것만 기뻐하기로 했다.
넓어진 영토와 자원, 인구들까지. 영지를 운영하는 자라면 누구라도 기뻐할 만했다.
클로드의 너스레에 다시 웃은 지셀이 말을 이었다.
“어때? 이제 내 실력을 좀 믿겠어?”
“네, 네. 믿습니다. 2전 2승, 승률 100%이시죠. 영주님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지셀은 혀를 찼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아냥거리는 거 같지만, 기쁜 날이니만큼 따지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래, 일단 영지의 현황부터 파악해 봐. 바로 안정화와 개발에 들어가야 하니 최대한 빠르게 말이야. 카발디 백작과 가신들의 재산도 벨린다가 다 챙겨 놨을 거야.”
“맡겨 주십쇼! 당장 시작하겠습니다!”
신나게 대답한 클로드는 바로 관리들을 이끌고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카발디 백작의 개인 재산을 확인한 클로드의 입이 커다랗게 벌어졌다.
“대, 대, 대, 대박이다! 미쳤다! 미쳤어!”
금화와 예술품들이 창고가 터질 정도로 쌓여 있었다. 북부의 철광석을 독점하며 쌓아 온 재산은 과연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클로드는 자신도 모르게 금화를 잔뜩 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중얼거렸다.
“나, 나는 이제 부자다! 아니, 우리 영지가 부자……. 헛!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흠칫 놀라 뒤를 돌아보니 웬디를 비롯한 관리들이 경멸 어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 오해야.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그간 너무 없이 살아서 나도 모르게 그만…….”
따가운 눈초리에 클로드는 시무룩하게 금화를 원래 자리에 놓으며 말했다.
“일단 재산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도록. 한 푼이라도 빼돌리다가 걸리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알겠습니다.”
하급 관리 몇 명이 카발디 백작의 재산 목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클로드는 몰수한 가신들의 재산도 확인했다.
“허어, 미친놈들이었네.”
가신들이 숨겨 둔 재산도 만만치 않게 많았다.
얼마나 영지민들을 수탈하고 뇌물을 처먹어야 이렇게 모을 수 있을까?
클로드는 돈 한 푼 안 받고 노예로서 청렴결백하게 살아온 사람으로서…… 솔직히 정말 부러웠다.
이래서 다들 나쁜 짓 하고 사는가 보다.
“끄응, 여기도 빨리 파악해서 보고하도록. 이놈들 나중에 일 시키려면 아주 정신교육을 단단히 해야겠어.”
그냥 다 감옥에서 썩게 놔두고 싶지만 고양이 손이라도 아쉬운 상태다. 행정력이 부족하니 노예로 만들어서라도 써야 할 판이었다.
그렇게 미련을 떨친 클로드는 이번에 군수 창고들을 확인하러 움직였다.
“미친……. 이 정도였단 말이야?”
넘치는 금은보화도 대단했지만, 수많은 창고에 쌓여 있는 철광석과 철괴들은 그 이상이었다.
괜히 이곳이 북부 최대의 철광석 산지라 불린 게 아니었다. 아마 다른 영주들도 카발디 백작이 이렇게 쌓아 놓은 줄은 몰랐을 것이다.
이런 재산과 자원을 가지고도 가뭄 때문에 굶고 있었다니, 정말 세상일이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넋이 나가 있던 클로드는 곧 크게 웃으며 기뻐했다.
“고급 무장까지 이렇게 많다니! 우리 병사들도 이제 거지같이 안 입어도 되겠구나! 우와아아아!”
아예 영지의 모든 병력을 중보병으로 무장시킬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다른 창고들도 빠르게 둘러본 클로드는 바로 임시 집무실에서 카발디 백작령의 행정 문건들을 확인했다.
“오오, 생각보다 더 많았잖아?”
제련 기술이 발달한 만큼 대장장이와 기술자들도 다른 영지보다 훨씬 많았다.
카발디 백작도 철광석의 중요함을 알았는지 광부들과 대장장이 등의 기술자는 꼼꼼하게 파악해서 관리하고 있었다.
“다른 서류들도 가져와 봐!”
클로드는 쌓이는 서류들을 확인하면서 연신 감탄을 내질렀다.
아무리 북부의 척박한 영지라 해도 과연 백작령은 백작령이었다. 카발디 백작령은 작은 남작령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인구가 많았다.
영토가 넓어진 것도 좋지만, 인구가 늘어난 것이 훨씬 큰 이득이었다. 부족한 노동력도 채울 수 있고 병력도 지금보다 더 모을 수 있을 터였다.
“시바! 데스몬드랑 같이 공작가도 다 오라고 해! 덤벼!”
클로드의 간덩이가 순식간에 부어 버렸다.
인구와 자원이 늘어나니 자신감이 붙은 것이다.
실제로 싸우면 힘도 써 보지 못하고 지긋하게 밟히겠지만, 지금은 그런 냉정한 판단이 들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
어느 정도 파악을 끝내자마자 클로드는 바로 지셀에게 달려갔다.
“영주니임! 우리 대단한 영주님! 바로 영지 안정화 작업에 들어가겠습니다!”
“오, 좋아. 확인해 보니 어때?”
“대박입니다! 이 정도면 영지의 전력을 훨씬 더 빨리 올릴 수 있습니다! 땅도 넓어졌으니 시설도 많이 지을 수 있고요! 일단 광부들과 영지민들의 처우부터 개선해 주고 생산력을 더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그래, 언제나 시간은 부족한 거 알지? 빨리빨리 처리해 보자고.”
“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이곳의 가신들은 어디에 가뒀습니까? 그놈들 엄청나게 처먹었더라고요! 제가 노예로 만들어서라도 확실히 정신 교육을 시키겠습니다!”
“그놈들은 왜?”
“아무래도 그들이 영지 사정을 잘 아니 제 밑에 두고 쓰려고요. 이 정도 크기면 지금 펜리스의 행정력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거든요.”
“……어, 그래. 하급 관리들은 감옥에 있어. 첩자는 없는 거 같으니 다 풀어 줄게. 알아서 데려다 써.”
“하급 관리들 말고 원래 중책을 맡았던 가신들은요? 그들도 같이 있습니까? 총관이나 재무관, 무관장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
“영주님?”
“죽었어.”
“……말이란 게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입니다. 사정이 있어서 죽었습니까? 아니면 죽였습니까?”
“죽였어.”
깔끔한 대답에 클로드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요?”
“다 데스몬드에 넘어간 놈들이었거든. 그놈들이 괜히 돈 많은 게 아니야.”
“끄응…….”
클로드는 머리를 벅벅 긁다가 고개를 푹 숙였다.
데스몬드에 넘어간 놈들이면 다 죽이는 게 맞긴 하다. 하지만 지금 펜리스의 관리들은 원래 영지를 운영하기도 바쁘다.
“좆됐다……. 우린 진심 다 뒤졌다…….”
클로드는 사색이 되어 중얼거렸다.
지금도 일이 넘쳐서 쉬지도 못하고 있는데 이 넓은 백작령을 어떻게 운영하란 말인가?
기쁨이 싹 날아가고 현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몸만 배배 꼬며 어쩔 줄 모르는 클로드에게 지셀이 말했다.
“일단 바쁜 것부터 처리하고 생각을 해 보자고. 지금은 고민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알겠습니다. 먼저 식량을 풀고 영지민들부터 달래겠습니다.”
클로드는 눈물을 머금고 물러났다.
가신들을 죽인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영주의 말 자체는 맞는 말이다. 한시가 급한데 고민만 하고 있어 봤자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일단은 죽어라 달려 보는 수밖에.
* * *
“와, 진짜 엉망이네, 엉망이야. 도대체 관리를 어떻게 한 거야?”
클로드는 눈앞에 있는 비쩍 마른 광부들을 보며 혀를 찼다.
창고에는 재물이 가득 쌓여 있었지만, 정작 백작령의 사람들은 다들 죽기 직전이었다.
광부들은 두려움과 적개심이 섞인 눈으로 클로드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뒤에 있는 수레들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식량……. 식량이다…….’
‘다른 곳에서 뺏어 온 건가?’
‘우리는 더 이상 뺏길 것도 없는데…….’
광부들은 그나마 다른 영지민들보다 나은 대접을 받는 편이었다.
철광석을 캐 오는 광부들이야말로 이 영지의 부강함을 지탱하는 근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뭄이 오고, 전쟁이 시작되자 이들에게 지원되던 물자도 끊겼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마저 군대에 모두 뺏기고 말았다.
‘개자식들…….’
‘너희들이 쳐들어오지만 않았어도…….’
‘더러운 침략자 새끼들!’
광부들은 눈치를 보면서도 남모르게 이를 갈았다.
원래는 악덕 영주인 카발디 백작을 욕하는 게 정상이고 그렇게 살아왔다.
하지만 침략자들 때문에 상황이 더 안 좋아졌으니 적개심이 절로 피어났다.
저 식량을 자신들에게 나눠 줄 거라고는 기대도 하지도 않았다. 가뭄이 워낙 심해 귀족들도 곤경에 빠진 걸 다들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들로서는 침략군이 이렇게 영지를 돌며 그나마 있는 것도 다 뺏어 가는 줄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광부들의 모습을 보며 클로드는 피식 웃었다.
‘아휴, 처음엔 다 그렇지 뭐.’
펜리스 영지의 사람들도 이렇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적개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었다.
악덕 영주에게 시달리는 영지민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클로드가 뒤에 있는 병사들에게 손짓했다.
“식량부터 나눠 줘라. 넉넉하게들 줘. 아 참, 고기는 거의 없다. 그건 요새 정말 구하기가 힘들거든.”
광부들은 밀가루가 가득 찬 자루와 약간의 부식을 받고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힘든 시기에 식량을 나눠 준다고? 원래 그쪽에서 빼앗아 가는 게 정상 아닌가?
광부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굳어 있자 클로드가 능청을 떨었다.
“왜? 부족해? 야야, 한 자루씩 더 줘라. 그냥 팍팍 나눠 줘. 아끼다가 다 썩겠어.”
“헉!”
클로드의 말에 광부들은 숨을 들이켜며 놀라고 말았다.
지금 받은 것도 꿈만 같은데 더 준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병사들이 다가와 밀 포대를 한 자루씩 더 나눠 주자 광부들은 바로 바닥에 엎드리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절절함이 느껴지는 감사 인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클로드는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카발디 백작이 사람들을 얼마나 굴려 댔길래 다들 노예와 다를 게 없는 모습을 보인단 말인가?
“쯧쯧쯧, 이러니 북부의 귀족들이 독하다는 말을 듣지. 그러고 보니 페르디움 백작님이 정말 대단하다니까. 그렇게 힘들게 살면서도 수탈 한번을 안 했다니.”
카발디 백작은 일부러 이들을 노예로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야 세금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병사들을 이용해 계속 압박한 게 분명했다.
사람들을 이 지경까지 몰아간 것을 보면 악독해도 보통 악독한 놈이 아니었다.
“이제 이곳은 새로 오신 영주님의 영도 아래 예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다들 하던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보수는 충분히 줄 테니 그 부분도 걱정하지 말고.”
클로드의 말에도 광부들은 선뜻 믿음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식량 자루들을 꽉 껴안고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볼 뿐이었다.
옆 사람에게 뺏길까 봐 걱정한다는 건 인심이 바닥을 쳤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 사람들을 많이 보아 온 클로드는 미간을 좁히며 강하게 경고했다.
“다른 사람의 식량에 손을 대는 자는 걸리는 족족 바로 사형이다. 절대 잊지 말도록.”
이런 상태에서는 부드럽게 대해도 소용이 없다. 오히려 본보기를 잡아 처벌하는 것이 차라리 잘 먹혔다.
스산한 클로드의 경고에 광부들은 고개를 숙였다.
“명심하겠습니다.”
이들도 눈치는 있었다. 무력으로 침략한 점령군의 심기를 거스를 리가 없었다.
더 굶게 되면 당연히 옆 사람 걸 빼앗겠지만, 배가 부르면 당장은 얌전히 지낼 터였다.
비슷한 일이 영지 곳곳에서 벌어졌다. 클로드를 비롯한 관리들은 작은 마을까지 빼놓지 않고 찾아가 식량을 나눠 주었다.
영지민들의 반응은 광부들과 다를 게 없었다.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 계속 식량을 나눠 줄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쯧쯧, 당분간 시간이 더 필요하겠네.”
식량을 풀어 요동치던 민심은 안정시켰지만, 불안감까지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었다.
펜리스 영지도 농사에 성공하고 식량을 나눠주기까지 몇 달이나 걸리지 않았던가.
영지 전체가 하나가 되어 강력한 적과 싸우려면, 결국 꾸준히 지원하며 영주에 대한 신뢰를 높여 갈 수밖에 없었다.
클로드의 보고를 받은 지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간 수탈만 당하고 살았으니 쉽게 믿을 수는 없겠지. 식량이 넘쳐나는 걸 알고 생활이 조금 나아지면 펜리스 사람들처럼 바뀔 거다.”
“네, 이 부분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으니 꾸준하게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이제 다음 일을 시작할까? 자원도 얻고 인구도 더 많아졌잖아?”
“역시 그거부터 시작해야겠죠?”
클로드의 물음에 지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거부터지. 카발디 백작령도 다른 곳보다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해. 생산력을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끌어올려야 하거든.”
거주지와 경작지, 공공시설들은 앞으로도 시간을 들여 꾸준하게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이 영지를 차지하고 나니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시설들이 생겼다.
바로 철제 무기와 도구들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의 제련소와 대장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