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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용병은 다 계획이 있다-180화 (180/269)

180화 드디어 그 시기가 왔군. (3)

가뭄이 오기 전, 지셀은 브랜포드 후작에게 서신을 하나 보냈었다.

[날씨가 더운 걸 봐서는 곧 가뭄이 올 거 같습니다. 미리 식량을 비축하고 대비하십시오. 준비 안 하시고 후회하셔도 전 모릅니다.]

깔끔하다. 구구절절한 인사치레도 없이 정말 본론만 딱 쓰인 것이, 편지가 아니라 쪽지에 가까웠다.

당연히 서신을 받은 브랜포드 후작의 감상도 깔끔했다.

“……이놈은 갈수록 미쳐 가는 건가?”

다짜고짜 식량을 모아 대비하란다. 그것도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더워서 그렇단다.

이런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가. 그런 사람은 사기꾼한테 사기나 안 당하면 다행일 일이다.

‘이놈이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 걸까?’

브랜포드 후작은 지셀의 서신을 흔들며 집사에게 물었다.

“다른 귀족들에게도 이 서신을 보냈나?”

“지금 파악한 바로는 에일즈버 백작가에도 보낸 걸로 보고 있습니다.”

“그쪽의 대응은?”

“에일즈버 백작은 무시했지만, 백작 부인이 사재를 털어서 식량을 모으고 있습니다.”

“흠……. 그 정도로 펜리스 남작을 믿는 건가?”

브랜포드 후작의 고민이 깊어졌다.

메리엘은 평범한 귀부인이 아니다. 그녀가 직접 움직였다는 건 무시하지 못할 신호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셀의 제안을 따르는 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만약 식량을 모아 뒀는데 별일이 안 생긴다면, 손해도 손해지만 엄청나게 비웃음을 당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보낸 것이었다면 무시하고 그냥 편지를 찢어 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보낸 사람이 하필 지셀이라, 이상하게 잡지식이 풍부한 놈이 한 말이라 무조건 무시하기도 찝찝했다.

“……회의를 준비해라. 다른 이들의 생각도 들어 봐야겠다.”

그 말에 집사는 살짝 놀랐다.

브랜포드 후작은 어지간한 문제로는 회의를 하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의 판단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었고, 실제로도 그의 판단은 대부분 옳았으니까.

하지만 펜리스 남작이 엮이면 매번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을 하게 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놈은 난 놈이었다.

잠시 후 회의실에 모인 가신들도 상황을 전해 듣고는 대부분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가뭄의 징조는 없습니다. 수확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설마 그사이에 별일이 있겠습니까?”

“맞습니다. 이 정도면 그냥 날씨가 좀 따뜻한 거죠. 가뭄을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펜리스 남작이 그냥 지레 겁먹고 호들갑을 떠는 게 분명합니다.”

부정적인 반응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니, 브랜포드 후작의 마음도 급격히 기울었다.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식량을 엄청나게 쌓아 놓아야 한다.

곧 가격이 내려갈 식량을 지금 사 놓는다는 건, 혹시 지셀이 틀렸을 때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렇다고 무시하기엔 또 찜찜하단 말이지…….’

브랜포드 후작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잠자코 듣고만 있던 로잘린이 나섰다.

“식량을 구매하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어째서냐?”

“펜리스 남작이 이상한 사람이긴 하지만……. 우리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 그런 고약한 장난을 칠 사람은 아닙니다. 분명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헛소리일 확률이 높다.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하지만 제 병을 고치고, 놀라운 제품을 만든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에일즈버 백작 부인께서도 그를 믿고 식량을 구매하는 것일 테고요.”

“난 정확한 근거도 없이 감만 믿고 벌이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도 그냥 무시하기는 찜찜하신 거지요? 그 사람은 날씨만큼이나 예측이 어려운 사람이니까요.”

그 말도 맞다. 도무지 제정신이라고 볼 수 있는 놈은 아니었다.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던 브랜포드 후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가격에 사면 자칫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제가 운영하는 상단의 돈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혹여 그가 틀리더라도 아버지가 망신당하실 일은 없을 겁니다. 혹시 모르니 왕실의 비축분도 미리 확보해 두겠습니다.”

“네가?”

“네, 이번에 받은 투자금으로요.”

로잘린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이미 지셀에게 건네었던 30만 골드를 모두 회수한 상태였다.

귀족들에게 화장품의 일부 ‘수익 권리’를 10년간 넘기는 방식으로 말이다.

수도 인근부터 지점을 늘려가니 화장품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었다. 그야말로 든든하고 망할 리가 없는 투자처였다.

브랜포드 후작가가 보증하고 인기가 엄청난 제품이니 수많은 귀족이 투자를 감행했다.

로잘린은 그렇게 순식간에 원금을 회수한 것도 모자라, 남은 돈을 다시 굴려 이득을 보고 있었다.

후작가의 가신들은 그녀의 수완을 칭송하기 바빴고, 돈에 관련된 얘기라면 모두 그녀에게 한 수 접어 주었다.

가뭄에 대비하는 것도 어찌 보면 투자요, 돈에 관련된 이야기이니 로잘린의 발언에 더욱 힘이 실렸다.

브랜포드 후작도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네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선에서 식량을 구매하도록 해라. 필요하다면 내 이름을 팔아도 좋다.”

“감사합니다.”

“만약 지셀 놈의 경고가 그냥 헛소리라면 어떻게 식량을 처리할 생각이냐?”

“델파인 공작가와 대립하고 있는 이상 군량미를 쌓아 둬서 나쁠 건 없어요. 그래도 남는다면 빈민들에게 나눠주고 후작가의 명성을 쌓는 방법도 있고요.”

“흠, 나쁘지는 않지만……. 손해는 확실하겠구나.”

“아니면 몇 년간 페르디움의 지원품으로 밀어 넣어도 괜찮겠지요. 왕실과 친왕파의 지원 자금을 저희가 대신 받는 거예요. 식량밖에 못 받아서야 페르디움에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그건 펜리스 남작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죠.”

딸의 입에서 여러 방책이 거침없이 흘러나오자 브랜포드 후작은 흡족해하며 미소를 지었다.

병을 고치고 난 뒤로 그녀의 상재가 더 빛을 발하고 있었다.

상황을 꿰뚫는 판단력도 좋고 후속 조치도 마음에 든다.

로잘린 덕분에 후작가의 힘은 지금도 더 강해지고 있었다.

정말 지셀 그놈이 찾아와서 다행…….

‘어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속으로 기겁하며 고개를 몇 번이나 저은 브랜포드 후작은 곧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일은 로잘린에게 일임할 테니 모두 그리 알도록 하라. 집사는 친왕파의 귀족들에게 펜리스 남작의 말을 전하거라. 강요는 아니니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말도 함께 전하도록.”

“알겠습니다.”

후작의 명령에 따라 친왕파 귀족들에게 정보가 전달되었지만, 실제로 식량을 구매하는 귀족들은 몇 되지 않았다.

북부와 달리, 친왕파에 속한 귀족들은 식량 부족으로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러니 이번에도 지셀의 의견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래부터 식량 비축을 계획하고 있던 소수의 귀족을 제외한다면, 로잘린과 메리엘만이 적극적으로 식량을 구매할 뿐이었다.

귀족들 대다수가 지셀을 비웃었지만, 얼마 후 정말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날씨가 갈수록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폭염입니다! 강물이 마르고 있습니다!”

“왕국 전역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흉년이 확실합니다!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왕실의 대신들마저 혼비백산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날씨를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미 강도 호수도 다 말라 버렸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수확기가 바로 코앞인데도 다들 발만 동동 구를 뿐 어떠한 대책도 세우지 못했다.

그 와중에 브랜포드 후작가의 가신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만약에 지셀이 말해 주지 않았다면, 로잘린이 그 말을 믿고 준비하지 않았다면 그들 또한 엄청난 손해를 볼 뻔했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다.

“도대체 펜리스 남작이 이걸 어떻게 알았단 말입니까?”

“평생 농사를 짓고 사는 농부들도 몰랐습니다. 날씨가 너무 갑자기 변했어요.”

“점성술의 대가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별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호들갑을 떠는 가신들 사이에서 브랜포드 후작은 미간을 좁히고 생각에 잠겼다.

수많은 마법사들과 학자들도 이번 가뭄을 예측하지 못했다. 그 정도로 날씨가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이다.

‘이놈이 도대체……. 어떻게 이걸 안 거지?’

이상한 놈인 건 알고 있었지만,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까지 지니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직접 겪고서도 믿지 못할 상황에 혀만 차던 브랜포드 후작의 머릿속에, 순간 소름 끼치는 가정이 떠올랐다.

‘하마터면……. 우리 모두 죽을 뻔했구나.’

만약 미리 대비하지 않았다면 친왕파의 영지는 전부 식량 부족으로 시름에 잠겼을 것이고, 공작가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셀 덕분에 조금이나마 버틸 힘을 얻게 됐다.

자원이 넘치는 공작가는 큰 피해 없이 수습이 가능할 테지만, 공작가를 따르는 영주들은 당분간 힘이 빠질 게 분명했다.

‘다행이군. 다시 정비할 시간을 벌었어.’

이 재난을 버티기만 한다면, 공작가에게 점점 밀리고 있는 흐름을 조금이나마 만회할 수 있었다.

‘강제로라도 식량을 사들이라고 명령했어야 했는데.’

친왕파 귀족들이 대부분 지셀의 말을 무시했지만 탓할 수는 없었다. 누구라도 믿기 힘든 얘기였고, 후작 본인도 반신반의했으니까.

그래도 왕실과 후작가, 에일즈버 백작가가 엄청난 식량을 쌓아 두었으니 굶어 죽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설마 이것까지 예상한 건 아니겠지?’

지셀이 만들어 준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자꾸만 고개를 들었다.

만약에 친왕파의 귀족들이 전부 단단히 준비했다면 공작파와 대등한 세력을 이뤘을지도 모른다.

이 점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아쉬웠다.

그놈에게 미리 들었음에도 고작 이 정도밖에 준비를 못 했다는 사실이.

‘아니, 아니지. 지셀 그놈도 확신이 없었을 것이다. 진짜로 이런 사태를 예견했다면 더 강하게 나왔겠지.’

브랜포드 후작은 아쉬운 마음을 털어 냈다.

자칫 친왕파가 공작가에게 완전히 밀릴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로 끝났으니 다행인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델파인 공작, 꽤 아쉽겠구려. 하늘이 우리를 돕는 모양이오. 웬 이상한 놈을 보내서 말이오.’

* * *

루타니아 왕국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상 기후로 인해 대부분의 영지에서 농사를 망쳤다. 왕국 역사상 최악의 흉년이라고 모두가 울부짖을 정도였다.

펜리스처럼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가뭄에 대비한 곳은 거의 없었다.

식량 가격이 미친 듯이 폭등했고 사람들의 절망 어린 목소리가 왕국 곳곳에 울려 퍼졌다.

지셀이 회귀하기 전에는 역사서에까지 기록되었던 ‘대기근’의 시작이었다.

‘흠…….’

지셀은 로웰의 보고를 받으며 생각에 잠겼다.

누구는 재앙이라 부르고 누구는 대환란이라 부르던, 대륙의 모든 이가 고통에 빠지는 시기.

전생에는 이번 가뭄이 환란의 전조였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다.

루타니아 왕국에서만 일어난 재난이 아니라, 대륙 곳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말이 맞는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은 곳도 분명 존재했으니까.

대환란의 시기를 떠올리자 묘하게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역시 하루도 방심해서는 안 돼. 그날까지 더욱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해.’

그가 아는 한, ‘그날’은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뒤, 은밀하고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그 충격에서 버티려면 지금보다 더 확실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했다.

물론 그 전에 델파인 공작한테서 살아남아야겠지만 말이다.

정기 보고를 마친 로웰에게 지셀이 나지막이 물었다.

“친왕파의 식량 상황은 어떻지?”

“왕실과 브랜포드 후작, 에일즈버 백작이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긴 합니다만……. 다른 귀족들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건 좀 아쉽군.”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다.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고 말해 봐야, 순순히 믿을 사람은 없으니까.

지셀 자신도 다른 사람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기에 그냥 결론만 대충 적어 보낸 것이었다.

적어도 로잘린과 메리엘이라면 속는 셈 치고 움직일 거라 생각했다. 두 사람은 이득에 관해서는 감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으니까.

역시 그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이번 일로 인해 다른 귀족들도 다음부터는 자신의 말을 쉽게 무시할 수 없을 테니 상황이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다.

‘공작파에 속한 귀족들은 빠르게 회복할 거야.’

전생에는 이번 가뭄 이후 친왕파 세력이 엄청나게 궁지에 몰리게 된다.

똑같은 재난 상황이라도 공작가 측은 비축해 놓은 것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그만큼 회복도 빨랐기 때문이다.

비축 물량만으로 부족한 부분들은 다른 왕국과의 교역을 통해 빠르게 메꿔 나갔다.

심지어 공작가는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그쪽 세력의 위험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마자 피해를 감수해 가며 친왕파를 몰아붙였다.

회복하기는커녕 안정되지도 않은 친왕파는 순식간에 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두 세력간 대립 구도의 승세는 이때부터 완전히 공작가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친왕파가 조금 더 버틸 수 있겠지. 공작가도 고민을 할 테고 말이야.’

지셀 덕분에 친왕파도 상당히 많은 식량을 보유하게 됐다. 덕분에 공작가도 전생처럼 곧바로 친왕파를 밀어붙이기는 힘든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누가 먼저 피해를 복구하느냐의 싸움이었다.

그 때문에 현재 공작가와 브랜포드 후작은 각자의 파벌에 식량을 풀고 사태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친왕파와 공작파 간의 마찰도 잠깐이지만 소강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드디어 지셀이 원하는 판이 펼쳐진 것이다.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돼. 남들이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움직여야 한다.’

적이 준비를 다 끝낼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생각은 전혀 없다.

로웰이 물러간 뒤, 혼자 남은 지셀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철광산을 차지하기 위해, 적들이 혼란한 틈을 타서 먼저 공격하는 건 맞다. 장기 목표를 위한 계획의 일환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직 그런 대의로만 움직이는 건 아니었다.

‘카발디 백작.’

전생에 공작가는 데스몬드 백작에게 페르디움을 멸망시키라고 명했다.

그리고 데스몬드 백작은 자신의 병력을 아끼기 위해 다른 영주들을 이용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카발디 백작령이다.

페르디움을 멸망시키기 위해 데스몬드에게 지원군을 보내고, 페르디움이 철광석을 수급하지 못하도록 막았던 곳.

전생의 원수 중 하나이자 미래의 확실한 적.

과거를 떠올릴수록 지셀의 얼굴에 새겨진 미소는 점점 잔혹하게 일그러졌다.

“드디어…… 죽일 때가 왔구나.”

그래, 한 놈씩 차근차근 잡아 죽일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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