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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용병은 다 계획이 있다-72화 (72/269)

72화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3)

남아 있던 기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마나를 다루는 기사를 단 일격에 반으로 쪼개다니, 보통 실력이 아니었다.

‘페르디움에 저런 인물이 있다고? 설마 저자가 란돌프인가?’

기사는 한 걸음 물러나며 상황을 살폈다.

드드드드.

지셀은 피 묻은 도끼를 다시 바닥에 질질 끌며 빠르게 다가왔다.

“덤빌 거면 한꺼번에 덤벼라. 시간 없다.”

오만한 말과 손짓에 도발당한 기사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외쳤다.

“대열을 갖춰라! 모두 한 번에 친다!”

촤르르륵!

병사들이 방패를 들어 올리고 기다란 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쳐라!”

“와아아아아!”

백 명이 넘는 병사가 한 명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지셀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도끼를 든 팔을 크게 젖혔다.

“흐읍!”

도끼가 다시 크게 반원을 그리며 땅을 찍었다.

콰아아앙!

“으아아아악!”

선두에서 달려오던 십여 명의 병사가 폭발하듯이 터져 나갔다.

손에 쥔 방패도 소용없을 정도로 강한 공격이었다.

부우웅!

콰지지지직!

지셀이 도끼를 양손으로 잡고 반 바퀴 정도 몸을 돌리자 적의 앞 열이 갈려 나갔다.

“어? 어?”

“뭐, 뭐야! 이놈!”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선두가 순식간에 박살 나자 기세 좋게 달려오던 적들도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원래 저런 강자는 같은 기사가 상대하지, 병사들에게 맡기지 않는다.

병사들이 강자를 상대할 때는 적이 지쳐서 압도적인 수로 밀어붙일 수 있을 때뿐이다.

치이이익!

검은 갑옷의 틈에서 나오는 붉은 연기를 보고 병사들은 한 걸음 더 뒤로 물러섰다.

다가가기가 꺼림칙했다. 숫제 악마의 형상이었다.

이 구역을 지휘하던 기사는 병사들보다 더 당황했다.

“뭐 해! 다들 공격해! 공격하란 말이다!”

단 한 번 충돌했을 뿐인데 아군의 사기가 급속도로 떨어졌다.

본래라면 자신이 나서서 상대해야 하지만, 솔직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저 거대한 도끼와 맞부딪친다면 자신의 검은 단번에 부서지고 말 것이다.

기사는 마른침을 삼켰다.

‘나, 나도 큰 무기로 가져올 걸 그랬나.’

무시무시한 도끼 앞에 자신의 검은 너무나도 초라해 보였다.

모두가 잠깐 얼이 빠진 사이, 검은 악마가 다시 붉은 연기를 뿜어내며 움직였다.

“안 와? 그럼 내가 간다.”

부웅!

훌쩍 떠오른 지셀이 적들의 한가운데로 떨어졌다.

콰아아앙!

그가 거침없이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적들은 육편이 되어 터져 나갔다.

지셀은 2단계 코어까지 개방하며 마음껏 힘을 뿜어내었다.

병사들이 몸을 빼려 하자 기사가 악에 받쳐 소리를 내질렀다.

“공격해! 이 멍청한 놈들아! 도망가면 어차피 다 죽는다! 어떻게든 찔러!”

몇몇 용감한 병사들이 훈련받은 대로 창을 내질렀다.

타탕! 탕!

그러나 이를 악물고 내지른 공격은 갑옷을 뚫지 못하고 막히고 말았다.

지셀이 갑옷에 마나를 두르고 있어 일반적인 공격은 거의 통하지 않았다.

차근차근 힘을 뺀다면 모를까, 지금 당장 병사들만으로 지셀을 상대하기엔 무리였다.

콰아앙!

지셀은 무식하게 몸으로 공격을 받아 내며 병사들을 날려 버렸다.

쿠웅!

그의 도끼가 다시 병사들을 찍어 내린 순간이었다.

“죽어라!”

기회만 엿보고 있던 기사는 그 작은 틈을 놓치지 않고 검을 찔렀다.

혼자서는 상대할 자신이 없으니, 병사들을 미끼로 삼아 틈을 노린 것이다.

지셀은 목을 노리는 예리한 살기를 느끼며 고개를 옆으로 꺾었다.

카가가각!

파악!

검은 갑옷의 어깨 부분이 갈라지며 피가 터져 나왔다.

텁!

피가 흐르는데도 지셀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을 뻗어 기사의 얼굴을 붙잡았다.

“역시 네놈들은 제법이다.”

순수한 감탄과 칭찬이었다.

마나를 뚫고 상처를 입힐 정도의 실력, 병사들을 희생시켜서라도 기회를 노리는 냉철한 수법까지.

그는 이런 만만치 않은 놈들과 계속 싸워야 한다.

“그래서 봐줄 수가 없지.”

콰아앙!

지셀은 그대로 기사의 머리를 땅바닥에 찍었다.

머리가 땅에 박힌 기사는 목이 부러져 그대로 절명하고 말았다.

콰직!

그 시체의 머리마저 발로 밟아 으깨며, 지셀은 다시 도끼를 집어 들었다.

콰아앙! 콰앙!

도끼질 몇 번에 절반이 넘는 병사가 날아갔다.

지휘관이었던 기사들이 모두 죽으니 병사들은 더 견딜 재간도, 의지도 없었다.

“도, 도망가! 도망가!”

얼마 남지 않은 적들이 사방으로 흩어지자 지셀은 잠시 숨을 고르며 거대한 공성탑을 올려다보았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전장의 괴물. 이 공성탑을 없애야 전장의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

“빨리 없애야겠군.”

그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서 올라가던 병력의 배후를 공격했다.

콰직! 콰지직!

“으아아악!”

갑자기 후미를 공격당한 적들은 변변한 대응도 못 한 채 쓰러져 갔다.

여러 방향에서 오는 공격을 막기 위해 공성탑은 하단의 입구를 제외한 사방이 막혀 있다.

탑 안에 있던 자들은 밖에서 일어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없었다.

“적이다! 적이 공성탑으로 들어왔다!”

하단부에 있던 병사들이 소란을 눈치채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붉은 연기를 뿜어내며 도끼를 휘두르는 지셀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하단에 모여 있던 병사들이 순식간에 모두 전멸했다.

“오, 올라가!”

“적이 왜 여기에 있냐고!”

“괴물이야! 괴물이 들어왔다!”

층층이 올라가던 병사들이 다급하게 앞사람을 밀어붙였다.

무수한 시체를 만들며 다가오는 지셀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다.

성벽 쪽도 페르디움 군이 막고 있었다. 그들은 이도 저도 못 하고 우왕좌왕했다.

뒤를 잡힐까 다들 두려움에 떨었지만, 지셀은 그들을 따라 탑을 올라가지는 않았다.

그는 쓰러진 시체들 사이에 서서 주변을 잠시 둘러보다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부수기 시작했다.

콰앙! 콰앙!

세 개의 단과 계단으로 이루어진 공성탑의 1층이 금세 박살이 났다.

이제 적들은 내려오지 못한다.

적군의 병사들은 앞에 있는 페르디움 군을 뚫지도, 탑을 내려오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후우…….”

지셀은 무너진 계단의 파편과 시체들 위에서 숨을 크게 한번 내쉬었다.

구우우웅!

세 개의 코어가 맹렬히 돌아가며 더 큰 힘을 내뿜기 시작했다.

선명한 붉은 마나가 도끼를 휘감았다. 지셀은 지체하지 않고 도끼를 휘둘렀다.

콰아아앙!

공성탑의 왼쪽 면이 터져 나가며 큰 구멍이 뚫렸다.

끼이익.

일부만 남은 구조물이 삐걱대며 소음을 냈다.

하지만 거대한 탑은 무너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셀은 이를 악물고 더욱더 마나를 끌어올리며 반대편 벽을 향해 다시 도끼를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탑 파편이 폭발하듯 밖으로 쏟아져 나갔다.

드드득!

드디어 공성탑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남은 벽 두 개만으로는 그 거체를 지탱하기엔 너무나 부족했다.

끼이이익, 드드드득!

얄팍하게 남은 양쪽의 철판과 나무들이 비틀리며 비명을 토해 낸다.

“으, 으어어!”

“이, 이러다가 무너지겠어!”

“빨리! 빨리 성벽 쪽으로 나가!”

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눈치챈 병사들이 앞사람을 밀어 댔다.

공포에 질린 병사들은 발광하듯 성벽으로 쏟아져 나갔다.

죽음을 목전에 둔 인간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순간적으로 페르디움 군이 뒤로 밀렸다.

“막아라! 버텨!”

란돌프가 노성을 지르며 가장 앞에서 적들을 베어 나갔다.

입구를 어떻게든 막아야 적들이 성벽을 점령하지 못한다.

성벽 위에서 양측이 팽팽하게 격돌하던 그때, 지셀이 다시 도끼를 휘둘렀다.

콰아아앙!

결국 공성탑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던 벽에 구멍이 뚫렸다.

다리가 부러진 거인은 더 이상 서 있지 못했다.

드드드드득!

한쪽 면에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던 나무가 쪼개지며 박살이 나자, 다른 곳들도 연쇄적으로 부러져 갔다.

“무, 무너진다!”

흔들리는 공성탑 안에서 절망에 찬 비명이 터져 나왔다.

우지끈! 파아앙!

가장 먼저 안쪽의 구조물들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쿠쿠쿵!

“으아아아악!”

성벽에 걸쳐 놓은 다리가 분리되어 아래로 떨어졌다. 그 위에 서 있던 적군의 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쿠르르르릉!

힘을 잃은 공성탑이 요란한 소리와 함께 기울어졌다.

뻥 뚫린 벽에서 나무 기둥들이 쏟아져 나왔다.

“으아아악!”

탑 내부에 남아 있던 병사들이 무너진 바닥과 함께 추락했다.

콰아아아아앙!

결국 전장의 한 축이었던 거대한 거인은 단말마와 같은 굉음을 내며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푸스스스스…….

무너진 공성탑이 마지막 숨결을 내뱉는 것처럼 잔해 주변에 뿌연 먼지구름이 일었다.

일순간 전장에 정적이 찾아왔다.

“설마 대공자가…… 혼자서?”

성벽에서 싸우던 란돌프와 페르디움 군은 멍하니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우리 공성탑이…… 무너졌다…….”

“대, 대장이 한 거야? 혼자서?”

적군 병사들도, 길목을 막고 있던 용병들도 경악해서 공성탑을 바라보았다.

전장에 있는 모두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얼이 빠져 버렸다.

그러나 그 숨 막히는 정적 사이에서도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도련님!”

“공자님!”

벨린다와 길리언은 상대하던 적들마저 내팽개친 채 몸을 돌렸다.

마치 거인의 무덤처럼 쌓여 있는 잔해들.

그 사이사이에 몸이 뚫리고 찢어진 시체들이 끼여 있었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지 꿈틀거리는 자들도 보였다.

두 사람이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잔해를 치우려던 순간.

콰아아아앙!

잔해의 한가운데에서 지셀이 튀어나왔다.

치이이익!

그의 전신을 덮은 적들의 피가 기화되며 쉼 없이 붉은 수증기를 뿜어내었다.

다다다닥!

지셀은 곧장 멍하니 서 있는 적들을 향해 달려갔다.

부웅!

콰지지직!

병사 하나가 머리가 쪼개져 그대로 절명했다.

죽는 순간까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반쪽 난 얼굴에는 황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부웅!

콰아앙!

지셀이 다시 거대한 도끼를 크게 휘두르자 주변의 병사들이 모두 나가떨어졌다.

깜짝 놀란 적들이 그제야 허겁지겁 물러났다.

그사이 지셀이 크게 외쳤다.

“정신들 차려라! 성벽으로 후퇴한다!”

성벽으로 들어가는 퇴로는 카오르와 용병들이 가까스로 버티면서 지키고 있었다.

이미 한쪽 성벽은 완벽하게 페르디움 군이 막아 낸 상황.

지셀과 용병들은 잽싸게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뭐야, 이제 빠지는 거야?”

“공성탑이 무너졌어! 완전히 박살 났다고! 정말 대장이 혼자 한 거 맞아?”

“입 다물고 빨리 대장이나 쫓아가!”

용병들조차 어리둥절해하는데, 적들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했다.

병사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뭐 해! 빨리 쫓아라!”

“놈들이 도망간다!”

“놓치지 마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지휘관들이 외쳤을 때, 이미 용병들은 저만치 멀어져 있었다.

몇몇은 용병들을 쫓아가고, 또 몇몇은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고, 다른 몇몇은 겁에 질려 물러섰다.

그 와중에 저들끼리 발이 엉켜 넘어지기까지 했다. 진형이 엉망진창이었다.

란돌프가 기회를 포착하고 다급하게 외쳤다.

“쏴라! 대공자를 엄호해라!”

적 궁병대를 견제하던 화살이 방향을 틀어 병사들에게 날아들었다.

파파파팍!

우왕좌왕하던 적들은 그대로 화살비를 맞고 말았다.

적 궁병대가 다시 성벽을 향해 대응 사격을 했지만 이미 수많은 병사들이 죽은 뒤였다.

용병들을 이끌던 지셀은 그 틈을 이용해 방향을 틀었다.

“무너진 성벽으로 들어가라!”

성문은 이미 스코반과 병사들이 닫아 버린 상황이었다.

용병들은 뚫린 성벽 안으로 잽싸게 들어갔다.

“이제 성벽을 막는다! 앞으로 나서라!”

철컹! 철컹!

지셀의 명령에 용병들은 일사불란하게 방패를 쌓아 구멍을 막았다.

성벽을 지키고 있던 즈발터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너는 도대체……! 저런 말도 안 되는 수를!’

직접 보면서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측면을 돌파해 공성탑을 파괴하고, 적들을 유린하며 성벽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빨랐다.

어찌나 빠른지 적들은 제대로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당했다.

전장 경험이 풍부한 그조차도 섣불리 시도하지 못할 만큼 과격한 전략이었다.

‘아니, 어떻게 전쟁 경험도 없는 놈이 저런 일을…….’

즈발터는 귀신에 홀린 기분이었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셀 홀로 공성탑을 부순 것보다, 그가 용병들을 이끌고 전장에 뛰어들어 흐름을 뒤집은 것이 더 놀라웠다.

머리로 고심해서 짜낸 전술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적의 의도와 전장의 상황을 포착하고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저놈에게 그런 능력이 있었다고? 이런 천부적인 감각과 재능이!’

밥 먹고 전쟁만 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아무리 경험이 많다고 해도 지셀처럼 할 수는 없으리라.

예리한 판단력과 결단력을 타고난 자가, 그것을 필요할 때 언제든 뽑아 들 수 있도록 갈고닦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즈발터는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생각은 나중에 하자. 일단 지셀 덕분에 한쪽은 숨을 돌렸다.’

공성탑은 쓸모없게 되었고 사다리차는 아직 출발도 안 했다.

적들이 올라올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반면 란돌프는 솔직한 감정을 여과 없이 토해 내었다.

그도 놀란 건 마찬가지이지만 오히려 분노가 더 치솟아 올랐다.

“이 미친놈아! 운이 좋아서 성공한 거지 자칫 잘못했으면 전부 죽었다! 우리 전부 다 뚫렸을 거라고!”

지휘관으로서 당연한 분노였지만 지셀은 못 들은 척 어깨만 으쓱거렸다.

란돌프가 다시 열이 뻗쳐 욕을 내뱉었지만, 병사들의 우렁찬 함성에 묻히고 말았다.

“와아아아!”

지셀의 믿을 수 없는 활약상을 본 병사들의 사기가 바짝 오른 것이다.

공성탑이 부서지니 여유가 생겨 수월하게 활을 쏠 수 있었다.

속수무책으로 성벽에서 밀려나던 적군의 기사 하나가 쉬지 않고 외쳤다.

“젠장! 정신들 차려! 부장들은 뭐 하나! 병사들을 통제하란 말이다! 뚫린 성벽 쪽으로 모여라! 방패병들은 화살부터 막아! 궁병대는 뒤로 빠져서 견제해라! 이 멍청한 새끼들아!”

대열이 죄다 흩어져 혼란에 빠지니 통제가 쉽지 않았다.

개판이 됐는데 어떻게 하라는 명령도 바로 내려오지 않는다.

‘젠장! 본진에서도 지금 상황에 당황한 건가? 왜 아무런 신호가 없지? 사다리차와 추가 병력을 진군시키든, 후퇴하고 재정비를 하든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이럴 때는 현장에서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

기사는 목이 쉬도록 외치며 흩어진 병사들을 하나둘 끌어모았다.

“모두 모여라! 여기로 모여! 구멍 난 성벽을 향해 돌진해라!”

이제 그들에게 남은 방법은 무너진 성벽으로 몰려가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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