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767화 (767/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67화>

    “와아아아!”

    “죽여!”

    “막아!”

    “회장님을 피신시켜-!”

    피투성이가 된 오정훈이 칼을 고쳐 잡으며 죽일 듯 노려본다.

    “이 비겁한 새끼! 아무리 내가 좆같아도 경찰을 불러?!”

    “뭔 개소리야! 경찰을 부른 건 너잖아, 새끼야!”

    지지 않겠다는 듯 받아치는 고경철의 외침에, 경찰들의 급습으로 인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깡패들이 혼란스러워한다.

    가히 셀 수 없는 숫자의 경찰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그런데 서로 경찰을 부르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상황에서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는 두 사람.

    움찔!

    그 순간 그들은 각자의 머릿속에 한 사람을 떠올렸다.

    “……권회수?”

    “주 이사, 이 씨발 새끼가!”

    당했다.

    고경철이, 오정훈이 함정을 판 것이라 생각했는데, 경찰의 작전에 당한 거였다.

    서로를 죽일 노려보던 둘은 이내 눈빛을 가라앉혔다.

    “일단 몸을 피하는 게 먼저인 것 같은데?”

    “……그래.”

    자신들이 한곳으로 뭉쳐 달려든다면 저 포위를 뚫을 수 있을 터. 누가 여기서 살아 나갈지 모르지만, 일단 도망치고 봐야 했다.

    서로를 향해 겨눴던 무기를 겨눈 그들이 돌아서는 순간이었다.

    뻐어억!

    그들이 있는 층의 입구를 막고 있던 조직원이 튕겨져 나온다.

    “아, 씨발. 존나 빡세네.”

    피투성이가 된 얼굴을 닦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종혁과 형사들.

    “이야. 서로 화해했어?”

    “……주, 죽여!”

    “죽어!”

    종혁은 반사적으로 달려드는 덩치 큰 깡패를 향해 진심으로 발을 내질렀다.

    뻐어엉!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발바닥을 가득 채우는 부러지는 뼈와 그 속 장기의 느낌.

    무려 5미터나 날아가 바닥을 뒹구는 사내의 모습에 달려들던 깡패들이 다급히 멈춘다.

    종혁은 그에 이를 드러냈다.

    “항복하면 몸 성히 깜빵 가는 거고, 반항하면 병신 돼서 평생 병원에서 죽만 먹는 거다.”

    병원에 가기 전에 죽으면 어쩔 수 없는 거다.

    “어떡할래?”

    “씨발 새끼야!”

    종혁은 달려드는 깡패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여튼 깡패 새끼들은!”

    종혁은 가장 먼저 달려든 놈의 옆구리를 후려쳤고, 허공으로 붕 뜨는 조직원을 밀어내며 오정훈과 고경철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리 와, 이 새끼들아.”

    “오, 오지 마-!”

    반사적으로 휘둘러지는 오정훈의 팔.

    종혁이 그 팔을 옆구리에 끼며 그대로 꺾어 버렸다.

    콰드득!

    “끄아아아아악!”

    “시끄러워.”

    쩌억!

    한 방에 오정훈을 침묵시킨 종혁은 파랗게 질리더니 창가로 향해 달려가는 고경철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거기서 떨어지면 죽는다, 새끼야.”

    콰악!

    “아아악!”

    * * *

    한편 그 시각.

    강남범동방파와 범동방파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세워진 장소.

    그 차량들에 일단의 무리가 접근한다.

    차량들에 가까워지자마자 그대로 차 문을 열어젖히는 그들. 안으로 고개를 들이민 채 차 안을 둘러보던 그들의 눈이 무언가를 발견하곤 호선을 그린다.

    그리고 잠시 후 책 따위가 든 박스나 가방 따위를 들고 나온 그들이 서로를 보더니 핸드폰을 든다.

    “알파 팀. 수거했습니다.”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영어.

    그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조용히 사라졌다.

    나타났던 것처럼 말이다.

    * * *

    경찰의 대규모 검거 작전! 그 숨 막히는 순간!

    강남범동방파, 범동방파 외 전국구 조직 23곳 검거!

    경찰, 조직폭력배 및 마약 밀매 조직 1800여 명 검거!

    머리채 잡혀 끌려 나오는 강남범동방파 조직의 두목 오 모 씨!

    8층에서 뛰어내리려다 잡힌 범동방파 보스 고 모 씨!

    신21세기파, 선양OB파, 삼성파 등 막을 내린 구시대의 잔재들!

    이번 작전에 도움을 준 M 컴퍼니 종배후 회장.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다.

    경찰, 대규모 압수수색 단행! 그 향방은?

    경찰! 뇌물 장부 확보! 장부 안의 명단은?

    꼼짝 마라! 권력자들!

    “와아아아아아!”

    특별수사대책본부가 설치된 본청으로 복귀하는 경찰들을 향해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다.

    대한민국을 구원해 준 영웅들을 향해 어찌 박수가 아까울까.

    가슴을 활짝 편 경찰들이 본청 안으로 들어서고, 동료 경찰들은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종혁은 박수를 보내는 경찰들 사이에서 부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오택수에게 다가가 커다란 박스 세 개를 내려놓았다.

    “여기요.”

    “이게 뭔데?”

    “깡패 새끼들한테 뒷돈 받아먹은 새끼들 리스트요.”

    이번에 일망타진한 조직들의 아지트를 압수수색하여 얻은 결과물.

    종혁이 내려놓은 박스들 외에도 여러 경찰들이 들고 들어오는 박스가 수백 개나 더 있었다.

    “새끼…… 잘 쓰마.”

    “수고하십쇼.”

    종혁은 곧 신안으로 돌아가지만 수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특수본의 수사는, 아니 전국 경찰들의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깡패들에게 뒷돈을 받아먹고 그들의 편의를 봐준 새끼, 때로는 깡패들을 움직여 제 이득을 새끼들까지.

    그런 개새끼들을 전부 잡아서 검찰에 넘겨야 하니 말이다.

    종혁은 이를 뿌득뿌득 가는 오택수를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후다닥!

    그때 다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장희락 경찰청장.

    종혁과, 정용진, 김종두 등 특수본 경찰들의 몸이 멈춘다.

    “전체 차렷!”

    척!

    “장희락 경찰청장님을 향하여…….”

    자신들을 믿고 이 작전을 승인해 준 장희락 경찰청장. 이번 검거의 또 다른 주역이다.

    “경례!”

    “충성-!”

    장희락 역시 치밀어 오르는 격양을 누르며 경례를 한다.

    “충성. 모두 수고했다.”

    새벽녘의 검거 작전이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다.

    * * *

    지이잉! 지이잉!

    발신자를 확인한 장희락이 핸드폰 배터리를 빼 버린다.

    분명 휘하 경찰들이 엄청난 일을 해냈지만, 방금 전에도 자부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지만 낯빛이 어두컴컴한 그.

    그건 정용진과 김종두도 마찬가지다.

    그럴 수밖에 없다. 경찰이 권력자들의 목을 날릴 살생부를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확인해 본 거 맞아?”

    “예. 아지트를 비롯해 그들이 관리하는 업소 전부와 차량들까지 전부 뒤졌는데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경찰이 확보한 살생부.

    그러나 그것은 불완전한 살생부였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연루된 조직들 중 규모가 큰, 강남범동방파와 범동방파, 그리고 몇몇 전국구급 조직의 장부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 장부에 적혀 있을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좀먹는 진짜 거물들일 터.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을 장부를 찾지 못한다면 일이 크게 틀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가뜩이나 골치 아픈 상황에, 검찰도 특수본을 꾸리며 얼른 사건 자료를 정리해서 넘기라고 압박해 오고 있었다.

    또한 중앙지검 특수부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검사들이 죄다 모여 특수본이 꾸려지자, 이에 제 발을 저리는 권력가들도 전방위적으로 경찰을 압박했다.

    장희락 경찰청장은 여의도로, 다른 사람들 또한 모두 1계급 특진을 할 수 있는 사건이 도리어 그들의 목을 옥죄기 시작한 것이다.

    “빌어먹을!”

    쿵!

    장희락이 소파 팔걸이를 내려치자 정용진과 김종두의 낯빛이 더 어두워진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밝혀내지 못한 진짜 거물들.

    그들은 혹여나 자신들의 이름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하여, 자신들과 거래를 하고 있던 조직들을 위해 힘을 써 줄 것이 분명했다.

    뒤에서 재판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졌을 때 특사라는 형태로 놈들을 풀어 줄 가능성도 있었다.

    “출소 이후 다시 조직을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하겠죠.”

    장부를 숨긴 조직들의 목적은 바로 이것이었다.

    치명적인 비수는 숨겨 놓아야 더 위력을 발휘하는 법.

    자신들을 살리지 않으면 같이 죽겠다는 의도를 말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개새끼들!”

    쾅!

    사람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자 종혁이 입술을 비튼다.

    “그래도 오히려 이게 낫죠.”

    움찔!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종혁의 의미심장한 물음에 셋의 입가도 비틀어진다.

    지금 확보한 장부들만 하더라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수없이 많은 이들이 얽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보다 더한 거물들까지 드러난다?

    누가, 어디까지 얽혀 있을지 알 수 없기에, 누구를 적대하게 될지 알 수 없기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을 좀먹는 벌레들을 싹 쓸어버려야겠지만, 준비도 없이 전쟁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지금으로서는 여기까지가 딱 적당했다.

    “커흠.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군. 우리 경찰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나머지는 검찰로 넘기지.”

    “음. 한 일주일 정도는 시간을 더 끄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청장님?”

    “아니야. 검찰에서 조직한 특수본도 할 일은 있어야 체면을 차리지.”

    이쪽이 너무 완벽한 모습을 보이면 검찰도 경찰을 견제할 수밖에 없었다.

    이전의 여러 일들로 인해 경찰을 벼르고 있을 검찰. 이것까지 더해지면 꽤 골치 아픈 상황이 벌어질 거다.

    종혁과 김종두, 정용진도 고개를 끄덕인다.

    “하긴, 저희가 많이 챙기긴 했죠?”

    경찰은 이미 충분한 실리를 챙겼다.

    1800명이 넘는 깡패들을 일시에 검거하며 국민들에게 경찰들의 우수함을 각인시켰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소득이었다.

    “그렇지. 그리고 이렇게 압박이 들어올 때 넘겨야 우리들도 할 말이 있지 않겠나.”

    너희 검찰이 최대한 빠르게 넘기라 해서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채 넘긴 거다. 그러니 장부를 찾지 못한 건 우리들의 잘못이 아니다. 이런 변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장희락의 말에 종혁과 정용진, 김종두의 서로를 보며 찻잔을 든다.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지이잉!

    장희락의 못마땅한 시선이 종혁에게로 향한다.

    “이 중요한 순간에…… 쯧.”

    발신자를 확인한 종혁은 고개를 숙이며 몸을 일으켰다.

    “할 말이 다 끝나신 것 같으니 전 이만 일어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쁘나?”

    “아직 잡아야 할 놈들이 있어서 말입니다.”

    “음? 아직도?”

    “충성.”

    종혁은 돌아서며 전화를 받았다.

    “예, 접니다.”

    종혁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 * *

    웅성웅성.

    사람들로 가득한 인천공항.

    가방을 둘러멘 이 선장과 그 선원들이 걸음을 재촉한다.

    -새벽녘 서울 외각에서 벌어진 대규모 검거 작전으로 인해…….

    “크으으! 저게 몇 명이야?”

    “그렇지! 잘했다! 이야! 잘한다, 경찰!”

    “에이, 썩을 새끼들! 저런 놈들은 아예 사형을 시켜야 한다니까!”

    “이야. 요새 경찰들 일 잘하네.”

    “그러게요. 예전엔 누가 거리에서 잔다고 신고하면 10분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3분 안에 도착하잖아요.”

    기자들이 바로 곁에서 생생하게 담아낸 경찰의 검거 작전 현장을 보며 바삐 움직이던 걸음을 멈춰 세운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며 경찰들을 칭송한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있던 이 선장과 그 선원들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

    자신들과 거래를 트고 있던 강남범동방파가 일망타진됐다. 그들을 통해서 자신들까지 타고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였다.

    한시라도 빨리 몸을 피해야 했다.

    “여권들 다 잘 챙겼지?”

    “예, 챙겼습니다.”

    “선장님, 저흰 어디로 갑니까?”

    “일단 북경으로 넘어가서…….”

    흠칫!

    갑자기 뒷목을 찌르는 싸한 기분.

    말을 하던 이 선장이 입을 다물며 주변을 둘러보다 이를 악문다.

    “빌어먹을! 튀어!”

    사방에서 포위하듯 다가오는 사복 차림의 사람들. 형사들이다.

    이 선장이 다급히 몸을 돌려 인천공항 입구로 달리는 순간이었다.

    부웅!

    ‘어?’

    갑자기 그의 두 눈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팔뚝.

    쩌어억!

    ‘커헉!?’

    팔뚝에 턱을 얻어맞은 이 선장은 그대로 몸이 뒤집히며 땅에 처박혔고, 종혁은 그의 가슴을 꾹 누르며 씩 웃었다.

    “이 선장님, 어디 가? 낚시?”

    “빨리 걸어, 이 새끼들아.”

    “악! 머리 때리지 마라!”

    “이 새끼가?”

    빡빡빡!

    “때렸다, 때렸다. 어쩔래?”

    “아아악!”

    일망타진되어 끌려가는 이선장과 그 패거리들.

    종혁은 놀란 눈으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인천공항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곤 핸드폰을 들었다.

    지이잉! 지이잉!

    맹렬하게 울리는 그의 핸드폰.

    “예, 헨리.”

    -저희가 이번에 생각지도 못한 물건을 주웠는데, 주인에게 돌려줘야 도리일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혹시 저희 대신 주인을 찾아 줄 수 있겠습니까?

    “역시 헨리였습니까.”

    종혁이 눈빛을 가라앉히며 인천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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