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60화>
한편 시간을 돌려, 여러 조직들과의 대담을 마친 이태흥과의 통화를 종료한 종혁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제법 똑똑하네.”
“100억이란 돈이 작은 액수는 아니잖아요, 최.”
나탈리아가 보드카를 입에 가져가며 입술을 비튼다.
이제부터 여러 조직들에 의해 무차별 습격을 당할 강남범동방파.
SVR의 총알이 그들을 머리를 꿰뚫지 못해서 아쉬울 뿐이다.
“흐음.”
“왜 그러세요, 나탈리아?”
“그렇게 당한 강남범동방파는 어떻게 반응할까 해서요.”
“뭐, 이판사판으로 부딪치려고 하겠죠.”
일단 쪽수에서부터 차이가 너무 컸다.
강남범동방파가 지금의 업장을 모두 지킨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고, 하나둘 업장을 뺏기다 보면 결국 절벽 끝으로 내몰릴 게 뻔한 상황.
그렇다고 업장 몇 곳을 포기한 채 인원을 한데 집중시킨다 할지라도 싸움이 되지 않을 만큼 수적 차이가 컸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많지 않았다.
도망치거나, 부딪치고 깨지거나.
하지만 손에 쥔 것을 부딪쳐 보지도 않고 포기할 놈들이 아니니, 분명 누구 한 명이라도 물어뜯어 같이 죽으려고 할 터였다.
결국 어딘가에선 커다란 전쟁이 벌어진다는 것.
그러니 이제 슬슬 이놈들을 일거에 쓸어 담을 준비를 해야 된다.
“그럼 감시를 부탁할게요.”
“고마워요, 최.”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필요가 없는 SVR.
그럼에도 종혁은 굳이 SVR을 이 작전에 껴 주었다. 오직 나탈리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부채감을 덜어 주기 위해서.
싱긋 웃은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예, 청장님.”
현 대한민국 경찰청장인 장희락.
“깡패 새끼들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번 털어 내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종혁의 입술이 비틀렸다.
* * *
어두운 밤, 서울 어느 빌딩의 지하주차장.
“돈은 바로 입금해 주지.”
통화를 종료한 오정훈이 돌아서자 그의 눈에 검은 양복을 입은 백오십여 명의 덩치들이 들어온다.
십대 혹은 십대를 겨우 벗어난 앳된 외모의 사내 백여 명과 몸 여기저기에 붕대와 반창고를 두른 이삼십대 오십여 명의 조직원.
회칼이나 식칼, 야구방망이 등을 든 채 잔뜩 흥분한 그들의 모습에 오정훈이 고개를 끄덕인다.
조직원들을 믿긴 하지만, 어디서 말이 새어 나갈지 모르기에 그저 복수를 하겠다고 말한 그.
“준비됐습니다, 회장님.”
‘드디어!’
대한민국 깡패의 역사를 바꿀 위대한 한 걸음을 위한 준비.
‘곧 뵙겠습니다, 큰형님!’
온몸에서 치솟는 소름에 오정훈은 주먹을 꽉 쥐었다.
“가자!”
허리를 숙이는 박 전무를 뒤로한 그가 가까이 있는 고급 세단에 오르자 강남범동방파 조직원들도 함성을 지르며 줄줄이 서 있는 승합차와 버스에 오른다.
“출발해.”
“예, 회장님!”
부르릉!
지하주차장을 떠난 차량들이 경기도 양평으로 향했다.
* * *
“스읍. 후우.”
눈이 내리는 경기도 양평의 어느 별장 저택, 마당의 테이블에 앉은 노인이 별이 뜬 밤하늘을 보며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 그.
한때 대한민국의 밤거리를 공포에 떨게 했던 범동방파의 두목, 유대춘이다.
링거를 한 팔에 꽂은 채 병색이 완연한 그가 입술을 달싹인다.
“정훈이가 큰코다쳤다고.”
옛날의 범동방파의 유지를 잇겠다면서 독립해 나간 되바라진 놈, 오정훈.
“아무래도 오래 버티진 못할 거 같습니다, 큰형님.”
서울의 조직뿐만 아니라, 광주의 감석파와 목포의 태흥파 등 지방 조직들까지 합세했다.
그야말로 전국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상황.
제아무리 최근 강남범동방파의 기세가 좋다지만,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다.
“경찰의 반응은?”
“특수본이 꾸려졌다고 합니다. 본부장은 정용진 경무관이라는데…….”
몇 년 전 간편신고관리과를 맡은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약력이 조사되지 않는다.
그들 범동방파로서는 이가 갈리는 부서인 간편신고관리과.
익명 제보가 실시간으로, 그것도 전국 모든 수사 부서들에 연결되다 보니 범동방파에 앙심을 품은 이들이 쉴 새 없이 신고를 하는 탓에 꽤 애를 먹고 있는 중이다.
“본청 정보국 양반이구만.”
같은 경찰들에게도 베일에 싸여 있는 본청의 정보국.
유대춘도 겨우 조직의 이름만 들어 봤을 뿐이다.
“그리고 미친개 김종두, 불도저 최종혁이 붙었습니다.”
본청 광역수사대장도 만만치가 않다.
그들 입장으로선 한 명 한 명이 모두 저승사자다.
유대춘은 다시 담배 연기를 뿜었다.
“경찰이 예전 같지가 않아.”
예전이었으면 한 사나흘 후에나 늦장 대응을 했을 경찰.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무슨 일만 터졌다 하면 곧바로 수사본부가 꾸려지고, 예전과 달리 제 한 몸 아끼지 않고 달려든다.
그들 범동방파에게 뒷돈을 받아먹던 경찰들도 대부분 강제 퇴직을 당한 상황.
건달로서 생활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정훈이와 정훈이에게 달려든 조직들의 보스에게 연락해. 내가 좀 보자고 한다고.”
“……중재를 하시려는 겁니까, 큰형님.”
“그래야지.”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모든 건달이 쓸려 나갈 판이다.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당시의 대통령.
그 탓에 대한민국의 어둠에 기생하던 거의 모든 건달이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런 일이 다시 발생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안 오면 죽여 버린다 하고.”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을 돌리…….”
띠리링! 띠리링!
“죄송합니다, 큰형님.”
“받아.”
“예.”
유대춘에게서 멀리 떨어진 장년인이 얼굴을 구기며 전화를 받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하얗게 질린 그가 유대춘을 향해 달려든다.
“큰형님-!”
부우우웅! 꽈아아앙!
저 멀리 부서지는 대문과 대문을 밀고 들어오는 버스 한 대.
눈을 부릅뜬 유대춘이 벌떡 몸을 일으켰다.
* * *
“후욱! 훅!”
하얀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거리를 달리는 차 안.
운전석에서 들려오는 거친 숨소리를 일견한 오정훈이 창밖을 바라본다.
아무것도 없는 양평의 외진 길.
논밭 위로 농막 같은 작은 조립식 건물 하나가 그의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앞에 나와 있는 덩치 큰 사내 한 명도.
이쪽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곤 돌아서서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그.
오정훈의 입가가 비틀어진다.
“됐군.”
됐다. 저 감시자에게 돈을 먹여 눈을 가려 놨으니, 이제 유대춘의 별장까지 그를 막아설 사람은 없다.
혹여 짭새나 유대춘을 치러 온 간 큰 놈들이 있을 때, 사전에 알아차리고 연락을 하는 감시자.
한때 오정훈도 저 감시자 역할을 맡았었다.
“앞장서.”
핸드폰을 내려놓은 그가 옛 추억에 젖는 순간이었다.
부우웅!
그가 탄 차를 추월해 선두에 서는 버스 한 대.
그렇게 십여 분 정도 달렸을까.
곧게 뻗은 길 끝에 높다란 담벼락이 쳐진, 검은 정장을 입은 건달들이 대문을 지키는 커다란 저택이 나타난다.
유대춘이 요양을 하고 있는 별장.
“후욱! 훅! 회, 회장님!”
운전석에 앉은 조직원뿐만이 아니다. 오정훈의 숨소리도 어느새 거칠어져 있다.
지금부터다.
대한민국 건달의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
오정훈은 다시 핸드폰을 들었다.
“그대로 밀어 버려!”
-예, 회장님!
부아아아앙!
속도를 높이는 버스가 그대로 대문을 밀고 들어간다.
꽈아아앙!
막히는 것 없이 그대로 밀고 들어가는 버스.
그 뒤를 이어 오정훈이 탄 차와 승합차들이 대문 안으로 난입한다.
끼이익!
멈춰 서는 차량들.
담배를 물며 차에서 내린 오정훈이 저택 앞마당 여기저기에 서 있다가 놀라 이쪽을 쳐다보는 범동방파 조직원들과 엉거주춤 엉덩이를 든 유대춘을 발견하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잡아!”
“우아아아아!”
“크, 큰형님을 보호해-!”
“우와아아아아!”
서로를 향해 달려드는 두 깡패 무리들.
오정훈은 저택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유대춘을 향해 걸음을 옮기며 칼을 빼 들었다.
“오정훈, 이 개자식! 죽어라!”
그를 향해 달려드는 범동방파의 조직원.
순간 눈빛이 서늘해진 오정훈이 몸을 숙이며 칼을 휘두른다.
퍼억!
“끄악!”
목과 어깨 사이에 틀어박힌 칼을 빼 든 오정훈은 그를 옆으로 밀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애새끼는 꺼져.”
목표는 유대춘. 그가 도망가게 놔둘 순 없었다.
오정훈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 * *
“허억! 헉!”
‘저 병신 새끼!’
여러 조직들이 연합해 강남범동방파를 급습한 일의 배후에 자신이 있다고 오판한 게 틀림없다.
아니면 그 일을 기회 삼아 자신을 제끼려 한 것이다.
유대춘 자신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고 범동방파의 2군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강남범동방파.
링거 바늘을 뽑으며 달리는 유대춘이 이를 뿌득뿌득 간다.
“큰형님! 이쪽입니다!”
“윽?!”
저택 뒤 산으로 통하는 후문을 가리키는 수족의 외침에 유대춘이 몸을 틀다 순간 러그를 밟고 미끄러진다.
쿠당탕!
“큰형님! 괜찮으십니까, 큰형님!”
“커흑! 괜찮…… 컥!”
겨우 대답하던 유대춘이 얼굴을 구긴다.
고작 얼마나 뛰었다고 숨이 넘어갈 것 같다.
몇 년 전 폐암 수술을 했던 그. 말기였기에 수술은 불가피했고, 이후 반송장처럼 살아왔다.
다행히 전이가 되지 않아 폐 하나의 절반을 떼어 내는 것으로 끝.
이후 이곳에서 요양을 하며 몸을 회복했는데, 오랫동안 회복을 하며 이제 어느 정도 거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그 잠깐 뛰었다고 숨이 넘어가는 것을 보면 완전히 회복을 하는 건 영영 안 될 것 같다.
그에 유대춘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너희끼리 가!”
“큰형님!”
“가라고, 이 새끼야……! 커흑!”
그래야 자신이 산다. 오정훈이 자신이 후문으로 도망친 것으로 오해하고 따라갈 테니 말이다.
또 이 체력에 눈 내리는 산을 오를 자신이 없었다.
“……몸 보중하십시오, 큰형님! 크흑!”
그의 수족은 다급히 부하들을 이끌고 후문을 통해 달려 나가 산으로 향했고, 후문을 열어 놓은 채 나가는 부하를 쳐다보던 그는 다리를 절뚝이며 이층으로 향한다.
“막아! 큰형님이 피신하실 때까지 막아!”
“뚫어-!”
난리가 난 현관.
이를 악물며 2층의 서재로 향한 그가 벽 한 면에 빼곡하게 세워진 책장으로 향한다.
콱!
“끄읍!”
책장 하나를 잡고 잡아당기는 그.
그러자 책장이 끌려 나오며 3평 정도의 공간이 나타난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그가 만들어 놓은 패닉룸이었다.
다시 책장을 닫은 그는 어둠이 내려앉자 숨을 죽였다.
“와아아!”
“죽여!”
살벌한 소음이 그의 귀를 희미하게 자극한다.
“후우.”
빠득!
“이 개새끼…….”
살아 나가기만 한다면 오정훈부터 죽여 버리리.
소리 없이 복수를 천명한 유대춘은 바닥을 더듬더듬 더듬어 물 한 병을 찾아 입에 가져갔다.
일주일 정도 버틸 수 있는 식량을 구비해 놓는 패닉룸.
일주일, 아니 일주일도 필요 없다.
하루면 뒷산으로 도망친 2인자가 서울 전역에 흩어져 있는 조직원들을 이끌고 와 오정훈과 강남범동방파를 밀어내고 자신을 구해 낼 거다.
“빌어먹을! 핸드폰만 있었어도!”
그랬다면 바로 자신이 구조를 요청했을 텐데, 안타깝게도 핸드폰을 안방에 두고 왔다.
정신없이 도망치다 보니 이제야 기억이 난 핸드폰의 존재. 2인자 김춘식이 부디 다른 부하들에게 연락을 했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렇게 얼마나 이를 갈았을까.
‘음?’
방금까지 시끄러웠던 바깥이 조용하다.
오정훈이 이 별장을 지키는 범동방파 조직원 30명을 모두 불구로 만들었든가, 아니면 천우신조로 자신의 부하들이 이겼든가.
뭐든 그는 숨을 죽이며 바깥을 향해 귀를 기울이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오정훈이 이 개새끼가 이겼다고 해도 열린 후문으로 갔겠지.’
그 순간이었다.
사박!
책장 바깥에서 들리는 희미한 소리에 그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쿵! 쿵!
“안에 계신 거 다 압니다, 큰형님. 나오십시오.”
‘저, 저 새끼가 여길 어떻게!’
수족들 중에서도 정말 믿을 만한 수족들밖에 모르는 패닉룸.
유대춘은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숨을 죽였다.
“예전에 제게 술을 주실 때 기억 안 나십니까? 폐를 떼어 냈으면서도 퇴원 기념으로 술을 드셨을 때입니다. 그때 큰형님이 잔뜩 취하셔서 춘식이 형님께 말하셨죠.”
여기에 패닉룸을 만들라고, 수술은 잘 끝났지만 자신을 얕본 놈들이 쳐들어올 수 있다고 말이다.
“그때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화장실에 들어가 있던 제가 다 들었잖습니까.”
‘미친!’
술에 취했다고 아무 소리나 지껄인 과거의 자신을 때려죽이고 싶다.
“안 나오십니까?”
‘나가겠냐, 이 개새끼야!’
어차피 오정훈도 반반일 거다. 자신이 여기에 있다고 확신을 내리진 못할 거다.
공포에 질린 유대춘은 그렇게 합리적이지 못한 판단을 내렸다.
“하. 누가 깡패 대가리 아니랄까 봐 끝까지 추하시네. 야, 이거 열어.”
“예, 회장님!”
‘아, 안 돼!’
유대춘은 다급히 무기를 찾아 손을 더듬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 쥐어지는 건 겨우 육포나 물 따위뿐.
그사이 그가 열고 들어왔던 책장의 문이 열린다.
그리고 유대춘과 오정훈의 눈이 마주친다.
피식!
“겁먹어 마루 밑에 숨은 개새끼도 아니고, 대한민국 최대 조직 범동방파의 보스가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너 이 새끼……!”
겨우 양주병을 집은 유대춘이 몸을 일으키며 오정훈의 머리를 향해 양주병을 휘두른다.
터억!
그러나 속절없이 잡혀 버리는 양주병.
오정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잘 가십시오, 큰형님.”
“이 개새…….”
푸우욱!
* * *
다시 시간을 돌려 본청에 마련된 특별대책수사본부.
쿠당탕!
“달려!”
특수본에 모인 모든 경찰이 대강당을 빠져나간다.
한때 서울의 밤거리를 주름잡았던 대조직 범동방파의 보스, 유대춘이 은퇴를 당한단다.
그것도 강남범동방파에 의해.
왜 상황이 그렇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일단 달렸다.
그 위세가 줄었다고 한들 그래도 유대춘이다. 그를 따르는 조직은 여전히 많았다.
그가 사망하면 폭주할 범동방파, 그리고 범동방파의 산하 조직들.
그들은 이번 일에 엮인 모든 조직에게 피의 복수를 시작할 터.
대한민국의 밤이 떠들썩해질 거다.
날 듯 본청을 빠져나간 경찰들은 얼른 차량에 올랐고, 그건 종혁과 정용진, 김종두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오정훈이 유대춘을 친 겁니까?!”
“예. 확실한 정보원에게 입수한 정보입니다.”
강남범동방파가 어떻게 움직이든 대응할 수 있도록 강남범동방파의 모든 조직원을 감시해 준 SVR.
덕분에 이토록 빠르게 대응을 할 수 있었다.
“씨발! 이게 뭔 난리야!”
종혁은 엉덩이를 들썩이는 김종두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 대한민국의 기생충 하나가 드디어 사라지는구만.’
참 지독히도 죽지 않았던 기생충.
‘어차피 3년에 뒤에 뒤질 거 3년 먼저 죽는다 생각해라.’
3년 뒤 건강이 악화되어 사망을 하는 유대춘.
놈의 손에 의해 피눈물을 흘린 사람이 몇이던가.
놈이 죽는다 한들 종혁으로선 아무런 감흥도 느낄 수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어? 종혁아! 저거!”
양평에 들어선 종혁은 저 멀리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버스와 그 뒤를 줄줄이 따르는 승합차들을 보며 눈을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