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57화>
뚜벅뚜벅!
싸늘한 복도를 빠르게 걷는 종혁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져 있다.
언젠가 생길 줄 알았던 일.
그래서 대비를 했던 일.
그러나 막상 닥치고 나니 머리끝까지 열이 뻗친다.
‘이 개새끼들이 감히 또-!’
그의 전신에서 끔찍한 살의가 뿜어져 나온다.
“최.”
문 앞에 선 SVR 요원이 막아서자 종혁이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진다.
“볼 것이 못 됩니다, 최.”
“비켜요.”
오싹!
“음.”
SVR 요원으로 활동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의 심장을 할퀴는 삭막한 목소리.
요원은 결국 비켜설 수밖에 없었고, 문을 열고 들어간 종혁의 코로 비릿한 피 냄새가 빨려 든다.
“최.”
“나탈리아.”
피가 튄 그녀의 얼굴과 손.
“엄마는요?”
“걱정 마세요. 고정숙 씨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까.”
종혁의 집은 현관문 밖에서 수류탄이 터져도 모를 정도의 방음 공사가 되어 있다. 같은 시각 고정숙은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편안하게 TV를 보고 있었다.
“현재는 잠이 든 상태고요.”
“……감사합니다.”
“최!”
차마 두려워 안부 전화조차 못했던 종혁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짚으며 허리를 깊이 숙인다.
다행이다.
회귀 전, 못난 아들 때문에 비명에 가셨던 어머니.
그런데 또 못난 아들 때문에 돌아가실 뻔했다.
이번엔 지켜 드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일상을 누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허리를 숙이는 종혁의 모습에 당황했던 나탈리아가 이내 작은 미소를 짓는다.
“이제야 우리 SVR이 일다운 일을 했네요.”
장난기가 섞인 그녀의 모습에 종혁이 울컥한다.
‘대체 뭘 줘야 하지?’
가진 돈, 앞으로 벌 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종혁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최, 우린 친구죠?”
친구끼린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
그런 그녀의 푸근한 미소에 종혁이 다시 울컥한다.
‘나중에 주려고 했는데…….’
과거, 놈들 회사가 러시아에서 벌이려 했던 다단계 투자 사기.
금광을 미끼로 수많은 피해자를 낳을 뻔한 사건을 막으며 거두었던 놈들의 현지 직원들, 하마터면 억울하게 사기에 이용을 당할 뻔했던 채굴 기술자들을 본격적으로 움직일 때가 온 것 같다.
“예. 친구죠.”
종혁의 머릿속에서 러시아에 잠든 수많은 광맥이 스쳐 지나간다.
회귀 전 한국의 사기꾼들이 아이템으로 삼았던 금광 투자 사기. 그중 상당수가 러시아의 광산이었는데, 훗날 몇몇 광산은 정말 금광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리고 먼 미래에 모습을 드러내며 전 세계를 발칵 뒤집는 러시아 최대 금광까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친구일 겁니다.”
주먹을 꽉 쥔 종혁의 시선이 방 중앙 의자에 앉은, 사람이 아니라 고깃덩이라고 해도 믿을 법한 형태를 한 히트맨에게로 향한다.
죽일까, 살릴까.
툭 쳤다가는 죽어 버릴 것 같은 참혹한 모습에 종혁의 주먹이 아쉬움에 부르르 떨리고, 나탈리아는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이런.’
아무래도 종혁이 또 뭔가를 주려는 것 같다. 아직 러시아가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은데도 또 뭔가를.
막대한 채무, 그 부담감이 그녀의 가슴을 짓누른다.
“후우. 놈들입니까?”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요.”
“아니라고요?”
깜짝 놀란 종혁이 나탈리아를 본다.
“……놈들의 표식이 없는 겁니까?”
나탈리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인조가죽 커버를 씌운 책 한 권을 내민다.
“놈의 안가에서 찾은 물건이에요.”
의아해하며 받아 든 종혁의 표정이 이내 딱딱하게 굳는다.
“이, 이건?”
살인 명부다.
1999년부터 작성된 살인 명부.
강도 살인, 강간 살인, 방화, 낙하물에 의한 사망, 교통사고 사망 등 종혁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건과 그 사건을 의뢰한 의뢰자들의 신원이 한가득 들어 있다.
그중 마지막 장에 적힌 내용이 종혁의 시선을 붙든다.
목표- 고정숙
의뢰 내용- 배와 허벅지에 칼침 한 방씩. 살해 X.
특이점- 전국에서 알아주는 부동산 부자임에도 경호원이 없음.
“까드드득!”
어머니 고정숙의 사진까지 붙은 의뢰 내용에 종혁의 분노가 들끓는다.
“현재까지 확인을 마친 사건들의 모든 인과 관계를 따져 봤을 때, 저놈은 아무래도 놈들과 연관이 없는 살인청부업자 같아요.”
“……그 말이 놈들이 아니라는 소리는 아니죠.”
놈들이 꼬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쪽을 간 보려 하는, 아니 경고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놈들 회사와 전혀 상관이 없는 청부업자를 이용해서.
그렇게 말하던 종혁은 이내 낯빛이 굳혔다.
자신도 생각해 낸 걸 나탈리아가 모르고 있을까. 그것까지 모두 확인을 마친 뒤에야 방금과 같은 가설을 말한 것이 분명했다.
“설마 내가 잡아 처넣은?”
나탈리아가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웬 사내의 사진을 내민다.
“여러 ATM에 돈을 나눠서 수차례 저 청부업자의 계좌로 돈을 입금한 놈들이 만난 놈이에요.”
쿵!
‘이 새끼는?’
아는 얼굴이다.
그렇기에 어머니 고정숙에게 닥칠 뻔했던 이유 모를 위협이 누구에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해 버리고 만다.
나탈리아는 굳어 있는 종혁을 향해 나른히 웃었다.
“강남범동방파. 익숙한 이름이지 않나요?”
아름답고도 위험한 미소.
이를 악문 종혁이 뻣뻣해지는 뒷목을 주무른다.
“……하! 이 개새끼들 봐라?”
까드득!
‘웬만하면 서울청에 맡기려고 했는데…….’
안 될 것 같다.
놈들은 자신이 목숨을 내놓고서라도 지켜야 하는 소중한 보물, 역린을 건드렸다.
“말만 하세요, 최. 이놈들 목을 모두 따서 당신에게 드릴 테니까!”
이르지만 신년 선물로.
종혁은 미소가 더 위험해지는 나탈리아를 바라보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죠.”
“흐음?”
부족하다. 너무 부족하다.
사람들은 자다 죽는 걸 보고 호상이라고 한다.
SVR이 움직이면 놈들의 말로는 그런 호상일 수밖에 없다.
“잘해 봐야 몸에 총알 구멍 몇 개 나는 수준이겠죠.”
감히 어머니 고정숙을 건드리려고 했는데, 고작 그 수준으로 끝낼 수 있을까.
“호오……?”
종혁은 이번엔 대체 어떤 재밌는 일을 하려는 걸까 호기심을 드러내는 나탈리아를 보며 핸드폰을 들었다.
“태흥아, 100억이다.”
쿵!
-무슨…….
“너 혼자 다 처먹어도 좋고, 전국 조직들에게 알려도 좋으니까 일주일 안에 강남범동방파, 이 개새끼들에 대해 전부 알아 와. 그럼 100억 준다.”
-……예?
“참고로 얘들 해체된 후에 얘들이 차렸던 업장은 다 너희 거다. 딱 알아 온 만큼만 인정해 줄 거야.”
쿵!
종혁은 입을 다무는 이태흥에 입술을 비틀었다.
‘자, 이제 서로 물고 뜯어라.’
개새끼들이 개새끼들을.
나탈리아는 흉흉하게 웃는 종혁의 모습에 배꼽을 잡으며 끅끅 웃었다.
* * *
전화가 끊긴 핸드폰을 멍하니 바라보던 이태흥의 낯빛이 굳는다.
“매제.”
“예? 네, 형님.”
새콤한 냄새를 가득 풍기는 빨간 양념을 듬뿍 입에 듬뿍 묻힌 이태흥의 매제 김동철이 의아해한다.
“누가 어떤 새끼들에 대해 알아 오면 100억을 준대.”
“어떤 미친놈이요?”
“오빠, 누가 100억 준대?! 그거 우리 자기한테 맡겨!”
이태흥은 옆에서 우아하게 새우 요리를 한 입 베어 물다가 눈을 동그랗게 뜨는 만삭의 동생을 일견했다.
“경찰이.”
“……사기꾼이네! 오빤 나이가 몇 살인데 아직까지 그런 말에 속아? 신경 끄고 밥이나 먹어!”
“넌 좀 조용히 해!”
차라리 사기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이런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한 사람은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었다.
“아무튼! 그 미친놈이 어떤 새끼들…….”
하나뿐인 여동생 선미의 남산처럼 부푼 배와 그녀의 옆에 앉아 열심히 중국 음식을 먹는 어린 조카들을 본 이태흥이 황급히 말을 고친다.
“어떤 사람들에 대해 알아 오기만 하면 100억을 준대.”
진지한 그의 모습에 김동철도 입술을 닦으며 진지해진다.
“어떤 사람들을 말입니까?”
“같은 건달.”
움찔!
“어…….”
“그럼 그거네. 그 새, 아니 그 사람들에게 된통 당한 재력가가 빡, 열 받아서 현상금 건 거. 대체 얼마나 열이 받았으면 100억을 현상금으로 거냐?”
이태흥과 김동철의 시선이 여동생이자 아내인 선미에게로 향한다.
“얼마나 알아 오래? 아, 그 돈이면 전부겠구나. 기한은 얼마나 되는데?”
“일주일.”
“에이, 우리 자기 콩고물 좀 떨어지나 했더니…….”
움찔!
“야. 네 오빠가 이태흥이야. 이 내가 그 돈을 혼자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목포 조직 아니지?”
정곡을 찌른 말에 이태흥은 입을 다물었고, 선미는 첫째 딸의 입가에 묻은 양념을 닦아주며 입을 열었다.
“전국 건달들에게 싹 다 연락 돌려서 그 사람들 업장, 창고, 조직원, 죄목, 연관된 조직과 권력자들, 싹 다 알아봐서 가져다…… 그렇구나. 그것뿐만이 아니구나. 와, 이 사람 무서운 사람이네.”
“……뭐가 아니라는 건데?”
“아무래도 몰이사냥까지 하라는 것 같아.”
“몰이사냥?”
“응. 다 물어뜯은 후에 숨통만 붙여 놓으라고. 오빠, 이거 잘못 먹으면 교도소 가겠다.”
오싹!
“뭐?!”
“이 사람, 건달들에 대해 유감이 많은 사람 같아.”
‘유감이야 많겠지!’
경찰이니까.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이 기회에 쳐낼 놈들을 다 쳐내겠다고?”
“나라면?”
‘쓰벌?’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종혁이 자신의 입으로 태흥건설은 인정해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선미는 혼란해하는 오빠 이태흥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휴. 오빠, 그 사람이 대체 얼마나 무서운 거야?”
“뭐?”
“얼마나 무섭기에 몇 백억, 아니 몇 천억짜리 판이 눈앞에 있는데도 망설이고 있어? 평소 오빠라면 절대 놓치지 않았을 일이잖아.”
쿵!
“……그렇게 쳐내진 놈들의 구역을 먹어 치워라?”
온몸이 저릿해지며 열이 오른다.
선미는 흥분하는 오빠를 보며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먹어 치우면 감당은 되고? 그냥 적당히 사업체 몇 개랑 지분만 챙겨. 건설 회사 몇 개만 통합시켜도 도급 순위가 몇 단계는 뛸걸?”
그 가치만 해도 지금 준다는 100억 이상은 될 거다.
“그 사람도 딱 그것만 원하는 것 같고.”
선을 넘는 순간 이쪽이 엿 될 것 같은 불길한 느낌.
“잘되면 우리 자기 지분도 좀 챙겨 줘.”
그렇게 말한 선미는 칠칠맞게 소스를 묻히고 먹는 남편 김동철의 입을 닦아 주었고, 멍하니 여동생을 바라보던 이태흥은 얼굴을 구겼다.
“매제, 한 대만 맞자.”
“가,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우리 자기 때리기만 해, 진짜!”
선미가 김동철을 막아서자 이태흥은 얼굴을 더 구겼다.
이렇게나 똑똑한 여동생 선미. 공부만 계속했어도 최소 판검사는 됐을 하나뿐인 여동생.
그런 여동생을 꼬드겨 대학 중퇴 유부녀로 만든 게 바로 매제다.
저 능력 없는 주제에 욕심만 많은 놈팡이가.
이러니 화가 안 날 수가 있나.
씩씩거리던 이태흥은 이내 생각에 잠겼다.
‘100억은 그냥 미끼다?’
딱 알아 온 만큼만 인정해 주겠다던 종혁의 말엔 그런 의도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후에 그 자리를 차지할 조직을 체크해 놓고, 나중에 실적이 필요하면 쓸어버리려는 의도.
‘그래! 이거였어!’
강남범동방파를 물어뜯으면서 발생할 범죄의 증거들만 해도 충분히 구속감.
‘맞아. 그놈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야.’
문제는 종혁은 이태흥 자신이 이걸 알아차릴 거란 걸 분명 예상하고 있었을 거란 점이다.
‘나이도 어린놈이 어찌나 이쪽의 생리에 대해 밝은지.’
역시 여동생의 말이 맞는 것 같다.
‘이 개새끼!’
하지만 그래도 달려들 수밖에 없다.
이 현상금에 생각 없이 달려들 전국 조직들을 생각하면, 그들마저 소탕된 후를 생각하면 몇 천억의 자금이 주인 없이 굴러다니는 거다.
이걸 달려들지 않으면 바보 병신인 거다.
‘나처럼 이걸 독약이라고 생각하는 놈들도 많겠지만…….’
아닌 놈들이 훨씬 많을 거다.
그리고 종혁도 그걸 노리는 것일 것이다. 돈 욕심에 눈이 돌아가 선을 넘는 놈들을 일거에 쳐낼 기회를.
어차피 건달들끼리 치고받는 것뿐이니 경찰과 검찰, 정부로선 반길 수밖에 없는 일.
심지어 조직폭력배 일제 소탕에 관한 명분까지 줄 수 있다.
“전국이 시끄러워지겠군.”
하지만 잘만 하면 전라도에서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철옹성을, 아니 전라도 전체를 먹어 치울 수 있을 것 같다.
흉흉한 미소를 지은 이태흥은 핸드폰을 들었다.
“어! 김 회장! 나야, 목포의 이 회장! 혹시 강남범동방파란 놈들에 대해 알아? 이름만 들어 보면 범동방파 하부…… 오, 알아?”
이 기회에 쳐낼 놈, 함께할 놈을 가르는 거다.
멀지 않은 미래, 전라도 전체를 아우를 자신의 왕국을 위해!
이태흥의 미소가 더 짙어지기 시작했다.
* * *
사악! 삭!
서울의 한 식당 앞에 있는 쓰레기를 쓸던 장년인 사장이 잠시 허리를 펴다 하늘을 본다.
흐릿한 하늘처럼 흐릿한 그의 낯빛.
“무슨 일이지?”
그 개새끼, 이정백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은 지 벌써 보름째다.
수금은 2주마다 한 번씩 해도 연락은 거의 매주마다 하는 이정백. 또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는 이정백의 부하들이 슬그머니 식당을 둘러보고 간다.
그리고 물수건 등을 강매한다.
그렇게 한 번에 사는 양이 무려 2주일 치. 매달 한 달 치의 물수건 등이 식당 창고에 쌓이다가 쓰레기로 내버려지는 거다.
심지어 또 그럴 때마다 용돈을 줘야 한다..
그런 이정백이, 어제 왔어야 했던 오질 않으니 사장으로선 걱정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뭘 더 얼마나 뜯으려고!’
어쩌면 보호비를 더 올리려는 수작일 수도 있다.
“그, 그렇다면……?”
곧 가게를 엉망으로 만들 진상들이 나타날 수 있었다.
울상이 된 사장은 결국 담배를 물고 만다.
‘하. 식당 앞에선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데.’
들어오던 손님도 돌아 나가게 만드는 게 바로 식당 주인이 식당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거다.
하지만 속이 답답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
찰칵! 치이익!
“빌어먹을. 이번엔 대체 얼마를 올리려고. 그냥 가게를 팔아 버릴…… 응?”
끼이이익! 치이익!
갑자기 가게 앞 도로에 서더니 문이 열리는 버스.
그 안에서 똑같은 추리닝을 입은 짧은 머리에 덩치 크고 인상이 험악한 남자들이 내리자 사장의 다리가 풀려 버린다.
‘왔구나!’
드디어 왔다. 이정백이 보낸 조폭들이.
사장은 눈을 질끈 감으며 힘들게 몸을 일으켰다.
“아이고, 사장님 되시죠?”
“보호비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예? 으하핫. 이거 저희 얼굴을 보고 이상한 오해를 하셨나 본데, 저희 그런 사람들 아닙니다. 보십시오!”
사장은 몸을 돌린 사내들의 등에 박힌 글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태흥건설 운동동아리 천하장사
“어제 단체 예약을 했는데, 자리랑 고기 충분하죠?”
인상이 무척이나 험악한 중년인은 사장을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