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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746화 (746/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46화>

    종혁은 이젠 몸마저 돌린 신복동을 가만히 응시하다 몸을 일으켰다.

    “사장님, 따님이 사망하신 아내분을 남자친구 우창배와 함께 공모하여 해했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습니다.”

    움찔!

    “하지만 지금은 들리지 않으시겠죠. 오늘은 푹 쉬세요.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종혁은 중환자실을 떠났고, 남겨진 신복동이 몸을 일으켜 닫히는 중환자실의 문을 응시한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그의 눈.

    ‘아녀…….’

    아닐 거다.

    ‘설마 그럴라고.’

    자신이야 30년 내내 딸을 돌보지 못하다 못해 지난 10년은 아예 만나지도 못했다.

    하지만 아내는 30년 동안 딸을 돌봤다.

    “아닐 거여. 아니어야제.”

    사람인 이상 그런 짐승일 수 없었다.

    그런 짐승이 자신의 딸일 리 없었다.

    다시 몸을 뉘인 신복동을 눈을 꽉 감으며 귀마저 틀어막았다.

    한편 병원을 나선 종혁이 한숨을 내쉰다.

    “지랄 맞네, 진짜.”

    이건 사랑이 아니다.

    아집이고, 집착이다.

    그동안 제대로 돌보지 못한 딸에 대한 미안함이 만든 집착.

    그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식이 엇나가고 있다면 바로잡아 주어야 하는 것도 아비의 역할이었다.

    아무래도 확실한 증거를 내밀어야 신복동도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최재수가 가져다준 핸드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준비했던 서브 폰을 꺼내 든 종혁은 순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철아.”

    -무슨 일 있었습네까?

    “그럴 일이 좀 있었어. 그보다 결과는?”

    -제가 누굽네까. 찾았습네다!

    쿵!

    “……오케이.”

    이경애가 사망한 그날, 우창배가 그 산 인근에 있었음이 확인됐다. 이제 남은 건 한 발자국뿐이었다.

    종혁은 눈빛을 서늘하게 가라앉히며 걸음을 내디뎠다.

    그때였다.

    지이잉! 지이잉!

    “아, 예. 청장님!”

    함경필 전남청장이다.

    ‘이분이 이 시간엔 왜?’

    “예?”

    종혁은 이어지는 함경필 전남청장의 말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이놈의 새끼가 아는 기자가 있었는가 보다. 아무래도…… 감찰을 받아야 할 것 같아.

    “하, 씨발.”

    종혁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가지가지 하고 있다.

    * * *

    또 과잉 진압! 경찰 왜 이러나!

    미란다의 원칙도 고지하지 않고 냅다 팬 폭력 경찰!

    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로 갔나.

    부친을 잃을 뻔한 피해자! 경찰에게 얻어맞다!

    전라남도 신안, 왜 이렇게 시끄럽나!

    “에라이!”

    빠악!

    마우스를 집어 던진 종혁은 담배를 물며 몸을 뒤로 젖힌다.

    “아주 물고 뜯고 지랄염병을 다 하네.”

    자신이 폭력을 휘두른 것도, 다소 과잉 진압을 한 것도 사실이다.

    종혁도 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고, 그에 대한 징계가 떨어진다면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종혁의 손길이 닿지 않는 언론사 몇 곳에서 지나치게 이야기를 부풀리고 있었다.

    그리고 더 짜증이 나는 건 검찰까지 이 일에 개입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원치 않는 검찰 일부 세력들. 그들이 나섰으니 아마 사태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터였다.

    “왜 이렇게 도움을 안 주는 거야!”

    담배를 끊고 싶다. 끊진 못해도 줄이고 싶다.

    그런데 세상이 도움을 안 준다.

    쿵쿵쿵!

    “들어와요.”

    스르륵 문이 열리며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종혁은 그들의 날카로운 눈매에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켰다.

    “식구 등에 칼 꽂는 분들께서 오셨구만.”

    움찔!

    “크흠. 처음 뵙겠습니다. 감찰과 심영문 경감입니다.”

    “김승철 경위입니다.”

    “예, 최종혁 총경입니다. 거기 아무 데나 앉으세요. 아니, 취조실로 가야 하나?”

    “아, 아닙니다.”

    “어이구. 그래도 서장이라고 대우를 해 주나 보네. 어떻게 커피? 아니, 그냥 커피 마셔요. 커피밖에 없어.”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린 종혁이 그들에게 내민다.

    “그래, 피차 바쁜 사람들이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날이 꽤 서 계시는군요?”

    “난 내 모가지 돌리러 오신 분들한테까지 예의 지키는 호구 병신이 아니라서.”

    최기룡 전 경찰청장으로부터 이어지는 경찰 조직 최대 파벌인 장희락 경찰청장 파벌.

    이들은 그 반대 파벌의 인사들이었다.

    그들을 훑어보며 코웃음을 친 종혁은 다리를 꼬았다.

    “……쯧.”

    어수룩했던 얼굴들에서 감정이 사라진다.

    정곡이 찔린 듯 경감은 입술을 비틀며 입을 열었다.

    “지금 신예은 씨와 우창배 씨의 상태가 어떤지는 아십니까?”

    신예은은 어금니를 비롯한 이가 9개나 날아가다 못해 턱 관절과 광대뼈가 으스러졌고, 목 경추에도 미세골절을 입었다.

    우창배는 그 이상. 딱 말만 할 수 있는 정도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그래, 내가 팼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좀 팼어요. 책임을 통감하고 자숙하겠습니다. 됐습니까?”

    “이봐요, 서장님!”

    “정직이든 감봉이든 맘대로 하세요. 그런데 이거 하나만은 알아 둬. 난 나한테 이빨 드러낸 새끼는 절대 가만 안 둔다는 거. 그리고 난 언제나 중립이었다는 거.”

    그저 자신의 위에 최기룡 파벌이 있었을 뿐이다.

    “나 박종명 그 잡놈한테도 열심히 충성했다. 먼저 시비를 건 건 어디까지나 너희야.”

    움찔!

    “그럼 잘들 가셔.”

    “……가긴 어딜 갑니까! 아직 내 말 안 끝났습니다!”

    “그럼 내가 나가지, 뭐.”

    “최종혁 총경!”

    “맞은편 백반집이 참 맛있어. 힘들게 내려왔으니 먹고들 가.”

    손을 흔든 종혁은 서장실을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여긴 또 왜 와 계십니까? 할 일들이 그렇게 없습니까?”

    “괘, 괜찮으십니까?”

    계장과 과장들이 걱정을 드러내자 종혁은 어깨를 으쓱였다.

    “기껏해야 정직 아니면 감봉이겠죠, 뭐.”

    작정하고 걸고넘어지면 계급 강등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렇게까지 나온다면 이들은 알게 될 거다.

    돈과 인맥 많은 새끼가 눈이 뒤집힌다면 어떻게 되는지.

    “그럼 난 이 지긋지긋한 사무실을 떠나 뜨끈한 온돌에 등을 지질 테니, 우리 계장님들과 과장님들은 열심히 수고하십쇼.”

    “……와. 때리고 싶은데 때릴 수가 없네.”

    “큭큭큭큭. 그럼 갑니다. 아, 그런데 이번 사건은 누가 맡기로 했습니까?”

    “강력 3팀이 맡기로 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경찰서 건물을 빠져나와 자동차에 올랐다.

    오히려 잘됐다.

    당분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 종혁은 신예은과 우창배를 몰아넣을 마지막 한 발자국을 직접 걸어 보기로 했다.

    * * *

    “휴우.”

    산 앞에 장년 여인이 한숨을 내쉰다.

    하늘이 흐릿한 게 눈이 쏟아질 것 같기도 하다.

    올해 유난히 빨리 내리기 시작한 눈.

    ‘올라가? 말아?’

    그 일, 한 여성이 이 산에서 실족해 죽은 것이 한 달 전의 일이다.

    매주 주말마다 이 산을 올랐으나, 그 사건 이후로는 찝찝한 기분에 등산을 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벌써 한 달. 운동을 너무 오래 쉬었다.

    “어휴. 이럴 줄 알았으면 경미 엄마랑 같이 올 걸 그랬나?”

    오늘은 아침에 일이 있어서 좀 늦게 올 거라고 말한 경미 엄마.

    근질거리는 몸을 조금만 더 참아 볼 걸 그랬나 보다. 그랬다면 이렇게 마음고생은 안 할 텐데 말이다.

    “그래, 이따가 다시…… 응?”

    등산로 입구를 본 장년 여성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무슨 일인지 몰려 있는 사람들.

    “핫팩 받아 가세요! 따뜻한 음료 있습니다! 무료로 드립니다!”

    ‘공짜?’

    눈이 동그래진 장년 여성은 냉큼 그쪽으로 다가갔다.

    “어머!”

    덩치가 크고 외모가 훈훈한 젊은 남자가 밝게 웃으며 음료와 핫팩을 나눠 주고 있다.

    눈매가 꽤 날카롭긴 하지만, 미소가 밝아서 그런지 절로 웃음이 나오는 청년.

    게다가 걸치고 있는 옷이 등산을 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갖고 싶어 하는 고가의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이다.

    ‘우리 둘째랑 연결시켜 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곧 서른 살 노처녀가 될 둘째 딸을 떠올린 그녀가 슬그머니 사람들 사이를 파고든다.

    “나도 하나 줘요.”

    “어이쿠. 예, 어머니. 여기 있습니다! 음료는 뭘로 드릴까요? 커피? 코코아? 밀크티? 그래, 오르다가 소변 마려우면 안 되니까 코코아 먹자. 콜?”

    “……오호호호호! 아이, 참. 코코아는 너무 달아서 싫은데.”

    “우리 어머님 코코아가 피부에 좋은 거 모르시는구나? 자자, 한번 잡숴 봐. 맛이 아주 죽여!”

    “코코아에 그런 효능도 있었나?”

    그러며 못이기는 척 코코아를 받아 든 그녀는 살짝 놀랐다.

    ‘별로 안 다네?’

    젊은 총각이 줬기에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아니면 너무 추워서 혀가 얼어붙은 건지는 몰라도 꽤 먹을 만하다.

    거기다 손에 꼭 쥐여 주는 따뜻한 핫팩까지.

    오랜만에 젊은 남자에게 손이 잡힌 그녀가 눈을 흘긴다.

    “대체 뭘 팔기에 이렇게 곰살맞게 구는 걸까?”

    “어허이. 안 팔아요, 안 팔아. 다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렇게 나눠 드리는 거예요.”

    “공익적?”

    남성은 음료수를 늘어놓은 테이블을 툭툭 건드렸고, 고개를 아래로 내린 여성은 웬 남자 얼굴이 붙은 현수막이 걸려 있자 깜짝 놀랐다.

    남성, 종혁은 그런 그녀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혹시 이 사람 본 적 있어요? 거기 적힌 날짜에!”

    신예은이 부친인 신복동 씨를 살해하려 했다는 걸 알고 있는 종혁은, 신예은과 그녀의 남자친구인 우창배가 이경애 씨를 살해 공모했음을 확신했다.

    그리고 실제로 우창배가 이경애 씨가 추락사를 한 그날 아침, 이 산 근처까지 왔다는 건 이미 순철의 노력 덕분에 밝혀졌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것만으로는 우창배의 혐의를 입증할 수 없었다.

    설령 여기서 누군가의 목격 증언을 얻어 낸다고 해도, 그것이 결정적인 증거는 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 사장님을 설득할 수는 있겠지.’

    신예은과 우창배가 신복동을 살해하려 했음을,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공모했음이 밝혀진다면 지금까진 상황 증거와 정황 증거만으로도 그 죗값까지 치르게 만들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자! 다들 여기 좀 한 번만 더 봐 주세요! 혹시 이날 저 산 위에서 이 사람을 보신 분 계십니까?! 핫팩 무료로 드립니다! 따뜻한 음료수 드시고 가세요! 모두 무료로 나눠 드립니다-!”

    종혁은 목이 터져라 크게 외쳤다.

    * * *

    “예, 사장님. 다른 쪽들에선 좀 소득이 있습니까?”

    빵을 한 입 크게 베어 문 종혁의 말에 핸드폰 너머에서 답신이 들려온다.

    -아직 없습니다…….

    “그래요…….”

    -죄송합니다.

    “아니요. 사장님이 죄송하실 건 없죠.”

    마음 같아선 이경애가 추락사한 그날 이 산에 들른 모든 사람의 동선을 쫓고 싶다.

    하지만 그건 아무리 종혁 자신이라고 해도 무리다.

    “추울 테니까 핫팩이 차가워지지 않더라도 팍팍 교환하시고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목격자가 나타나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차가운 음료수를 들다가 내려놓았다.

    “하아.”

    음료수와 핫팩을 무료로 나눠 준다고 해도 쳐다보지도 않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버스킹 공연도 생각을 해 봐야겠네.”

    그러려면 아무래도 연예기획사에 연락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쯧. 바쁘구만.

    -Oh! Oh! Oh! 오빠를 사랑해!

    “예, 청장님.”

    함경필 전남청장이다.

    -징계가 결정됐어.

    “빨리 됐네요? 어떻게 됐는데요?”

    -직무 정지 10일에, 3개월 감봉이야.

    “음?”

    종혁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저쪽에서 꼬리를 내린 겁니까?”

    이 악물고 달려든 것치고는 징계가 너무 약하다.

    -최 서장이 걔들에게 협박을 했다며?

    “흐음…… 간덩이가 작네요. 전 제 재산 정도는 걸고넘어질 줄 알았는데.”

    공무원의 재산이 수천억이 넘는다.

    그 재산이 형성되는 데 어떠한 불법도 없었다고 한들, 대중들의 주목을 모으고 여러 루머를 양산해 내기엔 충분했다.

    거기다 그동안 종혁이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병신으로 만든 범죄자가 몇 명이던가.

    -거기까지 갔으면 최 서장이나 최기룡 전 청장님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란 걸 모르겠어? 게다가 최 서장은 부동산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

    “……흐흐.”

    -거봐!

    그쪽도 다 계산이 서서 덤볐는데, 종혁이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하게 반응하니까 물러선 거다.

    여러 재벌가 회장들을 비롯해 여야 대표 정치인들과의 친분까지 두터운 종혁.

    그런 종혁과 정말 밑바닥까지 드러내며 진흙탕 싸움을 시작해 봐야, 결국 죽게 되는 건 자신들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덤빌 만큼 멍청하진 않았던 것이다.

    ‘햐, 이 인간들 눈치 좋네.’

    “쩝. 그래도 기분은 더럽네요.”

    덕분에 신안에 부임해 와 쌓았던 완전무결한 커리어에 흠집이 생겼다.

    이놈들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거다.

    “그래서 뭘 준답니까?”

    -TO 다섯 개.

    “오? 경무관급 이상이요?”

    -총경급부터.

    “호오.”

    총경부터라고 해도 간부 TO 다섯 개를 양보한다는 건 꽤 큰 출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저한테도 하나 정도는 떨어지겠네요?”

    장희락 경찰청장이라면 하나도 겨우 내줄 거다.

    -최 서장이 직접 안 쓰고?

    “아시잖아요. 저 언제든 특진할 수 있는 거.”

    -하긴. 이번에 베트남 애들 쓸어버린 것만 해도 특진 대상이긴 하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제 사람부터 챙기는 게 낫죠.”

    하나를 통으로 써서 오택수를 총경으로 올려도 되고, 쪼개서 써도 된다.

    “생각 있으시면 양보해 드려요?”

    -평생 바람막이가 되면 되는 거지?

    “요새 우대갈비란 게 그렇게 맛있다네요.”

    -……사랑한다.

    “저도 사랑합니다. 끊겠습니다. 그리고 절 못마땅해하시는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는 문자로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 이번 주말에 한번 보자.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피식 웃었다.

    ‘난 중립이라는 말이 전달된 거네.’

    그렇지 않았다면 본인들의 살점을, 아니 뼈가 부러진다 하더라도 달려들었을지 모른다.

    그만큼 종혁이 경찰 조직에 끼치는 영향력은 어마어마했으니까.

    하지만 이젠 괜찮다.

    눈치싸움의 시작이고, 종혁도 누가 경찰청장이 되든 상관없다.

    “흰 소든, 검은 소든 일만 잘하면 되는 거지.”

    민중의 지팡이로서 국민을 잘 보호하기만 하면 되는 거다.

    “아, 그런데 그 감찰 양반들은 뭔 징계를 받으려나.”

    곧 1월, 인사이동 시즌이다.

    참 기대가 됐다.

    히죽 웃던 종혁은 어느새 앞에 다가와 현수막을 빤히 보고 있는 장년 여성에 활짝 웃었다.

    “예. 어서 오세요! 핫팩을 드릴까요, 아님 음료부터 드실래요?”

    “어머! 경미 엄마!”

    ‘응?’

    아까 아침에 산에 올라가신 분이다.

    자신의 넉살에 꽤 어울려 주셨던 분.

    “저기…… 혹시 이 사람 왜 찾는 거예요?”

    “아, 그게 중요 사건의 용의자라서요. 혹시 이날 이 산에 올랐는지 알아보기 위해 목격자를 찾는 중입니다.”

    “음…… 웬 모녀랑 함께 있던 걸 본 거 같은데…….”

    쿵!

    “호, 혹시 이 사진 속 여성분들 맞습니까?”

    종혁이 이경애와 신예은의 사진을 내밀자, 장년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여자분들 얼굴까지 보니까 확실히 기억나네!”

    평범한 모녀의 옆에서 함께 산을 오르던 다부진 체격의 사내. 특이한 조합이기도 하고, 남자의 얼굴이 제법 잘생겼던 터라 기억에 남았다.

    “호, 혹시 목격하신 장소가 이곳 아닙니까?”

    종혁은 다급히 이경애가 추락한 절벽 사진을 보여 줬고, 장년 여성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머! 그러네! 이 근처네!”

    ‘잡았다.’

    드디어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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