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25화>
퍼억!
“윽!”
압해초등학교 근처의 한 골목, 김지훈이 벽에 밀쳐진다.
“야. 왜 쌩깠냐?”
“그, 그게요…….”
당연히 무섭기 때문이다.
전등으로 사람을 패거나 컴퍼스로 같은 반 학생의 등을 찍어 버렸다는 소문이 있는 임동식.
다른 일진 형, 누나들도 무서운 소문들이 가득하다.
이런 무서운 일진들, 아니 임동식에게 찍힌 건 정말 별 이유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4학년, 김지훈은 학교 복도에서 옆에 있던 친구와 언제나처럼 추격전을 벌이다 임동식과 부딪쳤다.
그때 부딪친 사람이 임동식이란 걸 알아차리곤 겁을 먹어 바로 사과를 못했다.
딱 그것뿐이었다.
그런데…….
뻐억!
얼굴을 후려치던 주먹.
-넌 오늘부터 찍혔어. 이따가 학교 옥상으로 와라?
그날부터 지옥이 시작됐다.
정말 매일같이 맞았고, 괴롭힘을 당했다.
돈을 안 준다고 해서 맞고,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도 맞았다.
부모님께 말을 하지도 못했다. 어른한테 말하면 죽여 버린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 형, 누나들이 드디어 졸업을 한다는 것에 얼마나 기뻐했던가. 그런데 그건 너무 이른 기쁨이었다.
압해초등학교와 10분 거리인 압해중학교.
임동식을 비롯한 일진 형, 누나들은 김지훈 자신이 생각날 때마다 찾아왔다.
‘방학 때 안 봐서 좋았는데!’
방학이 끝나고도 한동안은 찾아오지 않아서 드디어 잊은 줄 알았다.
“하, 이 새끼…….”
퍼억!
“커헉?!”
배를 얻어맞은 김지훈이 몸을 숙이고, 임동식이 드러난 뒷목을 발뒤꿈치로 내려찍는다.
다시 비명을 지르며 엎어지는 김지훈.
배까지 걷어찬 임동식이 공포와 고통에 파랗게 질린 김지훈의 앞에 쪼그려 앉는다.
“지훈아. 야, 이 사랑스러운 지훈이 씹새끼야. 정말 죽을래?”
“자, 잘못했어요! 사, 살려 주세요!”
다급히 무릎을 꿇은 김지훈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자 임동식이 다시 다리를 든다.
그 순간이었다.
우르르!
“동식아.”
고개를 돌린 임동식은 고개를 숙인 채 골목 안으로 들어오는 압해초등학교 6학년 일진들을 보며 혀를 찼다.
그러곤 김지훈의 볼을 툭 친다.
“잘하자, 씨발아. 왜 이 형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응?”
“네, 네!”
“우리 지훈이 그동안 돈 많이 모았지?”
“……여, 여기요.”
지훈은 지갑에 있는 지폐들을 모두 넘겼고, 임동식은 씩 웃으며 주머니를 뒤졌다.
“이거 일일카페 티켓이거든? 이거 다 팔아 와라. 알았지?”
“네?!”
“뒤지고 싫으면 다 팔아 오라고. 한 장에 3천 원이다.”
“…….”
지훈은 손에 쥐어지는 일일카페 티켓 5장을 멍하니 바라봤고, 임동식은 차갑게 외쳤다.
“꺼져.”
또 맞을까 황급히 일어난 지훈이 친구와 함께 골목을 나서려다 흠칫 놀란다.
일진들 사이에 끼어 있는 하얀 피부의 여자아이.
‘소, 소연아.’
짝사랑 소연이.
“뭐여, 씨벌. 눈 안 깔아?”
다급히 고개를 숙인 지훈은 친구와 함께 얼른 골목을 벗어나다 못해 멀리 도망을 쳤다.
“야, 야! 여기까지 왔으면 됐어!”
“후우! 후! 아악! 씨발!”
악을 지른 지훈이 이를 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임동식의 얼굴을 떠올리기만 해도 겁이 든 지훈이 근처에 앉으며 무릎을 모은다.
‘씨발.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데.’
초등학교를 졸업한다고 해도 문제다.
압해중학교, 압해고등학교로 자동 진학하는 압해도.
임동식을 벗어나려면 목포로 중학교를 가든가, 아니면 증도로 중학교로 가야 하는데 부모님이 허락을 할 리가 없다.
“하. 진짜 전학 가고 싶다.”
“그래도 오늘은 일찍 끝났잖아.”
울컥!
김지훈이 다행이라고 웃고 있는 친구 박시원을 노려본다.
“넌 지금 웃음이 나오냐!”
“그렇다고 울 순 없잖아.”
김지훈은 울어 봤자 달라지는 건 없다는 듯 싱글싱글 웃는 친구의 모습을, 입술이 터졌으면서도 웃는 친구의 모습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본다.
‘얜 벨도 없는 걸까?’
4학년 때 임동식에게 찍힌 후 같이 맞은 박시원.
그런데 박시원은 언제나 그냥 웃었다. 어쩔 수 없다면서.
그래서 더 짜증이 났다.
‘얘랑 장난만 안 쳤어도 그때 안 찍혔을 텐데!’
하지만 같이 맞으니 뭐라 말할 수조차 없다.
“아으으!”
“히히. 야, 그만 잊고 PC방이나 가자.”
“돈 없어. 아까 다 뺏긴 거 봤잖아…….”
“정말 없어?”
“……아니.”
지훈이 가방을 돌려 수학책을 펼친다. 그러자 그 속에서 나타나는 천 원짜리 지폐 두 장.
그에 지훈의 친구도 양말 속에서 오천 원짜리 지폐를 꺼낸다.
둘은 서로를 보며 씩 웃었다.
“가자!”
둘은 어깨동무를 하며 압해읍에 있는 두 개의 PC방 중 한 곳으로 향했다. 임동식이 오지 않는 허름한 PC방으로.
그 순간이었다.
“어? 잠깐만.”
김지훈은 저 앞 횡단보도를 느릿하고 힘들게 건너는 할머니를 발견하자 뛰어가는 박시원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아으, 진짜!”
* * *
투다다다다다!
온갖 소음이 울려 퍼지는 오후 4시의 PC방.
“2층! 2층에 있어!”
“애들 뒤치기 들어왔다!”
“막아! 막아!”
“악! 나 죽었어!”
“뭐?! 아, 씨발!”
콰과광!
“악!”
쾅쾅쾅쾅!
또 졌다. 키보드를 후려치던 임동식이 주머니를 뒤지다 멈춘다.
“아, 씨발. 좀 제대로 못해?!”
“응. 너도 죽었어.”
“뭐 이 새끼야? 아, 이 씨발 새끼가.”
임동식의 얼굴이 구겨지자 장난스레 대꾸했던 친구의 낯빛이 딱딱하게 굳는다. 그에 임동식의 얼굴이 더 구겨진다.
“이 개새끼가 친구라고 봐주니까…….”
결국 폭발한 임동식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빠아악!
‘억?!’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그대로 굳어 버리는 그.
임동식과 몰려다니는 일진들도 다급히 일어난다.
“야, 이 개새꺄.”
“며, 명호 형.”
압해중학교 2학년 일진 형.
“내가 PC방에선 조용히 하라고 했지? 이 씨발놈이 계속 말을 안 듣네? 야.”
“죄, 죄송합니다…….”
짝!
“야, 임동식.”
“죄송합니다…….”
“형이 부르잖아, 이 씨발아!”
뻐어억!
임동식의 배를 걷어찬 2학년 일진은 화를 폭발시키며 임동식에게 다가갔다.
그 순간이었다.
“야! 내가 PC방에서 사고 치지 말라고 했지! 내 아래, 네 위 전부 집합시킬까?! 어?!”
“헉! 죄, 죄송합니다!”
3학년 일진의 외침에 다급히 고개를 숙이는 2학년 일진.
“소란 피우지 마라. 진짜 죽여 버린다.”
“예!”
허리를 넙죽 숙이며 사과한 2학년 일진은 임동식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너, 이 씨발 새끼. 따라와.”
임동식의 낯빛이 검게 죽었다.
“너 내일 등교하자마자 옥상으로 튀어와라.”
“죄, 죄송합니다.”
“낼 보자, 씨발아. 퉤!”
2학년 일진이 골목을 빠져나가자 임동식이 얼굴을 구긴다.
서럽다.
‘씨발. PC방에서 떠드는 게 뭐 어때서…….’
“야. 담배 좀 줘 봐.”
“없어. 다 떨어졌어.”
“나도…….”
“아, 이 거지새끼들.”
아무래도 담배를 사러 가야 할 것 같다.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울분과 짜증.
그렇게 몸을 일으키던 임동식이 골목 밖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응?”
지훈과 그 친구가 저 반대편 길을 걸어간다.
서로 나란히 피카츄 돈까스를 씹으며.
“……하, 저 개새끼. 야, 저 새끼들 잡아 와.”
임동식의 눈이 살벌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 * *
달칵, 달칵! 타다닥!
컴퓨터 소리가 울리는 신안경찰서의 서장실.
모니터 앞에 앉은 종혁이 마우스를 움직이다 돌연 기지개를 켠다.
“끄으!”
드디어 끝났다.
경찰의 날 간부 회의를 준비하느라 처리하지 못했던 일들을 드디어 모두 끝냈다.
몸을 일으킨 종혁은 경찰서의 옥상으로 향한다.
찰칵! 치이익!
“흠.”
뭔가를 생각하는 것인지 눈빛이 차가워진 종혁.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혁이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며 나른히 웃는다.
“아, 날씨 좋네.”
다만 아쉬운 점은 벌써 11월, 이제 곧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나들이를 가야 하는데, 이놈의 일은 도통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언제나 경찰서에 붙어 있어야 하는 게 서장이다. 자리를 비웠다가 무슨 사고라도 터지면 계획이 어그러질 수 있었다.
실제로 그런 일 때문에 목이 날아간 서장이 몇 있지 않은가.
“물론 그거야 그 경찰서들 문제였지만…….”
그래도 이 화창한 가을에 콧바람 한 번 제대로 쐬지 못한다는 건 죄악에 가까웠다.
“단합회나 하자고 할까……응?”
아래를 내려다본 종혁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헐레벌떡 경찰서 안으로 뛰어 들어오는 두 사람.
마치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 정신을 놓아 버린 사십대 중년 남녀의 모습에 미간을 좁힌 종혁은 옥상을 내려갔다.
“우리 애가 아직까지 안 들어왔다니까요!”
“제발! 제발 우리 애 좀 찾아 주세요!”
파랗게 질린 얼굴로 발을 동동 구르는 중년 남녀, 아니 중년 부부의 간절한 외침에 민원실의 경찰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한 장의 양식서를 내민다.
“일단 진정하시고요. 별일 없을 테니, 여기 실종 신고서부터 작성해 주시겠…….”
“무슨 일입니까?”
“헉! 추, 충성!”
지훈의 부모님을 상대하던 경찰뿐만 아니라 민원실에 있던 모든 경찰들이 몸을 일으켜 종혁에게 거수경례를 한다.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놀란 중년 부부에게 다가간다.
“안녕하세요. 신안경찰서 서장 최종혁입니다.”
“예, 예. 아, 안녕하십니까.”
“대충 들으니 댁의 자제분께서 집을 나간 것 같다고요?”
“집을 나가다뇨! 우리 시원이가 그럴 리 없어요!”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자신들의 아들인 박시원은 이제 고작해야 초등학교 6학년, 13살이다.
맨날 반에서 10등 안에 들고, 심지어 일손이 부족하면 말하지 않아도 먼저 소매를 걷어붙이고 돕던 성실하고 착한 아들.
그런 아들이 갑자기 왜 가출을 한단 말인가.
그들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이고.’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14세 이하 가출 사례는 꽤 빈번하다.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보다 일찍 성숙해지는 아이들.
그렇다 보니 첫 가출의 연령대가 낮아진 지도 꽤 오래됐다.
하지만 이런 걸 말해서 박시원의 부모님을 더 걱정시킬 순 없었다.
“예.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저와 함께 아동청소년과로 가시죠. 미성년자 실종 신고는 그쪽에서 하시면 됩니다.”
“그, 그렇습니까?”
“예.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종혁이 돌아서자 민원실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박시원의 부모님이 조심스레 따른다.
“엇!”
인사는 됐다는 듯 손을 저은 종혁이 아동청소년과를 주욱 둘러본다.
‘어디 보자…….’
“이 경위, 지금 바쁩니까?”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이분들 좀 봐 주세요. 아동 실종입니다. 저쪽으로 가시죠.”
“예, 예.”
박시원의 부모님이 삼십대 여성 경찰의 앞에 앉자 그녀가 해사한 미소를 짓는다.
“안녕하세요, 아동청소년과의 이승연 경위입니다. 자녀분 실종 문제 때문에 오셨다고요.”
“혀, 형사님! 우리 애 좀 찾아 주세요!”
“네. 당연히 그럴 테니까 아버님, 어머님도 진정해 주세요. 아버님과 어머님이 냉정해지셔야 자녀분을 일찍 찾을 수가 있어요.”
“합!”
박시원의 부모님이 조금이나마 침착함을 되찾자, 경찰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지었다.
“자녀분의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혹시 사진 같은 거 있으신가요?”
“여, 여기요! 여기 핸드폰에 지훈이 사진이 있습니다. 아, 이름은 박시원입니다.”
“실종은 인식하신 건 언제인가요?”
“그게, 어젯밤에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해서…….”
그런데 오늘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시원이가 학교에 오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제야 심장이 덜컹 내려앉은 그들은 이렇게 경찰서로 달려오게 됐다.
“어제 마지막으로 연락이 온 건 언제인가요?”
“그거야 핸드폰을 보면 되잖아요! 거기 다 있다니까-!”
종혁이 화를 터트리는 어머님의 어깨를 누른다.
“어머님, 진정하셔야 됩니다. 시원 학생을 찾아야죠.”
“……흐윽!”
끝내 울음을 터트리는 어머님의 모습에 종혁이 힘을 더 주며 애써 이성의 끈을 붙들고 있는 아버님을 본다.
지금 얼마나 무섭고 두려울까.
종혁의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제 시원 학생에게 몇 시쯤에 마지막으로 연락이 왔습니까?”
“……아마 9시쯤이었을 겁니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온다고 문자가 왔다.
종혁과 이들에게 집중을 하던 아동청소년과 경찰들이 미간을 좁힌다.
“혹시 시원이가 학원을 다니나요?”
“아닙니다. 학원은 다니지 않습니다.”
그런 거 다니지 않아도 공부 잘한다며 아들이 먼저 거부했다.
하지만 알고 있다. 없는 가정 형편에 부담을 주기 싫어 거절한다는 걸 말이다.
너무 일찍 철이 든 아들의 모습에 얼마나 숨죽여 울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늦은 시간에 연락이 왔단 말입니까?”
학원을 많이 다니는 도시의 초등학생이라면 모르되, 이런 시골의 초등학생에게 9시면 너무 늦은 시간이다.
“6시쯤에 연락을 해 보니 친구 집에서 놀 거라고 했어요!”
“아, 예! 그랬습니다!”
어머님의 말에 아버님이 아차 한다.
그들 가족이 저녁을 먹는 시간이 오후 6시.
식사를 차리기 전이라 그러라고 했는데, 또다시 9시쯤에 친구 집에서 잘 거라고 문자가 온 거다.
당연히 화가 나서 연락을 해 봤지만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핸드폰이 꺼져 있는 일이 흔한가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아요!”
부모가 걱정할 일은 단 하나도 하지 않는 게 바로 아들 박시원이다.
“음. 그 친구라는 아이와는 연락을 해 보셨습니까?”
당연하다. 시원이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들이 가장 먼저 연락을 한 곳이 바로 시원이의 하나뿐인 친구였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이게 모두 그 지훈이라는 놈 때문이에요!”
‘지훈이?’
종혁의 미간이 좁혀진다.
“혹시 압해초등학교 6학년 1반 김지훈 학생을 말하는 겁니까?”
어떻게 아냐는 듯 눈이 동그래지는 박시원 부모의 모습에 종혁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김지훈 학생이 뭐라고 하던가요?”
“어제 자기 집 근처에서 놀다가 8시쯤 헤,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원래는 자기 집에서 잤다고 했는데, 다그치니까 그제야 그렇게 말했다.
종혁과 아동청소년과 경찰들의 낯빛이 딱딱하게 굳는다.
“혹시 다른 연락이 온 것은 없습니까?”
유괴, 혹은 납치란 단어가 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뇨! 그런 건 없었어요!”
그렇다면 다행이다.
한시름 놓는 종혁의 표정이 풀린다.
“음. 혹시 시원 학생이 학교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하거나 요사이 급격히 예민해지거나 하진 않았습니까? 집이 싫다거나 부모님이 싫다거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시원이가 우리를 싫어할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방금 말했듯 반에서 10등에 들 정도로 머리가 좋고, 언제나 학교를 갈 땐 웃으며 다녀오겠습니다를 크게 외치는 아들이다.
자신들의 자랑. 자신들의 보물.
“그렇습니다, 서장님! 제발 저희 아들 좀 찾아 주십시오! 제발!”
“당연히 그럴 겁니다, 이 경위.”
“예, 서장님!”
“유일한 친구라는 김지훈 학생 찾아가고, 수배 내리세요.”
“예!”
종혁은 끝내 눈물을 흘리는 두 사람의 손을 잡았다.
“금방 찾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만 8세 미만 아동 실종의 골든타임은 고작 3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나 만 8세 이상 아동의 경우엔 골든타임이 48시간.
아직 실종인지 단순 가출인지는 잘 모르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이번엔 단순 가출이면 좋을 텐데 말이야.’
종혁은 이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