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22화>
129. 경찰의 날
도심을 꿰뚫은 총소리!
베트남계 조직폭력배 부활!
인세의 지옥! 그 건물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대량의 혈흔과 장기 발견!
아동의 장기까지 밀매한 악마들!
광주, 전남의 베트남 이주민들을 물들인 마약!
베트남 여성들을 향한 어둠의 손길!
도주하는 여성들에게는 이유가 있었다?
경찰, 전국의 외국계 조직을 향한 전쟁 선포!
광주광역시 외국계 폭력 조직 소탕 작전 실시!
“욱?!”
“우웩!”
피와 핏덩이들이 널려 있는 지하실, 아니 수술실을 목격한 기자들이 치미는 구토를 참으며 힘겹게 셔터를 누른다.
감식을 위한 증거 채집이 모두 끝난 수술실들.
고작 이틀이었다.
놈들이 새 아지트인 이곳으로 옮긴 지 고작 이틀. 그런데 무려 6명의 배가 갈렸다.
놈들이 원래 있었던 아지트는 더 끔찍했다.
최소 300명.
소각장도 놈들이 원래 있던 아지트에서 발견이 됐다.
90년대의 끔찍한 악마들, 인육섭취의 지존파처럼 소각장을 만들고 거기서 장기를 모두 빼낸 시체를 태웠다.
놈들은 쓰레기를 태우는 소각로로 위장해 쓰레기 대신 사람을 태웠다.
“씨발!”
기자로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은 박영일 부장기자도 욕지거리가 절로 뱉어지는 지옥.
다른 베테랑 기자들도 눈물과 살의를 줄줄 흘리며 셔터를 눌렀고, 신입 기자들은 구토를 하기 바쁘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흐어어엉!”
“남므앙! 남므앙! 여보야!”
“유정아-!”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들어오시면 안 돼요!”
유족들이 몰려들어 난리가 난 현장.
아내가 집을 나간 것으로만, 아이와 함께 도망을 친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사람들이 현장 안으로 들어오려고 난동을 부린다. 처절한 슬픔을 쏟아 낸다.
“……최 서장, 이 새끼들 가만뒀으면 어떻게 됐을까?”
물기가 몇 방울 있는 볼을 닦은 박영일이 매서운 눈빛으로 묻자, 종혁이 담배를 문다.
“제2의 하노이파가 됐을 겁니다.”
하노이파와 마찬가지로 다른 도시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전국구 조직으로 발돋움하려는 정황이 발견됐다.
그리고 그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장기 매매를 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도 확보됐다.
곧 차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다.
“……대체 어떻게 잡은 거야?”
광주광역시경찰청장이 직접 브리핑한 이번 사건.
들으면 들을수록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상식으론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인식부터 검거까지 번갯불에 콩 볶듯 빨랐던 이번 사건.
아무리 종혁이 키를 잡았다지만, 이건 빨라도 너무 빨랐다.
“이해를 할 수 없긴 뭐가 없어요. 인식 프로그램 시리즈 덕분이지.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김지원 그 개새끼를 그렇게 빨리 찾은 것도 인식 프로그램 덕분이잖아요.”
“……그거 진짜 죽이네. 홍보해 달라는 거지?”
박영일의 눈이 빛나자 종혁의 눈빛은 가라앉는다.
“범죄자 새끼들이 날뛰는 거 그만 지켜볼 때도 됐잖습니까.”
“……씨발. 알았어. 간다.”
“광주청장님 찬양하는 거 잊지 말고요! 스왓 출동했어요!”
“나중이 아니라 함께 출동한 거잖아! 알았어!”
눈을 붉히며 몸을 돌린 박영일이 손을 젓자 종혁은 입술을 비틀었다.
“다 깔렸네.”
판이 모두 깔렸다.
어깨가 자못 가벼워진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소원을 말해 봐!
“예, 광주청장님! 아이고, 어떻게 그렇게 부르겠습니까. 하하. 예. 그럼 앞으로 선배님이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예, 예. 아뇨. 선배님께서 잘되어야 이 후배도 앞길이 열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부디 잊지만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잔당 소탕도 정말 부탁드립니다.”
쑤언박 이놈들의 잔당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놈들은 모두 검거했다. 통화 내역, 장부 등 증거물이 넘쳐 나는데 검거를 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종혁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광주광역시의 어둠에서 분탕을 치고 있는 다른 외국계 조직들과 한국 조폭 새끼들이었다.
아마 이번 일로 놈들의 세는 확 쪼그라들 것이고, 그 후유증은 꽤 오래가게 될 터. 또한 불법 체류자 단속 및 유흥가 단속이 강력하게 실시될 거다.
그러기 위해 이번 사건의 모든 공로를 광주경찰청장에게 돌린 거다.
“개새끼들. 어, 태흥아. 난데, 좆되기 싫으면 대신 들어갈 놈들하고, 내놓을 업장들 추려 놔라. 난 경고했다.”
종혁의 눈이 서늘히 빛났다.
* * *
“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신안경찰서의 주차장.
택시 앞에 선 카응안이 하얀 봉투를 꽉 쥔 채 연신 고개를 숙인다.
딸을 구했다는 안심도 잠시, 다시 남편과 시어머니가 기다리는 그 지옥에 들어가야 한다는 절망이 찾아든 그녀를 종혁은 다시 구해 주었다.
“이혼 전문 변호사가 붙을 테고, 일자리와 숙소는 인터내셔널 잡에서 구해 줄 테지만 카응안 씨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외국인이, 그것도 이렇게 젊은 여성이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시시때때로 포기하고 싶어질 것이고, 어쩔 땐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이 떠오를 수도 있다.
“힘들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그리고 앞으로는 검증된 업체에서만 일하시고, 놈팡이 같은 놈의 사탕발림에도 넘어가지 마시고요. 그러면 정말 저 화낼 겁니다.”
“흐윽! 예. 예. 언제든 우리 지안이만 생각할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종혁은 몸을 숙여 유지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앞으론 네가 엄마를 지키는 거야. 그러니 엄마 말 잘 듣고, 공부 잘하고. 이게 중요하다.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게 중요한 거야. 알았지?”
“네!”
“그래. 착하다.”
유지안의 머리를 쓰다듬은 종혁은 카응안을 향해 고개를 숙였고, 그녀는 계속 머리를 조아리며 택시에 올라탔다.
이제 서울로 갈 두 모녀.
그동안의 안 좋은 기억은 잊고, 악몽은 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싶다.
부우웅!
떠나는 택시를 바라보던 종혁이 몸을 돌린다.
움찔!
“너무 걱정 마세요.”
종혁이 몸을 움츠리는 쯔엉의 손을 토닥인다.
잔당 소탕이 끝나기 전까지 종혁의 보호 아래 있었던 그녀.
“그 개자식도 한 10년은 나오기 힘들 겁니다.”
쯔엉을 고객들에게 데려다줬던 운전수.
놈도 쑤언박의 조직원이었다.
목포와 광주 문화센터 모임에서 분탕을 치던, 쑤언박 조직에게 돈을 받은 걸로 추정되는 인물들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거다.
“아, 아뇨. 그게 아니라…….”
솔직히 놀랍고 배신감이 들긴 하다. 지옥이었던 그 생활에서 유일하게 숨을 돌릴 수 있게 해 주었던 성실한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남편이 문제다. 그는 어떻게 반응할까. 원해서 그런 게 아니라지만, 집을 나간 나쁜 여자를 다시 받아 줄까.
쯔엉은 지금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여보! 쯔엉-!”
후다닥!
“나, 남표니!”
뒤를 돌아본 쯔엉이 자신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선다.
종혁이 물러나지 말라며 등을 민다.
놀란 쯔엉이 배신감 어린 눈으로 종혁을 보는 사이 헐레벌떡 달려온 이대종이 쯔엉을 와락 껴안는다.
“괜찮아? 다친 곳은 없어? 어디 병난 건 아니지?!”
다급하지만 걱정이 가득 서려 있는 남편의 목소리.
쯔엉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나, 남표니…… 흑! 흐아아아앙!”
“그래, 무서웠지? 괜찮아. 괜찮아. 이제 다 괜찮아.”
“무서웠어! 무서웠어! 으아아아앙!”
“쉬. 쉬. 그래, 이제 내가 왔어. 이제 괜찮아.”
이대종은 아내가 안심할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토닥여 주었다.
“훌쩍!”
쯔엉이 씻겠다며 신안경찰서 화장실로 도망을 치자 이대종이 넙죽 허리를 숙인다.
“가, 감사합니다, 서장님.”
그저 시골 촌놈의 부탁이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서울에서 온 이 서장님은 다시 데려오겠다는 그 약속을 지켜 주었다.
감사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종혁은 그런 그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었다.
“학창 시절 고향에서 쯔엉 씨를 괴롭혔던 악마 놈이…….”
손을 드는 이대종에 종혁이 입을 다문다.
“괜찮습니다. 말 안 해 주셔도 됩니다. 그것이 뭣이 중허데요.”
다시 돌아왔으면 된 거다. 몸 성하게 돌아왔으면 된 거다. 가출이 설혹 쯔엉 본인의 의지였다고 한들 그건 자신의 잘못이지 쯔엉의 잘못이 아니다.
푸근히 웃는 이대종의 모습에 종혁이 잠시 멍해진다.
“……대종 씨 정도는 되어야 결혼을 할 수 있나 보네요.”
“으허허허헛! 어뜨케, 참한 아가씨라도 소개시켜 드릴까라? 내가 노총각으론 오래 살았어도 아는 여자들은 많은디? 아, 참고로 아는 형님, 누님들 자식들입니다잉. 엄한 생각하면 서로 곤란해져요.”
“하핫! 예.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 저기 쯔엉 씨가 나오네요.”
“쯔엉!”
“남표니!”
‘어휴우.’
더 이상은 눈꼴 시려서 못 보겠다.
서로 손을 꽉 잡은 채 연신 고개를 숙이며 멀어지는 둘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준 종혁이 몸을 돌린다.
그러자 경찰서 로비에서 형사 2팀장과 강력 2팀장 최철규, 그 둘뿐만 아니라 휘하 팀원들까지 슬그머니 걸어 나온다.
종혁은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다들 이번 주 적실 준비 되셨죠?”
“……오메!”
두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그들.
종혁이 흐뭇하게 웃는다.
“형사 2팀과 강력 2팀, 현 시간부로 일주일간 휴가입니다. 전체 차렷!”
척!
“뒤로 돌아! 경찰서 나가!”
“충-성!”
“우아아아아아아!”
종혁은 경찰서를 달려 나가는 그들을 보며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얼굴이 일그러진다.
“대가리가 되니까 이런 게 안 좋네.”
쯔엉을 찾아내고 지금까지 약 일주일. 그동안 쌓여 종혁의 결재를 기다리는 서류들이 너무 많다.
휴가를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었다.
종혁은 어깨를 늘어트리며 경찰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응. 엄마. 이번 주에도 못 갈 거 같아요. 아니, 내가 서장 맞는데…… 서장이라서 일해야 돼…….”
* * *
잎새들도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가는 완연한 가을.
경찰의 날이 밝자, 새벽 일찍부터 일어난 종혁이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향한다.
길을 재촉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도착해 있는 수백 명의 경찰 간부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히야. 이거 뭐 이런 날 아니면 인사를 나눌 수가 없네.”
“어쩌겠어. 경찰인데.”
“올해도 서울청이 우승하려나?”
“아니야. 요새 부산청이 심상치 않더라. 상비군들을 많이 영입했다던데?”
1년간 쌓아 두었던 이야기를 하는 그들.
종혁도 지인들을 찾아 인사를 나눈다.
“과장님!”
“어이쿠, 서장님!”
“……이러깁니까?”
“흐흐. 이번에도 사고 제대로 쳤다며? 자.”
“뭡니까, 이건?”
“그동안 준다, 준다 해 놓고 안 준 용한 무당 전화번호.”
쫘악! 쫙!
“야! 내가 그걸 어떻게 얻어 냈는데!”
“어이쿠. 우리 오 대장님, 다크서클이 더 내려오셨네.”
“부탁이니까 제발 빨리 좀 와라.”
“바빠요.”
아직 9개월은 더 남았다.
“살려 줘. 제발.”
흐뭇이 웃으며 일견한 종혁은 임세라를 보곤 싱긋 웃었다.
“우리 동기님, 얼마 전에 칼 맞았다며?”
“……씨발!”
자진 납세가 아니라 도주를 택한 임세라.
잠시 멍해졌던 종혁은 그녀의 주위에 있던 동기들을 보며 다시 미소를 지어 주었다.
“야, 이번에 삽질했다며? 넌 하마터면 대가 끊길 뻔했고?”
“씨발! 잔소리 대마왕 강림했다! 다들 튀어!”
“가, 같이 가! 저 새끼랑 스파링 하기 싫다고!”
“……아, 저 아름다운 새끼들.”
고개를 저은 종혁은 한쪽에 모여 얼어 있는 이들에게 다가갔다.
“오, 씨발. 다들 오랜만이다?”
“추, 충성!”
“헉! 선배님!”
종혁보다 한 기수 아래인 경찰대학교 졸업생들.
“어때, 경찰 생활은 할 만해?”
종혁은 딱딱하게 굳어 있으면서도 얼굴이 일그러지는 그들의 모습에 킬킬 웃었고, 종혁의 악명을 익히 듣다 못해 겪어 온 졸업생들의 낯빛은 하얗게 질려 갔다.
* * *
“죽여! 죽여 버려!”
“이겨라, 강원청!”
“최종혁 안 나왔다! 우리도 가능성 있다, 충남청!”
“돌려차기! 내려찍기! 그렇지-!”
“레프트! 라이트! 스트레이트-!”
“와아아아아!”
-워어어! 워어어!
“워어! 어어어어어어!”
어두워진 하늘을 부숴 버릴 듯 크게 지르는 함성들.
무대 앞에 모인 천여 명의 경찰들이 초대 가수이자 경찰홍보대사들의 공연에 미쳐 날뛰고, 멀찍이 떨어져 그 모습을 바라보던 종혁이 몸을 돌린다.
‘후우.’
절로 차오르는 긴장.
무대에서 멀어질수록 종혁의 심장 박동이 속도를 높인다.
“오. 최 서장이 긴장을 할 때도 다 있네?”
“아, 선배님들. 충성.”
경무관인 본청 정보화장비정책관과 치안감인 경무인사기획관.
“최 서장. 아니, 종혁아.”
“예, 선배님.”
“네가 이렇게 소집할 때마다 건강검진 받는 건 알고 있냐? 부정맥 찾으려고?”
“…….”
“적당히 좀 하자, 새끼야.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이게 뭐냐?”
“아주 대한민국 범죄자는 네가 다 잡지?”
비아냥이 서린 질책에 종혁의 낯빛이 어두워진다.
‘이걸론 부족하다는 건가.’
확실히 여론과 정치계가 후려칠 뭇매를 감당해야 될 사안이다. 아무리 판이 깔렸어도 보신을 생각하면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청장님이 이번 정례회의에서 건의한 아동실종전담 부서 창설도 네가 바람 넣은 거라며?”
“그렇게 인력 빼 가면 수사는 어떡하라고, 씨발아.”
둘은 잘하라는 듯 종혁의 어깨를 두드리곤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남겨진 종혁은 담배를 물었다.
“푸후. 시기상조였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대체 어디서 압박을 받은 건지…….”
그 자신들의 보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을 테지만 입 안이 썼다.
필터까지 빤 종혁은 꽁초를 던지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결과는 정해졌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됐다.
그렇게 회의실의 문을 열자 매캐한 담배 연기가 그를 감쌌다.
그의 낯빛은 더 어두워졌다.
중간 이상 가는 간부가 아니라면 그 존재조차 모르는 경찰의 날 고위 간부 회의.
종혁은 무심한 표정으로 담배를 뻑뻑 피우는 고위 간부들의 일견하며 단상에 섰다.
“충성! 최종혁 총경입니다! 현재 신안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해 있으며, 여러 간부님들을 이렇게 모은 건 다름이 아니라…… 예, 청장님.”
종혁은 무심한 얼굴로 손을 들어 말을 멈추게 하는 장희락 경찰청장의 모습에 의아해했다가 이내 눈을 부릅떴다.
“이 자리에서 최 서장이 뭘 브리핑을 하려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 바로 가부 결정을 짓지.”
쿵!
‘아, 아니!’
아니다. 이러면 안 된다.
브리핑을 해야 중립 입장인 고위 간부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대체 왜!’
갑작스럽게 뒤통수를 치는 장희락의 모습에 종혁이 다급해지기 시작한다.
그 순간이었다.
“찬성하는 사람 손들어 봅시다.”
스윽!
“어?”
육성으로 멍청한 소리를 내뱉고 만 종혁.
그럴 수밖에 없다. 이곳에 모인 모든 간부들이 손을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이가 살짝 틀어지게 된 강원경찰청의 청장과 방금 전 종혁을 질책한 두 고위 간부들마저도 말이다.
‘이, 이게?’
“놀랐나?”
종혁은 짓궂게 웃는 장희락의 모습에 깨닫고 말았다.
‘다 연기……. 아, 나…….’
당했다.
종혁은 얼굴을 쓸어내렸고, 회의실에 웃음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