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716화 (716/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16화>

    “아, 안 돼요! 안 돼!”

    쯔엉의 눈빛과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던 공포.

    이러한 이들을 숱하게 만나 봤던 종혁은 그녀의 외침이, 안 된다는 외침이 원해서 그러는 것임이 아님을 쉽사리 직감했다.

    성큼성큼 쯔엉이 나온 방 앞에 선 종혁은 벨을 눌렀다.

    띵동! 띵동!

    여러 차례 울리는 벨에도 아무런 인기척도 들려오지 않는 집.

    “새끼.”

    피식 웃음을 흘린 종혁은 자신의 뒤에 서 있던 박은지를 향해 손을 휘저었다.

    “다칩니다. 물러나 계세요.”

    박은지가 아차 하며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자, 종혁은 챙겨 온 오함마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부웅! 꽈아아앙!

    산산조각이 나는 도어락과 문고리.

    종혁이 문을 잡아 뜯듯 열어젖히며 안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이었다.

    “죽어!”

    문을 잡은 순간부터 한없이 느려진 시간 속에서 천천히 날아오는 칼 한 자루와 악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개새끼 하나.

    살짝 뒤로 물러선 종혁의 팔이 아래에서 위로 휘둘러진다.

    오함마가 따라 움직이며 개새끼의 팔목을 후려친다.

    뿌드드드득!

    뼈가 분쇄되는 소리와 함께 허공으로 튕겨져 나가는 놈의 팔과 칼.

    동시에 다시 성큼 한 발 앞으로 내디딘 종혁이 일그러지는 놈의 얼굴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

    “너 좀 맞자.”

    쩌어어어어억!

    피와 함께 이빨이 튀는 놈의 얼굴이 돌아갔다.

    뼈가 부러지는 듯한 기괴한 소리를 내며.

    * * *

    “와…….”

    검거 현장을 보며 혀를 내두른 박은지가 핸드폰을 든다.

    “예. 119죠? 신안경찰서 형사 2팀 박은지 경장입니다. 여기 구급차 한 대만 빨리 보내 주세요. 사람이 죽었어요.”

    “안 죽었습니다.”

    ‘그동안 때린 놈이 몇 놈인데.’

    딱 반병신이 될 정도의 파워로만 때렸다.

    “아, 안 죽었다고요?”

    ‘누가 봐도 죽었는데?’

    피거품을 문 채 간헐적으로 떠는 놈. 딱 봐도 사후 경직이다.

    “아직은요. 아쉽게도.”

    “……최대한 빨리 보내 주세요!”

    종혁은 호들갑을 떠는 박은지를 일견하며 쯔엉에게 다가갔다.

    “어, 어떡해. 남표니, 빨리 남표니한테 가야…….”

    땅바닥에 주저앉은 채 걸레가 되어 널브러진 낀꾸옥을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하는 그녀.

    눈에 서린 여러 감정이 혼탁하게 뒤엉킨다.

    그중 가장 큰 감정은 공포다.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낀꾸옥, 그는 무조건 국외 추방이다.

    그리고 다시는 한국에 들어올 수 없도록 입국 금지를 시킬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그 때문에 무서워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쯔엉은 그러한 종혁의 설명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 아니야! 부하들 무서워! 사람 잡아가! 내장 팔아-!”

    “……예?”

    뒷목의 솜털이 쭈뼛 솟았다.

    “씨발! 다 쓸었다며!”

    종혁은 다급히 핸드폰을 들었다.

    * * *

    “아악!”

    “잡아! 놓치면 안 돼!”

    난장판이 된 원룸 건물과 모텔 건물.

    끌려 나오는 4명의 베트남 남성과 8명의 베트남 여성을 일견한 종혁은 주위를 둘러보다 몸을 돌렸다.

    광주광역시에서 가장 큰 병원 중 한 곳.

    VIP 병실 앞을 서성이던 최철규 팀장과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 이진한 경위가 다급히 다가온다.

    “오메. 이게 뭔 일이어라.”

    “최 서장, 정말 그게 사실이야?”

    “일단 피해자의 증언은 그렇습니다.”

    단순히 겁을 주기 위해 한 말일 수도 있다.

    쯔엉이 실제로 그러한 상황을 목격한 것도 아니고, 현재로서는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심지어 대대적인 베트남계 조직 소탕 작전이 진행되며 다 쓸려 나간 상태.

    여러 정황을 미루어 볼 때 단순 협박일 가능성이 더 높았다.

    하지만 소탕 작전이 있었던 것도 벌써 2년 전. 당시 살아남은 잔당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거나 새로운 놈들이 한국에 들어왔을 확률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일단 놈을 족쳐 보면 뭐든 알 수 있겠죠. 최 팀장, 신원 조회는 요청했죠?”

    “예. 요청했습니다. 슬슬 결과가 나올 때가 됐는…… 어?”

    종혁의 등 뒤를 바라보며 낯빛이 굳는 최철규.

    그에 몸을 돌린 종혁도 복도 끝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보곤 얼굴을 구긴다.

    “이건 또 뭐야?”

    “하하. 안녕하십니까. 전남청 외사계 소속 우현철 경위입니다. 이쪽은 본청 외사국에서 나온…….”

    “오랜만입니다?”

    “끙. 최 부장, 아니 최 서장님.”

    우현철 경위 옆에 서 있던 본청 외사국 형사는 종혁을 알아보고는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린 종혁은 핸드폰을 함경필 전남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청장님. 이거 뭡니까? 왜 외사국에서 찾아와요?”

    -……서로 사정 다 아는 사이잖냐. 일단 말부터 들어 봐.

    “이러기예요?”

    -애들이 다 말해 줄 거야.

    눈을 가늘게 뜬 종혁은 이내 통화를 종료하며 손짓을 했고, 그들은 종혁을 따라 건물을 빠져나갔다.

    찰칵! 치이익!

    담배를 문 종혁이 안면이 있는 외사국 형사를 바라본다.

    “뭔데요?”

    “크흠. 그것까지 말씀드리기는…….”

    “그냥 좋게좋게 갑시다? 저 어떤 놈인지 몰라요?”

    종혁이 차갑게 읊조리자 외사국 형사는 순간 몸을 흠칫 떨었다.

    “……후. 하노이에 옌 하오라는 조직이 1년 전 다른 조직과의 항쟁으로 지리멸렬했는데, 저 낀꾸옥이 옌 하오의 행동대장이었습니다.”

    “아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두목 혹은 간부들 중 일부가 안 잡혔구만? 그래서 저놈에게 물어보시려고 행차하신 거다?”

    “뭐, 그런 거죠.”

    “그럼 그에 대한 내 답변이 뭔지는 알죠?”

    “……푸후.”

    “예. 순번 기다리세요. 난 또 뭐라고.”

    코웃음을 친 종혁은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본청 외사국에서 나온 형사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 머리를 벅벅 긁었다.

    반면 정말 이래도 되는 거냐는 듯 당황해하는 최철규.

    그 모습에 외사국 형사는 쓴웃음을 흘렸다.

    “흠. 최 서장님이 내숭을 좀 떨었나 보네요. 저 인간 원래 이런 짓 잘하거든요.”

    “허…… 참.”

    “당신들이 들은 소문 다 진짜니까, 아니 그것도 축소된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겁니다. 욕보세요.”

    “……허허허.”

    외사국 형사는 최철규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고는 종혁의 뒤를 따라 들어갔고, 최철규과 우현철은 헛웃음을 흘리며 그 뒤를 따랐다.

    * * *

    드륵! 쾅!

    문을 거칠게 연 종혁은 놀라 이쪽을 보는 낀꾸옥에게 다가가 깁스한 팔을 그대로 후려쳤다.

    빠아악!

    “……!”

    얼마나 아픈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는 낀꾸옥.

    “옌 하오라며?”

    “흡?!”

    낀꾸옥이 두 번 놀란다.

    종혁의 능숙한 베트남어에 한 번, 그리고 옌 하오라는 이름에 한 번.

    “너에겐 두 개의 선택지가 있어.”

    하나는 감금, 협박으로 한국에서 오랫동안 복역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이대로 베트남으로 송환되는 것.

    입을 다문 낀꾸옥의 눈동자가 태풍을 만난 듯 흔들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표정을 굳히며 입을 열었다.

    “난 베트남으로…….”

    “으으응. 내 말 다 듣고 선택해.”

    종혁이 다시 담배를 문다.

    찰칵! 치이익!

    “후우우. 야, 너 쿠탑이라고 알지?”

    “흡?!”

    쿠탑. 하노이 최대 갱단 중 하나다.

    그리고 자신들의 조직을 박살 낸 증오스러운 이름이다.

    그 이름을 어떻게 아냐는 듯한 낀꾸옥의 반응에 종혁은 푸근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찌바오에 대해서도 알 거고.”

    안다. 당연히 안다.

    빅보스 찌바오. 베트남 정계, 재계에 막강한 인맥을 지닌 괴물이다.

    “네, 네가 어떻게 그 이름을…….”

    하노이 사람조차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인 찌바오.

    한국의 경찰이 알 만한 존재가 아니다.

    “자, 그럼 다시 네가 할 수 있는 선택지를 설명해 줄게. 너 한국에서 그 목숨 이어 갈래, 아니면 베트남 감옥에서 갈기갈기 찢겨 죽을래? 참고로 베트남 감옥에 갇히면 올해 못 넘긴다, 너?”

    “허, 헛소리! 네가 그럴 힘이 어디 있다고!”

    “이야. 얘가 사람을 못 믿네.”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예, 빅보스. 저 최입니다. 하하, 오랜만입니다. 요새 쿠탑은 좀 어떻습니까? 아, 그래요. 아, 이렇게 연락을 드린 건 다름이 아니라 한국에서 당신의 청년팬을 만나게 돼서 말입니다. 으하핫! 그러니까요. 예, 예. 그래 주시겠습니까?”

    종혁은 받으라는 듯 핸드폰을 내밀었고, 낀꾸옥은 불신 가득한 눈으로 전화를 받았다.

    -청년이 내 팬입니까? 한국 생활은 좀 어떻습니까?

    “흡!?”

    찌바오 특유의 칼칼한 목소리.

    낀꾸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여보세요?

    종혁은 얼어붙은 낀꾸옥의 손에서 핸드폰을 낚아챘다.

    “하하. 너무 놀라서 굳어 버렸군요. 그러게 적당히 하셔야죠. 아하하. 예. 곧 선물 사 들고 넘어가겠습니다. 예. 그럼 그날 뵙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낀꾸옥을 보며 이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야. 너 윗대가리가 누구야?”

    낀꾸옥은 눈을 부릅떴다.

    “……잠깐 쉬자.”

    드륵! 쾅!

    문을 거칠게 닫는 종혁의 낯빛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그건 종혁의 뒤를 따르던 외사국 형사도 마찬가지다.

    “서장님, 정말 낀꾸옥 송환시키지 않으실 생각이십니까?”

    “제가 미쳤습니까? 내보내고, 다시는 못 들어오게 만들어야죠.”

    놈이 한국에 남는다면 쯔엉은 앞으로도 불안에 떨며 살게 될 것이다.

    그걸 두고 볼 종혁이 아니었다.

    “아…….”

    종혁의 성격을 아는 외사국 형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재차 질문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찌바오와는 도대체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그냥 구라 친 건데요?”

    “예?”

    방금 전, 다시 병실로 들어가기 전 무언가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을까 싶어 CIA에 연락을 취했던 종혁.

    그리고 예상치 못한 정보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2년 전 소탕 작전으로 인해 궤멸을 당한 하노이파.

    구성원이 무려 800명으로 추정됐던 놈들이 사실은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하수인에 불과했다는 정보였다.

    하노이파라는 첨병을 내세워 한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했던 조직.

    그 조직이 바로 쿠탑이라는, 빅보스 찌바오 이끄는 베트남 최대 갱단 조직이었다.

    CIA에서 이 정보를 이용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종혁이 승낙하자 CIA가 즉석 연기를 펼쳐 준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윗대가리가 있었네……?’

    윗대가리를 물은 것은 혹시나 해서였다.

    혹시라도 쯔엉에게 피해를 끼칠 놈들이 더 남아 있을까 해서 물어봤던 것이다.

    있다면 다 족쳐야 하니까. 그래야 쯔엉과 이대종, 둘의 아들이 안전하니까.

    그런데 정말로 있었다. 낀꾸옥은 그저 놈의 꼬리에 지나지 않았다.

    종혁은 외사국 형사를 바라봤다.

    “쑤언박, 이 새끼 누굽니까?”

    “그, 그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좋게좋게 갑시다. 어차피 제가 알아내려고 마음먹으면 시간문제인 거 다 알잖아요.”

    “……일명 의사라 불리는 놈입니다.”

    하노이 빈민가 일대를 장악했다가 쿠탑과의 항쟁에서 패배하고 몰락한 옌 하오의 장기매매 담당이자 넘버 3, 쑤언박.

    쿵!

    종혁과 형사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그, 그놈이 한국에 있다니…….”

    “씨발! 다 쓸었다면서! 광주는 안전하다면서!”

    과거에 능욕하고 괴롭히던 여자를 협박한 사건, 그 협박에 못 이긴 여성이 결국 가족들을 뒤로한 채 감금당한 사건.

    그 사건이 예상치 못한 방향을 흘러갔다.

    * * *

    쾅!

    문을 거칠게 닫은 종혁이 낀꾸옥에게 다가간다.

    감정이 사라진 그의 얼굴.

    “이 개새끼…….”

    공포에 질린 쯔엉이 울고불고 매달리며 한 말.

    세 명 모두 내장을 다 뽑은 후 소각장에 넣어 버리겠다는 그 협박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진실이 섞인 협박이었다.

    “야, 쑤언박 어디 있어?”

    “그, 그건…….”

    “네가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그놈이 광주에 있는 이상 잡는 건 시간문제거든?”

    인구 140만의 광주광역시에 소각장이 몇 개나 있을까.

    비록 시간은 좀 걸릴 테지만, 사설 소각장을 모두 뒤져 보면 될 일이다.

    이들이 신고를 하지 않고 따로 소각 시설을 들였다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시체를 처리하려면 외곽에 만들었을 테니, 의심 가는 곳만 뒤져 보면 될 일이다.

    인식 프로그램으로 쑤언박의 얼굴을 돌려 보면 될 일이다.

    “그리고 네 핸드폰의 통화 내역에 있는 모든 인물의 발신 내역을 위치 추적…….”

    말을 하던 종혁이 입을 다문다.

    그러다 헛웃음을 터트린다.

    “이 새끼, 지금 광주에 없구나?”

    “흡!”

    경악으로 눈을 부릅뜬 낀꾸옥의 모습에, 입을 꾹 다물며 이것까진 절대 말하지 않을 거라는 듯한 그의 모습에 종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좋아.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 보지. 야, 너 쯔엉 씨는 어떻게 다시 만났어? 뭐라고 협박했어?”

    빠아악!

    “끄어억!”

    “말해, 이 새끼야.”

    목의 깁스를 후려친 종혁의 눈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 * *

    부우웅!

    어딘가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차 안.

    “그래. 알았어.”

    셔츠와 바지를 깔끔하게 차려입은 채 보조석에 앉아 있던 동남아 사내가 고개를 돌려 뒷좌석을 본다.

    나른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는 호리호리한 체구의 중년인. 슈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그, 쑤언박을 향해 보조석에 앉아 있던 이가 입을 연다.

    “첨단 지구 쪽 아가씨들을 관리하던 낀꾸옥이 한국 경찰에 잡혀갔다고 합니다.”

    “……왜?”

    “아무래도 경찰들의 단속에 걸린 것 같습니다. 어제 동남아 아가씨들을 관리하던 업체 네 곳도 잡혀 들어갔다고 합니다.”

    찰칵! 치이익!

    “역시 근본 없는 시골 놈은 쓰는 게 아니었나…….”

    “그래도 제법 똘똘한 놈이었잖습니까.”

    성격도 제법 사악하고, 손을 쓰는 것도 거침이 없었다. 그리고 여자를 어떻게 망가트리는지를 잘 아는 놈이었다.

    게다가 눈치도 어느 정도 있어서 아가씨 관리를 맡기기에는 최적의 인재라고 할 수 있었다.

    비록 그 눈치가 부족해 경찰들의 함정에 넘어가 버린 것 같지만 말이다.

    “경찰이 우리까지 타고 넘어올 확률은?”

    사내는 고개를 저었다.

    애초부터 낀꾸옥에게는 위조된 신분증을 들려 줬다. 그걸 아무리 조회해 봤자 낀꾸옥의 진짜 신분은 알지 못할 거다.

    “낀꾸옥 그놈도 제 목숨이 소중하다면 말하지 않을 겁니다.”

    “쯧. 그래도 기존 아지트 폐쇄하고, 당분간 영업 접으라고 해. 물건들은 문제없겠지?”

    “혹시라도 낀꾸옥이 불었다고 한들 물건들을 찾진 못할 겁니다.”

    떼어 낸 장기들과 마약들.

    그저 아가씨 관리나 하는 낀꾸옥이 그것들을 숨겨 놓은 위치를 알 수는 없었다.

    “아, 도착했습니다.”

    “음.”

    차가 멈춰 서자 보조석에 앉아 있던 사내가 다급히 문을 열고 나와 뒷좌석의 문을 열었고, 쑤언박은 느긋이 빠져나왔다.

    그런 그를 향해 다가오는 작은 체구의 중년인.

    “으하핫! 쑤 사장.”

    “홍 사장.”

    둘은 뜨거운 악수를 나눴다.

    뿌우! 뿌우웅!

    뱃고동 소리가 둘의 만남을 요란하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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