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708화>
‘김희의 DNA가 그 현장에서 발견됐다고?’
김성익의 패거리 중 누군가가 나머지 패거리를 모두 잡아먹은 장소. 그곳에서 발견된 신원 불명의 DNA.
그게 사건이 발생하기 한참 전에 사라진, 가출한 김희라는 학생의 DNA와 일치한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김희가 김성익을 비롯한 패거리를 잡아먹은 놈의 조력자?’
그렇다면 안좌도 주민들은 왜 김희를 알아보지 못했을까. 김희는 어떻게 배를 구한 걸까.
‘또 그렇다면 지금 김희는 어디 있지? 어떻게 된 거지? 나머지 학생들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거다.
뿌우우웅!
어두운 밤, 저 멀리 뱃고동 소리가 울리는 인천 부둣가의 동네.
가로등 불빛조차 잠든 고요한 골목에 위치한 허름한 모텔을 각목이나 야구방망이 등을 든 형사들이 포위한다.
혹여 놈이 알아차릴까 약속된 수신호로 명령을 내리자, 지원을 나온 수사지원과 형사들이 퇴로를 차단하고 강력 2팀 형사들이 조심스레 모텔 안으로 진입한다.
“에그머니!”
“쉿!”
놀란 모텔 주인을 진정시킨 최철규 팀장이 경찰 신분증을 들이밀자 모텔 주인이 한쪽을 가리키며 마스터키를 내민다.
고개를 끄덕인 최철규 팀장과 강력 2팀 형사들은 몇 호인지 알고 있다는 듯 발소리를 죽이며 206호로 다가간다.
“후욱! 훅!”
거칠지만 낮은 숨소리.
방 안에서 흘러나오는 TV 소리에 형사가 문에서 귀를 떼며 고개를 끄덕인다.
툭툭!
최철규가 동료 형사의 배를 두드린다.
방검복은 잘 챙겨 입었냐는 신호.
형사들도 서로의 배를 두드리며 동료가 목숨줄을 보존해 줄 방어구를 잘 챙겼는지 점검한다.
고개를 끄덕인 그들은 다시 최철규를 봤고, 그는 세 개의 손가락을 들었다.
‘3, 2, 1!’
드르륵!
손가락이 모두 접히는 순간 열쇠 구멍에 꽂히는 열쇠.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손잡이가 돌아가는 순간이 한없이 길어진다.
그러다 이윽고 문이 열리자 최철규를 비롯한 형사들이 문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엎드려! 엎드려, 이 새끼야!”
“이, 이런 씨발!”
침대에 앉아 낄낄거리던 김지원이 눈을 부릅뜨며 베게 밑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콰장창!
“오지 마! 오지 말라고, 이 새끼들아!”
시끄러운 소란이 터져 나오는 모텔.
놈이 혹여 뛰어내릴까 206호 아래에 선 종혁이 귀를 만지며 창살이 쳐진 창문을 응시한다.
“흐음.”
“꺼지라고-!”
“쯧.”
혀를 찬 종혁이 모텔 안으로 들어간다.
“칼 내려! 칼 내리라고, 김지원!”
“좆까! 오지 말라고!”
창가에 붙어 기다란 부엌칼을 휘두르는 김지원과 그런 그의 위협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최철규와 형사들.
눈깔이 돌아간 범죄자에게 함부로 달려들었다가는 어떤 중상을 입을지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김지원의 주위를 돌리며 타이밍을 재고 있었고, 한숨을 내쉰 종혁이 그들을 헤치고 들어가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 잡히는 걸 뽑아 든다.
그리고 이쪽을 보며 놀라는 김지원과 그 뒤 창문을 보며 김지원을 향해 방아쇠를 잡아당긴다.
빠아앙!
커다란 소리와 함께 날아가는 두 개의 철심.
“악!”
테이저건의 철심이 김지원의 가슴에 박히자 종혁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자…….
빠바바바바바박!
“으르르르르르르르!”
쿠우웅!
눈을 뒤집다 앞으로 넘어진 김지원.
종혁은 눈을 부릅뜬 강력 2팀 형사들을 보며 혀를 찼다.
“제가 부임했을 때 말했잖습니까. 흉기 들고 위협하는 새끼들 있으면 발포하라고. 뭐, 저 새끼는 기자들 앞에 세워야 해서 테이저건을 쏜 거지만…….”
아니다. 묻고 싶은 게 참 많기에 테이저건을 쏜 거다.
“뭐해요? 정리 안 해요?”
“예, 예!”
종혁은 수갑을 빼 들며 김지원에게 달려드는 형사들을 뒤로하며 방을 빠져나갔고, 남겨진 형사들은 혀를 내둘렀다.
“앞으로 형사 생활이 다이나믹해지겄구마이라.”
“……태흥이 새끼들부터 정리할까?”
“좋네요잉.”
“넌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야! 미란다는 왜 읊고 지랄이냐! 어차피 정신없을 것인디!”
“그래도 읊어 놔야 뒤탈이 없지라.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으며…….”
형사가 읊는 미란다의 원칙이 방을 웅웅 울렸다.
* * *
쏴아! 쏴아아!
파도 소리가 바람과 함께 밀려오는 해안가 절벽.
“후우우.”
저벅저벅.
담배를 피우고 있던 김지원이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몸을 돌렸다가 깜짝 놀란다.
“과장님?”
“잘 쉬고 있냐?”
“과장님이 여긴 왜…….”
“왜긴 왜야. 곧 떠날 놈이랑 마지막으로 한잔하려고 왔지.”
땅그랑.
김지원은 과장이 들어 올린 검은 봉지에 가득 든 소주들을 발견하곤 활짝 웃었다.
“크으!”
“캬아아!”
머리를 털은 김지원과 과장이 옆에서 막 구워진 삼겹살을 입으로 가져간다.
“연수원이 참 좋긴 좋은 것 같습니다.”
직원이 술을 먹고 싶다고 하자 이렇게 따로 고기 굽는 사람까지 보내 주는 연수원.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의 복지는 차원이 다르다.
“너 혼자 올린 매출이 얼마냐? 큰 프로젝트를 해낸 사원에게 이 정도 혜택은 당연하지. 아, 그나저나 사상 검증 테스트는 잘 끝났고?”
“예, 뭐.”
성형 수술을 위해 이곳 연수원에 온 김지원은 도착하자마자 삼엄한 감시 속에서 사상 검증 테스트부터 받았다.
무려 4년간 범죄자들과 뒹굴었다.
나쁜 물이 들었을 수 있기에, 허튼 생각을 가질 수도 있기에 사상 검증은 필수였다.
약간 서운하기는 해도 그만큼 사랑하는 회사이기에 김지원은 기꺼이 테스트에 응했다.
그 결과 이렇게 연수원 내부 한정이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게 됐다.
“김 대리, 네가 어떻게 입사를 했다고 했었지?”
“뭐, 다른 사원들과 똑같죠.”
언제나 술을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말리긴커녕 함께 때리던 어머니.
지옥이었다.
12살 어린 소년에게 집은 지옥이었고, 가족은 악마였다.
결국 참다못해 칼을 들었던 어느 날.
다 죽여 버리겠다고 마음을 먹은 어느 날, 지금은 은퇴를 당한 어떤 분이 구원을 해 줬다.
그렇게 그분을 따라다니며 살인 기술 및 회사 영업에 대해 배우다 회사에 입사를 하게 됐고, 이렇게 살게 됐다.
“널 구해 주신 분이 성미란 전 지부장님이었던가?”
움찔!
“예. 조희구 그 씹새끼한테 작업을 당하신 성 지부장님이요.”
최종혁도 이 일과 무관하지 않다.
종혁이 쫓은 구옥순 여사 후계자 사칭 사건, 당시 성미란 지부장이 주관하던 프로젝트가 종혁에 의해 어그러지며 지부를 폐쇠하고 조희구에게 몸을 맡겼다가 작업을 당한 것이니 말이다.
어머니처럼 따랐다. 어머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최종혁과 조희구, 그 둘에겐 언젠가 반드시 그 복수를 해 줄 생각이었다.
“어떡할 거냐. 해외로 뜨면 조희구 찾을 거야?”
“예. 일단 그래 보려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요?”
흠칫!
몸을 굳힌 과장이 씁쓸히 웃으며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른다.
“지원아, 너 진짜 이름이 뭐냐?”
“……좆같네. 내가 왜 은퇴를 당해야 되는 겁니까!”
“이름이 뭐냐고, 인마.”
“……김지원이요.”
어머니처럼 따랐던 성미란이 지어 준 이름 김지원.
그 전의 이름은 이미 잊은 지 오래였고, 생애 처음으로 받은 선물을 지키기 위해 시말서를 쓰면서도 이 이름만은 끝까지 지켰다.
눈빛이 서늘해진 김지원은 손에 쥔 젓가락을 만지작거리다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씨발. 조희구 이 개새끼는 꼭 내 손으로 찢어 죽이고 싶었는데…….”
사람 목을 따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원들마저 벌벌 떨게 만드는 곳인 연수원이다.
무사히 도망칠 확률은 없었다.
아니, 설령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럴 수 없었다.
자신이 도망치는 순간, 자신과 친하게 지냈던 동료 직원들과 소중한 인연들에게도 피해가 가게 될 테니까.
몇 번의 프로젝트로 어쩔 수 없이 등을 져야 했던 소중한 인연들. 그중엔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고, 형처럼 따르던 이도 있었다.
“그동안의 정을 봐서 한 방으로 끝내 주십쇼. 아, 씨.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더 맛있네.”
술을 들이켠 김지원은 삼겹살 쌈을 입에 욱여넣으며 눈을 감았고, 과장은 그런 김지원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 생각이면 버틸 수 있겠네.”
“……?”
“너 던지기 좀 당해야겠다.”
“예?”
“제2출장소에서 작년에 입막음한 물건들 중에서 DNA 하나가 나왔단다.”
“……씨발.”
김지원은 얼굴을 와락 구겼다.
* * *
쿠당탕!
신안경찰서의 취조실. 던져지듯 의자에 앉게 된 김지원이 이를 악문다.
“거 힘쓰지 맙시다.”
빠아악!
“닥쳐, 이 개새끼야.”
서류철로 김지원의 머리통을 후려친 최철규 팀장이 맞은편에 앉는다.
“넌 지금 함께 사기를 친 김성익을 비롯한 일당 네 명을 살해하고, 그 시체들을 염산에 녹인 후 방화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된 거여. 그럼 시작해 보드라고. 이름.”
“난 안 했습니다. 난 사장님들이 배 타고 떠날 때 헤어졌어요.”
“지럴헌다. 니가 김성익 신분증으로 차를 빌린 걸 이미 확인했어, 새끼야!”
우진렌터카 사장을 다시 족쳐 본 결과, 분명 김성익이 신분증을 들고 직접 찾아왔다고 했다.
그런데 곧 도망칠 사기꾼 새끼가 그렇게 쉽게 신분을 노출할까. 아무리 대포차 업체라도?
아니다. 이건 김지원이 수작을 부린 거다.
아마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섭외해 렌터카를 빌린 것일 터.
물론 증거는 없다.
하지만 수십 년간 현장을 구른 형사로서의 직감이 맞다고 외치고 있다.
“니 안면 인식 프로그램이라고 아냐?”
“……씨발. 그래서요?! 뭐 어쩌라고요?!”
“그리고 니가 일당들을 작업한 그곳에서 채취한 증거만 수천 개여. 반경 200미터를 깡그리 뒤졌다고. 거기에 니 DNA가 있을까? 없을까?”
이를 악문 김지원이 고개를 푹 숙인다.
“날…… 어떻게 찾았습니까?”
“니가 해외로 튈 줄 알고 밀항업자들을 감시하고 있었제!”
“……후우. 김지원입니다.”
“그려. 나이는?”
“31살이요.”
“아따, 동안이네.”
이후 몇 가지를 더 물어본 최철규가 눈을 빛낸다.
“공범은?”
“없습니다. 배만 빌렸고, 나머진 제가 다 했습니다.”
“어뜨케?”
“미리 준비한 수면제와 근육이완제를 먹여 재운 후에…….”
배에 올라타자마자 수면제와 근육이완제를 섞은 커피를 먹였고, 일당들은 의심 없이 마셨다.
이후부터는 일사천리였다.
“그 빠꼼이들이 순순히 먹었다고?”
“난 그 인간들이 사기를 치는 내내 월급만 바랐으니까요.”
자금 관리에 개입을 하면서도 월급만 바랐고, 어쩌다 보너스를 주면 허리를 깊이 숙이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그렇게 경계와 의심을 벗겼다.
“워. 이 썩을 놈. 그러니께 그 돈을 한꺼번에 털어먹을 그 순간을 위해서 꾹 참고 있었다는 거여?”
“…….”
“니도 참 지독허다.”
그 뒤 김지원의 진술은 계속 이어졌고, 진술이 길어질수록 최철규의 눈은 점점 매섭게 떠지기 시작했다.
이 새끼를 죽일까, 말까.
인간의 탈을 쓴 악마 새끼. 아니, 악마라도 이러진 못할 거다.
“후우. 그럼 그 애는 어떻게 된 겨.”
“누구요?”
“김희, 씨벌아! 그 리조트에 있었던 여고생! 너 걔도 죽였지!”
“무, 무슨……!”
하얗게 질린 김지원이 발작하듯 펄쩍 뛰었다.
한편 취조실 거울 유리의 뒤편.
가만히 김지원의 진술을 듣고 있던 종혁이 눈을 가늘게 뜬다.
“이거 아무래도 가출한 애들이 거기 잠깐 있었나 본디요…….”
김지원과 무관하게 말이다.
정말 억울해하는 반응.
강력 2팀 팀원의 말에 종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김지원을 살피다 몸을 돌렸다.
“진술 다 끝나면 저 새끼 씻겨요. 내일 기자들 도착할 거니까.”
“예!”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선 종혁은 눈빛을 가라앉혔다.
‘무관하다고?’
아니다. 종혁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철저하던 놈이 그런 모텔에 묵는다고?’
그 섬에 살고 있던 사람이 아니고서는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기억 속에서 이미 잊힌 폐쇄된 리조트.
그리고 그곳에서 패거리들을 죽인 뒤 뒤처리까지 하기 위한 고문 도구, 염산까지.
이토록 철두철미하게 모든 것을 준비한 놈이다.
그런데 그런 놈이 창문에 창살이 쳐진 모텔, 심지어 2층에 묵는다?
물론 이제 다 끝났다고, 자신이 잡힐 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방심했던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나탈리아를 통해 위성사진을 받지 못했다면, 경찰은 놈이 숨어 있던 모텔을 찾아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말이 안 되지.’
대포차를 빌려서 신안에 온 뒤, 배를 타고 섬에 가서 살인을 저지르고 다시 그 섬을 벗어난 김지원.
놈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흔적을 조금도 남기지 않았다. 결국 종혁이 무리해서라도 위성의 힘을 빌리지 않고선 안 될 만큼 완벽하게.
익숙하다 못해 증오스러운 냄새가 종혁의 코를 간질였다.
* * *
“옷 벗고 씻어.”
“아, 누가 있으면 못 씻는데.”
“지랄 말고 씻어. 난 저기 있을 테니까.”
강력 2팀의 팀원이 샤워실 입구에 서자 입맛을 다신 김지원이 옷을 벗으며 샤워기 앞에 선다.
끼릭! 쏴아아아아!
“어허! 좋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물줄기에 격한 신음을 내며 좋아하는 김지원이 속으로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됐군.’
됐다. 최종혁에게 들키지 않고 무사히 취조를 받았다.
취조를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들어오지 않은 최종혁. 이제는 안심해도 될 듯하다.
‘몇 년이나 받을까.’
사건을 지휘한 사람이 최종혁이다.
아마 최대 형량, 무기징역을 받게 될 것이다.
어쩌면 사형 선고를 받을 수도 있다.
사형 집행은 안 할지라도 평생 교도소를 나오지 못하게 될 거다.
‘아쉽네.’
꼭 조희구를 찾아 그 멱에 칼을 꽂아 넣은 후 사과를 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말이다.
“아쉬워.”
김지원은 눈빛을 서늘히 가라앉혔다.
‘그런데 해수를 끌어다 쓰는 건가?’
물맛이나 냄새가 좀 이상했다.
한편 서장실.
모니터 앞에 앉은 종혁이 입술을 비튼다.
모니터 속 분할된 4개의 화면이 알몸인 김지원을 비추고 있었다.
* * *
이른 아침부터 시끌벅적한 신안경찰서의 입구.
몰려든 기자들이 카메라를 세팅하며 김지원을 기다린다.
그 순간이었다.
“나왔다!”
양팔이 형사들에게 구속된 채 얼굴을 훤히 드러내고 있는 김지원을 향해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다.
“김지원 씨! 지금 심정이 어떻습니까!”
“동료들을 왜 죽인 겁니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할 말은 없으십니까!”
마치 먹잇감을 향해 달려드는 하이에나들처럼 거품을 물며 소리치는 기자들. 김지원은 고개를 숙이려 했지만, 강력 2팀의 형사가 머리채를 잡아 바로 세운다.
그리고 입구에 세워 둔 관용차를 향해 끌고 간다.
기자들은 그런 그들을 쫓으며 질문을 던지고, 종혁은 관용차 안에 태워지다 자신과 눈을 마주치곤 고개를 푹 숙이는 김지원을 일견하며 몸을 돌렸다.
“예, 나탈리아. 놈들을 찾았습니다.”
쿵!
그렇게 치밀했음에도, 너무도 쉽게 잡힌 놈.
너무도 쉽게 자백을 한 놈.
‘마치 그래야 하는 것처럼…….’
그리고 특수용액에 드러났던 회사의 문신까지.
‘그래, 너희라면 모든 의문이 해결되지.’
김희에 관한 것도 모두 해결되어 버린다.
빠드드드득!
종혁의 얼굴이 귀신보다 더 흉악하게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