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82화>
“음머!”
늦은 오후의 강원도 어느 산.
드넓은 목초지에 지어진 거대한 축사에서 소들이 되새김질을 하며 요란하게 울어 댄다.
“우욱!”
가슴장화를 입은 채 담배를 꼬나문 사내가 여물이 가득 담긴 외발수레를 끌며 안으로 들어오다 헛구역질을 한다.
“아오, 씨. 이놈의 냄새는 정말 적응이 안 되네.”
여름이라서 그런지 더 지독한 냄새.
담배에 불을 붙인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이십대 초반의 청년이 코를 막으며 삶은 여물을 여물통에 뿌리기 시작했다.
“음머!”
“음머어!”
“그래, 많이 처먹어라.”
저녁 시간 때라서 그런지 허겁지겁 여물을 씹는 소들.
외발수레에 담긴 여물이 다 떨어지면 가서 퍼 오고, 또 퍼 오기를 반복한 사내는 제 몫의 소들에게 여물을 다 먹이자 목에 건 수건으로 몸을 탈탈 털며 축사를 나선다.
다른 축사들에서도 또래의 청년들이 나온다.
“어우, 씨발 냄새. 소똥밭에서 굴렀냐?”
“응. 넌 아가리 똥내.”
서로에게 중지를 치켜드는 사내들.
그들은 축사 옆 조립식 건물로 향했다.
쿵쿵!
“들어가겠습니다.”
짜악! 짝!
“그렇지! 스탑-! 둘 다 피박이니까 57만 원씩 되겠습니다.”
“아, 씨발. 어, 다했냐?”
“예, 사장님!”
“그래, 수고했다. 가 봐.”
돈을 세느라 바빠 대충 손을 젓는 홍지만.
“사, 사장님, 오늘 주급 주시는 날인데요.”
“벌써? 아, 그러네. 있어 봐.”
몸을 일으킨 홍지만이 현금이 가득한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 청년들에게 넘겨줬다.
“이번 주도 수고했고, 모레 보자. 오늘은 적당히 마시고.”
“감사합니다, 사장님!”
청년들은 손에 쥐어진 10만 원짜리 수표들에 희희낙락거리며 창고를 빠져나갔고, 곧 타고 온 승합차를 몰고 산 아래로 내려갔다.
어느새 조립식 건물을 나와 그런 그들을 빤히 바라보던 홍지만은 담배에 불을 붙인다.
“후우.”
담배 연기를 흩날리는 분뇨 냄새가 가득 섞인 후덥지근한 바람.
“씨발. 돈을 왜 이렇게 안 보내는 거야?”
윤아를 떠올린 홍지만이 다리를 떤다.
신안에서 계약을 한 이후 계약금으로 1억을 이체한 윤아. 그 이후로 벌써 사흘이 지났는데 아직도 나머지 9억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씨발. 그 짭새 새끼가 마음을 바꾼 건…….”
“혀, 형님! 형님!”
“왜?”
홍지만은 사무실에서 뛰쳐나온 중년인이 내미는 홍지만 본인의 핸드폰에 깜짝 놀랐다.
“아이고, 예! 윤아 씨!”
-방금 잔금 이체했어요! 제가 많이 늦었죠?
“어이구, 늦다니요. 아닙니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송아지를 매입하겠습니다!”
-네! 새끼 송아지 사진 꼭 찍어 주시고요!
“하하. 그러지 마시고, 언제 날 잡아서 한번 찾아오시죠. 윤아 씨 송아지들인데, 주인으로서 한번 쓰다듬어 보기도 하고 밥도 줘 보셔야죠.”
-정말요? 그래도 돼요?
“윤아 씨가 주인인데, 당연하죠. 아, 냄새가 좀 고약할 테니 뭘 드시고 오시면 안 됩니다.”
-으앙! 냄새나는 거 싫은데……. 알았어요! 그럼 송아지 다 구입하시면 연락 주세요!
“예, 들어가십시오.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전화가 끊기자 홍지만은 다급히 은행으로 전화를 걸어 잔액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렇지!”
“들어왔습니까, 형님?!”
“어, 그래. 깔끔하게 9억 들어왔다.”
“크으!”
몸을 떠는 중년인의 모습에 홍지만도 덜덜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문다.
2년 전 출소를 하며 다신 걸리지 않는 사기를 치겠다는 다짐하며 설계한 이번 사기, 소 위탁 사기.
10억 단위의 거래는 처음이었기에 당연히 흥분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지!’
윤아를 엮었으니 이젠 돈을 갈퀴로 쓸어 담는 일만 남았다.
‘어디 혼자 찾아오겠어? 같은 멤버들과 찾아오겠지!’
홍지만은 그녀들 모두 엮어 낼 자신이 있었다.
“넌 얼른 전화 돌려서 송아지 3백 마리부터 사들여.”
“그, 그렇게나 산다고요?”
3백 마리면 아무리 싸게 사도 5억은 넘게 줘야 한다.
“그럼 개새끼야. 늦어도 두 달 안에 이 꼬맹이가 찾아올 건데 그 정도는 가져다 놔야 할 거 아냐!”
이 소 위탁 사기의 꽃이 뭐던가.
바로 이렇게 호구가 자신의 소와 송아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렇게 소와 송아지를 한 번 확인한 호구는 그때부터 자신을 완전히 신뢰하기 시작하고, 이후부터는 잘 찾아오지 않는다.
같은 강원도 사람도 쉬이 찾아오기 힘든 강원도 산골 오지.
이보다 더 먼 곳에 있는 서울 사람이라면 힘들고 귀찮아서라도 오지 못한다. 그건 신안도 마찬가지다.
그때부턴 남겨진 소와 송아지를 홍지만 자신의 맘대로 처분할 수 있었다.
즉, 지금 사들이는 송아지들은 언제든 다시 처분할 수 있는 현물 자산이기에 윤아의 10억을 통째로 삼킬 수 있는 것이었다.
“아! 그, 그렇죠! 알겠습니다! 야! 축사들에 전화 돌려! 예, 이 사장님! 두레입니다!”
홍지만은 흐뭇이 웃으며 자신의 핸드폰을 들었다.
“예, 김 사장님. 두레의 정지호입니다. 축사 건축 좀 하려고 연락드렸습니다.”
한편 강원도 횡성읍의 어느 건물 안.
-방금 통화했어, 삼촌.
“그래. 수고했다. 끊을게.”
-응! 삼촌도 열심히 일해!
“너도.”
통화를 종료한 종혁이 커튼을 열어젖히며 아래를 내려다본다.
때마침 그가 있는 건물 맞은편에 세워지는 승합차 한 대.
승합차에서 내린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청년들이 낄낄거리며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자 종혁이 핸드폰을 든다.
그때 마침 핸드폰이 울린다.
“예, 아버님.”
-아따, 서장님. 언제 오는 거여. 기다리다 목 빠지겄네.
“술 상대가 없어서가 아니라요?”
-들켰남? 흐흐. 생각나서 전화해 봤응께 수고하시고, 조심히 내려오쇼잉.
“예, 들어가세요.”
동팔과의 전화를 종료한 종혁은 잠시 이를 악물었다.
이렇게 정이 많은 사람들을 속이려 드는 홍지만.
애써 치솟는 화를 누른 그는 형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장입니다. 지금 놈들 들어갔습니다.”
-……요 꼬맹이들은 이미 견적은 다 뽑힌 거 같은디 더 해야 할까라?
두레에서 일하는 횡성읍의 골칫덩이들.
고등학교 성적이 전교 120명 중 110등에서 115등일 정도로 배운 것도 없고, 두레에서 일하기 전까지만 해도 술 먹고 오토바이나 타고 다니며 사고나 칠 줄 알던 골칫덩이들.
이들이 두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건 지난 사흘 동안 이미 파악해 둔 일이었다.
“혹시 모르는 거잖습니까.”
그리고 목욕하고 난 후 마시는 맥주는 각별하다.
-아따, 이젠 때도 안 나오는디…… 얼레? 이놈 새끼들 오늘 주급 받았다는디요?
“거봐요.”
-쩝. 알았어라. 그럼 잠시 후에 뵙겠어라.
종혁은 전화가 끊기자마자 이번 수사를 함께하는 다른 팀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서장입니다. 주변 축사들 다 확인했습니까?”
-예. 두레랑 연관 없는 거 싹 다 확인했어라. 그럼 이제 홍지만이 마킹 들어가겄습니다.
두레에서 산 아래로 내려오는 길은 하나. 그 산 아래에서 카페 겸 펜션에 방을 잡은 채 죽을 치고 있으면 놈들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뇨.”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예?
“곧바로 두레로 올라가십시오. 우리 조력자가 방금 전 잔금을 치렀거든요.”
-……아아, 시작하자고라?
나른하게 늘어지는 말투에 종혁도 나른하게 웃는다.
“예. 이제 시작합시다.”
-그럼 좀 있다가 뵐게라.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차키를 집어 들었다.
“자, 그럼 나도 이제 준비해 볼까? 어, 철아. 홍지만이 통화 목록에 있는…….”
그는 차키를 돌리며 건물을 빠져나갔다.
* * *
구불구불한 산길.
7월 중순 한여름임에도 강원도 산골이라서 그런지 시원하기 짝이 없는 바람에 삼십대 형사가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든다.
“예, 두레 정 사장님이십니까? 저 신안경찰서 수사과의 이구영 경사입니다. 아, 다름이 아니고 이번에 일이 있어 서울에 잠시 올라왔는디, 우리 서장님이 자기 소 잘 있냐고 확인 좀 해 보고 오라고 해서라. 혹시 계실까요? 아, 계신다고라? 한 시간쯤 걸릴 것 같은디. 아, 늦게 연락드려서 죄송해라. 예. 그럼 이따가 뵙겠소잉.”
통화를 종료한 형사가 옆의 동료 형사를 본다.
“맛나냐?”
카페에서 산 토스트를 씹어 먹고 있는 이십대 후반의 형사.
“형님도 좀 드실라요?”
“어. 하나 줘 봐.”
방금 전 산 따끈한 토스트를 씹은 삼십대 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강원도 음식도 먹을 만하네. 뭔 찐감자만 파는 동네라기에 걱정 많이 했는디.”
“난 그것보다 서장님이 더 대단하당께요.”
소문이 사실이었다.
횡성에 도착해 골칫덩이들의 동선을 확인하자마자 그 맞은편 건물을 사들이고, 그곳들로 향하는 길목에 위치한 여관에 방을 잡은 종혁.
그런데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카드를 딱 주면서 먹고 싶은 건 다 먹으라고 하는디…… 크! 하마터면 반할 뻔했당께요.”
“난 형이라고 부를 뻔했어야.”
형사들이 잠복 수사를 할 때 빵으로 간단히 끼니를 떼우고, 차에서 새우잠을 자는 건 용의자를 놓치지 않기 위함도 분명 있다.
하지만 모든 잠복 수사가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건 결코 아니었다. 그저 돈이 없기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일 뿐이었다.
그랬기에 지금의 수사는 그들로서 그야말로 별세계가 아닐 수 없었다.
동시에 앞으로가 기대가 됐다.
종혁의 밑에서 일을 하며 또 어떤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지 말이다.
“형님은 보너스 받으면 뭐 할 거요?”
“뭐하긴. 마누라 가져다줘야제. 애들 학원 보내야 혀.”
“벌써라?”
“벌써는 무슨. 큰애가 아홉 살이다.”
“오메. 엊그제만 해도 아장아장 걸었던 것 같은디.”
둘은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두레로 향했다.
스르륵!
차 안에 있음에도 소똥 냄새가 코를 찌르는 두레.
“카메라 찼냐?”
“걱정 마쇼.”
정장 왼쪽 가슴에 꽂힌 만년필을 두드리는 형사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인 형사가 모자를 눌러쓰며 내린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홍지만이 다가온다.
“혹시 신안서에서 오신…….”
“예. 방금 전 연락드린 이구영 경사입니다. 이짝은 내 파트너인 주지형 순경이고요.”
“이거 실례 좀 끼치겄습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서장님 소를 보러 오셨다고요.”
“신안까지 갈 길이 먼께 싸게싸게 봅시다.”
“……이쪽으로 오시죠.”
홍지만은 둘을 가까이 있는 축사로 안내했다.
“얘들이 서장님께서 구매하신 송아지들입니다.”
“……쪼깐하네요?”
“하하. 이제 6개월밖에 안 된 놈들이라서 꽤 작죠. 그래서 더 귀엽지 않습니까?”
“그건 그런디…….”
형사는 송아지의 귀에 귀걸이처럼 달린 노란 표를 가리켰다.
“저건 뭐데요? 무슨 숫자들이 적혀 있는디?”
“아, 쉽게 이름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아, 그럼 저 번호가 이놈들 이름이구마이?”
“그렇죠.”
“그럼 서장님과 영상 통화 좀 하겄습니다.”
“예, 얼마든지요.”
형사는 핸드폰을 들어 종혁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예, 이 형사님. 무슨 일이세요?
“두레에 도착했어라, 서장님.”
“안녕하십니까, 서장님.”
-안녕하세요, 정 사장님. 이거 제가 결례를 끼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아닙니다. 투자자가 원하면 언제든 보여 드려야죠.”
홍지만은 수더분하게 웃으며 손을 저었고, 종혁은 고맙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장님, 보이십니까? 서장님 송아지들이란디요?”
-아, 보입니다. 그래요. 수고했습니다.
“예. 그럼 서에 가서 뵙겠습니다.”
탁!
“염병 육시랄. 내가 지 개새끼여, 뭐여? 돈 한 푼 안 주믄서 똥개 훈련은 시키고 지랄이여?”
“혀, 형님.”
“아, 이거 죄송합니다.”
“하하. 아닙니다. 원래 윗사람 모시는 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거 아니겠습니까.”
‘이놈 새끼?’
슬그머니 자신의 말에 동조하는 간신배 같은 모습에 형사는 속으로 헛웃음을 터트렸다.
“아따, 사장님이 뭘 아시네. 아, 그런디 여기에 우리 신안군민들 소도 있다고 하던디…….”
움찔!
순간 홍지만의 마음속이 출렁거린다.
그러나 그는 내색하지 않은 채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죠?”
“쫌 봐도 되겄소? 이것도 서장님 지시라……. 수고스럽겠지만 좀 부탁드립니다.”
“서장님께서요? 아이고, 그렇다면 보여 드려야죠. 이쪽으로 오시죠.”
홍지만은 다른 축사에 있는 소들도 보여 주었다.
“여기도 신안분들 것이고, 여기도 신안분들 것이고, 저기도 다 신안분들 것이죠.”
두레에 있는 여섯 동의 축사에 있는 모든 소가 신안 사람들의 것이다.
‘이건 또 뭐여?’
살짝 눈이 떨린 형사가 홍지만을 본다.
“이, 이게 전부다 신안군 사람들 거다요?”
“하하. 많죠? 신안군에 계시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제가 이렇게 벌어먹고 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뵐게라. 수고하십시오. 가자.”
“그럼 저흰 이만 가 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부우웅!
“……정말 확인만 하러 왔나 보네.”
떠나는 차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홍지만.
“와, 씨. 진짜 식겁했네요.”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치며 다가오는 동료들의 모습에 홍지만은 피식 웃었다.
“그래도 이제 끝이지.”
실물을 보여 줬으니 이제 최종혁이라는 경찰서장도 의심하지 못할 거다.
고개를 끄덕이던 홍지만의 동료는 이내 의아한 눈으로 홍지만을 봤다.
“형님, 그런데 소를 왜 다 보여 주신 거예요?”
“느낌이 이상해서.”
이놈의 직감을 무시해서 교도소만 3번을 갔다. 작은 방심도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보여 줬으니 경찰서장 할애비라고 해도 더 의심할 생각을 못하겠지.”
“와아. 진짜 형님은…….”
“닥치고 원주 갈 준비나 해.”
10억이라는 목돈이 들어왔는데, 그중 5억을 마음껏 쓸 수 있는데 오랜만에 회포를 진하게 풀어 봐야지 않겠는가.
그런 홍지만의 말에 둘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한편 횡성의 어느 산길.
차 안에 앉은 종혁이 전화를 받는다.
-예, 서장님. 이 새끼가 소를 전부 보여 줬는디요?
끼익!
다급히 차를 세우는 종혁.
“……하. 이 새끼 대가리 좀 굴렸네.”
‘아니, 감이 좋은 건가?’
종혁이 파악한 피해자 숫자는 46명. 소는 총 582마리였다.
두레에 등록된 소 589마리보다, 아니 종혁의 것까지 해서 총 601마리보다 19마리가 적지만 그거야 착각했다고 얼버무리면 되는 일이다.
홍지만이 수를 제대로 썼다.
-이거 아무래도 나가리 같은디…….
“……영상은요?”
-이름표까지 싹 다 찍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일단 계속 대기할까요?
“그렇게 하세요. 아마 놈들도 곧 내려올 테니까요.”
목돈이 들어왔는데 가만히 있을까. 10억이라는 큰돈이 들어왔으니 아마 가까운 원주시 같은 도시로 향하여 회포를 풀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무조건 미행을 해야 됐다.
-예. 알겄습니다.
“수고하세요. 돈 필요한 일 있으면 바로 긁으시고요.”
통화를 끊은 종혁은 다시 순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횡성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 어디라고?”
-문자로 보내 드리겠습네다.
“그래. 땡큐.”
핸드폰을 꽉 쥔 종혁은 입술을 깨물었다.
“이게 아니면 윤아의 송아지 가지고 장난치는 걸 기대하는 수밖에 없는데…….”
종혁은 불길함이 엄습하는 가슴을 어루만지며 액셀을 더 강하게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