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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77화 (677/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77화>

    식순은 종혁이 주문한 대로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는 사이 종혁은 신안경찰서의 건물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역시 새 건물이 좋네.’

    무려 5층의 커다란 하얀색 건물.

    통유리로 된 정면의 외벽은 세련 그 자체다.

    ‘안전한 신안, 행복한 군민, 신안경찰서가 함께하겠습니다’라는 현관의 편액만 아니라면 경찰서 건물이 아니라 IT 기업의 사무 건물처럼 보인다.

    ‘전국에서 여기보다 예쁜 경찰서는 없을 것 같은데?’

    그건 종혁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그의 양옆에 서 있는 목포서를 비롯한 인근 지역 경찰서 서장들과 전남청의 고위 공무원, 신안군 파출소장들의 얼굴에 부러움이 잔뜩 서려 있다.

    ‘전남청장님은 안 오셨네. 대체 누구기에 이렇게 보기 어려운 거야?’

    -다음으로 서장님의 한 말씀이 있겠습니다.

    “어흠.”

    “큼.”

    헛기침을 하는 주변 서장과 소장들에게 다시 눈인사를 하며 단상에 오른 종혁은 경찰들을 둘러봤다.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나 심드렁한 시선,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는 그들.

    ‘하지만 이제부턴 내 새끼지.’

    종혁은 그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충성. 앞으로 여러분들의 수장으로서 신안군의 치안을 총괄 지휘할 최종혁 총경입니다. 모두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충성.”

    짝짝짝짝짝!

    미심쩍음이 가득한 박수 소리.

    종혁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을 이어 갔다.

    “대가리의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만큼 꼴불견인 건 없죠?”

    움찔!

    파격적인 단어 선택에 경찰들이 동요를 일으킨다.

    “그러니 본론만 짧게 말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한 달을 드리겠습니다.”

    “응? 뭘?”

    “글쎄요?”

    “가장 먼저 업무를 파악하는 계에 1억. 1억 원을 드리겠습니다.”

    쿵!

    종혁은 경악하는 그들을 보며 입술을 비틀며 신안경찰서 차장을 향해 손짓을 했다.

    “차장님.”

    “예, 예!”

    종혁은 당황한 얼굴로 올라온 차장에게 1억짜리 수표를 내밀었다.

    “끄어억?!”

    종혁은 뒤집어지는 차장의 반응에 더 큰 동요를 보이는 경찰들을 보며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2등 7천, 3등 5천, 4등 3천, 이하 부서 전체 회식비 지원.”

    “……꿀꺽.”

    어느새 고요해진 신안경찰서의 앞마당.

    “전 상벌이 명확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속물이죠. 앞으로 내 사람들, 일 잘하면 상을 줄 겁니다. 집, 차, 현금 여러분이 원하는 모든 걸 줄 겁니다.”

    박봉인 공무원 월급? 좆까라는 거다.

    내 사람의 자존심과 주머니, 내가 책임지는 거다.

    앞으로 1년, 신안경찰서는 전국의 경찰들이 무조건 오고 싶은 경찰서가 되는 거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제게 실적으로만 답해 주십시오. 아시겠습니까?”

    “예-!”

    “이상, 시무식 끝.”

    “우와아아아아!”

    -서, 서장님의 한 말씀이 끄, 끝나셨습니다! 귀, 귀빈분들의 축하사…….

    단상을 내려간 종혁은 넋을 놓고 있는 서장들과 소장들을 향해 싱긋 웃어 주었다.

    “가시죠. 앞으로 전국 모든 경찰서의 표본이 될 경찰서를 구경시켜 드리겠습니다.”

    그들은 홀린 듯 종혁을 따라나섰다.

    그리고…….

    “허어.”

    “이런 미친.”

    체통을 지켜야 하는 직위에 있는 그들의 입에서 된소리들이 흘러나왔다.

    * * *

    가장 먼저 1층 민원실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눈을 부릅뜬다.

    마치 햇살이 잘 드는 따뜻한 카페처럼 꾸며진 공간.

    사방에 채워진 갈색의 나무들과 커피 냄새가 마음을 절로 편안하게 만든다. 에어컨의 적당히 찬바람이 여름 햇빛에 달아오른 몸을 사르르 녹인다.

    “허어.”

    “아니, 어떻게 민원실이…….”

    “사무적인 공간에 있으면 사무적이게 될 수밖에 없죠.”

    민원실은 일선 파출소에서도 최전방에 있는 공간이다.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경찰서를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공간.

    흰색과 파란색의 조화는 일견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그와 동시에 차갑고 경직된 이미지를 보여 준다.

    “흠. 이거 잘못하면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이 될 것 같은데…….”

    “아, 사랑방은 저쪽에 만들어 놓았습니다.”

    종혁은 그들을 민원실 맞은편의 공간으로 데려갔고, 사람들은 다시 감탄을 터트렸다.

    카페와 마을회관을 절묘하게 버무린 듯한 공간.

    “요새 청년 실업률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라죠?”

    신안군민들 가운데 만 19세에서 만 35세 사이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곳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상대할 사람을 뽑을 예정이다.

    “내신을 위한 청소년 봉사활동도 주로 이곳에서 이뤄지게 될 것이고, 신안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마실 커피와 간식도 이곳에서 무료로 제공이 될 겁니다.”

    이건 곧 군청과의 협의를 끝낼 거다.

    딱히 예산을 집행할 필요 없이 이름만 올리면 되니 군청에서는 곧바로 허락해 줄 거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달라지겠지.’

    “이, 이래블믄 부식비가 감당이 안 될 텐디요?”

    “그래서 각 계에 집행될 부식비를 일부 삭감할 예정입니다.”

    약 3퍼센트를 삭감하니 이곳을 운영할 예산이 충분히 뽑혔다.

    “이왕 마실 커피, 건강하게 마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억울한 이유로 찾아오신 분들을 위한 대접도 될 테고요. 아, 다른 파출소들도 여길 이용할 수 있으니 언제든 부담 없이 이용해 주세요.”

    사람들은 눈을 부릅떴다.

    “저, 정말 우덜 파출소들도 이용할 수 있는 거여라?”

    압해파출소장이 다급히 물어 오자 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든지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제부터 한 가족이잖습니까.”

    그리고 섬에서 신안경찰서를 찾아올 경찰들을 위한 숙소도 마련되어 있다.

    “아니, 허어…….”

    “그럼 사무실을 둘러보러 가시죠.”

    * * *

    경찰서를 모두 둘러본 서장과 소장들의 표정은 뒤틀렸고, 종혁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차장님.”

    “예, 서장님!”

    “서장님들 모시고 예약한 식당에 먼저 가 계세요. 전 소장님들과 이야기를 좀 나눈 후에 뒤따라가겠습니다.”

    “예, 예! 가시죠, 서장님들!”

    “어, 어. 그러지.”

    “허, 거참…….”

    돌아서는 서장들의 표정이 오묘해진다.

    ‘아따 대가리가 허벌나게 잘 돌아가는 구마잉.’

    ‘걸물이 왔어야.’

    ‘이거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할 수 없겄는디?’

    일단 사랑방만 봐도 종혁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게 물씬 느껴진다.

    신안은 작은 사회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들. 동네의 어르신들이 이곳에 진을 치고 있는데, 감히 목소리를 높일 망종이 있을까.

    그러며 민원실과 사랑방을 분리해 놓은 것도 모자라, 입구의 위치를 다르게 해 억울한 일로 찾아올 군민들의 신상도 보호하고 있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 보니 소문이 퍼지는 것도 순식간인 신안. 억울하고 서러워 찾아와도 자칫 이상한 소문이 퍼질 수 있다.

    종혁은 그 절묘한 밸런스를 맞춘 거다.

    게다가 각 계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지던 인테리어들에, 시무식에서 말한 상금까지.

    “1억 받으믄 계장이 얼마나 묵을까?”

    “욕심내 봤자 2천이나 묵겄죠.”

    나머지 8천만 원이 각 과의 과장들에게 돌아간다는 거다. 바로 계장의 주도하에.

    이 말은 즉, 계장의 눈 밖에 나면 그 상여금이 대폭 삭감될 거란 뜻.

    이건 각 과의 과장들과 그 휘하의 팀장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돈을 타내기 위해 정말 미친 듯 일을 하게 될 거다.

    “그라고 그 돈 중 일부를 우덜 서에도 쓰겄죠.”

    어디 인수인계가 한쪽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던가.

    신안경찰서 경찰들은 못해도 음료수 한 박스씩은 사 들고 자신들의 경찰서에 들르게 될 거다.

    그러면서 서로 돈독한 관계가 형성이 될 것이다.

    “내 첫째 놈 나이가 삼십인디…….”

    “형님은 삼십이요? 난 올해 서른둘이요. 근디…….”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드는 패배감에 그들은 고개를 저으며 예약한 식당으로 향했다.

    한편 서장실 옆 작은 회의실.

    종혁은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다시 인사드리죠. 오늘부로 신안경찰서의 서장으로 부임하게 된 최종혁 총경입니다. 까마득한 후배니 모두 편히 대해 주십시오.”

    “어흠.”

    “큼.”

    편히 대해 달라고 해도 이 말을 순진하게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종혁은 불편한 표정을 짓는 그들을 보며 가만히 응시했다.

    그동안 각 섬에서 왕으로 군림했을 그들.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섬들은 더 그랬을 것이다.

    그동안 이들의 상급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주변 군과 목포경찰서는 너무 멀었고, 전남경찰청은 더 멀었다.

    아마 자신들의 선에서 무마시킨 사건들이 꽤 많을 거다.

    그런데 그런 자신들을 감시할 상급 기관이 떡 하니 나타났다.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부터 서로 알아 가는 관계가 될 테니 말은 짧게 하겠습니다. 방금 전 시무식에서 했던 말, 여러분들께도 통용되는 말입니다.”

    쿵!

    “……우, 우덜도 집, 차, 현금을 준다고라?”

    “그 말이 참말이요?”

    “그에 합당한 실적만 가져오신다면요.”

    별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섬 파출소의 상황을 감안해서 점수를 매길 예정이다.

    그 말에 소장들의 눈빛이 돌변한다.

    종혁을 향해 기울어지는 그들의 상체.

    “집 같은 경우 현재 계림건설이 목포에 짓고 있는 3개 동 아파트 일부가 될 겁니다. 소장님들 같은 경우엔 최소 34평이죠. 원하신다면 광주광역시의 아파트도 드릴 수 있습니다.”

    그 외 다른 지역을 원해도 준다. 대신 시세의 차이 때문에 평수가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을 테지만 말이다.

    차도 마찬가지다. 최소 중형 승용차.

    ‘이런 미친!’

    ‘돌것네!’

    “이거 말이 길어졌군요. 그럼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만 더 하겠습니다. 아니, 이건 명령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그에 표정들이 경직되기 시작한 소장들.

    종혁은 고조되는 긴장에 폭탄을 던졌다.

    “위급한 상황 시 발포 허락합니다.”

    쿠우웅!

    “……뭐, 뭐시요?!”

    “바, 발포?!”

    “서, 서장님 그게 그렇게 쉬운 이야기가 아니당께요!”

    “압니다.”

    결국 그들이 총을 겨눠야 되는 상대는 그동안 그들이 상대해 온 섬 주민들이다.

    “그런디 우째서!”

    종혁은 얼굴을 구겼다.

    “간혹 있는 인간 이하의 개새끼들 때문에 내 사람이 다치는 꼴을 못 보기 때문입니다. 감히 경찰을 무시하고 위협하는 새끼들이 있으면 당기십시오. 당기라고 하십시오. 모든 책임은 제가 집니다.”

    소장들은 입을 떡 벌린 채 망연자실 종혁을 쳐다봤고, 종혁은 그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자 몸을 일으켜 서장실로 향했다.

    타악!

    “여기도 제대로 꾸며 놨네.”

    딱 자신의 취향대로 꾸며진 서장실.

    커다랗고 푹신한 의자에 앉은 종혁은 몸을 뒤로 젖히며 담배를 물었다.

    찰칵! 치이익!

    “일단 밑밥은 깔아 놨고…….”

    그동안 한마음, 한뜻이었던 섬 주민들과 섬 파출소의 관계를 분리시킬 밑밥.

    이제부터 신안은 참 많은 게 바뀌게 될 거다.

    ‘그리고 이게 성공하면, 전국의 지방 경찰서, 파출소들도 달라지게 되겠지.’

    종혁의 눈빛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 * *

    “건배!”

    “으하하하!”

    시끌시끌! 왁자지껄!

    신안경찰서 근처의 한우집에서 1차를 하고 목포로 넘어 무안 낙지와 소주로 2차 술판을 거하게 벌이는 그들.

    “그라믄 계속 본청에 있었다는 거여?”

    “예.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3년 순회도 본청에서 마쳤고?”

    경찰대를 졸업하면 무조건 해야 되는 3년 순회.

    일종의 인턴 같은 개념으로 약 2년 반 동안 경제팀과 수사팀, 파출소 이렇게 세 곳을 돌아야 한다. 인사이동이 개같이 꼬이면 3년이 넘도록 해야 되는 순환보직.

    “그랬죠. 거의 수사팀에 있었습니다.”

    “아따, 역시 본청이 좋긴 좋나 보네.”

    그들의 눈에 부러움과 질시가 서린다.

    자신들은 언제 본청, 아니 전남경찰청이라도 갈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는데 종혁은 고작 7년여 만에 총경을 달았으니 당연히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운이 좋았죠.”

    “그냥 운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은디……. 잠깐. 어? 어어어? 최 서장, 이름이 뭐라고 했제?”

    “최종혁입니다.”

    “설마…… 박종명 청장을 나가리시킨…….”

    “아하하.”

    “맞네! 맞아! 오메, 환장하겄네!”

    박수를 친 목포경찰서장이 혀를 내두르고, 그의 호들갑에 술잔을 멈춘 다른 서장과 소장들이 의아해한다.

    “아따, 다들 기억 못 혀?! 최 서장이 조희구 씹새끼를 잡은 그 친구잖여! 어쩐지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이더라!”

    우당탕!

    “뭐, 뭐여? 조희구? 박종명 그 개새끼와 붙어먹었던 희대의 사기꾼 조희구?”

    “박종명 모가지를 날려 버린 게 최 서장이었어? 아이고, 이거 은인이 옆에 있는데도 몰라봤네! 고마워! 최 서장이 아니었으면 내 여동생들이 길거리에 나앉을 뻔했당께!”

    “오메. 이거 거물이 오셨네.”

    소장과 서장들의 표정이 변화한다.

    조희구를 잡고, 박종명을 날려 버렸다면 어린 나이에 총경이 된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아니, 이제야 종혁을 제대로 기억해 낸다.

    경찰 역사상 최고로 진급이 빠른 괴물. 그게 이번에 경찰서장으로 온 종혁이었던 것이다.

    “아따, 그런디 뭐헌디 서장으로 왔데? 충분히 지방청으로 갈 수 있었잖여?”

    그리고 그러는 편이 다시 본청으로 불려 가기 편하다. 자칫하면 모가지가 날아가는 서장의 삶.

    종혁은 술잔을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

    “경찰서 수백 명 경찰도 지휘해 본 적 없는 놈이 어떻게 수천, 수만 명의 경찰을 지휘할 수 있겠습니까. 어불성설이죠.”

    ‘호오…….’

    ‘이놈 봐라?’

    “아, 이거 안주가 다 떨어졌네요. 이모! 여기…….”

    “오메. 이 집 낙지를 최 서장이 다 작살낼라는 갑네. 그라지 말고 3차 가는 건 어뗘?”

    “3차 좋죠!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선뜻 수긍하는 종혁의 모습에 서장과 소장들이 묘한 눈빛을 보낸다.

    “이거 뭘 더 묵을 순 없을 것 같은디…… 안 그려?”

    “그라제. 그냥 안주 없이 마실 수 있는 뭐 그런 곳은 어떤가, 최 서장?”

    종혁은 그들을 하고자 하는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이 양반들이 재밌는 수를 쓰시네.’

    자신들과 어울릴 만한 부류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려는 수작. 만약 여기서 정색해 버린다면 앞으로 왕따를 당하게 될 거다.

    그런데 이들은 알까.

    앞으로 종혁이 출 칼춤에 이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정확히는 용의선상. 저쪽이 이쪽을 가늠한다면, 이쪽도 저쪽을 가늠하는 거다.

    회귀 전후로 참 말이 많은 신안. 이들이 정상적으로 일을 했다면 정말 그렇게 말이 많을 수 있었을까.

    ‘얼마나 썩었는지 한번 가늠해 보자고.’

    속으로 웃은 종혁은 흥미가 동하는 표정을 지었다.

    “전 3차로 노래를 좀 부르면 어떨까 싶은데, 선배님들께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으하하핫! 아따, 최 서장도 놀 줄 아는 구마잉!”

    “자자, 가더라고. 내가 목포 토박이여!”

    “예! 그럼 지금부터는 선배님만 믿고 따르겠습니다!”

    “으하하하핫!”

    마지막 술을 들이켠 그들은 몸을 일으켜 3차 술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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