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61화 (661/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61화>

    “아으으!”

    기지개를 켜는 오종철의 얼굴에 피로가 덕지덕지 묻어 있다.

    “하아. 예과도 이렇게 힘든데, 본과는 어떻게 하냐.”

    어깨에 턱을 얹는 박유선을 밀어낸 오종철이 담배를 문다.

    찰칵! 치이익!

    “그래도 해야지.”

    안 하면 엄마나 아빠에게 맞아 죽어서가 아니다.

    어려서부터 오직 의사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인생. 지금 포기한다면 너무 억울했다.

    “야! 됐고, 술 마시러 가자!”

    “어디로?”

    “어디든! 예쁜 후배님들이랑 약속 잡아 놨으니까…… 응?”

    왠지 낯익은 사람이 있어 고개를 돌렸던 박유선은 어리둥절해했다.

    “어디서 본 얼굴인데…….”

    가만히 이쪽을 바라보는 교복 입은 소녀.

    툭!

    바닥에 떨어지는 담배꽁초가 박유선의 상념을 끊는다.

    “희선이?”

    “그래, 맞아. 그 경주 꼬맹이!”

    오종철은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희선을 보며 얼굴을 구겼다.

    * * *

    지명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어느 커피숍.

    오종철이 맞은편에 앉아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희선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좀 당황스럽네. 우린 이미 끝난 사이 아니었어? 너도 합의했던 거잖아.”

    차갑고도 무감정한 시선에 희선이 깜짝 놀란다.

    처음 본 얼굴. 헤어질 때까지도 보지 못했던 얼굴.

    미안하다고, 우린 어울릴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며 헤어질 때까지도 오종철은 햇살처럼 웃고 있었다.

    낯설다. 마치 자신이 아는 오종철이 아닌 것 같았다.

    “오, 오빠야…….”

    찰칵! 치이익!

    “경주에서 여기까진 어떻게 온 거야? 뭘 바라고 온 거야?”

    “나, 나는…….”

    “하, 됐다. 그래도 서울에 왔으니 이걸로 맛있는 거나 사 먹고 내려가.”

    오종철은 지갑에서 현금을 모두 꺼내 내려놓고는 몸을 일으켰고, 희선은 하얗게 질렸다.

    “오, 오빠야……. 니, 니 이런 사람이었나? 아이잖아요. 오빠야는…….”

    이런 독설을 하는 사람은 박유선이지, 오종철이 아니었다. 오종철은 언제나 햇살 같은 내 편이었다. 오빠 같은 남자였다.

    ‘내가 그걸 왜 견뎠는데!’

    다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도 관계를 맺었다. 사랑한다는 그 한 마디 때문에 그 지옥을 참아 냈었다.

    “아, 진짜! 구질구질하게 굴지 좀 마! 내가 이런 사람이냐고? 어! 나 이런 사람이야! 너도 알면서 나랑 했잖아!”

    배 속을 둔중하게 울리는 충격에 희선이 배를 움켜쥐며 오종철을 울려다본다.

    정말 낯설다. 마치 괴물 같다.

    그래서 이젠 알 것 같다.

    “……오빠야. 니 내 사랑 안 했제?”

    “사랑? 그거 네가 했잖아.”

    배와 심장을 헤집는 독설에 희선이 입술을 깨문다.

    “니…… 그거 다 수작이었제? 처음부터 내가 니 좋아하는 거 알고 좋은 사람인 척 군 거제?”

    “푸하핫! 큭큭. 와아, 우리 희선이 똑똑한데?”

    희선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진다.

    콩깍지가 벗겨지며 세상을 정확히 보기 시작한다.

    행복했던 추억 속 잠깐잠깐 드러나던 오종철의 본모습이 이제야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걸 보여 주기 위해서였구나.’

    종혁이 오종철을 만나게 해 준 이유가.

    훗날 별이를 낳은 후 만나려 했던 오종철을 지금 만나게 해 준 이유가.

    이런 모습을, 가면 속에 숨겨져 있던 본모습을 보게 해 주기 위해서였다. 현실을 깨닫게 해 주기 위해서였다.

    근처에서 커피를 홀짝이는 종혁을 힐끔 본 희선은 부들부들 떨리는 배를 더 강하게 움켜쥐며 오종철을 봤다.

    “오빠야, 내 오빠 애 가졌다.”

    “……뭐?”

    뒤통수를 후려치는 충격에 오종철은 멍하니 희선을 바라봤다.

    “아, 씨발!”

    머리를 벅벅 긁은 오종철이 미지근해진 커피를 단숨에 들이켠다.

    터엉!

    “그래서 뭐. 책임지라고? 푸핫! 야, 이건 아니지.”

    “……뭐가 아인데?”

    “내가 너 같은 년들 한두 번 만난 줄 아냐?”

    “뭐, 뭐라꼬?”

    “왜? 이참에 인생 좀 피고 싶어? 똥구멍 찢어질 만큼 가난하니까, 그런 인생 좆같으니까 의사 마누라가 되고 싶어? 야, 넘볼 걸 넘봐.”

    “내가 지금 그따위 걸 바라고…….”

    “그리고!”

    희선의 말을 끊은 오종철이 담배를 문다.

    찰칵! 치이익!

    “후우우.”

    순간 얼굴을 가리는 뿌연 담배 연기 속에서 차갑고도 악독한 눈이 드러난다.

    “그거 내 애 아니잖아?”

    “니, 니 지금 그게 무슨…….”

    “너 한부모잖아. 아비란 새끼가 알콜중독자인 한부모 애새끼. 너 같은 애새끼들의 특징이 뭔지 알아? 바로 몸을 함부로 굴리는…….”

    덥썩!

    “넌 안 되겠다.”

    꽈앙!

    오종철의 뒤통수를 잡아 그대로 테이블에 찍어 버린 종혁은 비명을 지르는 오종철의 팔을 뒤로 꺾었다.

    “오종철, 널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체포한다.”

    ‘겨, 경찰?’

    아득해져 가던 정신을 붙잡는 소름 끼치는 말.

    “놔! 안 놔?! 어, 어디 짭새 따위…….”

    꽈아아앙!

    “한 마디만 더해라. 이 테이블 꼴 난다.”

    오종철은 박살이 난 테이블에 파랗게 질렸고, 종혁은 수갑을 꺼내 그의 손목에 채웠다.

    그 순간이었다.

    “아, 아저씨.”

    희선의 부름에 고개를 돌린 종혁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배를 움켜쥔 희선의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빨간 핏물들.

    “나, 나 이상해요. 추, 추워…… 흑?!”

    “희선아!”

    종혁은 쓰러지는 희선을 향해 몸을 날렸다.

    * * *

    띠이, 띠이!

    뾰족한 소리가 울리는 병실 안.

    종혁이 희선의 손을 꼭 잡은 채 괴로워한다.

    피가 모두 빠져나간 듯 하얗게 질려 있는 희선.

    벌써 이틀째 깨어나지 않는 그녀.

    ‘만나게 하는 게 아니었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오종철의 주둥이를 다물게 했으면 괜찮았을까. 그랬다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텐데.

    괴로움이 종혁을 좀먹어 간다.

    “으음.”

    눈을 뜬 희선이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배에 손을 얹는다.

    “희선아!”

    고개를 돌려 종혁을 본 희선의 두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아저씨, 이상해요. 별이가…… 별이가 느껴지지 않아요.”

    임신을 깨달은 이후 언제나 자신이 배 속에 있음을 말해 주었던 별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공허하고 아프다.

    “아저씨, 우리 별이…….”

    종혁은 눈을 질끈 감았다.

    “미안하다.”

    “흐윽! 벼, 별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책임감 없이 떠나보내서 미안하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처럼 아빠의 폭력에서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

    “흐아아아앙!”

    종혁은 눈물을 흘리며 희선을 꼭 안았다.

    희선은 그 넓은 품에서 울고 또 울었다.

    드르륵!

    울다 지친 희선을 위해 마실 것을 사 온 종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멍하니 침대에 앉아 맑은 하늘만 바라보는 희선.

    “이것 좀 마셔 봐.”

    유산 때문에 수술을 하였기에 물 한 모금도 조심해야 하는 희선. 종혁이 거즈에 물을 묻혀 그녀의 입에 물려 준다.

    “우리 별이는요?”

    종혁은 대답 대신 그녀의 옆에 있는 작은 납골함을 가리켰다.

    주먹 두 개만큼 작은 납골함.

    유산한 태아를 보는 건 산모에게 좋지 않다는 말에 종혁이 다급히 장례 절차를 밟았다.

    “안아 보지도 못했는데……. 뜨거웠을 텐데…….”

    희선은 납골함을 꼭 끌어안으며 다시 눈물을 흘렸고, 종혁은 뜨거운 눈시울을 매만지며 희선의 옆을 지켰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많은 걸 바란 게 아니었어요.”

    그저 따뜻한 미소 한 번.

    미안하단 사과 한 마디.

    그것만 바랐다.

    그것만 해 줬으면 세상 어딘가에서 오직 내 편일 별이와 행복하게 살았을 거다.

    “이제 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잠겨 버린 목소리가 말하는 그 사람.

    종혁은 희선이 오종철에 대한 미련을 버린 것 같아 작게 안심했다.

    “징역은 피할 수 없을 거야.”

    합의된 성관계이다 보니 형법상 처벌할 수 없지만, 아동복지법을 근거로 한다면 징역형을 받게 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래 봐야 5년, 길어도 10년 형이 고작이었다.

    “그렇게 교도소를 다녀오면 의사를 하겠죠?”

    “……그렇겠지.”

    의료 관련 법률을 위반한 전과자가 아니라면, 설령 강간범이라 할지라도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놈은 교도소에 다녀온 뒤에도 멀쩡히 시험을 치러 면허를 딸 수 있었다.

    “그, 그럼 제 영상은요? 그건 지울 수 있는 건가요?”

    움찔!

    “뭐?”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게 맞는 걸까.

    이어진 희선의 설명을 들은 종혁은 분노로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까드드득!

    “걱정 마. 이 경찰 아저씨가 다 해결해 줄게. 그리고……. 그놈들 인생 엿되게 해 줄게.”

    널 짓밟고 유린한 그 개자식들을 모두.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푹 쉬고 있어.”

    “흐윽! 흐아아아앙!”

    종혁은 다시 울음을 터트리며 안기는 희선을 토닥이며 뜨거운 분노를 토해 냈다.

    * * *

    “여. 최 부장! 이번에…… 헉!”

    “최 부장님! 이번에 아청과와…… 히익?!”

    본청 복도를 지나던 경찰들이 다급히 비켜선다.

    무표정한 얼굴로 전신에서 끔찍한 살의를 뿜어내고 있는 종혁.

    그가 도착한 곳은 취조실 앞이었다.

    “아, 이러면 안 되…… 부장님.”

    누군가와 실랑이를 하다 종혁을 발견하곤 다급히 그를 부르는 최재수.

    종혁의 감정 없는 눈이 최재수와 실랑이를 하는 장년 여성에게로 향한다.

    “이 사람 뭐야?”

    “아, 오종철 모친…….”

    “너야?! 네가 우리 아들 잡았어?!”

    종혁은 멱살을 잡는 오종철 모친의 팔을 그대로 꺾어 버렸다.

    “꺄아아악!”

    “당신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으며 체포구속적부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부, 부장님-!”

    “이거 치워.”

    “……예.”

    “꺄악! 너! 너 내가 가만둘 거 같아? 놔! 안 놔?!”

    종혁은 취조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어떤 새끼지?’

    대체 어떤 새끼가 이딴 새끼한테 설렁탕을 시켜 준 걸까.

    종혁은 놀라는 오종철의 앞에 놓인 설렁탕 쟁반을 잡아 그대로 던져 버렸다.

    콰장창!

    “너, 너……!”

    “닥쳐.”

    제발 아가리를 닫아 줬으면 한다.

    “찢어 버리기 전에.”

    “…….”

    “어이, 오종철. 너한테는 두 가지 길이 있어.”

    하나는 모든 죄를 혼자 뒤집어쓰고 법정에 서는 것.

    나머지 하나는 공범인 박유선, 이주혁과 함께 법정에 서는 것.

    오종철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 두 가지뿐이다.

    “푸핫! 네가? 고작 경찰인 너 따위가!? 이봐요, 경찰 아저씨…….”

    뻐어엉!

    종혁에게 걷어차인 오종철이 허공을 날아 벽에 부딪친다.

    “컥! 커허억?!”

    “그래, 믿는 구석이 있나 보네.”

    그 믿는 구석이 자신보다 많을까.

    종혁은 핸드폰을 들어 강철선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검사님. 압수 수색이랑 구속 영장 좀 청구하고 싶은데요. 지금 바로 가능합니까?”

    -오종철이를 말하는 기가?

    종혁은 눈을 감았다.

    “누가 지랄을 하던가요?”

    -고법에서 전화 왔데이. 오종철이 큰애비가 고법 부장판사더라.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종혁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큭큭. 씨발 새끼. 감히 경찰 나부랭이가 날 때려? 넌…….”

    “하아. 진짜 니들은 왜 이러냐.”

    범죄를 저질렀으면서도 왜 법대로 처벌을 받지 않으려는 걸까.

    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하기에 법 위에 서려는 걸까.

    대체 뭐가 그렇게 힘이 있기에 이렇게 피해자를 짓뭉개려는 걸까.

    “야.”

    종혁은 거만하게 몸을 일으키는 오종철을 무심한 눈으로 응시했다.

    “이거 너희가 시작한 거다. 나중에 울고불고 난리 피우지 마라.”

    “풉! 크크크큭! 푸하하하하!”

    “박 팀장.”

    “예, 예! 부장님!”

    유리거울 뒤에 있다가 종혁이 오종철을 걷어차자마자 다급히 취조실의 문을 열었던 박동수 팀장.

    “이 새끼, 내보내요.”

    “……예?”

    “우리 판사님께서 저 새끼 내보내라잖아요.”

    종혁은 몸을 돌려 취조실을 빠져나갔고, 그런 그에게 최재수가 달려온다.

    “부, 부장님!”

    종혁은 그런 그를 일견하며 핸드폰을 들었다.

    “예, 오 대장님. 오종철, 박유선, 이주혁, 이 세 놈 뒤에 누가 있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

    * * *

    숨이 막힐 듯 조용한 홍보부.

    종혁이 오택수가 가져온 자료를 훑는다.

    “이야, 이 새끼 대단하더라.”

    큰아버지는 고법 부장판사에, 작은아버지는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로펌의 변호사.

    할아버지는 대형병원의 이사장이고, 아버지는 원장이다.

    고모들은 건물주에 커다란 쥬얼리숍을 운영하고 있다.

    “박유선과 이주혁, 이 새끼들도 골치가 아파.”

    박유선의 아버지가 서울 남부지검 부장검사고, 큰아버지는 대형병원 부원장.

    할아버지는 현재 야인이긴 해도 국회의원을 4선이나 해 먹은 정치인이다.

    이주혁의 아버지는 기획재정부 4급 공무원에 할아버지는 교육재단 이사장.

    “세 놈 다 금수저를 제대로 물고 태어났어.”

    잘못 건드렸다가는 역풍이 세게 불 상대들.

    오택수의 눈에 걱정이 서리자 종혁은 피식 웃었다.

    “오 대장님, 금수저의 기준이 뭔지 아세요?”

    “이 새끼들이 금수저잖아.”

    “금수저는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내 자식이 아무것도 안 해도 돈이 넘쳐 나는 걸 보고 금수저라고 하는 거예요.”

    이른바 최상류층. 가까운 미래에 다이아몬드 수저로 분류될 계급들.

    이들은 고작해야 자신들의 부와 명예,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발버둥 치는 부류일 뿐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이 대한민국에서 금수저라고 말할 인간들이 몇 명이나 있겠냐? 삼전 황태자? 대현 황태자?”

    “그렇죠. 그 정도는 되어야죠.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아슬아슬하게 금수저라 불릴 수는 있겠네요.”

    “미친놈.”

    실소를 터트린 종혁은 오종철의 할아버지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 양반부터 수술 들어가게?”

    “그래야죠.”

    자식의 죄를 덮어 준 인간.

    그 인간에게 권력을 안겨 준 사람.

    이 인간부터 쳐내야 저 오만한 오씨 일가에 경고가 되어 줄 것 같다.

    “병원 이사장이라…….”

    그것도 경찰과 관계된 병원이다.

    ‘병원이 하나 더 생기겠네.’

    한국에서도 병원을 소유하게 될 것 같았다.

    “야, 그 병원에 수작 부릴 거면 마지막 페이지부터 봐.”

    “음?”

    의아해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열었던 종혁은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핫!”

    우연도 이런 우연이 또 있을까.

    “고맙습니다. 덕분에 돈을 좀 아낄 수 있게 됐네요.”

    “또라이 새끼. 진짜 그 앞에다가 병원을 세울 생각이었냐.”

    “그래야 한다면요.”

    범죄자를 처넣고, 피해자의 한을 풀어 주는 데 고작 돈 몇 푼이 문제일까.

    종혁은 입술을 비틀며 몸을 일으켰다.

    전쟁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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