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52화 (652/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52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삼전 의료원의 삼전서울병원.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은 계림 엔투스의 선수들이 어깨를 움츠린다.

그동안 기껏해야 동네에 있는 종합병원만 가 봤던 그들이었기에 이렇게 큰 병원에 오니 괜히 움츠리게 된다. 환자복을 입어서 더 그렇다.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자, 찍겠습니다. 숨은 편히 쉬시면 됩니다.”

“따끔해요. 따끔?”

“그렇죠?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오죠?”

“열을 세시면 잠이 들 겁니다. 하나, 둘…….”

“차갑죠? 하하, 금방 끝나니까 조금만 참아 주세요.”

“어이쿠. 체중이 너무 적게 나가시네.”

‘뭔가…… 뭔가 달라!’

난생처음 받는 건강검진.

자신들이 다녔던 병원의 의사들도 분명 친절했지만, 여긴 뭔가 더 친절한 느낌이었다. 간호사들도 말이다.

그들은 몰랐다.

자신들이 받는 건강검진이 VIP만 받는 일명 VIP 프리미엄 코스, 1인당 450만 원짜리 건강검진이라는 걸 말이다.

그렇게 아리따운 간호사들의 나긋나긋한 미소에 홀딱 반해 버린 선수들은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건강검진을 받았다.

“와. 나 아까 이게 죽는 거구나 싶더라니까?”

“너도? 나도!”

건강검진을 모두 마친 후 건강검진 센터.

VIP 건강검진은 일부 검진 결과는 곧바로 확인할 수 있기에 선수들은 대기실에 옹기종기 앉아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막 깜깜해지다가 일어났는데 몸에 힘은 없지……. 어후. 나 다신 수면내시경 안 받아!”

“야, 똥꼬는 나만 아프냐?”

“전 속이 더부룩한데요…….”

그렇게 그들이 자신의 경험을 낄낄거리며 토해 내던 그때였다.

“헉! 야, 야! 이것 좀 봐!”

“왜? 무슨 일인데?”

핸드폰을 붙잡고 있던 한 선수의 외침에 의아해하며 모이는 선수들.

핸드폰에 띄워진 기사의 제목을 본 선수들의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한국 e스포츠 협회 임원, 횡령 의혹!

경찰, 후원금 비리 의혹 파헤치겠다!

“미, 미친?!”

선수들은 제각기 핸드폰을 꺼내 뉴스를 확인했고, 이내 다시 경악했다.

“진짜잖아!”

“5억!? 이거 미친 새끼 아니야!?”

선수들이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임원들을 욕하기 바쁘던 그때, 한 선수가 입을 열었다.

“……이거 우리도 좆된 거 아니야?”

현재 스페이스 워의 제작사와 지적재산권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이어 나가며 오랫동안 팬과 선수들을 불안케 하고 있는 한국 e스포츠 협회.

이런 상황에서 e스포츠 협회 내에 후원금 횡령이 벌어졌다?

지금껏 참고 기다려 주었던 스페이스 워의 제작사는 일말의 기대감조차 잃은 채 협상을 포기할지도 몰랐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다른 곳이랑 협상을 시도하거나…….”

그냥 한국 시장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었다.

“서, 설마 그러려고!”

“맞아! 전 세계에서 스페이스 워가 가장 많이 팔린 곳이 우리나란데! 게임 실력도 우리나라가 최강이잖아!”

“그러니까 그 말은 게임을 팔 만큼 다 팔았다는 거잖아.”

“아, 씨발. 좆같은 소리 좀 하지 마라.”

순간 우울함이 내려앉는 선수들.

진료실의 문이 열리며 간호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구자윤 님?”

“아, 네!”

방금 전 들은 이야기 때문에 우울한 얼굴로 들어서는 구자윤.

‘빌어먹을! 리그가 폐쇄될지도 모른다니!’

그럼 자신의 돈은 어쩌란 말인가.

아직 한참 벌어야 할 돈.

입술을 깨물며 진료실 안으로 들어서던 그는 안에 있는 종혁을 발견하곤 깜짝 놀랐다.

“최 코치님?”

“선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알아야 하기 때문에 참관하는 것뿐이니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예…….”

모든 선수가 지금보다 더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 주겠다고 천명한 종혁.

어제부터 식단이 극단적으로 바뀌었기에 구자윤의 가슴에 불길함이 찾아든다.

의사는 푸근히 웃으며 검사 결과지를 보여 주었다.

“일단 설명에 앞서 혈액으로 검사할 수 있는 암이나 종양 이런 것들은 일주일 뒤에 통보가 갈 거예요.”

“네.”

“그럼 여길 보실까요? 여기가 구자윤 님의 신장이거든요?”

“어? 키가 줄었…… 는데요?”

“학창 시절에 검사를 받으신 거죠? 척추랑 자세가 안 좋은 분들은 이렇게 키가 줄어들기도 해요. 체중이 많이 나갈 때도 그렇고요. 그런데…….”

구자윤의 후덕한 덩치를 본 의사의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구자윤 님은 이 세 개가 모두 포함이 되는 것 같네요.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체중은 보통인데 체지방률이 엄청 높으세요. 고도비만이라고 적힌 거 보이시죠?”

“악!”

순간 빨갛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구기는 구자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뒤통수에 꽂히는 뜨거운 시선에 고개를 돌린 구자윤의 얼굴이 울상이 된다.

자신들의 피지컬 및 식단을 책임지는 종혁이 살벌하게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살려 주세요.”

“안 죽입니다.”

태블릿 PC에 의사가 한 말을 적은 종혁은 의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계속하시죠.”

단 일말의 가감 없이 팩트로. 의사의 사견을 듬뿍 담아.

그 말에 구자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 *

건강검진을 마친 그날 저녁.

선수들 모두 피트니스 센터에 모인다.

긴장감이 가득한 표정을 짓는 그들. 트레이닝복을 입은 종혁과 보조 트레이너들의 등장하자 그들은 더욱 겁을 먹는다.

“괜찮아요. 안 잡아먹습니다.”

종혁은 웃으며 말했지만 누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헬스장에서 개인 PT를 받아 본 경험들이 있는 덩치 큰 선수들. 자신은 정말 죽을 것 같은데 하나만 더, 하나만 더를 외치던 악마들을 떠올린 그들은 몸을 떤다.

또 그들에 의해 PT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 평생토록 헬스장 근처도 안 간 선수들도 겁에 질린다.

“흠. 안 믿네. 식사들은 잘하셨죠? 특별히 짠 식단들인데요!”

그 말에 선수들이 언제 겁에 질렸냐는 듯 얼굴을 구긴다.

풀, 그리고 간이 하나도 되지 않은 닭가슴살. 과자와 탄산, 야식에 절여진 그들의 혀가 도중에 파업을 할 뻔했었다.

종혁은 피식 웃었다.

“다들 식사를 맛있게 한 것 같네요. 그럼 운동에 들어가기 앞서…… 일단 체지방률이 35퍼센트가 넘는 선수들은 오른쪽으로 열외하겠습니다.”

움찔!

반수 이상의 선수들이 희게 질린다.

체지방률이 많은 이들을 따로 빼는 게 무슨 뜻이겠는가.

“저…….”

“예, 박 선수.”

120킬로그램이 족히 넘어 보이는 선수가 손을 들자 종혁은 의아해했다.

“우, 운동을 안 하면 안 되는 건가요? 제, 제가 관절이 약해서 막 조금만 움직여도 엄청 아픈데요.”

종혁은 운동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엄살부터 부리려는 선수의 모습에 흐뭇이 웃었다.

“안 해도 됩니다.”

“예?!”

웅성웅성.

“안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경기에 출전하고 싶지 않다면요.”

쿵!

“그, 그게 무슨 말인가요, 코치님!”

종혁은 경악하는 선수들을 보며 눈빛을 가라앉혔다.

“말 그대로입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신체 컨디션이 경기에 출전을 해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상태라고 판단 되면, 제 직권으로 경기 출전에 제한을 줄 수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마, 말도 안 됩니다!”

“감독님이 용납하지 않으실걸요!”

“이런 운동이 게임과 무슨 상관인데요!”

종혁은 격렬한 반발에 실소를 터트렸다.

“야, 너희들 프로 아니야?”

돈을 받았으면 그만한 값어치를 해야 한다. 그 말은 즉, 그만한 값어치를 하지 못하는 이상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그게 바로 냉혹한 프로의 세계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게임 하고 싶을 때 게임 하는 아마추어처럼 살고 싶어? 그럼 지금이라도 위약금 물고 집으로 돌아가. 안 말려.”

종혁은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이건 대표님께서 제게 주신, 감독님도 태클을 걸 수 없는 제 고유 권한이니 제 결정에 불만이 있다면 대표님께 이야기하시면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예…….”

종혁은 불만과 함께 경각심이 차오르는 선수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체지방률 35퍼센트 이상 오른쪽으로 열외.”

방금 전과 달리 순순히 움직이는 선수들.

이제 지옥 시작이구나, 하고 더 우울해지는 그들의 모습에 종혁은 보조 트레이너들을 봤다.

“왼쪽은 여러분이 맡으세요.”

“예, 코치님!”

“자자, 왼쪽에 계신 선수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그 말에 살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냉큼 트레이너들에게 다가가는 왼쪽의 선수들.

“오른쪽 선수들은 날 따라와요.”

종혁은 그들을 데리고 지하에 만들어 둔 수영장으로 향했다.

‘여긴 왜?’

종혁은 수영을 하려는 건가 하고 밝아지는 그들의 모습에 입술을 비틀었다.

“다들 속옷 챙겨 왔죠? 옷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세요.”

그리고 걷는 거다.

“오늘은 첫날이고 하니 가볍게 3시간만 걷도록 하죠.”

3시간. 평생토록 하루에 1시간 이상 걸어 본 적 없는 선수들의 낯빛이 파랗게 질렸다.

그렇게 지옥의 트레이닝이 시작됐다.

* * *

“하!”

10평 남짓한 오피스텔 방.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이끌며 안으로 들어온 구자윤이 침대 위로 쓰러진다.

“허으!”

‘옷 벗어야 하는데…….’

하지만 몸에 힘이 없다.

구자윤은 고개만 돌려 방 안을 둘러봤다.

구단에서 만들어 준 1군 전용 개인 숙소. 이전까진 1군이라고 해도 2인 1실이 기본이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대우를 잘해 주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지이잉! 지이잉!

“여보세요.”

-형, 살아 있어요?

“몰라……. 죽을 것 같아.”

몸에 힘이 없는 것보다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 건 바로 근육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다.

수영장 걷기가 어찌어찌 끝나자마자 시작된 마사지.

젖산을 풀어 줘야 내일이 편하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트레이너에게 마사지를 받았는데, 구자윤은 지옥을 보는 줄 알았다.

“시발. 안마방도 이렇게 안 아팠는데…….”

우웅! 우웅!

“끊어 봐. 전화 들어온다.”

-네, 형!

“여보세요.”

-하하! 구 선수! 잘 있었습니까!

“사장님? 끄응.”

힘들게 몸을 일으킨 구자윤이 눈을 빛낸다.

-엔투스를 인수한 새로운 구단은 좀 어때요? 잘해 줍니까?

“뭐…… 나쁘진 않습니다.”

아니, 솔직히 대우만 놓고 보자면 정말 좋다. 몸과 혀는 고달프지만 정말 프로 선수답게 대우를 해 준달까.

-오오! 잘됐네. 나와요! 술 한잔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몸이 아무리 힘들어도 술 한잔 마실 수 없을까. 아니, 술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전신에서 힘이 용솟음치고 있다.

그는 서둘러 몸을 일으켜 숙소를 빠져나갔다.

“응? 이 늦은 시간에 어딜 가는 겁니까, 구자윤 선수?”

흠칫!

숙소 앞, 담배를 피우고 있는 종혁을 발견한 구자윤이 깜짝 놀란다.

‘아, 씨발!’

그런 엄포를 하며 식단도 풀떼기만 제공했던 종혁이다. 술을 용납할 리 없었다.

“아, 다, 담배 좀 사려고요.”

“……구 선수가 언제 출전하죠?”

“일주일, 아니 6일 뒤입니다.”

“알겠습니다. 적당히 마시세요.”

“예? 아, 옙!”

‘술은 봐준다는 건가?’

구자윤은 갸웃거리며 힘들게 몸을 움직였고, 종혁은 그런 구자윤을 보며 무전기를 들었다.

“1조, 추적. 2조, 구자윤 동선 따라 CCTV 수거합니다. 그리고 철아.”

-교통정보 시스템에 접속했슴네다!

“오케이.”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담배를 깊게 빨며 미소를 지었다.

“운 좋네.”

고작 이틀 만에 구자윤이 자기 쩐주를 만나러 가고 있다.

정말 운이 좋았다.

“후우우.”

만족의 의미가 가득 담긴 담배 연기가 밤하늘로 퍼지기 시작했다.

* * *

“하하. 그럼 6일 뒤에도 활약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이, 걱정 말라니까 그러네요. 그럼 난 갑니다.”

옆구리에 여자를 낀 구자윤이 근처의 호텔로 향하자 사십대 사내, 구자윤과 깊게 연관이 된 불법 도박 사이트의 주인인 박형도가 입술을 비튼다.

“다행이네.”

구단이 매각됐다고 해서 혹시나 베팅을 하는데 문제가 생길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그 대표이사라는 놈 조사 끝났어?”

“예, 형님. 원래 계림그룹 전략기획실에 있던 놈인데, 이번에 계림그룹이 계림 e스포츠라는 자회사를 만들면서 사장으로 영전한 놈입니다.”

“넥타이맨이라는 소리구만?”

그럼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놈들이 하는 생각은 거기서 거기이니 말이다.

“그 찰리 최라는 새끼는?”

“미국에서 활동하던 놈이라서 그런지 아직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본명이라도 알면 지금쯤 많은 걸 파악했겠지만, 알려진 거라곤 누가 봐도 예명인 이름뿐이다.

“구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는 데는 문제없겠지?”

“몸 상태들이 다 거기서 거긴데 문제 있겠습니까? 그래도 파악이 되는 대로 작업 들어가겠습니다. 아, 그런데 형님.”

“왜?”

“임 사장과 주 사장이 내일 좀 만나자고 하는데 말입니다.”

자신들과 협업을 하고 있는 다른 불법 도박 세력들. 혼자만 너무 먹으면 탈이 나기에 믿을 만한 세력들과 파이를 나누는 중이다.

“갑자기? 왜?”

“엔투스와 칸의 주인이 바뀌었잖습니까.”

“아아.”

갑작스레 구단이 바뀌며 화제가 되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계림 엔투스와 대현중공업 칸.

우연찮게도 열흘 뒤에 두 게임단의 경기가 있었다.

현재 e스포츠 바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두 게임단의 경기이니만큼 도박꾼들도 주목할 터.

그걸 털어먹자는 뜻이었다.

“하여튼 눈치 빠른 새끼들.”

자신도 그런 이유 때문에 구자윤을 부르지 않았던가.

“알았어. 그러자고 해.”

고개를 끄덕이던 박형도는 돌연 미간을 찌푸렸다.

“협회 일은 어떻게 된 거야?”

“신문으로 보도된 내용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빌어먹을. 정말 김 부장과 연관이 없는 건 맞아?”

그들과 연관이 깊은 김 부장.

“다시 확인해 봐도 다른 파벌 쪽 인사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른다. 검찰이 자신들에 대해 눈치챌 수도 있었다.

“쯧. 일단 앞으로 조심하도록 하고, 그쪽으로 안테나 계속 켜 놔.”

“알겠습니다.”

“후우. 진짜 쉬운 일이 하나 없네.”

박형도는 혀를 툴툴 차며 인파들 사이로 파고들었고, 멀리서 그들을 지켜보던 특별범죄수사대 형사는 무전기를 들었다.

“여기는 1조. 몽타주 땄습니다. 계속 미행하겠습니다.”

-본부에서 서포트하겠습니다.

혹시나 놓치지 않도록.

어차피 안면인식 프로그램이 있는 이상 저들은 이제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밤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 * *

-최 부장, 파악 끝났다!

대현중공업 칸의 선수들에게 붙은 불법 도박 세력들까지 모두 파악이 완료됐다.

-이 새끼들, 지들끼리 알아서 만나던데?!

서로 나누는 대화도 가관이었다.

-야, 딱 말해. 너 이걸 예상하고 구단을 두 개 인수한 거지?!

“푸흐흐.”

-와. 넌 진짜…….

“하핫!”

웃음을 터트린 종혁은 나른히 웃었다.

“자, 이제 판이 깔렸으니 우리도 시작하죠. 놈 보고 밑밥 깔라고 하세요.”

파악되지 않은 불법 도박 세력들을 모두 끌어모으고 단숨에 낚아챌 밑밥을.

종혁은 요 며칠 사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굳은 어깨를 돌리며 연습실로 향했다.

지금쯤 기대에 부풀어 있을 구자윤들에게 절망을 안겨 주기 위해서 말이다.

종혁의 미소가 짓궂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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