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51화 (651/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51화>

계림그룹, e스포츠에 진출!

대현중공업도 진출하겠다 밝혀!

구단 창설? NO! 인수하겠다! 총알 500억 준비!

계림그룹이 사들일 구단은 어디?

JJ그룹, 계림그룹에 구단 매각! 매각 가격 376억 원!

JJ그룹, 왜 이런 선택을 했나?!

대현중공업, 삼전그룹의 칸을 사들이다!

대현중공업과 계림그룹, e스포츠 협회에 100억 전달!

두 대기업, e스포츠 협회의 수호자를 자처하다! 한국 게임 산업의 발달을 위해 힘써 달라!

국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있는 대기업들의 e스포츠 진출에, 대한민국에서 스페이스 워의 팬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그건 매각이 된 두 구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쿠당탕! 우당탕!

지이이이잉!

리모델링이 시작된 JJ 엔투스, 아니 계림 엔투스의 연습실.

옹기종기 모인 선수들의 낯빛이 어둡다.

“갑자기 팀이 매각되다니…….”

“시즌 중에 이래도 문제없는 거야?”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직원까지 100% 고용 승계를 하는 걸로 협의를 봤다나 봐요.”

모기업과 팀명만 달라졌을 뿐, 나머지는 전부 그대로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우리 이제 어디서 연습해요?”

못해도 2주일은 할 거라고 했던 리모델링.

시즌 중에 2주나 연습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선수들이 혼란해하던 그때였다.

“뭐해! 어서 자기 컴퓨터들 옮기지 않고!”

“아, 네!”

새로운 주인에게 잘 보기 위함인지 부쩍 열의가 많아진 감독의 외침에 계림 엔투스 선수들이 다급히 컴퓨터를 향해 달려든다.

그 순간이었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헉! 대, 대표님!”

뚜벅뚜벅!

안으로 들어오는 안경을 낀 사십대 남성이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감독을 응시한다.

“손이 생명인 선수들에게 뭘 들게 하려는 겁니까?”

“아…… 그, 그게 너무 바쁘다 보니 한 손이라도 거들고자…….”

“be quiet. 변명은 죄악인 걸 모릅니까?”

“죄, 죄송합니다.”

남성은 감독이 혼나자 잔뜩 얼어붙어 있는 선수들을 보며 푸근히 웃었다.

“인사가 늦었군요. 계림 엔투스의 대표이사, 지성학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 안녕하십니까!”

“짐은 저희 직원들이 옮길 테니 여러분들은 먼저 임시 연습실로 이동하세요. 아, 그리고 이동이 끝나면 다들 개인 면담이 있을 예정이니 모두 대기해 주세요.”

“옙! 야, 얼른 가자!”

선수들이 공사장을 빠져나가자 지성학은 감독을 노려봤다.

“예, 예!”

“흥. 짐은 다른 직원들이 옮길 테니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임시 연습실로 이동하세요.”

그렇게 감독과 코치들마저 빠져나간 공사장.

지성학이 핸드폰을 든다.

“예, 형사님. 지금 올라오시면 됩니다.”

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 * *

“우와.”

“우와아.”

마치 최고급 PC방처럼 모던하고 깔끔하게 꾸며진 연습실.

그중 백미는 바로 의자다.

너무 비싼 데다가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거라 한국에서 구할 방도가 없어서 그저 손가락만 빨아야 했던 최고급 게이밍 의자.

여기에 컴퓨터들마저 곧 들어찰 모습을 생각하자 전율이 온몸을 적신다.

“와. 이런 곳이라면 게임 할 맛 나겠다.”

“날밤을 새며 연습해도 안 피곤하겠어요!”

“난 며칠도 깔 수 있어!”

십대 중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의 나이에 불과한 선수들. 그들에게 있어 이곳은 천국과 다를 바가 없었다.

“임시로 쓸 연습실에 이렇게 놀라시면 곤란한데요.”

“대, 대표님!”

“연습실은 마음에 드시나요?”

“네-!”

“후후. 면담을 하기 전에 건물 구경 먼저 시켜 드리죠. 따라오세요.”

지성학은 선수들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향했다.

그가 선수들을 가장 먼저 데려간 곳은 바로 피트니스 센터였다.

“어?”

운동기구들이 가득한 피트니스 센터의 정중앙에 서 있는 엄청난 덩치의 남성과 네 명의 남녀.

“오셨습니까, 대표님.”

“먼저 와 있었네요, 최 트레이너.”

“앞으로 제가 일할 곳이니까요.”

“든든합니다. 아, 모두 인사하세요. 이쪽은…….”

종혁이 싱긋 웃으며 앞으로 나선다.

“모두 반갑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식단과 피지컬, 바디 컨디션을 책임질 찰리 최 트레이너입니다. 편히 최 코치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운동엔 별 관심이 없는지 한눈을 파는 구자윤을 힐끔 보며 말한 종혁은 뒤에 서 있는 남녀들을, 선수들의 시선을 우왕좌왕하게 만드는 옷차림을 한 미남미녀들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쪽은 그런 절 보조해 줄 보조 트레이너들입니다.”

“헉!”

선수들과 감독 코치의 시선이 한 중년인에게로 향한다.

종혁이 스스로를 소개했을 때부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중년인. JJ엔투스의 피지컬 코치였다.

감독도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대, 대표님, 이건…….”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말이 아니군요.”

너무 마른 선수도 있고, 얼마나 몸을 안 움직였는지 120킬로그램이 넘어 보이는 선수도 있다. 거북목에 굽은 등은 거의 옵션.

체중이 과한 선수들은 고작 몇 걸음 걸었을 뿐인데 호흡이 거칠어져 있다.

“직무 유기. 제가 이걸 지켜봐야 할 이유가 있나요, 방성훈 코치?”

“그, 그건 모두 저놈들이 야식을…….”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퇴직금은 보름 안으로 입금될 겁니다.”

“대표님!”

“신체 능력이 하락하면 컨디션이 나빠지고, 그건 곧 경기에도 영향을 끼치죠. 당신의 직무 유기에 의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부분을 JJ그룹에 전달하기 전에 꺼지세요.”

“……크흑!”

이를 악문 피지컬 코치는 도망치듯 건물을 빠져나갔고, 지성학은 얼어붙어 버린 사람들을 보며 싱긋 웃었다.

“여기 최 트레이너는 10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빌보드 가수들과 배우들을 트레이닝한, 얼마 전에는 세계적인 팝가수 에이미 스피너의 트레이닝까지 맡았던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니 여러분들의 몸과 정신을 믿고 맡기셔도 될 겁니다.”

종혁은 다시 고개를 숙였고, 사람들은 얼떨떨 고개를 숙였다.

“그럼 식당으로 이동하죠.”

그렇게 식당을 비롯한 DVD룸, 전략회의실 등 여러 부속 시설을 둘러본 선수들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와, 씨. 이게 뭐야.”

“미쳤는데요?”

“이게 대기업인가? 아닌데. JJ도 대기업이었는데.”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그들의 손엔 이번에 삼전전자에서 나온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지성학이 선물이라며 하나씩 나눠 준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통신사 직원이 직접 나와서 핸드폰 개통을 도와주었고, 내일은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도 받는다고 했다.

“자윤이 형, 정말 대박이지 않아요?”

“응. 좋네. 그런데 컴퓨터는 언제 오는 거지?”

구자윤의 가슴에 초조함이 스며든다.

외부로 드러나면 안 될 자료들이 너무도 많은 그의 컴퓨터.

‘빌어먹을! 이럴 줄 알았다면 아예 포맷을 해 버릴걸!’

“아, 컴퓨터. 뭐 오늘 안에는 오겠죠.”

“그게 뭔 개소리야!”

구자윤의 외침에 그에게 말을 건 선수뿐만 아니라 대표실 앞에 면담을 하기 위해 기다리던 선수들도 구자윤을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JJ엔투스, 아니 계림 엔투스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밥과 간식, 술을 잘 사 주는 좋은 선배 구자윤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선수들만큼은 다른 의미로 놀란 기색을 드러냈다.

“형? 형, 설마…….”

“씨발. 담배 피우고 온다.”

“가, 같이 가요!”

구자윤에게 말을 건 선수뿐만 아니라 몇 명의 선수가 구자윤의 뒤를 따르고, 계림 엔투스의 주장과 몇몇 선수들이 그런 그들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뜬다.

찰칵! 치이익!

“형, 무슨 일이에요? 설마 원래 연습실에 있던 컴퓨터에…….”

“어. 거기에 자료 다 있어.”

베팅에 관한 자료와 변명용 시나리오들.

“미쳤어요?! 아니, 그걸 왜……!”

“나라고 연습실을 옮길 줄 알았겠냐!”

사람만 바뀔 뿐 원래 있던 연습실을 그대로 이용할 줄 알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자료를 미리 USB나 외장하드에 옮겨 놓을 걸 그랬다.

“너희는? 너희는 자료 다 어떻게 했어?”

그러자 몇몇 선수가 쭈뼛거리며 입을 열었다.

“사실 저도…….”

“어, 어떡하죠? 지금이라도 연습실에 가서…….”

부르릉!

“어? 계림그룹이다.”

계림그룹이란 글자가 붙은 승합차가 멈춰 서며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내려서고, 뒷문이 열리자 그들의 얼굴이 확 밝아진다.

“혹시 엔투스 선수들?”

“예! 혹시 그거 컴퓨터입니까?”

“아, 그렇습니다. 연습실은 몇 층인가요?”

“저희가 돕겠습니다.”

다급히 나서는 구자윤과 불법 도박에 연관된 선수들.

“어허이. 선수가 그러는 거 아니에요. 저희가 혼납니다. 장소만 안내해 주세요.”

“그럼 저흴 따라오세요.”

구자윤은 얼른 연습실로 안내한 후 앞으로 자신이 쓸 자리를 알려 주었고, 그건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컴퓨터들이 다 옮겨지다 못해 설치까지 완료되자 얼른 의자에 앉는 그들.

“그럼 우린 이만 가 볼게요. 이번 리그에서 좋은 경기 부탁할게요. 파이팅!”

“예,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연습실을 빠져나가자 얼른 본체를 켜는 그들.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간 그들은 자료가 무사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씨발. 식겁했…….”

벌컥!

“자윤이 형, 여기 있……. 우와! 벌써 컴퓨터가 왔네?”

“무슨 일이야?”

“아, 형 차례인데……. 진짜 대박이야! 대박!”

무슨 일로 개인 면담을 하겠다고 한 것인지 의아했는데, 놀랍게도 지성학 대표는 다음 시즌에 재계약을 할 시 연봉을 두 배로 인상시켜 주겠다는 계약서를 써 주었다.

“뭐?! 그, 그게 진짜야?!”

“그렇다니까! 형 차례니까 빨리 대표실 들어가 봐!”

“아, 알았어!”

컴퓨터를 끈 구자윤을 몸을 일으켰고,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컴퓨터를 끄며 구자윤을 따라나섰다.

그들의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한편 연습실 건물이 훤히 보이는 맞은편의 빌딩.

맨 꼭대기 층에 내린 종혁이 어슬렁거리며 1401호의 문을 연다.

웅성웅성.

“칸 쪽 자료들 어떻게 됐어?”

“20분 안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엔투스 구자윤 외 용의자 8인, 숙소에 CCTV와 감청 장치 모두 설치됐다고 합니다!”

“오케이!”

“엔투스 선수들 핸드폰 파일 도착했는데요!”

“그거 이리로 가져와 주세요!”

냉장고와 싱크대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오직 화이트보드와 책상, 그리고 컴퓨터 등만 가득한 40평의 거실.

종혁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특별범죄수사대 형사들과 검찰 수사관들을 보며 흐뭇이 웃는다.

“아, 왔냐?”

이제 막 본부를 꾸리는 중이라 정신없이 바쁜 오택수.

“수고하십니다.”

“수고는 무슨. 수고는 네가 다 해 줬지.”

CCTV가 쫙 깔린 연습실 건물부터 감청 장치들이 심어진 선수들 숙소, 그리고 이 수사본부까지 모두 종혁이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들이다.

어디 그뿐인가.

JJ와 협상을 이끌어 낸 것도, 현몽준 당대표에게 부탁해 대현중공업을 이 판에 끌어들인 것도 모두 종혁이 해낸 일이다.

“우리 애들도 이게 진짜 특수대냐고 입에 거품을 물더라.”

검찰 수사관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뭐라고 하셨는데요?”

“억울하면 미국 파워볼에 당첨되라고 했지.”

“푸하핫! 그렇게 말하셔도 2년 안에 갈 생각 없습니다.”

“지랄. 개가 똥을 끊지.”

“큭큭.”

코웃음을 친 오택수가 담배를 꺼내 든다.

“나가자.”

본부를 나와 옥상으로 향하는 둘.

담배에 불을 붙인 오택수의 눈빛이 무거워진다.

“협회 쪽은 어떻게 됐냐?”

“곧 대현중공업과 계림그룹에서 사람들이 꽂힐 겁니다.”

검거한 불법 도박 사이트의 사장에게 들은 것만 해도 구자윤보다 더 구제할 가치가 없는 한국 e스포츠 협회.

“괜찮겠냐? 반항이 만만치 않을 텐데?”

“중앙지검에서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일단 한 놈을 타깃으로 잡고 찍어 버리는 거다.

죄목은 뇌물 수수에 배임 횡령.

물론 억울한 피해자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그런 범죄를 저지르는 놈을 찍어 버릴 예정이다.

그렇게 한국 e스포츠 협회를 흔들어 버린 후 대기업 측에서 감사가 들어가는 거다.

“이야, 명분 좋네.”

“그렇죠. 그런 상황에서 뻗댄다면 지들이 켕기는 게 많다는 걸 시인하는 꼴밖에 안 될 테니까요.”

그땐 대기업들이 움직이게 될 거다.

아직 한국 e스포츠 협회의 후원사로 남은 삼전전자와 JJ, 그리고 계림그룹과 대현중공업.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움직이면, 대한민국을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대기업들이 움직인다면 다른 후원사들과 게임단들도 같은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어우. 그러면 단순히 모가지만 날아가는 수준이 아니겠는데?”

“한국에 붙어 있을 생각을 버려야죠.”

“좋네. 이 정도면 한 5할까진 긁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다른 구단의 선수들과 승부 조작을 하는 놈들이다.

이놈들까지 한 번에 긁어야 스페이스 워 리그에 드리운 불법 도박이 뿌리 뽑히는 거다.

“그 사장 새끼는 언제 움직인다냐?”

“수사본부장이 그것도 몰라요? 컨트롤 안 합니까?”

“시끄러워. 이참에 나도 좀 쉬자.”

“에라이.”

혀를 찬 종혁은 담배를 깊게 빨았다.

“일주일 뒤. 그때 움직일 겁니다.”

아마 굉장히 볼만할 거다.

종혁과 오택수의 입가에 흉흉한 미소가 맺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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