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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49화 (649/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49화>

    “수고하세요.”

    따사로운 봄, 명동의 한 클럽 앞.

    택시에서 내린 김지석이 음악 소리가 희미하게 흘러나오는 클럽에 줄을 선 헐벗은 미녀들을 보며 입술을 비튼다.

    “오늘 물 좋네.”

    대충 둘러봐도 거를 타선이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기분이 좋은 건 따로 있었다.

    “김 선수!”

    “아, 부장님.”

    클럽 입구에서 손을 흔드는 이십대의 후반의 남성.

    “응? 술 한잔했어요? 오는 길에 차는?”

    “하하. 예. 안 막혔어요.”

    “다행이네. 아, 어서 안으로 들어갑시다. 우리 들어갈게.”

    “예! 즐거운 시간 되십쇼!”

    클럽 앞을 지키는 가드가 허리를 꾸벅 숙이자 김지석은 줄 선 사람들이 보내는 부러움 가득한 시선에 콧대를 세웠다.

    이거다. 저런 미남미녀들도 다리 아프게 줄을 서는데, 자신은 그딴 것 없이 프리패스로 바로 들어간다는 우월감.

    그는 오늘도 그런 우월감에 취하며 클럽 안으로 들어갔고, 뒤이어 클럽 앞에 나타난 강철선이 낯빛을 흐린다.

    “왐마. 여그 아테네 아이가?”

    주말엔 테이블 하나 잡는 데도 무려 5백만 원이나 내야 한다는 서울 5대 클럽 중 한 곳.

    일본과 중국 등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라 희귀성이 있어 사람들이 더 몰리는 곳이라 들었다.

    “오올. 클럽에 대해서도 아세요?”

    “치아라. 내가 만나는 사람이 얼매나 많은데 여길 모르겠노.”

    솔직히 잘은 모른다. 다만 여성 수사관들이 5대 클럽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기에 알고 있을 뿐이다.

    “우얄 끼고? 영장도 없어서 그냥 들이밀긴 힘들 거 같은데.”

    그렇다고 이 긴 줄을 기다렸다가 들어가면 김지석은 이미 볼일은 끝마치고 나올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 괜찮아요. 잠시만요.”

    “응?”

    종혁은 가드에게 걸어가며 핸드폰을 들었다.

    “예, 박 전무님. 나예요. 내가 지금 일 때문에 아테네 좀 들어가야 하거든요? 아니, 박살 내려는 건 아니고. 그래요. 잠시만요?”

    종혁은 자신을 멈춰 세우려는 가드에게 핸드폰을 내밀었다.

    “받아 봐.”

    “무슨…… 헉! 예, 사장님! 예, 알겠습니다! 예! 예! 여, 여기 있습니다, 사장님.”

    “우리 들어가도 되지?”

    “어서 오십쇼!”

    종혁은 강철선을 향해 싱긋 웃어 줬다.

    “들어가죠.”

    “뭐, 뭐꼬?! 니 여기 단골이가?”

    “단골은 아닌데, 여기 사장이랑 좀 친해요.”

    “사장이랑? 어떻게?”

    “여기가 명동파 업장이거든요.”

    “……응?”

    종혁은 눈을 동그랗게 뜨는 강철선의 모습에 키득키득 웃었다.

    종혁과 오랜 인연이 있는 명동파. 명동에서 명동파와 관련된 장소 중 종혁이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없었다.

    “헉헉! 어서 오십시오, 형사님! 큰형님, 아니 사장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종혁은 다급히 뛰어나오는 중년인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방금 웬 애새끼 한 명이랑 들어간 놈 있지?”

    “아. VIP룸 잡은 사장님들 말이십니까?”

    “아마 그럴 거야. 거기다 감청 장치 하나 넣고 싶은데 가능할까? 그럼 나도 매출 좀 올려 줄 의향 있는데…….”

    “아, 아니 그게…….”

    VIP룸이 왜 VIP룸이겠는가. 프라이빗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걸 큰손들이 알게 되기라도 한다면,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아, 아무리 형사님이라지만…….”

    “참고로 여기 계신 분은 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님이시다?”

    “맥주 한 병에 만 원입니다…….”

    순간 울상이 되는 중년인.

    종혁은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일 비싼 세트 2개로 하자. 비밀도 잘 지켜 줄게.”

    대한민국 5대 클럽 중 하나인 아테네에서도 1년에 두어 번 주문되는 게 고작인 1억 5천만 원짜리 샴페인 세트.

    그게 두 세트면 무려 3억이었다.

    “헉! 사, 사랑과 정성으로 모시겠습니다, 형사님!”

    * * *

    “김 선수!”

    아테네에 딱 4개만 있는 VIP룸.

    손등에 커다란 문신을 한 중년인이 양팔을 벌려 맞이하자 김지석이 고개를 숙인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서 와, 김 선수. 오는 길이 힘들진 않았지?”

    “힘들긴요.”

    고개를 저은 김지석이 테이블 위를 둘러본다.

    한 병에 족히 3백만 원이나 하는 양주와 맥주들이 올려진 테이블.

    “흐흐. 우리 김 선수 온다고 해서 내가 다 세팅해 놨지. 앉아, 앉아. 아, 오늘 물이 어떤지부터 볼래?”

    사장이 리모컨을 들어 한쪽 벽에 걸린 TV들을 가리킨다.

    그러자 불이 들어오며 1층을 비추는 TV들.

    헐벗은 여성들과 남성들이 스테이지 위에서 끈적하게 춤을 추는 CCTV 영상에 김지석의 눈이 빛난다.

    “크. 오늘 물 좋다, 좋아.”

    그 순간이었다.

    퍼어엉!

    3층에 있는 VIP룸까지 울려 퍼지는 폭발 소리.

    그와 동시에 분수 폭죽과 커다란 술병을 든 바니복을 입은 미녀들이 시루 안의 콩나물들처럼 빽빽하게 모여 있는 사람들을 가르며 나타난다.

    “와, 저건 뭐예요?”

    “하, 역시 짱깨 새끼들이 돈이 많아.”

    “중국인이요?”

    “저게 짱깨들 대상으로만 파는 거거든.”

    “아아.”

    혹시나 김지석이 시켜 달라고 할까 봐 거짓으로 둘러댄 것이었으나, 김지석도 중국에 큰손이 많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기에 쉬이 수긍했다.

    “그런데 왜 중국인들한테만 팔아요?”

    “애국이지. 애국. 저거 알고 보면 30만원짜리 싸구려 샴페인이거든.”

    아니다. 사장이 알기로 어느 샴페인 회사와 독점적인 계약을 맺는 걸로 알고 있다.

    “사기…… 라는 거네요.”

    “애국, 외화벌이라는 좋은 말도 있잖아?”

    “아아아.”

    하긴 30만 원짜리를 비싸게 팔건 말건 자신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피식 웃은 김지석이 자리에 앉는 순간이었다.

    쿵쿵!

    두들겨지며 열리는 문.

    웨이터가 황금색 술병을 든 채 안으로 온다.

    방금 전 바니걸들이 들고 있던 커다란 술병과 똑같이 생겼지만, 그 사이즈가 2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술병.

    “하하.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뭐야? 왜 안 불렀는데 들어와? 그건 또 뭐고?”

    “옆방에 오신 손님께서 주변에 나눠 달라고 하셔서요!”

    “짱깨가?”

    “……하하, 옙! 짱개가요. 뭔 생일이라고 하는데…… 아하하.”

    “알았어. 놓고 가.”

    “예, 알겠습니다!”

    테이블에 술병을 올려놓은 웨이터는 쓰레기를 치우며 테이블 아래를 손으로 훑는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십쇼!”

    웨이터가 나가자 사람들의 시선이 금박을 입힌 술병에 모인다.

    김지석은 잘 모르지만, 사장과 VIP룸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이 작은 술병 한 병의 가격이 무려 5백만 원이나 한다는 걸 말이다.

    이런 작은 술병 8병에 이보다 20배나 큰 술병 하나를 합해 1억 5천만 원짜리 샴페인 세트. 일명 돈지랄 세트.

    “뭐…… 선물로 받았으니 시식이라도 해 볼까?”

    “그, 그럴까요?”

    끼긱, 끼긱! 뻐엉!

    “우왁!”

    하늘로 솟구치는 마개에 놀라는 김지석.

    킬킬 웃은 사장이 김지석의 잔에 먼저 따라 준다.

    “아, 김 선수. 어떡할래. 비즈니스 이야기부터 나누고 즐길래, 아님 일단 즐기고 비즈니스 할래?”

    “……비즈니스 이야기부터 하시죠.”

    고민하던 김지석의 말에 사장이 음흉하게 웃는다.

    “그럴까? 하긴 비즈니스부터 끝내 놔야 우리 김 선수도 제대로 즐길 수 있겠지?”

    예쁜 아가씨들과의 뜨거운 밤을 말이다.

    그 말에 김지석의 눈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저 4월 16일에 경기예요.”

    “오오!”

    사장의 낯빛이 환하게 밝아졌다.

    * * *

    “잘 가! 좋은 밤 보네!”

    한 여성의 손을 꼭 잡은 채 비척비척 걸어가는 김지석을 향해 손을 흔들던 사장은 김지석이 보이지 않자 돌연 표정을 굳힌다.

    “야, 담배.”

    “수고하셨습니다, 사장님!”

    찰칵! 치이익!

    “푸후우. 하, 씨발. 내가 이 나이 처먹고 이게 뭔 짓이냐.”

    1층에서 춤 잘 추는 여자를 불러다 앉히고, 김지석에게 호감을 느끼도록 김지석을 막 띄워 주고, 결국 2차로 김지석과 술을 마시도록 하기까기 별의별 지랄을 다 했다. 나이 마흔다섯에 말이다.

    “차라리 주점이 낫지.”

    그런데 김지석은 그건 또 싫다고, 어디까지나 자연스러운 만남 좋다고 한다.

    “좆같은 새끼.”

    “그래도 저 새끼가 벌어다 주는 돈이 많잖습니까. 잘 참으셨습니다.”

    김지석의 조력으로 버는 돈이 한 달에만 수억이다. 잠깐 참는 걸로 수억이 수중에 들어오는데 뭐가 대수겠는가.

    “어떡하시겠습니까. 한잔 더 하시겠습니까?”

    “……아니다. 됐다. 사무실로 가자.”

    솔직히 한잔 더 하고 싶은, 옆구리에 여자를 끼고 진하게 놀고 싶은 마음이 강하지만, 김지석의 경기가 며칠 후다.

    지금부터 이벤트를 띄워 판돈을 끌어모아야 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대리 부르겠습니다.”

    “그렇게 해.”

    곧 대리기사가 도착했고, 그들은 청파동으로 향했다.

    멈춰 선 차에서 내리자마자 근처의 6층짜리 건물의 지하로 향하는 그들.

    지하 사무실의 문을 열자마자 어두운 조명과 시끄러운 소리가 그들을 반긴다.

    -콜!

    -따당!

    불이 켜진 삼십여 대의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포커와 섯다 게임들. 한쪽 벽면에는 해외 스포츠 경기들과 베팅현황이 방영되고 있다.

    “헛! 오셨습니까, 사장님!”

    “그래, 별일 없지?”

    “예, 별일 없습니다. 사장님, 그리고 이건 사장님이 퇴근하신 후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입니다.”

    5시간 동안 대략 2천만 원.

    사장의 입가가 비틀어진다.

    ‘역시 오고 싶더라니…….’

    “뭔 일 있었어?”

    “한 호구 새끼가 섯다에 돈을 꼬라박고 있습니다.”

    돈이 얼마나 많은지 이놈이 다섯 시간 동안 잃은 돈만 천만 원이 넘는다.

    “하, 진짜 돈 벌기가 이렇게 쉽다니까.”

    딱히 사람이 많이 필요한 게 아니다.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사서 인터넷 속에 있는 호구들과 자동 도박을 하다가, 호구가 너무 잃었다고 채팅으로 지랄을 하면 그제야 수동으로 돌리고 응대하는 채팅만 좀 쳐 주면 된다.

    마치 함께 게임을 하는 다른 호구인 것처럼 말이다.

    그를 위해 시간당 2만 원짜리 아르바이트생들을 고용하지만,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환전 수익을 생각하면 껌값에 불과했다.

    그들의 주력 사업인 불법 토토는 이보다 더 쉽다.

    현황판과 베팅만 열어 주면 알아서 돈을 꼬라박는다.

    자신들이 손해를 볼 때도 있지만, 절반 이상의 게임에선 호구들이 따건 못 따건 자신들은 이득을 본다.

    한 달에 수십억씩 말이다.

    “흐흐흐. 그렇죠. 이런 게 바로 땅 짚고 헤엄치기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세상에 또 없을 터.

    동감이라는 듯 사장도 비릿하게 웃으며 지시를 내린다.

    “16일에 김 선수 경기 있으니까 호구들에게 이벤트 띄우고, 한 사람당 베팅 상한은…… 3천만 원으로 맞춰. 오늘은 돈 좀 썼으니까.”

    3백만 원짜리 양주를 무려 세 병이나 마셨다. 인건비는 뽑아야 했다.

    “예, 알겠습니다!”

    우렁찬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사장은 몸을 돌렸다.

    “뭔 일 있으면 전화하고, 저 알바 새끼들 간식값 아끼지 말고.”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래, 그럼 수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사무실의 문을 열던 사장과 운영자들이 그대로 굳어 버린다.

    “어이구. 벌써 일 다 봤어? 왜 더 봐도 되는데.”

    사무실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험악한 덩치들. 심지어 캠코더로 이쪽을 찍고 있다.

    “누, 누구?”

    종혁은 주춤 물러나는 그를 보며 씩 웃어 주었다.

    “누구겠냐?”

    “……씨발.”

    경찰.

    뒤를 돌아 사무실의 정경을 둘러본 사장은 고개를 푹 숙이며 양손을 내밀었다.

    * * *

    탁! 탁!

    차에서 내린 종혁은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을 보며 입술을 비틀었다.

    이 늦은 밤에 집이나 숙박 시설도 아닌 이렇게 불이 다 꺼진 골목의 건물 지하로 내려간다는 게 무슨 의미일까.

    “아이고. 뭐가 이렇게 빨리 끝나는 기고?”

    이런 불법 도박 사이트를 검거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보통 한 달이다.

    그것도 해외를 경유하는 IP를 쓸 때나 가능한 일이지, 아예 해외에 서버를 두는 놈들은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사건을 인식한 지 겨우 사흘도 안 되어 불법 도박 사이트 일당들을 일망타진하게 생겼다. 그것도 터지면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을 사건의 범인들을 말이다.

    “우얄래? 끝나고 한잔할래?”

    “그럴까요? 이 시간에 열 만한 곳이…… 아, 청담동에 새벽까지 여는 참치집이 있는데 어떠세요?”

    “오오!”

    참치라는 말에 눈을 빛내는 특별범죄수사대 형사들과 중앙지검 특수부 검찰수사관들.

    강철선의 얼굴은 구겨진다. 술을 마시게 된다면 그 돈은 자신이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 그래! 가자, 가!”

    고작 사흘 만에 사건이 끝나는데 참치가 대수일까.

    “와아아아!”

    “푸흐흐.”

    종혁은 고개를 돌려 캠코더를 만지고 있는 콘텐츠 제작 및 관리팀을 봤다.

    “이 팀장님.”

    “카메라 점검 끝났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강철선과 오택수를 봤고, 강철선은 먼저 하시라는 듯 손짓하는 오택수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팔을 들었다.

    “자, 그럼 드갑시다!”

    우르르!

    “어우. 오늘은 몸 좀 풀 수 있으려나?”

    “야, 막내! 방검복 잘 입었냐?”

    “예!”

    걸음을 옮기는 특별범죄수사대의 형사들과 중앙지검 특수부 검찰수사관들의 얼굴엔 미소가 한가득 걸려 있었다.

    “이야, 이 아름다운 새끼들 봐라.”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생들까지 한쪽 벽에 선 불이 켜진 사무실.

    컴퓨터를 둘러본 종혁과 강철선, 오택수가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상도덕은 어디로 갔냐 새끼야?”

    “그, 그게…… 아하하.”

    “강냉이 보이지?”

    “합!”

    “저기 가서 무릎 꿇고 손 들고 있어.”

    “옙!”

    사장은 얼른 종혁이 가리킨 곳으로 가서 무릎을 꿇으며 손을 들었고, 종혁과 오택수는 사무실을 둘러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야, 사무실 사이즈가 좀 작은 것 같지 않냐?”

    “뭐, 그렇게 보이기는 한데…….”

    사람 몇 명과 컴퓨터만 있어도 운영할 수 있는 불법 도박 사이트. 사무실이 클 필요는 없었다.

    “흐음.”

    머리를 긁은 종혁은 사무실 한구석의 소파에 앉아 장부를 확인하고 있는 강철선에게 다가갔다.

    그때였다.

    타악!

    갑자기 장부를 덮더니 벌떡 일어난 강철선이 사장에게 다가가 그 앞에 쪼그려 앉는다.

    “사장님요. 내가 딱 한 번만 묻겠습니더. 장부는 저게 끝입니꺼?”

    “예? 예. 그, 그런데요?”

    “이야. 우리 사장님. 선수 앞에서 뺑끼 쓰시네. 그럼 왜 한 놈밖에 없는데요?”

    “예, 예?”

    “너랑 이바구 맞춰서 승부 조작하는 새끼가 왜 김지석 한 놈뿐이냐고요. 구자윤은 와 없는데, 이 문디 새끼야.”

    순간 사무실을 얼어붙게 만드는 살기 어린 음성.

    종혁은 그 말의 뜻을 알아차리곤 한숨을 내쉬었다.

    “일찍 끝나기는 개뿔…….”

    아무래도 이 승부 조작에 여러 사이트가 얽혀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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