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30화 (630/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30화>

    종혁은 소녀의 밝은 갈색 눈을 빤히 응시했다.

    ‘혼혈인가?’

    필리핀인과 미묘하게 다른 외모.

    “부장님!”

    흠칫!

    소녀의 고개가 종혁을 따라 최재수에게로 향한다.

    어느새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소녀는 종혁을 노려봤다.

    “당신…… 한국인?”

    “그런데?”

    “한국인 도움은 안 받아.”

    타악!

    종혁의 손을 뿌리친 소녀는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고, 종혁은 소녀의 눈에 서렸던 적개심에 한숨을 내뱉었다.

    “코피노인가.”

    한국인을 뜻하는 코리안과 필리핀인을 뜻하는 필리피노의 합성어 코피노.

    혼혈이 많은 필리핀에서 그들끼리 소속감을 가지고 뭉치기 위해 사용되었으나, 무책임한 이들로 인해 사생아 문제가 대두되며 부정적인 의미로 자리 잡게 된 단어였다.

    그 무책임한 이들의 대다수는 한국 남성.

    불편한 진실이었다.

    “방금 뭡니까? 무슨 일이에요?”

    “아냐. 무슨 일이야?”

    “담배 피우러 나왔는데…….”

    괜히 부른 거냐는 최재수의 눈빛에 종혁은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난 먼저 들어간다. 예, 검사님.”

    자신에게 뇌물을 먹이려 했던 엔터테인먼트 사장을 담당하는 검사에게 전화를 걸은 종혁은 이번에 겪은 일을 설명하며 식당 안으로 들어갔고, 남겨진 최재수는 머리를 긁었다.

    “나 또 사고 친 건가?”

    * * *

    막탄 세부 국제공항.

    지난 5일 사이 까맣게 탄 홍보부 부서원들과 그 가족들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출국 게이트 앞에 선다.

    “정말 같이 안 가는 거예요?”

    순희의 아쉬움 가득한 눈빛에 종혁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일주일 후에 보자.”

    “네…….”

    “너희들도 잘 놀았니?”

    “네!”

    “감사합니다!”

    “그래, 앞으로도 우리 희야랑 친하게 지내고. 이걸로 한국 가서 맛있는 거 사 먹고. 괜찮아. 어른이 주는 건 받아도 돼.”

    “가, 감사합니다!”

    싱긋 웃어 준 종혁은 홍보부 부서원들을 봤다.

    같이 돌아가지 않는 것에 굉장히 아쉬워하는 그들.

    “이제부터 솔로답게 좀 놀려고요. 제가 말했던 아청과와의 콘텐츠, 일단 생각하고들 계세요. 아이디어를 조합하는 건 출근해서 할 테니까 출근하고 봅시다.”

    “옙! 덕분에 잘 놀다 갑니다!”

    “그럼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부서원의 가족들과도 인사를 나눈 종혁은 출국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둘러보다 옆에 서 있는 최재수를 봤다.

    “넌 왜 안 갔냐? 할머님은 어쩌려고?”

    “그 자식 때문이죠?”

    잠시 입을 다문 종혁이 피식 웃는다.

    “너도 봤냐?”

    “제가 부장님을 모릅니까?”

    “그래, 가자. 예, 사장님. 어디로 가면 됩니까?”

    종혁은 한국에서 파견한 흥신소 사장과 통화를 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 * *

    부르릉! 빠앙! 빵빵!

    어두운 밤, 오토바이들과 낡은 차들의 매연이 가득한 세부의 한 허름한 거리.

    좌식의자에 앉은 종혁이 얼음이 담긴 컵을 내려놓는다.

    “크으! 확실히 산미구엘도 나쁘지 않다니까.”

    얼음으로 차갑게 식힌 맥주가 참 별미다.

    안주로 나온 튀김을 입에 넣은 종혁은 맞은편에 앉은 흥신소 직원이 넘겨준 서류를 봤다.

    이름 김정식. 나이 57세.

    “17년 전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자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운 김정식은 가산을 모두 정리해 세부로 넘어와 법인을 만들고 리조트를 세웠는데, 이게 대박을 치면서 사업을 확장하였고, 현재는 세부 막탄 한인 상인연합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김정식은 부동산 임대뿐만 아니라 리조트와 연계된 여행사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현지 정보원의 정보에 의하면 세부 시티와 막탄섬에 있는 모든 한인 게스트하우스가 김정식의 여행사와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그 모든 게스트하우스의 손님이 여행사의 투어 상품을 이용한다면 벌어들이는 돈이 상당할 터였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마트나 식당, 마사지숍 등도 운영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필리핀 시민권을 땄겠군요.”

    필리핀 법률상 외국인 신분으로는 사업의 한계가 명확하다.

    필리핀 사람의 명의를 빌리거나 필리핀 사람과 공동 투자를 하여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는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건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이었다.

    “네. 처음 필리핀으로 건너왔을 때는 필리핀인 아내를 공동 대표로 세워 사업을 진행했었는데, 이후 시민권까지 취득하며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는 아내와 사별을 했고, 모든 사업의 지분을 김정식이 가지고 있었다.

    “그런 것까지 조사하셨습니까?”

    “이 정도는 기본 아니겠습니까?”

    ‘겉으로 보기엔 별거 없는 거 같은데…….’

    하지만 종혁의 촉은 무언가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직 알아채지 못했을 뿐, 촉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조사하다 보니 특이한 점이 있던데…….”

    종혁과 최재수의 눈이 빛난다.

    “뭡니까?”

    “김정식이 세부로 이민을 오며 들고 온 재산이 8억에 불과했다는 겁니다.”

    “……그건 좀 부자연스럽네요.”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김정식이 초기에 세운 리조트도 제법 규모가 컸다. 이곳의 물가가 아무리 싸다고 한들, 당시 고작 8억으로 지을 수 있는 리조트가 아니었다.

    ‘따로 물주가 있던 건가?’

    그게 아니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았다.

    “한인들 사이에서의 평은 어떻습니까?”

    “꽤 무서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이유는 쉬쉬해서 알아내진 못했습니다.”

    종혁은 다시 눈을 빛냈다.

    “단 한 명도요?”

    “예. 혹시나 김정식의 귀에 들어갈까 조심스럽게 움직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명도 입을 열지 않는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뭔가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말씀하신 대로 수백만 원 상당에 사례를 하겠다고 했는데도 모른다고 잡아뗐다고 하더군요.”

    종혁은 정보를 구하는 데 있어서 비용을 아끼지 말라고 흥신소에 미리 이야기를 해 두었었다.

    “확실히 이상하네요.”

    많이 이상하다.

    ‘수백만 원에도 입을 다문다라…….’

    그 돈에도 꿈쩍하지 않을 만큼 무서운 뭔가가 김정식에게 있단 소리다.

    “아무튼 그동안 조사할 수 있었던 건 이게 전부입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건 따로 드리는 수고비입니다.”

    “가, 감사합니다! 이건 정보원 전화번호입니다!”

    고개를 꾸벅 숙인 흥신소 직원은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인도의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었고, 남겨진 종혁은 그가 준 서류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대체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걸까…….”

    “그렇게요. 단 한 명도 입을 열지 않다니…….”

    세부에 거주하는 한인들의 수가 적지 않은데, 단 한 명도 입을 열지 않는다는 건 절대 정상적인 일이 아니었다.

    김정식의 사업체 목록을 다시 확인한 종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재수야.”

    “예.”

    “우리 숙소 옮기자.”

    “……?”

    ‘무서워서 말을 못한다면 무섭지 않게 해야지.’

    종혁의 입술이 비틀어졌다.

    * * *

    짹짹짹짹짹!

    이제 막 해가 뜨기 시작한 세부 시티의 어느 골목 안.

    대명 한인 게스트하우스 앞에 허름한 SUV 한 대가 멈춰 서며 사십대 후반의 한국인이 내린다.

    “끄으, 아!”

    콧속을 파고드는 쿰쿰한 공기.

    그러나 이젠 이 쿰쿰함에도 상쾌함을 느끼게 된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사장님, 왔어?”

    “어, 그래. 샤론. 어젠 별일 없었지?”

    청소를 했던 것인지 손에 가득 묻은 물을 앞치마에 닦으며 게스트하우스 안에서 나오던 삼십대 후반의 필리핀 여성이 활짝 웃는다.

    “많았어.”

    “뭐? 무슨 일인데?!”

    “3층 2인실 손님들 술 많이 먹었어.”

    “……나 퇴근하고도 더?”

    “소주 15병, 맥주 40병, 삼겹살 4킬로, 과자 20봉지.”

    이번엔 사장의 입이 주욱 찢어진다.

    “어이쿠야! 그렇게나?”

    둘이 한방을 써도 충분함에도 각기 2인실을 나눠 잡은 손님들.

    어제 자신이 퇴근하기 전에도 무려 소주 6병이나 마시던 걸 보고 보통 주당들이 아닌 것 같기에 샤론에게 특별히 야간 수당을 주면서 부탁을 했었는데, 그 선택이 탁월했던 것 같다.

    “한 명 죽었어. 몸 큰 손님이 들고 갔어.”

    “해장국부터 준비해야겠네!”

    ‘그 손님들이 일주일 동안 묵는다고 했으니까…….’

    여기까지 놀러 왔으면 같은 한국인을 돕는 게 애국이라고 말했던 손님들.

    “어, 박 사장! 난데, 지금 당장 무랑 북어포 좀 보내 줄 수 있어? 소주랑 삼겹살, 아니 그냥 우리 게스트하우스에 납품하는 식자재들 싹 다 보내 줘! 지금 당장! 그래, 그래. 부탁할게!”

    통화를 종료한 사장은 재빨리 주방으로 향했다.

    “내 게스트하우스에 재신이 찾아왔구나!”

    좋지 않은 가게 위치 탓에 일주일에 잘해 봐야 열 팀 겨우 받던 게스트하우스의 사장은 입이 귀까지 찢어졌다.

    후루룩!

    “어으으.”

    청양고추가 팍팍 들어간 얼큰한 북엇국의 맑고 깊은 맛에 종혁의 표정이 절로 느슨해진다.

    “하하. 어떻게 입에는 좀 맞으세요?”

    “사장님!”

    “예, 예?”

    갑자기 표정이 굳는 종혁의 모습에 사장이 깜짝 놀란다.

    “여기 소주 한 병이요!”

    “……어이구, 또요? 괜찮으시겠어요?”

    “이런 국물에 소주를 안 마시면 그게 범죄죠!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예. 알겠습니다!”

    사장은 얼른 소주를 가져왔고, 글라스컵에 반을 따른 종혁은 그대로 원샷을 했다.

    “크으으! 그래, 이거지! 아니, 어젠 왜 이런 국물을 안 파신 겁니까? 이런 국물만 있었더라면 소주 10병은 더 마셨을 텐데!”

    “……저도 술 하면 어디 가서 지지 않는다 자부하는데, 손님은 정말 대단하시네요.”

    “으하핫! 이 정도는 기본이죠. 어떻게 사장님도 한잔하시겠습니까?”

    “어휴, 전 괜찮습니다. 전 장사해야죠. 그런데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이따가 11시에 투어도 예약되어 있으신데…….”

    그것도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두 번째로 비싼 경비행기 투어 상품이다.

    “에이. 이 정도는 끄떡없습니다.”

    “전 죽을 것 같은데요…….”

    국물만 겨우 목구멍으로 넘기는 최재수의 모습에 종혁은 코웃음을 쳤다.

    “그건 네가 허약해서 그런 거고.”

    “사장님이 센 겁니다.”

    “흥.”

    콧방귀를 뀐 종혁은 다시 컵에 술을 따랐고, 사장은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어젠 경황이 없어서 물어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뭐 하시는 분들이세요? 일반 회사원은 아니신 것 같고…….”

    “아아, 현재는 백수입니다. 원래는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건물로 월세 받고 살았는데…….”

    “존나게 심심해서 커피숍 열었다가 거하게 말아 잡수셨죠. 전 거기서 일했던 알바고요.”

    “야, 이씨.”

    “왜요, 뭐? 내 말 틀렸어요?”

    “……마셔. 안 마시면 죽는다.”

    “살려 주세요.”

    “하하하하. 이거 훌륭한 사장님을 두셨네요. 누가 망한 가게의 알바를 데리고 이렇게 놀러 옵니까?”

    “들었냐?”

    “……조금만 주세요.”

    종혁은 입술을 비틀며 최재수의 컵에 소주를 가득 따랐고, 게스트하우스 사장은 울상이 되는 최재수의 얼굴에 괜히 자신이 말을 잘못한 것 같아서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하하. 10시 30분에 픽업하러 오니까 적당히 드세요.”

    그런 사장을 본 종혁과 최재수는 서로를 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지었다.

    “웩!”

    늦은 오후, 경비행기 투어를 마치고 다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한 최재수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주저앉아 헛구역질을 한다.

    종혁의 표정도 살짝 좋지 못하다.

    그런 그들에게 물을 든 채 달려오는 게스트하우스의 직원 샤론.

    “괘, 괜찮아?”

    안 괜찮다.

    일반적인 풍경 투어인 줄 알았던 경비행기 투어.

    ‘빌어먹을! 비행기에 불꽃 문양이 그려져 있을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러게 팁을 왜 줍니까! 왜! 안 그래도 비행기가 다 낡아서 불안했구만!”

    “그래서 준 거잖아, 인마!”

    안전 운행을 해 달라는 의미로 준 거다.

    그런데 조종사가 그걸 어떻게 받아들인 건지, 90도 추락에 상승에, 720도 회전 등 롤러코스터는 잽도 안 될 만한 곡예를 벌였다.

    비행기 외관이 허름해서 더 스릴 있었던 곡예 주행.

    하마터면 돌아가신 아버지를 뵐 뻔했었다.

    “물 마셔, 물.”

    “가, 감사합니다.”

    샤론에게 물을 넘겨받은 둘은 한숨을 내쉬며 담배를 물었다.

    “아, 물 감사합니다. 여기 팁이요.”

    “아냐, 아냐. 괜찮아. 어제 많이 줬어.”

    거의 한 달 월급을 팁으로 줬다.

    안 그래도 돌려줘야 하나 걱정하던 차에 더 받는 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었다.

    “오늘은 언제까지 마실 거야?”

    “Gaano karaming soju ang mayroon ka(소주는 얼마나 있는데요)?”

    종혁의 능숙한 필리핀어에 샤론의 얼굴이 확 밝아진다.

    “많아요! 사장님이 50병 가져다 놨어요!”

    “오늘도 섭섭지 않게 팁 드릴 테니까, 저녁에 부탁드릴게요. 아, 그리고 우리 방에 휴지 다 떨어졌으니까 좀 채워 주시고요.”

    “알았어요! 저녁 식사 시간 되면 방으로 연락할게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 샤론은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며 게스트하우스 안으로 들어갔고, 종혁은 최재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붙잡고 일어선 그.

    “우리 언제까지 마셔야 됩니까?”

    “여기 사장이 우리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

    종혁은 눈을 빛내며 게스트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 * *

    띠리링! 띠리링!

    갑자기 울리는 전화기에 눈을 번쩍 뜬 종혁이 주변을 둘러본다.

    잠시 눈을 붙였을 뿐인데, 어느덧 해가 저물어 어두워진 방.

    “예. 여보세요?”

    -사장님, 내려오세요! 저녁 시간이에요!

    “네. 지금 내려가겠습니다.”

    전화기를 내려놓은 종혁은 최재수를 깨워 아래로 내려갔다.

    아무도 없던 어제와 달리 두 팀의 손님들로 북적북적한 게스트하우스의 작은 식당.

    그 때문인지 사장의 얼굴이 밝다.

    “아이고, 사장님! 오늘은 제가 회 좀 떠 왔는데, 회에 매운탕 어떠세요?”

    “아니, 그런 것도 파셨습니까? 메뉴에 없던데요?”

    “에이. 메뉴에 있는 것만 팔아서 돈 벌 수 있나요.”

    아니다. 오늘도 종혁이 매출을 크게 올려 주길 바라는 마음에 일부러 떠 온 거다.

    “어우. 회 좋죠. 얼마나 떠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여기 손님들에게도 한 접시씩 돌려주세요. 소주 두 병씩 해서요.”

    그 말에 잠시 침묵이 내려앉는 작은 식당.

    “어우, 그러셔도 되겠습니까?”

    “사장님, 어제 제가 말했죠? 여행은 뭐다?”

    “함께 즐기는…… 거다?”

    “그렇죠! 회랑 소주는 제가 사는 거니까 맛있게들 드세요!”

    “우왓! 잘 마실게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싱긋 웃은 종혁은 자리에 앉았고, 입이 귀까지 찢어진 사장은 다급히 주방으로 소리쳤다.

    “지수야! 아니, 샬롯! 여기 손님들 물 좀 가져다 드리렴!”

    끼익!

    사장의 외침에 주방으로 연결된 문이 열리며 한 소녀가 걸어 나오다가 종혁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 멈춘다.

    그건 자리에 앉다 고개를 돌렸던 종혁도 마찬가지였다.

    “어? 넌?”

    며칠 전 소매치기를 하다 종혁에게 잡혔던 소녀.

    지수라 불린 소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