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25화 (625/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25화>

    전 세계 경찰들, 설 닷새 앞두고 입국!

    톱스타들과 함께하는 경찰들! 이들이 세계를 지킨다!

    벌써부터 방영을 시작한 설 특집 세계경찰태권도 대회! 3화 시청률 16.8퍼센트 돌파!

    세계경찰태권도 대회, 2월 12일 개최! 설 이틀 전!

    세계경찰태권도 대회,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워!

    폐막식 콘서트, 오픈 30분 만에 매진!

    티켓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 객석을 늘려 달라 아우성!

    촤라라라락!

    기자회견이 끝났음에도 쏟아지는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를 뚫고 본청으로 복귀한 종혁에게 장희락 경찰청장이 빠르게 다가온다.

    “으하핫!”

    와락!

    “이게 누구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이 장희락이 가장 애정하는 최종혁 부장 아닌가!”

    종혁은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은 그의 모습에 눈을 껌뻑였다.

    ‘이 양반이 뭘 잘못 잡수셨나.’

    보는 눈이 많을 때는 이를 의식하여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장희락 경찰청장.

    그랬던 그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종혁으로서는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언제나 묵직한 모습만 보아 온, 로비를 지나는 본청 경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종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형재 대변인을 쳐다봤다.

    “어제 청와대에 들어갔다 오셨어.”

    “아.”

    “으하하핫! 내가 최 부장 덕분에 어?!”

    “하하. 충성. 총경 최종혁. 세계경찰태권도 대회의 합숙을 마치고 지금 막 복귀했습니다.”

    “그래, 어디 아픈 곳은 없고? 아, 내 방으로 올라가지.”

    경찰청장실로 올라오니 장희락이 손수 차를 내온다.

    “일본 놈들 코를 뭉개 버렸다지?”

    “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일본 측에서 별말은 없었습니까?”

    “없기는.”

    장희락이 담배를 물며 코웃음을 친다.

    “당연히 애들을 뭔 병신으로 만들어 놨냐고 항의를 해 왔지. 대체 어떻게 박살 냈기에 그런 말이 나온 거야?”

    “뼈는 안 부러트렸습니다만…….”

    뼈와 근육이 상하지 않게 조지느라 얼마나 용을 썼는지 모른다. 아니었다면 일본 경찰은 이번 대회에 불참하게 됐을 거다.

    “뭐, 잘했어. 이미 벌어진 일인데 이제 와서 탓하면 뭐 하겠어. 다음부터 조심하면 돼. 그보다 태권도는 언제 배운 거야? 경찰대 시절에 배운 건가?”

    “예, 그렇습니다.”

    “최 부장이 인간 병기란 소리는 익히 들었지만, 1 대 8로 발라 버리다니…….”

    그것도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저승사자들을 말이다.

    “아하하.”

    “크흠. 그럼 경찰들은 숙소에 데려다줬나?”

    “예. 신화호텔 김부현 전무님과 M-컴퍼니 종배수 사장의 협조 덕분에 스타들과 경찰들 전원 무사히 수용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들과 경찰 간부들, 초대를 받아 온 경찰의 가족들은 신화호텔에, 스타들의 스태프와 일반 경찰들은 3성급의 등급을 받은 M-호텔에 수용할 수 있었다.

    M-호텔은 말이 3성급이지 4성급에 거의 근접한 3.5성급의 호텔이었다. 호텔의 위치나 룸 컨디션 모두 웬만한 호텔들보다 나은 수준이라 경찰들 모두 만족했다.

    또한 호텔과 훈련장, 경기장 등을 오가는 데 필요한 차량은 종혁이 SVR, CIA와 공조하여 은밀히 세운 중고차 전문기업 빅모터스 그룹의 스폰을 받기로 했다.

    “M-컴퍼니…… 그래, 말은 많이 들었지.”

    대한민국의 모든 위수 지역을 평정하자마자 도시로 진출한 M-컴퍼니. 현재 자산 규모만 4천억을 넘어섰다

    알려진 M-컴퍼니의 사장이자 현재 숙박왕이라 불리는 종배수는 8, 90년도에 아리랑치기 조직을 이끌던 범죄자였다.

    “최 부장, 자네와 인연이 깊다고…….”

    “의외로 사업 수완이 좋아서 초기에 투자를 좀 했습니다.”

    “컥! 그, 그럼 수익이…….”

    “80년도에 삼전전자를 사서 지금 파는 것보다는 더 될 겁니다. 요즘 수도권에 계속 사업을 확장을 하며 비밀스럽게 추가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제가 두 분에 대해 귀띔해 놓겠습니다.”

    최근 M-컴퍼니의 계열사에 속하는 모든 사업체와 연동되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는데, 이로 인해 가맹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이었다.

    장희락과 나형재의 입이 주욱 찢어졌다.

    “어흠. 말이 이상한 곳으로 샜군. 아무튼 최 부장은 이렇게 철두철미해서 참 좋아.”

    “하하. 과찬이십니다. 그런데…… 서울시장님과는 어떤 합의를 내셨습니까?”

    종혁의 물음에 장희락이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

    “아, 그거 말이야? 으하핫! 서울시장님의 임기 동안에는 무조건적으로 협조해 줄 것을 약속받았지!”

    이후 서울시의 행정기관은 그들과 얽힌 업무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민원 떠넘기기도 하지 않을 것을 이번 협상에서 약속받았다.

    경찰과 행정기관이 모두 얽힌 사건들은 생각보다 빈번히 발생하는데, 가끔 행정기관은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경찰에 책임을 떠넘기는 짓을 하곤 했다.

    어떤 때는 그들의 소관 업무가 맞음에도 경찰에 떠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장희락은 이걸 바로잡은 거다.

    “그리고 다음 시장이 누가 될지는 몰라도 세계경찰태권도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싶으면 똑같이 무조건적인 협조를 해 줄 거야!”

    또한 문체부에게도 이후 불필요하게 경찰을 강제 동원하는 일이 없게끔 협의를 끝내 놓았다.

    “훌륭하십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을 해 줬다. 종혁 본인이 했어도 이 정도의 협의를 끌어낼 수 있었을까 의문일 정도로 잘했다.

    ‘역시 할 땐 하는 양반이라니까.’

    소심하고 권력욕이 강해서 믿음직스럽지 못할 뿐이지, 상관이자 한 조직의 장으로선 제법 적합한 인물이다.

    “으하하하하핫! 아, 맞아. 개막식과 폐막식 때 대통령님께서 잠깐 들르신다고 하니 홍보 자료 미리 준비해 둬.”

    “아니, 그 양반은 왜 오신대요?”

    물론 와서 자리를 빛내 주면 더없이 좋지만, 그로 인해 경찰 병력이 동원되고 시민들이 제대로 즐기지 못할 걸 생각하니 골치가 아플 수밖에 없다.

    “어흠. 거 그래도 대통령님이신데……. 바쁜데 일감을 줘서 미안하군.”

    “아닙니다. 그럼 전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대회가 끝나면 홍보부 전체 휴가를 좀 내겠습니다.”

    “그건 최 부장 마음대로 해!”

    일주일이든 보름이든 얼마든지 용인해 줄 수 있었다.

    “아, 그런데 대회엔 출전 안 할 거지?”

    “죄송합니다.”

    “아니야. 됐어. 나가 봐.”

    “충성.”

    밖으로 나온 종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 끝났네.’

    할 수 있는 건 다 끝냈다.

    이젠 대회에 집중하는 것만 남았다.

    * * *

    촤라라라라라!

    세계경찰태권도 대회가 열리는 당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다.

    아직 경기 시작 전이지만 기자석에 앉은 기자들은 사방을 향해 사진을 찍기 바쁘고, 방송국들도 마찬가지다.

    “스위스 해설팀 도착했어?”

    -예, 방금 도착해서 자리 잡았습니다!

    “오케이. 기획 총괄입니다. 중계석 TV 체크 들어갑니다.”

    -수신. 10초 후 체크. 9…….

    -미국 체크. 딜레이 없습니다.

    -일본 체크. 딜레이, 노이즈 없습니다.

    종혁의 이어폰으로 빠르게 쏟아지는 이상 없음 메시지.

    “혹시 모르니까 수시로 체크해 주시고……. 기획 총괄입니다. 서울청, 들립니까?”

    대통령의 출타로 인해 동원된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와 수백 명의 경찰.

    -수신 양호. 무슨 일입니까?

    “대통령님께선 언제 도착하신다고 합니까?”

    -1시간 후 도착하신다고 합니다.

    “수신.”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이어폰을 뺀 종혁이 담배를 물며 잠시 정신없는 체육관을 떠난다.

    “어후, 죽겠다.”

    “부장님.”

    “아.”

    최재수와 함께 다가오는 대머리 외국인을 발견한 종혁이 물었던 담배를 다시 집어넣는다.

    “공연 준비는 어떻습니까, 모레이 씨.”

    “완벽합니다. 날씨까지 더없이 완벽하군요.”

    한겨울임에도 구름 한 점 없이 하늘이 맑고 바람이 불지 않으며 햇볕이 포근하다.

    이 정도면 하늘이 돕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럼 가수들 컨디션도 문제없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까?”

    “연락을 하지 않은 겁니까?”

    “응원에 공연까지 준비하느라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을 건드리면 안 되죠.”

    그 말에 알반 모레이가 푸근하게 웃는다.

    “문제없습니다. 그럼 전 이만 돌아가도록 하죠.”

    “예.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알반 모레이는 다시 올림픽주경기장으로 향했고, 종혁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 다시 담배를 물었다.

    찰칵! 치이익!

    “왜?”

    “정말 저희 괜찮을까요?”

    “뭐가?”

    “아니, 그래도 우리나라가 개최국인 데다가 첫 대회인데, 최소한 세 체급 정도는 금메달을 거는 분이 나와야 하잖아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종혁이 헤비급에 출전하는 거다.

    점수제 경기에서 상대를 박살 내 타의적인 기권을 시켜 버린 종혁. 그 압도적인 피지컬이라면 한 체급은 그냥 씹어 먹고 들어가는 거다.

    종혁은 그런 말을 하는 최재수를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

    “에휴. 됐다, 됐어. 내가 너한테 뭘 바라냐.”

    “아, 뭔데요!”

    “이따가 경기 보면 알아, 인마.”

    믿는 구석도 있지만, 종혁은 변수를 줄이기 위해 한 가지 방법을 더 썼다.

    최재수의 말마따나 개최국인 데다가 대회를 기획까지 했는데 금메달 세 개 이상 목에 걸지 못하면 그게 무슨 망신이란 말인가.

    “아무튼 메달은 걱정하지 마. 치트키 좀 썼으니까.”

    “어떤…….”

    손을 저은 종혁은 귀로 쏟아지는 무전에 무전기를 들며 안으로 들어갔다.

    “예, 기획총괄입니다. 음향팀. 무슨 문제입니까?”

    * * *

    -모두 선의의 경쟁을 하시길 바랍니다.

    “전체 차렷! 대통령님을 향하여 경례!”

    종혁의 외침이 잠실실내체육관을 쩌렁쩌렁 울리자 40개국의 경찰들이 절도와 예의를 갖춰 박명후 대통령을 향해 거수경례를 한다.

    “충성!”

    “와아아아아!”

    대통령이 인정하는 세계경찰태권도 대회.

    박명후의 축하사가 이 대회의 국제화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그럼 지금부터 세계경찰태권도 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남녀 합하여 14체급, 총상금 약 3억 원.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선의 외침이 경기의 시작을 알리자 잠실실내체육관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으랏챠!”

    “그럼 한번 해 보실까!”

    타국의 경찰들은 무려 대통령이 나타나 축하를 해 준다는 것에 신기해하고 재밌어했지만, 한국 경찰들은 좀 달랐다.

    “어우, 씨. 야, 우리 이러다 지면 어떻게 되는 거냐?”

    “좆되는 거죠.”

    그냥 좆되는 게 아니라 많이 좆되는 거다.

    말은 인사 고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을 거라고 했지만 아예 없을 리 없다.

    지면 쪽박인 거다.

    게다가 가족들까지 지켜보고 있다.

    묵직한 중압감이 한국 경찰 대표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쓰벌. 어떻게든 이겨야겠네.”

    “아, 다들 만만치 않은데…….”

    모두 일선에서 뛰는 경찰들이라서 그런지 몸에서 풍기는 분위기들이 흉흉하다.

    입술을 씹으며 관중석에 있는 대기석으로 향하는 그들.

    “박 경장, 그런데 네 가족들은?”

    “못 오죠.”

    30살의 박경후 경장은 씁쓸히 웃는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자식 하나 키우기 힘든 요즘 세상.

    이벤트 업체에서 일하는 아내는 이번에 어느 기업의 행사를 맡아서 오기 힘들다고 했다.

    “저런…….”

    한국 경찰 대표들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두드린다. 자신들의 삶 또한 박경후 경장과 그리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하긴 우리도 똑같지.”

    “김 경위, 너도 가족들 못 온다고?”

    “아쉽게도요.”

    그들의 눈이 40개의 구역으로 나뉜 관중석을 훑는다.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찬 관중석.

    듣기로 세계태권도 연맹과 각 나라 경찰 상부가 협조해 출전 선수들의 가족을 보내 줬다고 했다.

    관중석의 가족들 사이에서 미소를 짓는 각 나라 경찰 대표들의 모습에, 한국 경찰 대표들은 부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뭐 어쩔 수 있겠습니까. 비록 경기장엔 직접 오지 못하더라도 TV로는 볼 수 있도록…….”

    “아빠-!”

    귀를 때리는 낯익은 외침에 반사적으로 관중석으로 본 박경후가 크게 놀란다.

    “선우야! 여보!”

    박경후뿐만이 아니다. 오늘 가족이 못 온다고 실망했던 경찰들 모두 관중석을 보며 깜짝 놀란다.

    다급히 관중석으로 뛰어가는 그들.

    박경후는 안겨 오는 아들을 끌어안으며 아내를 본다.

    “뭐야! 못 온다며?”

    “응? 뭐야, 못 들었어?”

    “뭘?”

    “본청 홍보부에서 이번 대회 뒤풀이 행사를 예약해 줬잖아! 대회 기간 동안 나 빼주는 조건으로!”

    영세한 이벤트 업체에 불과한 자신들에게 찾아온 초대박 의뢰.

    “뭐어?!”

    깜짝 놀란 박경후가 경기장 한구석에서 계속 입술을 달싹이고 있는 종혁을 바라본다.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가족이 오지 못할 거라고 여겼던 경찰들도 마찬가지다.

    ‘최 부장…….’

    “하. 저 나이에 어떻게 총경을 달았나 했더니…….”

    현재 경찰에서 전설을 써 가는 종혁.

    능력도 능력이지만, 이런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기에 그렇게 빠른 진급을 한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인간이었다.

    ‘이러면 정말 질 수가 없잖아.’

    박경후의 기억이 세부에 도착했던 둘째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우. 죽겠다.”

    “한 잔 더! 2차 가자, 2차!”

    “에이, 여기서 2차를 어떻게 가요.”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다른 나라 경찰들까지 함께 어울려 열심히 술을 푸다 보니 어느새 인사불성이 되어 버린 한국 경찰들.

    그런 그들의 앞에 종혁이 선다.

    “이야! 최 부장!”

    “캬! 멀쩡한 얼굴 좀 봐라. 진짜 술 세네!”

    종혁은 눈이 풀린 그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가 낯빛을 굳혔다.

    “다른 말 안 하겠습니다. 금메달 1억.”

    쿵!

    뒤통수를 때리는 막대한 충격에 잠시 입을 다문 한국 경찰들이 종혁을 본다.

    “은메달 5천만원, 동메달 3천만원. 저 돈 많으신 거 아시죠?”

    이 모두 대회의 공식 상금과 별도로 지급되는 보너스다.

    ……꿀꺽!

    종혁은 어느새 초점을 찾은 한국 경찰들을 보며 싱긋 웃었다.

    “이 보너스를 쟁취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 찾아오세요. 제가 직접 훈련시켜 드리겠습니다.”

    박경후 경장은 마른침을 삼켰다.

    * * *

    ‘정말 지옥이었지…….’

    종혁은 악마였다.

    “박경후 경장님? 출전하셔야 됩니다.”

    “아, 예!”

    고개를 끄덕인 박경후는 아내를 꼭 끌어안았다.

    “다녀올게.”

    “여보. 야.”

    움찔!

    “지면 죽는다. 본청에서 이렇게까지 해 줬는데 지면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하하.”

    웃음을 흘린 박경후는 스태프의 안내를 받아 매트 위에 섰다. 잠실실내체육관에 설치된 4개의 경기 매트 위로 각국의 경찰들이 선다.

    “꺄악!”

    “으아악! 이겨라, 핫산!”

    관중석에서 경기장으로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들.

    아내와 아들의 응원에 힘이 넘치기 시작한 박경후는 매트 위로 올라오는 상대 선수를 발견하곤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건 상대 선수도 마찬가지다.

    “일한전이 벌써 벌어지는군.”

    “한일전이겠지.”

    일본어를 할 줄 아는 박경후의 대꾸에 일본 경찰이 흠칫 놀랐다가 이내 얼굴을 구긴다.

    “비록 그 괴물에게 지긴 했어도 너희에게까지 질 수는 없지! 덤벼라, 한국 경찰!”

    ‘뭐래.’

    “시작!”

    퍼엉!

    “……득점!”

    심판의 콜이 울리자마자 일본 경찰의 호구에 꽂힌 돌려차기.

    박경후는 놀라 굳은 일본 경찰을 보며 입술을 비틀었다.

    “미안한데 나 무도 특채야.”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태권도 동메달리스트.

    태권도 국가대표 무도 특채 박경후 경장.

    박경후 경장뿐만 아니라 한국 경찰 대표들 모두 태권도 국가대표 무도 특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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