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12화 (612/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12화>

119. 대한태권도협회

터벅터벅.

얼굴에 커다란 반창고를 한 유지훈이 철문들이 가득한 싸늘한 복도를 걷는다.

그런 그의 옆에서 걷는 푸른 옷의 교도관.

‘씨, 씨발.’

난생처음 와 보는 구치소.

온몸을 엄습하는 싸늘한 기운과 창문에 붙어 이쪽을 보는 범죄자들의 흥미로워하는 시선에 유지훈의 심장이 벌렁벌렁 뛴다.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칼로 찌를 것 같은 불길한 느낌.

유지훈이 교도관 쪽으로 조금 더 달라붙는다.

“정지.”

교도관의 경멸 어린 눈이 유지훈에게로 향한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워 자수하게 만든 방화범 새끼.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범행을 드러낸 형사에게 앙심을 품고 그 형사가 사는 빌딩에 불을 지르려 했던, 그 빌딩에 사는 다른 무고한 이들까지 죽이려 한 미친 새끼.

동정의 여지조차 없는 쌍놈의 새끼다.

“이곳이 네가 선고를 받을 때까지 머물 곳이다. 안에 들어가면 네 구치소 생활을 도울 도우미가 있을 건데 그 사람에겐 정중히 대하고, 같은 동기들과 다투지 말도록.”

“예, 예.”

‘씨발!’

평소였다면 저런 눈빛을 보내는 눈깔을 뽑아 버렸을 테지만, 그럴 수가 없는 유지훈은 분노를 곱씹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보단 앞으로의 구치소 생활이 더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그런 급 떨어지는 새끼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니!’

이런 곳에 들어온다는 게 어떤 뜻이겠는가. 그냥 인생 실패자들이란 뜻이다.

거기다 자신이 앞으로 지낼 곳은 소위 소년방이라 부르는 곳.

‘어차피 일진 새끼들이 있는 곳이야!’

자신에게 설설 기었던 일진들. 여기서도 분명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 유지훈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게다가 도우미라니!’

도우미가 정확히 어떤 걸 뜻하는지 모르는 유지훈은 ‘구치소 생활도 즐겁겠네.’라고 생각했다.

덜컹! 끼이이익!

“2046번. 신입이다.”

“예…….”

움찔!

대답을 하던 2046번과 안으로 들어서던 유지훈 모두 서로를 보며 굳어 버린다.

“사, 삼촌?”

“……아는 사이야?”

“예. 제가 한때 따랐던 아입니다.”

“……아아.”

그제야 내막을, 콕 찝어서 이 방에 수용시키라던 구치소장의 말의 뜻을 이해한 교도관은 피식 웃었다.

“그러면 적응시키기 수월하겠군. 알았어.”

“수고하십쇼. 충성충성. 하하.”

“소란 피우지 마.”

끼이익! 덜컹!

문이 닫히자 이를 악문 유지훈이 조대웅을 노려본다.

“너 이…… 하. 아니다, 됐다. 도우미라고 했지? 조대웅, 넌 오늘부터 죽었어.”

유지훈의 얼굴에 잔혹한 미소가 피어나자, 조대웅과 감방 안에 있던 소년범들이 ‘쟤 뭐래니?’ 하고 어이없다는 듯 쳐다본다.

“방장님, 많이 친하세요?”

팔뚝에 문신이 가득한 한 소년이 얼굴을 구기며 조대웅을 본다.

구치소 측에서 맨날 치고받는 소년범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긴 도우미이자 방장.

조대웅은 100억이라는 쌈짓돈으로 그런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고, 소년범들에게 있어 맨날 사식을 배 터지게 사 주는 조대웅은 신앙이자 존경하는 방장님이었다.

“응. 아주 잘 알지. 내가 모셨던 사람인데 모르겠니?”

안하무인. 세상에 둘도 없는 망나니.

“그럼?”

“맘대로 해. 난 이 동네 룰이 참 마음에 들더라.”

“아, 그래요?”

씩 웃은 소년범들이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유지훈은 주춤 물러섰다.

“뭐, 뭐해! 야, 조대웅! 이 새끼들 말려!”

“소리 안 나게 해라.”

“옙!”

퍼억!

“컥?! 커어억!”

대답과 동시에 유지훈의 복부를 꿰뚫은 주먹 하나.

팔뚝에 문신이 가득한 소년은 콧물과 침을 쏟아 내는 유지훈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난 씨발 너 같은 새끼들이 참 싫더라.”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새끼들.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고 망나니처럼 구는 새끼들.

“너 내가 오늘부터 찍었거든? 선고 받는 날까지 재밌게 지내 보자, 친구야. 흐흐. 뭐해? 덮어!”

펄럭!

대답과 동시에 허공을 날은 모포가 유지훈을 덮었고, 그 위로 주먹과 발이 쏟아졌다.

그렇게 유지훈의 구치소 생활에도 지옥이 펼쳐졌다.

* * *

고즈넉한 한옥 앞에 선 종혁이 권회수를 돌아봤다.

“정말 같이 안 가시려고요?”

“무얼. 됐네, 됐어. 이젠 입맛이 바뀌어서 그런지 이런 곳이 안 맞아. 게다가 이 아이와 할 이야기도 많고.”

“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아이요?”

“거 그놈의 성질머리 하고는…….”

종혁은 기를 펴지 못하는 권회수의 모습에 재밌다는 듯 김단향을 봤다.

김단향, 통칭 압구정 김 여사.

회귀 전, 대한민국에서 가장 현금이 많은 사채업자라 불리던 큰손이다. 기업의 회장들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도 문지방 닳듯 드나들게 만드는 여인.

김단향도 자신을 살피는 듯한 시선에 종혁을 빤히 본다.

“내 돈도 한번 맡아 볼 텨?”

“푸핫!”

종혁은 이내 곧 걱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그런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녀같이 기업채나 주식 등을 담보 잡아 돈을 빌려 주는 사채업자는 신뢰가 생명이다.

그런데 김단향은 유태훈 회장과의 약속을 깨고 자신의 편을 들어 주었다. 이제 그녀를 믿고 돈을 빌릴 기업가들이 줄어들게 될 터.

“……오호호호!”

이런 걱정을 받을 줄 몰랐던 김단향은 종혁을 향해 애정 어린 눈빛을 보냈다.

언니 구옥순의 명예를 더럽힌 놈들을 처죽인 종혁. 그런 은인이 이렇게 심성까지 고우니 어찌 기껍지 않을까.

“아이야, 내 비록 너보다 가진 돈은 적겠지만, 오랫동안 돈놀이하던 사람으로서 조언 하나 해 주마.”

“경청하겠습니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멍청하고 탐욕스럽단다. 내기해도 된단다.”

“……푸흐. 그러시다면 다행이고요.”

김단향은 걱정해 줘서 고맙다는 듯 종혁의 손을 끌어와 토닥였다.

“그나저나…….”

순간 날카로워지는 공기.

“그런 씨버랠 놈들이 있다고?”

“아마 여사님 주변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돈에 대한 집착이 상상을 초월하는 놈들 조직, 회사.

돈벌이가 될 만한 일이면 어디든 있다고 봐야 했다.

빠득!

“내 돈이 필요하거든 언제든 말하거라.”

“돈은 됐고, 현 대표님 좀 밀어주세요.”

“……욕심도 크고. 흘흘흘.”

종혁의 손을 다시 토닥인 김단향은 돌아섰고, 권회수도 다음에 보자는 말을 남기며 돌아섰다.

그런 그들을 빤히 응시하던 종혁은 이내 문이 활짝 열린 한옥 안으로 들어갔다.

“김희건 회장님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 있을 겁니다.”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계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한 방으로 들어가니 김희건 회장과 김용재 전무가 몸을 일으킨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최종혁입니다.”

“여기 용재 애비 되는 김희건입니다.”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한참 어립니다.”

“고맙군. 그리고 전의 일은 사과함세. 하나, 같은 상황이 되면 똑같은 결정을 내리게 될 걸세.”

“……저 역시 젊은 혈기를 주체 못해 귀 기업에 큰 결례를 끼쳤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자신도 똑같은 상황이 되면 또 똑같은 짓을 벌일지 모른다는 말.

종혁과 김희건의 눈에서 불똥이 튄다.

“으하핫! 앉지.”

그들이 자리에 앉자마자 음식이 들어왔고, 김희건은 술 주전자를 들어 종혁의 잔에 따랐다.

“괜찮으십니까?”

“이럴 때 마시는 거지.”

종혁은 김희건과 김용재의 잔에 술을 따랐다.

챙!

“오?”

새콤하면서도 은은하게 목젖을 어루만지는 주향이 제법이다.

“어떤가? 이곳 주방장이 직접 담그는 술인데?”

“식전주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을 듯합니다.”

와인 애호가라더니 술을 마시는 법도 그쪽을 따라가고 있다.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군. 그런데 어르신과 김 여사가 친분이 있었던가?”

“구 여사님과 오누이처럼 지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움찔!

김희건과 김용재 전무의 술잔에 담긴 술이 흔들린다.

“그랬구만…….”

“너무 걱정 마십시오. 제가 삼전을 노릴 이유는 없으니 말입니다.”

종혁의 눈을 빤히 바라본 김희건은 웃음을 터트렸다.

“으허헛! 이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의 화법을 따라갈 수가 없군. 그럼 계림으로 끝인가?”

“일단 리스트에 있는 기업들은 다 사들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들인 기업들을 적절히 합병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동시에 규모를 키울 생각이다.

이를테면 계림건설과 조선개발의 합병처럼 말이다.

“재계 순위가 바뀌겠군.”

제법 뛰어난 기술력을 갖춰 좋은 평가를 받는 기업이지만, 자금난 탓에 계림그룹의 위탁 관리를 받고 있는 조선개발.

이 조선개발이 온전히 계림건설에 흡수된다면 토건 순위가 상승하는 건 물론이고, 계림그룹은 재계 순위 20권 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드리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알아서 다른 회장님들께 배분해 주십시오.”

김희건과 김용재의 몸이 다시 흔들리자 종혁은 미소를 지었다.

이들이 왜 자신의 편을 들어 줬겠는가. 바로 계림그룹에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어흠. 제값을 주지.”

“삼전전자도 우호 지분을 매입해 여기 전무님께 드리겠습니다. 배당금만 제때 주십시오.”

흠칫!

“벌써 소문이 난 겐가?”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게 접니다, 회장님.”

2010년, 올해부터다.

삼전전자의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을 노릴 자격을 갖춘 게.

곧 외국 자본들의 무한한 공세가 이어질 예정이니 우호주와 방어주가 무엇보다 필요할 터.

“맞아. 그랬지. 으하핫!”

김희건은 웃음을 터트리면서도 속으론 헛웃음을 터트렸다. 오늘 종혁과 만나 나누고 싶은 내용이 모두 나왔기 때문이다.

‘이거, 이런 기분은 오랜만이군.’

동등한 상대, 아니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앉은 상대를 만난 게 대체 얼마 만이던가.

“이거 너무 받기만 하는 것 같은데……. 그래, 경찰에 기부를 하지.”

돈도 돈이지만, 노트북을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들을 기부할 생각이다.

“보험 상품이나 카드 상품도 만들어 주시고, 대한태권도협회에도 축전을 좀 보내 주십시오. 곧 대한태권도협회와 경찰이 협력하여 국내경찰태권도 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그러지.”

“신안에도 자그마한 리조트 하나 지어 주시고요.”

“신안?”

뜬금없는 말에 미간을 좁히던 김희건은 스쳐 지나가듯 잊었던 기억을 겨우 떠올릴 수 있었다.

“염전 노예를 말하는 거구만.”

“이젠 뿌리 뽑아야죠. 계림건설도 곧 준공에 들어갈 겁니다. 콘도는 아니고 펜션 단지로? 낚시꾼용 숙박 시설도 몇 곳 지을 예정이고요.”

“소금을 테마로 한 관광 상품 개발은 어떤가?”

“아, 그런 게 있었네요. 역시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의 시야는 다릅니다.”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에 미니홈피를 기본 어플로 탑재해 주십시오.”

“호오……미니홈피가 자네 소유였는지 몰랐군.”

“지분이 좀 많기는 합니다.”

그 지분으로 회귀 전과 다른 행보를 걷게 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전 세계를 장악한 SNS.

미니홈피는 경영자의 그릇된 판단으로 인해 어플리케이션 개발을 하지 않았고, 결국 역사 속에 묻혀 버리게 됐다.

페이탈북 등 세계를 잠식한 SNS들과도 충분히 겨룰 만한 잠재력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것도 팔 텐가?”

“지분을 드리죠. 이쪽 명의로도 우호주를 매입하겠습니다.”

“좋군.”

“그리고 삼전 측에서도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세계 시장을 노리고 계시잖습니까.”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모바일 메신저.

삼전의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전 세계 사람들은 이 모바일 메신저와 미니홈피로 인해 하나가 될 테고, 이는 곧 후속 모델의 구매로 이어지게 될 거다.

반강제적인 충성 고객이 생기는 거다.

“……자네, 사업해 볼 생각 없나?”

“하하. 한 잔 받으시죠.”

“조금만 따르시게. 주치의에게 혼나기 싫거든.”

“허. 용무를 다 보셨다는 겁니까?”

“어이쿠. 봐주라니까.”

뭐가 휙휙 지나가더니 끝나 버린 둘의 대화에 김용재는 눈을 껌뻑였다.

‘뭐야, 이건?’

그는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한 가지만큼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종혁의 시야가 아버지 김희건 회장과 맞먹는다는 걸 말이다.

오싹!

‘정말 괴물이군.’

그래서 든든하다. 이런 사람이 자신의 편이 되어 준다는 게 말이다.

“전 꿔다 놓은 보릿자루입니까? 서운합니다.”

“아이코! 죄송합니다, 전무님. 받으시죠.”

“거 오랜만에 젊은 사람과 술 마시며 기운 좀 받겠다는데…….”

“부현이에게 이를 겁니다.”

“그건 반칙이지!”

셋의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 * *

김희건 회장의 저택으로 들어가는 주치의. 김희건 회장, 건강 적신호?

“쯧쯧. 이 양반도 나이가 들긴 들었나 보네. 철인인 줄 알았는데…….”

“뭘 보기에 혀를 차고 있어? 뭔 일 있어?”

“아, 부장님.”

아직 업무 시작 전이라서 그런지 약간은 어수선한 본청 홍보부 사무실.

아침에 땀을 거하게 뺀 종혁이 물에 흠뻑 젖은 머리를 털며 들어오다 최재수의 배를 힐끔 본다.

“너 요새 운동 안 하냐?”

“……티나요?”

“어. 배 나왔다.”

“에이씨. 아, 별건 아니고. 삼전 김 회장님이 주치의를 불렀다네요. 김용재 전무도 오늘은 자택을 나서지 않았다고 하고요.”

“그래? 흠, 헤어질 땐 멀쩡하셨는데…….”

“네?”

“아니야. 이 팀장님.”

“예, 부장님.”

“오늘이 대한태권도협회 회장님과 미팅이라고 했죠?”

“예. 9시 10분에 미팅입니다. 대회 개최 날짜는 2월 설 전날로 잡았고, 방송국은 SBC로 낙점했습니다.”

오늘은 선수 선발이나 스폰서 등을 조율하는 미팅이다.

“아이고…….”

민족의 대명절 설날, 이왕 하는 거 크게 판을 키우고 싶은 듯한데 아무래도 무리수 같다.

“왜 그러십니까?”

종혁은 똘망똘망 눈을 빛내는 그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추석에 방송국들 자존심이 좀 많이 뭉개졌잖습니까.”

경찰의 날과 겹쳤던 작년 추석, 홍보부에서 방송국과 협업해 제작한 단편 예능들이 모두 대박을 쳤다.

비방송인인, 그것도 경찰의 콘텐츠보다 성적이 나오질 않았으니 방송국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래서 올해는 이를 갈고 있을걸요? 안 그래요, 김 팀장님?”

“흠. 올해는 아이돌과 잘나가는 연예인들을 총동원할 거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하지만 매해 명절마다 있었던 일.

“아, 올해는 설 전날 아침부터 방송을 한다고 했습니다. 귀경은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될 거라고요.”

보통 명절 특집 방송들은 명절 전날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오전엔 귀경을 하느라 바쁘고, 또 일찍 성묘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 설은 일요일. 금요일 저녁부터 귀경길에 오를 테니, 토요일 아침부터 귀경한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그런 미디어 관리팀 김덕출 팀장의 말에 콘텐츠 제작 및 관리팀의 이 팀장은 이마를 잡았다.

“아이고.”

‘게다가 연아가 올해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지 않나?’

이전 손연아 본인이 세운 세계 신기록을 넘어서는 기록, 경이로운 기록이라 부를 만큼 엄청난 기록을 달성한다.

국민들의 시선과 관심은 모두 그쪽으로 쏠릴 터.

이래저래 악재뿐이었다.

“부, 부장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고개를 돌린 종혁은 눈을 끔뻑거렸다.

‘응? 저 양반이 여길 왜?’

현 여당의 원내대표이자 4선 국회의원.

그가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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