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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607화 (607/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607화>

    파르르르!

    냉기가 몰아치는 구치소 접견실.

    이 이른 아침부터 변호사가 접견을 왔단 말에 ‘회장님께서 아침밥을 챙겨 주시려는 거구나’라고 생각하며 달려왔던 조대웅을 맞이한 건 변호사가 아니라 종혁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조대웅은 들고 있는 신문들이 떨리는 것도 모른 채 신문 기사들을 읽어 내리고 있었다.

    “어쩌냐?”

    움찔!

    “네 뒷배가 곧 나가리가 될 판인데? 거기 스타쉽이란 글자 보이지?”

    모건 알포인트. 박태규가 말하길 월가에서 유명한 기업 사냥꾼이라고 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잔악한 악마.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듯 2001년 닷컴버블 때 흐름을 잘못 읽어 다니던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고 그로 인해 잘린 걸 영입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스타쉽은 박태규가 작정하고 만든 기업 사냥형 사모펀드 중 하나.

    물론 무분별한 기업 사냥과 인력 감축은 자제하라는 전제 조건을 달아 놓긴 했지만, 당시 스타쉽의 창립에 투입된 자금이 무려 4조 원이다.

    그로부터 벌써 7년, 이후로도 계속 천문학적인 액수의 자금을 투입했고 또 스타쉽도 연승행진을 하며 어마어마한 수익을 냈다.

    현재 자산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종혁도 모를 만큼 말이다.

    그런 스타쉽과 SVR, CIA가 은밀히 키운, 종혁 본인이 준 정보로 막대한 수익을 낸 사모펀드 두 곳이 연합했다.

    계림그룹은 바람 앞의 등불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겁니까?”

    종혁의 깐죽임에 신문을 내린 조대웅이 능글맞게 웃는다.

    “나보고 위증을 하라고? 지훈이가 범인이라고?”

    “아, 맞아. 내가 이걸 깜빡했네.”

    종혁은 뒤춤에 꽂아 넣었던 신문을 꺼내어 조대웅에게 보여 줬다.

    “이게 오늘 아침 조간으로 나온 따끈한 놈이거든?”

    계림그룹의 조 모 실장, 방화범에 약쟁이?

    쿵!

    종혁은 그대로 굳어 버린 조대웅의 입에 담배를 물려 주며 본인도 담배를 물었다.

    “당신 생각은 어때?”

    조대웅의 시선이 종혁에게로 향한다.

    초점이 잡히지 않고 흔들리는 눈동자.

    찰칵! 치이익!

    “후우우. 당신도 회사원이니까 잘 알잖아.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엿 같은지.”

    회사가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호소를 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터져 나온 그룹 임원의 범죄.

    “내가 유태훈 회장이라면 당신을 버릴 것 같은데…….”

    아들을 위해 십수년 충성을 했다고 한들 그게 그룹의 안위보다 중요할까.

    그룹에게 있어 조대웅은 그저 부품이다. 언제든 갈아 끼울 수 있는 부품.

    “다만 약간 희귀한 부품이긴 하지. 그건 인정해.”

    유태훈이 직접 만나러 온 걸 보면 꽤 중요한 부품인 것 같다.

    “하지만 그뿐이야. 당신 유씨 일가가 아니잖아?”

    혈연으로 맺어진 것도 아니고, 고작해야 선대 때부터 그 저택을 관리해 온 집사의 아들.

    “옛날로 치면 몸종, 아니 마름이지. 물론 마름이나 몸종이나 거기서 거기지만…….”

    제아무리 희귀한 부품이라고 해도 대체할 다른 부품이 없을까.

    심장을 사정없이 찌르는 독설에 조대웅이 능글능글한 미소를 거두며 이를 악문다.

    “혀가 참 날카롭네, 형사님.”

    “뭐, 곰곰이 잘 생각해 봐요. 내 전화기는 언제나 켜져 있으니까.”

    몸을 일으킨 종혁은 사 들고 온 갈비탕을 힐끗 봤다.

    “얼른 먹어. 국물은 뜨끈할 때 먹어야 제 맛이잖아?”

    키득 웃은 종혁은 몸을 돌려 접견실을 빠져나갔고, 조대웅은 이를 악물며 닫힌 문을 노려보다 몸을 일으켰다.

    “뭐야, 왜 벌써 나와? 최 부장님이 너 좀 늦게 나올 거라고 했는데?”

    “……됐습니다.”

    “그래도 들어가 있어.”

    “예?”

    “접견이야.”

    ‘또? 누가?’

    게다가 원래 접견은 하루에 한 번만 가능한 게 아니었던가.

    살짝 놀랐던 조대웅은 이내 눈을 빛냈다.

    ‘회장님이 보내신 거구나!’

    방금 전의 신문은 유태훈 회장도 봤을 터.

    “알겠습니다.”

    밝아진 조대웅은 얼른 접견실 안으로 들어가 갈비탕을 한쪽에 치웠고, 이내 곧 문이 열리며 박 변호사와 함께 유지훈이 들어왔다.

    “삼촌!”

    “지훈아!”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등장에 경악한 조대웅.

    하지만 그것도 이내 잠시다.

    “뭐야, 삼촌. 스타일이 왜 이렇게 구려진 거야. 안에서 안 씻어?”

    걱정이 가득한 유지훈의 모습에 조대웅의 가슴에 감동이 몰아친다.

    “응. 그러네. 우리 지훈이 오는 줄 알았다면 씻을 걸 그랬다.”

    “역시 삼촌은 나 아니면 안 된다니까. 자, 내가 그럴 줄 알고 샴푸랑 린스 사 왔어.”

    “오! 감동인데?”

    종이백을 받아 들어 연 조대웅은 입맛을 다셨다. 자신이 쓰는 샴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치소는 외부 물품 반입 금지. 기업의 고위 임원들이라면 다를 테지만, 자신은 아직 그런 급이 아니다.

    그래도 유지훈의 마음씀씀이에 조대웅은 다시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어떻게 온 거야. 오는 데 힘들지 않았어?”

    “당연히 힘들었지. 으. 여긴 또 왜 이렇게 추워?”

    “구치소가 다 그렇지.”

    “으. 내가 이런 곳에 올 뻔했다니…… 고마워, 삼촌!”

    히죽 웃은 유지훈은 털썩 소파의 상석에 앉았고, 잠시 그런 유지훈을 보던 조대웅은 빈자리에 앉았다.

    “아, 씨발. 음식 냄새.”

    “하하. 아까 누가 밥 먹었나 보다. 그보다 아침은? 먹었어?”

    “먹었지. 시간이 몇신데. 아, 맞아.”

    유지훈은 박 변호사를 봤고, 그는 조대웅의 앞에 종이백을 내려놨다.

    “지훈이가 직접 산 겁니다, 조 실장.”

    “응. 내가 이거 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문도 안 연 곳 찾아가서 어?”

    “하하. 고마워. 잘 먹을게.”

    종이백에서 음식을 꺼낸 조대웅이 살짝 멈칫한다.

    “스테이크랑 파스타네…….”

    “응! 삼촌 그거 자주 먹잖아.”

    아니다. 유지훈이 좋아하기에 먹는 것이었다.

    그의 음식 취향은 일식과 한식.

    ‘뭐. 모를 수도 있지. 지훈이는 아직 어리잖…… 어?’

    조대웅은 순간 혼란스러워했다. 여태껏 단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 형사 새끼 때문이구나!’

    방금 전 마음을 뒤흔들었던 종혁. 그때 의심의 씨앗이 심어진 게 분명했다.

    혀가 날카롭다 못해 지독했다.

    조대웅은 이를 악물며 얼른 스테이크를 잘라 입에 가져갔다.

    이 의심을 씨앗을 죽여 버리고자.

    “음. 맛있네.”

    ‘차다.’

    온도에 특히 민감한 스테이크와 파스타. 스테이크는 차가워서 질겨졌고, 파스타는 떡이 져 먹기가 힘들다.

    하지만 조대웅은 애써 외면하며 씹어 삼켰다.

    “어때? 맛있어?”

    “그래, 맛있다. 그러니 회장님께 말씀드려.”

    “응?”

    “내 입이 열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움찔!

    “……아하하! 그렇지? 그렇다니까?! 난 삼촌을 믿는데, 아빠가 굳이 확인해 보라고 하더라니까?”

    “회장님은 좀 어떠셔?”

    “몰라. 실장 삼촌이랑 막 어려운 말이나 하고.”

    “그런 걸 귀담아들어야 한다니까. 지훈아, 넌 회장님의 유일한 후계자야. 지금부터…….”

    “아, 씨발! 이런 구린 곳에 있으면서도 잔소리야?”

    움찔!

    “지훈아.”

    “……하아. 알았어. 귀담아들으면 되잖아. 됐지?”

    “그래. 유학 가면 본격적으로 공부도 좀 하고. 내가 옆에서 도와주지 못하니까…….”

    “아, 그거? 박 변이 돕기로 했는데?”

    “응?”

    조대웅의 시선이 박 변호사에게로 향한다.

    “박 변 당신은 유학 준비를 돕는 것만 하기로…….”

    “크흠. 그렇게 됐습니다, 조 실장.”

    ‘어쩌겠어. 당신이 여기에 있는데! 걱정 마. 앞으로 지훈이는 내가 케어할 테니까!’

    말은 하지 않았어도 절절히 전해지는 박 변호사의 속마음.

    조대웅이 흔들리는 눈으로 유지훈을 본다.

    “넌 괜찮겠어? 불편하지 않겠어?”

    “괜찮지 않을 게 있겠어? 어차피 내 수발이나 드는 건데? 삼촌보다는 못할 테지만 어쩌겠어. 참아야지.”

    ‘수발…….’

    유지훈이 철이 없다는 건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왜 오늘따라 이렇게 거슬리는 걸까.

    조대웅은 애써 웃었다.

    “하하. 그래. 불편해도 좀만 참아. 얼른 출소해서 네 곁으로 갈 테니까.”

    “응. 알았어. 하아암.”

    조대웅에게 들어야 할 말을 들어서 그런지 갑자기 졸음이 밀려온다.

    “어이구. 오늘 일찍 일어났나 보구나?”

    “좀. 박 변이 새벽부터 깨워서.”

    움찔!

    “그, 그래? 피곤하겠다. 얼른 가 봐.”

    “아, 진짜? 알았어. 갈게.”

    망설임도 없이 몸을 일으킨 유지훈은 몸을 돌리다 잠시 멈춰 섰다.

    “삼촌.”

    “응?”

    “믿는다.”

    “……그래.”

    “음식 맛있게 먹고. 샴푸 잘 써. 가자, 박 변.”

    “그래, 가자. 지훈아.”

    지훈의 어깨를 감싼 박 변호사는 뒤를 돌아보며 입술을 비틀었고, 조대웅은 들었던 나이프를 내려놓으며 천장을 바라봤다.

    ‘역시 그랬구나.’

    역시 유태훈 회장이 보낸 거다.

    하지만 조대웅은 빈말이라도 삼촌이 걱정되어서 와 봤다고 말해 줄 줄 알았다.

    그게 유지훈이지만, 자신이 사랑한 유지훈이지만 솔직히 실망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의기양양했던 박 변호사의 모습.

    몸을 일으킨 조대웅은 접견실을 나서 교도관을 찾았다.

    “전화 한 통 써도 되겠습니까?”

    아무래도 부하 직원들에게 연락을 해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냥 내 우려겠지. 괜찮을 거야. 아무 일도 없을 거야.’

    조대웅은 입술을 깨물었다.

    한편 구치소 밖.

    -그런 걸 물어보더라고요.

    “표정은 어땠습니까?”

    -우중충해지던데요?

    “그래요…….”

    종혁의 입술이 비틀린다.

    “감사합니다. 힘든 일이셨을 텐데 수고하셨습니다.”

    -어이구, 뭘요. 덕분에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를 좋은 곳에서 보낼 수 있게 됐는데요. 앞으로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되십쇼.”

    전화를 끊은 종혁이 기지개를 켠다.

    “이거 일이 재밌게 됐네.”

    아무래도 박 변호사와 유지훈이 조대웅의 속을 제대로 뒤집은 것 같다.

    어르고 달래도 시원찮을 판에 말이다.

    “이럼 다음 스텝을 밟아야지.”

    불신의 씨앗을 심었으니 싹을 틔울 차례다.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예, 권 이사. 매입에 들어가세요.”

    시장에 나와 있는 계림그룹의 모든 주식들.

    “한도는 없습니다.”

    -네!

    전화를 끊은 종혁은 콧노래를 부르며 차를 출발시켰다.

    * * *

    스타쉽, 루멘, 존&존슨. 연합 발표! 한국 시장 공략 천명!

    대형 사모펀드들이 한국을 노린다!

    첫 타깃은 계림그룹? 요동치는 주가!

    “마, 막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지 중요하지 않다. 일단 가용한 모든 자금을 동원해서라도 공세를 막아야 했다.

    “옙!”

    유태훈 회장은 다급히 뛰어나가는 비서실장을 보며 다급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래요, 김 행장. 나 유 회장입니다.”

    그는 자신이 아는 모든 인맥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편 그 시각 서울 구치소.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조대웅이 전화기를 붙들며 소리친다.

    “똑바로 말해! 뭐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다고?”

    -세 곳의 사모펀드가 연합해 주식을 무차별로 매입하고 있다고요! 지금 주가가 미친 듯 날뛰고 있습니다!

    쿠웅!

    ‘적대적 M&A……. 왜?!’

    사모펀드가 어떤 놈들이던가.

    돈에 미친 괴물이다. 먹다 흘린 파이의 부스러기조차도 다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귀들.

    그런 괴물들이 연합을 한다? 그것도 믿기지 않은데, 세 곳 사모펀드의 회장들이 서로 식사를 한 지 고작 한 달도 못 되어 공세가 시작됐다.

    ‘일부러다! 리스트는 일부러 흘린 거였어!’

    아무도 덤비지 말라고, 자신들이 짠 판에 그 누구도 숟가락을 올리지 말라고 경고를 한 것이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로 인해 촉발된 세계 경제 위기.

    아직도 세계는, 돈 있는 자들은 그 피해를 다 수습하지 못한 상황이니 쉬이 끼어들지 못한 채 손가락만 빨게 될 터.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화이트 나이트, 계림그룹의 지분을 쥔 국민연금공단 등을 비롯한 백기사들도 제 몫을 해내지 못할 수 있었다.

    ‘외통수다!’

    그것도 지독한 외통수.

    어떻게 막아 낸다고 해도 계림그룹은 바람 앞의 촛불 수준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나는?”

    -실장님?

    “아냐. 알았어. 끊어.”

    조대웅은 다리를 덜덜 떨기 시작했다.

    * * *

    “쿡.”

    경찰 본청의 홍보실.

    컴퓨터로 계림그룹의 주식 현황을 살피던 종혁이 웃음을 흘린다.

    ‘난리 났네.’

    공세가 시작된 지 겨우 나흘이 지났을 뿐인데, 세 곳의 사모펀드가 확보한 계림그룹의 주식은 상당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유태훈 회장의 지분율을 앞서는 것도 시간문제.

    “뭐가 그렇게 즐거우세요?”

    “응? 별거 아냐. 왜?”

    “아닙니다. 부장님이 계시니 사무실 분위기가 안정이 돼서요. 다신 징계받지 마세요.”

    “그게 내 맘처럼 되냐?”

    피식 웃은 종혁은 전화기와 키보드를 붙든 채 열심히 일하는 부서원들을 주욱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팀장님.”

    “예, 부장님!”

    종혁의 부름에 다급히 다가온 콘텐츠 제작 및 관리팀의 팀장.

    “대한태권도협회 아시죠?”

    “네, 당연하죠.”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특수법인인 대한체육회의 회원 단체 중 하나인 대한태권도협회.

    작년 하계올림픽에서 무려 금메달을 4개나 따내며 주가를 올린 단체다.

    “1년이나 지나긴 했지만 아직도 인기가 제법이니, 그쪽과 조인을 해서 새해 기념으로 경찰태권도대회를 개최하면 어떨까 싶거든요?”

    그동안 여러 경찰 행사에서 유도 쪽에 힘을 실어줘서 그런지 태권도 쪽에서 슬그머니 불만이 나오고 있었다. 달래 줄 필요가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바로 기획서 써서 올리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그런데…….”

    “예?”

    “힘내십시오. 그놈들도 지금 천벌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네? 아하하. 네.”

    그가 물러나자 다시금 웃은 종혁은 여론 조사 및 관리팀의 팀장을 부르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지이잉!

    “예. 최종혁 총경…….”

    -접니다, 부장님.

    “……호오?”

    조대웅이다.

    종혁은 눈이 의미심장한 빛을 내뿜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의 표정이 심드렁해진다.

    “무슨 일로 전화하신지 알겠는데…… 글쎄요. 갑자기 이런 말이 떠오르네요. 지나간 버스에 손 흔들기.”

    적대적 M&A가 끝나면 그동안 유태훈 회장이 저지른 모든 비리와 범죄 증거, 이를테면 탈세 같은 걸 찾아내 고발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유태훈도 더 이상 유지훈을 보호하지 못할 터. 앞으로의 일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이런 종혁의 말에 조대웅은 이를 악물었다.

    -부장님, 난 유태훈 회장의 측근입니다. 내가 아는 약점이 이것밖에 없는 줄 아십니까?

    “뭐요?”

    ‘갑자기? 왜?’

    제 목숨을 챙기려는 걸 넘어 주인을 물어뜯으려 한다.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없는 종혁은 멍하니 핸드폰을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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