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595화 (595/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595화>

-어젯밤, 온수동의 한 폐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겨울이라서 그런가? 화재가 많이 발생하네.”

어느덧 입동을 넘어선 지도 일주일.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하는 겨울이었다.

가을과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화재.

물에 젖은 머리를 털며 뉴스를 시청하던 종혁은 혀를 찼다.

용산구 온수동의 일진 무리의 아지트로 쓰이던 폐건물. 그들이 불을 피우다 화재가 난 걸로 추정되고 있다.

-다음 뉴스입니다.

“흠. 그런데 이 양반은 왜 이렇게 연락이 없는 거야?”

정현식과 플러이.

그날 이후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걸 물어볼 수도 없고…… 에휴.”

다음 뉴스의 머리말을 가만히 지켜보던 종혁은 녹색채소 음료를 단숨에 입안에 털어 넣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그때였다.

지이잉! 지이잉!

“예, 최종혁입니다.”

-최.

“이고르?”

정혁빌딩의 경비원으로 위장 취직해 있는 SVR의 요원, 이고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손님이요?”

어리둥절해하던 종혁은 손님 정체를 듣고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정혁빌딩의 1층 카페.

“죄송합니다!”

딸랑!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허리를 숙이는 중년인.

종혁은 모이는 시선들에 이번엔 재밌다는 듯 웃었다.

‘웃긴 놈이네, 이거.’

사과를 하러 와 놓고 수작을 부리는 이놈이 바로 자신이 플러이를 다독이던 사진을 찍은 그 파파라치, 아니 인터넷 삼류 언론사의 기자다.

덥수룩한 머리에 기스가 많은 뿔테 안경, 겨울이라는 걸 자랑하듯 항공점퍼에 카고 건빵바지.

누가 봐도 삼류 언론사의 삼류 기자의 모습이다.

사람들은 이런 추레한 모습이 기자의 이미지라고 오해들을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기자도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다. 첫인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특종을 위해 오랫동안 잠복을 하게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보통은 이런 차림으로는 다니지 않는다.

이런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건 기자들 중에서도 한 부류. 배운 것 제대로 없고 눈치도 없는 막 나가는 놈들, 일명 기레기 중에서도 삼류 기레기뿐이다.

종혁은 그의 맞은편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고, 기자는 다시 허리를 숙였다.

“제가 정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발 한번만 봐주시면…….”

“닥치고.”

종혁은 손가락을 까딱였다.

“예?”

“카메라, 핸드폰, 메모리 다 내놓으라고요. 거기 숨기고 있는 녹음기랑 여기 숨기고 있는 캠코더도.”

움찔!

“노, 녹음기라니요!”

피식 웃은 종혁은 테이블에 올려놓은 기자의 가방을 향해 손을 뻗었다.

“엇?!”

기자는 다급히 가방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종혁의 손이 먼저였다.

지이익!

그리고 드러나는 캠코더.

“이래도 아니라고?”

종혁의 차가운 눈빛에 파파라치의 얼굴에 땀이 솟는다.

“아하하. 그, 그게…….”

“지랄 말고 내놔라.”

“……빌어먹을.”

고개를 푹 숙인 기자는 상의 앞섬에 꽂아 넣었던 볼펜을 넘겨주었다.

“이야. 진짜 재밌는 새끼네.”

볼펜형 녹음기를 확인한 종혁은 혀를 내둘렀다.

고소장에 반발해 엿을 먹이려고 온 거다. 이쪽이 아주 약간이라도 위협적인 말을 하면 그대로 기사로 쓰기 위해서 말이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윤아 삼촌, 최종혁 총경. 경찰이 이래도 되나? 따위의 제목으로 기사를 썼겠지.’

멍청하다고 해야 할지 근성이 좋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사람 잘못 건드린 거다.

“왜? 어차피 엿 먹게 된 거 나한테 한 방 먹이려고 그랬어? 아니면 그걸로 합의하려고 그랬어?”

“죄, 죄송…….”

“아가리 싸물어. 찢어 버리기 전에.”

종혁은 카메라에 찍힌 사진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연예인을 비롯해 웬 일반인들까지 찍혀 있었다.

“근성이다, 근성이야.”

그러다 이내 자신의 사진을 발견한 종혁은 잠시 손을 멈췄다.

자신이 식당에서 밥을 먹는 모습, 담배를 피우는 모습,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모습.

최근 자신의 모습을 전부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갖 사진이 찍혀 있었다.

“진짜 근성이네. 이 새끼…… 하하?”

빠득!

어떤 사진을 발견하고 이를 간 종혁은 손가락을 아래로 까딱였다.

“예?”

“대가리 박아.”

“……무, 무슨?”

터엉!

카메라를 거칠게 내려놓은 종혁은 액정에 뜬 사진, 플러이가 집을 나서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가리키며 이를 드러냈다.

이놈은 플러이까지 걸고넘어지려고 했던 거다.

“안 해? 본청 취조실에 가서 이야기할까? 어?!”

“겨, 경찰이 기자에게 이래도…….”

“그래. 가자, 씨발아. 내가 스토킹 혐의까지 씌워 줄게.”

종혁은 그의 멱살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고, 하얗게 질린 기자는 다급히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엉덩이를 치켜세웠다.

“끄윽! 윽!”

“……후우.”

‘씹새끼.’

혀를 찬 종혁은 다시 사진을 살폈다.

사진들은 뒤로 갈수록 더욱 가관이었다.

플러이가 장을 보고 오는 사진, 동사무소에 들어가는 사진, 과일 가게 앞에서 가게 주인과 웃으며 이야기 나누는 사진, 정현식과 끌어안는 사진 등 플러이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찍었다.

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에 불과하지만, 이놈은 이 사진들에 악의적인 글귀를 더하여 플러이를 지옥으로 내몰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 화가 솟구치던 종혁은 그 이후의 사진을 보곤 아찔해지는 눈가를 비볐다. 사진의 대상이 정현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대체 정현식은 왜 찍은 것일까.

주로 맥이 빠진 얼굴 위주로 찍은 사진들.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야 단순히 피로해서 그런가보다 라고 생각할 테지만, 그런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소설 쓰기 딱 좋은 모습이다.

그뿐만 아니라 종혁이 자신이 현식과 만나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찍혀 있다.

“정말 지랄이네…… 응?”

이후로도 사진을 넘기다 하나의 사진을 발견한 종혁은 미간을 좁혔다.

“야, 이건 뭐냐?”

종혁의 두 눈이 혼란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 * *

코끝으로 매쾌한 냄새가 퍼지자 눈을 뜬 현식은 깨달았다.

사방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작은 방.

‘꿈이구나.’

또 그곳이다.

‘난 곧 일어나겠지.’

그리고 엄마를 찾을 거다.

정말 현식의 예언처럼 작은 현식의 몸이 비척거리며 일어나 입술을 달싹인다.

“어, 엄마. 엄마, 어디 있어.”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듯 졸린 목소리.

고작 열네 살, 작은 현식이 울먹이며 엄마를 찾아 문을 열고 나간다.

‘아, 뜨거.’

“아, 뜨거!”

잠에 취해 문손잡이가 달아오른 것도 모른 채 잡아 돌렸던 작은 현식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또 그제야 자신이 불 속에 있음을 깨닫고 하얗게 질린다.

“엄마! 엄마-! 콜록! 아악!”

뜨겁다. 꿈속임에도 미친 듯 뜨겁다.

그에 작은 현식은 다급히 안방의 문을 연다.

푸화악!

문이 열림과 동시에 그를 덮치는 불의 혀.

“아악! 엄마! 엄마-!”

일하는 식당에서 오늘 회식을 하기로 하였기에 늦게 오기로 한 어머니. 그걸 뒤늦게 떠올린 현식은 그제야 현관문을 박차고 바깥으로 뛰쳐나간다.

그러면 안 되는데.

그랬으면 안 되는데…….

‘저기 있잖아! 개새끼야! 저기!’

안방 한구석 돌돌 말린 이불.

그러나 현식의 시선은 속절없이 건물 밖으로 향하는 계단을 비춘다.

“현식아!”

혼이 나간 현식을 불러 세우는 다급한 목소리. 작은 현식이 고개를 돌리다 깜짝 놀란다.

집 담벼락 앞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놀라 뛰어온다.

“너, 너 괜찮니?! 어디 다친 곳은 없어? 아이고, 얘 다친 것 좀 봐!”

“혀, 현식아! 왜 너 혼자 나와! 네 엄마는!”

“어, 엄마는 오늘 늦게 오시기로 했어요.”

몰려든 사람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그, 그럼 현지는?”

“현지…… 요?”

“그래, 현지. 네 여동생!”

쿵!

그때처럼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매일 이 꿈을 꿀 때마다 몸속의 피가 모두 빠져나간다.

“아, 안 돼!”

하얗게 질린 다급히 다시 2층으로 달려간다.

“안 된다! 현식아! 아이고, 이놈아!”

“아이고, 이걸 어째! 이걸 어째! 씨발! 소방차는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뒤에서 무어라 소리치지만 현식의 귀엔 들리지 않는다.

‘더 빨리! 더 빨리!’

다급히 2층으로 달려간 현식이 불타오르는 현관문 안으로 뛰어 들어갈 때였다.

꽈아아앙!

그의 코앞에서 무너져 내린 현관문에 현식이 엉덩방아를 찧는다. 공포에 질려 온몸이 굳는다.

‘그래도 들어가! 괜찮으니까 들어가라고, 새끼야!’

“오, 오빠? 어디 있어! 엄마! 오빠!”

“혀, 현지야! 아악!”

뜨겁다.

바지 끝에 달라붙은 불길이 혀를 넘실거리며 다리를 타고 올라온다.

“오, 오빠! 뜨거워! 으아아아앙!”

“오, 오빠 여기 있어! 오빠가 지금 들어갈 테니까-!”

‘들어가! 그딴 말 할 시간에 들어가라고!’

조금, 1초만 더 지체해도 늦는다. 지금 들어가야 한다.

‘제발! 제발-!’

“오빠! 어디 있어! 현지, 뜨거워! 아아아아앙!”

“현지야…….”

꽈아아앙!

현관문 안으로 몸을 날리려던 현식은 몸이 뒤로 날아가는 충격과 함께 껌껌해지는 정신에 오늘도 심장을 잡고 무너져 내렸다.

“허억?!”

“오, 오빠! 괜찮아?”

오빠란 소리에 다급히 고개를 돌렸던 현식은 하얗게 질린 플러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악몽?”

“……씻을게.”

플러이의 어깨를 두드리며 화장실로 들어간 현식은 차가운 물을 틀었다.

쏴아아아아아!

몽롱한 정신을 흔들어 깨우는 얼음장 같은 물.

온몸에 소름이 돋고,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현식은 레버를 온수로 돌리지 않았다. 이 꿈을 꾼 날에는 온수로 샤워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지근한 물이 닿기만 해도 치솟는 열통.

온몸이 불에 타는 듯한 끔찍한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다.

바닥에 엉덩이를 붙인 현식은 화상으로 우둘투둘한 정강이를 꽉 붙잡으며 묵묵히 샤워기의 물을 받아들였다.

몸이 식어 버릴 때까지, 완전히 얼어붙어 버릴 때까지 그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 * *

하늘이 어스름해지는 오후.

우르르!

출동을 마치고 돌아온 소방차에서 소방관들이 맥 빠진 얼굴로 내린다.

소방모를 벗자마자 풀풀 풍기는 탄내.

“겨울은 겨울이네.”

“오늘은 진짜 뭔 날인가? 뭔 놈의 출동이 3번 연속으로 걸려?”

“어우. 라면은 다 불었겠죠?”

“4시간이 지났는데 안 불었겠냐?”

그렇지만 그마저도 간절할 정도로 배가 고픈 그들.

그러나 그들은 곧바로 식당으로 가지 않고, 방금 전 화재 진압에 쓴 장구류와 소방호스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또 언제 화재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이후에야 식당에서 다 불다 못해 차갑게 식어 버린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때우는 그들.

곧 있으면 저녁 시간이지만 그래도 입안으로 우겨넣는다. 그건 현식도 마찬가지다.

그런 다음 그들은 식후땡을 위해 소방서 뒤쪽으로 향한다.

옛날에야 소방서 앞에서 자주 피웠지만, 요새는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그럴 수가 없다.

“야, 이 쉬키야!”

담뱃불에 불을 붙이던 현식은 콧김을 씩씩 뿜으며 다가오는 이근수에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숙였다.

그와 동시에 그의 머리로 떨어지는 꿀밤.

“윽! 아픕니다, 형님.”

“이건 아프냐! 어?! 이건 아파?! 너 또 앞서서 들어갔다며! 너 진짜 어쩌려고 그래!”

“마지막 출동은 별거 아니었어요.”

집 앞마당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걸 누가 오해해서 신고를 한 것뿐이었다.

“누가 그걸 말해! 너 제수씨는 어쩌려고 그러는데! 너 하나 믿고 이 먼 한국까지 온 제수씨는! 거기다 덜컥 애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너 진짜 안 되겠다. 너 그냥…….”

지이잉! 지이잉!

“형님, 잠시만요. 전화 와서요. 예, 정현식입니다. 누구십…… 예? 흐음. 예, 알겠습니다. 지금 나가겠습니다. 형님 저 손님이 와서 잠시만요.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야! 야-!”

다급히 뛰쳐나온 현식은 소방서 앞을 서성이는 왜소한 체격의 중년인을 향해 다가갔다.

“저 혹시 방금 전화 주신…….”

“아, 정현식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변호사 이준영입니다. 정현식 씨의 아버님,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신 아버님에 대한 새로운 보상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러 왔습니다.”

현식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이준영 변호사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해가 완전히 저문 저녁.

이근수는 사무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식을 보며 몸을 일으켰다.

“형님, 그 이야기 뭔지 아는데 나중에 이야기해요. 오늘은 정신이 없네요.”

“……아까 만난 사람과 무슨 일 있었어?”

“보고서 작성할게요.”

자신의 자리에 앉은 현식은 컴퓨터를 켜며 생각에 잠겼다.

‘보상을 받는다라…….’

억울한 누명 쓰고 잡혀가 8년이나 옥살이를 한 아버지.

아버지는 자신이 옥살이를 하는 사이 딸이 사고로 죽고, 우울증에 빠진 아내마저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술에 의존하며 살다가 그 또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렇게 현식은 세상에 홀로 남겨지게 됐다.

그러다 어느 날, 한 젊은 경찰이 이 사건을 파고들었고, 새로운 DNA 증거가 나와 진범이 잡힘으로써 아버지의 누명이 벗겨지게 됐다.

그날 현식은 울고 또 울었다. 그리고 잊었다.

보상을 생각해 본 건 아니지만, 어려울 거란 어느 변호사의 말을 듣고 포기했었다.

옆에 아무도 남지 않은 상황에 더 이상 싸울 기력도 없었거니와, 그 어떤 보상도 의미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뭐해, 인마. 안 가?”

“아.”

우글우글.

“수고하셨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오늘은 무사하십쇼!”

현식은 어느새 옷을 갈아입고 퇴근하는 동료들을 보곤 눈을 빛내며 몸을 일으켰다.

“저도 이만 가 볼게요.”

“그래. 내가 아까 한 말은 너무 걱정돼서 한 말이니까 잊고. 그래도 몸은 좀 사리자. 제수씨 생각해야지.”

“예. 형님도 이만 퇴근하세요.”

씁쓸히 웃으며 차로 향하는 현식.

“응, 플러이. 이제 퇴근했어. 그런데 회식이라서 좀 늦을 것 같아. 응. 조금만 마시고 들어갈게. 그래, 나도 사랑해.”

전화를 끊은 현식은 차를 몰아 며칠 전 들렀던 폐건물 앞에 멈춰 섰다.

화재가 발생한 듯 새까맣게 타 버린 폐건물.

“후우.”

멍하니 그 폐건물을 바라보던 건물 입구에 쳐진 폴리스라인을 넘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찰칵! 치이익!

폐건물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골목 안.

라이터불이 담배를 달구며 종혁의 얼굴이 드러난다.

종혁은 불타 버린 폐건물 입구를, 오늘 아침 뉴스로 뜬 그 폐건물 안으로 들어간 현식을 떠올리며 미간을 좁혔다.

“현식 씨가 여긴 또 왜…….”

불이 나기 며칠 전 이곳에 들렀던 현식.

그리고 불이 난 오늘도 들른 현식.

그의 머릿속이 엉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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