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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506화 (506/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506화>

-봄에 친구들이랑 케니스코 저수지에 놀러 갔다가 저녁 늦게 돌아올 때 봤어요. 거기까지 차를 끌고 들어오는 사람은 없어서 분명히 기억해요.

왠지 신경 쓰였던 장소, 케니스코 저수지.

달빛조차 제대로 비추지 않는 어두운 밤, 도로를 따라 발랄라의 명물 케니스코 댐으로 향하던 종혁은 높다란 나무들로 가득한 숲이 나오자 차를 멈춰 세웠다.

‘여기서부터 케니스코 댐까지 약 2킬로미터.’

케니스코 댐 위를 가로지르는 도로의 진입로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걸리지 않았던 로건.

즉, 이 2킬로미터 사이에 놈이 사라질 수 있는 어떤 곳, 피해자들을 살해한 장소로 향하는 길이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소리다.

종혁은 흥분한 벤과 드롭을 보며 입을 열었다.

“개미 새끼 한 마리가 지나갈 법한 작은 길조차 놓치지 맙시다.”

“오케이.”

“걱정 마.”

탁! 탁!

손전등을 들고 차에서 내린 그들에게 숲의 상쾌한 바람이 불어온다.

‘여기란 말이지. 여기에 있단 말이지?’

아직 확실한 게 아님에도 맞다는 듯 외치는 촉.

주먹을 쥔 종혁은 모든 긴장을 끌어올리며 걸음을 내디디며 양옆을 자세히 살폈다.

숲. 어딜 봐도 숲.

그들은 굼벵이가 기어가는 것보다 더 느리게 나아갔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최!”

20미터 앞서 걷던 벤이 크게 외치자 종혁과 드롭이 반사적으로 땅을 박찬다.

“뭔데요?!”

“여기 봐. 여기 좀 이상하지 않아?”

“……그러네요. 확실히.”

우거진 수풀 사이를 더욱 꼼꼼이 메우고 있는 나뭇잎이 무성하게 달린 나뭇가지들.

생각 없이 걸었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광경이었다.

그러나 유심히 살피자 그것이 인위적으로 놓인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그 너머를 손전등으로 비췄다가 낯빛을 굳혔다.

“저거…… 바큇자국 맞지?”

수풀 뒤쪽 흙바닥에 난 두 줄의 바큇자국.

희미하게 보이는 바큇자국이 그 안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가 보죠.”

수풀 더미를 뛰어넘은 그들은 바큇자국을 따라 걷기 시작했고, 곧 발견할 수 있었다.

방치된 지 오래된 듯한 아담한 사이즈의 폐가를.

서로를 본 그들은 총을 빼 들며 조심스럽게 폐가를 감쌌다. 드롭은 폐가 뒤편으로. 종혁과 벤은 정문으로.

정문 앞에 선 종혁은 입술을 비틀었다.

‘폐가인데 문이 새 거네?’

금방 허물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건물인데, 문만 새로 단 지 얼마 안 된 듯 때가 덜 타 있다.

그것도 모자라 녹이 얼마 슬지 않은 자물쇠가 다섯 개나 달려 있다.

벤과 눈빛을 나눈 종혁은 진심을 다해 문을 걷어찼다.

“흐읍!”

꽈아앙!

마치 폭탄이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자물쇠들이 모조리 박살 나며 안으로 날아가는 문.

그와 동시에 안으로 진입한 종혁과 벤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곰팡이가 피고 이곳저곳이 썩어 바스라진 바닥 한 곳에 쌓여 있는 분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구토의 흔적.

벽에 고정된 개목걸이가 있고, 강제로 뜯긴 듯한 여성의 속옷들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다.

그리고…….

“이거…….”

폐가 한구석에 자리한 다 썩어 가는 소파 위에 놓인 약통.

여기다. 이곳이 놈이 피해자들을, 그 어린 소녀들을 유린하고 살해한 장소다.

빠드드드득!

그들은 머릿속을 하얗게 태우는 분노에 잠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후우. 후…….”

종혁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 낼 것 같은 얼굴로 핸드폰을 들었다.

-최?

“네, 보니. 발견한 것 같습니다. 놈이 피해자들을 죽인 장소를.”

-……?!

위치를 말하고 전화를 끊은 종혁은 끝내 견디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고 마는 벤을 일견하며 약통이 굴러다니는 소파로 다가갔다.

아니, 그러다 무언가를 발견한 종혁은 발걸음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소파처럼 다 썩어 가는 나무 위에 널브러진, 정확히는 거기에 놓인 다양한 색의 머리카락이 가지런히 붙어 있는 가죽끈을 본 탓이었다.

“이, 이건?”

이 가죽끈, 본 적 있다.

로건 그놈의 차키가 달려 있던 열쇠고리.

보니가 놈의 소지품을 압수할 때 언뜻 스쳐 지나가듯 봤던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이 개새끼-!”

종혁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한편 종혁의 차가 세워진 도로로 한 대의 승합차가 들어선다.

“집을 그냥 불태우면 된다고요?”

“그래. 알려 준 곳으로 가서 휘발유 뿌리고, 라이터 던지고. 원숭이에게 시켜도 해낼 수 있는 일이지.”

그런데 이 일에 걸린 돈이 무려 3만 달러다.

‘또 재판에 불리해질 어떤 증거를 없애라는 거겠지.’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사십대 사내는 신경을 껐다.

“네 몫은 5천 달러다.”

“오오오! 당분간 왕처럼 지낼 수 있겠는데요? 흐흐흐. 응?”

운전석에 앉아 있던 이십대 후반의 사내가 갓길에 세워진 포르쉐 카이엔을 보곤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런 곳에 저런 비싼 차가 왜……. 아, 은밀히 데이트를 해야 하는 분들인가 보네. 크큭. 빌리, 우리 구경 좀 하고 갈까요?”

“그냥 가.”

“네?”

“그냥 가라고.”

차 안에서 움직임이 없다. 왠지 느낌이 안 좋았다.

그렇게 나아가던 그들은 저 멀리 숲 안쪽으로 향하는 불빛들을 발견하곤 눈을 부릅떴다.

“어? 저, 저기는?”

“세우지 마! 그냥 가!”

“아, 네네!”

중년인은 다급히 핸드폰을 들었다.

“네, 오웬 씨. 아무래도 저희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의뢰는 포기하겠습니다.”

*   *   *

리암 오데아의 저택이 보이는 도로 위.

온갖 기기들이 실린 승합차에 앉은 보니가 입을 떡 벌린다.

털썩!

의자에 주저앉은 보니가 통화가 끊긴 핸드폰을 멍하니 쳐다본다.

“뭐야, 무슨 일인데?”

“차, 찾았대. 찾은 것 같대.”

“뭘…… 뭐?”

눈을 부릅뜨는 보니의 파트너. 곧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한다.

그건 보니도 마찬가지다.

‘고마워, 최. 정말 고마워!’

이 은혜를 대체 어떻게 갚아야 할까.

“아! 이, 이럴 때가 아니지!”

그는 캘리 그레이스에게 감시반을 요청하기 위해 핸드폰을 다시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지이잉!

“누가 이 시간에……!”

하지만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전화가 누군가의 제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혀를 찬 그는 전화를 받았다.

“예, 보니 맥마흔입니다.”

-맥마흔 요원. 나 부지국장이야. 지금 어디지? 아니, 상관없겠지. 오데아 의원을 건드렸다고? 그것도 모자라 감청을 해?

철렁!

보니의 심장이 내려앉는다.

-지금 당장 내 사무실로 올라와. 네 파트너도 함께.

“예?! 아니, 전 지금…….”

-사건을 뺏기기 싫으면 닥치고 와. 난 분명 지금이라고 말했어.

달칵.

끊겨 버린 전화에 당황하던 보니는 다급히 캘리 그레이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보스! 지금 당장 발랄라로 감식반을…….”

-부국장? 미안하지만 나도 올라가는 중이야. 방송국이 FBI가 뉴욕의 하원의원을 감청하는 걸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는군.

“……움직인 거군요.”

리암 오데아 하원의원이 움직인 거다.

쿵!

감청 기계를 후려친 보니와 파트너가 이를 악문다.

“후우.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보니는 몸을 웅크렸다.

“아아아아아악!”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오는 분노와 울화.

발을 동동 구르며 설움을 쏟아 내던 보니는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닦으며 종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미안해.”

너무 미안해서 할 말이 없다.

*   *   *

“예, 감사합니다. 부지국장, 조만간 날 잡아서 필드 한번 돌지요.”

콰작!

저택의 거실, 전화기를 부순 리암 오데아가 옆 소파에 앉아 안절부절못하는 아들 로건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리암 오데아는 방금 전 도착한 오웬 필을 응시했다.

“한국의 경찰 최, 그놈이 하필 거기에 있다는군.”

멍청한 아들이 동양인 소녀들을 강간하고 죽인 그곳에 말이다.

오웬 필은 살짝 놀랐다.

‘협조를 할 줄도 알았어?’

이는 실책이다.

“제거할 수 있겠나?”

“안 됩니다. 그러면 일이 너무 커집니다.”

일개 FBI 요원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종혁은 현재 전 세계 모든 수사기관이 차용하는 수사기법을 창시한 천재, 아니 괴물이다.

그가 비명에 죽는 순간 전 세계에서 성토가 쏟아질 거다.

또 망신을 당한 미국의 정부가 움직이게 될 터.

“……뭐? 뭘 창시해?”

“믿기 힘드시겠지만 진실입니다.”

자신도 이걸 알게 된 후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는지 모른다.

“그가 조금이라도 다치는 순간 의원님 역시 목을 간수하기 힘드실 겁니다.”

로건의 사건에 협조를 하던 와중에 살해를 당했다? 미 정부는 성난 친구들을 달랠 제물로 리암 오데아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또 설령 죽이려고 한들 제때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사람을 모아서 보냈을 때쯤엔 이미 그곳에 있는 증거물들은 FBI에 넘겨진 후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

쩌억!

“악!”

로건의 턱을 후려친 리암 오데아는 이를 악물며 죽일 듯 노려봤다.

“당장 네 방으로 올라가.”

“어, 어떻게 하시게요! 저 좀 살려 주세요, 아버지!”

“당장 올라가지 못해!”

움찔 목을 움츠린 로건은 이내 이를 악물며 자신의 방이 있는 2층으로 향했고, 그런 못마땅한 눈으로 응시하던 리암 오데아는 혀를 찼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쩔 수 있나. 자수를 시켜야지.”

그래야 자신이 여태껏 쌓아 온 커리어와 앞으로의 정치 인생을 지킬 수 있다.

물론 연쇄강간살인마가 아들이기에 정치 인생에 큰 흠집이 남겠지만, 그래도 도망치게 해서 정치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리고 피해자들 유족 앞에서 눈물 좀 흘리며 몇 대 맞을 테니까…… 아, 이건 보좌관에게 시켜야겠군. 미안하네.”

“아닙니다. 힘든 결단을 하셨습니다.”

“결단은 무슨.”

대선만 아니었다면 이대로 사건을 묻었을 거다.

아무리 못났어도 아들은 아들. 어느 아비가 아들이 괴로운 일을 당하는 걸 지켜만 볼까.

하지만 지금은 보내야 했다.

‘다만 사건은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겠지.’

최대한 죄를 줄여야 했다. 그래야 대선 때문에 요동치고 있는 정국이 가라앉았을 때 가석방으로 빼낼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피해자의 유족들을 진정시키며 대중들에게 자신이 정직한 사람이라고 어필할 필요가 있었다.

그게 바로 참회의 눈물이었다.

일명 악어의 눈물.

“저 못난 놈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인지…….”

“술 한잔하시겠습니까?”

“그러지. 로얄샬루트 52년산이 있는데 마실 텐가?”

“좋은 술은 언제나 환영이죠. 하하.”

그들은 미니바로 향했다.

한편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자수…….”

철렁 로건의 심장이 내려앉는다.

‘나, 날 FBI에 넘긴다고?’

아버지가 아들을 직접.

배신이다. 이건 배신이다.

순간 주저앉을 뻔한 로건은 이를 악물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놈의 정치 인생 때문에 아들을 팔아넘긴다고? 원래부터 그런 사람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아들을…….”

정치란 게 대체 뭐기에 그러는 걸까.

쿵!

방문을 닫은 로건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하…… 후우. 그래, 당신이 먼저 배신한 거야.”

컴퓨터를 켠 그는 페이탈북에 하나의 비밀글을 올렸다.

아버지, 고마워요. 아버지 말처럼 숨어서 잘 살게요 :)

아버지 리암 오데아에게 엄청난 타격이 될 말.

지금쯤 자고 있을 친구에게 내일 아침에 페이탈북을 보라는 문자를 남긴 그는 핸드폰을 침대에 던져 버리곤 지갑을 챙겨 창문을 열었다.

드르륵!

“아, 이것도 챙겨야지.”

트로피인 열쇠고리를 챙긴 그는 창밖으로 기어 나가 지붕을 타고 뒷마당으로 넘어갔다.

그러며 집을 돌아봤다.

다신 오지 않을 집.

“흥.”

로건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   *

뻐엉!

나무를 걷어찬 종혁이 씩씩거린다.

피해자들의 머리카락을 모아 만든 열쇠고리.

그것이 놈의 트로피였다.

그걸 눈앞에서 봤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실책도 이런 실책이 있을까.

“조금만 더 유심히 살펴봤으면 곧바로 구속이었는데……!”

종혁은 빼도 박도 못할 증거가 눈앞에 있었음에도 알아차리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했다.

띠리링! 띠리링!

“예, 최종혁입…….”

-최,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최. 네가 이렇게까지 노력을 해 줬는데…….

“보니? 잠깐만요. 진정해 봐요. 무슨 일이에요?”

-부지국장이 불렀어. 오데아 의원 집 앞에서 철수하라고.

“……리암 오데아 의원이 움직인 거군요.”

타이밍이 참 공교롭다.

-아마…… 다른 부서로 사건이 넘어가게 될 거야.

여론을 잠재우려면 FBI는 시민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특별수사팀을 조직해야 된다.

아마 그 팀의 팀장은 리암 오데아의 손길이 닿은 사람이 맡게 될 터.

그러면 이번에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로건 오데아를 입건시킨들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보니와 그의 파트너는 징계는 기본이고, 말도 안 되는 일을 트집 삼아서라도 좌천시키려 할지도 몰랐다.

“하, 씨발…….”

꽈드득!

종혁의 주먹이 기괴한 소리를 내며 쥐어진다.

‘진짜 지랄 맞다. 지랄 맞아.’

-미안해. 미안해, 최…… 흐윽!

울컥!

“미안하긴 뭘 미안합니까! 보니가 잘못한 게 뭐 있다고!”

잘못한 게 있다면 범인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뛴 것뿐이다. 자기 목을 걸어가며 어떻게든 잡으려 발악한 것뿐이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미안해하지 말라고요! 씨발-!”

악을 지른 종혁은 씩씩거리며 담배를 물었다.

“아나, 진짜 지랄 염병이네.”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이 씨발 것은 눈치도 없이…… 응?”

왜 이런 타이밍이 문자가 온단 말인가.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보았던 종혁은 잠시 손가락을 멈췄다.

그레이스 탐정 사무소에서 온 문자.

-타깃. 도주. 미행 중.

‘도주?’

아리송해하던 종혁의 눈에서 순간 빛이 번뜩인다.

“보니.”

-최, 미안. 내가…….

“보니!”

-으응?

“이 새끼 튀는 중입니다.”

-……뭐?

“로건 오데아가 도주 중이라고요!”

-왜?

그건 종혁 자신도 의문이다.

“아무래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빼돌리려는 게 아닐까요? 이 장소가 발각된 걸 알아차린 거예요.”

감식반을 요청했으니 부지국장이 알았을 수도 있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였다.

-설마 몸을 숨긴 사이에 사건을 조작하려고!?

“그럴지도요.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증거를 조작하거나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짚어씌우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요.”

터무니없는 이야기지만 리암 오데아, 그리고 초대형 로펌 하머&필에겐 그 정도 힘이 있었다.

심지어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마저 그의 손아귀에서 움직인다면 더더욱 손쉬운 일일 터.

-이런 개……! 어, 어디로? 어디로 도주 중인데?

“걱정 마요. 사람 붙여 놨으니까.”

미국, 아니 세계 어딜 가든 놈은 손바닥 안에 있다.

이놈은 언제든 잡을 수 있었다.

그보다는 언제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을 가진 리암 오데아를 무너트려야 한다.

그를 위한 치명적인 무기가 손에 쥐어졌다.

연쇄강간살인범을 도주하게 만든 정치인.

그 알량한 권력도 오늘로 끝이었다.

‘함께 날려 주지, 리암 오데아.’

종혁이 흉악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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