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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481화 (481/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81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린 지미 쿠퍼는 이제 막 주차 라인에서 빠져나오는 차를 발견하곤 얼굴을 구겼다.

어느새 모여든 시선들.

“감샤합니다!”

“어? 어어, 그래. 맛있게 먹어야 한다?”

여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지미 쿠퍼는 아이가 돌아서는 걸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더스틴, 그게 뭐야?”

“아저씨가 주셨셔! 나보고 공쥬님이라고 그랬셔!”

“그랬어?”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는 아이의 모친.

마주 웃어 준 지미 쿠퍼는 혀를 차며 돌아섰다가 이쪽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8단으로 줄 거냐는 그런 눈빛들.

지미는 억지로 웃어야 했다.

“우리 왕자님은 무슨 맛을 원하실까요?”

“왕자답게 모든 맛!”

지미 쿠퍼의 눈살이 꿈틀거렸다.

* * *

“룰루-!”

어느새 어두워진 밤.

예년보다 높은 기온 때문인지, 아니면 오늘은 부유하게 사는 동네 위주로 돌아서인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예비로 빼놓은 아이스크림까지 모두 판매한 지미 쿠퍼가 콧노래를 부른다.

중간에 소득 없이 아이스크림을 낭비하긴 했지만, 그래도 완판을 했다는 것이 너무 기분 좋은 그였다.

비록 몸이 너무 피곤하다 못해 눈이 감기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다 지미 쿠퍼가 돌연 혀를 찬다.

“쯧!”

여자아이를 만지려고 할 때마다 들어왔던 방해.

경적이 울리거나 무언가가 깨지거나 누가 고함을 지르거나.

그래서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접어야 했는데, 그 이후로 방해 같은 게 들어오지 않아서 그는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옆에 놓은 비닐백을 보는 지미 쿠퍼의 입가에 다시 미소가 번진다.

순백의 새하얀 원피스가 있는 비닐백.

지미 쿠퍼는 다시 콧노래를 부르며 집 앞에 차를 주차했다.

“와우. 지미, 트럭 바꿨어요?”

“……하하. 회사에서 교환해 줬어요.”

“정말요? 이 어려운 시기에 큰 결정을 내렸네요.”

“그러니까요. 저야 감사할 뿐이죠. 아, 그런데 어쩌죠? 오늘은 아이스크림을 다 팔아서 드릴 게 없는데…….”

“……말이 좀 웃기네요. 마치 제가 지미의 아이스크림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말하네요?”

“오, 그럴 리가요.”

“그렇죠? 말조심해 줘요. 기분 나쁠 뻔했잖아요. 알았어요. 오늘 수고했어요, 지미.”

콧방귀를 뀐 이웃이 멀어지자 지미 쿠퍼는 얼굴을 구겼다.

“빌어먹을 년.”

주는 것 하나 없이 미운 거지 같은 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저렇게 마녀 같아도 이 동네에 아는 사람들이 많기에 괜히 홀대했다가는 며칠 지나지 않아 천하의 개쌍놈이 되기 때문이다.

혀를 찬 그는 뒤쪽으로 넘어가 본격적인 뒷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끄으으!”

운전대를 든 채 기지개를 켠 그는 다른 손에 들린 비닐백을 보며 음흉한 웃음을 흘린다.

“흐흐. 이걸로 갈아입히면 얼마나 예뻐질까?”

그는 언제 피곤했냐는 듯 경쾌한 걸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다녀왔다!”

우렁차게 외치자마자 바로 부엌으로 가서 음식부터 만드는 그.

오늘도 간단한 요리였기에 얼른 만들어 안쪽의 방으로 향한 그가 문을 연다.

“하하. 아빠 기다리느라 많이 배고팠지? 미안해. 오늘은 일이 많아서 좀 늦게 됐어. 대신 이 아빠가 선물을 준비했거든? 짜잔! 그래 너도 좋지? 얼른 밥 먹고 예쁜 옷으로 갈아입자?”

철그럭.

지미 쿠퍼가 손을 대자마자 쇠사슬이 흔들리는 소리를 내며 쓰러지는 실루엣.

작고 여린 어깨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콰아앙!

“FBI다! 움직이지 마!”

“뭐, 뭐야!”

부웅!

다급히 작은 방에서 뛰어나온 지미 쿠퍼는 얼굴로 날아드는 주먹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 * *

몇 분 전, 지미 쿠퍼의 집이 훤히 보이는 길가에 두 대의 승합차가 선다.

거리를 두고 주차된 차들 중 하나의 차 안에 선 종혁이 방금 전의 일을 떠올리며 이를 간다.

-이게 예쁠까. 저게 예쁠까. 오, 이것도 예쁘다.

키홀더의 감청 장치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 비틀어진 성욕.

악마의 악의.

차를 박차고 뛰어나가 얼굴을 뭉개 버리고 싶은 걸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칙! 타깃이 운전석에서 뭔가를 하는…… 운전대를 뽑았다.

“수신. 나도 보인다.”

보조석에 앉아 운전석에서 운전대를 분리하는 지미 쿠퍼를 쳐다보던 종혁은 몸을 일으켜 뒤로 향했다.

그러자 그의 눈에 들어오는 온갖 기기들과 그 앞에 앉은 요원들. 감청 등 목표를 원활히 감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최첨단 기기들이다.

“음질은 좀 어때요?”

“들어 볼래?”

요원은 한 기기에 달린 버튼을 눌렀고, 이내 곧 스피커를 통해 지미 쿠퍼가 내는 소리들이 전달됐다.

-으흐으응.

마치 바로 옆에서 듣는 듯 생생하게 들리는 콧노래 소리.

그보다 더 대박은 사락사락 옷자락과 비닐봉지가 흔들리는 소리다.

“미쳤네…….”

“흐흐. 이번에 새로 개발된 놈이야. 어때? 죽이지?”

“얼마쯤 해요?”

“글쎄? 왜?”

“한국에 몇 대 보내려고요.”

“응? 이걸 네가? 왜?”

“기부?”

“와우. 역시 돈이 많으면 생각 자체부터 다르네.”

“뒤에 집중해. 타깃이 집 안으로 들어가고 있어.”

입을 다문 종혁이 지미 쿠퍼를 촬영하는 카메라 화면을 응시한다.

“옷을 산 거 보면 곧 목표에게로 향하겠지? 며칠 전엔 속옷도 샀다며.”

“예. 아마 그럴 겁니다.”

-다녀왔다!

“어?”

휙!

종혁과 요원들이 다급히 서로를 본다.

‘미친!’

“여, 열화상! 열화상카메라요!”

“아, 알았어!”

다급히 열화상 모드로 전환되는 카메라.

지미 쿠퍼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카메라에 잡히자 종혁과 요원들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뿐이다.

저 집에서 잡히는 열원은 단 하나뿐이었다.

혹여 애완동물을 키우는 건 아닐까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렸지만, 지미 쿠퍼 외에 열원은 잡히지 않았다.

“이게 무슨…….”

“쉿. 조용.”

요원들을 침묵시킨 종혁은 어느새 감정이 사라진 눈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든 후 그 음식을 든 채 집 안쪽으로 이동하는 지미 쿠퍼.

그가 거실을 벗어나는 순간 모두가 숨을 죽인다.

-철컥! 끼이익! 하하. 아빠, 기다리느라 많이 배고팠지?

“……카메라 좀 잘 조작해 봐! 안 나타나잖아!”

“카메라는 이상 없어! 저기 혹시 냉장창고나 패닉룸 같은 공간인 거 아니야?!”

아니다. 정말 그랬다면 지미 쿠퍼의 열원도 잡히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네크로필리아…….”

시체성애자. 어린 존재에게 성욕을 느끼는 페도필리아가 어떤 이유로 인해 네크로필리아로 변질되어 버린 거다.

그리고 이 말이 뜻하는 건 하나뿐이었다.

“죽었…… 네요.”

소피아가. 그 어린 것이.

빠드드드드득!

“개 같은…….”

“먼저 갑니다.”

드르륵 쾅!

“자, 잠깐…… 빌어먹을! 전 요원 진입해!”

다른 차에서 다급히 뛰쳐나와 지미 쿠퍼의 집으로 달리는 요원들.

종혁은 그렇게 먼저 도착했음에도 현관문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요원들을 밀어내며 현관문을 향해 그대로 발을 내질렀다.

꽈아아앙!

마치 영화처럼 부서져 날아가는 문.

‘holly…….’

아니, 이렇게 놀랄 때가 아니다.

그들은 다급히 안으로 들어가며 크게 외쳤다.

“FBI다! 움직이지 마!”

‘지랄.’

코웃음을 친 종혁은 막 작은 방에서 뛰쳐나오는 지미 쿠퍼와 그 손에 들린 새하얀 원피스에 이성이 끊기는 걸 느꼈다.

“아, 그래. 죽어라.”

종혁은 그대로 지미 쿠퍼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드드득!

느려진 시간 속, 부서져라 움켜쥔 주먹에 생생하게 전달되는 살과 뼈가 박살 나는 감촉.

종혁은 허공에서 360도 회전해 떨어지는 지미 쿠퍼를 보며 한 대 더 때릴까 고민했다.

‘아니다.’

이놈은 나중에 죽여도 된다.

소피아를 데리고 나오며 실수인 척 목을 밟아 버려도 된다.

이딴 놈보다는 공포와 절망 속에서 부모와 경찰을 찾으며 죽어 갔을 소피아를 데리고 나오는 게 먼저.

종혁은 이를 악물며 지미 쿠퍼가 나온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공중에서 회전하는 기이한 현상에 넋이 나갔던 요원들도 다급히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What the…… fuck?”

눈을 껌뻑이는 요원들.

그건 종혁도 마찬가지였다.

“……이건 또 뭐야?”

종혁은 사람 크기의 실루엣, 아니 사람과 똑같이 생긴 인형을 멍하니 쳐다봤다.

* * *

아동 성범죄자 지미 쿠퍼, 검거!

범죄를 사전에 차단한 FBI! 소피아 콥스는 언제 찾으려는 건가.

실종 8일째, FBI는 소피아 콥스를 찾을 생각이 있는 건가!

거리로 나선 콥스 부부! 제발 딸을 돌려 달라!

FBI 뉴욕지국, 아동 실종 및 납치 전담 부서.

간이로 내어진 책상에 종혁이 엎어진다.

그건 어젯밤 종혁과 함께 움직인 요원들도 마찬가지다.

“후우.”

유력 용의자 지미 쿠퍼가 용의선상에서 제외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이번 사건.

지독한 허탈감이 온몸을 잠식한다.

“최.”

“아, 비앙카. 그 새끼는 좀 어때요?”

“전치 26주래.”

방금 전 지미 쿠퍼가 깨어났단 소식에 병원을 다녀온 사십대 유부녀 요원 비앙카가 종혁의 커다란 손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쯧. 명줄 한 번 존나 기네.”

‘씨발 새끼.’

진심으로 후려쳤는데 살았다.

이건 신이 도왔다고 봐야 했다.

“안면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한대. 그리고 널 고소한다던데?”

“아, 그래요?”

“오, 걱정이 안 되나 봐?”

“이 미국에서 돈으로 안 되는 것도 있던가요?”

놈이 정말 무고했다면 모를까, 미행하는 동안 그가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성추행을 저지르려던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었다.

설령 놈이 소피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할지라도 종혁이 죄책감을 느낄 이유는 없었다.

“그보다 이유가 뭐랍니까?”

“아, 인형?”

종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비앙카가 비릿하게 웃는다.

“교도소에서 거시기가 잘렸더라고. 그래서 제대로 세울 수가 없대.”

“아.”

강간범은 피해자를 짓누르고 범하는 것에서 쾌락을 느낀다. 정확히는 자신의 그렇게 하면 피해자도 좋아할 줄 안다.

물론 피해자의 기분과 상관없이 단순히 망가트리고 싶어서, 짓밟고 싶어서, 유린하고 싶어서 등 여러 이유로 강간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지미 쿠퍼는 상대방도 쾌락을 느낄 거라 생각하는 타입이다.

이런 부류의 자신감의 원천은 성기의 크기나 테크닉. 자신의 성기나 테크닉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런데 범할 수가 없다? 만족시킬 수가 없다?

자신감이 콩알 그 이하로 줄어들었을 터.

“피해자가 비웃을 게 무서워서 인형을 선호하게 됐다는 거네요. 인형은 아무런 말도, 표정도 짓지 못하니까.”

“정답.”

그래서 놈은 사람과 똑같은 구체관절 인형을 사들이고, 목에 쇠사슬이 달린 개목걸이를 채운 거다.

그렇게라도 기분을 내려고. 개목걸이는 로망이라고 했다.

“그거 엄청 비싼 거더라. 2만 달러가 넘는다던데?”

실리콘 자위도구를 통해 여성의 생식기까지 구현해 놔서 그런 가격대가 형성된 거다.

“미친 새끼……. 그래서 검사가 기소는 한대요?”

“응. 지미 쿠퍼가 아동을 성추행 하려고 했던 증거가 있으니까.”

비록 종혁이 계속 방해를 해서 미수에 그쳤지만, 어제 하루 지미 쿠퍼가 성추행을 하려던 정황이 모두 카메라에 담겼다.

아동 성범죄자가 여자아이의 몸에 손을 데려고 한다?

우연이라고 해도 유죄다. 놈은 초범도 아닌 전과 2범, 재범을 한 놈이니까.

이럴 때 미국 법원은 범죄자에게 불합리할 정도로 엄한 잣대를 들이민다.

“아마 못해도 10년은 받을걸?”

“잘됐네요.”

정말 잘됐다. 그런 놈은 사회에서 격리되어 버리는 게 나았다.

“그럼 이제 문제는 소피아인데…….”

소피아가 실종된 지 벌써 8일째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피아의 생존 확률이 낮아지고 있었다.

‘아니, 이미 죽었을 수도…….’

골든타임이 왜 골든타임이겠는가.

그 시간이 지나면 살해를 당할 확률이 높기에 골든타임이다.

‘12시간이나 남았었는데…….’

종혁이 지원을 나가 콥스 부부에게 진술을 받았을 때가 납치 발생 36시간째였다.

9세 이상의 사람이 납치당했을 때 경찰에게 주어지는 골든타임이 48시간인 걸 생각하면 무려 12시간이나 남았던 것이다.

쾅!

책상을 내려친 종혁은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날려 버린 자신의 실책에 괴로워했다.

그건 비앙카도, 그리고 주위 요원들도 마찬가지였기에 차마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한 채 씁쓸히 웃기만 한다.

“자, 다들 하던 거 관두고 모여 봐!”

아동 실종 및 납치 부서의 캡틴, 낯빛을 딱딱하게 굳힌 오십대 흑인 다넬 잭슨의 외침에 모두 한숨을 내쉬며 몸을 일으킨다.

그에 다넬 잭슨이 얼굴을 구긴다.

“정신들 차려! 너희가 힘을 내지 않으면 피해자는 영원히 찾을 수 없잖아!”

무거워진 정신을 후려치는 한마디.

“……으아아!”

“악! 악!”

억지로 소리를 지르며 정신을 차리려는 요원들.

가슴에 쌓인 걸 토해 내서 그런지 무기력해졌던 요원들의 눈빛이 돌아오자 다넬 잭슨이 입술을 비튼다.

“유력 용의자 지미 쿠퍼가 용의선상에서 제외되면서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인다.

종혁은 차마 그 시선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다넬 잭슨은 다시 얼굴을 구기며 종혁의 등을 후려쳤다.

“왜 죄인처럼 그러고 있어! 단서 하나 없는 현 상황에서 용의자 한 명을 추려낸 게 누구 덕분인데! 잘했어!”

“……죄송합니다.”

“죄송하면 내 질문에 대답을 해 봐! 사건이 원점으로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종혁의 눈에 독기가 들어찬다.

“처음부터, 아니 그 전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맞아! 그러니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고! 소피아가 사라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얼마지?”

1분. 고작해야 1분이다.

범인은 이 1분 사이에 소피아를 데려갔다.

“그런데 수상한 사람이나 차량을 발견하거나 차가 갑자기 출발한 소리를 들은 목격자가 없다.”

이 말이 뜻하는 건 소피아를 데리고 가면서도 의심을 받지 않을 인물임과 동시에 급하게 뭔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인물, 이웃 주민들조차도 의심하지 않을 면식범이란 소리다.

“하지만 여기서 걸리는 점이 있다.”

“소피아가 그 시각 집을 나서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것.”

“정답.”

종혁의 말에 다넬 잭슨과 요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와 동시에 요원들이 입이 터진다.

“소피아와 에이미는 일요일마다 만나서 숙제를 같이 하지만 시간에는 대중이 없다고 했지?”

“때론 오전, 때론 오후.”

“그럼 놈은 소피아가 집을 나설 때까지 소피아의 집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이겠네.”

“이웃들의 의심을 피해 가야 하니까 같은 동네, 아니 소피아의 집 근처에서 살고 있을 사람일 확률이 높아.”

“그 시각 그 공백 지대를 벗어난 차량은 총 여섯 대.”

“하지만 여섯 대 전부 알리바이가 있지.”

“그럼 설마…….”

동시에 입을 다무는 요원들.

그들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설이 떠오른다.

‘소피아가…… 집 근처에 숨겨져 있다?’

종혁의 눈도 부릅떠졌다.

그때였다.

-안녕하세요, 마리나 콥스 씨!

사무실 한구석에 걸려 있는 TV를 향해 돌아가는 종혁과 요원들의 시선.

-안녕하세요.

“……빌어먹을.”

“fuck…….”

집이 아니라 거리.

마리나 콥스의 손에 들린 전단지 뭉치.

콥스 부부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딸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이다. FBI가 소피아를 찾지 못해서.

종혁과 요원들은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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