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476화 (476/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76화>

    통통통통!

    아침을 깨우는 칼질 소리.

    햇살의 포근함을 가득 머금은 이불 속에서 뒤척이다 눈을 뜬 종혁이 시간을 확인했다가 헛웃음을 터트린다.

    “늦잠 잤네.”

    아침 6시.

    시차 때문인지, 아님 오랜만에 집에 와서 긴장이 풀린 것인지 몰라도 꽤 늦장을 부려 버렸다.

    머리를 긁적이며 방을 빠져나온 종혁은 이른 아침부터 갈비찜을 만들고 있는 어머니 고정숙을 뒤에서부터 끌어안았다.

    “굿모닝입니다, 마더.”

    “들러붙지 마. 더워.”

    “씁. 어젠 굉장히 반겼던 것 같은데.”

    “네. 얼른 떨어지세요, 아드님. 엄마가 칼 들고 있어요.”

    “오케이.”

    살기마저 느껴지는 음성에 다급히 양손을 들고 물러난 종혁은 부엌 식탁에서 식어 가는 널찍한 육전을 한입에 넣었다.

    “아들을 너무 사랑하는 거 아니셔? 대체 몇 시에 일어난 거야?”

    “왜, 그래서 싫어?”

    “좋아서 그렇지.”

    “그럼 얼른 씻고 나와서 밥 먹어. 갈비찜 다 익어 가니까.”

    “옛썰!”

    “아, 맞아. 너 언제 들어와?”

    “글쎄? 8월? 9월? 별일 없으면 9월이나 그 전에 들어올 거예요.”

    “그럼 바로 복귀하는 거야?”

    살짝 떨리는 목소리에 종혁의 눈이 빛난다.

    “아직도 이 아들을 몰라? 당연히 우리 여사님이랑 여행 갈 시간은 빼야지.”

    “……허튼소리 말고 얼른 씻기나 해.”

    “흐흐. 이따가 봐용?”

    종혁은 몸을 돌렸고, 그런 그의 등 뒤로 고정숙의 외침이 날아들었다.

    “콘돔은 썼지?”

    휘청!

    “아, 진짜!”

    혀를 찬 종혁은 어머니가 무슨 소리를 더 하기 전에 얼른 화장실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와. 형님이 오니까 아침 밥상이 달라집네다.”

    “거기. 계속 아침 얻어먹고 싶으면 입 다물지?”

    “아, 아무 말도 안 했습네다!”

    “큭큭.”

    소리 죽여 웃던 종혁은 벌써 그릇을 들고 일어나는 어머니의 모습에 미간을 좁혔다.

    “밥 좀 천천히 먹으라니까. 그러다 진짜 고생한다니까요? 곧 쉰인 양반이 말야.”

    “쉰 되려면 멀었거든?!”

    “오, 신경 쓰고 계셨…… 사랑합니다.”

    “쯧. 오늘 몇 시에 들어올 거야?”

    “저녁 먹기 전엔 들어올 거예요.”

    고개를 끄덕인 고정숙은 다 먹고 설거지하라는 말을 남기고는 출근을 했고, 종혁은 여전히 일을 손에서 못 놓는 어머니의 모습에 입맛을 다셨다.

    일을 관두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굴뚝같지만, 어머니가 원하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맞아, 철이 너 요새 무슨 일 있어? 계속 야근한다며?”

    순철이 배치를 받은 곳은 사이버 수사팀이었다.

    “중고 거래 사기와 아이템 거래 사기가 많아서 그럽네다.”

    “큭큭. 현장 일은 좀 어때? 할 만해?”

    “죽갔습네다. 아새끼들이래 뭔 욕심들이 이리 많은지…….”

    중고 거래나 아이템 거래 사기범을 잡다 보면 태반이 십대와 이십대다. 차라리 인터넷에서처럼 패왕이 따로 없으면 화풀이라도 하겠는데, 현실에서 만나 영장을 보여 주면 한 번만 봐 달라고 울기 바쁘다.

    아주 질려 버릴 정도였다.

    “조건은?”

    “그것도 넘쳐 납네다. 어휴, 진짜…….”

    비몽사몽 밥을 먹는 순희만 아니었다면 종혁을 붙잡고 한탄을 했을지도 모른다. 종혁이 하는 걸 보며 각오는 했지만, 현장은 그 각오 이상의 지옥이었다.

    종혁은 일그러지는 순철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잘 배우고 있나 보네.’

    때려치우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순철은 이미 한 사람의 훌륭한 경찰이었다.

    “9월까지 제대로 배워 둬. 나 돌아오면 바로 특별인사이동으로 콜업할 거니까.”

    움찔!

    종혁의 말에 순철의 눈이 빛난다.

    “정말 그 수사팀이 만들어질 수는 있는 겁네까?”

    종혁이 떠나기 전 말했던 수사팀.

    현장 일에 대해 제대로 모르던 그때야 그러려니 했지만, 실제로 현장을 뛰어다니다 보니 종혁이 말하는 수사팀이 얼마나 어이없고 실현 불가능한 곳인지 알 수 있었다.

    “그게 거래거든. 아무튼 그럴 거니까 그때까지 네가 뭐 좀 만들어 줘야겠다.”

    “걱정 마시라요. 안 그래도 개발 중에 있습네다.”

    “어?”

    “영장이 필요한 금융 기록 등의 자료를 제외한 생활기록부나 공용 CCTV 등 범인에 대한 모든 자료를 빠르게 접속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말하는 거 아닙네까?”

    ……달그락.

    젓가락을 내려놓은 종혁은 이것 봐라 하며 순철을 봤다.

    “거기에 안면인식 및 체형인식 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습네다. 아마 내년이면 만들어 질 겁네다.”

    현재 세진은행 해킹 사건 때 큰일을 당할 뻔한 지인들과 열심히 만들고 있는 중이다.

    “푸핫핫!”

    여포의 적토마가 이런 걸까, 천군만마라는 게 이런 걸까.

    종혁은 별거 아니라는 듯 갈비찜을 씹는 순철을 보며 몸을 떨었다.

    “그런 건 어떻게 떠올리게 됐어?”

    “드라마 보면 다 나옵네다.”

    종혁은 다시 눈물이 쏙 빠지도록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고맙다. 부족한 건 없고?”

    “돈과 인력, 제도적인 문제가 부족합네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제도적인 문제다. 거기에 부서 간의 협력 문제도 있다.

    “알았어. 그 부분은 내가 처리해 놓을게.”

    인력이야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는 디지털 포렌식의 창시자인 이치로 교수와 이치로 교수의 지인이자 차량용 블랙박스 및 고화질 CCTV, 바디캠 등의 창시자 정수찬에게 부탁을 한다면 충분히 끌어모을 수 있을 거다.

    “아니, 아예 계열사 하나 차려 놓을 테니까 영광이랑 다른 분들보고 그냥 입사하시라고 해.”

    세진은행 사건 때 큰 봉변을 당할 뻔한 고영광과 그 지인들.

    “지금 일하시면서 버시는 것보다 몇 배는 더 벌 수 있을 테니까.”

    안면인식 프로그램 하나만 해도 한 해에 족히 20억은 넘게 받을 수 있는 보물이다.

    종혁은 그들이 만든 보물을 제값의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아니 그 이상의 가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줄 생각이었다.

    “알았습네다.”

    “그리고 제도적인 문제는…… 잠깐만?”

    시간을 확인한 종혁은 현몽준 당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당대표님. 이른 아침부터 전화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뇨, 어제 저녁 늦게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하하,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해요. 다름이 아니라 전에 말씀드린 걸 슬슬 시작할까 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베테랑인 종혁이 어찌 제도적인 문제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까. 이미 이 부분은 현몽준 당대표와 상의된 상태였다.

    “예. 아마 늦어도 일주일 안에 언론 쪽에서 움직이기 시작할 겁니다. 아니요. 그렇게 오래 있지는 못합니다. 4박 5일로 휴가를 받아서요. 아, 그럼 모레 저녁에 뵙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이후 오랜 인연인 박영일 사회부 부장을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에게 전화를 마친 종혁은 입을 헤 벌리고 있는 순철을 봤다.

    “제도적인 문제와 부서 및 공공기관의 협력 문제는 내가 완전히 한국으로 복귀할 때쯤에는 마무리될 거야.”

    내일부터 각 기관들의 느릿한 정보 협력 탓에 잡을 수 있었던 범인도 놓치게 됐다는 논조의 기사들이 쏟아질 테니 말이다.

    부서 간의 협력 문제는 여론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고, 그래도 걸리는 게 있다면 박종명 경찰청장이 해결할 거다. 그게 거래였으니 말이다.

    “거기에 무게 차이에 의한 차량의 높낮이를 알 수 있는 프로그램과 영장이 필요한 자료도 빠르게 검색할 수 있게 만들어 봐. 전담으로 강 검사님이 붙을 테니까.”

    “아버님이 말입네까? 알갔습네다.”

    “그래, 부족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재깍재깍 말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인 순철은 다시 본격적인 식사를 이어 갔고, 종혁은 그런 순철을 보며 재밌다는 듯 웃었다.

    * * *

    “팀장님-!”

    “나와, 최 팀장-!”

    “억?!”

    오랜만에 찾은 본청 외사국, 종혁을 발견하자마자 달려오던 최재수를 밀친 백이도 과장이 종혁을 와락 끌어안는다.

    “몸은 좀 괜찮아? 밥은 잘 먹고 다니지? 아이, 얼굴이 왜 이렇게 반쪽이 됐어? 언제 들어왔어?”

    “천천히 하나씩 물으세요. 숨 넘어가겠어요.”

    “최 팀장이 왔는데, 지금 숨넘어가는 게 문제야?!”

    ‘문제인데요…….’

    종혁은 백이도 과장을 오래 봤으면 싶었다.

    “최 팀장-! 뭐야! 꺼져!”

    “억?!”

    백이도 과장을 걷어 찬 함경필 국장이 종혁을 와락 끌어안는다.

    “다친 곳은 없지? 밥은 잘 먹고 다녀? 아이, 얼굴이 왜 이렇게 푸석해? 언제 들어왔어? 서, 설마 FBI 그 쌍것들이 최팀장 보고 눌러앉으라고 꼬시는 건 아니지? 그렇지?”

    “숨 쉬세요. 숨.”

    “지금 숨이 문제야?!”

    ‘문제라고요.’

    백이도 과장만큼 오래 봤으면 싶은 함경필 국장.

    “다친 곳 없고, 밥 잘 먹고 다니고, 얼굴이 푸석한 건 어제 비행기타고 와서 그렇고, FBI가 열심히 러브콜을 날리는 중입니다.”

    어디 FBI뿐일까.

    DEA, 마약단속국도 열렬히 구애 중이다.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이 상도의도 모르는 양키 쉬키들! 최 팀장! 그런 꼬드김에 넘어가면 안 돼! 걔들이 얼마나 신의 없는…….”

    “안 가요. 제 집이 여긴데 어딜 가요.”

    “푸하하하핫! 다들 들었지? 이런 애국심을 가지고 있어야 참된 경찰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특히 국제협력!”

    세계 경찰인 인터폴과 수사를 하다 보니 외사국의 다른 부서들보다 목이 뻣뻣한 곳이 바로 국제협력과다.

    “에라이! 거 집 나간 막내아들 돌아왔다고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어깨에서 힘 빼! 니들이 지금 인터폴 들어간다고 해서 곧바로 인정받을 수 잇을 것 같냐?!”

    “너무하시네, 진짜!”

    “에이 씨.”

    종혁은 오늘도 유쾌한 외사국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못 보던 분들이 몇 명 계시네요?”

    “아, 올해 초에 받은 신입들.”

    거의 다 경찰대 출신으로 순환보직을 마친 경위들이다.

    “선배님들이네요.”

    “선배는 무슨. 경찰은 계급이 장땡이지.”

    경정과 경위. 종혁과 저들 사이엔 어마어마한 벽이 있었다.

    종혁은 어색하게 웃었다.

    함경필의 말이 맡긴 하지만, 지금쯤 순환보직으로 구르고 있을 경찰대 동기들을 떠올리면 마냥 함부로 대할 수가 없었다.

    “아, 들어와. 들어와.”

    “아니요. 오늘은 잠깐 오 경감님, 재수와 식사를 하러 온 거라서요.”

    “아냐, 아냐. 오랜만에 왔는데 그러면 쓰나. 들어와서 차라도 한잔하고 가. 씁, 나 그렇게 경우 없는 사람 아니다?”

    “음. 그래 볼까요?”

    어차피 점심 시간이 되려면 시간이 좀 남아 있다.

    함경필의 얼굴이 확 밝아지는 순간이었다.

    “국장님!”

    다급한 목소리.

    흠칫 몸을 굳힌 함경필은 외침이 터져 나온 국제협력과와 종혁을 번갈아 보며 안절부절못했고, 종혁은 피식 웃었다.

    “일 보세요. 전 잠깐 담배 좀 피우고 올게요.”

    “진짜지?! 막 가고 그러면 나 삐진다? 정말 삐질 거야!”

    걱정 말라는 듯 웃은 종혁은 최재수와 오택수에게 시선을 보내곤 돌아서서 자신의 수사팀 사무실로 향했고, 함경필은 별일 아니기만 해 봐라 하며 국제협력과에게 다가갔다.

    찰칵! 치이익!

    그동안 주인이 없어 싸늘한 냉기만 흐르는 사무실.

    최재수와 오택수는 임시로 다른 팀 소속이 되어 그곳에서 먹고 자고 했다.

    담배에 불을 붙인 종혁은 먼지 하나 없는 사무실의 모습에 살짝 놀랐다.

    “계속 관리했나 보네.”

    “이놈이 맨날 청소했거든.”

    “헤헤헤.”

    웃는 최재수를 본 종혁의 입가에 미소가 맺힌다.

    “맨날 통화하긴 했지만 잘 지냈지? 어디 다친 곳은 없고?”

    “그럼요! 전 건강하니…… 악!”

    종혁은 오택수에 의해 어깨가 찔리자 경기를 일으키는 최재수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다쳤어? 많이 다쳤어?”

    “아, 아뇨! 그렇게 다친 건 아니고…….”

    “베트남에서 범인 쫓다가 총 맞았다.”

    “……웃통 까 봐.”

    “그, 그냥 스친…….”

    “까.”

    차갑게 가라앉은 종혁의 눈빛에 눈동자가 흔들린 최재수는 이내 한숨을 내쉬며 상의를 벗었다.

    그에 드러나는 오른쪽 어깨의 흉터.

    종혁은 최재수의 어깨를 잡아 뒤로 돌렸다.

    “윽!”

    “스쳤네.”

    정확히는 어깨 끝부분을 관통했다.

    “다행이지.”

    동감한다며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얼굴을 구겼다.

    “새끼가 총이나 맞고 다니고 말이야. 내가 그렇게 가르쳤냐?”

    “죄, 죄송합니다!”

    “그래서 범인은?”

    “그, 그게…….”

    “옆구리에 똑같이 구멍 뚫어 줬댄다. 그것 때문에 징계받았고. 처음이라서 감봉 처리.”

    종혁은 최재수를 봤다.

    그에 슬그머니 어깨를 움츠리는 최재수.

    종혁은 그런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짜아악!

    “끄아악!”

    “잘해 놓고 왜 쫄아?”

    “네?”

    “잘했어. 아니, 못했지. 왜 하필이면 옆구리야! 쏠 거면 무릎이나 발등을 쏴 버리지!”

    “……예?”

    종혁은 살벌하게 웃었다.

    “그럼 죽일 걱정도 없이 병신 만들 수 있잖아.”

    “아.”

    괜히 한국에서 범인의 상체나 머리를 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자칫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런 부위에 총을 발사했을 때의 징계 수위는 굉장히 높은 편인데, 어차피 징계를 받을 거라면 차라리 무릎이나 발등, 발가락을 날려 버려 영구 장애를 입혀 버리는 게 낫다.

    그 말에 최재수는 입을 떡 벌렸고, 오택수는 “하여튼 저 또라이.” 하며 킬킬 웃었다.

    피식 웃은 종혁은 담배를 끄며 정색했다.

    “저 완전히 복귀하면 얼마 안 있어 그 수사팀이 출범할 겁니다.”

    그 말에 오택수와 최재수도 진지해진다.

    “팀원은 여전히 우리 셋?”

    “순철이 아시죠? 걔가 팀원으로 합류할 거예요. 현석이도 군복무 마치면 바로 합류할 거고요.”

    나머지 팀원은 아직 고르지 못했다.

    정 안 되면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스카웃을 할 생각이다. 현재 벤과 드롭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다.

    ‘정말 아니면…… 미친개들을 끌어모으든지.’

    직급, 나이, 신분 구별 없이 누구나 물어뜯어 징계를 밥 먹듯 받기에 미친개라 불리는 경찰의 골칫덩이들.

    ‘그 조직 놈들에 의해 제거됐던 걸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있고.’

    하지만 이 부분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

    우연히 놈들에 대해 알게 되어 제거가 된 건지, 아니면 팽을 당한 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예전부터 이들에 대한 감시 역시 들어간 상태다.

    또한 미친개들도 쉽게 끌어들일 수는 없다.

    미친개가 왜 미친개라 불리겠는가. 제어를 하기가 불가능해서 미친개라 불리는 거다.

    아무리 팀원이 필요하다지만, 종혁은 자신의 제어를 벗어나 제멋대로 움직이는 사람은 원하지 않았다.

    “크. 드디어 우리 팀도 2개조 이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거구만? 소속은?”

    “일단은 외사국 소속일 겁니다.”

    그러나 곧 독립 부서로 개편될 거다.

    “광수대나 마약대, 특수범죄수사과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 높은 권한을 가질 테고요.”

    여차하면 외사국의 영역까지 넘보게 될 거다.

    “오케이. 알았어. 정 사람 못 구하면 내가 추천해도 되지?”

    “있어요?”

    종혁은 눈을 빛냈다.

    “당연히 있지.

    “재수 넌? 질문할 거 없어?”

    “음. 그럼 그 사람들 계급은 어떻게 돼요?”

    “응. 없나 보네.”

    지이잉! 지이잉!

    종혁은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의 발신자를 보곤 피식 웃었다.

    “자, 그럼 들어갑시다. 국장님이 애타시나 보네요.”

    “계급은 어떻게 되냐고요! 저 심각하다니까요?”

    * * *

    서울 외곽의 한정식집.

    오늘 하루 중요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문을 닫은 한정식집의 한 룸에 종혁이 양반다리를 한 채 생각에 잠겨 있다.

    “당대표님이 왜 날 만나자고 한 걸까.”

    박명후 정권이 출범한 지 고작 몇 달 안 된 상황이다.

    “한창 바쁘실 텐데…… 흠.”

    그때였다.

    똑똑똑.

    “손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아.”

    몸을 일으킨 종혁은 이내 곧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몽준의 모습에 웃고 말았다.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그의 미소.

    “하하. 이거 좀 늦었습니다.”

    “아닙니다. 저도 방금 왔는걸요.”

    둘은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쉬움을 담아 서로의 손을 꽉 잡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