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66화>
끼이익! 치이익!
“내일 보자, 조던.”
“수고하셨습니다…….”
“킥킥!”
“큭큭!”
등 뒤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
노란색 스쿨버스에서 내린 조던은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집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부우웅!
스쿨버스가 출발하자 멈춰 선 그.
“워싱턴 DC…….”
이 미국의 수도이자, 영화나 드라마에선 뉴욕 다음으로 온갖 테러를 받는 도시.
워싱턴 DC를 배경으로 한 영화 중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는 아무래도 트리플 엑스 2다.
트리플 엑스 2에서 나오던 할렘의 정비소나 워싱턴 DC 배경으로 하는 자동차 추격신, 백악관에서의 전투신은 쾌감 그 자체였다.
조던은 그중 추격신을 가장 좋아했다.
심장마저 터트릴 듯한 배기음과 기어가 변속되는 소리, 도로에서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 한계까지 치닫는 RPM.
조던은 숨조차 제대로 못 쉰 채 추격전을 감상해야 됐다.
그런 의미에서 조던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바로 분노의 질주였다.
자동차 매니아인 그.
부우웅. 우와앙!
환청처럼 귓가에 들려오는 자동차 배기음에 손이 근질거려진 조던은 곧바로 차고로 향했다.
“조심히 옮겨! 작은 흠집이라도 났다가는 네 몸속 장기를 모두 팔아도 변상할 수 없으니까!”
“예, 예!”
“응?”
고개를 돌린 조던은 깜짝 놀랐다.
옆집에 누군가 이사를 온 것인지 이삿짐을 나르고 있었다.
“언제 이사를 하신 거지?”
옆집에 살고 있던 남편이 용커스시에서 뉴욕시로 출근하는 신혼부부 가족.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평상시처럼 인사를 나눴었는데 어째서 갑자기 이사를 간 걸까.
당황해하던 조던은 이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차고로 향했다.
드르륵!
오늘은 더 격한 소리를 내며 올라가는 차고의 셔터.
조던의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빨간색의 황홀한 광택을 번들거리며 두 줄의 하얀색 스프라이트로 멋을 한껏 뽐내는 1967년식 포드 머스탱사의 셸비 GT 500.
아버지 마틴이 학창 시절 엄마에게 처음 데이트를 신청할 때부터 타고 다녔다는 자동차이자, 영화 식스티 세컨즈의 주인공에게 있어선 애증의 산물인 자동차.
‘엘리노어.’
조던이 갑자기 마르기 시작하는 입술에 침을 발랐다.
이제 고작 1년 남았다.
1년 후면 자신도 이걸 타고 다닐 수 있는 거다.
가방을 벗어 던진 조던은 혹여 누가 볼까 얼른 셔터를 다시 내린 후 보닛을 열었다.
아버지 마틴 파커에게 전수받은 능숙한 손길이 보닛 안을 누비며 지난 며칠 사이 틀어진 곳이 없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쿵쿵쿵!
“조던!”
셔터를 두드리는 소리와 여동생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조던이 시계를 보고 아차 한다.
어느새 저녁 식사 시간.
조던은 얼른 손을 닦고 차고를 나섰다.
“으. 기름 냄새.”
“꺼져.”
“베-!”
혀를 내민 여동생 릴리는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고, 조던은 갈수록 반항을 하는 여동생의 모습에 얼굴을 구기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화들짝 놀랐다.
이젠 그들 세 가족만의 보금자리가 된 집.
그 안에 이물질이 들어와 있다.
‘누, 누구…… 어?’
“오, 저 소년이 아드님인가 봅니다? 대체 몇 살 때 낳으신 거예요? 12살?”
“호호호. 내 나이를 알면서 그러세요? 그래도 듣기에 썩 나쁘지 않네요. 아, 조던. 인사해. 이분 기억하지?”
“네에…….”
“전에 한 번 봤지? FBI의 최종혁이다. 참고로 최가 성이야.”
“삭막하고 빽빽한 뉴욕이 답답해서 여기 용커스로 이사를 오셨대. 옆집 에번 씨 집으로.”
“아, 안녕하세요.”
“그래, 반갑다. 아, 이사 선물로 음식을 가져왔는데 좀 먹어 볼래?”
“……씻고 올게요.”
고개를 까딱인 조던은 2층으로 올라갔고, 애나 파커는 당황했다.
“미, 미안해요. 쟤가 저런 애가 아닌데…….”
“하하. 괜찮습니다. 저 때가 한참 예민할 시기죠. 저도 15살 땐 세상 까칠하게 살았는걸요, 뭐.”
“정말요?”
애나 파커의 눈이 빛난다.
그렇지 않아도 요 1, 2년 사이 부쩍 말이 줄어들고 가족에게 거리를 두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조던.
그래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그녀다.
“저 나이의 남자아이는 다 저런가요?”
“저 정도면 애교죠. 집에 들어오는 게 어디에요. 그때 제 어머니가 쉬셨던 한숨을 모아 풍선을 불었다면 아마 달까지 올라갔을 겁니다.”
“호호호호호!”
종혁은 그런 일들이 있었음에도 크게 웃는 애나 파커의 모습에 다행이라 생각하며 조던이 올라간 계단을 응시했다.
‘대인기피증 증상이 있네…….’
사람이 불편해서 피하는 것과 무서워서 피하는 건 신체적 반응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조던은 명백히 후자였다.
거기다 손등에 난 멍. 그건 분명 길고 뭉툭한 것에 얻어맞았을 때나 생기는 것이었다.
‘미국은 함부로 체벌하면 소송이 걸리니까…….’
중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건 아무래도 정말인 것 같았다.
사기로 부친의 유산을 모두 날린 모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고아가 되어 버린 조던 파커.
‘그 사기는 아마 에덤 크루거의 임대 사기겠지.’
중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받았던 조던 파커가 그 와중에 괴롭힘까지 더욱 심해지자, 결국 참지 못하고 폭발하여 학우들을 쏴 죽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아마 애나 파커씨를 모욕했겠지.’
조던을 괴롭히던 놈들은 그에게 네 엄마가 멍청해서 사기를 당한 거라고, 바보같이 자살까지 했다며 욕보였을 것이다.
모든 건 당시 뉴스로 접했던 기사 내용과 현 상황을 토대로 한 종혁의 추측에 불과했지만, 거의 100퍼센트일 것이라고 생각됐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결정적인 이유는 해결됐지만…….’
애나 파커는 사기로 남편의 유산을 날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자살을 할 이유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종혁의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중요한 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몰렸다는 거니까.’
모친이 모욕당한 것은 마지막 트리거가 되었을 뿐, 다른 이유로도 얼마든지 방아쇠는 당겨질 수 있었다.
‘쯧.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봐야겠군.’
정보 수집.
누가 조던을 괴롭히고 있고, 그 괴롭힘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학교나 학우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부터 알아봐야 했다.
“그나저나 떡은 좀 어떠세요? 입에 맞으세요?”
“라이스 케이크요? 딱 좋아요!”
쫀득하면서 은은하게 달달하다. 특히 겉에 뿌려진 고소한 콩가루가 참 마음에 든다.
“오, 다행이네요. 미국분들은 이에 달라붙는 식감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했거든요.”
종혁은 떡이 든 접시를 슬그머니 밀어내는 릴리를 가리켰고, 애나 파커는 어색하게 웃으며 손님이 준 것을 거부하는 릴리를 노려봤다.
“큼. 걱정 마세요, 최. 제 입에는 정말 잘 맞거든요. 이 꽃차도!”
종혁은 다 비운 꽃차에 따뜻한 물을 따르는 애나 파커와 꽃차는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신기해하며 홀짝이는 릴리의 모습에 다시 한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 *
조던의 아침은 일찍 시작한다.
삐비비 삐비비!
알람이 울리자마자 일어나 알람을 끈 조던은 하품을 하며 곧바로 차고로 향했다.
부르릉!
오늘부터 오전 근무인 어머니 애나 파커.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시동을 켠 조던은 잠시 눈을 감으며 차 시트를 통해 전해지는 자동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조던, 진정으로 차를 좋아하고 아낀다면 자동차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단다. 특히 이 아가씨는 네 엄마보다 더 깍쟁이라서 자기 목소리를 무시하면 금방 토라져 버리거든.
-마틴!
-하하하!
8살 때 자신을 운전석에 앉히며 아버지 마틴 파커가 한 말.
이 말 때문에 영화 식스티 세컨즈를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주인공이 이 셸비 GT 500을 두고 깍쟁이 아가씨라 칭했기 때문이다.
‘아빠…….’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슈퍼맨이었으며, 친구였던 아버지 마틴 파커.
갑자기 차오르는 눈물에 입술을 깨문 조던은 시동을 끄며 차에서 내렸다. 지금쯤 일어났을 엄마에게 울었다는 걸 들키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달아오른 눈이 가라앉을 때까지 잠시 시간을 뒀던 조던은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일어났니, 아들?”
어제 옆집에 이사 온 FBI 요원과 저녁 늦게까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눠서인지 오늘따라 더 밝은 엄마.
그런 그녀를 보자 조던의 입술이 달싹였다가 멈췄다.
겁쟁이 새끼.
괴롭힘을 당한다는 걸 아버지에게 말했다는 이유로 들어야 했던 말.
이후로 자신의 별명은 겁쟁이가 되어야 했다. 남자답지 못하게 고자질했으니까.
조던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래. 아들도 잘 잤어? 씻고 와. 밥 먹자.”
“예.”
씻은 후 식탁에 앉은 조던은 수학여행에 관한 유인물을 애나 파커에게 내밀었다.
“DC!”
너무 먼 곳으로 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들었던 애나 파커는 이내 사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과 함께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조던 나이 또래에는 보다 다양한 걸 경험해 봐야 하니까.
“조던, 학교에선 별일 없지?”
어젯밤 종혁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묻는 애나 파커.
찰나 동안 망설였던 조던은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잘 먹었습니다.”
일어선 조던은 책가방을 챙기러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애나 파커는 그런 아들의 뒷모습을 걱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봤다.
“다녀오겠습니다.”
“오늘도 스쿨버스는 기다리지 않는 거야?”
“일찍 가서 공부하려고요.”
아니다. 그냥 조금이라도 더 놈들과 만나고 싶지 않은 거다. 같은 공간에 있고 싶지 않은 거다.
조던은 애나 파커가 주는 용돈을 챙기며 집을 나섰다.
그 순간이었다.
“오! 옆집 학생, 좋은 아침이야. 학교 가? 일찍 가네?”
마당에서 신문을 챙기는 종혁.
민소매티를 통해 드러난 종혁의 우악스런 근육에 조던의 어깨가 절로 움츠러든다.
“네…… 그럼.”
고개를 까딱인 조던은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걸음을 옮겼고, 종혁은 멀어지는 그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자동차를 좋아한다라…….”
어젯밤 애나 파커가 한 말이 맞는지, 이른 아침부터 자동차의 시동을 켠 조던.
“다행이네.”
뜻 모를 말을 한 종혁은 기지개를 켰다.
“읏챠! 그럼 나도 움직여 볼까?”
종혁은 입술을 비틀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 * *
웅성웅성.
오전 8시 50분이 되자 등교하는 아이들로 북적이는 용커스 미들스쿨.
멈칫!
학교를 코앞에 둔 조던의 걸음이 멈춘다.
다시 와 버린 학교.
아침 7시에 버스를 타 세 번이나 종점에 들렀지만 결국 학교에 와 버리고 말았다. 정말 미치도록 오기 싫지만 결석을 하면 부모님께 연락이 가기에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조던을 보며 수군거리는 아이들.
그들의 눈가에 매달린 꺼림칙함과 비웃음.
‘싫어……. 보지 마……. 날 보지 말라고.’
차라리 투명인간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선생님에게만 보이는 투명인간이라면 저들의 시선을 이렇게 피하지 않아도 될 텐데!’
입술을 깨문 조던은 고개를 숙이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마치 역병에 걸린 사람을 피하는 것처럼 피하는 아이들이 낸 길을 따라.
그때였다.
퍼억! 우당탕!
“악!”
뒤에서 부딪친 누군가 때문에 복도의 바닥을 나뒹군 조던.
“미안, 미안. 안 다쳤지?”
오늘도 웃으며 사과를 건네는 클라크.
울컥 솟던 짜증이 사라지고, 두려움이 그 자리를 채운다.
“으응. 괜찮아.”
“그래. 괜찮아야지.”
움찔!
고개를 숙인 조던의 귀로 오늘도 그 말이 꽂힌다.
“겁쟁이 새끼.”
순간 숨통이 틀어 막힌다.
왜 나일까.
클라크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난 아무 잘못도 한 게 없는데…….’
억울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클라크가 무섭다.
조던은 바들바들 떨며 오늘도 간절히 바랐다.
어서 클라크가 멀어지길, 이 시간이 어서 지나가길.
그리고…….
‘누가…… 누가 좀…….’
자신을 구해 주길.
그때였다.
“거기 뭐야!”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 조던은 눈을 크게 떴다.
* * *
용커스 미들스쿨의 교장이 오늘 자신의 교장실을 찾은 손님 때문에 흥분을 감추려 애를 쓴다.
이 학교에 무려 20만 달러의 기부금을 내려는 거대 후원자.
“크흠. 용커스 미들스쿨의 교장 메덕 돕슨입니다.”
“최종혁입니다. 최가 성입니다.”
홍보부에서 수고했다는 이유로 캘리 그레이스가 허락한 이틀의 휴가.
그래서 종혁은 곧바로 이곳을 찾았다.
“예, 미스터 최. 일단 차부터 드실까요? 저희 학교에 동양인 선생이 있어 동양의 차를 준비해 봤는데 입에 맞으실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마치 녹차 아이스크림을 녹인 것처럼 탁한 녹색의 말차.
“선생이 일본분이신가 보군요.”
“오! 역시 같은 동양인이라 잘 아시나 보군요! 혹시 일본인이십니까?”
“한국인입니다.”
옅게 웃으며 말차를 한 모금 마신 종혁의 볼을 꿈틀거렸다.
‘이게 말차라고?’
뱉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최악이다.
분말로 만든 찻잎도 저렴한 녹차 티백을 방금 막 믹서기로 갈아 만든 것처럼 끔찍한 수준.
‘책임감이 없는 타입이네.’
이 일본인 교사가 누군지는 몰라도 자신이 만든 것을, 그것도 누군가에게 대접해야 될 것임에도 체크를 하지 않을 정도로 세심함과 책임감이 결여된 타입이다.
‘아니면 교장을 엿 먹일 정도로 원한이 깊거나.’
단순히 정신이 산만한 정신 빠진 인간일 수도 있다.
종혁은 잔뜩 기대하는 교장의 눈빛에 다시 미소를 지었다.
“일단 학교 시설을 둘러볼 수 있을까요? 제게 소중한 사람이 이 학교 출신이라서 기부를 결심했으니 제 눈으로 직접 둘러보며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찾고 싶습니다.”
“……하하! 그러시다면 그래야죠! 일어나시죠!”
‘돈만 받으려고 했구나.’
그러니 종혁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묻지 않는 거다.
이 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대충 감이 잡히는 듯했다.
윗물이 이런데 아랫물이라고 맑을까.
종혁은 애써 짜증을 감추며 교장을 따라 용커스 미들스쿨 탐방에 나섰다.
“올해로 개교한 지 62년이 된 저희 용커스 미들스쿨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이름을 떨친 훌륭한 이들을 수없이 배출한 명문으로, 인성과 도덕의 함양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호, 이를테면요?”
“허흠. 현재만 따지자면 용커스의 시장님과 뉴욕 컬리지의 경제학부장께서 저희 학교의 졸업생이시죠!”
“오!”
‘현재만 따지는 게 아니라 현재밖에 따질 수 없겠지.’
아니라면 1기 졸업생들부터 주르륵 나열했을 거다.
“크흠. 아무튼 저희 용커스 미들스쿨은 재학생들의 정신과 육체를 모두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여러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는데…….”
피식!
갑작스런 종혁의 웃음소리에 입을 다문 교장이 어딘가를 가리키는 종혁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가 얼굴을 와락 구겼다.
“인성과 도덕? 정신과 육체의 건강이요?”
“거, 거기 뭐야! 이놈의 자식들이-!”
눈이 마주치자 경악하는 조던.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조던이 괴롭힘을 당하는 현장을 말이다.
마치 들키면 안 되는 걸 들킨 사람처럼 하얗게 질리는 조던을 일견한 종혁은 그 옆에 선 백인 학생을 봤다.
‘그래, 너구나?’
조던으로 하여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쓰레기.
조던을 궁지로 몬 악마.
종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