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446화 (446/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46화>

103. 아메리카 드림

“학! 학!”

하얀 드레스를 입은 작은 키의 소녀가 어두운 골목을 내달린다.

신발은 어디로 갔는지 맨발로 달리는 소녀.

“도망쳐!”

찢어지던 언니의 외침이 귓속을 왕왕거린다.

“흑! 흐윽!”

왜인지 흐르는 눈물.

소녀는 달리고 또 달리며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부우우웅!

자동차 소리가 나는 그곳은 생선 비린내가 심하게 나는 좁은 공간이었다.

정말 너무 싫어하는 생선.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울면서 손을 흔들던 엄마와 아빠.

또 울면서 손을 잡아끌며 배로 향했던 언니.

그렇게 도착한 낯모를 도시.

엄마와 아빠가 낙원일 거라고 말한 도시.

짜악!

“악!”

“언니! 우리 언니 때리지 마!”

“이건 또 뭐야.”

퍼억!

“악!”

“레냐!”

“아, 아파. 언니…… 아파.”

땅바닥을 구른 레냐가 배를 붙잡고 울자 17살 정도 되어 보이는 소녀가 도끼눈을 뜬다.

“왜 때리는 거예요!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호오. 그래. 네가 네 입으로 분명 하겠다고 한 거다.”

“할 테니까 제발 레냐를 병원에……!”

“병원은 무슨. 이거나 먹여.”

데구루루 바닥을 구르는 아스피린통을 쥔 소녀가 레냐를 끌어안는다.

“자, 이거 먹자. 이거 먹으면 안 아파.”

물과 함께 약을 넘기는 레냐는 생각했다.

뭘 한다고 한 걸까. 언니는 왜 우는 걸까.

왜 집을 떠날 때처럼 무서운 표정을 짓는 걸까.

그렇게 궁금해하던 레냐는 갑자기 밀려온 졸음에 잠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날 저녁, 나쁜 사람들이 찾아왔다.

“나와.”

“언니, 어디 가?”

“……금방 다녀올 거니까 인형 가지고 놀고 있어, 레냐.”

레냐는 가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왠지 그럴 수 없었다.

언니의 얼굴이 너무 슬퍼 보여서 그럴 수 없었다.

끼이익, 쿵!

닫혀 버린 철문.

레냐는 언니가 쥐여 준 인형을 향해 인사를 했다.

“안녕, 소피아?”

소피아. 그 무섭고 아빠의 배 위에서 보다 더 출렁거리는 좁은 공간에서 함께 견뎌 준 친구. 소피아와 언니가 있어서 무섭지 않았다.

그렇게 소피아와 놀고 있으니 언니는 정말 빨리 돌아왔다.

새하얀 새옷을 예쁘게 입은 언니.

하지만…….

“흐윽!”

“어, 언니?”

“자, 잠깐만. 잠깐만 언니 좀 가만 놔줄래?”

무릎을 끌어안은 언니는 울었다. 계속, 계속 울었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언니는 계속 바깥으로 나갔다가 돌아왔고, 매일 울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쁜 사람들이 언니처럼 새하얀 원피스를 선물로 줬다.

“햐. 이런 애새끼도 좋아하는 변태가 있네. 얼마라고 했지?”

“3만 달러. 완전 사는 데.”

“미쳤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레냐는 이해하지 못했다.

쾅!

“지, 지금 뭐하는 거예요!”

“언니!”

레냐는 옛날에 귀신 이야기를 들었을 때처럼 하얗게 질린 언니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뭐긴 뭐야. 얘를 입양해 주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거지. 너도 좋지 않아? 이런 짐 덩어리 때문에 힘들었잖아?”

“헛소리하지 마! 내가 믿을 것 같아?! 진짜 입양이면 그 옷을 왜 입히는 건데!”

쩌억!

“아악!”

“안 믿으면? 안 믿으면?”

“언니, 때리지 마!”

퍼억!

“악! 아으…….”

레냐는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참았다. 그래야 덜 맞는 걸 이젠 아니까.

“차라리 죽여! 죽여!”

“그래, 오냐. 죽여 주마.”

퍽! 퍽퍽!

레냐는 자신 대신 맞는 언니를 향해 손을 뻗었다.

“어, 언니!”

“야, 더 때리지 마. 흠집 나면 골치 아파져.”

“아. 야, 이거나 발라.”

데구루루.

바닥을 구르는 약통과 연고.

레냐는 그걸 들고 언니에게 다가갔다.

“언니, 약 먹어.”

“……그래. 자, 우리 레냐도 먹자.”

레냐는 언니의 품에 안겨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나 잤을까.

“……나. 레냐, 일어나.”

“언니?”

“응. 언니야. 레냐, 지금부터 언니 말 잘 들어.”

바깥에서 열지 않으면 열리지 않던 문이 왜 열려 있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집을 떠나올 때보다 더 무서운 언니의 표정에 레냐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언니가 뛰라고 하면 저기로 뛰는 거야. 언니가 부를 때까지 쉬지 말고 계속 앞만 보고 뛰는 거야. 큰 도로가 나올 때까지. 그럴 수 있지?”

“왜?”

“다, 달리기 놀이. 옛날에 했던 달리기 놀이야. 그럴 수 있지?”

“달리기 놀이? 알았어!”

“좋아. 가자.”

언니에게 손이 붙잡혀 철문을 빠져나온 레냐는 그동안 자신이 있던 곳이 집이 아니라 어떤 상자 같은 곳이었다는 것과 그 앞에 어떤 사람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아저씨는 왜 배에 케첩을 묻히고 있는 걸까.

“자, 이제부터 말도 하지 않는 거야.”

“으응.”

그렇게 언니랑 얼마나 걸었을까.

“거기 뭐야!”

“레냐, 뛰어! 도망쳐!”

언니의 찢어질 듯한 외침에 레냐는 약속한 대로 뛰었다.

“아악! 레냐, 뛰어-!”

언니의 외침이 들려도.

숨이 안 쉬어져도.

눈앞이 흐릿해져도 뛰고 또 뛰었다.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난 착한 레냐니까.’

그렇게 달리고 달리던 레냐는 드디어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순간 갑자기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언니가 말한 큰길인데.’

레냐는 갑자기 도로가 얼굴로 다가오자 눈을 감았다.

끼이익!

“……야! ……봐!”

레냐는 아빠 품처럼 크고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까무룩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쿵!

“윽?!”

“하. 이 쪼끄만 한 것.”

“아.”

바닥에 떨어진 충격에 눈을 뜬 레냐는 다시 보인 나쁜 사람들과 그 뒤에 얼굴에 케찹을 엄청 묻힌 채 잠든 언니를 보곤 하얗게 질렸다.

* * *

끼룩! 끼룩!

먹을 것을 찾는 갈매기들이 우는 이른 아침.

제법 큰 배의 갑판에 선 히스패닉계 중년인 대니 트레호가 물이나 식재료를 배에 싣는 인부들을 향해 지시를 내린다.

“물은 1번 선창으로! 당근 같은 건 밖에 빼놓고! 사탕과 과자는 잡지들과 같이!”

배에 실리는 물자들을 체크하던 대니 트레호는 배에 다가서는 덩치 큰 동양인, 종혁을 발견하곤 미간을 좁혔다.

“거기 비켜! 지금 일하는 거…….”

그는 종혁이 보여 주는 FBI 신분증에 입을 다물었고, 종혁은 그런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트레호 씨, 이야기 좀 하시죠!”

“……잠깐 다녀올 테니까 네가 대신 체크하고 있어.”

“아, 아버지.”

“별거 아닐 테니까 걱정 말고.”

딱딱하게 굳은 아들에게 서류를 넘긴 대니 트레호는 배에서 뛰어내렸다.

“이쪽으로 가시죠.”

둘은 선착장을 빠져나와 근처의 음식점으로 향했다.

종혁이 소고기 타코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며 감탄을 토했다.

“으음. 이집 맛집이네. 응? 안 드십니까?”

“FBI가 무슨 일입니까? 전 이미 죗값을 치렀습니다.”

“하하. 방금 전 아드님이셨죠? 이야, 아드님이 아버지를 쏙…….”

“가족은 건드리지 마시죠.”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출소해서도 정신을 못 차린 범죄자들과 다르게 가업을 잇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대니 트레호.

분위기를 풀어 보려 말을 던졌던 종혁은 정중히 사과를 했다.

그에 살짝 놀랐던 대니 트레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습니다.”

그래도 살짝 풀린 그의 얼굴.

종혁은 그런 그에게 사진을 내밀었다.

“……?!”

“아시죠? 앤디 가르시아.”

사진을 가만히 응시하던 대니 트레호는 이내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던 콜라를 입안으로 들이부었다.

텅!

거칠게 내려지는 컵.

“애써 잊었던 사람을 다시 떠올리게 될 줄 몰랐군요.”

씁쓸히 웃는 그.

“뭐가 궁금하십니까?”

“전부요. 당신이 보고 듣고 겪은 전부.”

그리고 이왕이면 앤디 가르시아가 만난 부장이라는 놈의 얼굴까지.

종혁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슥슥.

“이렇게요?”

FBI에서 지원해 준 몽타주 전문가가 선을 몇 개 그려 보여 주자 대니 트레호가 미간을 좁힌다.

“으음. 이것보다 입술이 조금 더 얇았던 것 같기도 하고…….”

벌써 거의 10년 전 기억이기도 하거니와 동양인은 다 똑같아 보여서 헷갈린다.

“이렇게요?”

“예. 이 얼굴 같습니다.”

“최.”

몽타주를 받아 든 종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평범한 외모. 여의도를 1시간만 걸어도 족히 20명은 볼 법한 외모다.

“별다른 특징은 없었습니까?”

“으음. 아, 배에 제법 총상 자국이 있었습니다.”

“총상?”

“제 것과 똑같은 부위라서 기억합니다.”

대니 트레호는 골반 살짝 위쪽에 난 총상을 보여 줬고, 종혁은 눈을 빛냈다.

좋은 단서다.

‘군인 혹은 경찰 출신이군.’

어쩌면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총을 맞은 걸 수도 있다.

범위가 확 좁혀졌다.

“그리고 앤디와 똑같은 문신이 있더군요. 아, 맞아. 그러고 보니 앤디가 약을 먹었습니다.”

“약이요?”

“아마 진통제였을 겁니다. 등에 큰 화상 자국이 있었거든요.”

‘환상통?’

“처방을 받은 겁니까?”

종혁은 다급해졌다.

“예. 아마 그랬던 걸로 기억합니다. 자기 입으로 꽤 독한 걸 써야 해서 어쩔 수 없다고 그랬거든요.”

“디에고 가르시아는 모르는 것 같던데요.”

“앤디가 걱정시키면 안 된다고 말하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이것도 좋은 정보다.

정신적인 문제인 환상통. 아마 지금까지도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진통제도 내성이 생기니까 아마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을 거야.’

놈들이라면 그 진료 기록을 조작할 수 있는 곳으로 갔을 것 같지만, 그래도 점점 놈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그 외에 생각나는 건 없습니까? 디에고 가르시아는 모르는.”

“으음.”

한참을 생각하던 대니 트레호는 종혁이 몇 개의 키워드를 던져도 고개를 저었다.

“죄송합니다. 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앤디는 왜 우리 조직에 들어왔던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절제된 삶을 살았거든요.”

그래서 물어보니 대답이 참 멋졌다.

나라도 정신을 차려야 디에고 가르시아가 엇나가지 않는다.

당시엔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게 다 사기였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지만 말이죠.”

종혁은 씁쓸히 웃는 그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앤디 가르시아에게 별 감정이 없나 보군요.”

“보스, 아니 디에고 가르시아가 신의 대리자를 자처 할 때부터 패밀리를 나오고 싶었으니까요.”

다만 보복이 무서워서 도망치지 못한 거다.

대니 트레호는 검거됐을 당시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었다. 디에고 가르시아가 평생 교도소에서 썩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환호성을 질렀고.

“음. 그러셨군요.”

이런 이유라면 이해가 된다.

그래도 혹시 모르기에, 분노가 솟구치는데 억지로 참거나 그때를 그리워하는 것을 수도 있기에 종혁은 대니 트레호의 표정 변화와 신체적 변화를 빤히 살피며 몇 가지 질문을 더 던졌고, 대니 트레호는 성실히 대답을 하며 자신이 봤던 놈들의 외모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말해 주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더 궁금한 점은 없습니까?”

“트레호 씨가 말하지 않은 게 없다면 아마도? 하하. 궁금한 게 생기면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예, 그러십시오. 그럼 전 일이 바빠서 이만.”

종혁은 다시 배로 향하는 대니 트레호를 빤히 응시했다.

‘왜 안도를 한 거지?’

처음엔 자신을 경계하다 앤디 가르시아에 대해 언급하자 작게 안도하며 과하게 리액션을 취한 대니 트레호.

아들의 반응도 좀 이상했다. 좀 과하게 경계했다.

“흐음. 물질하면서 술이라도 마시는 건가? 아니면 어획량을 속이는?”

갸웃한 종혁은 몽타주 전문가를 봤다.

“여기요.”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이건 기름값이라도 하세요.”

“와우, 감사합니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예. 그럼 며칠 후에 또 뵙겠습니다.”

아직 만나야 할 사람이 더 있다.

페드로 인판테.

현재 자리를 비워 내일 모레나 볼 수 있었다.

종혁은 떠나는 전문가에게서 시선을 돌려 몽타주를 봤다.

……피식.

“새끼들. 아주 한 놈만 걸려.”

다 걸려 주면 더 좋고 말이다.

“일단 이것도 나탈리아에게 보내서 반응을 보이는 놈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해야겠네.”

현재 러시아의 모처에 구금되어 있는 놈들. 종혁은 이놈들을 아는 사람이 나와 주기를 바랐다.

‘아, 김경후 씨에게도…….’

“음?”

긴장이 살짝 풀려서 그런지 갑자기 콧속을 훅 파고드는 선착장 특유의 비린내.

“아, 그러고 보니 걔 몸에서도 이런 비린내가 났었는데…….”

묘하게 쇠 냄새도 났었다.

“흠, 집이 선창가 근처인가? 쯧. 가족이랑 잘 만났는지 모르겠네.”

종혁은 부디 그러기를 바라며 몸을 돌렸다.

여긴 특이하게 컨테이너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 * *

이틀 후 아침, 종혁의 별장이 부산하다.

“그럼 휴가를 다 쓰고 온다고?”

“……아니요.”

종혁의 기분이 급격히 낮아진다.

서프라이즈를 위해 그동안 말하지 않다가 슬그머니 떠보려고 전화를 했더니 친구분들과 여행을 간다는 어머니.

선물을 잔뜩 사 놨던 종혁으로선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아마 이틀 정도 더 있다가 복귀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늘 페드로 인판테를 만나고 나면 서핑이나 배워볼 생각이다.

마이애미까지 왔는데 서핑 한 번 안 해 보는 게 말이 되는가.

“알았어. 그럼 뉴욕에서 봐. 애들아, 최에게 인사해야지?”

“최, 또 봐!”

“다음엔 우리집 놀러와! 나 로봇 장난감 많아!”

“우리 집도! 공주 인형 많아, 최!”

“하하. 그래.”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은 종혁은 벤과 드롭의 가족을 배웅했다.

“덕분에 정말 잘 놀았어, 최! 이제 이 끝장나는 아줌마들은 잊고 총각의 판타지를 즐기도록 해!”

“최! 살결은 우리 흑인이 최고야!”

“쿨럭!”

‘아, 진짜 이 아줌마들이!’

성에 대해 자유분방한 미국이라고 입도 아주 자유분방하다.

“하하. 예. 겪어 보고 감상문 써 드릴게요.”

“와우! 그래 바로 그거…… 읍?! 으읍!”

“하하. 최, 그럼 갈게! 출발해 주세요!”

결국 아내들의 입을 틀어막은 남편들. 그들을 태운 택시는 멀어졌고, 종혁은 손을 흔들다 돌아섰다.

“끄으. 그럼 나도 준비해 볼까?”

-다음 소식입니다.

거실에서 들려오는 TV 소리.

아무래도 아까 애들이 만화를 보다가 그대로 켜 놓고 간 것 같다.

피식 웃은 종혁은 거실로 걸어가 리모컨을 찾았다.

-해안가로 떠밀려 온 여성의 시신은 현재 신원을…….

‘시체?’

“아이고. 또 누가 바다에 빠져 죽었…….”

본능적으로 시선이 돌아갔던 종혁은 입을 다물었다.

구급대원의 들것에 실려 이동되는 시신. 그 손목에 종혁의 시선이 고정됐다.

정확히는 손목에 새겨진 문신이다.

“……씨발?”

얼마 전 갑자기 차 앞에 뛰어들었던 소녀의 발목에 새겨진 것과 똑같은 이름.

종혁은 충격에 굳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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