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444화 (444/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444화>

뚜벅뚜벅.

철문이 줄줄이 늘어선 하얀색의 복도.

“독방 안에 두 대의 CCTV가 설치되어 죄수들이 자해 등 이상 행동을 보일 땐 곧바로 대처합니다.”

교도소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의료팀이 어떻게든 목숨을 살린다. 거의 대학 병원 의사급의 실력을 갖춘 의사들.

그렇다고 자해가 쉬운 것도 아니다.

철문 안쪽은 부드러운 재질로 감싸여 있으며, 콘크리트로 지어진 침상은 벽에 붙어 있다. 세면대와 화장실도 사람 손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스테인리스.

식사도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푼 하나만 제공된다.

“마음대로 죽지 못한다는 거군요.”

“이런 놈들에게 죽음은 사치죠.”

종교 방송이 흘러나오는 8인치 작은 TV와 하루 3권의 책만이 이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오락.

그 외엔 편지도, 가족이나 지인의 선물도 반입될 수 없다.

‘교화, 교정, 회개 그딴 건 필요 없다는 건가.’

솔직히 부러웠다. 청송 교도소가 이곳과 비슷한 시스템을 차용하긴 했지만, 이곳과 비교하면 어린아이 장난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한국에도 이런 교도소가 많아졌으면 좋으련만…….’

“여기서 기다리시면 됩니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간수 식당.

“이건 수고하셨으니 외출 나가실 때 동료분들과 술한잔 하세요.”

“큼. 금방 데려오겠습니다. 아, 담배를 피우시려면 저기 재떨이를 쓰시면 됩니다.”

슬그머니 종혁이 준 봉투를 주머니에 넣은 간수는 얼른 몸을 돌렸고, 그 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던 종혁은 이내 간수의 말대로 재떨이를 가져와 빈 테이블에 앉으며 담배를 물었다.

“흠. 법무부 쪽에 끈이 닿은 사람이 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백색 지옥이 마음에 든다. 한국에 이런 교도소가 다섯 개만 더 있어도 범죄가 줄어들 것 같은 느낌.

“인권 단체를 움직여 봐?”

종혁은 제법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바깥에서 쇠사슬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철컥.

종혁은 이내 곧 간수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오는 노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보며 몸을 일으켰다.

목의 문신과 죄수복만 아니었다면 화이트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멀끔한 인상. 뿔테 안경이 그런 이미지를 더 부각시킨다.

‘매일 씻는다?’

매일 씻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차이가 있다.

이는 디에고 가르시아에게 정신적으로 이상이 없단 소리였다. 이런 지옥에서 거의 10년이나 썩었음에도 불구하고도.

굉장히 이상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곧바로 밝혀졌다.

“반갑습니다, 미스터 가르시아. FBI의 최입니다.”

“반갑습니다. 디에고라고 불러 주십시오, 형제님.”

‘종교의 힘이군.’

종교의 힘으로 이겨 내고 있는 거다. 매일 성경을 소리 내어 읽는 듯 말도 어눌하지 않았다.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럼 이야기 나누십시오. 1426번, 허튼짓할 생각 마라.”

“걱정 마십시오.”

고개를 끄덕인 간수가 식당을 빠져나가자 종혁은 자리를 권했다.

“FBI가 저 같은 죄인에게 무슨 용무가 있으신지 모르겠군요.”

눈빛이 초탈하면서도 단단하다.

‘어째서 그렇게 당당하지?’

마약 카르텔의 보스답게 마약으로 신도들을 끌어모은 디에고 가르시아. 뒷목이 뜨끈해진다.

종혁은 싱긋 웃으며 입을 열어다.

“당신의 오른팔, 앤디 가르시아.”

움찔!

순간 깨져 버린 디에고 가르시아의 평온.

그제야 마음에 드는 얼굴을 하는 그의 모습에 종혁의 미소가 짙어졌다.

“아, 그러고 보니 곧 점심시간이네. 일단 뭐 좀 먹고 할까나?”

종혁이 테이블 위에 내려놓는 음식을 본 디에고 가르시아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오직 신앙의 힘으로 버티던 이 지옥 속에서도 매일 밤 간절히 원했던 단골 식당의 음식인 탓이었다.

이 냄새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스윽!

종혁은 음식을 옆으로 치우며 입술을 비틀었다.

“야, 먹고 싶냐?”

‘먹고 싶으면 불어.’

너무 사소해 까먹었던 기억까지 모두.

종혁의 눈빛이 흉흉해졌다.

* * *

과거, 어느 날 갑자기 조직에 들어오고 싶다며 찾아온 동양인 앤디 가르시아.

어렸을 적 입양되어 멕시코에 왔다고 했는데, 거짓은 아니었는지 멕시코 문화를 매우 잘 알았고 멕시코인들만 쓰는 은어에도 능통했다.

“갑자기 찾아왔는데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던 겁니까?”

“의심을 하기엔 제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당시 그의 조직은 일가친척 여섯 명으로 구성된, 작은 마을에서 소소하게 마약을 유통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코딱지만 한 그의 조직이 FBI나 DEA, 마이애미 폴리스의 타깃이 될 리 만무할뿐더러, 애당초 앤디가 그런 수사기관의 소속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으나, 과거엔 인종 차별이 정말 극심했던 미국.

흑인 가수나 배우, 스포츠 스타들이 활약하며 흑인들의 인식은 점점 나아지고 있었으나, 그들 같은 히스패닉이나 동양인은 그렇지 못했다.

흑인들이 화이트칼라 직종에 진출할 때 히스패닉과 동양인은 노동자 계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비슷한 처지인, 심지어 같은 성을 지닌 그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더욱 곁에 뒀던 것일지도 몰랐다.

“혹시 그에게 이런 문신이 있었습니까?”

디에고 가르시아는 종혁이 내민 사진 속 문신을 보곤 고개를 끄덕였고, 종혁은 순간 치미는 분노에 뒷목을 잡았다.

‘하, 이 새끼들 봐라?’

앤디 가르시아가 디에고 가르시아를 찾아온 것은 1989년.

잘못 생각했다. 놈들 조직의 역사는 80년대부터,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시작됐을 수도 있었다.

이제는 정말 질려 버릴 정도였다.

“처음에 앤디는 심부름꾼에 불과했습니다.”

뭘 사 오라면 사 오고, 뭘 가져오라면 가져오는 심부름꾼.

“심지어 콘돔 심부름에도 얼굴 한 번 구기지 않았죠.”

앤디 가르시아는 그런 것들로 믿음을 쌓았고, 결국 마약 판매까지 맡게 됐다.

“그런데 두 시간 만에 팔아 오더군요.”

겨우 2그램에 불과한 양이었지만 빨라도 너무 빨랐다.

“이유를 물어보니 주님께서 보살피셔서 그랬다고 하더군요.”

“주님?”

“예.”

“흐음. 그래서요?”

당시만 해도 어이가 없었던 대답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앤디는 늦어도 이틀 만에 마약을 모두 팔았다.

“그때마다 주님을 이유로 댔습니까?”

“예. 아무튼 그렇게 존재감이 커져 갔습니다. 그러자 사촌들이 못마땅해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시기하던 사촌들은 불의의 사고로 불구가 되거나 죽었겠죠.”

흠칫!

“마, 맞습니다. 그걸 어떻게…….”

“놈은 그런 놈이니까요.”

정확히는 놈들의 조직의 성향이.

방해물은 회유하기보다 치워 버리는 걸 택하는 놈들.

“……그렇게 조직엔 저와 앤디만 남게 됐습니다. 저도 크게 다칠 뻔했죠.”

“그걸 놈이 구했을 거고.”

그런데 이후부터 조직은 더 번창했을 거다.

“그때도 주님을 들먹이진 않았습니까? 당신도 주님께서 보살핀다고?”

“……?!”

디에고 가르시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확했다.

‘개새끼!’

아무래도 이놈 같다. 디에고 가르시아를 사이비 교주로 만든 게.

세뇌. 놈은 계속 디에고 가르시아를 세뇌했던 거다.

“그렇게 몇 년 만에 당신의 오른팔이 됐죠?”

“……1년입니다.”

불과 1년. 생각해 보니 앤디 가르시아는 고작 1년 만에 오른팔이 됐고, 자신의 조직은 그 1년 만에 동네를 모두 먹어 버렸다.

자신의 조직까지 합해 고만고만한 조직 서너 개가 아옹다옹 각축을 벌이던 걸 1년 만에 평정한 거다.

“그때마다 상대 조직에 불미스런 일들이 일어났습니까?”

“예, 예.”

뭔가를 깨달은 디에고 가르시아의 낯빛이 굳어 갔다.

“의심을 해 볼 생각은 당연히 안 해 봤을 테고요.”

“그랬습니다…….”

당시엔 자신감이 가득 찼을 때였다. 정말 주님께서 자신을 축복해 주는 거라고 여겼다.

“……그때 앤디가 은밀히 권유를 하더군요.”

마약 농장을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굳이 멕시코에서 마약을 들여오지 말고 직접 만들어 비용을 아끼자고 했습니다.”

괜찮은 생각이라 곧바로 인적이 없는 산을 구해 마약을 재배했다. 양귀비부터 대마까지 모두.

그곳이 디에고 가르시아가 만든 사이비 교단 마을의 시초였다.

처음엔 약을 살 돈이 없는 중독자들이나 자신의 조직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는 이들을 데려다 일을 시켰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전 주님의 말을 대변하는 존재가 되었더군요.”

“세상엔 어느새란 없습니다, 디에고.”

“……생각을 해 보면 앤디와 같이 동네의 성당을 다닐 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밑밥이 깔린 것 같다.

“함께 성당을 다니게 되자 저에게 봉사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더군요. 조직의 상황도 괜찮아졌고, 당시 사촌들을 잃고 많이 힘들었던 터라 위안 삼을 겸 받아들였죠.”

그렇게 하루에 한 끼도 잘 먹지 못하던 이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 줬다.

작지만 학교도 세우고, 이민자들만을 위한 병원도 세웠다.

그렇게 동네엔 없어서 안 될 사람이 되어 갔다.

“흠. 그럼 그때 보셀리 피에트로를 만난 겁니까?”

“피에트로…… 아, 뉴욕의. 예, 아마 그럴 겁니다.”

자신감은 하늘을 뚫었고, 결국 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이렇게 성공하는 건 주님이 날 특별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나는 주님께서 이 땅의 힘든 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내린 구원자요, 성자다.”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그리고 감히 성자를 자칭한 그 죄에 대한 벌을 톡톡히 받게 됐다. 지금 이런 꼴이 되는 걸로.

“놈의 취미는 뭐였습니까?”

“음. 딱히 없었습니다.”

마리화나만 조금 폈을 뿐, 술이나 마약도 하지 않았다.

‘마리화나? 체크.’

한 번 마약에 맛들인 놈은 거의 벗어나질 못한다.

“만나는 사람은요? 조사하지 않았다는 개소리는 하지 마세요.”

사람은 가진 게 많아질수록 의심이 많아지는 법이다.

그리고 그 가진 것이 남에게서 빼앗아 쌓아 올린 자라면 더더욱.

“……웬 동양인과 정기적으로 만나거나 통화를 하긴 했습니다. 앤디가 그를 버쟁? 브랭? 그렇게 부르더군요.”

번쩍!

“부장?”

“아, 그겁니다. 부장.”

“그에 대해 다른 아는 건 없습니까?”

“둘이 자주 만나던 장소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적을 것좀…….”

“그냥 말해요. 그런 건 반입 불가니까.”

“예. 거기가…….”

디에고 가르시아는 놈들이 접선하던 장소에 대해 설명해 주었고, 그것을 모두 들은 종혁은 코웃음을 쳤다.

‘말은 앤디 앤디 하지만, 원한이 깊네.’

자신의 뒤통수를 친 것도 모자라 돈을 모두 가지고 튀었는데 원한이 깊지 않을 수가 없을 터.

그러니 이런 걸 모두 기억하는 거다.

‘주님? 좆까라, 새꺄.’

“이 외에 자주 통화하던 사람은 없습니까?”

“가족과 통화를 하는 것 같긴 하더군요. 전화번호는 모릅니다.”

상관없다. 그건 FBI나 DEA의 자료, 혹은 당시 통화기록을 살피면 될 테니 말이다.

“그걸 당신 외에 아는 사람은요?”

“두 명 더 있습니다.”

당시 앤디 가르시아를 감시하기 위해 붙인 부하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까지 말한 디에고 가르시아의 눈이 흔들린다.

“저, 그러면…….”

“예. 드세요.”

“가, 감사합니다.”

얼른 음식을 가져온 디에고 가르시아는 새우가 올려진 타코를 입안으로 가져갔다가 덜컥 굳어 버렸다.

입안에서 퍼지는 알싸하고 매운 향신료와 새우의 탱탱하고 달큰한 감칠맛을 감싸는 고소한 또띠아의 하모니.

이 맛이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맛은.

주륵 눈물을 흘린 디에고 가르시아는 울먹이며 계속 음식들을 먹어 갔고, 종혁은 플라스틱잔에 멕시코 전통 음료인 오르차타와 테킬라를 부어 주었다.

이 맛이 앞으로의 수감 생활을 더욱 지옥으로 만들어 줄 것임을 알기에 종혁은 아낌없이 부어 줬다.

“후우우.”

배가 빵빵하게 찬 디에고 가르시아는 나른하고도 만족스런 미소를 짓다가 아차 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희미해져 가던 고향의 맛을 다시금 기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그러니…….”

다신 자신의 평온을 깨지 말아 줬으면 했다.

“전 이곳에서 회개하였고, 진정으로 신을 찾게 됐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것은 죽어 주님의 곁으로 가는 것뿐.”

더 이상 세상의 일과 엮이기 싫었다.

움찔!

“푸핫……! 푸하하핫!”

배를 잡은 종혁은 끅끅거리며 몸을 들썩였다.

“하아. 야.”

“……이보세요, 요원님.”

콱!

“윽?!”

디에고 가르시아의 멱살을 잡아 일으킨 종혁은 이를 드러냈다.

“개소리하지 마. 살인, 살인 교사, 납치, 인신 매매, 마약 등등 신께서 하지 말라는 짓은 다 한 너 새끼가 천국에 간다고? 고작 회개했다는 이유로? 아니? 넌 지금 뒤져도 무조건 지옥이야.”

피해자의 용서가 아닌, 신의 용서를 받고 천국에 가겠다는 개소리를 어떻게 용납할 수 있을까.

부웅! 쿠당탕!

“크악!”

디에고 가르시아를 옆 테이블에 던져 버린 종혁은 놈이 먹은 음식물들을 정리하며 다급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간수를 향해 손을 들었다.

“끝났습니다.”

들어야 할 건 모두 들었다.

이제 남은 건 놈을 흔적을 쫓는 것뿐이었다.

* * *

“앤디 가르시아…… 최가 이자를 찾았다는 건가?”

“예. 보셀리 피에트로가 언급되긴 했지만, 그보단 이자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건 최가 가르시아에게 보여 준 문신 그림이고, 이건 대화를 녹음한 파일입니다.”

CIA 동아시아 담당인 헨리 스미스는 부하 직원이 내민 문신 사진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부하 직원이 내민 녹음 파일까지 모두 들은 그는 결론을 내렸다.

“피에트로의 여죄를, 놈과 연관된 놈들을 쫓는 게 아니군.”

앤디 가르시아를 쫓는 거다. 정확히는 이 문신을.

“그런데 아무래도 앤디 가르시아가 가상의 인물 같습니다.”

“뭐?”

“출생 병원도, 학교도, 심지어 입양된 것조차 모두 거짓입니다.”

헨리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고 보니 기억나는 게 있군.”

이것과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떠오르는 게 있다.

몇 년 전 한국에서 국정원과 함께 대규모 검거 작전을 벌인 적이 있는 SVR. 러시아에 큰 피해를 끼치려 했던 어떤 사기 조직이었다.

이후 SVR은 그 사기 조직과 연관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몇몇 기업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흠. 최는 SVR이 쫓는 이 범죄 조직을…… 아니지.”

종혁은 그런 성격이 아니다.

차라리 SVR을 미국에 불렀으면 불렀지, 먼저 나서진 않는다.

정이 많지만, 그만큼 기브 앤 테이크가 성격이 강한 종혁.

“으음. 그럼 왜……. 아니, 잠깐? 만약 선후가 뒤바뀐 거라면?”

종혁이 이 문신을 가진 놈들을 쫓는 거고, 러시아가 그런 종혁을 돕는 거라면?

“하! 그랬군!”

종혁과 러시아 사이에 만들어진 긴밀한 유대 관계.

찌리릿!

이제야 좀 알 것 같다. 종혁이 굳이 러시아를 계속 감싸고도는 이유를!

“단순히 러시아가 최에게 먼저 접근해서가 아니었어. 한국 어디에 이놈들이 있을지 몰라서 그런 거였어!”

경찰에도, 검찰에도, 국정원에도 대한민국 곳곳에 이놈들이 있다고 종혁은 판단한 거다.

“그래서 SVR을 이용했던 거야! 하하핫!”

배를 잡고 웃던 헨리는 돌연 낯빛을 굳히며 부하 직원을 바라봤다.

“린치.”

“예.”

“찾아.”

“예!”

찾아야 한다. 그럼 종혁의 머릿속에 든 것을 러시아보다 먼저 선점할 수 있다.

드디어 CIA가 놈들 조직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