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377화 (377/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377화>

    ‘미친!’

    조사실의 벽면에 붙여진 커다란 유리 뒤쪽의 공간.

    옹기종기 모여 있던 사람들이 종혁의 발언에 기겁을 한다.

    “뭐야! 그냥 지르고 보는 거야?!”

    “아니야. 가능성 있어.”

    통제구역이 왜 통제구역이겠는가.

    인천공항에 있어 중요한 공간이기에 통제구역인 거다.

    충분히 스파이의 타깃이 될 만한 곳.

    “그럼 이게…… 단순한 난동이 아니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발생하는 난동 사건.

    그래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던 사람들은 기이한 눈으로 조사실을 응시했다.

    “不(아니야)!”

    질겁하며 외친 중국인은 다급히 입을 열었다.

    “그냥 무슨 장소인지 궁금해서 가 보려고 했던 것뿐이야!”

    “예, 예. 당연히 그렇게 말하셔야죠.”

    비꼬듯 말한 종혁의 나른한 미소가 더 짙어진다.

    “안 그러면 중국에 가서 뒈질 테니까.”

    정체가 들통난 스파이에게 내려질 처분이 뭐겠는가.

    죽음뿐이다.

    “뭐, 당신이 정말 스파이가 아니라도 중국의 얼굴에 먹칠을 했으니 곱게 끝나진 않겠지.”

    스파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모르되 이미 말해 버렸다.

    정체가 들통이 난 스파이는 외교적인 문제. 이제 눈앞의 이놈에겐 지옥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걸 알아챈 것인지 중국인은 파랗게 질렸다.

    “미친! 정말 아니라고! 아니야! 절대 아니야-!”

    “그래. 알았다니까?”

    종혁은 어차피 평행선만 달릴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튼 지금부터 당신에겐 두 가지 선택권을 줄 거야. 하나, 이대로 공항의 모처에 구금을 당한 채 뒹굴 거리다가 당신을 데리러 온 중국 공안을 따라 다시 중국으로 간다. 둘, 이대로 한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복역을 한 후 중국 공안에 넘겨진다.”

    후자는 지금보다 더 중국의 얼굴에 더 먹칠을 하게 될 거다. 종혁 자신이 그렇게 만들 터였다.

    “뭘 선택하든 너희 나라 공안에 쥐어 터지는 건 마찬가지일걸?”

    움찔!

    “……첫번째로 할게.”

    종혁은 아쉽다며 혀를 찼다.

    “클레임 걸 거야?”

    “그냥…… 내 나라로 보내 주기만 해 줘.”

    “오케이. 뒷말하면 뒤지는 거다. 여기 CCTV에 다 녹화됐어?”

    “알았다니까!”

    종혁은 피식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여기 이 사람 구금시키고 중국 공안에 연락해요.”

    종혁은 그대로 조사실을 빠져나갔고, 거울 뒤편의 사람들은 그런 종혁을 멍하니 쳐다봤다.

    “지, 지금 내가 뭘 본 거야?”

    “그, 글쎄?”

    스파이란 단어 하나로 모든 상황을 종결시켰다.

    사람들의 입이 헤 벌어졌다. 그러다 그중 한 명이 다급히 문을 열고 공간을 빠져나왔다.

    “저…….”

    “아, 팀장님. 기동타격대 팀장님 맞죠?”

    “예, 예! 기동타격대 3팀…… 아, 아니 감사합니다! 제 부하를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뭘요.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팀장은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누구라도 무서워할 상황이었다.

    “형사님 같은 분도 계셨군요…….”

    종혁은 멍하니 중얼거리는 그의 모습에 씁쓸히 웃었다.

    “끄응. 이거 일부 소수 때문에 경찰에 대해 선입견이 생기셨나 보군요. 제가 경찰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 명의 경찰로서 사과드리겠습니다. 믿음을 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저런 경찰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 드리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이 죄송합니다!”

    종혁을 따라 고개를 숙이는 오택수와 최재수.

    소스라치게 놀라 허리를 숙인 팀장은 울 듯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아닙니다. 이제라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후. 다시 한번 제 팀원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하. 아, 그런데 아까 그 팀원분은 지금 어디 계십니까?”

    “예? 그건 왜…….”

    “칭찬해야죠.”

    “……예?”

    “왜요?”

    종혁은 놀라는 그를 보며 의아해했다.

    *   *   *

    차가운 에어컨 바람으로 가득한 인천공항 안 여성직원용 화장실.

    쏴아아!

    물이 쏟아지는 세면대 앞에 선 기동타격대 3팀 팀원인 박은정이 거울을 멍하니 바라본다.

    세수를 한 것인지 물로 흥건한 그녀의 얼굴.

    씻다가 물이 들어간 건지 그녀의 눈이 붉다.

    “하.”

    -씨발. 기동타격대라는 놈이 잘하는 짓이다! 뭐? 인질?

    -아씨, 이래서 남자만 받자니까!

    -야, 너 운동했다며. 경호학과 출신이라며.

    박은정은 아직도 귓가를 울리는 선배들의 질책에 고개를 푹 숙였다.

    “좆같네.”

    ‘난 왜 잘하는 게 없을까?’

    본디 태권도 선수였던 그녀. 하지만 전국체전이나 대회에서 매달을 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너무 어정쩡했던 재능.

    그런데 그걸 깨닫는 게 너무 늦었다.

    깨닫고 나니 고등학교 3학년. 배운 게 태권도뿐이라 어쩔 수 없이 경호학과에 진학했고, 어정쩡한 성적만 거두다가 결국 이곳에 입사했다.

    “처음엔 나도 속으로 욕했는데…….”

    여자라고 무시했던 선배들.

    그런 선배들이 고객이 난동을 부릴 때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는 모습을 보며 날 욕했으면서도 고작 이 정도냐며 욕했다.

    그래서 오늘 상황에서도 그녀가 나선 것이었다.

    그리고 인질이 되어 버렸다.

    한눈을 판 것은 아니다. 처음엔 제지하려고 뻗은 손이 잡혔고, 아차 했을 땐 인질이 된 후였다.

    박은정은 그제야 선배들이 괜히 엉거주춤했던 게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인질이 되자마자 달려왔던 수많은 사람들.

    자신의 그릇된 오기와 혈기가 상황을 키워 버리고 만 거다.

    그리고…….

    섬뜩!

    목에 닿았던 뾰족한 칼날의 감촉이 다시 떠오르자 순간 은정의 무릎이 풀린다.

    ‘무, 무서웠어.’

    이대로 죽는가 싶었다.

    그래서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했다. 경호학과에서 호신술을 배웠음에도 그 순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경찰은 달랐지.”

    주저 없이 총을 꺼내 들면서 협박을 했던 종혁.

    은정은 그런 종혁이 백마 탄 왕자처럼 느껴졌던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꼈다.

    벽에 기댄 박은정은 미끄러지듯 주저앉으며 담배를 물었다.

    찰칵! 치이익!

    “푸후우. 관둘까?”

    이젠 그냥 포기하고 싶었다.

    “태릉 피트니스에서 트레이너를 모집하긴 하던데…….”

    또각또각.

    “어머? 여기 금연인데요?”

    은정은 화장실로 들어온 여성, 여객서비스팀의 팀장의 질책에 혀를 차며 몸을 일으켰다.

    “죄송합니다. 그럼.”

    “어? 저, 저기 괜찮아요? 오늘…….”

    ‘씨발. 겁나 빨리도 퍼지네.’

    아마 내일이면 공항 직원들 전체가 알지 않을까.

    얼굴을 구기며 화장실을 나섰다가 남자화장실 쪽에 서 있는 종혁을 발견하곤 흠칫 몸을 굳혔다.

    “아, 아! 감사합니다!”

    “수고했어요.”

    쿵!

    “……예?”

    “민간인 대신 인질이 되어 줘서 고맙고, 범죄자가 도망을 쳐 혹여 2차 피해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게 계속 잡아 두느라 수고했다고요. 이야, 파이팅 있던데요? 자, 이건 그에 대한 선물.”

    “어? 예? 예, 예. 헉!”

    은정은 얼떨떨 종혁이 내민 종이백 안을 보곤 경악했다.

    발렌타인 30년산.

    “이야기를 들어 보니까 술을 좋아하신다고 해서 준비해 봤습니다. 역시 공항 직원이 좋긴 좋아요. 이렇게 면세점 물건도 맘대로 살 수 있고. 오늘 저 때문에 많이 놀랐을 텐데, 그거 마시고 푹 자고 내일 봅시다.”

    “저, 저기!”

    “응? 왜요?”

    “저, 저는…….”

    종혁은 입술을 달싹이는 박은정을 보며 푸근히 웃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당신이 낸 용기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

    ‘뭐 만용이었던 것 같지만, 오늘 일로 충분히 배운 거 같으니 더 말할 필요는 없겠지.’

    어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이렇게 부딪쳐 가며 배우는 거다.

    몸뚱이가 부서져도, 마음이 부서져도 배워야 하는 것.

    그게 타인을 지키는 사람들의 업이다.

    “앞으로도 인원이 부족한 저희 경찰 대신 인천공항의 치안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천공항 기동타격대 박은정 대원님.”

    허리를 숙였다 편 종혁은 돌아섰고, 박은정은 그런 그를 멍하니 쳐다봤다.

    ‘박은정 대원님…….’

    “팀장님, 빨리 오세요! 우리 사무실 보러 가야죠!”

    “간다, 가! 아오 저 눈치도 없는 새끼. 오 경감님 한 대 쳐 버려요!”

    빠아악!

    “악! 씨발! 오 경감님이 뭔 팀장님 인형이에요?!”

    “뭐, 씨발? 이 새끼가?!”

    “뭐요, 뭐! 그래, 씨발 나도 참을 만큼 참았거든? 다 덤벼!”

    “오냐, 죽어라!”

    그렇게 아옹다옹하며 멀어지는 세 사람.

    각자의 나이대가 모두 달라 보이는데 격의 없는 모습이 너무도 커 보인다.

    “저런 게…… 진짜 경찰인 걸까?”

    박은정은 방금 전 종혁의 말이 닿은, 자신을 한 명의 대원으로서 인정해 준 진심이 닿은 가슴에 손을 얹으며 멀어지는 종혁을 응시했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그녀의 표정이 어떤 열의에 의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   *

    “얘, 얘. 어제 그 이야기 들었어?”

    어제의 일은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퍼졌다. 그중 특히나 종혁의 말이 계약직 직원들의 심장을 울렸다.

    “그거 나도 들었어! 피해자가 눈앞에 있다면 내 목을 걸고서라도 구해야 되는 게 경찰이야라고 했다지?!”

    “응, 응!”

    “와아, 멋지다. 그런 게 진짜 경찰인가?”

    “그뿐이야? 몸도 엄청 좋지……. 너희 그 형사님 시계 못 봤지? 그거 미쉐린 콘스탄틴이었어! 그것도 2000년 밀레니엄 리미티드 에디션!”

    “뭐어?! 진짜?!”

    “하아. 내가 근무 중에 잡담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요?”

    “죄, 죄송합니다!”

    직원들은 어제에 이어 도망치듯 사라졌고, 여객서비스팀의 팀장은 그 모습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확실히 놀랍긴 하지.”

    전해 들은 말도 말이지만, 어제 박은정을 달래던 종혁의 모습 때문이다.

    종혁은 알까. 그게 바로 인천 국제공항공사 계약직 직원들이 바라는 모습이라는 걸.

    ‘내가 여태까지 보아 온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는 다른 결을 가진 사람이야.’

    옆에서 지켜본 것만으로도 심장이 콩닥 뛸 만큼 멋졌던 사람.

    ‘그런데 좀 걱정이네. 너무 막무가내로 나가는 것도 좋진 않을 텐데…….’

    같은 경찰에게 견찰이라고 욕을 했다고 한다. 조직 사회인 경찰이 말이다.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그렇게 고민을 하던 순간이었다.

    “어머?”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는 격언처럼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종혁을 발견한 팀장은 재빨리 다가가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형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예? 아, 예. 좋은 아침입니다. 조…… 은별 씨.”

    “아, 인사가 늦었네요. 여객서비스 4팀 조은별 팀장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 여객서비스팀. 어이구, 오히려 제가 잘 부탁한다고 부탁드려야 할 곳이네요.”

    보안팀이 공항의 치안을 책임진다면, 여객서비스팀은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게 손과 발이 되어 주는 조직이다.

    그렇기에 그만큼 사건사고와 밀접한 곳.

    사건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일으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곤란한 일 생기면 바로 이 번호로 연락 주십시오, 조 팀장님. 그럼 오늘도 파이팅 입니다!”

    “네! 형사님도 파이팅이에요!”

    “팀장님! 같이 가요!”

    “공항에서 소리 지르지 마라, 짜샤!”

    “팀장님도 지르는데요?!”

    “저게 어제 덜 맞았나…….”

    ‘풉!’

    조은별은 고개를 저으며 멀어지는 종혁을 빤히 응시하다 돌아섰다. 그런 그녀의 입가에 한가득 맺혀 있는 진심 어린 미소.

    “오늘은 왠지 일이 잘 풀릴 것 같네.”

    *   *   *

    검색대를 지나 인천공항 안쪽, 상주 경찰들을 위한 사무실로 들어온 종혁은 사무실 꼬라지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사무실인지, 아니면 닭장인지…….”

    겨우 10평 남짓한 공간.

    다닥다닥 붙어 있는 책상들 때문에 더 비좁아 보여 숨이 턱 막혔다. 심지어 사람 한 명 없이 텅 비어 있음에도 이러니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한 명도 없냐.’

    다른 상주 경찰들은 어디에 짱박혀 있는 건지 사무실이 썰렁하다.

    어제도 본 모습이지만, 정말 한숨밖에 안 나왔다.

    “야, 재수야.”

    “식당으로 갈까요?”

    “오, 이제 나를 좀 아는데? 아니, 식당 말고 라운지로 가자.”

    “라운지요?”

    “어, 이 카드면 전 세계 어느 공항이건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거든?”

    종혁은 지갑에서 검은색 카드를 꺼내어 흔들었고, 그에 따라 최재수의 눈동자도 흔들렸다.

    “그, 그 라운지라는 게 퍼스트클래스 이용객들만 이용하는 곳 맞죠? 거긴 어때요? 막 엄청 고급스러…….”

    “하아아암. 왔어?”

    “어우씨, 깜짝아. 뭐예요. 어제 집에 안 갔어요?”

    “어제 지인들이랑 전출 축하 기념으로 한잔해서…….”

    “에라이. 그럼 차라리 그 근처 모텔에서 자지 그랬어요.”

    “여기서 자면 되는 걸 뭐하러 돈을 쓰냐?”

    “이런 곳에서 잠이 옵니까?”

    “여기가 뭐 어때서? 옛날 그 고물 똥차에서 잠복할 때 생각하면 이 정도는 궁궐이지. 참고로 나 강력반 형사였을 시절 이야기다.”

    “예, 예. 얼른 씻고나 오세요. 누가 보면 거지인 줄 알겠어요.”

    “네, 엄마.”

    손을 흔든 오택수는 화장실로 향했고, 종혁은 고개를 저었다.

    “에휴. 저 인간 씻고 해장하려면 시간 좀 걸릴 테니 그동안 사건 기록이나 확인하자.”

    “아, 사건 기록을 통해 이 공항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종류와 대처법을 연구하자는 거죠?”

    “빙고. 이야, 이제 제법 형사 티 좀 난다?”

    “흐흐흐. 커피 드실래요?”

    “……씨발. 커피 머신부터 들여놔야겠네. 그냥 아무거나 타 와.”

    “옙!”

    최재수는 커피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고, 종혁은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을 켰다.

    종혁은 곧 기록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사무실에 세 대의 마우스휠 돌아가는 소리와 클릭 소리만 울린다. 라운지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지만, 타이밍을 놓쳐 버린 상황.

    종혁은 담배를 물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햐. 이 좁은 곳에 뭔 사건들이 이렇게 많냐?’

    절도는 기본이고, 폭행은 애교다. 심지어 살인까지 있다.

    ‘여기도 지랄 맞네.’

    “……팀장. 최 팀장!”

    “예?”

    “전화 왔어!”

    “아, 예! 응?”

    모르는 번호다. 그래도 종혁은 일단 전화를 받았다.

    “예, 최종혁…… 아, 조 팀장님.”

    오늘 아침 인사한 조은별 팀장. 그녀의 전화였다.

    “아이고, 어떤 곤란한 일이 있으셔서 전화를…… 예?”

    종혁은 잠시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귀를 후벼 보았다.

    하지만 방금 들은 말은 환청이 아니었다.

    “하아. 예, 알겠습니다. 곧 가겠습니다.”

    “뭐야, 무슨 일인데?”

    종혁이 이렇게 심각한 표정을 지을 땐 꼭 대형사고.

    종혁은 불안해하는 팀원들에게 손을 까딱이며 몸을 돌렸다.

    “일단 가죠. 가 보면 자세히 알게 되겠죠.”

    사무실을 나서는 종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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