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375화>
쿠당탕!
뭔가 뒤집어지는 소리가 울리는 경찰청장실.
“잠시만요. 지나갑니다.”
안에서 책상을 가지고 나오는 경찰들에 비켜섰던 종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청장실 안에 있던 물품이 모두 빠져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서서 지휘를 하는 박종명 경찰청장.
“소파는 빼고, 그 액자는 치워. 음? 아, 왔나? 모두 나가 있어.”
“충성.”
박종명에게 경례를 하고 나오며 종혁을 위아래로 훑는 경찰들.
김판호 팀장의 미안해하는 얼굴을 제외하면 죄다 곱지 않은 시선들이었기에 종혁은 씁쓸히 웃었다.
‘죄다 모르는 얼굴들이네.’
아마 박종명이 부산청에서 데려온 이들일 거다.
“충성. 경정 최종혁.”
“앉지.”
박종명은 소파를 가리켰다.
“다 빼고 싶었는데 이것만큼은 못 빼겠더군. 이택문이가 돈 좀 썼나 봐.”
그럴 수밖에 없다. 이 소파는 이택문이 아니라 최기룡이 경찰청장에 취임할 때 종혁이 선물한 소파였으니 말이다.
“좀 너저분하지? 마음에 안 드는 것들이 많아서 말이야. 아, 최 팀장에게는 좀 보기 안 좋은 모습이려나?”
“아닙니다.”
아닌 게 아니다. 박종명이 원래 있던 물품을 하나씩 치울수록 왠지 추억이 한 조각씩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마치 이쪽의 표정을 살피듯 가만히 응시하는 박종명의 시선 때문에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종혁의 의도가 통한 건지 박종명은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럼 다행이군. 그보다 내 취임사는 어떻던가? 좀 자극적인 단어들로 골라 봤는데 말이야.”
‘역시.’
이럴 줄 알았다. 역시 박종명은 뱀이었다.
하지만 종혁은 활짝 웃었다.
“훌륭하셨습니다. 다만 걱정이 되는 건…….”
“민간인 피해? 걱정 마. 무분별한 발포를 허락할 정도로 막 나가자는 건 아니니까.”
그건 곧 군사정권 시대로의 회귀.
박종명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 늦었지만 경찰청장에 취임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뭘…… 정말 늦은 건 나지.”
마치 누구 때문에 많이 돌아왔다는 듯한 눈빛.
종혁은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박종명은 실소를 지었다.
“그래. 최 팀장의 마음을 얻기엔 서로가 쌓은 시간이 부족하지. 차차 가까워져 보자고.”
“하하. 영광입니다.”
“흠. 그나저나 아쉽게 됐어.”
“예?”
“최 팀장을 위해 새로운 부서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오직 종혁만을 위한 부서. 종혁이 본인의 능력을 100퍼센트 발휘할 수 있는 부서. 박종명은 그걸 기획하고 있었다.
“최기룡 선배나 이택문처럼 과장 대리나 일개 팀장이 아니라 진짜 과장. 김종두 과장이 본청에 왔을 때 경정이었다지?”
쿵!
눈동자가 살짝 흔들린 종혁은 이내 푸근히 웃었다.
“그렇습니까?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냐, 아냐. 미리 이야기를 하지 않은 내 잘못이지. 그보다 외사국으로 간다고?”
“예. 이제 슬슬 순회를 돌 때가 돼서 말입니다.”
“하긴…… 확실히 그럴 때가 되긴 했지. 뭐, 아무튼 앞으로 잘 지내 보자고.”
종혁의 손을 힘주어 잡으며 미소를 짓는 그.
“그럼 이만 가 보도록 해. 힘든 일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고.”
“예, 감사합니다. 충성.”
“충성.”
몸을 돌린 종혁은 경찰청장실을 빠져나갔고, 박종명은 그런 종혁을 보며 담배를 물었다.
“후우우.”
전임자들의 흔적을 지워 버리듯 경찰청장실을 가득 채우는 담배 연기. 박종명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그려진다.
“역시 쉽지 않군.”
툭툭 찔러 봤음에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종혁.
과장이라는 단어에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박종명이 바라는 것만큼 극적이지 않았다.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아쉬워.”
후임자로 들어온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뭐겠는가.
바로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는 거다. 정책, 인사 등 전임자가 해 놓은 모든 걸.
그런데 정책 쪽에서 쳐낼 게 거의 없다.
그리고 그중 절반 이상은 종혁이 관여한 것.
그래서 너무도 아쉬웠다.
“김판호 이놈은 그동안 대체 뭘 한 건지…… 쯧. 뭐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
종혁을 조커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 어차피 외사국에 오래 있진 않을 테니 말이다.
담배를 구둣발로 비벼 끄며 일어난 박종명은 밖을 향해 입을 열었다.
“들어와.”
우르르 다시 경찰들이 들어오며 경찰청장실을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한편 아래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
문이 닫히자마자 종혁이 한숨을 내쉬었다.
“힘들다. 힘들어.”
고작 5분도 안 되는 대화에서 대체 몇 번을 떠본 건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이쪽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장치였다.
기가 쪽 빨리는 기분이었다.
“역시 나랑 안 맞아. 아니, 어쩌면 그냥 그 양반이 싫은 걸지도…….”
아무래도 이게 정답인 것 같다.
“하. 앞으로 빡빡하겠구만.”
띵! 스르릉!
문이 열리자 내린 종혁은 박스를 든 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가운데 오택수와 최재수를 발견하곤 눈을 빛냈다.
각자 캐리어를 끌고 있는 그들은 냉큼 종혁에게 다가왔다.
“왜? 신임 청장님이 뭐래?”
“뭐, 그냥 잘 지내자 그런 말이었죠. 그보다 짐은 다 쌌어요?”
“뭐, 보다시피 다 싸긴 했는데…….”
오택수가 돌연 헛웃음을 터트린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박종명 경찰청장의 취임식인 오늘 부서 이동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두 이전 청장인 이택문이 오늘로 정해 놓은 것.
“이야아. 야, 넌 전 청장님이 이런 성격인 줄 알았냐?”
“뭐 대충?”
굉장히 과묵해 보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의외성이 있었던 이택문 전 경찰청장.
‘아마 남아 있는 이들을 위해 부서 이동 날짜를 오늘로 잡은 거겠지.’
박종명이 충격적인 취임사로 임팩트를 줬다지만, 이렇게 바쁘고 정신이 없다 보면 아무래도 그 임팩트가 흐려질 수밖에 없다. 그럼 저마다 부서에 녹아들기 쉬울 터.
갈 땐 가더라도 곱게 가지 않겠다는 이택문의 의지가 절절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아, 그보다 각오는 했어요?”
외사국.
아쉽게도 그들과는 인연이 없던 곳이라 절로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외사국과 국내 수사팀의 자존심 싸움도 긴장을 짙게 하는 데 한몫을 한다.
여차하면 총탄이 날아다니는 해외를 누비는 외사국은 고작해야 칼이나 휘두르는 범죄자를 잡는 국내 수사팀을 월급 도둑이라고 무시하고, 국내 수사팀은 자세한 사정도 모른 채 지들 잘난 줄만 안다고 이를 드러낸다.
어떤 상황에선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를 해야 하기에 조금이라도 더 주도권을 잡으려고 이런 대립각을 세우는 거다.
여기에 종혁의 나이도 문제다.
혹여 어린 팀장이라고 무시는 하지 않을지, 왕따를 당하지는 않을지 온갖 걱정이 생긴다.
하지만…….
“뭐 거기도 사람 사는 곳 아니겠냐?”
혹여 배척을 받는다고 해도 적당히 비비다 보면 서로 친해지게 될 것이다. 언제나처럼 말이다.
“그게 무슨 나약한 소리세요! 걱정 마세요, 팀장님! 팀장님을 욕하면 제가 그냥……!”
빠악!
“그냥 뭐? 쌈박질이라도 하게, 새끼야?”
“당연하죠! 오 경감님은 가만 계실 거예요?”
“……그럴 리가.”
그땐 다 죽는 거다. 징계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다 죽여 버릴 거다.
종혁은 사납게 이를 드러내는 그들의 모습에 작은 감동을 느끼며 입술을 비틀었다.
‘맞지. 그럼 다 죽는 거지.’
그땐 종혁 본인부터 가만있지 않을 거다.
“자, 그럼 우리도 움직이죠.”
“오케이!”
그들은 마음 한구석에 날을 세우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띵! 스르릉!
열리는 문을 통해 보무도 당당히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왔다!”
“왔구나-!”
‘으응?’
종혁은 이쪽을 보며 만세를 외치는 경찰들의 모습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
“국장님! 왔어요, 왔어! 최 팀장이 왔다고요!”
“뭐?!”
쿠당탕!
“헉, 괜찮으십니까!”
“괜찮으니까 비켜!”
투두두두두!
안에서 달려 나오는 오십대 장년인.
마치 곰이 달려온다면 이런 압박을 줄 수 있을까.
종혁은 자신도 모르게 양손을 들었지만, 그걸 무시한 장년인은 달려오던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종혁을 껴안았다.
“윽!”
“왜 이제야 왔어-!”
“……예?”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아니다! 잘 왔다! 잘 왔어! 이제라도 온 게 어디야-!”
종혁은 마치 죽은 줄 알았다가 살아 돌아온 자식을 반기듯 어화둥둥 하는 외사국의 국장을 혼이 쏙 빠지는 걸 느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 * *
“하하, 많이 놀랐지?”
직접 차를 내온 외사국의 함경필 국장.
“최 팀장이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외사국이 해외에서 좀 그래.”
해외로 도망친 범죄자를 잡기 위해선 그 나라 경찰의 협조가 적극 필요한데, 어느 누가 남의 집에 와서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하는 사람을 반길까. 그것도 안방을 휘젓는 사람을.
협조는커녕 배척이라도 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건 어느 나라건 마찬가지다. 저 미국이라고 해도 말이다.
심지어 그쪽에서 먼저 체포해 교도소에 넣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나 중국에서 마약은 사형. 한국에서 인도를 바라도 중국은 그냥 사형을 시켜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나라와 긴밀한 끈이 있는 종혁이 온 거다. 반기지 않을 리가 없었다.
솔직히 함경필은 종혁이 외사국으로 인사이동 신청서를 넣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예배 중이라는 것도 잊은 채 만세를 외쳤었다.
“아…….”
“큰 것까진 바라지도 않아. 딱 100번에 한 번이라도, 응? 그렇게 해 줄 수…… 있을까? 나 좀, 아니 우리 좀 살려 주라.”
함경필은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쓸어 올렸고, 종혁은 한 움큼 뽑혀 나온 머리카락들에 흠칫 놀랐다.
“물론 최 팀장의 인맥을 아무 대가 없이 이용한다면 도둑놈이지. 내가 편의 다 봐줄게! 뭐든 말만 해!”
막말로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사무실에 애인을 데려와도 오케이다. 아니, 따로 팀 사무실을 원하면 얼마든지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러니 진짜 좀 살려 주라…… 응?”
“……사무실을 어떻게 뜯어고쳐도 오케이 해 주시는 겁니다.”
국장실로 오는 길에 봤던 외사국 사무실의 전경.
없는 게 참 많은 전형적인 경찰 사무실이었다.
잠시 종혁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던 함경필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 팀장!”
“뭐 오케이 못하시겠다면…….”
종혁이 일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함경필은 기겁하며 종혁을 잡았다.
“태국! 태국으로 튄 놈을 잡아야 해!”
무려 200억대 사기를 치고 태국으로 도주한 놈.
그 말에 종혁의 표정이 오묘해진다.
“태국이요?”
“왜? 힘들어? 다른 거 말할까?”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을까.
태국은 미국과 일본, 러시아 다음으로 친분이 깊은 나라다.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어, 라차논. 나야.”
몇 년 전만 해도 상남자 마초였지만, 지금은 여자가 되어 버린 유도 라이벌 라차논.
-허니!
와락 얼굴을 구긴 종혁은 이를 갈았다.
“죽는다.”
-아하하! 좋으면서 튕기기는…….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야?
“나 이번에 외사국으로 전출 왔거든?”
-아, 오케이. 내가 연락 쫙 돌려 놓을게! 그런데 그보다 태국엔 언제 또 오는 거야?! 이러다 얼굴 잊어 먹겠어!
“네가 한국에 놀러 오는 건 어때? 연락하면 내가 비행기 보내 줄게.”
-아, 그러면 되겠구나! 알았어! 흐흐. 그땐 안 재울 테니까 기대해, 자기?
빠득.
“……그래. 얼른 와라. 이번엔 정말 죽여 버리게.”
-아하하하. 끊을게!
종혁은 통화가 끊긴 핸드폰을 보며 이를 갈다 아차 하며 함경필을 봤다가 의아해했다.
그가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팀장, 태국어를 할 줄……. 아차,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지! 어, 어떻게 됐어? 협조해 준대?”
“예. 곧 그쪽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와락!
“윽?!”
“고맙다!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종혁을 끌어안은 팔을 푼 함경필은 국장실을 뛰쳐나가 크게 외쳤다.
“야, 수사과 3팀! 태국, 200억! 스탠바이 해라-!”
“우와아아아아아……!”
함성이 터지는 외사수사과 3팀과 그런 그들을 부럽다는 듯 쳐다보다 ‘우리는?’ 하고 간절히 쳐다보는 다른 팀들의 모습에 슬그머니 문을 닫은 함경필은 다시 종혁을 와락 껴안았다.
“정말 고맙다, 고마워! 아…….”
무슨 일인지 갑자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함경필 국장.
“왜 그러십니까?”
“어, 그게……. 최, 최 팀장. 진짜, 정말로 오해하지 말고 들어야 해? 내가 이렇게까지 해 줬는데도 바로 안면 몰수를 하는 그런 개새끼는 정말 아니거든?”
혀가 길다.
종혁은 미간을 좁혔다.
“그, 그게 원래 우리 외사국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신고식이라는 게 있어요. 이건 국장이 누가 되든 바꿀 수 없는 거거든? 내가 최 팀장에게 억하심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 신고식이 우리 외사국 업무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그래.”
“흠. 예, 뭐. 그런 거라면 해야죠.”
“진짜?!”
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최소 1년은 외사국에서 비빌 생각을 하고 온 길이다. 박종명이 지랄을 할 것 같으면 2년.
이런 상황에서 그냥 악습도 아니고 업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신고식이라는데 거부할 리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이 신고식을 통해 하루라도 더 빨리 외사국에 녹아들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 진짜 우리 최 팀장은 왜 마음까지 넓은 거야…….”
“아하하.”
“좋아. 그러면 공항을 갈래, 항구를 갈래? 아무래도 공항이 낫겠지?”
“……예?”
“국제공항이랑 항구, 둘 중 한 곳의 상주 경찰로 파견 나가야 해. 상황관리센터 업무도 봐야 하고. 그…… 한 달 동안.”
“저 수사과인데요?”
외사국 외사수사과.
종혁이 앞으로 최소 1년간 신세를 질 곳이다.
“이, 이게 원래 그쪽 지리를 외우고, 또 그쪽 애들과 친분을…… 미안.”
다급히 사과를 한 함경필은 종혁의 눈치를 봤다.
“히, 힘들면 그냥 신고식은 건너뛸까?”
“아뇨. 하겠습니다.”
“진짜?!”
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반 경찰로서도 진입하기 힘든 통제 및 보안 구역.
작게는 거기가 어떻게 생겼나 궁금하기도 한 것도 있지만, 크게는 공항이나 항구에 귀를 심어 둘 수 있는 기회다.
지금까지 그 어떤 형사도 해내지 못한 일.
‘항구나 공항에 내 정보원을 만들 수 있다라…….’
테러나 범죄 등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기에 계약직 청소부조차도 수많은 검증을 거쳐야 하는 국제공항과 항구.
만약 정보원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정보가 종혁의 손아귀에 들어오는 거다.
앞으로의 형사 생활에 아주 큰 자산이 되어 줄 게 분명했다.
종혁의 눈이 흥미로 빛나기 시작했다.
“아, 솔직히 전 안 가도 되는데 외사국의 화합을 위해 신고식을 받아들인 건 알고 계시죠?”
“어? 그, 그렇지?”
순간 뭔가를 눈치챈 함경필은 하얗게 질렸다.
대체 무슨 요구를 하려는 걸까.
종혁은 그런 그를 보며 걱정 말라는 듯 웃어 주었다.
정보원은 정보원이고, 이건 이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