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367화>
미정은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그리 크지 않은 쓰리룸.
냉장고와 가스렌지가 전부인 휑한 공간임에도 왠지 모르는 포근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내 집. 내 공간. 내 쉼터.
“마음에 들어?”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가자.”
“네? 또 어딜?”
“따라와. 아, 계약할게요.”
“아이고, 탁월한 선택이십니다!”
종혁은 미정의 손목을 붙잡고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잡힌 손목에 화들짝 놀랐던 미정은 손목을 감싸는 거친 따뜻함에 가슴을 술렁이는 걸 느꼈다.
“우와아?”
대형 마트 안.
부엌용품 코너 앞에 선 미정의 눈이 뱅글뱅글 돌아간다.
무슨 냄비가 이렇게 많은 걸까.
무슨 프라이팬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 걸까.
대체 여기서 뭘 사야 하는 걸까.
냄비라고는 집에서 썼던 노란 양은냄비와 칠이 모두 벗겨진 프라이팬이 전부였던 미정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일단 큰 거 사.”
뭐든 큰 게 최고다. 작아서 문제가 되는 건 있어도 커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니다. 그냥 다 골라!”
돈이 많은데 무슨 걱정인가.
일단 하나씩 다 샀다가 안 쓰면 버리면 되는 거다.
“네?!”
“응? 왜?”
“아, 아니 저…….”
종혁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고, 입술을 달싹거리던 미정은 눈을 질끈 감았다.
“괘, 괜찮아요!”
냄비야 사이즈별로 있으면 좋겠지만, 프라이팬 같은 건 복잡한 걸 해 먹을 게 아니고서야 보통 사이즈 하나만 충분했다.
“그, 그리고 그렇게 돈을 막 쓰시면 안 돼요!”
그 야무진 말에 종혁은 살짝 당황했다.
“어…… 그래? 자, 잘 아네?”
“네. 아빠 식사를 차려 드린 적이 많아서…….”
그렇게 차려 드려도 김치에 소주만 먹다가 상을 엎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종혁에겐 할 수 없는, 아니 하기 싫은 말.
종혁은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에 모른 척하며 냄비 하나를 집어 들었다.
“이 정도면 되는 거야?”
“아, 아뇨. 그 옆에 거요. 아니요. 그 옆이요. 아이 참.”
미정은 계속 이상한 걸 집으려는 종혁의 모습에 결국 앞으로 나섰고, 종혁은 그런 그녀의 모습에 옅게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이런 면도 있었네.’
심성이 착한 줄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야무질 줄은 생각 못했다.
“이 소시지도 이게 더 싸면서 돼지고기 함량이 높아요. 또 어묵은 부산어묵이…….”
재잘재잘.
한 번 입이 트이자 미정의 입에선 종혁이 모르는 정보들이 쏟아져 나왔고, 종혁은 입안이 텁텁해졌다.
이렇게 어린 소녀가 어째서 이런 정보들을 아는 걸까.
‘하. 지랄 맞네, 진짜.’
그래도 생활력이 강한 모습을 보니 절로 안심이 되었다.
마치 이것저것 설명하는 모습이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아들을 가르치는 듯해서 좀 찝찝했지만 말이다.
“야, 됐고. 그냥 사. 뭘 이것저것 재고 있어?”
“안 된다니까요! 아, 진짜!”
그 순간이었다.
“어?”
“잉?”
종혁은 눈을 껌뻑였다. 그건 종혁과 눈이 마주친 3명의 남녀도 마찬가지였다.
저번에 미정과 함께 피자를 먹었던 네 명의 아이 중 세 명.
“……우왁! 형사님 여긴 웬일이세요?!”
아이들의 눈이 단숨에 초롱초롱해진다.
몬스터뿐만 아니라 블랙스네이크와 이글스까지 해체시킨 최강의 사나이. 존경심이 화산처럼 폭발한다.
“숙자다. 숙자도 안녕?”
“아, 안녕?”
아이들은 미정과 함께 있는 종혁을 보며 왜 함께 있는지 의아해한다.
“뭐야. 너희는 여긴 왜 있어? 답지 않게 뭐 해 먹으려고 왔냐? 아니면 심부름?”
답지 않다는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굳는다.
“형사님.”
“왜?”
마치 상처를 입은 듯 진지한 그 말투에 종혁은 미간을 좁혔다.
“돈이 없으면 해서 먹어야 해요.”
“……뭐?”
지금 제대로 들은 게 맞은 걸까.
“어, 어…… 그러냐? 그, 그래. 그런 생각도 하니까 기특하네.”
“뭐, 오늘은 엄마한테 끌려온 거지만요! 아, 엄마다. 아줌마-!”
엄마란 단어에 반사적으로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고개를 돌렸던 종혁은 얼굴을 구겼다.
이들 패거리 중 나머지 한 명이 쌀이나 물 따위가 든 카트를 끌고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르르륵!
“응? 경찰 아저씨?”
“네가 얘들 엄마냐?”
이번엔 미정과 함께 씻었던 여자아이의 얼굴이 구겨졌다.
“하아…….”
한숨을 내쉰 여자아이는 마냥 좋아라 웃고 있는 남자들을 가리켰다.
“가만 놔두면 컵라면만 먹고, 청소는 내팽개치는 자취하는 놈이 섞인 초딩 셋.”
참고로 진짜 자취가 아니라 집의 옥탑방을 방으로 쓰고 있는데, 이들과 함께 아지트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여자아이는 자신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런 놈들과 소꿉친구라 외면할 수 없는 깔끔하고 생활력 강한 여자 하나.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오케이. 성실하네.”
싱긋 웃은 여자아이는 미정을 봤다.
그에 어깨를 살짝 움츠리는 미정.
종혁은 그 묘한 기류에 얼른 입을 열었다.
“내가 이번에 미정이에게 알바를 하나 제안했거든.”
종혁은 사정을 간략하게 설명했고, 여자아이의 눈이 흔들렸다.
‘대체 왜 얘만…….’
이렇게 운이 좋은 걸까.
자신도 모르게 질투를 담아 쳐다봤던 여자아이는 기겁하며 시선을 피하는 미정의 모습에 입술을 달싹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드라이조차 하지 않은 건지 정리되지 않은 채 이리저리 뻗힌 미정의 머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잘됐네.”
“어? 아, 응!”
“그래서 부엌용품 사러 온 거야? 어디 봐. 응? 제대로 샀네?”
여자아이는 살짝 놀랐다. 살림을 좀 해 본 사람의 향기가 카트에서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
“으응. 어떻게든 있는 돈으로 써야 했거든…….”
돈을 주지 않았던 아빠. 싼 것들 중에서도 최대한 가성비를 생각해야 됐다.
‘……칫. 이러면 나만 못된 년이 되는 것 같잖아.’
여자아이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래서 오늘 뭐 해 먹을 거야?”
“나? 돼지고기 된장찌개!”
“엑? 된장찌개는 바지락 아니야?”
“아, 앞다리살을 손가락 두께로 썰어 넣어서 기름에 볶아 육수를 내면 진짜 맛있어!”
쌈장 반 숟가락과 다 끓었을 때 고춧가루 약간 뿌리면 몇 날 며칠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집을 나간 엄마가 자주 끓여 주던 것이었다.
“그, 그래? 가르쳐 줄 수 있어?”
화들짝 놀랐던 미정은 약간 쑥스러워하는 여자아이의 모습에 활짝 웃었다.
“응! 일단…….”
“자, 잠깐. 적을 것 좀.”
마트에선 갑자기 때 아닌 요리 강습이 펼쳐졌고, 종혁은 그 모습을 보며 흐뭇이 웃었다.
‘좋을 때다.’
“아, 지루해. 대체 언제 가는 거야? 배도 고픈…… 왜 그러세요?”
“……아니다. 그냥 카트나 정리하고 있어라.”
“눼…….”
차마 항변을 할 수 없는 남자아이들은 카트 안 내용물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을 지켜보는 시선이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 * *
“와 씨, 내 옥탑방보다 백배 좋아!”
“네 방도 여기만큼 넓거든?! 좀 치우라고!”
“부탁해, 엄마!”
“그냥 죽어라! 죽어!”
“숙자, 아니 미정아! 이거 어디다 놔둬?”
“아, 그건 거기다 부탁할게!”
부스럭, 쿵덕쿵덕.
냉장고와 전자렌지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던 쓰리룸에 물건들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그릇이 씻겨 정리되고, 옷장에 옷이 들어찬다.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순식간에 사람 사는 곳이 되어 버린 집.
미정은 거의 난생처음 느끼는 시끌벅적함에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한편 그렇게 웃음이 흘러나오는 집을 응시하던 이십대 중반의 사내가 눈빛을 가라앉힌다.
“흠…….”
사내는 핸드폰을 꺼내어 귀에 가져갔다.
“예, 사장님. 아무래도 이년이 원조교제, 아니 가출팸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웬 젊은 놈이 집을 사 주고 살림살이도 다 사 주네요. 패거리까지 있고요. 이놈들 사진은 곧 전송할 테니 오늘은 이만 철수하겠습니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오늘은 집에만 있을 것 같네요. 예, 예.”
통화를 종료한 사내는 모자를 살짝 젖히며 담배를 물었다.
“씨부럴. 골치 아프게 됐네.”
이전까지 교류하는 놈들이라곤 웬 병신 노숙자 둘이 전부였던 노숙자 소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죄를 저지른 소녀.
손쉽게 끝났을 일이 느닷없이 이상한 놈들이 끼어들며 복잡하게 되었다.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기에 정말 골치가 아팠다.
“거기다 그 젊은 놈…….”
자신과 비슷한 또래지만 덩치가 위협적이었던 종혁.
염색한 십대 애들을 끌고 다니는 거나 몸에 걸친 명품들을 보면 딱 봐도 어느 업소 사장 같은데, 왜인지 느낌이 쎄했다.
커다란 등만 봐도 거시기가 쪼그라드는 기분. 마치 천적을 만난 것처럼 절대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아, 진짜. 그러게 얼른 후딱 해치워 버렸으면 이렇게 고생할 일도 없잖아…….”
혀를 찬 사내가 몸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번쩍, 번쩍!
빨갛고 푸른 불빛을 번갈아 빛내며 저 앞에서 다가오는 경찰차 한 대.
“쯧.”
사내는 모자를 깊게 눌러쓰며 조심스럽게 경찰차 옆을 지나갔다.
“하. 이젠 빽차마저 피하게…….”
턱! 턱! 뚜벅뚜벅!
“저 실례합니다, 선생님?”
“음?”
사내는 경찰차를 멈춰 세우고 다가온 경찰들에 눈을 동그랗게 떴고, 경찰들은 웃으며 말을 꺼냈다.
“거동이 수상하시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서요. 실례지만 잠시 검문 좀 하겠습니다. 신분증 좀 보여 주십시오.”
“……칫!”
팍!
“어? 잡아!”
“순 13! 순 13!”
한밤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 * *
“흠. 그렇습니까?”
-예! 얼마나 날쌘 지 저희 경찰 여섯이 쫓았는데도 놓쳤다니까요. 이놈 육상을 배운 놈이 틀림없습니다!
‘이 동네에 빠삭한 파출소 경찰들이 포위하듯 쫓았는데도 놓쳤다라…….’
오토바이를 탔다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상대가 맨발임에도 놓쳤다? 이 자체부터 범상치 않은 놈이란 뜻이었다.
‘미정이 부모가 미정이를 찾는 게 아니다라…….’
종혁은 처음 미정이를 감시하는 사람이 있기에 혹시나 집을 나간 엄마가 뒤늦게 미정이를 찾는 줄 알았다.
미정이 가출하는 바람에 행방이 묘연해졌기에 사람이라도 쓴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거라면 도망칠 이유가 있을까?
종혁은 창틀을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아차, 죄송합니다. 알겠습니다. 협조 감사합니다, 충성.”
-어이구 본청 수사팀 팀장님인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 드려야죠. 그런데 대체 그놈은 왜…….
“수사 기밀이라서요. 죄송합니다. 사건이 마무리되면 그때 말씀 드리겠습니다.”
-어휴, 그렇지 않으셔도 되는데……. 예,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예. 수고하십시오.”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안방 문을 열고 나와 하하호호 떠드는 미정을 보며 눈빛을 가라앉혔다.
‘넌 대체 뭐에 엮인 거냐?’
눈만 딱 감았으면 얼마든지 이런 집에서 살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해 길거리를 전전하며 노숙을 하던 순박한 소녀가 경찰의 검문조차 무서워 도망친 뒤가 구린 놈과 얽힐 일이 뭐가 있을까.
“아닌데? 쉼터에 있는 형 누나들 다 착한데? 거기 벌점제 있어서 센터 안에서 사고치는 사람들은 다 내쫓아.”
“하, 하지만 무서워서…….”
“그래서 지하보도에서 잤다고? 그게 더 무섭지 않아?”
“야, 그게 뭐가 무섭냐? 그냥 딱 이불 깔고 어?”
“그건 너처럼 못생긴 놈들만 그럴 수 있는 거라고요, 이 븅딱아. 그래서? 음식은 어떻게 구했는데? 막 드라마처럼 쓰레기통…….”
퍼억!
“억?! 자, 잠깐. 나 갈비뼈 맞았어…….”
“넌 그런 말을 하고 싶냐? 남자들은 왜 이렇게 배려할 줄 몰라?! 미안해, 미정아. 얘들이 이렇게 말해도 악의는 없어.”
“아냐, 아냐. 사실인 걸 뭐. 정말 배고플 땐 식당 쓰레기통을 뒤진 적도 있는데, 대부분 편의점에서 폐기되는 것들 먹었어.”
마음씨 좋은 편의점 사장님이 계셔서 폐기 음식을 나눠 줬다.
가끔 상한 걸 잘못 먹어서 배탈이 난 적도 있지만 말이다. 그럴 땐 물로 배를 채웠다.
“같이 있던 아저씨들이 나눠 줄 때도 있었고…… 아, 일요일에는 근처 교회에서 나눠 주는 빵이나 국수를 먹었어!”
그럴 때마다 주기도문을 외워야 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빵이 아니라 빵집에서 파는 맛있는 빵이었기에 얼마든지 외워 줄 수 있었다. 아니, 일요일만 기다렸다.
그 말에 아이들이 잠시 말을 잊는다.
“……야, 이거 먹어.”
“이것도 먹어. 아니, 그냥 네가 다 먹어.”
“응? 응? 아, 아저씨!”
종혁은 얼굴에 미소를 그리며 미정의 옆에 앉았다.
“그럼 이 동네에서만 지냈다는 거네?”
“다 들으셨어요?”
“못 듣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그제야 목소리가 컸다는 걸 인식한 미정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솔직히 가출을 한 건 작년 여름이다. 미정은 자신이 세정고에 진학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거리를 떠돌다가 우연히 정착하게 된 곳이 이 동네였을 뿐이다.
정확히는 어느 놀이터에서 그 두 노숙자 아저씨들을 만나 함께 지내다가 놀이터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 시기가 작년 9월. 가출을 하고 딱 5일 만이었다.
그러다 중학교 때 담임을 만나 세정고에 진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흠. 그래?”
‘그럼 이 동네에서 그놈과 엮였다는 건데…….’
그런데 정작 미정은 자신을 감시하는 사내를 몰라봤다.
“왜 그러세요?”
“아니야. 어이구, 그럼 난 이만 일어나 볼까?”
“네?! 버, 벌써 가시게요?!”
“나도 더 엉덩이를 뭉개고 싶지만, 사건이 쌓여서 말이야. 그럼 내일 보자. 늦으면 아주 혼날 줄 알아.”
톡톡.
머리를 두드린 종혁은 현관 쪽으로 향했고, 다급히 일어선 미정이 뒤따랐다.
띠리릭!
“……감사합니다, 아저씨. 정말로 감사합니다.”
“반드시 자물쇠 다 잠그고 자고. 누가 문을 두드려도 열어 주지 말고. 아니, 그럴 땐 나한테 전화해.”
“네…….”
“그래, 쉬어라. 나오지 말고.”
손을 저은 종혁은 계단을 내려갔고, 미정은 그런 그를 향해 허리를 깊게 숙였다. 더 이상 종혁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건물을 빠져나온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예, 오 경감님. 접니다. 지금 바쁘신 건 알지만, 뭐 좀 찾아 줘야겠습니다.”
이 동네에 있는 조직부터 지난 해 9월부터 발생한 사건사고 등 모든 걸.
“지금 보내는 사진도 데이터베이스 돌려 주시고요.”
‘점점 더 냄새가 고약해지네…….’
어두운 밤하늘을 보며 코를 긁적이는 종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