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348화>
손연아! 동계체전 준비 돌입!
폭풍의 피겨계, 그 향방은?
손연아, 세계 선수권대회 문제없나?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선장을 자처하다!
경찰, 꼭 지금이어야 했나?
계속해서 죄가 드러나는 유 모 교수. 인간인가, 악마인가!
달칵달칵!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가 울리는 사무실.
모니터를 보던 장성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흠. 조용하군.”
계속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피겨에서 튄 불똥이 쇼트트랙까지 번지진 않을 것 같다.
“지금 뭘 하고 있다지?”
사무실을 나지막하게 울리는 그의 질문에 이십대 후반의 여성이 안경을 추켜세운다.
“유민정을 중앙지검에 넘긴 후 휴가를 갔다고 합니다.”
“휴가? 경찰이 그런 것도 가나?”
사건에 치여 1년 365일 매일매일 바쁜 게 경찰.
“알아본 결과, 최종혁은 언제나 큰 사건을 해결하면 상부에서 말려도 휴가를 갔다고 합니다. 오늘 미국으로 출국한 기록이 있습니다.”
“미국?”
“혼자 출국했는데, 목적지가 하와이입니다.”
“미친놈이군. 어린놈이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망종을 부리고 있어.”
경찰도 참 골치 아프겠다 혀를 찬 장성구는 몸을 일으켰다.
“흠.”
“왜 그러십니까?”
“……아니야.”
‘기우겠지.’
그의 등을 찌른 배신자들이 도망간 나라인 미국.
아마 우연의 일치일 거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어느 항공사를 이용해서 나갔는지는 확인했나?”
“박 상무님의 항공사입니다.”
빙상협회의 오랜 스폰서 중 한 명인 박 상무.
“박 상무에게 연락해서 최종혁이 비행기를 갈아타지 않나 체크해.”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장성구는 그제야 사무실을 빠져나와 태릉선수촌 안에 있는 아이스링크로 향했다.
촤좌악! 촤좌악!
빙상 위를 빠르게 질주하는 태극전사들.
그중에서 유독 장성구의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있다.
마치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빙판을 나아가는 강현수. 그가 공들여 빚은 작품이다.
하지만…….
“확실히 폼이 조금 떨어지긴 했군.”
앞으로 길어야 3년이면 강현수도 쓸모를 다할 것 같다. 선수로서는 고작해야 1년.
‘역시 양동성만큼은 안 되는 건가?’
타고나길 괴물로 타고났던 양동성.
“대가리만 크지 않았어도 계속 데리고 갔을 텐데…….”
그 순간이었다.
강현수의 뒤에서 달려 나온 선수가 강현수를 향해 어깨를 가져다 댄다.
쿠웅!
어깨에서 느껴지는 둔중한 충격에 강현수도 질세라 이를 악물며 몸싸움을 벌였고, 장성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 모습을 응시했다.
“어떻게 할까요?”
“세계 선수권 전에 발목 부러트려. 아직은 강현수 저놈이 쓸모 있으니까.”
비한체대만 아니었어도 강현수를 대체했을 부품.
언론의 주목을 받을 스타 선수는 남녀에 한 명씩이면 족했다.
내 개가 되라. 그럼 부와 명예가 따를 것이다.
이것이 장성구가 저들에게 주는 희망이었다. 메달의 뒤에 숨겨진 진짜 희망.
강현수들에게서 시선을 돌린 장성구는 아이스링크의 외곽을 돌며 몸을 푸는 다른 선수들을 응시했다.
그러다 눈살을 찌푸렸다.
2002년, 등을 찔렀다가 슬그머니 다시 기어 들어온 배신자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들까지도 모두 강현수의 들러리. 그런 쓸모가 아니었으면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이후 시선을 돌리다 허벅지가 두꺼운 한 선수를 응시한 장성구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은 규혁이 띄울 준비해.”
“예.”
“내일 출발이었던가?”
2007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
1월 28일이 개막이니 슬슬 출발해서 현지 적응을 해야 됐다.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지. 다음 스케줄은?”
“저녁에 협회장님과 식사 약속이 있으십니다.”
“아, 응원 차 하는 회식이군. 알았어.”
“그리고 내일은 중국에서 박 상무님과 필드에 나가시기로 하셨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장성구는 몸을 돌렸고, 선수와 코치들은 그가 떠나자마자 몸을 세우며 그가 떠난 자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헉! 헉! 헉!”
탁한 눈이 거친 열기를 뱉어 냈다.
* * *
웅성웅성. 시끌시끌.
“크! 내가 왔다, 하와이!”
“暑い(더워)!”
한국어, 일본어, 영어 스페인어 등 수많은 언어들이 뒤섞인 하와이의 공항.
입국 게이트 앞, 린넨으로 된 하얀 옷을 입은 채 선글라스를 낀 종혁이 시계를 본다.
“왜 이렇게 늦…….”
“크하! 많이 기다렸소?”
양반은 아닌 듯 입국 게이트를 나서며 손을 흔드는 신 씨, 아니 신병수 기자의 모습에 종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 왜 따라온 겁니까?”
“그토록 바라던 이 순간을 지켜보지 말라고? 지금 기자 무시하쇼?”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는 신병수.
“그리고 나 아니면 그 사람들과 만날 수, 아니 만난다고 해도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소?”
떼어 놓고 왔다면 어떻게든 방해했을 거라는 신병수의 말에 종혁은 미간을 좁혔다.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거요? 일반 항공사를 이용하면 흔적이 남을 텐데? 장성구 이놈이 항공사 쪽에도 인맥이 있거든.”
“걱정 말고 따라오세요.”
종혁은 그를 데리고 VIP들만 따로 이용하는 게이트로 향했다.
게이트를 지키는 직원에게 여권을 보여 준 후 긴 터널을 지난 종혁은 온몸에 들이닥치는 화창한 하와이의 태양 아래 서 있는 걸프스트림 전용기를 가리켰다.
“저놈을 타고 이동할 테니까.”
CIA가 준 선물인 걸프스트림.
신병수는 태양빛에 피부가 타는 줄도 모르고 입을 헤 벌렸다.
기이이잉!
높고 푸른 하늘을 누비다 착륙을 한 전용기.
랜딩을 성공적으로 마친 전용기가 기체를 멈추고, 조종실에서 기장이 나오자 종혁은 성공적인 비행을 축하하고자 박수를 쳤다.
싱긋 웃은 기장은 모자를 벗으며 우아하게 인사를 했다.
“훌륭한 비행이었습니다, 기장.”
“감사합니다, 미스터 최. 그러면 성공적인 비행을 마친 기장으로서 우리의 나쁜 고객님께 다음 비행은 언제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하하.”
작년에 비행기를 선물받은 이후 계속 격납고에 처박혀 있었던 전용기. 기장은 그걸 위트 있게 꼬집는 것이었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 한 며칠 후?”
“탁월한 선택입니다. 그럼 전 다시 최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버번을 마시면서요?”
“이런, 들켰습니까?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건 싱글몰트입니다.”
“다음 비행 때 선물로 드리죠.”
“그런 선물은 거부하지 않죠. 그럼 즐거운 여행이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기장도요.”
옅게 웃으며 전용기를 빠져나온 종혁은 마치 볼살을 저미려는 듯 날카롭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어느새 갈아입은 코트를 여몄다.
그러곤 전용기 앞에 서 있는 검은색 미니 리무진과 검은색 양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미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미스터 최.”
“이거 괜히 시간을 뺏은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최종혁입니다.”
“후후. 어서 차에 오르시죠. 날이 춥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리무진에 올라탔고, 능숙하게 냉장고를 찾아 맥주를 꺼냈다.
“신 기자님도 한 캔 하실래요?”
종혁은 전용기에 올랐을 때부터 말이 없는 신병수를 보며 맥주를 권했고, 그런 그를 복잡한 눈으로 응시하던 신병수는 결국 가슴속에서 들끓고 있는 의문을 토해 냈다.
“여보쇼. 당신 대체 뭐하는 인간이요?”
제아무리 자산이 천억대라지만 전용기를 살 수 있을까?
거기다 또 방금 전 위험한 냄새를 풍기던 사람들은 왜 종혁을 깍듯하게 대하는 걸까?
많은 의문이 서린 그의 눈빛에 종혁은 싱긋 웃었다.
“경찰입니다.”
약간 돈이 많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 *
-어? 선배, 몰랐어요? 아, 종목이 달라서 모르나?
“잔말 말고.”
-최종혁 선수 우리 유도계에서 선구자로 유명하잖아요.
“선구자?”
운동선수의 기량을 최대 20퍼센트 향상시키는 훈련법을 개발한 선구자.
-이 좆같은 대한민국이야 그런 인재가 있다고 해도 그러려니 할 뿐이지만, 미국만 가도 거의 국빈 대우를 받을걸요?
“아, 그래?”
-그런데 갑자기 최 선수는 왜……. 아, 씨발! 복귀죠? 최 선수 복귀하는 거죠? 소스 있으면 공유합시다!
“아니, 그건 아니고…… 이번에 미국 친척집에 놀러 왔는데 낯익은 이름이 들려서 말이야.”
-아아…… 미식축구 보셨나 보네. 최 선수가 이 훈련법을 개발할 때 NFL 사무국과 함께 개발했잖아요. 그래서 NFL에서도 경기마다 최 선수의 이름을 전광판에 띄운다는 말은 들었는데 진짜였나 보네.
‘그런 거였나.’
“알았어. 고마워.”
-고마우면 복귀나 해요. 벌써 몇 년째 이게 뭡니까?
“봐서.”
전화를 끊은 신병수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침대에 누웠다.
그와 동시에 그를 봄날의 햇살처럼 포근하게 하얀 이불.
“거의가 아니라 정말 국빈 대접이다, 인마.”
종혁 본인뿐만 아니라 부속품으로 따라온 자신에게까지 이렇게 스위트룸을 잡아 줄 정도면 국빈이 맞았다.
“햐. 역시 미국은 달라도 다르네.”
대체 얼마나 돈이 많기에 이렇게 전용기를 사 주고, 의전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걸까.
“부럽다, 부러워. 우리나라도 이래야 하는데…….”
가능성 없는 일이기에 혀를 차는 걸로 생각을 끊은 그는 천장을 응시하다 돌연 미간을 좁혔다.
‘그런데 왠지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이지…….’
기자로서의 촉이 흔들거리고 있었다.
이리저리 고민하던 그는 이내 혀를 찼다.
‘에이, 걔들이 설마 미국 정부 요원이겠어?’
말도 안 되는 망상이었다.
현장을 떠난 지 오래됐다고 망상력이 커진 것 같았다.
피식 웃은 그는 눈을 감았다.
* * *
히터가 따뜻한 공기를 내뿜는 작고 어두운 회의실.
미 국가대표 점퍼를 입은 삼십대 후반의 한국 남성이 스크린에 비춰지는 어떤 경기 영상을 보며 입을 연다.
이젠 한국어만큼이나 능숙해진 영어.
“보다시피 한국의 전술은 위험해. 이 영상을 보다시피 처절할 정도로 물고 늘어지거든.”
한 경기에 2명 이상의 한국인이 출전할 시 그중 한 명은 무조건 다른 나라 선수를 물고 늘어진다. 교묘한 진로 방해는 물론이고 몸싸움, 여차하면 미끄러지는 척 물귀신 작전을 펼친다.
협동 정신이 아니다. 오직 그런 포지션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건 너무 비겁한 거 아닙니까?”
회의실에 앉아 있던 4명의 남녀가 얼굴을 일그러트린다.
“비겁? 지금 소꿉놀이를 하려고 모인 거야? 심판이 휘슬을 불기 전까지 반칙은 반칙이 아니야! ……라고 한국 감독은 말하지.”
4명의 남녀,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은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이러니 미국이 메달을 못 따는 거였어!”
“빌어먹을!”
‘그건 아니지.’
미국이 메달을 제대로 못 따는 이유는 하나다.
이들은 담합력이 부족하다.
한국처럼 태릉에 다 같이 모여 운동하는 게 아니라 각자 따로 아이스링크를 잡아 연습을 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하는 미국답게 훈련도 개인의 의사에 맡기는 미국. 국제대회 2주 전에야 겨우 한자리에 모여 연습을 하니 한국처럼 끈끈한 협동 정신을 기대할 수가 없다.
게다가 부익부, 빈익빈도 심하니 선수들의 기량도 현저히 차이 난다. 이 자리에 모인 저들 4명도 훈련을 할 돈이 없어서 자신을 찾은 것이었다.
‘하. 신체는 타고난 놈들이…….’
조금만 더 진지하게 노력하면 세계를 석권할 우월한 신체를 지닌 미국 선수들. 너무 아까워 미칠 지경이다.
‘후. 그 훈련법만 확보할 수 있어도 메달은 씹어 먹을 텐데!’
뒤늦게 알게 된 훈련법. 한국 유도의 국민영웅 최종혁이 만든 그 피지컬 훈련법을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코치만 영입할 수 있어도 저들의 기록을 최소 1초는 앞당길 수 있을 거다.
물론 쓰는 근육이 달라 개조를 거쳐야 할 테지만 말이다.
그런데 정작 그 훈련법을 통달한 코치를 구할 방법이 없다.
‘단가가 안 맞아…….’
돈, 그놈의 돈이 문제였다.
똑똑똑!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오늘은 여기서 해산.”
“수고하셨습니다.”
일어선 4명의 선수들이 회의실을 나가자 잠시 후 종혁과 신병수가 안으로 들어온다.
“여어! 남 코치! 아니, 남 감독!”
“와! 이게 얼마 만이에요, 신 기자님! 제가 연락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아십니까?”
“흐흐. 한 5년 만인가?”
“거의 그쯤 됐죠. 아, 그런데 이쪽은…… 어?”
종혁은 눈을 동그랗게 뜨는 남 감독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경찰 본청 간편신고관리과 특별수사팀 최종혁 경정입니다. 장성구를 보내 버릴 증거를 찾고자 이렇게 찾아뵙게 됐습니다.”
“아, 예…… 예에?!”
“장성구, 함께 보내시죠?”
“흡!”
남 감독은 눈을 부릅떴다.
부르르르르!
커피를 따르는 남 감독의 손이 떨린다.
장성구.
몇 년 전만해도 애증의 대상이었고, 지금은 증오가 더 큰 인물.
능력만 좋은 인간 말종. 쓰레기.
그가 입에 담은 말, 아니 말이라는 말조차 아까운 쓰레기들은 많았지만, 작년 동계 올림픽 때 그가 했던 말과 표정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겨우 이 정도냐?
마치 한 단계 아랫사람을 보듯 내려다보던 가소롭고 경멸 어린 시선.
빠득!
생각을 정리한 남 감독은 종혁의 앞에 커피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제가 말하면 장 교수, 그 양반 확실하게 보낼 수 있는 건 맞습니까?”
인간 말종 중 말종이지만, 장성구는 너무 능력이 좋다. 곁에 있었기에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잡혀간다고 해도 금방 풀려날 거고, 그 공백기 동안 장성구의 손과 발들이 빈자리를 메울 거다.
그러면 호기롭게 찾아온 이 형사만 다치게 되는 거다.
종혁은 그런 그의 말에 재밌다는 듯 웃었다.
“그럼 그 손과 발조차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게 불가능하니까 하는 말 아닙니까!”
“불가능이라…….”
종혁은 옆에 앉아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신병구를 봤다.
“……에이, 잠깐 이건 아니지!”
덥썩!
“자, 잠깐! 최 팀장! 최 형사-!”
“원래부터 형사의 수사는 기밀입니다.”
신병구의 뒷덜미를 쥔 종혁은 그를 사무실 밖에 던져 버린 후 문을 잠그고 돌아왔다.
“그럼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 보죠. 만약 제가 그 손과 발도 싹 다 검거해 버리고, 비한체대 라인도 엎어 버린 후 그 비어 버린 커다란 공간에 세계 유수의 코치진 데려다 앉힌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래도 불가능하겠습니까?”
그랬다. 이게 종혁의 꿍꿍이었다.
능력 좋은 쓰레기 장성구. 그 좋은 능력을 대신할 인물을 끌어와 장성구의 영향력을 줄인다.
단순히 장성구를 검거하고 협회를 공중분해시키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빙상 스포츠의 체질 자체를 고쳐 버리려는 계획.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그게 가능할 리가 없잖습니까!”
“백억이라도요?”
“……예?”
“백오십억이면 어떻습니까?”
“무, 무슨…….”
“어느 독지가께서 제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가지고 노는 놈들이 제일 악질이라고. 그런 개새끼들을 잡아 처넣으라고 저를 후원하는 거라고. 그러시며 이 사건에 최대 2백억까지 지원하시겠다고 하더군요.”
“컥?!”
종혁은 기함하는 그를 보며 입술을 비틀었다.
“그 돈, 남 감독님께서 써 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지금도 장성구 밑에서 고통받고 있을 선수들을 위해.”
“……!”
“저와 함께 협회를 정리해 보시죠.”
종혁의 입가에 나른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