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336화>
어두운 밤 경기도 안산 외각.
건설사의 부도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다 못해 버려진 폐공사장.
교복을 입은 세 명의 남학생들이 피던 담배를 팽개치며 일어선다.
“이 개새끼! 진짜 죽여 버린다!”
“하, 씨발. 송시현 이 찐따 새끼한테 물을 다 먹네?”
오늘 아침 그들 중 한 명에게 도착한 문자 한 통.
소년원에 가고 싶지 않으면 오후 4시까지 찾아와 무릎 꿇고 빌라는 말과 함께 이곳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얼마 전 경찰의 조사를 받은 그들.
그래서 부리나케 찾아왔는데, 시간이 저녁 7시가 다 되어 감에도 송시현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씨발. 이 개새끼 어디로 이사 갔는지 모르지?”
“모르지.”
유정은, 소연지 등과는 달리 결국 자살을 기도하지 않은 송시현.
종혁은 송시현과 함께 직접 그의 부모님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곤 이사를 권유했다. 이사에 드는 비용 일체를 지원해 주겠다면서 말이다.
아들의 고통을 알고 있음에도 돈이 없어서 이사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그의 부모님은 종혁의 말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야, 가자. 가. 이 새끼 그냥 우리 엿 먹인 거다.”
“와. 이렇게 복수를 하네, 이 씨발놈이.”
“아오!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웬 거지 같은 새끼들이랑 시비 붙어서 짜증 나는데! 이 찐따 새끼! 잡히면 정말 죽여 버린다!”
그들은 이를 갈며 폐공사장을 빠져나갔고, 맨 꼭대기 층에서 그들을 응시하던 이동하의 미간이 좁혀진다.
“어떻게 된 일이지?”
이동하는 대포폰으로 송시현에게 같은 반이었던 여학생인 척 문자를 보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반했다고, 뒤늦게 용기를 내니 한번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달라고.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분노한 일진들에게 얻어맞게 한 다음 죽여 버리려 했던 송시현.
일진들과 송시현의 몸에 흔적이 고스란히 남을 테니, 경찰은 무조건 그들을 의심할 것이다.
그렇게 완벽한 계획이었는데…….
머릿속이 복잡해진 그는 일단 조용히 폐공사장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뒤편의 산을 넘어 미리 대기시켜 둔 대포차를 타고 흥신소를 통해 알아낸 이사한 송시현의 집으로 향했다.
‘불이 꺼져 있다?’
“이게 무슨…….”
이동하는 몰랐다.
그가 지리산 사건의 피해자들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종혁이 그들을 피신시킨 것을 말이다.
지이잉! 지이잉!
발신자를 확인한 이동하는 얼굴을 구겼다.
“누가 먼저 전화하라고 했지?”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경매장에 가시려면 지금 출발하셔야 돼서 어쩔 수 없이…….
탁!
통화를 종료한 이동하는 혀를 찼다.
“이놈도 잘라야겠군.”
싸늘한 목소리로 말한 이동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후, 그래. 가야지.”
어머니가 마음에 쏙 들어 할 물품이 나오는 경매.
그는 어쩔 수 없이 움직이기로 했다.
부우웅!
그가 탄 대포차가 다른 곳에 세워 둔 대포차를 향해 나아갔다.
* * *
주말을 맞이해 잠시 외출을 나온 현석은 수사본부의 문을 열었다가 기겁하고 말았다.
“헉!”
“Z, Zombie?!”
현석의 뒤를 따라오던 타국의 초임 경찰들도 기겁을 한다.
“으어어.”
“하아아.”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낯빛으로 각자 앞에 놓인 커다란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백여 명의 형사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옆에 쌓인 피로회복제 음료들.
“후우. 어, 왔냐?”
물기가 가득한 머리를 털며 다가오던 종혁을 본 현석은 경악했다.
“누, 눈이 와 그랍니꺼?”
눈 밑이 거뭇거뭇해서 판다처럼 보이는 종혁.
“대, 대체 무슨 일인 겁니꺼?”
“별거 아냐. 며칠 동안 하루 2시간씩 자며 CCTV 확인해서 그래.”
눈앞이 약간 가물거리긴 하지만, 나중에 푹 자면 풀릴 피로다. 그저 놈을 하루라도 빨리 찾아야 해서 약간 무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와, 와예?!”
“역추적 때문에.”
“역추적?”
역추적은 다른 게 아니다. 마지막 수신지에 사는 인물 전원의 이동 동선을 쫓는 거다.
무작정 쫓는 게 아니다.
지난 한 달 동안의 이동 경로에서 벗어난 놈들.
그중에서 경기도의 버려진 공장으로 향한 놈들.
충북의 외진 공터에서 출발한 놈.
그러다 중간에 만나는 놈.
그리고 유정은과 소연지 등 지리산 피해자들이 입원한 병원으로 종혁이 찾아갔던 시각에 마지막 수신지로 향한 놈.
그놈이 범인이고, 카페장이었다.
종혁은 112 상황관제센터, 교통상황관제센터 등 협조를 요청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연락해 놈을 쫓고 있었다.
“버, 범인 떴습니꺼?!”
“오냐.”
종혁은 단상 쪽을 가리켰다.
“헉!”
단상 옆, 화이트보드에 붙여진 한 장의 몽타주와 두 장의 사진.
그리고 그 밑에 써진 SUV라는 글자.
국과수에서 타이어 자국을 분석해, 충북의 공터에서 놈이 바꿔 탄 차가 SUV임을 특정해 냈다.
화재 발생 시각 이후 그 근처를 지난 SUV가 총 128대.
현석은 눈을 부릅떴다.
그 순간이었다.
“어? 어어어?”
종혁뿐만 아니라 형사들의 고개가 한곳을 향해 돌아간다.
벌떡 일어나 눈을 비비는 오택수.
“차, 찾은 것 같은데?”
“뭐요?!”
쿠당탕!
종혁과 형사들은 다급히 몸을 날렸고, 오택수는 모니터에 뜬 CCTV 영상을 가리켰다.
“여기 이 차 서는 거 보이지? 산타페!”
수원시 외각, 폐차장 인근 주택가 근처의 차들이 많이 주차된 도로에 세워진 산타페에서 사람이 내린다.
“어?”
“어어?”
흐릿한 화질이건만 눈썰미가 좋은 형사들은 모두 눈을 크게 떴다.
놈이다.
차들을 지나쳐 앞으로 향한 놈이 근처에 택시를 타고 떠난다.
오택수는 얼른 이동하는 택시가 찍힌 CCTV 영상들을 띄웠고, 이내 보이는 장면에 형사들은 눈을 크게 떴다.
대략 500여 미터 이동해 택시에서 내린 놈이 근처에 주차된 외제차에 오른다.
주먹을 불끈 쥔 종혁은 크게 외쳤다.
“차 번호 서울 34 나 5874! 다시 말합니다, 서울 34 나 5874!”
“헉! 서, 서울 34 나 5874! 마지막 수신지에서 확인!”
종혁과 형사들은 그렇게 외친 형사의 주변으로 날아갔고, 형사는 얼른 화면을 비춰 주었다.
어느 골목길 한 빌라 안에서 빠져나오는 서울 34 나 5874.
순간 수사본부에 정적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이어졌다…….”
이어졌다.
드디어 놈의 동선이 모두 이어졌다.
형사들의 몸이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놈이 수원까지 차를 몰고 간 건지 계속 확인해 주시고, 차주 이름이랑 몇 호에 사는지도 확인해 주세요! 그리고…….”
빠드득!
종혁은 이를 갈았다.
“나머진 씻읍시다.”
한 달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자신들을 괴롭힌 놈을 잡으러 가야 하는 데 이렇게 추레한 몰골로 갈 순 없었다. 때를 빼고 광을 내야 했다.
‘이제 얼굴을 보겠구나, 이 개새끼야.’
드디어 끝이 보이고 있었다.
* * *
딴, 따라단!
클래식 음악이 울리는 호텔의 연회장.
한구석에 선 이동하가 입술을 깨문다.
‘빌어먹을. 요양이라니!’
의뢰를 맡긴 흥신소에 말에 의하면, 마치 빈집처럼 하루종일 불이 꺼져 있었다고 한다. 그저께도, 어제도.
아무래도 이상해서 주변 이웃에게 묻자, 송시현이 아파서 요양을 갔다고 이야기했단다.
일진들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 결국은 자살을 결심한 송시현.
어느 정도의 상처를 극복한 듯하지만, 그래도 아직 다 아물지는 못했을 걸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었다.
‘후…… 어쩔 수 없이 유정은 그년을 다음 목표로 삼아야겠군.’
“짜증 나네.”
직접 피를 보려고 하니 뭔가 계속 어긋나고 있다.
눈앞에서 본 피는 황홀했지만, 계획이 틀어지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었다.
“회장님과 사모님께서 입장하십니다!”
“아!”
“흠흠!”
열리는 연회장 문을 향해 몸을 돌리며 허리를 숙이는 임원들.
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밝게 웃으며 입장하는 어머니를 보는 이동하의 눈이 파르르 떨린다.
그는 단상에 올라 입을 여는 어머니의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오늘 저의 탄생일을 맞이해 이렇게 찾아 주신 우리 대유그룹…….”
낭랑하게 연회장을 울리는 목소리.
이내 곧 짧은 생일축하 인사말이 끝나고 박수가 터져 나오자, 이동하는 단상에 마련된 테이블로 향하는 어머니께 다가갔다.
“엄마!”
“아들!”
“생신 축하드려요! 저건 이 장남과 며느리가 엄마를 생각해서 산 선물!”
먼저 도착한 형이 뒤를 가리키자 수행원들이 새하얀 백자를 들고 나온다.
“오오!”
“와.”
감탄을 터트리는 사람들.
선물을 받은 당사자도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어머, 이건 조선의 청화백자 아니니?”
“흐흐. 엄마도 이제 내년이면 환갑인데 노력 좀 했죠.”
“고마워, 아들. 잘 보관할게. 역시 이 엄마 생각하는 건 우리 장남밖에 없다.”
“뭘요.”
콧대를 세운 그는 봤냐는 듯 이동하를 보았고, 그런 형의 시선을 무덤덤하게 넘긴 이동하는 작은누나가 시끄럽게 굴다 물러나자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앞으로 나섰다.
“생신 축하드려요, 어머니.”
“넷째 왔니?”
형과 작은누나를 맞이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눈빛.
이동하는 주먹을 꽉 쥐며 애써 웃었다.
“저건 어머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구한 거예요.”
“헉!”
“우와!”
사람들이 방금 전 보다 더 크게 반응했지만, 이동하의 시선은 오직 어머니에게만 쏠려 있다.
“이, 이건?”
활짝 만개한 연꽃이 멋스럽게 음각된 매병(梅甁).
“……설마 음각연화문 유개매병?”
국보로 지정되어 있는 청자 음각연화문 유개매병(靑磁 陰刻蓮花文 有蓋梅甁).
풍만함이 우아하게 잘 살아 있어서 기품이 느껴지는 것이 진품이 확실했다.
“이, 이걸 어떻게?”
국보급 문화재는 대부분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터라 개인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종류는 극히 적었다.
제아무리 비싼 값을 치를 의향이 있더라도 구매할 길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굴렀던 그녀로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위해서 구해 봤어요.”
“아, 아들!”
이동하는 감동으로 물드는 어머니의 얼굴과 일그러지는 형의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립니다, 어머니.”
“고마워, 아들. 소중하게 보관할게!”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후후.”
이동하를 보는 어머니의 시선이 변한다.
“이제 우리 동하도 곧 그룹에서 일을 하겠구나.”
“예, 어머니.”
“그래.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형을 잘 보좌해 주렴. 우리 똑똑한 동하가 돕는다면 네 형도 훨씬 더 큰 걸 이룰 수 있을 거야.”
빠득!
속으로 이를 간 이동하는 서글프게 웃었다.
‘이래도 어머니는 날 봐 주지 않는구나.’
알고는 있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실망을 하게 된다.
본래의 성격처럼 그냥 외면해 버리면 되지만, 언제나 바라볼 수밖에 없는 어머니.
그는 자신도 모를 자신의 감정에, 어머니를 향한 맹목적인 사랑에 이를 악물며 선한 넷째를 연기했다.
“예. 그럴게요, 어머니.”
“그래. 우리 동하가 그렇게 말해 주니 엄마가 참 고맙네?”
“아니에요.”
고개를 숙이며 돌아선 이동하는 다시 콧대를 세우는 형의 모습에 이를 갈았다.
‘역시 네가 문제구나.’
무슨 짓을 해도 형이 있는 한 자신을 봐 주지 않을 어머니.
‘그래, 너도 죽자. 그러면 엄마도 날 봐 주겠지.’
그동안은 어머니가 슬퍼할 것 같기에 가만두었던 형.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피를 보며 과감해진 그는 혈육을 향한 살의를 머금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쾅!
거칠게 열리는 연회장의 문.
“뭐야!”
“누구야!”
기겁하며 쳐다봤던 대유그룹의 임원들은 안으로 난입하는 수십여 명의 사람들을, 품에 권총을 찬 사람들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경찰?”
“경찰이 왜?”
의아해하는 그들을 무시한 종혁은 단상에 서서 이쪽을 보는 이동하를 발견하곤 눈을 빛냈다.
그리고 발을 성큼성큼 내디뎠다.
저벅저벅…… 저벅!
한 달이 훌쩍 넘는 긴 시간을 지나 드디어 마주하게 된 둘.
종혁은 눈동자가 흔들리는 그를 향해 이를 드러냈다.
“얼굴 보기 존나 힘들다, 그치?”
“무슨…….”
“왜? 너도 알잖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내게 용무가 있습니까?”
“큭큭. 그래. 그래야지.”
이렇게 태연히 발뺌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섭섭했다.
“티, 팀장님, 저거…….”
“푸핫! 미치겠네.”
종혁은 이동하의 모친으로 보이는 이가 들고 있는 연꽃이 음각된 청자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저게 왜 여기 있을까. 이 사건을 맡기 전까지 풀리지 않았던 가보 도난 사건의 가보가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게 문제가 아니다.
“이동하 씨, 당신을 소연지 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합니다.”
“……뭐?!”
이동하는 눈을 부릅떴다.
‘무슨 말이지? 소연지가 안 죽었다고? 어떻게? 아니, 그보다 날 어떻게 찾은 거지?’
종혁은 순간 포커페이스가 무너지는 그를 보며 씩 웃었다.
“왜? 죽인 줄 알았냐? 우리가 널 못 찾을 줄 알았어?”
“무슨……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네, 네. 아무튼 이런 혐의니까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지금 뭐하는 짓들이야!”
종혁은 호통을 치는 대유그룹의 회장을 봤다.
“무슨 짓은요. 경찰이 적법한 공무를 집행하는 중이지. 아, 혹시 댁네 아드님께서 얼마 전 사람을 죽일 뻔한 걸 모르셨나 봅니다?”
“뭐, 뭐라고?”
이동하는 어떻게 된 일이냐는 듯 쳐다보는 아버지보다 경악하는 어머니의 표정에 이를 악물었다.
‘괘, 괜찮아. 아직 괜찮아.’
이 정도는 얼마든지 변명할 수 있다.
자신이 얼마나 철두철미하게 동선을 짰던가. 분명 빠져나올 구석이 있을 것이다.
‘커, 컴퓨터만……. 컴퓨터만 지키면…….’
종혁은 어떤 희망을 품는 이동하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아차차. 맞아. 당신을 최은영 씨 등 44명에 관한 자살방조 및 자살교사 혐의로도 체포합니다.”
“아?”
“네가 사는 빌라에 있던 컴퓨터도 확보했거든? 넌 이제 뒤졌어, 새끼야.”
순간 이동하의 시간이 멎는다.
지금 이 경찰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그의 머리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아, 아들?”
철렁!
심장이 내려앉는 충격에 정신을 차린 이동하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
“어, 어머니! 제, 제 말 좀 들어 보세요. 지금 이 사람들이 뭔가 오해를…….”
“결국 죽인 거니?”
“……예?”
연회장에 정적이 내려앉고, 이동하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결국 올 게 왔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어머니를 봤다.
“하! 결국 죽였어?! 내가 너 어렸을 때 고양이 새끼 잡아다 죽이는 걸 보고 이놈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
‘오우?’
종혁은 모친의 독설에 깜짝 놀랐고, 이동하는 어머니의 경멸 가득한 시선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이동하는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무슨 짓을 했어도 어머니의 마음에 담기지 못했을 거란 걸.
그 어떤 짓을 했어도 어머니는 자신을 자식이 아니라 괴물로 여기고 있었다는 걸.
영원히 몰랐으면 했던 진실.
이동하는 종혁을 죽일 듯 노려봤따.
“너만 아니었으면…… 너희들만 아니었으면!”
몰랐을 진실.
“으아아아아!”
이동하는 눈을 뒤집으며 달려들었고, 순간 느려진 시간 속 종혁은 그런 이동하의 모습에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엄한 곳에서 뺨 맞고 화풀이를 하니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고맙다, 이 개새끼야!”
먼저 덤벼 줘서 정말 고마웠다.
종혁은 전력을 다해 이동하의 면상을 후려쳤다.
콰드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