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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329화 (329/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329화>

    “아, 내가 안 그랬다니까!”

    “증거! 증거 가져와!”

    “이 사람들이 지금!”

    언제나 시끄럽기 그지없는 특별수사팀.

    오늘은 한층 더 시끄럽다.

    “내 아들이 뭔 잘못을 했는데-! 풀어 줘-!”

    떼를 쓰는 박철의 어머니.

    압수 수색을 할 때 격렬하게 막아서서 공무집행방해로 체포했는데, 유치장이 꽉 차서 밖에 놔뒀더니 아주 지랄 염병이다.

    “그딴 에미 없는 년 때문에…….”

    “아줌마-!”

    터엉!

    결국 참다못한 최재수가 책상을 치며 일어난다.

    “당신 아들 때문에 지금 사람이 죽었어! 당신 아들들 때문에 그 험한 꼴을 겪고도 치대에 입학한, 이제 스무살 된 아가씨가 죽었다고-!”

    ‘오!’

    폭발한 최재수의 모습에 종혁과 오택수는 놀란 얼굴이 된다.

    이제야 좀 형사 티가 나는 듯한 모습.

    “사람이 양심이 있으면 미안한 줄 알아야지!”

    “뭐, 뭐? 야! 너 몇 살이야! 몇 살이냐고-!”

    “당신이 내 나이 알아서 뭐하게!”

    “여기 팀장님이 가져다주시라는 겁니다.”

    “아, 한 대원.”

    종혁은 간편신고관리과의 요원이 가져다준 사건 파일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건이 또 쌓이는구나.”

    기존 사건도 아직 다 해결하지 못했는데 또 쌓이는 걸 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아, 맞아. 한 대원, 태권도 배웠다고 했지?”

    “예? 네, 그렇습니다.”

    “그럼 저 아줌마 아가리에 돌려차기 한 방만 꽂아 줄래?”

    “예?”

    순간 조용해지는 사무실.

    “뭐, 뭐?”

    종혁은 당황해 얼어붙은 박철의 어머니를 보며 몸을 일으켰다.

    “아주머니, 공무집행방해죄가 뭔지 몰라요?”

    “이, 이 어린놈이! 그래! 때려라, 때려! 동네 사람들! 여기 경찰이 사람을 친다!”

    종혁은 드러누운 박철의 어머니에 피식 웃었다.

    “진짜 뭘 믿고 이렇게 까부는 거지? 이봐요, 아줌마. 당신도 털 게 참 많아요. 우리가 당신 집 압수 수색을 하면서 뭘 찾았는지 모르죠?”

    장부. 몇 개의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박철 어머니와 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박철 아버지의 매출 장부다.

    대충 훑어봐도 이중 장부.

    이 차액 중 일부가 박철의 외삼촌, 즉 전직 교감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도 포착됐으니 그도 곧 소환할 예정이다.

    움찔!

    “뭔지 알 것 같으면 당신 남편처럼 아가리 다물고 저기 앉아 계세요. 여기 당신 아들 새끼 다음엔 당신들이니까.”

    종혁의 부리부리한 시선에 유치장에 있던 전직 경찰이었다는 아버지도, 척추병원원장이라는 아버지도 고개를 푹 숙인다.

    “이, 이!”

    “우리 엄마 괴롭히지 마! 으아악!”

    ‘이건 또 뭐지?’

    쩌억!

    종혁은 눈을 뒤집고 달려드는, 드러난 여죄에 방금까지 조사를 받고 있던 박철에 어이없어하며 뺨을 후려쳤고, 박철은 2미터 정도 날아가 땅바닥을 굴렀다.

    “꺄악! 철아-! 그래, 나도 쳐라! 나도 쳐!”

    손톱을 세우며 달려드는 그녀.

    “아오…….”

    쳤다간 크게 다칠 것 같아 어떻게 팰 수도 없어 한숨만 나오는 순간이었다.

    후다닥!

    ‘응?’

    사무실 안으로 달려들어오는 일단의 사람들.

    종혁은 그들을 향해 흐뭇하게 웃으며 박철의 어머니와 박철, 유연상, 신도빈, 그리고 오택수에게 조사를 받고 있는 강복자를 가리켰다.

    그리고 유족들의 눈이 뒤집어졌다.

    “이, 이 개 같은 새끼들아-!”

    우당탕!

    “꺄아아악!”

    “내 딸 살려 내! 우리 은영이 살려 내-!”

    “너야! 네가 우리 수환이 죽인 거냐-!”

    “놔! 놔아!”

    “아이고,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진정하세요. 거기 때려서는 안 아픕니다.”

    종혁은 정말 진심으로 말리는 척을 했다.

    오택수와 최재수도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한바탕 소란이 가라앉은 후.

    본청 건물을 나선 유족들이 배웅을 나온 종혁들을 향해 허리를 숙인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젠 내 아이도 만족하고 떠날 수 있을까.

    저승으로 떠나는 길, 그 외로운 길에서 웃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다시 눈물이 떨어진다.

    뚝, 뚝, 뚝.

    안도라는 이름의 눈물이 바닥을 적신다.

    ‘후우.’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한발 늦어 피해자로 하여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게 만든 경찰이 이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먼 곳으로 떠나는 피해자들이 웃을 수 있고, 유족들의 한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다행일 뿐이다.

    “정말로, 정말로 저 나쁜 새끼들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거 맞습니까? 맞지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몰골이 말이 아닌 최은영의 아버지.

    종혁은 간절히 쳐다보는 그 시선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약까지 얽힌 사건입니다.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크흑! 은영아…… 은영아-!”

    “아아.”

    “아으아.”

    딸을 가슴에 묻은, 부모의 자격을 잃었던 아비는, 그리고 자식의 아픔을 몰랐던 부모는 오늘도 터지는 슬픔을 하염없이 쏟아 낸다.

    “죄송합니다. 그땐 정말…….”

    종혁의 뺨을 때린 피해자 최은영의 고모.

    미안해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의 모습에 괜찮다는 듯 웃어 준 종혁은 먹먹한 가슴을 움켜쥐며 허리를 숙였다.

    “이렇게 오시느라 수고하셨고, 오늘은 집에 가서 푹 쉬세요. 자녀분들께서도 그걸 바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허리를 연신 굽히며 떠나는 유족들.

    “하아…… 후우우.”

    ‘하늘 참 맑네.’

    가을이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고 보다 높고 맑아진 하늘.

    ‘끝났네.’

    종혁은 어깨를 늘어트리며 담배를 물었다.

    “훌쩍!”

    결국 울음을 터트리는 현석과 재수의 머리를 쓰다듬은 종혁은 몸을 돌렸다.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지이잉!

    ‘그래, 아직 끝난 게 아니구나.’

    최은영, 김미자, 김수환, 박오현 네 명의 카드 거래 목록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던 수면제 구입 내역.

    현금을 찾은 기록까지 싹 다 뒤져 봐도 다량의 수면제를 구입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사건, 어쩌면 또 다른 가해자가 있을지도 몰랐다.

    네 명 모두를 벼랑 끝에서 밀어 버린 가해자가.

    “예, 최종혁 경정입니다. 예.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종혁은 재빨리 본청 안으로 달려가며 외쳤다.

    “자살카페에 접속하는 방법을 알아냈답니다!”

    “……씨발! 우리도 달려!”

    그들은 디지털포렌식과를 향해 내달렸다.

    *   *   *

    자신감이 없으십니까?

    살집이 많으십니까? 그럼 여기

    카페에서 드리는 원두를 씹어 보세요!

    페! 페페! 더럽게 맛없네!

    최재수와 현석, 그리고 타국의 초임 경찰들이 모니터를 보며 눈을 껌뻑인다.

    어느 사이트에 달린 댓글 하나.

    그러며 이걸로 뭘 어쩌라는 듯 눈으로 묻는다.

    빠악!

    “악!”

    “아 놔. 이 새끼가 진짜 형사 맞나.”

    “또 왜! 왜 때리는데!”

    “왜 때리는데는 반말이고, 새꺄!”

    아옹다옹하는 그들의 모습에 디지털포렌식과의 대원이 멍하니 쳐다보고, 부끄러워진 종혁은 저들은 일행이 아닌 척 현석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입을 열었다.

    “앞 글자만 세로로 읽어 봐.”

    “자…… 살…… 카페? 자살카페!”

    “빙고.”

    종혁은 이제 설명해 달라는 듯 대원을 봤고, 대원은 사이트의 메인 화면을 보여 주었다.

    그에 종혁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성폭행 피해자들의 모임…….”

    “네. 여기가 카페 형식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최은영 씨가 이곳에 글을 남겼더라고요. 그리고 이게 최은영 씨가 이 카페에 쓴 게시글이고요.”

    대원은 이번엔 최은영이 쓴 끔찍한 과거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이 글에 달린 게 바로 이 광고 댓글입니다. 댓글이 달린 날짜 보이시죠?”

    “……최은영 씨가 그 사이트에 처음으로 접속한 날짜군요.”

    인터넷 검색 기록에 따르면 이날 최은영은 그 사이트를 찾았다.

    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광고글인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대원은 다음에 할 말을 마우스를 클릭해 하나의 블로그를 띄우는 걸로 대신했다.

    종혁은 눈을 깜빡였다.

    “요리 블로그?”

    “네. 이상하죠?”

    당연히 이상하다. 방금 전까지 성폭행 피해자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곳에 있었는데, 곧바로 요리 하는 방법을 보여 주는 블로그에 들른다는 건 누가 봐도 이상하다 느낄 일이었다.

    그래서 대원도 여기서 막혀 꽤 헤매야 했다.

    “그래서 이 블로거의 게시글들을 다 훑어봤는데, 이런 광고글이 나오더라고요.”

    비오는 날

    밀면 한 그릇 어떠십니까?

    번개가 치는 날 먹으면

    호랑이 기운이 불끈!

    종혁과 사람들의 몸이 딱딱하게 굳었다.

    “비밀번호.”

    “네. 그리고…….”

    대원은 옆자리로 옮겨 김수환의 검색 기록을 보여 줬다.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모임에도 있었다. 광고 문구는 다르지만 자살카페, 비밀번호라고 적힌 광고 댓글이 말이다.

    “이 광고글을 클릭하면?”

    달칵! 달칵!

    “여기 중고차 튜닝 카페가 나옵니다.”

    메인 화면에 전화번호가 커다랗게 적힌 카페.

    그리고 이곳에 있는 게시글에 달린 이상한 광고글을 타고 들어가면, 바로 PASSWORD를 입력하라는 사이트가 나온다.

    그리고 패스워드를 입력하니…….

    “하.”

    “씨발…….”

    함께 자살하실 분 찾습니다.

    사기를 당했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죽고 싶어요.

    지옥이다.

    이 사이트는 지옥이었다.

    구제받지 못한, 경찰이 구제하지 못한 피해자들로만 가득한 지옥. 사람들은 눈을 질끈 감았고, 종혁은 입을 열었다.

    “이 광고글 주인은 신원 조회가 됐습니까?”

    대원은 고개를 저었다.

    “신원 조회는 됐는데, 교도소에 자주 들락거리는 노숙자더라고요.”

    춥거나 더위를 견딜 수 없을 때, 노숙자는 경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한 계절을 나기 위해서다.

    “주민번호를 샀단 소리군요.”

    “뭐, 요샌 돈이면 다 살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댓글의 아이피도 조회를 해 봤는데 우회 프로그램을 써서 찾기가 힘들고, 전에 말했다시피 이 사이트의 서버 자체가…….”

    해외에 있는지라 내용물을 확인할 수가 없다.

    이 사이트의 게시글을 읽기 위해선 다른 인터넷 카페처럼 가입을 하고 사이트 내에서 일정 이상의 활동을 해야 됐다.

    자신의 사연을 올린다든지, 자살 장소를 추천한다든지, 읽지도 못하는 게시글에 댓글을 남긴다든지 등의 활동을 말이다.

    ‘치밀한 새끼.’

    왜인지 의심이 점점 확신이 되어 가는 것 같은 거지 같은 기분.

    혀를 찬 종혁은 순간 번쩍 드는 생각에 다급히 입을 열었다.

    “혹시 그 성폭력 피해자들의 모임의 게시글 중 최은영 씨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댓글이 달린 적 있습니까?”

    “글쎄요…….”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그가 확인해 봤을 땐 없었다.

    “끄응. 아,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며 종혁은 리조트 숙박권을 그의 품에 찔러 넣었다.

    “기한이 1년짜리니까 여자친구 없으면 여자친구를 만들어서라도 다녀오세요.”

    “……앞으로 필요한 일 있으시면 언제든 말만 하세요. 북한이 쳐들어와도 최우선으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굳센 의지를 드러내는 그의 모습에 피식 웃은 종혁은 몸을 돌렸다.

    “최 팀장님!”

    “예?”

    “이 사람들 좀 구해 주세요. 우리…… 경찰이잖아요.”

    방금 전 모습은 어디로 간 건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듯한 그의 모습에 종혁은 이를 악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렇게 될 겁니다.”

    그렇게 디지털포렌식과를 나온 종혁은 최재수와 오택수를 봤다.

    “브리핑 준비해요.”

    “브리핑?”

    종혁은 의아해하는 그들을 일견하며 핸드폰을 들었다.

    “예, 과장님. 최 팀장입니다. 아무래도 청장님을 비롯해 고위 간부님들과 면담을 가져야 할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자살을 원하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다.

    방금 전 대원의 말처럼 피해자들을 구제해야 되는 게 바로 경찰의 업무.

    종혁은 청장과 고위 간부란 말에 기겁하는 사람들을 뒤로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   *   *

    본청의 대회의실.

    이택문 경찰청장과 고위 간부들이 모여 있다.

    “우리 자주 보는군.”

    누군가 농담 삼아 말을 꺼냈지만, 아무도 웃지 않는다.

    사안이 사안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에 인기를 끌면서 경찰로 하여금 골머리를 썩게 만들다가 경찰이 예의 주시하자 음지로 숨어든 자살카페.

    그 악몽이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고작 카페 하나일 뿐이지만, 경찰이 구제하지 못한 피해자의 숫자가 수백 명.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택문 경찰청장은 다 마신 녹차를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시작하지.”

    “예. 충성. 간편신고관리과 특별수사팀 최종혁 경정입니다. 일단 본론에 앞서 이 사이트를 알게 되었던 사건부터 말하겠습니다.”

    최은영, 김수환, 김미자, 박오현.

    정선의 모텔에서 자살을 한 이 네 명의 일을 시작으로 도달하게 된 자살카페.

    종혁의 말을 듣던 고위 간부들의 미간이 좁혀진다.

    “잠깐, 수면제 구입 내역이 없다는 게 진짜야? 현금 거래 내역까지 다 대조해 봤어?”

    “예. 직접 찾아가서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이 오션월드에 모인 후 현금을 찾아 쓴 내역 대부분이 그들이 구매한 것과 맞아떨어졌습니다.”

    “서로 모이기 전에 개별적으로 구매했을 가능성은? 수면제를 구입하는 건 쉽잖아?”

    “진료 기록 등 모든 부분을 확인해 봤지만 가능성은 현저히 적다고 판단됩니다.”

    “으흠?”

    고위 간부들의 미간이 더 좁혀진다. 종혁답지 않게 너무 성급히 판단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종혁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도우미로 이번 브리핑에 함께 참가한 현석을 봤고, 현석은 다급히 노트북 키보드를 눌렀다.

    “그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공지사항

    1. 사이트에 대해 홍보하지 말 것.

    2. 사이트에 대해 알리지 말 것.

    3. 자살 실행 시 모든 진행은 운영자에게 맡길 것.

    4. 원하는 자살 방법 지원해 드립니다.

    가시는 길 불편함이 없도록 편히 모시겠습니다. 몸만 오시면 됩니다.

    사이트에 가입만 해도 볼 수 있는 게시글, 공지사항.

    고위 간부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는다.

    다시 보는 종혁 본인조차도 헛웃음이 나오는데 처음 보는 이들의 심정은 오죽할까.

    “모든 진행, 지원.”

    고위 간부들이 종혁을 본다.

    “전 이 지원에 수면제 구입 대행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정황 증거로…….”

    강현석이 얼른 다시 키보드를 눌렀다.

    그러자 스크린에 비춰지는 한 장의 송장.

    “김수환 씨가 오션월드로 떠나기 하루 전 배달된 택배의 송장입니다. 발신 주소와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발신 주소는 남양주의 야산, 발신자 역시도 거짓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현재 택배가 접수된 곳의 CCTV와 증언을 확보, 확인 중입니다.”

    “거기에 다량의 수면제가 들어 있었을 수 있단 소리군.”

    “현재로선 그렇게 판단됩니다.”

    빠득!

    “허허.”

    “거참.”

    고위 간부들이 끓어오르기 시작한 화에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다.

    자살 관여.

    이 자살카페의 운영자는 불쌍한 피해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이게 살인과 뭐가 다를까.

    화가 나지 않는다면 경찰이라고 할 수가 없었다.

    이택문은 보다 차가워진 눈으로 종혁을 봤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이 사이트에 가입한 이들의 수만 하더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유사한 다른 사이트에서도 이와 같은 만행이 벌어지고 있을 수 있기에…….”

    잠시 말을 줄인 종혁은 한발 앞으로 나서며 마이크를 부셔져라 잡았다.

    “특별수사본부 설치를 건의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쿵!

    이택문과 고위 간부들은 허리를 깊이 숙인 종혁을 가만히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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