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286화 (286/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286화>

    마른침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다.

    ‘이걸 버티라고? 매일?’

    1차 교육 기간은 앞으로 2주 이상 더 남아 있다.

    “나, 난 포기하겠어.”

    “나, 나도…… 수, 수고하십시오!”

    70퍼센트 이상의 교육생들이 돌아섰지만 종혁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종혁은 남은 이들을 둘러봤다. 마치 버틸 수 있다는 듯 당당하거나 어떻게든 버티겠다는 듯 간절한 표정들을 짓는 교육생들.

    ‘12명이라…… 제법 줄었네.’

    조직의 지령을 받고 온 놈들이 힘들다고 임무를 포기할 리는 없었다.

    실제로 이충호는 지나칠 정도로 괴롭힘을 당하고도 포기하지 않고 중경에 붙어 있었기에, 종혁은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상위권 성적자들 중 조직의 놈들이 더 있다면 이들 12명 중에 있다고 봐야 했다.

    종혁은 입술을 비틀었다.

    그 순간이었다.

    “에이, 씨발 못해 먹겠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네 명이 눈을 부라린다.

    종혁의 눈이 좁혀졌다.

    “뭐하냐?”

    종혁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때가 됐음을 알아차렸다.

    이 불합리한 체벌에,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체벌에 견디지 못할 일반인이 나올 때가.

    “까짓거 퇴소하면 될 거 아냐, 씨발!”

    “그래! 이제 우리도 민간인이거든?! 뒷골목에서 대가리 터졌다 하면 나니까 그렇게 아십시오! 카악, 퉤!”

    종혁은 침을 뱉는 그들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그러곤 성큼성큼 걸어가 한 놈의 발목을 걷어찼다.

    “크악!”

    부우웅! 쿠웅!

    “씨, 씨발! 이게 뭐하는…….”

    종혁은 입을 여는 놈의 멱살을 잡아끌어올렸다.

    “협박죄로 수갑 찰래, 대가리 박을래.”

    “무, 무슨…….”

    “대체 그동안 뭘 배웠기에 형사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면 안 된다는 것도 모를까? 니들이 깡패냐? 그쪽 출신이야? 정말 그렇게 대해 줘? 응?”

    짜증과 분노로 번들거리는 종혁의 눈에 그들은 숨통이 탁 틀어막히는 걸 느꼈다.

    “그, 그게…….”

    “아가리 똑바로 안 씨불이지? 그리고 겨우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하면서 경찰? 범인 검거? 시민 수호? 좆까, 새끼들아.”

    겨우 헬멧에 머리 박고 물구나무선 걸로 죽은 피해자가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동료가 살아날 수만 있다면 24시간, 아니 1년이라도 설 수 있다.

    그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곳이 바로 현장이다.

    겨우 이 정도도 버티지 못하면 그런 현장에 갈 자격조차 없는 것이었다.

    “…….”

    “하, 됐다. 씨발, 이런 새끼들이 뭐 예쁘다고……. 야, 됐으니까 꺼져.”

    ‘이, 이렇게?’

    뭔가 의미심장한 말에 일어선 교육생들의 눈이 흔들린다. 선택을 잘못한 건가 하는 후회가 그들의 뇌리를 스친다.

    그러나 매정하게 놈을 밀친 종혁은 아직까지 헬멧 위에서 끙끙거리는 이충호들을 둘러봤다.

    “전원 기상.”

    “기, 기상!”

    다급히 일어난 그들의 눈에 묘한 감정이 서려 있었지만 종혁은 애써 무시했다.

    “오후 타임은 여기까지. 씻고, 다음 수업 준비할 수 있도록.”

    “충성!”

    혹여 종혁의 마음이 바뀔까 이충호들은 다급히 장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종혁은 자진 퇴소자와 용의자들을 뒤로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러며 핸드폰을 들었다.

    “예, 나탈리아 납니다. 이제 진행하죠.”

    이놈들을 모으게 되면서 급조한 계획.

    하지만 확실한 계획이었다.

    혐의점이 있는 유력한 용의자들이 모두 추려졌다.

    이제 범인을 모두 색출할 차례였다.

    *   *   *

    쏴아아!

    늦은 시간이라 그들만 있는 공용 샤워장.

    “……씨발. 나도 그냥 포기할까?”

    “야, 이제 겨우 2주 남았어. 설마 2차 교육까지 따라오겠냐? 딱 2주만 참자.”

    “……하, 그래. 참자, 참아. 씨발, 그래도 씻으니 좀 낫네.”

    그렇게 말했지만 파김치가 되어 샤워할 힘조차 없는 대다수의 교육생들은 대충 몸에 물만 끼얹고 돌아섰다.

    그러나 이충호와 나머지는 아니었다. 어깨와 표정이 느슨하게 늘어진 그들 넷.

    “뭐야? 너희는 안 나가?”

    “요새 너희 자주 어울린다? 정다현, 이충호. 화해했냐?”

    “가라. 말할 힘도 없으니까.”

    “전우끼리 너무하네. ……씨발, 최 교관 개새끼.”

    전우란 단어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종혁.

    이충호와 나머지도 얼굴을 와락 일그러트렸다.

    “우린 먼저 갈 테니까 수업 늦지 않게 와라. 간다.”

    손을 저은 그들은 공용샤워장의 문이 닫히자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오늘 자진 퇴소를 한 놈들은 인턴이 아니라고 봐야겠지?”

    “인턴이 상부의 지시를 어기다 못해 어깃장을 놓는다고?”

    이충호의 말에 대답한 정다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는다. 그건 오창진과 조정근도 마찬가지다.

    인턴이 왜 인턴이겠는가. 파리 목숨이기에 인턴이다.

    회사의 뜻에 한 번이라도 반하는 행동을 보인다면, 그날로 신뢰를 잃고 처분될 터였다.

    그러한 곳임에도 이들이 헌신을 다하는 이유는, 그곳이 자신들의 삶을 구원해 주었기 때문이다.

    세상이 버린 자신들을 구원해 준 회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목숨을 바칠 수 있었다.

    “다른 인턴이 더 없어야 할 텐데…….”

    조정근의 읊조림에 그들의 낯빛이 흐려졌다.

    만약 다른 인턴이 더 있고, 자신들의 모습을 모두 지켜보았다면 인사 평가가 처참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보너스가 팍팍 나오는 영업부가 아닌, 영업부를 지원하거나 뒤처리나 하는 지원부에서 회사 업무를 시작하게 될 수도 있었다.

    영업부가 꽃이라면, 지원부는 거름.

    회사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지만, 편한 길을 냅두고 고생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알아볼까?”

    “됐다. 괜히 그러다 은퇴당하기 싫다.”

    은퇴는 곧 죽음. 그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최 교관의 그 말은 뭘까?”

    묘한 여운을 남겼던 말.

    “……모르지. 그 새낀 그냥 개새끼야.”

    조직에서 여러 유형의 인간에 대해 교육을 받아 왔으나, 이런 인간은 정말 처음이었다.

    ‘시발놈.’

    특히 자신만 유독 더 괴롭히는 것 같아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다현은 이를 가는 이충호를 빤히 바라보다 등을 툭 쳤다.

    “욕본다.”

    “……!”

    “왜?”

    “아냐.”

    “싱겁기는. 그보다 어디로 배정될지 지령받은 사람?”

    “글쎄? 일단 아버지가 충주로 이사를 할 거란 말은 하더라.”

    “어? 너도? 야, 나도.”

    “진짜?”

    놀란 그들은 이내 생각에 잠겼다.

    “흠. 충주에 뭐가 있는 건가.”

    “지금 생각해 봤자 의미 없지. 가서 확인해 보자고. 그럼 나가자. 더 씻다가는 몸 불겠다.”

    “그러자. 뭐해? 가자.”

    “……그래.”

    수도꼭지를 잠그며 돌아서는 정다현은 입술을 비틀었고, 이충호는 그런 정다현을 보며 떨리는 눈을 애써 가늘게 좁혔다.

    한편 그 시각, 종혁은 학교장실을 찾았다.

    마음대로 일을 진행해 버린 학교장에게 따지기 위해서다.

    하지만…….

    “학교장님께선 잠시 자리를 비우셨습니다.”

    “언제 오십니까? 왜 전화는 안 받으시고요.”

    “그건 저도 잘…….”

    “학교장님의 스케줄을 꿰고 있어야 할 분께서 학교장님이 언제 돌아오실지 모른다라…….”

    이건 의도적으로 종혁을 만나지 않겠다는 소리다.

    “무슨 일이십니까? 급한 용무가 있다면 제게 알려 주십시오.”

    “됐습니다.”

    콧방귀를 뀐 종혁은 몸을 돌렸고, 그런 그를 보던 삼십대 중년인은 핸드폰을 들었다.

    “예, 학교장님. 최 교관 방금 왔다 갔습니다. 제법 화가 난 것 같습니다.”

    -쯧쯧. 역시 어리구만, 어려.

    그렇게 그들이 통화를 나눌 때 교무과에 도착한 종혁은 몇 장의 서류에 몇몇 교육생들의 이름을 적었다.

    “이 친구들 본청 실습 가능합니까?”

    “그건 말해 주지 못하지. 일단 참고하긴 할 건데…….”

    서류를 본 교무과 직원이 주위 눈치를 보며 목소리를 낮춘다.

    “학교장님이 보낸 애들은 어쩌고?”

    “……그건 묻지 말아 주십시오.”

    직원은 혀를 찼다.

    “웬만하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 그게 최 교관에게도 좋을 거야.”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보다 특별 강의는 어디서 신청합니까?”

    “특별 강의?”

    “러시아 경찰 쪽 지인이 제가 교관이 됐다고 러시아 범죄수사에 대해 강의를 해 주고 싶다고 해서 말입니다. 원래는 경찰대에…….”

    “흡?!”

    중앙경찰학교 역사상 다른 국가의 경찰이 와서 강의를 한 적이 있을까. 다른 직원들도 눈을 동그랗게 뜨며 종혁을 본다.

    “혀, 현역이셔? 계급은?!”

    “그게…….”

    종혁은 마치 신원이 밝혀지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듯 귓속말을 했고, 직원은 끅 숨넘어가는 소리를 냈다.

    “지, 진짜?”

    끄덕.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

    “다, 당연하지! 알았어! 이건 내가 처리할게!”

    “감사합니다. 그럼.”

    종혁은 격렬한 그의 반응에 싱긋 웃으며 돌아섰고, 다른 직원들은 방금 전까지 종혁과 이야기 나눈 직원에게 몰려들었다.

    “뭐야. 뭔데.”

    “아, 뭔데요!”

    “안 돼. 이건 교무과장님부터 아셔야 될 이야기야.”

    입을 꾹 다문 그는 다급히 교무과장을 찾았다.

    이건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할 일이었다.

    *   *   *

    이틀 후, 이제 슬슬 2차 교육을 떠날 시기이자 중앙경찰학교를 잠시 벗어날 시기가 다가오자 교육생들도 어깨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군대로 치면 훈련소 마지막 주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 경악스런 소식이 전해졌다.

    “들었어? 오늘 러시아에서 범죄수사에 대해 특별 강의를 하러 온다는 거?”

    “당연히 들었지! 그거 최 교관님 때문이라잖아!”

    그들로선 말로만 들은 나라, 러시아.

    수사에 관한 수업 때 각국의 범죄 사례에 대해 배운 적이 있는 그들이기에 당연히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특별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정원이 고작 100명뿐이라는 것.

    50명씩 하루 두 번.

    “상위권에서 커트되겠지?”

    “걔들뿐이겠어? 그 폐급들도 듣겠지.”

    “……하, 이럴 줄 알았으면 최 교관님께 잘해 드릴 걸.”

    그들은 부러움이 가득 담긴 눈으로 강의동을 응시했다.

    “학교장님이 자리에 안 계셔서 일단 너희까지 참가시키긴 했는데……. 아니다. 너희한테 말해 뭐하냐. 가 봐.”

    “충성-!”

    역시 기회를 잡길 잘했다. 그들은 희희낙락하며 몸을 돌렸다.

    그때였다.

    “최!”

    복도를 울린 여성의 음성.

    고개를 돌린 교육생들은 이쪽을 향해 다가온 금발 푸른 눈의 미녀가 종혁을 와락 끌어안고 양 볼에 입을 맞추자 눈을 부릅떴다.

    ‘어머, 어머!’

    ‘와, 씨발?!’

    망측한 것도 망측한 거지만, 그보다 경악스러운 건 마치 이런 게 익숙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인사를 받는 종혁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종혁이 정말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오랜만이에요, 최.”

    “오랜만이야, 올가. 오랜만입니다, 유리.”

    금반지에 금목걸이, 몇 개의 금니까지 전신을 화려하게 치장한 노인이 앞으로 나선다.

    둘 다, 아니 둘 뒤에 있는 여덟 명까지 처음 보지만 오랜만이다.

    “오-. 나의 최. 음아!”

    종혁을 끌어안은 노인이 방금 전 여성처럼 양 볼에 진한 입맞춤을 한다.

    “이게 얼마 만입니까, 최!”

    “제가 경찰대 시절 연수 갔을 때 뵀으니까 거의 5년만이죠?”

    “내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최는 모를 겁니다. 그보다 이들입니까? 흠. 애송이들이군요.”

    “뭐, 그렇죠.”

    종혁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교육생들을 봤다.

    “인사해라. 유리 일리아노프 씨다. 러시아 내무본부 소속으로 몇 년 전 러시아의 어느 마피아 조직을 잠입 수사로 날려 버린 후 은퇴하신 분이다.”

    “헉!”

    종혁의 현란한 러시아어에 혼이 빠져 있던 그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그렇다고 얼굴을 기억하진 마. 그 여파로 신분까지 바꾼 분이니까.”

    종혁은 그래서 특별강의 수강 인원을 제안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기 여성분은 유리 씨의 와이프 올가. 같이 잠입 수사를 하다가 눈 맞아 결혼. 나란히 은퇴했지. 뒤에 있는 까만 안경을 쓴 떡대들은 그냥 경호원. 쟤들은 신경 쓰지 마.”

    “와, 와이프요? 딸이 아니라요?”

    “능력 있는 자가 미녀를 차지한다. 몰라?”

    “……와.”

    상대적 박탈감이 남자 교육생들의 전신을 휩쓴다.

    “그, 그럼 교관님과는 어떻게 알게 된 사이세요?”

    “내가 전에 연수를…… 아, 인사 안 하냐?”

    “아! 추, 충성!”

    “Oh! во славу россии(러시아의 영광을 위해)!”

    유리는 웃음을 터트렸고, 종혁은 교육생들을 향해 손을 저었다.

    “들어가서 수업 준비나 해.”

    “추, 충성!”

    교육생들이 아쉬워하며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자 종혁은 노인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너무 화려한 거 아닙니까?”

    “그래야 제 얼굴을 제대로 기억 못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맞지.’

    역시 나탈리아가 보낸 사람다웠다.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손을 내밀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얼마든지요.”

    노인의 금니가 햇빛에 반짝였다.

    “В России много мафии.”

    “러시아엔 수많은 마피아가 있다.”

    유리가 말하면 종혁이 통역을 한다.

    창가나 중간중간에 자리한 경호원들과 종혁의 러시아어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교육생들도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자 어느새 깊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소속을 구분하는 방법은 문신이다.”

    “지, 질문 있습니다!”

    “마피아처럼 세계적으로 노는 범죄 단체도 국내에서만 겨우 노는 한국 깡패 새끼들처럼 문신으로 소속을 구분하는 게 정말 맞냐고?”

    “예!”

    “당연하지. 한국 깡패 새끼들이 그런 걸 어디서 배웠겠냐? 문신은 일종의 상징이다. 회사의 로고처럼 조직원에게 소속감을 주입시키는 징표.”

    흠칫!

    찔리는 게 있는지 몇몇 이들의 몸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느려진 시간 속 그들의 면면을 체크한 종혁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징표로 인해 범죄 단체들은 미쳐 날뛸 수 있는 거다. 내 뒤에 수백, 수천의 조직원이 있으니까. 알았냐?”

    “예!”

    힘차게 대답한 교육생들이 다시 집중을 시작하자 종혁은 노인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부터 반응하는 놈들이 그 조직의 놈들이었다.

    “그중엔 한국과 밀수를 하는 마피아들도 있는데…… 이 중 경상도나 강원도 출신?”

    몇 명의 교육생들이 손을 든다.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들을 잘 봐 둬라. 러시아 내무본부에서 최근에 정리한 거니까.”

    달칵!

    화면이 바뀌며 털복숭이 두꺼운 팔뚝이 나타나자 다시 반응하는 이들이 있다.

    방금 전과 달리 아주 격렬하게.

    ‘그래, 많이 익숙하지?’

    그 조직의 문신과 아주 흡사한 문신을 힐끗 본 종혁은 다시 말을 이어 갔다.

    “너희가 순찰을 하다가 이런 문신을 한 놈이 있으면 지체 없이 사수에게 보고를 해 경찰서에 지원 요청을 해라.”

    종혁은 눈동자가 파르르 흔들리는 이들을 머릿속에 담으며 다시 리모컨을 눌렀다.

    “함부로 덤볐다간 뒤질 테니까.”

    그 음성처럼 눈빛도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건 노인과 여성, 경호원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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