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279화>
부르릉!
평택시로 향하는 버스 안, 교육생들의 입이 다물어진 채 열릴 줄 모른다. 코앞에서 본 시위대와의 격돌이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피가 튀고 살점이 날아다니는 시위.
광기로 얼룩진 폭력.
일평생 이런 진짜 폭력을 모르고 살아온 그들에게 있어 오늘의 경험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종혁은 경찰버스 안을 걸으며 그런 그들의 눈빛을 살피다 마이크를 들었다.
“곧 버스가 서면 오직 정면의 목욕탕만 보고 걸어 들어갔다가 씻고 다시 버스로 복귀한다. 이 간단한 걸 외우지 못하는 놈들은 없겠지?”
“예…….”
“없겠지?!”
“예-!”
“좋아. 질문?”
잠시 침묵이 흐르던 그때, 슬그머니 손을 올리는 인물이 있었다. 정다현이었다.
“어, 그래. 왜?”
“목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집에 연락 좀 드려도 되겠습니까? 집에서 걱정하고 계실지도 몰라서요.”
“흠…… 그래, 그러면 목욕 후에 시간 줄 테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들 연락할 곳 있으면 하도록 해.”
“헉!”
생각지도 못한 종혁의 자비에 깜짝 놀란 교육생들은 눈을 동그랗게 떴고, 종혁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뭐야, 싫어? 그럼 관둬?”
“아, 아닙니다!”
“와아아아아아!”
부르릉!
“최 교관!”
“좋아! 전원 장비 두고 하차!”
“장비 두고 하차!”
우르르 버스에서 내린 교육생들이 코앞에 있는 목욕탕으로 걸음을 옮기던 그때였다.
지이잉! 지이잉!
발신자를 확인한 종혁은 한 교관을 불러 세웠다.
“저 잠시 통화 좀 하고 들어갈 테니 애들 통제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쯧. 알았어.”
교관이 안으로 들어가자 종혁은 핸드폰을 들었다.
“당분간은 바빠서 데이트가 힘든데요, 나탈리아.”
-후훗. 그쪽으로 선물 하나를 보냈으니 확인해 보세요, 최.
“선물이요?”
-저와 CIA가 함께…… 쯧, 끊을게요.
종혁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고, 잠시 후 그의 앞에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섰다. 종혁을 따라다니며 보호하는 러시아 요원들이 탄 차량이다.
“여기 있습니다, 최.”
“고마워요. 잘 쓸게요.”
“그럼 전 이만……. Поехали(가자).”
부르릉!
차량이 떠나자 종혁은 그들이 넘긴 검은색 가방을 열었다가 의아해했다.
가방 안에는 몇 장의 서류가 담겨 있었다.
“흠. 대체 뭘 조사…….”
그 서류의 내용을 살피던 종혁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내 그의 두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이었다.
지이잉! 지이잉!
“예. 간편신고관리과…….”
-보스, 저예요. 에이버와 넥스트에 문의해 본 결과가 나왔어요.
“……왜 그런 겁니까.”
-중복된 아이피로 조회수를 조작한 세력이 있었어요. 그 주소는 알아낼 수 없었지만요.
종혁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알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일단 제게 아이피 주소 보내 주세요. 조사는 이쪽에서 할 테니까.”
-네. 그리고 죄송해요.
“이번 일 끝나면 회식이나 하죠. 오랜만에 소영이 어머님이 해 주는 음식이 먹고 싶네요.”
-다신 이런 일 없도록 할게요. 무조건.
“끊겠습니다.”
통화를 종료한 종혁은 다시 서류를 살피다 눈을 감았다.
‘빌어먹을. 일단 이놈들 몸뚱이부터 살펴야겠군.’
지금 바로 확신을 가지기엔 어려운 내용이었다.
종혁은 다시 한숨을 내뱉으며 목욕탕으로 향했다.
* * *
“으아아아! 좋다!”
펑펑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에 어제오늘의 피로를 씻어 내는 교육생들. 온탕에 몸을 담근 이충호가 그런 그들을, 정확히는 224번을 빤히 응시한다.
‘일단 등을 밀어 준다며 접근을…….’
“……씨발.”
갑자기 술렁이는 분위기에 고개를 돌린 이충호는 눈을 부릅떴다.
‘이, 이 괴물 새끼!’
언젠가 꼭 죽여 버릴 놈인데 갑자기 자신감이 사라진다.
이충호는 대부분의 교육생들처럼 다리를 오므리며 시선을 돌렸고, 귀엽다는 듯 피식 웃은 종혁은 가슴을 펴며 샤워기로 향했다.
그러며 그 눈동자는 빠르게 움직여 이곳 목욕탕에서 씻기로 한 100여 명 교육생들의 전신을 훑었다.
쏴아아아!
‘음. 일단 드러난 부분에 문신이 있는 놈은 없군. 그런데…….’
무언가에 베이고 찢긴 흉터를 달고 있는 놈들이 몇 명 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충호와 224번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눈빛이 더 가라앉은 종혁은 온탕에 몸을 담갔고, 이충호는 슬그머니 수건으로 사타구니를 가리며 몸을 일으켰다.
“이충호, 애들한테 몸 불린 후에 저기 세신 침대로 모이라고 해. 떼 밀어 줄 테니까.”
“예?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아니면 나 목욕 끝날 때까지 투명의자 하든가.”
‘빌어먹을! 텄군.’
224번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려던 방법을 쓸 수 없게 됐다.
“알겠…… 습니다. 충성.”
대충 손을 저은 종혁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고, 이를 악물며 나온 이충호는 살심을 가라앉히며 224번을 찾았다.
‘저기 있군.’
의자에 앉아 떼를 밀 준비를 하고 있는 224번.
그 주위엔 종혁에게 따로 교육을 받는 교육생들만 있다. 다른 교육생들은 마치 그들이 전염병 환자인 양 거리를 두고 있었다.
‘일단 비싼 음료수를 사 주는 걸로 일단 안면부터 터야…….’
224번에게 다가서던 이충호는 무언가를 발견한 순간 사고가 멈췄다. 그의 눈빛은 풍랑을 만난 듯 흔들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은 이충호는 수건을 벗으며 224번에게 다가갔다.
“야, 최 교관이 떼 밀어 줄 테니 밀지 말란다.”
“씨발. 함부로 다가오지…….”
목욕탕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렸기에 자연스럽게 이충호의 안쪽 허벅지를 본 224번의 입이 다물어진다.
이충호는 그런 그의 옆에 앉으며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인사하는 건 처음인 것 같네. 이충호다.”
“……오창진.”
마치 인형의 그것처럼 감정이 사라진 오창진의 눈과 그 발바닥을 일견한 이충호는 오창진의 옆에 앉은 이에게 중지를 치켜들었다.
“뭘 꼬나봐, 조정근 씨발 새끼야.”
그랬다. 조정근도 동지였다.
“이런 씨발. 대체 어떻게…….”
얼굴을 와락 구기는 조정근.
이충호는 반대쪽 중지를 치켜세우면서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놈도 회사 소속이었다니…….’
동지끼리 그렇게 각을 세우고 못 잡아먹어 안달 냈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아니, 이렇게 동지가 많았음에도 서로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그 동지들끼리 이렇게 한 패거리로 뭉치게 된 것도 말이다.
‘그래, 나 말고 다른 직원들도 입교할 거라곤 예상 했지. 어머니도 그런 뉘앙스를 풍겼고.’
회사가 자신과 같은 인턴에게 순경 시험에 합격하라는 지령을 내렸을 때부터 이미 눈치를 챘다. 자신을 경찰의 정보를 날라다 줄 쁘락지로 쓸 거란 걸 말이다.
‘그런 중요한 일인데 나만 보냈을 리가 없잖아.’
그래서 크게 놀랍지는 않다.
아니,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옆에 앉은 이놈보다 놀라운 건 없었다.
이충호는 떨리는 눈으로 차갑게 가라앉은, 그 낯선 눈동자를 응시하며 겨우 그 이름을 불렀다.
“다현아.”
“그래, 충호야.”
목소리조차 낯설었다.
“끼아악!”
째진 비명 소리가 목욕탕을 꿰뚫자 모두 세신 침대가 있는 쪽을 봤다가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
떼 수건을 든 종혁에게 붙들려 물 밖으로 나온 넙치처럼 펄떡이는 어느 희생자 꼴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 아픕니다! 아파요! 사, 살려 주세요!”
“괜찮아. 이 정도로 안 죽…… 아, 피 난다. 괜찮아. 침 바르면 나아. 자, 시원하지? 그동안 고생해서 밀어 주는 거야.”
“끄허억!”
……꿀꺽.
침을 삼킨 한 교육생이 줄을 이탈해 이충호 옆에 서며 투명의자 자세를 취한다.
“오케이, 끝! 다음…….”
후련하게 웃으며 뒤를 돌아봤던 종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충호, 오창진, 조정근, 그리고 정다현.’
줄조차 서지 않고 투명의자를 택한 놈들이다.
마치 들킬 게 있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 그러며 서로를 의식하고 있다. 왜 투명의자를 선택을 한 것인지 이해가 잘 안 되는 정다현까지 넷 모두.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외에도 옆으로 10명 정도가 투명의자를 하고 있었다.
‘흠…….’
대충 견적을 낸 종혁은 미간을 좁히며 으르렁거렸다.
“씨벌놈들. 그래, 이 교관님의 선물이 싫다는 거지?”
“헉! 아, 아닙니다! 전 줄을…….”
“됐어. 꺼져. 나도 나 싫다는 놈들 싫다.”
쿵!
발을 구른 종혁은 목욕탕을 나섰고, 교육생들은 가장 먼저 투명의자를 했던 이충호를 죽일 듯 노려보며 흩어졌다.
괜스레 혼자 원망을 받게 된 이충호는 좀 억울했지만, 이내 등을 툭 치는 정다현의 행동에 입을 다물며 샤워기로 향했다.
얼른 마무리를 해야 될 이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씨발.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고.’
똑같은 문신이 발견된다? 누구라도 의심할 상황이다.
그게 조직의 일을 번번이 방해한 종혁이라면 더더욱 안 됐다.
그렇게 후딱 씻은 그는 탈의실 한구석에 놓인 전화기로 향했지만 이미 먼저 온 이들이 있었다. 가만히 순서를 기다리던 이충호는 자기 차례가 되자 얼른 전화기를 들었다.
뚜르르! 뚜르르!
-여보세요?
“어머니!”
-아들! 어디야? 이번에 평택에서 큰 시위가 있다던데 설마 거긴 아니지?
웅성웅성.
손님들이 있는지 수화기 너머가 시끄럽다.
“죄송해요, 어머니. 갑작스럽게 이동한 거라서 연락드릴 틈이 없었어요. 그보다…….”
이충호는 목소리를 낮췄다.
“저 새 친구들을 사귀었어요. 동지 같은 애들을요.”
-그러니? 잘됐네. 서로 의지하며 근무하렴. 그보다 우리 아들 밥은 먹고 다니니? 집에 오면 제일 먹고 싶은 게 뭐야? 엄마가 줄 것도 있는데!
‘줄 것? 지령이다.’
이충호의 눈빛이 낮아졌다.
“저야 어머니가 해 주시는 거면 다 좋죠. 그리고 무슨 선물을 사셨기에 절 그렇게 기대하게 만드세요?”
-으응. 별건 아니고 오늘 누가 널 찾아갈 거야. 그 사람이 하자는 대로 하면 돼. 따라오라면 따라가. 그보다 언제 근무하니?
“오후 7시에 교대해요.”
-알았다. 다치지 말고. 그랬다간 정말 혼나?
마지막 한마디에, 따스한 온정이 가득한 그 말에 이충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네. 어머니도 무리하지 마시고요. 끊을게요.”
통화를 종료한 이충호는 뒤에 서 있는 정다현에게 전화기를 넘기곤 자리를 떠났고, 그 근처에서 바나나 우유를 마시는 척 서 있던 종혁은 혀를 찼다.
‘잘 안 들리네.’
이충호가 연락을 할 줄 알았다면 나탈리아에게 도청 장치라도 요구할 걸 그랬다.
고개를 저은 종혁은 몸을 돌렸다.
의심 가는 놈들이 있지만, 여기서 더 다가갔다가는 그림이 이상해질 터. 여기선 물러나는 게 옳았다.
‘그래도 소득은 있으니까!’
이곳 목욕탕에서의 목표는 거의 달성했다.
음료수를 마저 들이켠 종혁은 냉장고 문을 활짝 열었다.
“다들 뭐하냐! 목욕했으면 바나나 우유를 마셔 줘야지!”
“우와아아아아……!”
* * *
‘누굴 따라가라는 걸까.’
생각에 잠긴 이충호는 정다현을 응시했다. 마치 너도 같은 지령을 받았냐는 듯 말이다.
정다현은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고, 이충호는 얼굴을 구겼다.
‘빌어먹을.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 병실에서 그 말을 하지 말…… 미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왜 정다현만 보면 이렇게 나약한 생각을 하게 되는 걸까.
이충호는 고개를 저었다.
‘됐어. 어차피 얘도 경쟁자야.’
앞으로 진급을 다툴 경쟁자.
어차피 전국으로 찢어질 테니 1차 교육을 마치면 언제 볼지 모르는 사이기도 하다. 그저 같은 동지라는 동질감만 품고 있으면 된다. 딱 거기까지였다.
이충호는 애써 신경을 꺼 버렸고, 그런 그들의 뒤통수를 응시하던 종혁은 앞으로 나섰다.
“다들 배는 든든하게 채웠냐!”
“예……!”
순간 교육생들의 얼굴이 펴진다.
종혁이 사비로 계산한 따끈한 저녁밥.
지난 이틀 동안 먹은 다 식은 도시락이 아니라 뜨끈한 김이 올라오던 국밥과 수육은 그들로 하여금 아주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 주었다.
거기다 목욕탕에서의 그 기행과 호텔 신화에서 만든 샌드위치.
그래선지 그렇게 무섭던 종혁이 왠지 다르게 보였다.
종혁은 변화한 눈빛들에 다행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낯빛을 굳혔다. 이충호들은 이충호들이고, 교육생들은 교육생들이다.
“이제 우린 최전방으로 향한다. 오후에 전경들이 100미터를 밀어붙였으니 잔뜩 독이 올랐을 거다.”
원래 우봉 분교 2km 앞에 진을 친 시위대.
그리고 복귀했을 때 피투성이 붕대를 감고 있던 전경들.
고작 100미터를 나아가기 위해 사투를 벌인 그들이 보내던 눈빛은 독이 잔뜩 오른 맹수의 그것이었다.
막대한 중압감이 교육생들의 어깨를 짓누른다.
“전에 말했듯이 이것만 명심해라. 절대 옆 사람을 놓지 마라. 끌려가게 두지 마. 너흰 동기다. 그리고 동기는 가족이다! 뭐라고?”
“……동기는 가족!”
“안 들린다! 뭐라고?!”
“동기는 가족-!”
“가조옥!”
“그래. 그것만 명심하고 버텨라. 그럼 금방 끝난다.”
“충성-!”
“이동.”
“이동!”
교육생들은 뜨거운 숨을 뱉어 내며 현장으로 향했고, 종혁은 이충호와 오창진, 조정근, 정다현을 차갑게 응시했다.
한편 그 시각.
오늘 하루 동안 무려 100미터나 물러난 시위대는 로봇처럼 서 있는 전경들을 찢어발길 듯 노려보며 주민들이 만들어 준 주먹밥을 잘근잘근 씹었다.
‘잘못된 일임에도 귀를 닫고 멍멍 짖기나 하는 개새끼들.’
뿌드득 이가 절로 갈린다.
저런 정부의 개들 따위에게 속절없이 밀린 자신들의 모습에 분통이 터진다.
‘빌어먹을. 우리도 사람만 많았으면!’
저들처럼 시간마다 교대를 하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 오늘처럼 속절없이 밀리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드니 저들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져만 간다.
“많이 있으니까 부족하면 말해요.”
“의, 의원님!”
벌떡 일어나는 선두 시위대의 등을 두드리며 앉힌 홍익현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다들 몸은 괜찮습니까? 후방으로 물러나는 게 어때요?”
오후에 전경들과 격렬하게 싸웠음에도 치료를 받자마자 다시 선두로 온 시위대.
“괜찮습니다! 전 여기가 좋습니다!”
“예. 저도 윽, 끄떡없습니다!”
홍익현의 눈에 안쓰러움이 번졌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의 눈은 그렇지 않았다.
“아니에요. 일단 뒷사람들에게 맡기고 물러나서 쉬어요. 저쪽에 있는 제 지인이 말하길 지금 교대할 이들이 중경의 순경 교육생이라더군요. 어차피 내일 아침까지는 지루한 대치가 이어지게 될 테니…….”
“호오? 순경 교육생들 말입니까?”
순간 눈이 번뜩인 시위대 선두의 이들은 교대를 위해 부산을 떠는 전경들을 응시했고, 홍익현은 그런 시위대를 보며 흐뭇이 웃었다.
‘그럼 다음 단계를 진행해 볼까?’
하야라는 강수에 열이 받은 박노형 대통령이 전진이라는 응수를 뒀으니 다시 자신의 차례였다. 박노형의 포석을 잡아먹을 돌을 둘 차례.
홍익현의 눈에 스산한 기광이 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