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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274화 (274/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274화>

    이십대 중반에서 후반의 남녀들이 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그도 모자라 종혁의 앞에 좌우 일렬로 서며 차렷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168센티미터 정도 되는 여성치곤 큰 체구의 단발머리 미녀가 앞으로 나서며 크게 외친다.

    “전체 차렷! 최종혁 대장님을 향해 경례!”

    “충-성!”

    “경위 임세라 외 경찰대학교 48기 9명 지금 막 도착하였기에 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체육관에 침묵이 내려앉고, 정다현과 이충호는 눈을 부릅떴다.

    ‘저, 저 여자는?’

    이틀 전 저녁 종혁의 팔짱을 낀 채 주정을 부렸던 여자다.

    종혁은 똘망똘망한 눈으로 쳐다보는 임세라와 동기들의 모습에 코웃음을 쳤다.

    “지랄한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

    오늘 종혁이 이들을 부른 것은 맞다.

    그건 어디까지나 중앙경찰학교의 견학과 비전을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였다. 중앙경찰학교에 대한 비전을 말이다.

    “너 설마 그제부터 집에 안 들어갔냐?”

    “아, 아닌데? 집에 갔다 왔는데? 얘들 때문에 일찍 온 건데?!”

    “와, 이년 보소? 불리하니까 바로 동기를 팔아먹네?”

    “거봐. 내가 저년 저럴 거라고 했지?”

    “으흠흠. 그래서 우리 종혁이 뭐하고 있는 중이었어? 요기 토실토실 애기들이랑 투덕투덕하려고 했쪄?”

    종혁은 필사적으로 화제를 돌리려는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줬다.

    “어.”

    “뭐?”

    임세라뿐만 아니라 다른 동기들도 경악한다.

    종혁은 정다현을 가리켰다.

    “쟤가, 아니 쟤들이 맞짱 뜨자는데?”

    움찔 놀란 임세라는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동기야, 요새 애들 자살하는 방법이 참신해진 것 같지 않냐?”

    “그러게. 삶에 미련이 없나? 그럼 왜 중경에 왔지?”

    고작 스무 명. 몸이 탄탄한 사람은 몇 명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당황한 것도 잠시. 이내 곧 그들의 눈이 짓궂음을 머금는다.

    “형아!”

    “꺼져! 나부터야!”

    퍼억!

    “억?!”

    “옵빠-! 세라눈 심심한데! 세라두 남자랑 이케이케 하고 싶은데!”

    “형! 규철이도 막막 그러고 싶은데!”

    ‘음?’

    종혁은 자신만만해하는 임세라와 동기들을 훑어보곤 그들과 똑같은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재밌는 생각이 났다.

    “뭐, 그래라.”

    “히힛! 땡큐!”

    “뭐, 뭐?! 이봐! 지금 뭐하는 거야! 우린 최 교관 당신과…….”

    “아, 걱정 마라. 얘들 중 한 명이라도 지면 나 교관 안 할 테니까. 그냥 방에서 뒹굴거리다가 때 되면 돌아갈게. 아, 이럴 게 아니라 그냥 이번 기수 교육생들 전부 불러오는 게 어떻겠냐? 나도 학교장님에게 허락받을 테니까.”

    “뭣?!”

    “귓구멍에 좆대가리를 처박았어? 너희 기수 전체랑 나 포함 여기 11명이 캐삭빵 뜨자고. 씨발, 애새끼들아.”

    체육관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   *   *

    놀랍게도 이 일에 학교장의 승인이 떨어졌다.

    그에 교육생들이 모두 체육관으로 몰려들었고, 제법 많은 다수가 종혁에게 적개심 어린 눈빛을 보냈다.

    이상할 것도 없지만, 놀라운 건 교관과 부장들의 눈빛이다.

    그들은 감히 수업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를 벌인 교육생들을 죽일 듯 노려봤다. 종혁이 싫지만, 이런 일을 벌인 교육생들은 더 싫었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었다.

    “종혁아, 그래도 네 편이 있다?”

    “시끄러워.”

    너무도 커진 일에 정다현은 하얗게 질렸다.

    ‘이, 이거 좆된 거 아냐?’

    하지만 이미 내친걸음이다.

    여기서 물러서도 퇴소는 확정이다. 문제는 졌을 때다.

    다신 순경 시험을 치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아냐! 이기면 되는 거야. 이기면! 씨발, 이놈의 욱하는 성질!’

    “다현아, 걱정 마. 이기면 되는 거다.”

    “종대야.”

    “씨발, 60명이 달려들어 11명도 못 이기면 쪽팔려서라도 경찰 그만둬야지.”

    그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종혁을 고깝게 여긴 40명이 더 나서게 됐다. 그에 힘을 업은 다현은 그제야 가슴을 펴고 앞으로 나섰다.

    “와아아아아!”

    이 운명의 한판에 교육생들이 환호성을 터트렸다.

    “쫄리면 더 데려와도 돼, 467번.”

    정다현은 얼굴을 와락 구겼다.

    “걱정 마십쇼. 우리로도 충분하니까!”

    “그래, 내가 좆같다 생각하는 놈들은 언제든 나서라! 난 상관없으니까!”

    ‘미, 미친!’

    수백 명을 적으로 뒀음에도 기가 죽지 않은 모습.

    질려 하는 교육생들을 일견한 종혁은 정다현과 임세라 둘을 봤다.

    “눈 직접 타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 허용. 무기 가능. 한쪽이 항복하거나 무력화되면 경기 끝. 오케이?”

    “뭣?”

    “히히. 오케이! ……응? 왜? 쫄려? 그 덩치로?”

    다현은 당황하며 임세라와 종혁을 번갈아 봤다.

    “그, 그래도 어떻게 여자랑…….”

    “야, 덩어리. 넌 싸움을 말로 하니? 지금 누나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거든? 그러니까 얼른 시작하자잉?”

    ‘미친년!’

    이를 악문 다현은 한 발 앞으로 나섰다.

    그 순간 종혁이 정다현의 유도복 상의를 열어젖혔다.

    “윽?!”

    “유도복 벗어. 이딴 하찮은 쌈박질 따위에 더럽혀질 게 아니니까.”

    결국 팬티 바람이 된 정다현은 종혁의 무심한 눈에 입술을 깨물었다.

    ‘씨발! 뭐가 그렇게 당당한데!’

    “나만 이렇게 벗는 건…… 미친!”

    다현은 맞은편에서 옷을 벗는 임세라를 보곤 경악했다.

    “어머, 뭐야뭐야. 왜? 상시 발정 난 애새끼도 아니고, 꼴리기라도 한 거야?”

    근육이 역동적으로 꿈틀거리는 육체.

    정다현은 속옷만 입은 임세라를 보곤 입을 다물었다.

    촤라라!

    수갑 두 개를 손가락에 끼어 돌리는 그녀는 사납게 웃었고, 종혁은 그 모습에 피식 웃었다.

    ‘미친년 임세라답네.’

    경찰대에서 운동만 하던 남자들도 제치고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한 그녀.

    타고난 운동 신경 덕분도 있겠지만, 그것은 피나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신호는 둘이 알아서 타협해라. 난 일단 시작.”

    “종혁아! 나 이따가 아구찜 사 줭!”

    “세 명 이후 한 놈씩 더 잡을 때마다 원하는 메뉴 추가.”

    “아자뵹! 사릉훼! 알러븅!”

    종혁은 임세라의 토 나오는 애교를 무시하며 물러섰고, 정다현은 전혀 겁을 먹지 않는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는 거지?”

    “응?”

    임세라는 큰 눈을 말똥말똥 껌뻑이다가 피식 웃었다.

    “미안하지만, 아니 미안하지 않나? 아무튼 종혁이가 저렇게 화를 낸다면 너희가 잘못한 게 맞거든. 불의한 짓을 한 게 맞아.”

    그런 불의한 짓을 외면하지 말라고 배웠다.

    “겨, 겨우 그런 걸로 이렇게 무모한…….”

    정다현은 입을 다물었다.

    당장이라도 심장을 얼려 버릴 듯한 차가운 분노.

    “겨우가 아니란다, 아가야.”

    종혁이 자신들에게, 48기 간부훈련생들에게 얼마나 크고 많은 기회를 줬는지 이들은 알까.

    “나는, 그리고 우리 경찰대 48기는 그걸로 충분하단다.”

    종혁이 불구덩이에 함께 가자고 해도 웃으며 따라갈 수 있다.

    자신들에게 최종혁이란 그런 의미였다.

    “솔직히 우리가 지금보다 딱 두 배만 많았어도 이렇게 일대일도 안 했거든? 그러니 이제 그만 시작하자. 지겹다!”

    촤락!

    두 개의 수갑을 양손에 너클처럼 쥔 임세라는 정다현을 향해 달려들었고, 턱을 노리는 주먹에 정다현은 식겁하며 몸을 피했다.

    ‘빌어먹을!’

    “으음. 괜찮겠나, 최 교관?”

    종혁이 믿어 달라기에 승인을 하긴 했지만, 학교장으로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여차하다가 종혁이 지기라도 하면 그동안 나눴던 이야기가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하물며 대타로 나선 이가 여자이지 않은가.

    “체급이 너무 차이가 나잖아. 정말 괜찮겠어?”

    “괜찮습니다.”

    ‘세라가 저딴 놈한테 진다고? 신체 밸런스가 무너지다 못해 살이 저렇게 찐 놈에게?’

    그렇게 허투루 가르치지 않았다.

    임세라뿐만이 아니다. 경찰대 48기 간부훈련생 전원 종혁이 1학년 때부터 하나하나 세심하게 가르쳐 인간병기로 만들었다.

    현장에 투입되면 곧바로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쟤 무에타이 신인왕 출신이거든요.”

    그것도 남자들 대회에 변장을 하고 출전해 고작 16살에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다 가세가 기울면서 공부에 매진하였고, 결국 공부를 제대로 시작한 지 고작 2년 만에 경찰대에 오게 됐다.

    학비부터 교육에 필요한 모든 걸 지원해 준다고 해서 경찰대를 택했다는 그녀. 천재성도 천재성이지만, 보통 악바리가 아니었다.

    “보십시오.”

    “고자킥!”

    퍼억!

    “흡?!”

    “어우!”

    사타구니에 틀어박힌 임세라의 무릎에 학교장과 모든 남자들이 눈을 크게 떴고, 종혁은 킬킬 웃었다.

    “무제한 룰에서 쟤를 이길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게 설혹 남자라도 말이죠.”

    ‘이종격투기 선수를 데려오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지.’

    “다으음-!”

    팔짱을 낀 종혁은 눈빛을 가라앉혔다.

    ‘저 60명 안에 놈들이 있을…….’

    흠칫!

    종혁은 어떤 장면을 보곤 입술을 비틀었다.

    *   *   *

    “아우우. 개운하다.”

    본인과 상대의 피로 피투성이가 된 채 거친 숨을 몰아쉬던 임세라가 기지개를 켠다.

    그에 교육생들은 하얗게 질리면서도 이를 간다.

    여섯 명. 무려 여섯 명이 저 흉악한 년에게 당했다. 여자에게 말이다. 그들은 쪽팔리면서도 분노가 솟구쳤다.

    눈을 데구루루 굴린 임세라는 히죽 웃으며 몸을 돌렸다.

    “헤이, 내 불알 동기! 바톤 터치!”

    “……미친년.”

    “히히. 아구찜 플러스 메뉴 세 개다, 세 개.”

    짜악!

    고개를 저으며 나선 사내는 시위 진압용 목봉을 돌리며 씩씩거리는 교육생들을 응시했다.

    “뭐해? 아무나 튀어나와.”

    “으악! 악!”

    “크악!”

    추풍낙엽이 따로 없다.

    무도 특기로 뽑힌 이들마저 종혁의 동기들을 당해 내지 못한다.

    4년 동안 종혁에게 매일 하늘이 노랗도록 구르며 배우고 의전경에서의 2년 동안 실전으로 닦아 낸 그들.

    이제 순환 보직 근무에 들어서면 능히 한 사람 몫을 해낼 것 같았다.

    ‘하. 정말 수고했다, 최종혁.’

    가슴이 뿌듯한 광경이었다.

    “어우, 개운해. 뭐야, 아직도 해?”

    샤워와 응급 치료를 마치고 돌아온 임세라는 어리둥절했다.

    “대가리를 깰 순 없으니까.”

    “아항. 종혁아, 나 빤쮸 찢어졌어.”

    “메뉴 하나 차감 후 속옷. 청담동에서.”

    “딜!”

    환하게 웃으며 폴짝 뛴 그녀는 종혁의 등에 업혀 싸움을 관전했다. 그리고 귓속말을 했다.

    “아까 섬뜩한 놈이 하나 있더라. 눈을 찌르려고 했어, 그 새끼.”

    “네 두 번째 상대인 224번?”

    “역시 너도 봤구나?”

    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세라의 난타에 순간 옆구리에서 손가락을 뻗으려다가 멈칫한 놈. 분명 멈추기 직전의 그 각도는 임세라의 눈을 향해 있었다.

    ‘평범하게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놈이 그런 살인 기술을 쓴다?’

    말도 안 된다.

    ‘한 놈 체크.’

    역시 이런 이벤트를 벌이길 잘한 것 같았다.

    “난 걔 마음에 들어. 내 마누라로 찜할래.”

    “그런 들개는 키우는 거 아니다.”

    “아, 그래?”

    종혁이 아니라면 아니기에 입술을 삐죽 내민 그녀는 종혁의 등을 더 기어 올라가 결국 목마를 탔다.

    “아, 아, 야! 머리, 씨발! 머리!”

    “우왕! 댑따 잘 보여!”

    ‘또라이년.’

    고개를 저은 종혁은 싸움판을 응시했다.

    이제 쌈박질도 중후반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쪽의 스코어는 51승 0패, 8교체.

    “이, 이건 말도 안 돼! 어,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건데! 대체 너희들하고 우리가 무슨 차이가 있는 건데-! 똑같이 공부했잖아!”

    “뭐래, 미친놈이.”

    “풉!”

    “야! 어떻게 우리가…… 엑?!”

    팔을 뒤로 돌려 임세라의 허리춤을 잡아 던진 종혁은 코피를 흘리며 씩씩거리는 교육생에게 다가갔다.

    어이없어 하는 동기의 어깨를 두드려 물러나게 한 종혁은 교육생을 삐딱하게 쳐다봤다.

    “똑같이 공부했다고?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그, 그래!”

    “너희가? 우리랑?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 하루 두세 시간밖에 못 자고 공부하면서 체력까지 기른 우리랑 고등학교 때 놀 거 다 놀고 공부도 설렁설렁하던 너희랑 똑같다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세네 시간밖에 못 자면서 공부하고 단련하며 매일 코피를 쏟은 우리랑! 대학생이라고 술 마시고 여행이나 다니던 너희랑! 어떻게 같지?”

    시간을 써 온 방법과 삶에 임하는 각오가 다르다.

    비단 자신들뿐만이 아니다.

    남편, 자식들 아침밥을 챙겨 주기 위해 눈을 비비며 칼을 드는 어머니들.

    잠든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추고 직장으로 향하여 상사에게 허리를 굽히는 아버지들.

    잠에 칭얼거리면서도 대학에 가기 위해 오늘도 교복을 입고 나가 저녁 늦게 들어오는 자식들.

    전공을 살린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정보를 찾고 나누는 대학생들.

    새벽부터 일어나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

    단돈 몇 천 원을 벌기 위해 리어카를 끄는 노인들.

    병마를 이기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

    내 집 마련을 위해 머리 터지게 궁리하는 2030젊은이들.

    그 외 세상 모든 사람이 가족을 위해, 혹은 나를 위해 저마다의 각오와 목표를 어깨에 얹고 치열하게 살아간다.

    지금 이놈의 말은 그런 사람들의 노력을 싸잡아 욕한 것이었다.

    “그런데 너흰 뭐지? 몇 마디 들었으면 왜 더 노력할 생각은 안 하고 이렇게 우르르 몰려와 징징거리기나 하는 너희는 진짜 뭐지? 야, 말해 봐. 내가 정말 너희에게 부당한 짓을 했냐? 그랬다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할게. 내가 책임지고 내 팀으로 픽업한다.”

    화들짝 놀랐던 교육생들은 이내 차갑고도 뜨겁게 타오르는 종혁의 눈을 피했다.

    그런데 그렇게 외친 이놈은 느끼는 게 없는지 부들부들 떤다.

    “어리광은 작작 부려, 찌질한 새끼야. 네 좆같이 좁은 생각으로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수많은 사람의 노력을 욕보이지 말고!”

    최소한 경찰이 되기로 했으면 이래선 안 된다.

    수백수천의 시민의 안전이 두 어깨에 달려 있기에 묵묵히 감내하고 어떻게든 더 나은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이들이 이제 막 입교한 사람들이라면 이런 말도 안 한다.

    하지만 11주나 배우지 않았던가.

    경찰은 지키는 존재라고 말이다.

    헛웃음을 터트린 종혁은 머리를 쓸어 올렸다.

    “이런 찌질한 새끼들이 뭐 예쁘다고 이렇게 어울려 주고 있었는지……. 그리고 질 것 같으니까 이러는 거 솔직히 꼴불견 아니냐?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씨바알!”

    쩌억!

    싸대기 한 방으로 기절시킨 종혁은 교육생들을 쭉 둘러봤다.

    “여기 모인 교육생 전원 20점 벌점.”

    술렁!

    “나 뒤지는 꼴 보러 왔으면 이 정도 각오는 했어야지. 안 그래?”

    종혁은 유도복을 벗으며 팬티 차림으로 교육생 전체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나 이긴 놈만 벌점 없다. 들어와. 뭐가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는 애새끼들아.”

    ……꿀꺽!

    기괴할 정도로 근육으로 꽉 찬 종혁의 위협적인 몸에 다들 주춤 물러난다.

    ‘야, 네가 나가 봐!’

    ‘미친! 네가 나가 봐!’

    종혁은 이럴 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찼다.

    “야, 443번 이충호. 너부터 나와. 친구들 옆구리 찔러 놓고 살살 눈치나 살피는 버러지 새끼야.”

    “흡!”

    이충호의 눈이 부릅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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