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199화 (199/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199화>

"저, 정말이었다니……."

베트남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넘어와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무려 3년을 고생한 응우옌은 인터내셔널 잡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그동안 받았던 설움이 북받쳐 오르는 걸 느꼈다.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해 주는 인터내셔널 잡의 서비스.

-으, 응우옌, 울어?

컴퓨터와 전화기가 놓인 작고 아늑한 룸.

응우옌은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

"아, 아니야. 오랜만에 당신 목소리 들으니까 너무 좋아서 그래. 하잉은? 지금 4살이지? 얼마나 컸어?"

-……힘들면 지금이라도 돌아와. 여기서 일해도 우리 세 가족 충분히 살 수 있어.

따뜻한 아내의 말에 그의 설움이 더 터져 나온다.

더 이상 듣다간 정말 울어 버릴 것 같아 응우옌은 얼른 말을 돌렸다.

"아, 맞아. 나 9월에 휴가 받아서 잠시 갈 것 같아! 여기 싸장님이 비행기값 빌려준대!"

-저, 정말? 그렇게 좋은 분이 계셔?

"말도 마. 한국 너무 좋아. 아, 다음 달부터 돈을 두 배 정도 더 보낼 수 있다고 내가 말했던가?"

-뭐어어?

응우옌은 토끼처럼 놀라는 아내의 목소리에 웃음을 터트리며 그동안 통화비가 비싸서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눴다.

그러다 띠링 컴퓨터에 켜지는 알람에 그는 아쉬움을 접고 일어서야 했다.

"이만 끊을게. 당분간은 계속 통화할 수 있으니까 내일 또 통화하자."

-보고 싶다, 자기야. 히이잉.

"……나도. 사랑해."

억지로 전화를 끊은 응우옌은 어느새 흘렀던 눈물의 흔적을 닦아 내곤 일어서 룸을 빠져나갔다가 흠칫 놀랐다.

키가 대나무처럼 큰 남성이 웬 검은 박스를 들고 있는데, 얼굴이 눈물콧물투성이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누, 누구?"

"처, 청소입니다."

"아. 쑤, 쑤고해."

"네, 힘내세요. 파이팅!"

어색하게 웃은 응우옌은 카운터로 걸어갔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은 보내셨어요?"

"네! 내, 내일도 돼? 아, 아니 돼요? 해 줘!"

"네, 걱정 마시고요. 예약 알림은 오늘 12시에 갈 겁니다."

"감싸해요. 아줌마!"

"아줌마가 아니라 아가씨고요."

"미, 미안, 아가씨!"

한편 응우옌이 머물렀던 룸에 들어온 최재수는 콧물을 훌쩍이며 검은 상자를 열어 라텍스 장갑을 꼈다.

탁! 탁!

"오. 나 방금 뭔가 있어 보였어."

파출소 시절 사건 현장에 갔을 때, 라텍스 장갑을 낀 채 돌아다니던 국과수 사람들과 형사들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과는 격이 다른 존재인 것 같았던 느낌.

그런데 어느새 자신도 그들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

뿌듯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흐흐. 아차!"

최재수는 얼른 전화기, 키보드 마우스 등 응우옌의 손길이 닿았을 모든 곳에 검은 상자에서 꺼낸 도구들로 지문을 채취하고 머리카락이나 휴지 등도 수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소까지 깔끔히 마치고 난 그는 핸드폰을 들었다.

"응우옌의 지문과 DNA 채취했습니다. 다른 사람 갈게요."

-어, 수고했고. 또 수고해.

"네. 아, 그런데 최 경위…… 아니, 사장님. 저도 오 실장님처럼 실장을……."

-최 대리, 이번 작전에서 최 대리 역할이 가장 큰 거 알지?

"흡?! 그, 그랬어요?"

-그럼 내가 괜히 최 대리만 대리를 하라고 했겠어?

"아……."

-믿는다. 수고해.

"옙!"

전화를 끊은 최재수는 얼굴을 씰룩였다.

"흐흐. 그렇지. 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 그래, 이 채취가 범인을 잡는 거잖아?"

여태껏 자신만 대리여서 꿍했었던 최재수는 실실 웃으며 수첩을 꺼내 들었다.

"보자, 다음 사람이 몇 번 룸이었더라."

그는 가방을 챙겨 들며 일어났다.

*   *   *

-최 경위, 이거 채취한 놈 누구야?

"왜요? 이상해요?"

-아니? 꼼꼼한 게 이쪽으로 재주가 있는 것 같아서. 중요한 놈이야?

"하하. 한번 물어는 볼게요. 그보다 얼마나 걸릴까요?"

-누구 부탁인데 오래 걸릴까. 단순 대조만 하면 되니까 1시간만 기다려 줘.

"부탁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종혁은 맞은편 소파에 앉은 오택수와 최재수를 봤다.

"1시간이랍니다."

"이야, 한번 보냈다 하면 함흥차사인 국과수가 1시간밖에 안 걸린다고?"

역시 어디든 끈이 있고 봐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감탄하는 것도 잠시다. 오택수는 벌써부터 말라붙은 입술에 침을 발랐다.

"긴 1시간이 되겠네."

"언젠 안 그랬나요."

중요 단서가 발견되어 국과수에 검사 의뢰를 넣는 순간부터 형사의 시간은 느려진다. 매분 매초 피가 마른다.

이럴 땐 억지로라도 다른 일을 하는 게 좋았다.

서류를 가져온 종혁은 결재를 시작했고, 할 일이 없어 힐끔 본 오택수는 눈을 빛냈다.

"다문화 가정?"

"아, 다문화 가정 쪽에서도 일을 할 수 있겠냐는 문의가 종종 접수된다더라고요."

"그쪽도 건드려 보게?"

"겸사겸사하는 거니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쪽 문제에도 관심이 있기도 하고요."

"가정 폭력?"

"그것도 있는데, 요새 갑자기 신부가 사라져 버리는 일들이요."

"아, 그거?"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집까지 얻어 잘 살고 있는데, 어느 순간 신부가 자취를 감춰 버리는 사건들.

"거의 시골 일이 힘들고, 고부갈등이 심해서 도망치는 거라며?"

"그런 경우가 대다수이긴 한데……."

국제결혼의 피해 사례로는 한국인 남성, 남편의 폭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국제결혼의 피해 사례가 그뿐만인 것은 아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자마자 도망을 치거나 이혼을 요구한다든지 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그 과정에 무언가 안타까운 사연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처음부터 이를 목적으로 하는 악질적인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뭐, 아무튼 일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일자리를 쫓아 한국을 찾는 이들 중 대다수가 이렇게 먼저 한국에 자리를 잡은 이들의 권유에 의해 한국행을 택한다.

거의 대부분이 싸고 절차가 간편한 관광 비자로 들어오는 그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불법 체류자가 되어 버린다.

"그런 그들을 시야 안에 두자?"

종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와, 이 영악한 새끼."

자신들이 감시당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주는 종혁에게 열렬한 찬사와 지지를 보낼 터.

이렇게 되면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모든 외국인 노동자는 무조건 이곳을 거치게 된다고 봐야 했다.

"왜요? 꺼림칙해요?"

"……아니. 죽이네. 베리 나이스 굿."

"흐흐흐."

고개를 끄덕인 오택수는 이내 신경을 끄며 최재수를 봤다.

다시 수첩에 시선을 돌리며 말 속에 담긴 뜻을 곱씹으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노력하는 그.

입술을 비튼 오택수는 고개를 뒤로 젖혀 눈을 감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펜이 글씨를 쓰는 소리와 수첩을 넘기는 소리만 나던 사무실에 음악 소리가 났다.

-지치고 힘들 때…….

셋은 동시에 핸드폰을 응시했다.

기다리던 연락.

심호흡을 한 종혁은 전화를 받았다.

"예, 최종혁입니다. 예. 아……."

기대감에 차 있던 종혁의 얼굴이 흐려진다.

그에 오택수와 최재수도 한숨을 내쉬었다.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부탁드릴게요."

전화를 끊은 종혁은 낯빛이 어두운 둘을 보며 씩 웃었다.

"뭐 완전히 기대하지는 않았잖아요."

"하지만…… 에휴. 알았어. 수고해."

"저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충성."

종혁은 문을 닫고 나가는 그들을 보다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무렇지 않은 듯 웃긴 했지만, 솔직히 그도 기분이 썩 좋진 못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처져 있을 순 없었다.

종혁은 볼을 쫙쫙 치며 흐트러진 정신을 재무장했다.

"자, 그럼 난 다음 단계로 넘어가 볼까?"

종혁은 내선 전화기를 들었다.

"예. 오늘 구내식당에서 전체 회식을 할 계획이니 본사에 체류하는 모든 고객들 역시도 무조건 참석하라고 전파하세요."

종혁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   *   *

치이익!

지하 구내식당에서 여러 나라의 음식들이 만들어진다.

팟타이, 분짜, 른당, 램찹 등 많은 돈을 들고 금의환향을 하지 않는 이상 먹어 보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고향 음식에 외국인들이 이성을 잃는다.

한국에서 몇 년째 온갖 고생을 했던 사람들은 눈물콧물을 모두 쏟아 낸다.

"흑! 끄으윽!"

응우옌도 마찬가지다. 고향의 향이 가득한 쌀국수 국물 한 수저에 목이 막힌다.

응우옌은 맞은편에 앉은 인터내셔널 잡의 직원을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감싸해. 싸랑해……."

"아니, 뭐…… 많이 먹어. 음식은 많으니까."

종혁의 특별 지시에 의해 외국인들과 섞여 앉아야 해서 구시렁거리던 덩치는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씨부럴. 갑자기 그 씨부럴 동생 새끼가 생각나네.’

눈앞의 응우옌과 비슷한 또래의 남동생.

형을 형 취급 안 하는 때려죽일 놈이다.

‘씹새끼.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그는 오늘 저녁엔 가족에게 연락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어이구. 밥을 먹으랬더니 왜 콧물들을 먹고 있어요."

식당 안으로 어슬렁 들어오는 종혁을 발견한 사람들이 의자를 박차며 일어선다.

"싸, 싸장님!"

"싸장님! 어허엉!"

선글라스를 낀 종혁은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그들의 모습에 속으로 씁쓸히 웃으며 진정시켰다.

"나는 신경 끄고 다들 밥들 먹어요. 부족하면 얼마든지 더 달라 하고. 그러라고 요리사님들을 고용한 거니까."

한국에 있는 외국 식당의 요리사들. 거금을 주고 특별히 고용했다.

"감싸합니다!"

"싸장님, 쌀랑해요!"

피식 웃은 종혁은 일단 아무 자리나 앉아 그들이 진정하길 기다렸다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어디 보자…… 아, 저기 있네.’

라오스 사람 방티엔. 그가 첫 번째였다.

"싸, 싸장님!"

"됐어요. 뭘 일어나고 그래. 앉아요, 앉아."

슬그머니 먼저 자리 잡고 있던 직원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앉은 종혁은 방티엔의 잔에 맥주를 따라 주며 입을 열었다.

"에고, 많이 탔네. 한국에서 일하기 힘들죠?"

"……크흡!"

종혁은 울컥하는 울음을 참아 내기 위해 애쓰는 그를 차갑게 응시했다. 선글라스가 그런 그의 눈빛을 가려 주었다.

"싸, 싸장님!"

"앉아요, 앉아. 왜 다들 자꾸 일어나고 그래? 부담스럽게?"

어색하게 웃은 응우옌은 자리에 앉았고, 종혁은 테이블을 살폈다.

"왜 더 먹지 않고요."

"배, 배불러. 더 못 먹어! 배 터져! 고마워, 싸장님!"

‘정말 고맙습니다, 사장님! 정말로…….’

그 어떤 브로커가 이런 대우를 해 줄까. 아니, 그가 만난 업주 중 가장 착한 업주도 이런 건 안 해 줬다.

종혁은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는 그의 모습에 맥주병을 들었다.

"에고, 그동안 많이 힘드셨나 보네. 말도 안 통하고, 기껏 말해도 뜻도 안 통하고. 답답했죠?"

응우옌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싸, 싸장님, 우리 말 알아?"

"다른 나라 말 배우는 게 취미예요."

"대, 대단해……."

‘이 사람은 정말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솔찍히…… 아, 아니……."

응우옌은 방금도 한국어로 말할 뻔한 것에 어색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이 안 통하는 게 제일 힘들었죠. 그래도 가끔 좋은 분들을 만나서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복이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이미 한잔 거하게 들어간 응우옌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맞아요. 왜 그렇게 나쁜 사람들이 많은지! 작년에 일했던 고추밭 싸장님은 정말 말도 아니었다니까요?"

종혁을 같은 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의 입에서 말이 술술 나온다.

"오, 그래요? 그분들이 누군데요?"

흠칫!

"예?"

"아, 걱정 마세요. 그런 악덕업주들은 블랙리스트에 올리려고 그래요. 응우옌 씨도 내 소중한 고객인데, 험한 꼴을 당하게 두면 안 되잖아요."

"싸장님……."

다시 눈물을 글썽인 응우옌은 자신이 겪은 모든 업주들을 말했다. 그중엔 문제의 그 공단도 있었다.

"아, 그 공단."

"아세요? 아니, 싸장님이라면 당연히 아실 테죠. 저희 같은 사람들을 전국에 보내니까."

"아니, 그것 때문이 아니라 재작년에 거기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잖아요. 꺼림칙해서 기억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 위험한 곳과 중개 알선을 할 때엔 몇 번이고 심사숙고해야 되니까요. 당신들이 다칠 수도 있으니까."

"싸장님은 정말……."

싱긋 웃은 종혁은 입을 열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때 일에 대해 뭔가 들은 건 없어요?"

종혁은 반쯤 기대를 버리며 물었다. 앞서 네 명도 그 사건에 대해 아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들은 거요? 음……."

흐리멍텅한 눈으로 천장을 보며 기억을 더듬던 응우옌은 이내 곧 고개를 저었다.

그에 종혁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 첫술에 배부르려고 하지 말자.’

어차피 어망 안에 들어오기 시작한 물고기들이다.

하나둘 확인하다 보면 결국 놈을 잡을 수 있게 될 터였다.

‘오늘은 여기서 만족하자.’

종혁은 아쉬움을 삼키며 마무리 멘트를 날리려 입을 열었다.

그때였다.

"아!"

"음?"

"같은 베트남 친구가 뭔가를 말한 적이 있어요."

순간 종혁의 엉덩이가 들썩였다.

"뭔데요?"

"뭐였더라? 아, 맞아. 어느 날 그 친구가……."

함께 방을 쓰는 룸메이트와 숙소에서 술을 마시다가 술이 떨어졌고, 그 룸메이트는 무슨 일인지 자기가 선뜻 편의점에 술을 사 오겠다고 나갔는데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았다.

그에 이미 자기 주량을 훌쩍 넘겼던 응우옌의 친구는 깜빡 잠이 들어 버렸는데, 잠결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슬쩍 깼다가 어렴풋이 피 냄새를 맡았다.

그런데 너무 취한 상황이라서 ‘그냥 어디서 굴렀는가 보다’라며 신경을 끄고 다시 잠들었다.

"다음 날 보니까 얼마나 세게 구른 건지 무릎이나 팔이 상처투성이였대요. 멍도 있고."

"혹시 그 숙소 뒤에 작은 마을이 있지 않았던가요?"

종혁은 그러며 마을 이름을 덧붙였다.

"어? 아세요?"

‘미친!’

종혁은 들썩이는 몸을 억지로 제어했다.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용의자일 뿐이다.

종혁은 애써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태연함을 가장했다.

"그 룸메이트의 평소 행실은 어땠습니까?"

"썩 좋지 못했다고 해요. 만날 틱틱거리고 아무에게나 시비 걸고, 그러다 싸우고. 그 숙소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대요."

응우옌의 베트남 친구가 성격이 워낙 좋아서 어울렸던 것뿐이다. 그래서 룸메이트가 선뜻 술을 사러 나간다고 했을 때 많이 놀랐었다.

"그랬단 말이죠……."

"네. 그런데 그건 왜……. 설마……?"

혹시 하는 의심이 응우옌의 눈에 들어차자 종혁은 싱긋 웃었다.

"아니요. 그렇게 행실이 좋지 못한 분을 알선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응우옌 씨처럼 성실한 사람까지 도매급으로 욕먹는 거잖아요."

"아, 그런 깊은 뜻이!"

"그래서 그런데 그 베트남 친구분의 연락처 좀 알려 줄 수 있을까요? 응우옌 씨의 친구에다가 그런 나쁜 사람도 포용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회사와 계약을 맺을 자격이 충분할 것 같아서요."

"싸, 싸장님!"

"고마우면 다른 아는 분들에게 저희 회사 홍보 좀 해 주세요."

"네, 당연하죠! 꼭 그럴게요!"

"부탁드릴게요. 그럼 전 이만……. 적당히 마시세요."

"네!"

푸근히 웃으며 일어선 종혁은 돌아서며 눈빛을 가라앉혔다.

‘일단 한 놈은 추렸군.’

기대를 버리던 와중에 얻은 소득.

‘역시 이 방법이 맞았어.’

한 번 더 이번 계획이 탁월했음을 깨달은 종혁은 구내식당을 빠져나가며 핸드폰을 들었다.

"오 실장님, 최 대리 데리고 내 방으로 오세요."

수사가 한 번 더 진척을 보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