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160화>
48. 진실은 무엇인가
충청도의 한 지방, 어느 식품업체의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린다.
띠리링! 띠리링!
"아니요! 저희가 그 업체의 식재료를 쓴 것 맞지만, 아직 확실한 건…… 사장님! 사장님-!"
"갑자기 취소라뇨! 저희 만두는 정말로 안전…… 사장님!"
불이 나는 전화들과 진땀을 빼는 직원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40대의 젊은 사장 봉만덕은 허탈하게 웃었다.
무려 10년이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맨땅에 헤딩을 해 가며 여기까지 키우는 데 걸린 세월이. 정말 맛있는 만두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해 열정을 바친 세월이.
그런데 그게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다.
머릿속이 하얗게 탈색된 그는 사무실을 빠져나와 비척비척 걸었다.
"이러다 망하는 거 아녀?"
"설마."
"아, 아줌니, 저기……."
"헙!"
하얀 비닐 옷에 장화 옷, 머리에 하얀 캡까지 쓴 채 불안에 떠는 직원들.
평소라면 위생복 차림으로 공장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크게 호통을 쳤겠지만, 지금 그의 눈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게 걷던 그의 발길이 멈춘 건 커다란 냉동창고 앞이었다.
드르륵!
싸늘한 냉기가 뿜어지는 창고 안에 쌓인 노란 박스들.
일주일 안에 출하되어야 하는 만두 6만여 개를 응시하는 사장의 눈동자가 바람 앞 등불처럼 흔들린다.
폐기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그로써 발생할 수천만 원의 손해도 감당 못할 수준의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이 태풍이 지나간 후다.
어찌어찌 이 재난을 견딘다고 해도…….
"다시 재기할 수 있을까?"
그 누가 이런 의혹이 있는 회사와 거래를 해 줄까.
봉만덕 그라도 안 할 거다.
즉, 이제 끝인 거다.
계속 키워 왔던 꿈도, 바쳤던 열정도, 품었던 희망도. 모두.
"흐흐흐."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따라온 직원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눈물과 함께 웃음을 흘리던 그는 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공장 안에서 담배를 물었다.
"사장님! 사장님-!"
"스흐읍! 큼. 무슨 일입니까."
달려온 직원은 난생처음 보는 봉만덕의 엉망진창인 얼굴에 울컥했지만 이내 이를 악물었다.
지금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서, 서울에서 형사님들이 오셨어요!"
"……형사?"
"이놈이 아주 과장을 부려 먹네, 부려 먹어. 내가 이번만 봐주는 줄 알아!"
혀를 찬 김종두 과장이 캠코더를 들고 나가자 종혁은 봉만덕에게 손을 내밀었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대한민국 경찰청 특수범죄수사과의 최종혁 경위입니다."
"……반갑습니다. 명춘식품의 사장 봉만덕입니다."
일찍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성함을 따서 지은 이름 명춘식품.
"최고식품에서 납품받은 식재료로 만든 만두를 가지러 오셨습니까? 저기 냉동창고에 다 있으니 마음껏 가져가십시오. 아, 거래 업체 목록도 필요하시죠? 박 대리! 우리랑 거래한 업체 목록 좀 뽑아 와요!"
너무도 협조적인 그의 모습.
그래서 종혁은 섬뜩했다.
‘위험하군.’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공허한 눈.
모든 걸 포기한 사람의 눈빛이다.
‘조금만 더 지체했으면 큰일 날 뻔했어.’
이 사람이다.
회귀 전 쓰레기 만두 파동 때 가장 첫 번째로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는 인물, 봉만덕 사장.
죄라고는 거래처를 믿은 것밖에 없는 선량한 피해자.
무조건 살려야 한다.
종혁은 일단 푸근히 웃었다.
"이렇게 협조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뭐……."
‘이제 다 필요 없으니까.’ 다시 섬뜩함을 느낀 종혁은 더 환하게 웃었다.
"그럼 이왕 협조해 주신 김에 조금만 더 협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종혁이 안주머니에서 수첩과 녹음기를 꺼내자, 어떤 협조인지 알아차린 봉만덕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하시는 모든 말은 법적인 효력을 가집니다. 인정하십니까?"
"……예."
"봉만덕 사장님."
봉만덕은 종혁을 봤다.
"정말 잘 생각하시고 대답하셔야 합니다. 인정하십니까?"
묵직하면서도 진지한 눈빛.
모든 게 귀찮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꿰뚫는 듯한 얼음송곳 같은 눈빛에 봉만덕은 잠시 정신을 차렸다.
"예."
작지만 또렷한 대답에 종혁은 만족스러워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봉만덕 사장님께선 어떻게 최고식품과 거래를 트게 됐는지부터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 그게……."
봉만덕은 3년 전의 과거로 돌아갔다.
"그러셨군요. 최고식품까지 가셔서 답사를 하셨군요."
"예. 무려 7년을 노력했는데도 매출이 쉽게 오르지 않더군요. 맛은 정말 자신 있는데.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갔습니다."
나랑 뭐가 다를까. 비법은 뭘까.
봉만덕 사장의 입장에선 업계 선배이자, 대기업이나 다름없던 최고식품. 혹시라도 배울 게 있을까 안면몰수 하고 찾아갔다.
오직 두 가지의 이유로.
더 맛있는 만두를 만들기 위해서.
만두를 많이 팔아 직원들 월급 올려 주려고.
7년간 박봉을 받으면서도 함께 고생해 준 직원들을 위해.
그렇게 찾아가니 최고식품의 정 사장은 너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너무도 쉽게 비법을 알려 줬다.
솔직히 그 비법을 듣고 의심을 했었다. 공정을 모두 지켜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맛이 다른 겁니다!"
막 나온 만두를 쪄 먹었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달리 첨가된 건 딱 하나, 고작해야 단무지 조각이 미량으로 들어갔을 뿐이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 단무지 자투리를 쓴 거요? 그게 도대체 뭐가 문제입니까? 그러면 비지는 왜 먹고, 대두단백으로 만든 콩고기는 왜 먹는 거랍니까!"
콩으로 두부나 콩기름을 만들고 나면 남는 찌꺼기인 비지와 대두단백.
이를 이용해 만들어진 음식들은 어떠한 논란도 없이 대중들의 식탁에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왜 고작 단무지를 네모나게 자르며 생긴 단무지 자투리는 쓰레기라고 불리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죠. 맞죠."
종혁은 맞장구를 치며 부추겼다.
가슴에 쌓이는 울분은 결국 독이 되어 사람을 죽이기에 토해 내도록 부추겼다.
그에 봉만덕은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걸 울분과 함께 뱉어 냈다.
"이건 정말 누군가가 악심을 품고 정 사장님을 망치려 들려는 게 아니고서야……."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
결재가 석 달이나 늦어도 그럴 수 있다고 허허 웃던 분, 인망과 신의로 장사를 하던 분이 정 사장님 아니던가.
봉만덕은 머릿속에 드는 생각을 지워 냈다.
종혁은 그런 그의 혼잣말에 눈을 빛냈다.
"후우우."
종혁은 이제야 진정을 하는 봉만덕의 모습에 수첩을 갈무리했다.
"일단은 이 정도면 될 것 같네요. 정말 협조 감사드립니다."
"아, 아닙니다. ……솔직히 저도 이렇게 털어놓으니 좀 후련하네요."
그래서 신기했다.
고작해야 자신의 절반밖에 안 산 젊은 청년에게 미주알고주알 다 털어놓은 자신의 모습이 말이다.
‘보통 청년이 아니구나.’
"으흠. 그럼 이제 가시는 겁니까?"
"아니요. 일단 국과수가 도착할 때까진 있을 예정입니다."
대략 10분 정도 남았다.
"그때도 협조 잘 부탁드립니다."
"어이구. 곧 점심인데 식사라도 하고 가시지……."
"식사요?"
종혁은 눈을 빛냈다. 안 그래도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음. 그럼 실례가 안 된다면 밥을 좀 얻어먹어도 될까요?"
"예? 아, 예!"
예의상 말을 꺼냈던 봉만덕은 살짝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종혁은 씩 웃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신세 좀 지겠습니다. 아, 참고로 전 만둣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예?"
"세상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
* * *
"아따 깡이 좋아야 형사도 할 수 있는가벼."
"냅둬. 저러다 뒤지겄지."
"그래도 고맙지 않아요? 우릴 믿어 준다는 거잖아요."
직원들은 그건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깔끔하기론 결벽증 저리 가라 할 만큼 청결과 위생을 중요시하는 봉만덕의 감시 아래 정성을 다해 만든 만두다.
지금이야 기계가 거의 다 만든다지만, 아직도 마지막 빚는 공정은 그들의 손을 거쳐야 한다.
그만큼 애정과 애착을 기울인 만두다. 아니, 자부심이다.
그런 자부심이 매도를 당했는데, 그들이라고 화가 나지 않을까.
그래서 고마웠다.
자신들이 만든 만두를, 비록 최고식품에서 납품받은 식재료를 빼고 다시 만들었다지만 그래도 자신들이 만든 만두를 저렇게 맛있게 먹어 주는 게.
그들은 종혁과 김종두 과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후룩! 후루룩!
"어흐으! 좋네. 사장님, 맛있습니다."
"하하. 그러세요? 어떻게 젊은 형사님께선 입에……."
텅!
대답 대신 빈 냉면 그릇이 테이블에 내려진다.
"크허어! 한 그릇 더 먹어도 되겠습니까?"
"……예. 얼마든지요! 마음껏 드십시오!"
종혁은 활짝 웃는 봉만덕 사장에게 씩 웃어 주곤 한 그릇 더 먹기 위해 일어섰다.
"그럼 잘 먹고…… 아차차. 이 말이 아니지, 참."
종혁은 입술을 때리는 김종두를 외면하며 봉만덕 사장을 바라봤다. 처음 마주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밝아진 그.
‘하지만 아직 멀었지.’
지금 봉만덕은 그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신과 안도만 얻었을 뿐이다. 아직 그가 살아나려면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봉만덕 사장님."
"예, 형사님."
"비록 지금은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조금만 참아 보십시오. 국민들도 곧 사장님의 진심을 알아줄 겁니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군요."
"꼭 그렇게 될 테니 사장님도 참고 견뎌 주십시오. 최소한 저희 경찰이 이번 일을 해결할 때까지!"
씁쓸히 웃던 봉만덕은 입을 다물었다.
진지함으로 가득한 눈빛.
‘진심이구나. 진심으로 날 걱정하는구나.’
이렇게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어찌 쉽게 허튼 생각을 할까.
봉만덕은 한 번 속는 셈 치고 믿어 보기로 했다.
"예, 그래 보겠습니다."
활짝 웃은 종혁은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그럼 가 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종혁과 김종두를 태운 차는 부지를 빠져나갔다.
부우웅!
서울에서 내려 올 때처럼 조용한 차 안.
"지랄이다. 지랄이야."
"그러니까요."
김종두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지금이야 버티겠다고 대답했지만, 오늘 이 생각이 얼마나 갈지 모른다. 그만큼 봉만덕은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그도 처음 봉만덕을 봤을 때 그걸 느꼈다. 그렇기에 종혁의 행동에 어울려 줬던 거다.
"어떻게든 버텨야 할 텐데…… 그래야 우리들도 힘내서 사건을 빨리 해결할 텐데……."
한창 사건을 진행하는 와중에 피해자가 자살을 하는 것만큼 허무하고 울분이 솟는 것도 없다. 그런 상황을 많이 보아 온 김종두로선 봉만덕이 부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다.
"아니요. 버텨야 할 텐데가 아니라 버티게 만들어야죠."
"음?"
종혁은 핸드프리에 붙은 핸드폰의 단축 버튼을 눌렀다.
-예. 여보십시오.
낯익은 목소리에 김종두는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예, 어르신. 아니, 권 이사장님. 저 종혁입니다."
‘권회수?!’ 이제야 기억난다.
예전에 디지털포렌식 문제로 종혁이 권회수, 이치로 교수와 함께 본청에 왔던 게.
김종두는 재빨리 종혁을 봤다.
-그래요, 최 형사. 무슨 일이신가?
"이번에 일어난 만두 파동 아시죠?
-알지. 그건 왜?
"제가 그 사건을 담당하게 됐는데, 조사해 보니까 관련 업체분들이 상당히 억울하시게 됐더라고요."
-……아, 무슨 말인지 알겠네. 내가 잘 처리함세.
"국과수에서 검사 결과가 나오면 업체 목록 보내 드리겠습니다. 아, 애들 동의는 무조건 받아 주시고요. 강요는 안 되고요."
-날 뭘로 보고. 그런 건 걱정 마시게. 그럼 끊음세.
"예. 다음에 좋은 술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허허허. 그보단 여자친구부터 사귀…….
탁!
전화를 끊은 종혁은 슬쩍 김종두를 봤다.
풍랑을 맞은 것처럼 흔들리는 눈으로 쳐다보는 그.
"내가 지금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그런데……."
"과장님이 생각하시는 거 맞습니다. 행복의 쉼터 재단 명의로 만두 구매하는 거."
현재 봉만덕의 공장이 있는 충청북도에 세워진 가출청소년쉼터에 등록된 가출 청소년의 숫자가 약 380여 명이다.
이 외에 소년소녀 가장, 독거노인 등 누군가의 지원이 절실한 사람들의 숫자를 모두 합하면 셈이 잘 되지 않는다.
여기에 다른 센터들과 연계까지 한다면 일주일에 몇만개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봐야 했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인맥이잖아요."
그리고 이게 종혁이 봉만덕에게 주는 희망이었다.
"으하하하핫!"
김종두 과장은 배를 잡고 웃었다.
그리고 곧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후배가, 그것도 십대 때부터 쭉 지켜봐 온 종혁이 이렇게 까지 하는데 선배로서, 삼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예, 청장님. 저 특수 김 과장입니다!"
"……?!"
"만두 파동 문제 때문에 연락드렸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경찰 이미지를 쇄신해 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업체 목록은 저희가 정리해서 보내 드릴 테니…… 감사합니다! 충성!"
김종두는 불이 타오르는 눈으로 종혁을 봤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냐?"
씨익!
종혁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피어났다.
"충청도에 왔으면 전라도에도 가야죠."
"아, 그렇지? ……뭐해? 밟아."
"예!"
둘을 태운 차는 빠르게 전라도로 향했다.
* * *
특별수사대책본부가 세워진 경기도의 한 경찰서 건물 앞.
목에 카메라를 건 기자들이 입구를 바라보며 다리를 떤다.
"아, 이거 대체 언제 오는 거야?"
"오늘 오는 거 맞아?"
"아까 최고식품 사장이 들어갔잖아. 곧 오겠지."
"어, 저거 아니야?"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입구를 지나쳐 안으로 진입한다.
그들은 운전석과 보조석에 앉은 종혁과 김종두를 발견하곤 눈을 빛냈다.
‘왔다!’
촤라라라라!
차를 향해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
종혁과 김종두는 혀를 내둘렀다.
"휘유. 이거 네 차 타고 왔으면 큰일 났겠는데?"
"특수본의 김종두 과장, 외제차로 재력 과시?"
"씨불. 딸내미 옷 사 줄 돈이라도 있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큭큭. 내리시죠."
둘이 차에서 내리자 플래시 세례가 더 격해진다.
플래시뿐만 아니라 언어의 폭력도 쏟아진다.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최고식품의 사장이 잘못한 거 맞습니까!"
"쓰레기 만두를 미리 알아차리지 못한 죄는 인정하십니까!"
울컥!
종혁도 울컥했다.
구청 소관의 일을 왜 경찰에게 떠넘길까.
김종두 과장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습니다. 그럼 바빠서."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김종두 과장님! 지금 국민들이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겁니까!"
종혁과 김종두는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기자들을 헤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뚜벅뚜벅!
"……알 권리는 개뿔. 니들이 알고 싶은 거겠지. 그놈의 부수 때문에."
"어디 하루 이틀입니까?"
"하루 이틀이 아니니까 그렇지. 저 새끼들 요새 부쩍 저러는 것 같네."
종혁도 그렇게 느낀다.
신문이 포털 사이트에 진출을 하면서 조회수 경쟁이 붙었기 때문이다. 이젠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봐야 했다.
‘결국 이렇게 됐네.’
씁쓸했다.
하지만 그런 감상도 잠시.
4층에 도착하자 둘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복도 끝 철문에 붙여져 있는 ‘쓰레기 만두 파동 특별수사대책본부’란 글자.
"나 괜찮냐?"
종혁은 대답 대신 목깃의 다듬어 줬다.
"저는요?"
김종두는 엄지로 대답을 대신했다.
"후우우. 들어가자."
"예."
종혁은 한발 먼저 걸어가 철문의 문을 활짝 열었다.
덜컹, 끼이익!
그러며 드러난 안의 풍경.
의자에 앉아 있던 40여 명의 형사들이 몸을 벌떡 일으킨다.
드르륵! 드르륵!
서울 경기, 충청, 경상, 전라, 강원 전국 각지에서 모인 형사들.
종혁과 김종두는 흉흉한 그들의 면면을 눈에 담으며 단상으로 향했다.
"하루 늦어서 미안합니다. 이번 특별수사대책본부의 본부장을 맡은 김종두 과장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랬다.
이번 특별수사대책본부의 본부장은 김종두 과장이었다.
그리고.
"제1부본부장을 맡게 된 최종혁 경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종혁은 당황하는 형사들을 지긋이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