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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140화 (140/837)
  •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140화>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게 왜 보여요!"

    "그럴 리가 없는데……. 보여야 하는데……."

    당시 작은 방의 문이 열려 있었단 건 남편이 기억을 겨우 더듬어 증언해 줬다. 그네가 있기에 애초부터 닫지 않는 문이라고.

    그리고 비좁은 방법 창살에 손을 욱여넣은 채 얼굴을 들이밀었다면, 자연스레 방 안으로 시선이 향했을 터였다.

    "이봐요! 그 말은 내가 지금……!"

    "죄송합니다. 서정희 씨가 우울증 앓고 있었다면, 혹시 모를 상황에 많이 당황하여 아무것도 보시지 못하셨을 수 있었겠죠."

    "……후. 조심해 주세요. 아직 언니 장례도 치르지 못했다고요."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그 말은 비수가 되었다.

    권순호는 거듭 사과를 했다.

    "음. 그럼 이건 넘어가고,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가셨을 때의 상황이 어떻던가요?"

    "언니가 치마를 뒤집어쓰고 있었죠. 마치…… 포장된 선물처럼."

    그때를 다시 떠오른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몸이 떨린다.

    "나쁜 놈. 사람이 어떻게……."

    권순호는 이젠 식어 버린 커피를 입에 가져갔다.

    "그래요. 그렇게 보이셨군요. 저흰 마치 범인이 피해자들의 얼굴을 보기 싫어서 그렇게 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권순호는 그녀의 눈을 빤히 응시했다.

    "피해자들과 깊은 친분이 있었던 범인이, 범행을 저지르던 그 순간에 차마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쥐꼬리만 한 양심의 가책으로 말이죠."

    흠칫!

    눈이 강하게 흔들린 그녀는 이내 이를 악물며 자리를 박찼다.

    그 순간 권순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지이잉!

    "아, 잠시. 죄송합니다."

    핸드폰 문자를 살핀 권순호는 눈을 빛내며 다시 그녀를 봤다.

    "감식 결과가 나왔는데…… 스카프와 교살 때 쓴 빨랫줄에서 여성의 DNA가 발견됐다네요? 난 이게 서우희 씨 당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서우희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당신 미쳤어?! 내가 왜 언니를 죽이는데!"

    권순호는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건 종혁도 마찬가지였다.

    "부러웠으니까."

    -흡?!

    서우희처럼 매직미러 밖 형사들도 몸을 굳힌다.

    -말도 안 되잖아! 내가 왜 언니를 부러워하는데! 그리고 거기서 왜 내 DNA가 발견되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

    -왜죠?

    -당연히 장갑을…… 아? 아아아! 아니야! 아니라고!

    "뭣?!"

    형사들은 다급히 몸을 일으켰고, 종혁은 한숨을 내쉬었다.

    "끝났네."

    종혁은 다급히 손을 젓다가 이내 이를 악무는 그녀를 빤히 응시했다.

    본인도 직감한 건지 쳐졌던 눈초리와 눈썹 끝이 하늘로 솟으며 악마의 민낯이 드러난다. 순식간에 인상이 바뀐다.

    "저, 저!"

    담배를 입에 물며 불을 붙이는 서우희.

    원래 흡연자였다는 듯 퍽 자연스럽다.

    -그래서 안 돼? 죽이면 안 됐던 거야?

    -…….

    -고작 몇 분 먼저 태어났다고 엄마, 아빠한테 관심 다 받고, 고작 성적 몇 점 더 받았다고 칭찬 더 받고! 언제나 좋은 건 걔가 다 차지했잖아! 모두가 걔만 봤잖아! 그렇게 누리고 살았잖아!

    "그래서 결혼을 일찍 한 건가."

    -그래서 결혼을 일찍 한 겁니까.

    -그래! 걔를 이길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데-!

    "뒤늦게 결혼한 언니의 배우자가 잘 나가는 IT기업의 창립자 중 한 명이었지."

    형사들이 멍하니 종혁을 본다.

    -난 고작해야 공무원인데! 걘 왜 그런 남자랑 결혼을 한 거냐고! 왜 나는 애들 보느라 죽고 싶은데, 걔 애들은 왜 그렇게 순해? 나는 여행 한 번 못 가는데 걔는 왜 매달 여행을 가냐고-!

    "와, 저 미친년!"

    "그, 그러니까 지금 질투가 난다고 친언니를……."

    "잠깐, 그럼 서로 사이가 좋았다는 것도 일부러? 저거 정말 미친 거 아니야?!"

    ‘미친 거 맞습니다.’ 연극성 사이코패스, 지금은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라 불린다.

    그녀는 언니를 죽여 버리고 싶을 만큼 부러워했던 거다.

    ‘그래서 모두 서정희 씨가 쓰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더 비싼 걸 입은 거겠지.’

    서우희가 입고 있는 옷이나 신발, 시계 등은 하나같이 고가의 명품이었다.

    처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형사들이 강도살인일까 싶어 남겨 둔 현장 사진 속, 서정희의 옷장에 있는 명품들보다 고가의 라인.

    분명 서우희의 지갑 사정으로는 쉽사리 살 수 없는 가격대의 명품들이었다.

    서우희는 무리를 해서라도 언니 서정희보다 조금이라도 비싼 걸 입으며, 우월감과 위안을 얻은 것이리라.

    그게 이런 사이코패스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래! 그래서 죽였어. 걔만 없으면 내가 행복해질 테니까! 호호. 됐어. 이젠 내가 제일 행복해.

    오싹!

    형사들은 웃는 그녀를 보며 입을 뻐금거렸다. 그건 권순호도 마찬가지였다.

    종혁은 권순호에게 빠르게 문자를 보냈다.

    지이잉!

    문자를 확인한 권순호는 의아해하다 이내 코웃음치며 입을 열었다.

    -아뇨. 그래 봤자 당신이 행복해질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평생 언니보다 못한 동생으로 남게 되겠군요. 무능하고, 자기 혼자 아무것도 못하고 언니에게 열등감만 가득했던 바보로.

    -……뭐?

    -서정희 씨는 사람들에게 가장 행복하고 완벽했던 그 모습으로 기억에 남을 겁니다. 그 기억은 평생 지워지지 않겠죠. 당신의 기억 속에서도.

    그 말에 서우희가 눈에 띄게 흔들린다.

    그럴 리가 없다며 부정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녀가 언니를 죽이면서까지 가지고 싶었던 건 결국 사람들의 관심과 나만 보라는 이기심이었으니까.

    내가 모든 이들의 중심이 되고 모두가 부러워하길 바랐으니까.

    언니가 죽었으니 이제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었으니까.

    고작 그딴 것 때문에 친언니를 죽인 서우희는 권순호의 말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

    -그, 그럴 리가……. 아, 아냐! 아니라고-!

    -서우희 씨, 당신을 서정희, 구민 살해 및 구진수 살해미수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놔! 놔아아!

    그렇게 대한민국 최초의 밀실살인이자, 2003년 마지막 사건이 끝났다.

    *   *   *

    "어휴. 수고했다, 종혁아. 너 아니었으면 정말……."

    권순호 경사는 고개를 저었다.

    "DNA 기술이 그렇게 발전했는데 설마 저 없다고 못 잡았겠어요. 그저 조금 더 일찍 잡은 것뿐이죠."

    회귀 전에도 곧 범행이 드러난 사건이었다.

    다만 종혁이 권순호를 통해 전달한 이야기로 인해, 서우희는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을 맛보게 될 터였다.

    "……크."

    ‘그게 누구 덕분인데!’ 한국의 DNA 기술이 발전한 건 모두 종혁 덕분이었다.

    "역시 넌 우리 수사과에 와야 돼."

    "생각해 볼게요."

    "오케이! 오늘 정말 수고했고, 이거 가지고 가서 해장국 사 먹어."

    그렇게 종혁에게 만원 몇 장을 쥐여 준 권순호는 혹여 종혁이 딴말을 할까 얼른 장복순을 끌고 도망치듯 차로 향했다.

    일련의 사태에 넋을 놓은 그녀를 데리고.

    "……와, 이게 현장입니꺼?"

    "왜? 의욕이 좀 솟아? 얼른 경찰 되고 싶어?"

    현석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의욕이 솟을 뿐만 아니라 종혁에 대한 존경심도 한계를 돌파했다.

    ‘진짜 평생 모셔야 할 행님이다!’

    종혁은 데려온 보람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현석은 미간을 좁혔다.

    "근데 우예 알았습니꺼? 그년이 범인이란 걸?"

    서우희가 창밖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실제로 그녀가 정말 언니를 아끼는 동생이었다면 매우 다급하고 정신이 없었을 테니까.

    그러나 종혁은 서우희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며 그녀를 조사실로 불러들였다.

    아무리 고민해 보아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종혁은 어리둥절해 하는 현석의 모습에 담배를 물며 하늘 높이 떠오른 해를 봤다.

    "명품백이 딸의 방에 있었잖아. 그것도 햇빛이 닿을 자리에."

    "……예? 그게 와요?"

    현석은 더 어리둥절해했다.

    "넌 아직 모르겠지만, 명품백은 여자에겐 목숨과도 같은 거거든."

    딸아이의 작은 방 창가 서랍장 위에 놓여 있던 명품 핸드백. 그게 결정적인 단서였다.

    딸이 원하면 가끔 들어 보게 할 수는 있겠지만, 명품백을 네 살짜리 딸의 방에 놔둘 리는 없었다.

    설령 놓아둔다 하더라도 햇빛이 닿는 자리에 뒀을 리는 결단코 없었다. 가죽이 변색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사진을 보니 변색된 부위가 없었다.

    "어? 그럼 그년이 핸드백을 옮겨 놨다는 말입니꺼?"

    "그래. 밀실로 꾸며서 자살로 위장시키려 했던 거겠지."

    남편이 가져다 놨다면 서우희가 몰라야 했다. 창틈 사이로 방 안을 살펴 가방을 발견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즉, 그 가방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사람은 밀실을 만들기 위해 그곳에 가방을 옮겨 놓았거나, 또는 방 안을 살피며 피해자들을 보았을 인물밖에 없는 것이다.

    "아마 잘사는 언니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라고 생각했을 거야."

    "왐마, 이 미친 또라이……."

    종혁은 말을 잇지 못하는 현석의 어깨를 두드렸다.

    "가자. 해장하고 복귀해야지."

    띠리링! 띠리링!

    -어디야! 나 왜 여기 있냐?!

    "……수호도 데리고."

    "하, 그 행님 진짜 손 마이 가네."

    둘은 그렇게 수호를 재워뒀던 호텔로 향했다.

    ‘진짜 지랄이다.’

    2003년 마지막 사건은 참 지랄 맞았다.

    담배가 많이 쓰게 느껴질 만큼.

    *   *   *

    시렸던 겨울도 다 지나고, 어느덧 2004년의 봄이 됐다.

    일본 총리가 새해 첫날부터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하며 한국인들의 속을 뒤집었고, 독극물을 한강에 방류한 미군 군무원이 한국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한국 형사재판 관할권에서 이뤄진 첫 판결.

    한국 네티즌과 일본 네티즌이 인터넷에서 전쟁을 벌이기고 했고, 코스닥시장 본부가 코스닥 기준 지수를 100에서 1000으로 10배를 높였다. 따라서 모든 지수에 x10이 되는 효과가 발생하였다.

    또 전라도 광주에선 도시철도 1호선이 개통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경찰 본청 대강당도 북적였다.

    정복을 입은 채 각을 잡고 서 있는 초임 간부들.

    그 사이에 종혁이 있었다.

    "……될 것을 깊게 맹세합니다!"

    최기룡 청장에게서 몸을 돌린 종혁은 대나무처럼 올곧게 서 있는 초임 간부들을 향해 입을 크게 벌렸다.

    "전체 차렷!"

    처척!

    "청장님께 대하여 경례!"

    "충성-!"

    몸을 돌린 종혁은 흐뭇이 바라보는 최기룡 경찰청장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충성."

    와아아아아!

    구경 나온 김종두 과장 등이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친다.

    ‘드디어 됐네.’

    드디어 진짜 경찰이다. 드디어 시작 지점에 선 건다.

    웃음이 나오고, 온몸이 저릿저릿했다.

    그런데 그보단…….

    ‘기대해. 이젠 진짜 제대로 쫓아 줄 테니까.’

    고삐가 풀렸다.

    종혁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사나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종혁은 회귀 전과 다르게 경위로서 경찰을 시작하였다.

    *   *   *

    서울에서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홍익 파출소.

    교대를 마친 경찰들이 모닝커피를 마시며 시계를 본다.

    "오늘이지?"

    "어? 어, 그러네. 벌써 오늘이네."

    경사 이상 경찰들의 눈이 흥미로 빛난다. 오늘 올 간부에 대해 들은 게 있기 때문이다.

    청소를 하던 순경들도 기대를 한다.

    이제 몇 개월만 더 지나면 시보를 끝마치고 정식 순경이 되는 그들.

    "야, 그 사람 오면 우리가 선배지?"

    화장실을 청소하던 여자 순경 둘이 키가 큰 남자 순경을 멍하니 응시한다.

    "아, 왜? 그래도 이 파출소에선 우리가 선배 맞잖아!"

    "미쳤어? 그쪽은 경위고, 우린 고작 시보야!"

    시보 경찰. 정식 임관 전 평가를 하는 단계다.

    여기서 탈락이 되면 순경 시험을 합격해 중앙경찰학교에 들어가 죽도록 구른 약 1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

    "헛소리 그만해. 그리고 경고한다. 선배고 뭐고 그 지랄하는 순간 너랑 나랑은 동기가 아닌 거야."

    동기의 단호한 눈빛에 남자 시보 순경이 입을 다문다.

    하지만.

    ‘그래도 선배는 선배야. 내가 아주…….’

    고작 경찰대학교에서 4년 배웠다고 간부다.

    누군 몇 년 동안 뭐 빠지게 공부하고 운동해서 겨우 순경 아니 시보가 됐는데, 누구는 편안하게 공부하다가 간부가 됐다.

    그는 이 부조리를 용납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절대 하지 마."

    "알았다고!"

    남자 동기를 빤히 보던 여자 동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 정리했으면 나가자."

    고무장갑 정리도 마친 그들은 파출소 1층으로 내려갔다.

    그 순간.

    "경일 빌딩 삼거리 앞에서 취객이 난동을 부린단다. 출동해."

    "아오, 뭔 아침 댓바람부터 술을 드시고 지랄이야. 야, 최꼴통! 가자!"

    "……예!"

    남자 시보 순경 최꼴통, 아니 최재수는 다급히 모자를 챙겨 들며 경찰차에 올랐다.

    그렇게 그들은 현장으로 향했다.

    엉덩이를 비비적거리던 최재수가 눈치를 보다 입을 연다.

    "저, 오 경위 님."

    "왜?"

    "오늘 오신다는 초임 간부님도 신고식 합니까?"

    "……뭐?"

    환청을 들은 듯한 눈빛은 곧 이게 돌았나 하는 눈빛으로 변했다.

    "아니, 저흰 했잖습니까. 저희 파출소의 전통이라고."

    "……네 맘대로 생각하세요."

    이젠 상종조차 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저은 오택수 경위는 앞만 보며 차를 몰았다.

    그리고 곧 사건 발생지에 도착했다.

    "안전벨트 미리 풀어. 너 또 씨발 저번처럼 헤매면 죽여 버린다."

    처음 출동했을 때 안전벨트조차 풀지 못할 정도로 어리바리했던 최재수.

    최재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 언제 적 이야기를 하세요!"

    "시끄러워, 이 새끼야. 얼른 내릴 준비나…… 저건 뭐야?"

    고가의 외제차 보닛에 덩치가 큰 사내가 앉아 있다.

    온몸을 명품으로 도배한 사내.

    이제 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싶을 정도로 얼굴도 앳되고 잘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엉덩이로 웬 사람을 깔아뭉갠 채 그의 머리를 때리고 있다는 점이다.

    ‘어? 쟤는?’

    "저 부모 잘 만난 양아치 새끼가……!"

    "어? 야! 잠깐!"

    사수의 만류를 듣지 못한 채 내린 최재수가 사내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예. 카드 대란은 그렇게 마무리해 주시고……."

    "이봐요!"

    "이따가 다시 전화하죠."

    "거기서 얼른 비켜요!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전화를 끊은 사내는 능청스럽게 웃었다.

    "어이구, 수고하십니다. 이놈이……."

    "수고고 나발이고 얼른 비키라고!"

    "……어라? 경찰이 상황 파악도 안 하고 반말을 하네?"

    "이 사람이 그래도!"

    최재수는 얼른 사내를 밀어내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 순간 표정이 딱딱하게 굳은 사내가 그 팔을 꺾어 밀쳤다.

    "악! 이 사람이!"

    사내는 다시 달려들려는 최재수를 향해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던졌고, 최재수는 반사적으로 허둥지둥 받았다가 굳어 버렸다.

    경찰공무원증.

    경찰이었다.

    이름 최종혁. 계급은 경위.

    "야."

    "예, 예?"

    종혁은 얼빠진 얼굴을 한 최재수를 빤히 응시했다.

    "너 사수 누구냐?"

    어떻게 배운 놈이기에 상황 파악도 안 하고서 제압부터 하려 드는지 종혁은 정말 알고 싶었다.

    최재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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