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126화>
39. OO이란 이름의 악마
삐용삐용.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전화만 하면……!"
빠악!
"조용히 하고 타기나 해, 새끼야."
"우리가 경찰인 걸 알고도 막았지? 공무집행방해에 경관 폭행이다, 씹새야."
"예?! 아, 아니!"
호텔 앞이 시끄럽고 부산스럽다.
코에 솜을 구겨 넣은 수사관, 발목이 삐끗한 형사.
누구 하나 몸 성한 사람이 없었으나, 누구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있었다.
가요계를 어지럽히던 삼성클럽을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일망타진했기 때문이다.
표창장을 기대한 그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런 그들의 곁으로 환자 이송용 스트레쳐가 지나간다.
촤르르르!
"음."
형사들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건 스트레쳐를 따라 걷던 종혁도 마찬가지였다.
"헤헤. 제가 도움이 된 거 맞습니까, 형님?"
종혁은 입을 다물었다.
뒷배와 따르던 이들마저 모두 잃은 방일섭이다.
당장 이곳을 어떻게든 빠져나갔다 하더라도 분명 잡혔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모두 예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법.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랐다.
그런 의미로 보자면 종배수는 분명 도움이 됐다.
또한 그의 과거가 어떻든 칼을 맞으면서까지 범죄자를 붙들고 늘어진 그의 용기를 폄하할 순 없었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복잡했다.
‘하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이유가 뭡니까?"
거머리처럼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이유.
아니, 정확히는 종혁에게 바라고 있던 무언가를 묻는 것이었다.
종배수는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정말 말해도 되는 것일까.
잠시 고민에 빠졌던 그는 이내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그게……."
이유를 모두 들은 종혁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겨우?’
그러나 종혁도 안다.
본인에겐 식은 죽 먹는 것보다 쉬운 문제지만, 종배수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란 걸.
종혁은 에헤헤 눈치 보며 웃는 종배수의 모습에 심란해졌다.
"그래서 다 정리하고 동생들 치킨집을 차려 주겠다고요?"
"요, 요샌 PC방도 좋다니까 뭐…… 헤헤헤."
"그럼 당신은요?"
동생들에게 재산을 나눠 주는 것도 모자라, 성매매를 했다고 자수한단다. 이미 전과가 많은 종배수이기에 실형을 받을 확률이 크다.
"뭐 이 대한민국에서 저 할 일 하나 없겠습니까? 하하핫! 켁?! 아, 아이고, 배야……."
종혁은 괴로워하는 그를 가만히 응시했다.
과거의 죄를 모두 청산하고 일반인으로 살려고 한다.
습관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하지만 결코 선은 넘지 않았던 잡범이.
마음이 복잡해졌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해 드리죠."
"저, 정말입니까, 형님?"
세상을 다 가진 듯 웃는 걸 보니 마음이 더 흔들린다.
"그리고…… 쯧. 아닙니다. 치료나 잘 받아요."
종혁은 구급대원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종배수를 태운 스트레쳐가 구급차에 오르며 문이 닫혔다.
"영원히 충성하겠습니다, 형님! 형님 짱! 사랑합니……."
탁! 부르릉!
종혁은 떠나는 구급차를 심란한 눈으로 바라보다 강철선에게로 향했다.
그는 막 경찰 관용차에 억지로 태워지는 방일섭을 보고 있었다.
"아버님."
"걱정 마래이. 최고로 때려질 끼다. 관련자 모두."
하마터면 검찰총장의 목까지 날아갈 뻔했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평생 검찰과 척을 지겠다고 각오하지 않는 이상 그들을 변호할 변호사는 없을 거다.
판사도.
‘다행이네.’
다시금 이영창이나 현승엽 등 법조계 인맥을 움직여 최대 형량과 피해 보상을 받게 하려고 했던 종혁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곳에 오기 전 검거한 단역 배우와 사장 말고도 소속사의 강권에 못 이겨, 혹은 술이나 약에 취해 강간을 당한 피해자들이 있었다.
"그러니 닌 표창장 받을 준비나 해라."
"표창장이요?"
"총장님이 입 싹 닦고 넘어갈 것 같드나?"
"오!"
총장이 주는 표창장이다.
그리고 고작 표창장만 주지 않을 거다.
이런 걸 바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준다고 하니 이래저래 바삐 움직인 보람이 더 생기는 것 같았다.
"자, 그럼 말해 봐라."
"……뭘요?"
"연회장, 룸. 우째 구한기고?"
종혁은 빤히 쳐다보는 강철선의 눈에 머리를 긁었다.
그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가정이다.
"니…… 설마 저 호텔 산 기가? 아니제?"
"설마요. 제가 그 정도로 부자는 아니에요."
종혁은 코웃음치며 여유롭게 잡아뗐고, 강철선은 미심쩍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연예계를 뒤흔든 사건이 해결되었다.
* * *
-박노형 후보께서 드디어 대통령이……!
"와아아!"
선거 개표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확정됐다. 모두 후보 단일화가 빠르게 이뤄지며 표심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당사에 앉아 있던 박노형 후보와 국회의원들이 벌떡 일어나 만세를 외쳤다. 박노형 후보, 아니 대통령은 가장 먼저 옆에 앉은 현몽준에게 손을 내밀었다.
"덕분입니다, 의원님."
"부디 훌륭한 정치 부탁드립니다."
"암요. 그래야죠!"
"후보님! 아니, 대통령님!"
현몽준 의원은 다른 이들을 끌어안고 뛰는 박노형 대통령을 바라보다 몸을 돌렸다.
탁!
"수고하셨습니다, 의원님."
"집으로 가지."
"예."
그를 태운 검은색 세단이 조용해진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현몽준은 옆에 놓인 서류를 들었다.
이 대한민국에서 국민 영웅 중 하나로 꼽히는 이의 프로필.
"최종혁…… 이 젊은 친구란 말이지."
그 연회장에 잠입,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놈들의 꿍꿍이를 밝히는 데 혁혁한 공을 올렸다는 종혁.
솔직히 악심이 생기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거다.
참모였던 윤창모의 악행이 드러난 호텔 영상은 누가 찍은 건지 몰라서 더.
검찰총장이 결코 말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 청년 때문에 내 명줄이 끊기지 않았단 말이지."
삼성클럽과 연결된 정치인이 제법 있었다.
개중엔 고작 시의원일 뿐이지만, 야당 쪽 인물도 있었다. 그것도 꽤 거물과 연결된.
자칫 대통령 후보직을 계속 이어 갔다가는 어떤 공격을 받을지 알 수 없던 상황이었다.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섬뜩해진다.
"이 실장."
"예, 의원님."
"최종혁이란 청년에 대해 심도 깊게 알아봐 줘. 내가 해 줄 수 있는 선물이 뭔지 알아야겠으니까."
"예,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현몽준은 어깨에 힘을 풀며 눈을 감았다.
‘은혜를 입었으면 갚아야지.’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건 박노형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유도 영웅 최종혁…….’
그는 선거 캠프의 참모에게 손짓했다.
"왜 그러십니까, 대통령님?"
"내가 청와대에 입성하면 훈장 하나 준비해 줘요. 그리고 경찰 예산 지원 확대 문제부터 다룰 거니까 그것도 준비해 주고."
"예?"
박노형 대통령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렇게 대한민국 제 16대 대통령이 정해졌다.
* * *
말도 많고 사건도 많았던 2002년 저물고, 2003년 새해가 됐다.
사람들은 밀레니엄 괴담의 공포를 완전히 벗어던졌고,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에 힘입어 무너진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갔다.
그래서인지 혹독한 추위를 자랑하는 겨울임에도 모두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띠리리리링!
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2월의 아침 9시 1호선.
지하철이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출근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많은 사람들이 올라탄다.
어젯밤의 폭설 때문인지 평소보다 사람이 많다.
그렇게 서로의 목적지로 향하던 사람들은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잡았다.
빨갛고 커다란 플라스틱통을 한 손에 든 남성에게서 술 냄새가 풀풀 풍기는 탓이었다.
"흐흐흐."
벌겋게 달아오른 눈과 기괴한 웃음소리에 사람들은 한 발 옆으로 비켜섰다.
그리고 신경을 끈다.
지옥을 보고 싶으면 출퇴근길의 1호선을 보라.
분명 평범하지 않지만, 평범한 모습이다.
스윽스윽.
통이 무거운지, 아니면 원래부터 장애가 있는지 50대의 장년인이 다리를 끌며 이제 막 출발하는 지하철 앞에 선다.
그러곤 퉁 플라스틱통을 내려놓으며 주변을 쭉 둘러본다.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 한산해진 공간.
MP3를 목에 건 남학생은 고개를 까딱이고, 후다닥 뛰어 내려온 여대생은 시간을 확인하며 발을 동동 구른다.
벤치에 앉은 할머니는 그런 이들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본다.
여느 때처럼 평범한 광경이다.
그러나 벌겋게 달아오른 눈이 더 빨개지고.
"다…… 때문이야. 씨발 새끼들……."
지독한 술 냄새를 풍기는 입은 어떤 말을 심란하게 중얼거린다.
우두커니 선 그는 주위에 사람이 가득 들어찰 때까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다.
띠리리리링!
저 멀리 지하철이 들어오자 장년인은 플라스틱통의 뚜껑을 열어 머리 높이 들어 올렸다.
그리고 뒤집었다.
촤아아악!
"아이씨, 어?"
물 같은 게 튀기에 얼굴을 구기며 물러났던 30대 남성의 콧속으로 기름 냄새가 파고든다.
"……휘발유?"
주위 사람들도 그 냄새를 맡았다.
사람들의 눈이 동그래질 때, 장년인의 손엔 싸구려 지포라이터가 들렸다.
"흐흐흐. 그래, 너희 씨발 새끼들 때문에 좆같은 세상. 다 너희들 때문에 죽는 거야. 다 너희들 때문에!"
"저, 저!"
"마, 막……."
기겁하고 경악하는 얼굴들.
생애 마지막 풍경으로 썩 나쁘지 않다.
장년인은 부싯돌을 돌리기 위해 엄지를 옮겼다.
그 순간, 두껍고 커다란 손이 라이터를 쥔 장년인의 손을 감쌌다.
그리고…….
뿌드득!
"……아아악!"
"이 겨울인데도 한국에 안 들어온다고요? 이야, 이 새끼들 독하네. 어떻게 시베리아에서 버티지? 땅은 파지나?"
덩치 큰 청년이 장년인의 팔을 꺾은 채 누군가와 통화를 한다.
"아악! 놔! 놔아!"
나탈리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핸드폰을 귀에서 뗀 종혁은 팔이 꺾여 버린 장년인을 보며 얼굴을 굳혔다.
"가만히 있어."
그러며 그는 손안에 가둔 장년인의 손을 주물렀다.
뿌드득! 뿌득!
팔꿈치가 꺾일 것 같은 고통과 손이 부서지는 고통.
장년인은 물 밖으로 나온 장어처럼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었다.
"아아악! 크아악!"
"흠. 알겠습니다. 좀 더 주시해 주세요. 예, 부탁드립니다."
전화를 끊은 종혁은 112를 눌렀다.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가 용산역인데요. 방화를 하려는 인간을 잡아서요. 아무래도 분신자살 같은데, 기름 양이……."
덜컹 덜컹! 치이익!
도착한 지하철에서 내린 사람들이 그 광경과 휘발유 냄새에 흠칫 놀랐다가 이내 갈 길을 간다.
누군가는 눈을 빛내며 구경한다.
종혁도 그들을 본다.
회귀 전, 한국을 비탄에 빠트렸던 용산 지하철역 대참사.
총 338명의 사상자를 낸 끔찍한 화재 참사.
이번엔 그 누구도 다치지 않고 끝날 수 있었다.
이 평범한 일상을 지킬 수 있었다.
뻐근해지는 가슴을 어루만지며 지킨 일상을 둘러보던 종혁은 한 곳을 보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음?’
30대의 한 여성이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힘없이 터벅터벅 걷는다.
그녀의 양손은 대여섯 살 정도 되는 아이들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아이들의 미소는 해맑고 천진하며, 그걸 보는 여성의 미소도 세상에서 가장 포근하고, 아름다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 어머니의 미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다.
하지만…….
"저거?"
종혁은 여성의 낯빛을 보며 표정을 굳혔다.
* * *
웅성웅성.
입학식 때문에 경찰대학교가 시끄럽다.
경찰 정복을 입은 종혁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다.
-놈들이 슬슬 선을 넘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들이 모집한 투자금의 규모가 금광의 가치를, 정확히는 일라이자 채굴로 위장한 그들이 채굴하고 대가로 얻을 수 있는 액수의 3분의 2까지 커졌다.
"그 선 무조건 넘길 겁니다. 두 배, 어쩌면 세 배까지."
그러다 처음으로 이자 지불을 연체하는 순간부터 놈들은 발을 뺄 준비를 할 거다.
"마지막으로 한탕 크게. 그동안 막대한 손해를 보면서까지 나눠 준 이자와 투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할 작전을 펼칠 겁니다. 그럼 그때……."
돈을 넣지 않으면 되는 거다.
그때가 놈들을 일망타진할 시기다.
돈은 돈대로 벌고, 놈들의 몸통도 잡고.
종혁은 벌써부터 그때가 기다려졌다.
-역시 최는 사악하네요.
"제가요?"
러시아 정보국 요원이 할 말인가 싶었다.
-그렇다고 쳐줘요. 드디어 놈들의 위치를 드디어 찾았으니까.
종혁의 눈이 부릅떠졌다.
"어딥니까!"
-찾아가려고요?
"……후우. 미안합니다. 실수할 뻔했네요."
드디어 찾은 몸통이다.
KGB의 후신인 러시아 대외 정보국 SVR이 몇 개월에 걸친 추적 끝에 겨우 찾은 놈들.
몸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섣불리 움직여 놓칠 수는 없었다.
"대체 어떻게 추적한 겁니까?"
-최, 우린 러시아예요.
뜬금없는 말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더 신뢰가 갔다.
아니, 이 정도면 거의 마법의 단어였다.
-요원들이 감시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예, 알겠습니다. 계속 부탁드릴게요."
-뭘요. 수고해요. 아, 재학생 대표죠? 입학식 잘해요, 최.
전화를 끊은 종혁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봤다.
"……후우. 그래, 어쩔 수 있나. 믿고 참아 봐야지. ……힘들겠지만."
자신을, 그리고 무엇보다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놈들.
당장이라도 놈들을 찾아가서 찢어발기고 싶지만, 일을 그르칠 수는 없기에 종혁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렀다.
지이잉!
"또 누가……."
발신번호를 확인한 종혁은 혀를 찼다.
종배수다.
그날 이후 몇 개월 실형을 살고 나온 종배수는 이렇게 매일같이 연락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안부 인사지만, 가끔은 그가 듣는 소문을 전하기도 한다. 마치 정보원처럼 굴고 있지만, 말이 많아서 귀찮았다.
"아, 끊겼……."
지이잉! 지이잉!
"하, 나. 응?"
종혁은 얼른 전화를 받았다.
"예, 팀장님."
국정원 팀장이다.
‘이분이 웬일이지?’
지난 겨울방학에 국정원 트레이닝이 끝났다. 연락할 이유가 없었다.
-오늘 재학생 대표로 선서하시죠, 최 생도? 떨지 마시라 전화했습니다.
"그건 또 어떻게 아시고?"
-하하. 제가 최 생도를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깁니까!
"어, 그런 것치곤 이번 설에는……."
-그, 그땐 작전 때문에 바빠서…….
그렇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종혁은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후배를 발견하곤 전화를 끊었다.
"헉헉! 선배님! 시간 됐어요! 가셔야 해요!"
"아,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넵! 그리고…… 크으."
후배가 종혁의 가슴팍에 달린 훈장을 보며 엄지를 치켜든다.
경찰대학교 역사를 통틀어 재학 중 대통령에게 훈장을 받은 인물은 종혁이 처음.
그것도 두 개다.
체육훈장 1급 훈장인 청룡장과 국민훈장 3급 훈장인 목련장.
둘 모두 결코 쉽게 받을 수 없는 훈장이다.
"끝까지 목련장은 어떻게 받은 건지 알려 주지 않으실 거예요?"
청룡장이야 대충 예상이 가지만, 목련장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알면 다쳐, 인마. 가자."
"쳇. 알려 주는 게 뭐 어렵다고. 쪼잔해."
"얼씨구?"
"사랑합니다, 선배님. 충성, 충성!"
피식 웃은 종혁은 강당 안으로 들어갔다.
재학생, 입학생 전원이 부모 가족들의 시선을 받으며 꼿꼿이 서 있다.
종혁은 그중 키가 작은 누군가를 발견하곤 씩 웃었다.
‘드디어 왔구나.’
믿고 등을 맡길 수 있는 후배, 강현석.
그가 드디어 종혁을 따라 경찰대에 입학했다.
아버지 강철선이 싫어 순경이 되었던 회귀 전과 달리 경찰대학교로.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톡톡 아아. 그럼 지금부터…….
이른 봄, 경찰대학교의 입학식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