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119화>
-계약서 쓰시죠, 회장님!
일주일 후 걸려 온 전화에 종혁은 흐뭇하게 웃었다.
"그래. 개가 똥을 참을 순 없지."
나탈리아가 일을 제대로 해 준 것 같다.
종혁은 마시던 맥주를 내려놓으며 몸을 일으켰다.
* * *
여름의 푸른빛으로 뒤덮인 산들이 펼쳐져 있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뿐이다.
그런 산들 가운데 인구 120명의 작은 마을이 있다.
하루에 겨우 한 번 버스가 오는 조용한 시골 마을이 왜인지 시끄럽다.
쿵덕쿵덕! 땅땅!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다.
코딱지만 한 작은 슈퍼 옆으로 커다란 마트가 지어진다.
그 옆으로 3층짜리 사우나가 올라간다.
작은 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목조 주택들 사이에 들어찬다.
언제나 조용했던 마을을 흔드는 소란.
그러나 노인들은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 조용해진 마을이 시끄러워지는 걸 반긴다.
그 중앙에 선 종혁은 담배를 물었다.
"наказание."
징벌.
마을 이름이 살벌하다.
"산의 정령을 화나게 하지 말라고 지은 이름이에요. 그 정령이 징벌을 내릴 거라고."
또각. 또각.
에나멜 구두를 신은 나탈리아가 다가온다.
"그들은요?"
지금쯤 종혁이 내놓은 금광을 한창 검사하고 있을 그 조직의 놈들.
"제법 진심이던데요?"
나탈리아는 헛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채굴에 필요한 기기들을 쓰고, 확보한 인부도 모두 베테랑들이다. 사기를 치기 위해 거짓말로 꾸며 낸 게 아니라 실제로 계약을 맺었다.
"나라도 속을 것 같아요."
거슬리는 점이라곤 이자율밖에 없다.
이자만 빼면 모든 게 정상이다.
"속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예요."
종혁은 동감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진심인 놈들이죠.’
놈들은 언제나 이랬다.
2007년에 발생하는 바이칼호 보물선 인양 사기에서도 실제 탐사를 하고, 다이버들을 고용했다.
사람들이 속을 수밖에 없는 판을 깔아 놓고, 돈을 끌어모았다.
"정체가 뭘까요."
"나도 궁금합니다."
자기들 돈을 들고 튀었다고 대전에서 그 어린아이를 죽이려 든 놈들이다.
‘단순히 사기를 치기 위해 모인 놈들이 아니야.’
김 의원 사건만 봐도 그렇다.
‘목적이 돈인 건 확실한데…….’
왜 이렇게 많은 돈을 모으는지.
왜 살인까지도 서슴없이 하는지.
이 부분이 불분명했다.
"후. 정말 모르겠군요."
저들의 뒤에 있는 놈을 잡고 나서야 알게 될 터였다.
"아, 그런 땅을 팔아 줘서 고맙습니다, 나탈리아."
"뭘요. 그저 묵혀 뒀던 걸 팔 뿐인데요."
소련 패망 이후를 위해 KGB가 숨겨 둔 땅이다.
러시아엔 이런 땅이 수없이 많았다.
종혁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단순히 땅만 팔아 줬다면 이런 말을 안 했을 거다.
"최. 우린 대국 러시아예요. 전에도 말했듯 겨우 이 정도로 미안해하면 곤란해요."
정말 곤란하다.
이렇게 도와준다고 해도 종혁에게 진 빚 중 10퍼센트조차 갚지 못한다.
또한.
‘절대 거래 관계가 되선 안 돼.’
그런 식으로 대하면 관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단절될 거다.
진짜 친구처럼 진심으로 대해야 오래갈 수 있는 게 종혁이다.
‘러시아에 더 많은 영광과 자본을 가져다줄 최이기에 진짜 친구보다 더 친구처럼, 아니, 세상 유일의 친구가 되어야 해!’
"그리고 저도 관심이 생긴 놈들이고요."
이는 진심이다.
이 지구에 자신들이 모르는 범죄 조직이 있다.
흥미가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겨우……."
삐이익!
그녀의 빨간 입술이 높고 긴 휘파람을 뱉는다.
그러자.
"……."
마을이 언제 시끄러웠냐는 듯 조용해진다.
나무 의자에 앉아 지어지는 술집을 보며 군침을 흘리던 이고르 할아버지도, 옷 가게를 보며 박수를 치던 타냐 할머니도 모두 몸을 일으킨다.
무기질 인형처럼 표정이 사라진 그들이 나탈리아를 향해 거수경례를 한다.
이젠 은퇴해 FSB 지하 캐비닛에서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는 KGB의 요원들.
그리고 현직 요원들.
나탈리아는 종혁을 보며 활짝 웃었다.
"이 정도로 미안해하면 곤란하다고요."
원래 살던 주민들을 모두 이전시키며 만든 마을.
이곳은 모형 정원이었다.
종혁은 이 숨 막히는 광경에 입술을 핥았다.
"진짜 반해 버리겠네."
그녀의 마음을 모른 채 더 감동한 종혁은 진심을 다해 고개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삐이익! 삐이익!
웅성웅성.
"흠흠. 이거나 다시 보세요. 정작 최가 실수하면 안 되잖아요?"
‘귀엽네.’ 종혁은 그녀가 내민 서류를 봤다.
거기엔 한 사람의 인생이 쓰여 있었다.
아이반 벨로프.
모스크바 빈민가에서 태어나 험하게 살아오다가 있는지도 몰랐던 조부에게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은 행운아.
‘졸부.’
다른 말로 호구다.
놈들에겐 군침이 돌 수밖에 없는 먹잇감이었다.
그래서…….
"놈들이 거의 도착했다고 하네요."
이곳이 모형 정원인 걸 모른 채 저렇게 기어 들어오는 거다.
종혁은 달려오는 SUV들을 보며 입술이 뒤틀었다.
부우우웅!
"안녕히 가십시오! 회장님!"
사인한 계약서를 품은 김 대리는 종혁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였다. 금광 개발이란 호재에 돈 냄새를 맡은 하이에나들이 몰려왔지만 상관없다.
아니, 오히려 고맙다.
이들 역시 모두 종혁 같은 호구였다.
벗겨지기 위해 기어 들어온 호구.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날 것 같네!’
전화위복.
개발 제한으로 프로젝트가 끝날 뻔했는데, 몇 배는 더 큰판을 짤 수 있게 됐다.
빅토르의 금광보다 다섯 배는 더 큰 규모의 금광.
이젠 김 대리 본인도 이번 프로젝트에서 얼마를 벌지 예측할 수 없었다.
‘승진하는 거 아냐, 이거?’
종혁은 그런 흉심을 품는 김 대리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해.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아쉽지만, 지금은 퇴장해야 할 때였다.
돌아선 종혁은 차에 올랐다.
"출발하겠습니다."
부르릉! 부우웅!
등받이에 몸을 묻은 종혁은 나탈리아가 넘겨주는 이어폰을 귀에 꼈다.
-박 사원은 이 마을에 들어온 호구들 명단 뽑고…….
한국어다.
"좋네요."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
나탈리아도 비릿하게 웃었다.
이제 그들은 독 안에 든 쥐였다.
24시간 감시당하는.
‘곧 보겠네.’
김 대리 위에 있을 몸통을.
종혁은 그때가 무척이나 기다려졌다.
* * *
경기도 수원의 한 건물.
지하엔 노래방.
1층엔 김밥천국.
2층엔 태권도 도장.
여느 상가 건물과 다름없는 건물의 3층, ‘일라이자 채굴’이라는 작은 편액이 걸린 좁은 사무실.
"어, 그래. 수고하고."
전화를 끊은 50대 장년인이 일어선다.
"자자, 다들 주목."
한여름, 에어컨이 돌아가는데도 늘어져 있던 3명의 직원이 그를 본다.
이 작은 사무실엔 오직 그들 4명만 있다.
"러시아에 간 김 대리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눈을 빛낸 그들은 허리를 폈다.
"다들 우리 회사가 전면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인 거 알지?"
3명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시뮬레이션 프로젝트가 끝나는 순간 대한민국에 역사상 최고의 판이 깔린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판돈의 규모가 달라지기에 어쩔 수 없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회사가 들통날 위험이 다분한 상황이다 보니까 전보다 더 보안에 신경 써야 한다."
안다.
그래서 서울에 있어야 할 그들이 이 수원으로 옮긴 거다.
"윤 대리."
"전화선 새로 우회시켰습니다. 전화국을 해킹하거나 실시간 해킹이 들어오기 전까진 해커 할아버지가 와도 여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역시 윤 대리야. 말 안 해도 잘해. 박 주임?"
"아이피 우회 프로그램 가동 중입니다. 상시 체크하겠습니다."
"정 사원?"
"김 대리님에게 김치 등 음식을 보낼 업체와 온라인으로 차명 계약 맺었고, 정기적으로 확인하겠습니다."
"좋아!"
평소보다 과하게 보안에 신경 쓰지만, 전면에 나선 만큼 이 정도는 해 줘야 했다.
박수를 친 과장은 이내 낯빛을 굳혔다.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우리 서울 3지부 영업 4팀이 얼굴을 갈아엎느냐, 아님 막대한 보너스를 받느냐가 갈릴 거야. 그런 만큼 첫째도 보안, 둘째도 보안이었으면 한다."
모두 입을 다문다.
성형.
회사에 입사한 후 꾸려 온 모든 걸 포기해야 된다는 뜻이다.
부인, 자식, 친구…… 모든 걸.
‘아님 은퇴를 당하든가.’
그러나 여기서 할 말은 아니기에 꾹 누른 과장은 분위기를 환기시키고자 짓궂게 웃었다.
"다들 내년 추석 땐 안방에 어깨 펴고 들어가야지?"
"하하."
"전 별거 중인데요, 과장님!"
"그건 네가 아랫도리를 함부로 놀려서 그런 거고! 확, 씨!"
"죄송합니다!"
피식 웃은 과장은 지갑을 챙겼다.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 밥 먹으러 가자!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밥은 먹어야지! 막내야, 오늘 점심 메뉴는 뭐냐!"
"한식으로는 할매 돼지 국밥, 중식으로는 영광루, 양식으로는 김밥천국이 있습니다!"
"에이, 씨부럴. 또 국밥, 짱개, 분식이야?"
"그럼 네가 정하시던가요. 윤 대리, 씨볼탱아."
몰려 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여느 회사원과 다를 게 없었다.
* * *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어느덧 귀국할 날짜가 됐지만, 광산은 이제야 입구를 뚫은 수준.
곧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놈들의 아지트 위치도 찾지 못했다.
통화는 업무 통화마저도 1분 미만.
이메일은 아이피 우회를 한다.
한국에 있다는 일라이자 채굴에 러시아 요원이 찾아갔지만, 이젠 놀랍지 않게도 다른 회사가 있었다.
그러나 종혁은 안달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아가리를 찢고 사지를 부숴 버린 후 멱살을 잡고 조직에 관해 다 불어라 외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조직이 드러날 상황이 되니 자살을 해 버린 지독한 놈들.
은밀히 쫓아야 한다.
이쪽이 쫓고 있다는 것조차, 아니, 존재한다는 것조차 모르게.
이제부턴 시간 싸움이다.
"최소 1년."
다단계 투자 사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임과 동시에, 러시아 정보국이 그들의 몸통과 대가리를 찾아낼 시간이다.
SVR과 FSB가 공조를 이루며 KGB로 돌아간 러시아 정보국이기에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젠 기다릴 일만 남은 거다.
그렇기에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이번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언제나 뒤에 숨어서 지휘하던 놈들이 왜……."
이번엔 정면에서 움직일까.
종혁은 이게 몹시 궁금했다.
왜 희대의 사기꾼 조희구가 떠오르는지도.
"둘 다 똑같은 사기 수법이지."
공통분모다.
"흐음……."
종혁은 머릿속에 떠오른 가정을 지워 버렸다.
"아냐. 놈은 너무 드러났어."
그 조직의 스타일이 아니다.
설령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지금 단정 지을 일도 아니다.
놈들에 관해서는 그 어떤 확신도 하면 안 된다.
그게 놈들을 추격한 종혁이 내린 결론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단서가 현저히 부족한 지금으로선 이 방법이 최선이었다.
"그래도 알게 된 건 많지."
대리와 과장, 사원.
주위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통화를 하는데도 서로를 그렇게 불렀다.
마치 진짜 회사의 회사원처럼.
새로운 걸 알게 됐다.
놈들은 점조직 형태처럼 개개인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회사처럼 체계화된 무리를 이루고 서로 교감을 나눈다.
사사로운 대화를 나눌 만큼 친분도 있다.
즉, 놈들은 그런 형태로 한국에 녹아들어 있는 거다.
"이걸 알아차린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지."
회귀 전이든 후든 막연히 커다랗고 뿌옇기만 했던 놈들의 윤곽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게 됐으니까.
이런 점들 때문에 김 대리를 두고 떠나야 하는데도 아쉽지가 않았다.
‘어차피 곧 또 볼 테니까!’
종혁은 미련을 접었다.
"뭘 그렇게 심란하게 중얼거려. 놓고 온 거라도 있어?"
"아, 선배님."
한국 경찰 정복을 입은 경찰대 선배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러시아 경찰에게 뭘 어떻게 배웠는지 얼굴이 제법 다부지다.
다른 이들도.
그와 동시에 좁아졌던 시야가 확 넓어진다.
웅성웅성.
어두운 밤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모스크바 국제공항.
종혁은 이제 러시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개를 저은 그는 나탈리아를 찾았다.
"늦네."
이륙 시간이 1시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오지 않는다.
종혁은 핸드폰을 들려다가 말았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저 멀리서 그녀가 바삐 걸어오고 있다.
또각또각또각!
"미안해요, 늦었죠?"
"아니요. 전세기인데요, 뭘. 그보다 그건 뭐예요?"
"아, 이거요? 후훗. 받아요. 당신 거예요."
"음?"
의아해하며 커다란 종이 백을 받은 종혁은 더 아리송해졌다.
LP판에 마트료시카 인형, 스노우볼, 묵주.
모두 새것이 아니라 중고다.
한 십자가 목걸이는 끝이 뜯겨져 있기도 하다.
종혁은 나탈리아를 봤다.
"어느 부끄럼쟁이들의 작별 선물이에요."
"아……."
며칠 전 피지컬 트레이닝 전수를 마치며 보드카로 작별 인사를 하기에 역시 러시아 상남자들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던 것 같다.
손때가 가득 묻은 걸 보니 애장품인 게 분명했다.
"……너무 부담스러운 선물을 받은 것 같네요."
고작 두 달여.
그동안 쌓인 정이 생각보다 컸다.
서로 모두.
종혁은 종이 백을 조심히 끌어안았다.
"후훗. 그럼 가실까요?"
고개를 끄덕인 종혁은 출국 게이트를 향해 발을 뗐다.
전세기다 보니 탑승은 쉬웠고, 비행기는 곧 이륙 준비를 시작했다.
기이잉!
종혁은 점점 뒤로 밀려나는 모스크바 공항의 풍경을 가만히 응시했다.
LP판, 러시아 국민 가수 고려인 빅토르 안의 노랫소리가 그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렇게 비행기가 이륙했다.
그 순간.
뻐엉! 뻥뻥!
저 멀리서 들려오는 폭죽 소리.
고개를 돌렸던 종혁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크램린궁전 근처에서 형형색색의 커다란 폭죽이 터지며 어떤 글자를 만들어 낸다.
또 봐, 최!
즐거웠어!
"……러시아엔 부끄럼쟁이가 많네요."
어젯밤 저택에서 보드카로 조용한 작별 인사를 나눈 빅토르가 분명했다.
덤덤히 앞길을 축복한다는 말만 했던 그.
"이래서 러시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답니다."
"그러네요. 정말 반해 버리겠어요."
종혁은 미지근한 보드카를 입가로 기울였다.
그들과 함께 마셨던 보드카를.
‘잠시 동안 안녕이다. 러시아.’
* * *
드디어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자다 깬 생도와 교수들이 흐느적거리며 입국 게이트를 나선다.
종혁도 뒷목을 주무르며 흐느적 걸었다.
"빌어먹을 보드카 숙취."
술맛도 지랄 맞은데, 숙취는 더 지랄 맞다.
나탈리아는 그걸 보며 쿡쿡 웃었다.
그런 그들을 향해 누군가 다가왔다.
저벅! 저벅!
"음?"
"오랜만입니다, 최 생도."
"……국정원 팀장님?"
"그리고…… 당신도 말입니다. 안젤리나 서기관."
"오랜만이에요, 팀장. 그런데 이름이?"
"하하."
종혁은 갑자기 눈싸움을 시작하는 둘을 보며 눈을 껌뻑였다.
‘뭐야, 이건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