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98화 (98/837)

<회귀 경찰의 리셋 라이프 98화>

종혁은 여성용 바지 정장을 입은 세련된 할머니를 보도로 옮겨 살폈다.

많이 놀란 듯 아직도 멍해 있다.

"괜찮으세요?"

겉으로 드러난 건 빨간색 구두에 난 흠집뿐이지만, 몸 안에 어떤 상처가 있을지 모른다.

더욱이 그녀는 나이가 60대쯤으로 보였다.

작은 충격도 크게 다가오는 나이다.

"……아, 고마워요. 당신은 다친 곳 없나요?"

"저요?"

몸 이곳저곳을 둘러봤지만, 딱히 상처가 없다.

"괜찮은 것 같네요."

솔직히 이 정도로 다치면 그동안 한 낙법 훈련이 운다.

"휴우."

가슴을 쓸어내린 그녀는 짓궂게 웃었다.

"미안해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반응속도가 느리네요."

"하하."

"날 좀 일으켜 줄래요?"

"그럼요."

종혁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겼다.

벌떡!

오뚝이처럼 일어서게 된 그녀는 혀를 내둘렀다.

"힘이 좋은데요?"

"제 자랑 중 하나죠."

"후훗."

그녀는 핸드백에서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캘리 그레이스라는 이름과 전화번호만 적힌 심플한 명함.

"지금은 괜찮아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어요. 아프면 치료받고 꼭 연락해 줘요, 슈퍼맨."

"슈, 슈퍼맨?"

윙크를 한 그녀는 다시 파란불로 바뀐 횡단보도를 건너며 핸드폰을 들었다.

"응, 나야. 사건 하나만 접수해 줘."

‘어?!’ 종혁은 다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그녀는 이미 저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이쪽 관계자였나……."

그렇다면 할 말이 있었는데, 아쉽다.

종혁은 본인도 신고를 할까 하다가 그만뒀다.

"알아서 하겠지."

일반인이, 그것도 여행객이 신고를 하는 것보다 관계자가 신고를 하는 게 더 잘 먹힌다.

"아."

종혁은 저 멀리 파랗게 질린 얼굴로 달려오는 세르게이를 향해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었다.

역시나 그는 돌아가지 않고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다만 찰나에 벌어진 상황이라 경고하지 못했던 것이다.

세르게이는 한숨을 내뱉었다.

"혁, 여기 더러워졌어."

"아, 그래? 어디?"

"있어 봐. 내가 털어 줄게."

그녀도 많이 놀랐던 듯 몸을 털어 주는 손길이 떨린다.

입맛을 다신 종혁은 하늘을 봤다.

맑고 푸른 뉴욕의 하늘.

"으으음!"

이제야 풀리는 긴장에 종혁은 실소를 터트렸다.

"이건 뭐 미국에 처음 왔다고 신고식을 치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신고식 한번 제대로 치렀다고 봐야 했다.

뭔가 폭풍이 지나간 기분이었다.

*  *  *

"후우."

아침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씻은 종혁은 슈트를 꺼내 입었다.

오늘은 프로파일링 포럼에 참가하는 날이다.

인구가 많다는 걸 자랑하듯 범죄 유형도 다양한 미국.

오늘 발표되는 건 그중에서도 진귀한 케이스일 것이다.

다 뼈가 되고 살이 될 데이터들이다.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단추를 잠근 그는 침대 옆 서랍장에 올려 둔 반지 케이스를 들어 올렸다.

달칵.

빨간 벨벳 위에 5캐럿 다이아몬드 두 개가 창문에서 쏟아지는 햇빛을 받으며 찬란하게 빛난다.

"좋아하시겠지?"

부디 그랬으면 하는 소망이다.

다시 케이스를 닫은 종혁은 그걸 깊숙한 곳에 숨겼다.

"그럼 모닝커피나……."

띠리링! 띠리링!

갑자기 세르게이가 준 전화기가 울린다.

이 번호를 아는 사람은 겨우 넷.

어머니, 임성원 교수, 이리나, 세르게이다.

이 중 이리나는 아니다.

이리나는 오늘 종혁에게 일이 있다는 걸 안다.

"예, 최종혁입니다."

-최! 어떤가요? 아픈 곳은 없나요?

아니, 한 명 더 있었다.

나탈리아였다.

-세르게이 이 자식!

"괜찮아요. 아픈 곳 없어요."

종혁은 미녀의 걱정에 웃음을 터트렸다.

"종혁아! 다 씻었냐! 가자!"

"예!"

*  *  *

포럼은 맨해튼에 있는 한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웅성웅성.

오늘 포럼 내용 때문인지 로비를 돌아다니는 참가자들의 인상이 대단하다.

‘조폭…… 아니, 갱단 연회라고 해도 믿겠네.’

때 빼고 광낸 티가 역력하고 미남미녀들도 많지만 수많은 사건들이 변화시킨 눈빛은 어쩔 수가 없다.

마치 누구 하나 걸리기만 해라 하는 듯한 매서운 눈빛들.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외우는 모습들에 웃음이 나온다.

그런 종혁도 참가자들의 얼굴을 외우고 있었다.

이건 직업병이었다.

그런데 임성원 교수는 좀 달랐다.

"헉! 저 사람은 안드레 교수? NY CSI의 피터 부국장도 있잖아!"

톱스타를 목격한 소녀 팬처럼 방방 뛴다.

"여, 여기가 낙원인가."

"푸핫!"

이해는 한다.

안드레 교수는 종혁도 아는 이름이다.

유명한 프로파일링에 대한 책을 발간한 영국의 범죄학 교수.

종혁도 그 책을 참고서 삼아 읽어 본 기억이 있다.

프로파일링에 푹 빠져 영국 유학까지 다녀온 그, 보다 나은 범죄 수사 기법을 완성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임성원 교수에게 이곳은 최고의 톱스타들이 모여 공연하는 올스타 콘서트나 다름없을 터였다.

하지만 40대 동양인이 방방 뛰어서 그런지 시선이 모인다.

"큼. 한국 경찰 망신 그만 시키시고 가시죠."

"아니, 사인을!"

"자, 갑시다."

"아, 놔 봐! 사이인!"

종혁은 그를 잡아끌며 오늘 발표가 열리는 강당으로 들어갔다.

"아니 그때가 딱 기회였는데……."

투덜투덜.

점심시간이 됐음에도 아직까지 삐져 있다.

고개를 저은 종혁은 햄버거를 크게 물었다.

입안에서 뭉개지는 쫀득한 번과 육즙 불향이 가득한 패티, 풍미가 묵직한 치즈가 특유의 소스와 어우러진다.

‘진짜 한국 햄버거 브랜드들은 반성해야 된다니까. 아, 진짜 한번 털어 보고 싶네.’

종혁은 일곱 번째 햄버거를 들었다.

"그나저나 역시 미국은 미국이네요."

"응. 나라가 넓고 인종과 문화가 다양하다 보니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초강력 사건이 많아."

오늘 포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임성원 교수도 진지해진다.

"그중 가장 관심이 갔던 건……."

"연쇄 아동 납치 살인 사건이요?"

임성원 교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한국엔 미제로 남은 아동 납치 사건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쇄 아동 납치 살인 사건.

범인은 부동산 중개인이었다.

소재지는 바로 이곳 뉴욕.

수법은 이사할 집을 찾아온 일가족에게 집을 소개시켜 준 후 시간을 두고 아동을 납치.

돈을 받아 챙기고 아동을 살해한 사건이다.

범인과의 통화 녹음 중 들린 뱃고동 소리가 아니었다면 잡지 못했을 살인마.

문제는 이게 오늘 발표된 사건 중 가장 약하다는 점이었다.

발표는 한 사람당 25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아침부터 점심까지 들은 사건만 총 10개였다.

"특정 날씨에 특정 여성을 겨냥해 납치 강간 살해한 사건도 관심 가더라."

임성원 교수는 다 먹은 햄버거 포장지를 구겼다.

이번엔 종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도 이와 비슷한 케이스의 미제 사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건은 임성원 교수의 한이자 미련이었고, 이 사건 때문에 프로파일링에 집착하게 된다.

나중에 유명해지는 이야기다.

‘곧 잡을 겁니다, 교수님.’

DNA 수사 기법이 활성화됐다.

이제 놈을 잡는 건 시간문제였다.

어차피 어디로 도망가지도 못하는 놈.

"햐. 정말 이런 걸 볼 때마다 아쉽다니까. 우리나라도 그런 기술을 팍팍 쓰면 더 많은 범인을 잡을 수 있을 텐데……."

음성 추출 기술이나 화학반응 기술 등의 첨단 과학수사 기술.

프로파일링에는 이런 과학수사 기술이 필수불가결이다.

그렇다고 한국에 이런 기술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이용하는 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돼서 문제다.

모두 예산 탓이다.

"진짜 그놈의 예산."

"뭐? 푸하하하핫!"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종혁의 말에 임성원 교수는 웃었고, 아차 한 종혁은 머리를 긁었다.

‘그냥 싹 다 사서 기부해 버릴까?’

종혁은 정체가 들통나지 않으면서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래, 그놈의 예산이다. 아, 진짜 그놈의 예산 생각 안 하고, 확보한 기술들 팍팍 쓰는 모습 좀 보고 싶네! 에이, 이건 왜 이렇게 맛있어?"

"하하."

같은 마음인 종혁은 8번째 햄버거를 들었다.

띠리링! 띠리링!

"저, 잠시……."

"응. 받아. 그냥 앉아서 받아. 그 아가씨야?"

어색하게 웃은 종혁은 전화를 받았다.

"네, 최종혁입니다. 어? Jack?"

-내일 시간 됩니까, 최?

종혁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이렇게 빨리요?"

-저도 놀랐습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오오! 당연히 가야죠!"

"응? 뭐야. 어디 가는데?"

"아, 그게……."

말을 하려던 종혁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방금 전 대화를 떠올리며 씩 웃었다.

"잭, 그 견학에 한 사람 더 추가할 수 있을까요?"

임성원 교수는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는 종혁의 눈빛에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  *  *

FBI.

미 연방 수사국.

내란 같은 국가 안보 문제부터 도난품의 주간 운반까지 다루는 미국 최고의 수사기관 중 하나다.

수사와 인사에 관해서는 대통령이나 의회도 참견할 수 없으며 최첨단 수사 기술을 마음껏 쓰는 단체.

종혁 같은 형사들에게는 꿈 혹은 낙원 같은 곳이다.

"여기가 FBI……."

"워싱턴에 있는 본부는 아니지만요."

"에프 비 아이."

"교수님?"

와락!

임성원 교수가 종혁을 끌어안았다.

"내가 죽기 전에 FBI에 와 보다니! 네가 진짜!"

보물이다.

지국이면 어떤가.

FBI에 왔다는 게 중요했다.

그것도 본부 워싱턴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뉴욕에.

"흐흐. 오늘 네고시에이팅 포럼엔 안 가셔도 되겠어요?"

"지금 그게 문제냐? FBI인데!"

그건 종혁도 같은 마음이었다.

한 사람의 경찰로서 세계 최첨단의 수사 기술을 활용하는 FBI는 죽기 전에 꼭 들러 보고 싶은 곳이었다.

"사제가 정말 친하군요. 보기 좋습니다."

"아, 잭. 교수님, 이쪽이 잭 와일러예요."

"오! 반갑습니다!"

두 남자는 뜨겁게 악수를 했다.

"그럼 들어가실까요?"

셋은 FBI 뉴욕 지국 안으로 들어갔다.

방문객이라서 그런지 검사는 철저했다.

X레이나 금속 탐지는 물론이고, 핸드폰과 지갑, 하물며 볼펜까지도 검사를 마친 후에야 방문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종혁과 임성원은 불쾌해하지 않았다.

최첨단의 수사 기술과 범죄에 관한 데이터가 모인 곳이다.

이 정도 보안은 당연했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좀 생겼던 짜증도 검사실을 보자 싹 사라져 버렸다.

마치 연구소를 보는 듯한 검사실.

탄소 연대 측정, 유전자 분리, 지문 채취, 총알 지문 검사 등 총 두 개 층을 쓰는 검사실은 환상의 놀이공원이 따로 없었다.

그것도 죄다 발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따끈따끈한 최신 기기들이다.

"진짜 딱 검사실만 포장해서 한국에 가져가고 싶다."

"동감입니다."

‘진짜 사?’ 잭이 다가왔다.

"구경은 잘 하셨는지 모르겠군요."

"정말 귀한 구경을 했어요, 잭."

"그럼 오늘 탐방의 진짜 목적지로 가 볼까요?"

둘은 눈을 빛냈다.

강력계.

수사기관의 꽃은 누가 뭐래도 강력계다.

셋은 다시 이동했다.

"잭!"

"밀리."

안경을 낀 30대 백인 여성이 잭 와일러를 반긴다.

"저뿐만 아니라 밀리도 신원보증을 서 줬습니다."

종혁과 임성원 교수는 감사를 표했다.

"조심히 들어오세요. 어제 사건이 하나 터져서 팀원들 모두 신경이 날카롭거든요."

"사건?"

"2인조 무장 강도 사건이에요. 대낮에 큰 주얼리 숍이 털렸는데 마침 비번이었던 경관이 그 근처를 지나다……."

뒷말은 듣지 않아도 됐다.

"예민할 만하군."

경관 부상.

한국 경찰도 뒤집어질 문제다.

종혁과 임성원 교수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곧바로 열릴 수밖에 없었다.

족히 30평은 될 법한 커다란 사무실.

한쪽엔 프로젝션 TV가 크게 걸려 있고, 곳곳에 뭔가가 빼곡하게 적힌 화이트보드가 세워져 있다.

딱 봐도 조사 중이거나 해결되지 않은 사건 기록이다.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그리고 개별 책상엔 최신식 컴퓨터와 팩스 등이 있다.

‘합동 수사본부급인데?’

한국은 이만한 크기의 사무실에 많으면 3개의 수사반이 있고, 프로젝션 TV는 큰 회의실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물건이다.

뒤의 탕비실에서 도넛과 커피를 즐기는 요원들의 여유로움이 크게 다가온다.

‘오길 잘했네.’

몇 년 후 형사가 됐을 때 차용할 부분들이 많이 보인다.

‘사비로 할 건데 누가 태클을 걸어?’

종혁은 꼭 사무실을 이렇게 꾸미겠다 다짐했다.

그러는 사이 밀리의 자리에 도착했다.

모니터에는 사진 하나가 띄워져 있었다. 사건 현장을 담은 CCTV 사진이었다.

광대 가면을 쓴 2인조.

‘어라?’

종혁은 눈을 껌뻑였다.

"이 사건이야?"

"앗! 보시면 안 되는데? 끙, 맞아요. 주얼리 숍 바깥 CCTV 화면이에요. 범인들이 이 차를 타고 도주했어요."

"흠. 도요타라…… 이거 잡기 힘들겠는데?"

뉴욕에서 도요타 차량은 너무 흔하다.

"네. 번호판도 가짜였고요."

심각해지는 밀리의 모습에 종혁은 볼을 긁적였다.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나 싶었다.

말할까, 말까 고민하던 종혁은 결국 말하기로 했다.

"저 이거 봤는데……."

임성원, 잭, 밀리가 다급히 종혁을 봤다.

"세계무역센터에서 월스트리트 쪽으로 사라졌습니다."

"지, 진짜요?!"

"네. 얼굴도 봤어요. 남녀 2인조였죠?"

"……!"

덜컹! 끼긱!

안에 있던 12명의 요원들이 모두 하던 일을 멈춘 채 종혁을 봤다.

"기, 기억하나요?"

"얼굴에 있던 점의 개수도 알려 드릴까요?"

종혁은 싱긋 웃었다.

*  *  *

둘의 키, 추정 연령, 문신 여부, 눈동자 색깔, 흉터, 입은 옷, 얼룩, 뒷좌석에 올려져 있던 쓰레기의 양과 종류까지.

종혁은 짧은 순간 파악한 모든 걸 말했다.

"What the……."

너무 상세해서 사기를 치는 건지 의심이 갈 정도다.

"아, 전 한국 경찰 간부 코스를 밟고 있는 간부후보생도입니다. 이쪽은 저희 학교 교수님이시고요."

"……!"

"하, 한국의 경찰 간부후보는 그런 능력까지 배우는 거야?"

"한국은 경찰 간부가 아니라 초능력자를 양성하는 건가?"

"잠깐! 잠깐! 다시 한번 설명해 주겠어?"

"얼마든지요."

몽타주 제작자까지 불러서 둘의 몽타주를 상세하게 그렸다.

"맙소사. 너무 어리잖아?!"

여성의 나이는 10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반면 남성은 30대 초반.

"분명 여자애가 말리면서 ‘데릭’이라고 외쳤어요."

이름이 나왔다. 엄청나게 중요한 단서였다.

"……얼굴 데이터베이스 돌려 봐! 얼른!"

사무실이 순식간에 부산스러워졌다.

벌컥!

문이 열리며 빨간 구두를 신은 노년 여성이 들어왔다.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반장님!"

"어제 사건 단서라도 찾은 거야 뭐…… 어?"

종혁도 다시 눈을 껌뻑였다.

"슈퍼맨?"

"그레이스 씨?"

요원들은 서로를 알아보는 둘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 순간이었다.

-오피서 다운! 오피서 다운!

모두의 고개가 천장에 걸린 스피커로 돌아갔다.

-8번가 코너 은행에서 무장 강도 사건 발생! 총 3명 사망, 경관 1명 사망, 2명 부상. 현재 추격 중! 3팀에서 맡는다!

3팀이면 바로 이곳이다.

"얼른 TV 켜!"

"예!"

캘리 그레이스의 다급한 외침에 프로젝션 TV와 다른 브라운관 TV들이 모두 켜진다.

그러며 다급한 추격전이 흘러나온다.

그에 사람들은 식겁했다.

"저, 저 차는?!"

회색 도요타.

어제 범죄에 쓰인 차량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종혁에게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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